경력 단계별로 지위와 역할에 맞는 역량들이 있다. 단계별 필요 역량들을 개발시키지 못한다면 조직에서 도태될 수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경력 단계에 맞는 역량을 배양하고, 이를 토대로 다음 단계로의 비약적인 도약이 가능한 계단형 인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인재를 가려내고 보상, 육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성과 관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이 성과 관리 시스템의 출발점은 각 개인의 역량 평가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역량 평가는 조직 구성원이라면 모두 갖춰야 할 공통 역량과 직급 또는 경력 단계별 역량으로 구성된다. 조직에서 인정받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공통 역량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위와 역할에 맞는 필요 역량과 수준을 파악하고 개발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인간의 생애를 여러 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 특징을 정의하듯, 개인의 경력 개발 측면도 크게 네 단계, 즉 경력 초기(배양기), 경력 중기(성장기), 경력 후기(성숙기), 경력 말기(완성기)로 구분할 수 있고 각 단계별 필요 역량들을 정의할 수 있다(<그림 1> 참조).   
 

만약 단계별 필요 역량들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다음 단계로의 도약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조직에서 도태될 가능성도 있다. 직장인들이 일종의 ‘피터팬 증후군(동화의 주인공 피터 팬처럼 나이에 맞는 역할을 습득하지 못하고 현재 상황에 주저앉으려는 심리, 일명 어른아이)’을 겪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자격 팀장’처럼 팀장으로 승진한 이후에도 여전히 팀원의 시각으로 조직을 바라보고 행동하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 팀장으로써 갖춰야 할 리더십 역량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과는 뒤쳐지지 않으나 승진에서 자주 누락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현재 지위에 맞는 역량을 충분히 보유하지 못했거나 상위 직급에 필요한 잠재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열한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고 조직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경력 단계에 맞는 역량을 배양하고, 이를 토대로 다음 단계로의 발전이 가능한 계단형 인재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계단형 인재가 되기 위해 경력 단계별로 필요한 핵심 역량들과 개발 포인트들을 짚어 본다. 
  
1.경력 초기(배양기) : 조기 전력화 모색 

  
흔히들 ‘취업은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이라고 한다. 학교 우등생이 반드시 직장 우등생이 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각오와 마음자세로 직장 생활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다. 신입사원이라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업에 성공했다는 기쁨은 잠시 접어두고 조직에서 인정 받고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조기 전력화를 모색해야 한다. 
  
조급증을 버리고 기본기부터 다져라  
 
신입사원은 능력보다는 태도가 중요하게 평가 받는 시기이다. 조직에서 빨리 인정 받으려고 서두르기 보다는 열정과 흡수 능력을 키워 업무의 내용을 파악하고 조직의 DNA를 빨리 체화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러나, 간혹 직장 생활을 ‘마라톤’이 아닌 ‘단거리 경주’처럼 여기는 초보 직장인들이 있다. 의욕이 앞서고 조직에서 빨리 성장하려는 욕심 때문에 한계단 한계단 꾸준히 역량을 축적해 나가는 과정을 간과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실력이 계단의 형태로 향상된다는 점을 모르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조직에 대해 쉽게 실망하고 슬럼프를 경험하기도 하며 심지어는 쉽사리 이직을 결심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신입사원 이직률이 높은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나의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한다. 내 정도의 실력이라면 다른 회사에서 지금 연봉의 2배 정도는 받아야 하는데!’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선배 사원들이 운이나 쉬운 방법으로 승진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지위에 맞는 역량을 높이 평가 받았기 때문에 그 위치에 올라갔다는 점을 상기해 보자. 그렇기 때문에 입사 초기에는 조급증을 버리고 기본기부터 닦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부서에서 수행하는 업무의 종류를 파악하여 도식화해 보고, 각 업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지 이해하자. 조직의 전반적인 분위기, 동료들의 특징들을 파악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이다. 조직에 쉽게 적응하고 동료들과의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이 모든 일에 열정이라는 요소를 빠뜨려서는 안 된다. 이 시기에 쌓인 열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직급이 올라갈수록 조직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귀한 재산이 되기 때문이다. 
  
현실 감각을 키워라 
 
인사 담당자나 부서장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한 이후에 갖는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신입사원들이 이론적인 측면은 많이 알고 있지만 현실 감각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학 교육이 기업 현장의 요구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학생들 스스로 현장을 경험하지 못하고 책상에만 앉아 생각하는 것에 익숙한 탓이 더 크다. 따라서 입사 초기에는 이상과 이론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현장과 조직의 생리를 빨리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예를 들어, 아무리 이론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제도나 시스템을 기획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들이 더러 있다. 조직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서 기획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려면 신입사원 때부터 어떤 제도를 기획할 때 현실의 적용 가능성을 항상 따져보고 실제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미리 점검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구성원들을 만나 의견 수렴도 해 보고 개선 방안들을 고민해 볼 때, 이론적으로 완벽한 제도가 아니라 실행상 완벽한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2. 경력 중기(성장기) : 생존 지수의 향상
 
  
대리, 과장들을 회사의 꽃이라 부른다. 이들은 어느 정도 직장 생활에 대한 감을 익히고 실무를 주도하는 실질적인 회사의 중심 세력들이기 때문이다. 사회 초년생의 티를 벗는 동시에 한 단계 자신의 지위를 업그레이드시켜 장수하는 직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이 때 생존 지수를 높여야 한다. 
 
나를 대표할 만한 키워드를 만들어라 
 
보편적으로 입사 4~5년 후 경력 중기(성장기)에 접어들면 상당수 직장인들이 향후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우직하게 한 직장에서 인생의 승부를 걸어볼지, 아니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대우를 받고 다른 직장으로 옮길 것인지. 이들은 시장에서의 몸값도 높아져 경쟁사와 헤드헌터들의 스카우트 표적이 되기도 한다.  
 
이직을 선택하던 현 직장에 남아있던 경력 중기에 접어든 직장인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자신을 대표할 만한 키워드, 즉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다.  
 
이 단계가 되면 직장인들은 조직에서 실무 담당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기 완결적인 업무 수행 능력을 보여야 한다. 조직도 더 이상 이들을 사회 초년생으로 바라보지 않고, 본격적인 실력 발휘를 통해 성과를 창출해야 할 핵심 인력으로 바라본다. 따라서 ‘기획 업무=김 대리’라는 식의 공식이 상사의 머리 속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자기만의 전문 영역을 구축하고 꾸준히 경험과 실력을 쌓아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일을 통한 학습이 전문성 강화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담당 분야의 프로젝트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창의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하라 
 
창의성이 경력 단계에 따라 중요도가 다를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경력 성장기에 있는 직장인들에게 더 중요해 보인다. 이 때가 도전과 실패를 용인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자, 남들과 차별화된 인재로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의 경력 기간 동안 상당한 업무 지식과 실력을 축적했기 때문에 창의성 발현을 위한 기본적인 토대도 갖춰져 있는 시기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들이 경력 성장기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향후 핵심 인재로 키워나갈지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기존의 방식, 아이디어로는 조직에서 인정받기 힘들 터. “창의적인 인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는 발명왕 에디슨의 말처럼, 자신의 틀을 과감히 깨고 새로운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시도해 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안 되는 이유를 찾기보다는 역발상을 통해 숨겨진 해답을 찾아가는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자기 업무 영역에 대한 새로운 지식들을 학습하고, 변화나 트렌드를 눈여겨 보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일수록 수 많은 정보의 ‘서랍’을 갖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 보자. 예를 들어,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다면 경쟁사의 마케팅 포인트는 무엇이며, 소비자의 니즈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현재의 유통 채널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해야 한다. 이런 정보들의 조합이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초석이 될 것이다. 
  
3. 경력 후기(성숙기) : 리더십의 극대화
 
  
‘직장에서 별을 단다’라는 것은 임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임원은 직장인들이 꿈 꾸는 자리이다.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리더십’이라 하겠다.  
  
가치 있는 일을 만들어 주어라 
 
경력 후기는 임원이 되기 바로 전 단계로 조직에서 리더십을 시험 받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리더십은 우수한 팀을 만들고 유지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팀의 수행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리더십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성과와 직결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행동과학자 프레드릭 허츠버그(Frederick Herzberg)도 “리더가 훌륭하게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면, 이들에게 가치 있는 일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치 있는 일이란 자료 정리 등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역할과 지위에 적합한 일, 그리고 자신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일들을 의미한다.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구성원들의 능력 수준을 파악하고 이들이 원하는 일들이 무엇인지 이해하자. 리더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업무를 배분해야 할 것이다. 
  
헬리콥터 뷰를 가져라 
 
눈 높이가 달라지면 시야의 폭도 달라지는 법. 경력 후반기에 다다를수록 리더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단기와 중장기, 개인과 조직의 입장에 대해 적절히 균형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한 마디로, 헬리콥터 뷰(헬리콥터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지나치게 높지도 낮지도 않은 곳에서 전체적인 시야를 확보하는 것)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그림 2> 참조).  
 
경력 중기까지는 지나치게 현업에 파묻혀 ‘숲’을 보기 보다는 ‘나무’만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실무자의 시각보다는 조직 전체의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시너지를 고민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실무자의 눈으로 볼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리더의 입장에서 조금 더 시야를 높이면 예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다른 것들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도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실무에서 눈을 떼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하는 일이 다른 일과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으며 조직에는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그리고 향후에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4. 경력 말기(완성기) : 경영자 마인드 함양
 
  
꾸준한 성장을 통해 경력 말기에 도달하면 사업부 또는 하나의 기능(Function)을 책임지는 경영진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 때는 회사의 CEO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이다. 
  
의사결정 능력을 키워라  
 
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미국의 전력 증강에 크게 기여했던 조지 마샬(George Catlett Marshall) 장군은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는지 여부는 의사결정 능력에 달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조직의 어느 위치에 있건 항상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마주치게 된다. 그러나, 의사결정이 누군가에게는 보편적이고 큰 위험이 동반되지 않는 일일 수 있지만, 경영진에게는 조직의 미래나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상당히 중요한 사안들이 많다. 경영자들이 해야 할 의사결정은 기본적으로 “할 것인가, 하지 말 것인가?”와 같이 양자택일인 경우가 많은데,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패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시장이 아닌 신시장 진출, 신제품 출시, 대규모 투자 등과 같이 예측이 어려운 경우는 위험이 배가 된다. 이럴 때일수록 경영진의 의사결정 능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영진으로써 의사결정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눈 앞의 현상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 또는 현상 그 이면에 감춰진 의미도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단 하나의 현상만이 아니라 그 주변의 종합적인 상황까지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종합적인 사고가 뒷받침되어야 올바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혁신의 전도사가 되어라  
 
경력 말기, 경영진의 위치에 서게 되면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을 계획하고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가능한데, 잘 알려져 있듯이 이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스스로에게 익숙한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야 하며, 기존에는 하지 않았던 것을 새롭게 시도해야 하는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혁신을 강조하는 기업의 구성원들이 ‘혁신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영진의 솔선수범이 중요하다. 경영진의 행동이 구성원들에게는 역할 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진이 혁신의 전도사가 되어 구성원들에게 혁신의 필요성을 전파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조직 내에 학습시켜야 한다. 경영진의 이러한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혁신은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만 될 뿐 실천되지 않을 것이다.  
  
도움닫기 과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장대높이뛰기에서 선수가 넘을 수 있는 높이는 30~40m의 도움닫기 거리를 얼마나 많은 힘을 비축하고 빠른 속도로 주파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계단형 인재가 되는 과정도 마찬가지이다. 노력 없이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능력이 향상될 수 없는 것처럼 꾸준한 역량 배양만이 계단형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또한, 현 경력 단계에 필요한 역량만 닦는다고 하면 다음 단계로의 도약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력 단계별로 필요한 역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필요 역량과 더불어 다음 단계의 역량 또한 미리 파악해서 개발하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지속적이고 연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끝> (2008. 11. 10. LGERI, 조범상 선임연구원)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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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분제사회에서 사람의 귀천은 그 신분의 높고 낮음에 따라 갈렸습니다.
근대를 넘어 현대사회에서 귀천은 무엇으로 구분할까요?
보통의 시각은 부(富)에 따라 귀천이 나뉜다고 보는 것이 현실일 것 같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있어 법앞의 평등과 같은 근대 천부인권사상의 기준은 한낱 보기좋은 문구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재벌들의 과도한 횡포는 그것을 절감하게 합니다.
전근대 사회에서 신분이 세습되었다면 요즘은 부(富) 즉, 돈이 세습된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이산>에서 정조왕이 그의 아들 향에게 하는 말은 오랜만에 들어보는 싱그러운 말이었습니다.
정조의 아들 향은 당시 천한 신분인 어미 성씨의 소생으로 대궐 안에서 천한 신분의 소생임을 수근거리는 것을 듣고 시무룩해 있었습니다. 이를 보고 아버지 정조가 아들에게 그 연유를 묻자.
사람의 귀함과 천함에 대해 오래 남을 말을 들려줍니다. 그 대사의 대목을 잠시 다시 봅니다.

향- 아바마마 천하다는 것이 무엇이옵니까?
산- 무슨 소리냐. 왜 갑자기 그런 것을 묻는 게야?
향- 제가 그림배우기를 좋아하는게, 그것 때문이옵니까?
산- 누가 원자한테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아비가 아주 혼을 내줘야겠구나. 틀렸다. 천하다는 것은 그럴 때 쓰는 말이 아니란다. 자, 이 아비가 귀한 것과 천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마.
일전에 원자가 기르던 새가 죽었을 때 원자는 어찌했더냐?
향- 너무 슬퍼서 제 손으로 땅에 묻어주었습니다.
산- 또 일전에 한 나인의 실수로 원자의 얼굴에 상처를 내었을 땐 어찌했더냐?
향- 저 때문에 벌을 받을까봐 걱정이 돼서 누구인지 아무한테도 말을 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산- 그래. 그랬었지. 그런 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은 귀한 사람이란다. 천한 사람은 그런 마음을 갖지 못하고 누군가를 약하고 힘이 없다고 그것을 손가락질하고 함부로 대하는 것이야. 자, 이 아비의 말대로라면 원자는 귀한 사람이냐 천한 사람이냐?
향- 귀한 사람이옵니다.
산- 그래, 그렇다. 원자는 세상 누구보다 귀한 사람이다. 그건 네가 이 아비의 자식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건 바로 네가 어마마마의 고운 심성을 물려받아 어진 마음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 아비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느냐?
향- 예, 아바마마.

우리는 오늘과 같이 물질만능과 속도만능의 시기에도 사람의 진정한 귀함에 대해 모르지 않습니다. 다만, 현실이 워낙 고되고 험해서 그것을 뒤로 물려놓을 뿐입니다.
힘(權)과 부(富)로 유지되는 인위적 질서는 그리 아름다운게 못됨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부디 향이와 같은 어진 마음이 세상으로부터 다치지 않도록 정조같은 훌륭한 아버지들이 좀더 힘내기를 바랍니다. 평범한 아버지들이 더 힘내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성공을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c)서형준 코치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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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4월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람들은 타인으로부터 칭찬을 받을때 돈을 벌 때와 같은 금전적 보상을 받을 때의 뇌의 활동과 유사한 반응을 나타냈다고 일본 연구진이 밝혔습니다.
이는 좋은 평판이 사람들에게 심리적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는 가정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라고 합니다.

일본 오카자키의 국립생리과학연구소의 노히리로 사다토 박사에 의하면,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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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News Photo Illustration)

평판과 금전이라는 서로 다른 보상은 생물학적으로는 같은 신경구조를 지닌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사다토 박사는 이 연구결과가 개인적인 평판이 보상으로 느껴지는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의 생물학적 기초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다토 교수팀은 19명의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 장치(fMRI)를 이용해 실험했습니다.
실험참가자들은 첫실험에서, 현금이 걸린 카드놀이 게임을 했으며, 두번째 실험에서는 낯선 이들이 좋은 평판을 내린다는 정보를 접했습니다. 이 때 연구진들은 각각의 뇌의 영상을 모니터링한 결과 유사한 반응결과를 얻은 것입니다.

사다토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로 이타주의와 같은 인간의 복잡한 사회적 행동을 설명하는 중요한 시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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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모대학 인터넷 신문에서 우연히 발견한 기사입니다.
사건.사고와 좋지 않은 뉴스들이 가득한 사회이지만, 가끔 조용하게 들려오는 밝은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 기사는 만학을 꿈꾸는 50대 여성의 꿈과 생활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학우"란 말이 정겹게 느껴집니다. (블로거 주)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을 한 글자라도 놓칠세라 누구보다 꼼꼼히 받아적는 학우가 있다. 빼곡이 필기한 노트를 들고 집에 가서 다시 워드로 정리하며 그날 배운 것을 되새겨본다는 52세의 양정숙(국문·2)씨. 수업을 같이 듣고 있는 학우들보다도 나이가 많은 아들을 둔 어머니이자 대학생으로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양정숙씨를 만나 대학생활에 대해 들어보았다.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낮았던 시절, 양정숙 씨는 대학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학구적인 탐구심과 호기심이 넘쳤던 그녀는 늘 공부에 대한 열망을 간직하고 있었다.

몇 년 전 한자능력검정시험을 준비하며 쉬지 않고 공부하던 그녀에게 남편이 쉬엄쉬엄하라며 책 한권을 건넸다. 양정숙씨는 “책을 펼쳐든 순간 남편 친구의 부인이기도 한 작가의 화려한 약력에 눈길이 먼저 갔다”며 “대학을 못 간 것이 항상 콤플렉스처럼 여겨졌는데 그것을 보자 내 자신이 더 초라하게 느껴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남편은 그런 그녀의 마음을 읽고 대학진학을 권유했다. 남편의 권유에 설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잘 할 수 있을까 망설이는 그녀에게 아들도 “미국에서는 60~70대도 대학에 다니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힘을 보태주었다. 양정숙씨는 가족들의 따뜻한 응원에 힘입어 입시공부에 매진했고 지난해 우리대학 국문과에 수시전형으로 입학했다. 양씨 가족은 학업을 위해 김포에서 연희동으로 이사했다. 아침 일찍 학교에 가는 날이면 남편은 그녀를 배웅해준다.

어떤 사람은 여행하고 좋은 음식 먹으며 즐길 나이에 왜 사서 고생을 하냐고 말하기도 한단다.

하지만 양정숙씨는 “대학생활을 통해 지적 쾌감을 느끼는 것이 내 나름대로 젊고 건강하게 사는 법이라고 생각했다”며 미소 지었다. 가사일과 학업을 병행하느라 힘들지는 않은지 묻자 그녀는 “동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부하는 그 자체로도 행복하다.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하루하루 즐겁다”며 학문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국문과 동기(?)들도 그녀의 대학생활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준다. 양정숙씨는 “집에 가면 남편에게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며 “동기들이 스스럼없이 대해줘 대학생활이 한층 수월하다”고 고마워했다. 끝으로 동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녀는 손수 쓴 시와 사무엘 얼만의 ‘청춘’이란 시의 한 구절을 보여줬다. “동기들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건설적으로 보냈으면 해요” 그녀가 내민 두 편의 시에는 인생선배로서 동기들을 향한 진심어린 조언과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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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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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 발현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핵심 요인은 관리자의 리더십이다. 리더들이 일상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이끌어 가는가에 따라 조직의 창의성이 달라진다.  
 
지금은 물론 앞으로는‘창의성 경제(creativity economy)’시대라고들 한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통찰력,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 상상력 등을 바탕으로 남들이 생각지 못한 차별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성이 있어야만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창의성의 원천은 사람이다. 따라서 조직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이 생각하는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창의성 발현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핵심 요인은 관리자들의 리더십이다. 일과 책임을 부여하고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리더들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창의성이 좌우된다.  
 
창의성을 발현시키기 위해서 리더들이 역점을 두어야 할 역할과 조직 관리 포인트에 대해서 정리해 본다.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창의성 발현을 위한 기초는 전체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즉, 아이디어를 짜내고 기존과 다른 해법을 연구하는 ‘생각’이라는 활동을 많이 하게 해야 한다.  
 
● 생각의 업무 부여  
 
구성원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에 있어, 머리를 쓰게 하는 일을 많이 부여해야 한다. 단순 반복적이고 부가가치가 낮은 잡무에 시달리게 해서는 안 된다. 60년 전에 변두리의 작은 방직기 제조 회사로 출발하여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도약한 도요타의 성공 비결은 제조 현장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개선 활동(Kaizen)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의 근본 동인은 현장 직원들이 설비에 종속되어 기계적으로 일하지 않고, 더 나은 품질, 더 효율적인 제조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하게 하는 것에 있다. 도요타의 일하는 방식은 단순히 일을 많이 하는‘워크 하드(work hard)’라기 보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씽크 하드(think hard)’ 문화에 가깝다. 이러한 ‘씽크 하드’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리더들이 구성원들의 잡무를 줄여주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일을 발굴하여 배분하는 창의적인 ‘직무 디자이너(job designer)’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 생각의 시간 부여 
 
구성원들이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 생각할 여유와 시간을 갖게 하는 것도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업무 시간의 15%는 회사의 정규 업무를 벗어난 다른 일에 쓰도록 하는 3M의 15% 원칙이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 창의적인 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구글에도 이와 비슷한 근무 원칙이 있다.  
 
‘70:20:10’이라는 것이다. 이는 70%는 회사가 부여한 업무에 시간을 쓰고, 20%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에, 나머지 10%는 명상이나 아이디어 구상과 같은 생각하는 일에 쓰라는 지침이다. 3M이나 구글과 같은 기업의 공통점은 매우 창의적인 혁신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창의적인 문화를 갖게 된 배경에는 이렇게 구성원들의 생각 기능을 작동시키는 근무 환경이 자리잡고 있다.  
 
● 폐기 학습의 장려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다른 각도에서 생각을 하게 하는 발상의 전환을 촉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상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지식이나 과거 성공 체험에 따른 고정 관념을 버리려는 ‘폐기 학습(unlearning)’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회사에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는 업무 매뉴얼이 있다고 하자. 그 업무 매뉴얼은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을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매뉴얼 대로 따라 하면 편하게 일할 수 있을지 몰라도, 발전은 없다. 즉, 창의성이 나오기 어렵다. 제로 베이스에서 생각하고, 과감히 버리거나 수정할 필요가 있다. 어느 대기업의 마케팅 담당 임원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시장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매번 동일한 양식으로 숫자만 달리해서 제출되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살펴봤더니 시장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매뉴얼이 있고,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습니다. 분석하는 방식이 같으니, 결과도 비슷하고, 시장을 공략할 새로운 아이디어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존 매뉴얼이나 보고서 양식을 다 잊고 제로 베이스에서 접근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직원들이 매우 힘들어 했지만, 훨씬 더 많이 생각을 하게 되고, 보고서의 질도 좋아지더군요……”.   
 
● 건설적 위기 조성 
 
발상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또 하나의 포인트는 구성원들이 위기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기존의 방법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위기 상황에 직면하여 치열하게 해법을 고민할 때,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후지츠의 고바야시 전 회장은 “편안한 상태에서 긴장감이 없으면, 창의적인 지혜가 나오기 어렵다. 지혜는 벼랑 끝에 매달려 살아남기 위해 전력 투구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하였다. 좀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아폴로 13호’의 귀환 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공기 정화기 고장으로 우주선 내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비행사들이 질식할 위기가 생겼다. 지상의 관제 센터에서는 기술자들을 불러 모아 우주선에 있는 깔때기, 테이프, 호스 등을 이용하여 공기 정화기를 만들어 낼 것을 요구한다. 몇 시간의 고민 끝에 볼품은 없지만, 공기 정화기가 만들어졌다. 우주 비행사들은 지상의 기술자들이 알려주는 대로 작업을 하여 임시 공기 정화기를 만들어 위기를 벗어난다. 소중한 우주 비행사들을 잃게 된다는 위기의식이 잡동사니들을 모아서 공기 정화기를 만들어내는 평소와는 다른 창의성을 불러오는 계기가 된 것이다.   
 
위기의식은 통상 시장 환경의 어려움이나 성과 저하에 봉착할 경우에 생긴다. 그러나, 리더가 달성하기 힘든 매우 높은 목표를 부여하여 의도적으로 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 이를 ‘건설적 위기(constructive crisis)’라 한다. 달성하기 힘든 높은 목표는 기존과 다른 창의적인 방법을 찾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구성원 창의성을 촉진하는 리더 행동

 
 한 실험 결과를 보자. 나란히 늘어선 7명의 실험 대상자들에게 오렌지 한 개를 주고 7명 모두의 손을 거쳐 가장 빨리 왕복해 전달하라고 요구하였다. 처음에는 한 사람씩 전달하는 방법으로 7~9초 정도가 걸렸다. 그런데, ‘1초 안에 성공시키라’는 목표를 부여하자, 모두 서로 손을 연결한 상태에서 오렌지를 굴리는 방법을 생각해 내어 1초 안에 끝냈다고 한다.
 
생각을 표출하게 한다  
 
구성원이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것과 더불어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말하고, 제안하도록 하는 열린 커뮤니케이션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더라도 밖으로 표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 토론과 대화 유도 
 
개인의 생각을 표출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수단은 치열한 토론과 대화가 있는 회의 문화다. 토론과 대화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이자, 각 개인의 다양한 생각들이 충돌하고 융합되어 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창출되는 상호작용의 과정이기도 하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티맥스소프트사의 사장은 국내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매서운 질문과 논리적 대응, 재공격으로 이어지는 열정적 토론이야말로 창의력 개발의 원천”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직위를 떠나 다양한 생각을 밀도 있게 교환하는 토론과 대화의 장이 없으면, 구성원들이 아이디어가 있어도 말하지 않는 ‘침묵하는 조직’이 된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짐 콜린스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내는 일류 기업들은 임직원 간에 치열한 논쟁과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매우 시끄럽고, 진실이 들리는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 질문과 경청 
 
직위를 떠난 건강한 토론과 개방된 대화가 이루어지려면, 다른 무엇보다도 상사가 부하들에게 지시하거나 자기 생각을 말하기보다는 질문을 많이 던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일방적인 지시나 훈계는 부하들의 손발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머리를 쓰게 하지는 못한다. 반대로 당면한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질문은 해답을 찾기 위한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 여기에 질문에 대한 구성원들의 대답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이 덧붙여진다면 금상첨화다. 다소 엉뚱한 이야기, 상사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더라도 들어주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래야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말을 하고,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다. 상사가 부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경청의 인내심이 부족하고,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독선적 성향이 강하면, 부하들은 입을 닫게 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않고 상사의 눈치만 살피게 된다.  
 
일류 기업들의 조직 문화적 특징 중 하나는 경영의 이슈와 해법을 놓고 심도 있게 논의하는 토론 문화가 강하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경청을 잘 하는 상사가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생각의 실행을 지원한다 
 
구성원들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를 밖으로 끄집어낸 다음에는, 그 중 가치 있는 것들을 선별하여 실행으로 옮기게 하는 아이디어의 실행을 촉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 판단  
 
구성원들이 발의한 아이디어가 실행에 옮겨지기 위한 첫 단추는 조직과 상사로부터 아이디어가 의미가 있는 것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리더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당장 눈앞의 성과에 집착하는 단기 성과 중심의 경영 마인드를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들이 단기 성과를 우선하면, 미래의 잠재 가치가 크더라도 당장에 효익이 기대되지 않는 아이디어들은 경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구성원들이 애써 발의한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사장되고, 결과적으로 구성원들의 창의성 발현의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떤 아이디어의 가치 판단시, 리더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지향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3M의 경우 구성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 상품이 단기적으로 시장 수요에 부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버리지 않고 일단 중장기 연구 아이템으로 등록시켜 놓고 시간이 흐른 뒤 다시 검토한다고 한다.    
 
● 실험 학습의 장려 
 
구성원들로 하여금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과감히 실험해 보게 하는 것도 중요한 창의성 촉진 요인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일수록 리스크가 있고, 불확실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직접 실험해 보고 배우면서 발전시켜 나가는, 소위 ‘실험에 의한 학습(learning by experiment)’을 장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공하는 기업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이라는 책을 보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장수 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로 실험 정신을 꼽고 있다. 장수 기업들은 ‘많은 것을 시도해 보고 그 중 잘 되는 것에 집중한다’는 실험 학습의 문화가 강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전에 치밀하게 짜여진 전략 계획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들을 일단 실행으로 옮겨 보고 그 중 잘 되는 것은 계속 발전시키고 그렇지 못한 것은 버리는 실험 학습이 장수 기업의 성공 비결인 것이다.  
 
세계적인 히트 상품들이 나오는 배경에는 어떤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믿고 실행으로 옮기도록 하는 리더들의 기업가적 실험 정신이 자리잡고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3M의 경우가 그렇다. 예컨대, 맥나이트, 리처드 칼턴 등 3M의 역대 CEO들은, “한 번 해보게 하라, 그것도 지금 당장!”, “무엇인가 시도하지 않는다면 우연히라도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라”라고 말하면서, 아이디어의 실험을 적극 지원하였다고 한다. 방수용 사포, 스카치 테이프, 포스트 잇 등 3M이 창출한 수 많은 세계적 히트 상품들은 모두 다 이러한 실험 학습의 결과로 나온 것이다. ‘Wii’ 등 독창적인 상품으로 게임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닌텐도도 마찬가지다. 닌텐도의 전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창의성, 차별화를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독보적인 회사가 되는 데 힘써라. 회사를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기 위한 뭔가를 창조하는 데 필요한 예산은 얼마든지 써라.”
 
● 창의적 실패의 수용과 격려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해 보고 발전시켜가도록 하려면, 그에 필요한 시간과 자금 등 물질적 지원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과거 실패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예컨대, R&D 경우, 신제품 개발에 실패한 기술자들에게 그 경험을 살려 새로운 제품 개발에 도전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소니는 1980년대 후반에 ‘NEWS’라는 워크스테이션을 개발하였으나, 시장에서 실패했다. 그러나 소니의 경영진은 개발에 참여했던 기술자들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재도전의 기회를 주었다. 이들이 제품 개발 과정에서 학습한 기술적 경험과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을 중시한 것이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이 바로 세계적으로 히트한‘VAIO’노트북 컴퓨터였다.  
 
역사를 돌이켜봐도 강성한 나라에는 패자 부활의 기회가 주어지는 풍토가 있었다. 고대 로마 제국이 그렇다. 초창기 로마가 제국으로 가는 패권을 쥐는 과정에는 북아프리카의 강자 카르타고와 국운을 건 치열한 전쟁(포에니 전쟁)이 있었다. 승리한 로마와 패망한 카르타고 간에는 상벌 관행에 있어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었다고 한다. 카르타고는 전쟁에 패한 장수를 사형시키는 등 강력한 벌을 준 반면, 로마는 패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다. 예컨대, 카르타고 군대를 격파하고 최종 승리를 쟁취한 로마군의 지휘자는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라는 장군이었는데, 그는 과거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에 침입한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에게 뼈아픈 패배를 경험한 사람이었다.    
 
창의적인 실패를 한 사람에게 상을 주고, 실패는 없으나 도전하지 않는 복지부동형 사람들에게 벌을 주는 역발상적인 상벌 관행의 정착도 필요하다. 예컨대, BMW의 경우, 구성원들이 실패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도록 하는 의미에서, ‘이 달의 가장 창의적인 실수상’과 같은 이색적인 포상 제도를 운영한 적도 있다고 한다.  
 
상사가 더 많이 생각해야   
 
앞서 언급한 것들은 구성원들에 대한 촉진자, 지원자로서 역할 즉, 다른 사람을 이끄는 ‘Lead Others’ 측면에서 요구되는 창의성 촉진 요인이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상사가 솔선수범하는 ‘Lead Self’ 측면에서 행동이다. 이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상사 본인 스스로가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 공부하고 연구하는 상사 
 
세계적인 기업 리더들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로, 리더 본인 스스로가 부하 직원들보다 휠씬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일주일에 평균 70시간 이상 일하는 일 벌레이자, 스스로 생각하고 연구하는 ‘공부 벌레’라고 한다. 일년에 두 번씩, 일주일간 혼자서 멀리 떨어진 외딴 곳에 가서 전 세계 직원들이 작성한 보고서와 제안서를 읽고,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고 해법을 연구하는 ‘생각 주간(Think Week)’을 갖는 것이 대표적인 활동이다. 임원들도 마찬가지다. 사전에 연구할 주제를 제출한 후, 1주일 동안 생각한 결과를 보고하고 평가 받는다고 한다.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 역시 공부하는 리더다. 그는 일주일에 약 40여 개의 경영 관련 논문이나 잡지를 읽고, 1년에 약 70권의 책을 읽는 독서광이라고 한다. 머크의 전 CEO 로이 바젤로스도 주말 등 과외 시간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의학 관련 저널이나 책을 읽는데 할애하고, 구성원들과 토론을 통한 아이디어 교환을 즐겼다고 한다.  
 
이렇게 리더가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발상을 전환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특히, 리더 본인의 학습 노력은 부하 직원들이 발의하는 아이디어의 가치를 간파할 수 있는 능력 즉, ‘흡수 능력(absorptive capacity)’을 키우는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흡수 능력이란, 어떤 아이디어나 정보에 잠재된 가치를 간파하고 이를 비즈니스 성과 창출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리더의 흡수 능력이 부족하면, 구성원들이 아무리 창의적인 혁신 아이디어나 지식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될 수밖에 없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항상 어딘가 어색하고 불확실해 보이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가 아이디어의 숨어 있는 잠재 가치를 간파하는 안목이 있어야 창의성이 꽃을 피울 수 있다.
 
흡수 능력은 리더가 과거의 성공 체험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습득하는 강도 높은 학습 노력을 통해 키워진다. 부하 직원 이상으로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리더가 되어야 할 것이다. 스탭 등 부하 직원들이 제시하는 보고서에 의존하는 리더는 창의성을 잘 이끌어낼 수 없다. 스스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Thinking Leader’가 되어야 할 것이다.  <끝> (LGERI, 2008. 4. 7. 이춘근)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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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분야의 대가인 톰 피터스(Tom Peters)는 대부분의 리더들은 시행 착오를 통해서 배워간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다시 말해,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소의 실패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신임 리더가 새로운 자리에 잘 정착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이로 인해 기업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신임 리더가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할 경우 기업은 리더 연봉의 약 2~2.5배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조직의 생산성 저하나, 사기 저하 등의 요소는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숨겨진 비용까지 다 고려한다면 리더의 실패로 인해 기업이 감내해야 하는 손실은 실로 엄청난 것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기업들이 리더의 채용이나 승진 과정에서는 많은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신임 리더가 새로운 자리에 정착하는 과정에는 소홀한 것이 현실이다. 이하에서는 신임 리더들이 실패하는 원인을 짚어보고, 그 해결책으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신임 리더의 조기 정착을 지원하는 ‘온보딩(On-boarding) 프로그램’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 목 차 > 
 
Ⅰ. 신임 리더의 실패가 증가하고 있다
Ⅱ. 신임 리더, 왜 실패하는가?
Ⅲ. 신임 리더의 실패를 줄이는 온보딩 프로그램
Ⅳ. 맺음말
 
 
 
리더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리더는 기업이 미래에 나아갈 비전과 경쟁 전략을 세우고 이를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는 중심축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지속적 성공을 위해서는 탁월한 역량과 리더십을 보유한 리더들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만 한다.  
 
리더의 확보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재들을 조기에 발굴, 육성하여 리더로 임명하는 ‘내부 승진’이다. 두 번째 방법은 조직 내부에 적합한 리더 후보가 없을 경우, 외부에서 유능한 리더를 데려오는 ‘외부 영입’이다. 대개의 경우, 기업들은 내부 승진과 외부 영입의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한다. 내부 승진의 경우에는 체계적인 후계자 육성 계획(Succession Plan)을 세워 일찍부터 리더 후보를 육성하면서 지속적으로 리더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검증한다. 외부 영입의 경우에는 심층 면접, 심리 테스트, 평판 조회(Reference Check) 등 다양한 기법이 동원된다. 이렇듯 기업들은 탁월한 리더 선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그렇다면 기업들의 이런 노력은 그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일까?
 
 
Ⅰ. 신임 리더의 실패가 증가하고 있다 
 
 
체계적인 육성과 검증 시스템이 채용이나 승진 과정에서의 실패를 줄이고 보다 나은 양질의 리더를 확보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의 여러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남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제이 콩거(Jay Conger) 교수는 “실패한 리더와 성공한 리더를 비교해 보면, 양쪽 모두 지금까지 성공적인 경력들을 쌓아 왔고, 개인적인 역량이나 열정 등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즉, 인재 검증 시스템만으로는 리더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더십 전문 연구 기관인 CLC(Corporate Leadership Council)가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1997년)를 보면, 신임 리더 중 50%가 3년 이내에 실패한다고 한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한 신임 리더의 경우에는 그 실패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임원 코칭 전문가인 댄 시암파(Dan Ciampa) 박사는 외부에서 영입 리더 중 약 64%가 자신의 업무에서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구성원들 역시 리더의 역할 수행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인재 전문 컨설팅 회사인 DDI(Development Dimensions International)의 설문 조사(2001년)를 보면, ‘당신의 상사는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3 이상이 ‘실패할 조짐이 보인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많은 기업들이 리더의 발굴이나 영입에는 상당한 관심을 기울인 반면, 정작 리더로 보임된 이후에는 이들이 새로운 자리에 잘 적응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했음을 알 수 있다. 실패하는 리더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모건 맥콜(Morgan McCall) 교수는 “우수 인재를 발굴하여 조기 승진(Fast Track)시키는 데에만 관심을 둔 결과, 아직 준비가 덜 된 사람들이 리더로 승진하여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재의 조기 발굴 및 승진에 집착하는 기업들의 관행에 대해 쓴 소리를 한 바 있다. 역량과 자질 있는 인재를 찾아내고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리더로써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리더 보임 후의 ‘사후 관리’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Ⅱ. 신임 리더, 왜 실패하는가?  
 
 
본 고에서는 신임 리더들의 실패를 줄이고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성과를 내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에 앞서 먼저 한 가지 살펴볼 것이 있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탁월한 역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임 리더들이 왜 실패하는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신임 리더가 실패하는 원인은 크게 5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1. 역할의 복잡성 증가 
 
신임 리더들을 실패하게 만드는 첫 번째 원인은 역할의 복잡성 증가이다. 먼저 일반 구성원으로 일하는 것과 리더로 일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그림 1> 참조). 일반 구성원들의 역할은 상사로부터 지시 받은 업무를 수행하며, 리더로부터 이에 필요한 업무 수행 방식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리더는 본인의 휘하에 있는 여러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업무를 적절히 배분하고, 이들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합한 업무 수행 방식을 조언해 주어야 한다. 어찌 보면 리더는 하나의 일을 자신이 직접 수행하는 것 보다 복잡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림1) 리더로의 승진이 가져오는 변화

(그림1) 리더로의 승진이 가져오는 변화


 
이러한 역할의 복잡성은 조직의 상층부로 갈수록 더 커지게 된다. 상위 리더로 승진을 거듭할수록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경영 변수의 수도 크게 증가하게 된다. 또한 리더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실패할 경우, 조직에 미치는 파급 효과 역시 상위 리더로 갈수록 커지게 된다. 결국 역할의 복잡성은 종종 신임 리더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게 되며, 이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리더십 실패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2. 기대 역할의 불확실성 
 
신임 리더들이 겪고 있는 또 다른 어려움은 역할의 복잡성은 증가한 반면, 자신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의 불확실성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높아진다는 점이다. 신임 리더의 상사나 부하 직원들은 신임 리더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신임 리더들은 회사나 상사, 그리고 부하 직원이 자신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DDI의 2007년 조사 결과에 의하면 자신에게 기대하는 역할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임 리더들이 55.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참조).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면 실패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리더십 전문 컨설팅 회사인 맨체스터 컨설팅(Manchester Consulting)의 조사에 의하면, 회사나 자신의 상사가 신임 리더인 본인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알지 못하여 실패하는 경우가 22%나 된다고 한다.
 
3. 과거 성공 방식에의 집착 
 
모건 맥콜 교수는 리더의 과거 성공 경험이 오히려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회사는 내가 지금까지 성공해 온 방식을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영 환경의 변화는 리더들에게 항상 새로운 방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성공 공식이 새로운 자리에서도 100%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리더십 전문 컨설팅 회사인 시스템즈(Systems)의 CEO, 리타 프리츠(Rita Fritz)는 신임 리더들은 종종 자신의 강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프리츠는 이를 ‘편안한 담요(Comfort Blanket)’라고 표현한다. 편안한 담요는 그 자체로 나쁜 것은 아니다. 신임 리더가 편안함을 느끼는 분야는 바로 본인이 강점을 가진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임 리더가 자칫 이 편안함의 유혹에 빠질 경우, 새로운 자리가 요구하는 역할을 회피하거나, 새로운 성과 창출 공식을 만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존 방식만 고집하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4. 상사, 동료, 부하와의 관계 형성 실패  
 
조직에서 일한다는 것은 나 이외의 타인과의 협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부임 초기에 상사, 동료, 부하 등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신임 리더의 성공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런 네트워크 구축은 신임 리더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DDI의 최근 조사 결과(2007년)를 살펴보면, 신임 리더들이 고민하고 있는 대부분의 이슈는 리더 본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회사나 타인과 관련된 것임을 알 수 있다(<그림 2> 참조). 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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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슈는 조직의 정치적 이해 관계 이해(64.9%), 타인을 통한 업무 수행 방식(55.3%), 네트워크 구축(42.6%) 등 상사, 동료, 부하 직원 등과의 관계 형성이다. 반대로 개인적 역량과 관련된 전략적 사고 등과 같은 요소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36.1%)는 적었다. 어찌 보면 이런 설문 조사 결과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내부에서 승진을 한 경우든, 외부에서 영입된 경우든 신임 리더들이 그 자리에 임명된 것은 개인의 자질이나 역량 면에서는 탁월함을 인정 받았기 때문인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상위 리더일수록 이런 관계 형성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점이다. 리더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재능보다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리더들은 타 부서와의 협력을 통해 업무를 수행해야 할 경우 그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담당 조직의 목표 달성에 필요한 경영 자원(인력, 자금 등)을 확보하기 위해 타 부서와 경쟁하거나 CEO 등 상위 경영진을 설득하는 등 일종의 정치 활동(Political Behavior)도 수행하여야 한다. 그러나, 신임 리더들 중 상당수는 이런 정치적 활동을 일종의 비윤리적인 행위로 여겨 배척하곤 한다. 설사 그렇지 않은 신임 리더라 하더라도 이에 익숙해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5. 피드백의 부재 
 
새로운 자리에 부임한 신임 리더들은 이런 저런 실수를 저지르면서 그 역할에 적응해간다. 그러나, 사소한 실수의 반복으로 인해 자신감을 상실하거나, 감당하지 못할 큰 실패를 저질러 중도에 하차하는 신임 리더들이 적지 않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신임 리더의 실수에 대해 피드백이 주어져야 한다.  
 
이런 위험은 상위 리더로 갈수록 증가한다. 모건 맥콜 교수는 “임원급 리더는 이미 ‘완성된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피드백이 주어지는 경우가 적다. 피드백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직접적인 방식이 아닌 간접적인 은유 등을 통해 전달된다”고 지적한다. 결국 리더는 자신이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지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리더들 역시 피드백을 구하는 것은 자신의 역량이 부족한 것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요구하지 않는 것도 피드백 부족의 한 원인이다.  
 
지금까지 신임 리더를 실패로 이끄는 주요 원인을 살펴 보았다. 신임 리더의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육성, 엄밀한 선발 과정에 덧붙여 신임 리더가 새로운 역할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하에서는 신임 리더들의 조직 적응을 지원하는 ‘온보딩(On-boarding) 프로그램’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본다.
 
 
III. 신임 리더의 실패를 줄이는 온보딩 프로그램 
 
 
많은 기업들이 ‘리더십 오리엔테이션’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인재 서치 펌인 콘페리(Korn Ferry)가 지난 해 6월 글로벌 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회사의 리더십 오리엔테이션 교육이 실제 리더로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도움이 되었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30%에 불과했다.  
 
리더십 전문 컨설팅사인 에곤 젠더(Egon Zehnder)사의 애나 문(Anna Munn) 이사는 “많은 기업들이 나름의 리더십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실체를 들여다보면 짧게는 1~2시간, 길어도 1~2일 정도의 강의실 교육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교육의 내용도 인사 방침, 법적 이슈, 행정적인 것들에 관한 것들에 치우쳐있어 실제 리더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스킬이나 지식은 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바로 온보딩 프로그램이다.  
 
1. 온보딩 프로그램이란? 
 
온보딩 프로그램이란 신임 리더가 부임 초기에 효과적으로 보임된 자리와 역할에 적응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종합적인 지원을 하는 리더십 지원 프로그램을 말한다. GE, 존슨 앤 존슨(Johnson & Johnson),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등 많은 선진 기업들이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온보딩 프로그램은 기존의 리더 오리엔테이션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첫째, 리더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은 중간 관리자급을 대상으로 한다. 반면, 온보딩 프로그램의 주요 대상은 경영진을 비롯한 상위 리더들이다. 둘째, 리더 오리엔테이션은 대개 1회성 교육으로 그친다. 온보딩 프로그램은 최소 3개월 내지 최대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이루어진다. 마지막으로 리더 오리엔테이션은 기업의 역사, 문화, 사업 현황 등의 정보 제공 수준에 그치는 반면, 온보딩 프로그램은 신임 리더가 알아야 할 기본적인 정보 지원은 물론, 부임 초기에 반드시 처리해야 할 주요 이슈의 선정 및 실행 지원, 주요 이해 관계자와의 네트워크 구축 지원, 정착 정도의 중간 점검(Check-in), 지속적인 코칭 등을 포함하고 있다(<그림 3> 참조).
(그림3) 온보딩 프로그램 예(Bank of America의 경우)

(그림3) 온보딩 프로그램 예(Bank of America의 경우)


 
2. 기대 효과 
 
신임 리더에게 가장 힘든 시기는 부임한 첫 해라고 한다. 온보딩 프로그램의 일차적 목적은 신임 리더의 실패 가능성이 높은 부임 초기에 다양한 지원 활동을 통해 리더의 실패를 예방하는 것이다. 온보딩 프로그램의 또 다른 목적은 신임 리더가 조직에 정착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Harvard Business School)의 마이클 왓킨슨(Michael Watkins) 교수는 새로운 리더가 부임하면 처음 3개월 간은 조직의 가치가 오히려 감소한다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최소 3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신임 리더의 조직에 대한 이해와 적응력이 높아지면서 조직의 가치를 증진시키는데 기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왓킨슨 교수는 “최소한 6개월은 지나야 신임 리더의 순수 조직 기여도가 0을 넘어서게 된다”고 말한다(<그림 4> 참조). 다시 말해,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 기간을 줄이는 것이 조직의 성과 향상에 큰 보탬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4) 신임 리더의 손익 분기점

(그림4) 신임 리더의 손익 분기점


 
이하에서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하기 위한 주요 성공 포인트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3. 온보딩 프로그램 성공 포인트  
 
신임 리더에게 기대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하라 
 
리더십 연구가인 고든 아들러(Gordon Adler)는 효과적인 리더 육성은 5단계 정도로 구성되며 전혀 복잡하지 않다고 말한다. 첫째, 실적에 대한 기대값을 정의한다. 둘째, 기대값을 리더에게 명확히 전달한다. 셋째, 교육 등을 통해 성과 창출에 필요한 지식, 역량을 개발한다. 넷째, 기대값 대비 실적을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달성 정도에 따라 보상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는 5단계가 그것이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하였듯이 많은 기업들은 신임 리더가 자신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잘 알 것이라 가정하여 이를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신임 리더들은 새로운 조직에서 무엇을 하여야 할 지 몰라 헤매게 된다. 신임 리더의 초기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임 리더들에게 명확한 기대 역할을 설정해 주어야 한다. 일례로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신임 리더 부임 첫 주에 ‘온보딩 계획서(On-boarding Plan)’을 수립한다. 이 계획서에는 부임 시점부터 6개월 후까지 신임 리더가 해야 할 일들의 우선 순위와 일정이 포함된다. 또한, 상위 리더, 동료 리더, 전문 코치 등과의 미팅을 통해 회사가 신임 리더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적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라 
 
둘째, 신임 리더가 필요로 하는 각종 정보를 시의 적절하게 제공해야 한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된 리더의 경우에는 회사의 기본적인 정책, 업무 규정 등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내부에서 승진한 리더들도 마찬가지다. 흔히, 내부에서 성장해왔기 때문에 당연히 이런 정보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이 알고 있는 지식은 극히 제한적인 것들에 불과할 가능성이 많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영진과 같은 고위 리더로 그 지위가 올라갈수록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정보를 필요로 한다. 중간 관리자급의 리더는 자신의 업무 분야와 자신의 담당 조직에 관한 정보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경영진과 같은 고위 리더가 되면 담당해야 할 업무와 조직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이에 더하여 실무를 수행하기 보다는 전략적인 차원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업무가 증가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다양한 정보도 필요로 하게 된다.  
 
건강 관리 서비스 기업인 블루 크로스 블루 쉴드(Blue Cross Blue Shield)의 경우, E-HR 시스템을 통해 신임 리더들에게 회사의 사업 목표 및 주요 계획, 조직도와 주요 이해 관계자 목록, 핵심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동사의 인사 담당자인 스티브 카푸치오(Steve Capuccio)는 핵심 정보 제공을 통해 신임 리더, 특히 외부 영입 리더들의 조직 적응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 역시 2001년부터 신임 리더들에게 ‘서바이벌 가이드(On the Job Survival Guide)’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가이드 북은 온라인을 통해 제공되며 각 포지션에 따라서 신규 관리자가 어떠한 책임을 가지는지, 업무를 수행하면서 필요한 자원을 어디서 얻을 수 있는지, 업무를 수행하면서 주의해야 할 문제들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정보 제공은 자칫 신임 리더가 너무 늦게 교육을 받게 되는 불상사도 예방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가지고 있다.  
 
리더들간의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라 
 
소위 인맥이라고도 말해지는 네트워크는 리더의 성공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직속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리더의 성공과 실패가 달라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신임 리더들을 한 강의실에 모아두고 교육을 실시하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들 간에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는 리더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포틀랜드 대학(Portland State University)의 탈야 바우어(Talya Bauer) 교수는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는 스스로 주변 이해 관계자와 네트워크를 구축하지만, 내성적 성격의 소유자는 그렇지 못하다”라고 말한다. 즉, 보다 적극적으로 조직 차원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된 리더의 경우에는 더더욱 조직의 지원이 절실하다. 외부에서 온 사람에 대한 배타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리더의 성공에 있어 동료나 상사와의 관계 형성이 중요함을 잘 인식하고 있는 회사들은 신임 리더의 온보딩 과정에 반드시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지식/스킬 교육을 포함시키고 있다. 일례로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Caterpillar)는 신임 리더들을 대상으로 동료, 부하 등과의 관계 형성에 필요한 지식이나 스킬은 물론 직속 상사와의 관계 관리(Managing Upward)에 대해서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단순한 강의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상위 경영진 중 한 명이 교육장을 방문하여 실제 상황처럼 연습을 해보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쉘(Shell) 역시 신임 리더들의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입사 및 승진 6개월 이내에 반드시 온보딩 워크샵에 참석하도록 하고 있다. 전세계의 신임 리더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이 워크샵은 신임 리더들간의 대면 접촉을 통한 네트워크 형성의 기회가 된다. 아울러 참석자들이 모두 신임 리더로써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호간의 경험 공유 및 정보 교환을 통해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교훈을 얻는 등 부수적인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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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으로 피드백과 코칭을 제공하라 
 
신임 리더들은 자신에게 부정적인 평가가 내려질 것을 우려하여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적시에 주어지는 피드백은 신임 리더의 실패를 줄이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GE의 경우, 신임 리더들이 편안하게 피드백을 구할 수 있도록 신임 리더와 직속 상사간 ‘벌칙 없는 논의 시간(Penalty Free Assimilation Session)’을 갖도록 하고 있다. 이 미팅에서는 어떠한 말을 하더라도 그로 인한 불이익이 없을 것임을 회사에서 보장하는 것이다. 신임 리더들은 평소 쉽게 이야기할 수 없었던 고민거리나 질문 등을 자유롭게 말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구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직속 상사 역시 솔직한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을 돕는다.  
 
외부 전문 코치를 활용하여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을 지원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애질런트 테크놀로지(Agilent Technology)의 경우 AON 컨설팅의 전문 코치를 활용하고 있다. 전문 코치는 신임 리더가 조직에 어떻게 적응해가고 있는지를 매달, 그리고 분기별로 점검을 한다. 부임 5개월째가 되면 적응도에 따라서 추가적인 코칭 필요 여부를 결정하게 되고,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6개월째에 코칭은 종료가 된다.  
 
피드백이나 코칭에서 한가지 주의할 점은 처음으로 리더로 승진한 젊은 인재나 상위 경영진들은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듣는데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탁월한 역량을 바탕으로 성공을 거듭해온 젊은 리더나 상위 경영진들은 그 전까지 부정적인 피드백을 들어본 경험이 적다. 또한 자신들이 지금까지 성공해온 방식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기 마련이다. 그 결과 이들은 자신들에 주어지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신뢰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에는 직속 상사나 전문 코치 등 1인의 피드백보다는 360도 피드백이 효과적이다. 상사, 동료, 전문 코치 등 다양한 원천으로부터 같은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나온다면 이를 무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직속 상사의 지원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온보딩 프로그램의 성공적 구축과 실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속 상사의 역할이 중요함을 명심해야 한다.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에 무관심한 상사 역시 신임 리더 실패에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직속 상사는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 과정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문제의 조짐이 보이면 즉시 개입하여 더 큰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예방해줄 수 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직속 상사라 하더라도 문제가 나타날 소지가 보일 때마다 개입하여 코칭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이런 방식은 그다지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점이다. 자칫 상사가 신임 리더를 신뢰하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줌으로써 둘 사이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사는 신임 리더가 겪게 되는 전형적인 문제들의 유형에 대해서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전에 예측을 하여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적절한 시점에 코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위 리더가 코칭을 함에 있어 한 가지 더 유의해야 할 점은 신임 리더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추어 따라오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외부 영입 리더의 경우 새롭게 합류한 조직의 문화 등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초기 정착 과정에서 상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자칫 이들을 기존의 스타일로 뜯어 고치려고 할 경우, 영입 리더의 제 역량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 더구나, 외부 영입의 목적이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려고 한 경우라면 더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Ⅳ. 맺음말 
 
 
‘대부분의 리더들은 시행 착오를 통해서 배워간다’는 리더십 분야의 대가인 톰 피터스(Tom Peters)의 말처럼 신임 리더가 범하는 실수는 리더로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런 실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신임 리더가 실패하게 된다면 기업으로서는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된다. 회사 차원에서 체계적인 온보딩 프로그램을 수립하여 운영할 경우, 새로운 리더가 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대폭 감소됨은 물론 이들의 조직 내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높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AON Consulting, “Best Practices in Executive Onboarding: Accelerating Executive Success”, 2005.
DDI, “Succession Planning Overview”, 2005.
DDI, “Leaders in Transition”, 2007.
Jay Conger, “Slip Sliding Away: How and Why Executives Derail”, 2006, Executive Derailment Teleconference.
Michael Watkins, 「The First 90 Days」, 2004,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Talya Bauer, “On-boarding Newcomers into an Organization”, 2006, SHRM.

(LGERI, 2008. 3. 19. 한상엽)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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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혁신없이 생존할 수 없는 세상이 왔지만, 실제 혁신의 성공확률은 극히 낮다. 혁신의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혁신아이디어를 지지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쉽게 하는 말 한마디가 혁신을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문화적 특성과 그 실천법을 알아본다. 
 
요즘은 기업하기 참 어려운 세상이다. 유행은 갈수록 더 빨리 바뀌고 경쟁은 날마다 더 심해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력 상품 하나만 잘 만들어서, 유통망을 확보하고 싼 가격에 팔면 십 년씩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꾸 바뀌는 고객들의 요구에도 맞추어야 하고 경쟁상품과도 뭔가가 달라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계속 혁신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제품도 혁신, 가격도 혁신, 유통망도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 혁신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라클(Oracle)이 전세계 500명의 기업 리더들에게 물어본 결과, 세 명 중 한 명이 혁신을 못하면 삼 년 안에 기업의 생존이 위험하다고 보았다.
 
반대로 제품 몇 개만 혁신 잘해도 기업이 살고 기업 성공의 지표라는 시장가치가 올라간다. 최근 5년 사이 제품 혁신을 한 기업과 그러지 못한 기업을 비교해 보면, 혁신을 한 기업의 시장가치가 적게는 25%에서 많게는 700% 이상 더 상승했다(<표> 참조). 이 중 도요타는 개선(Kaizen) 방식을 통해 환경친화적 자동차인 프리우스를 개발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을 석권하였다. 중형차 코롤라를 5도어 방식으로 개조한 모델도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런 제품 혁신들을 통해 도요타는 기업가치를 150% 상승시킬 수 있었다. 반면, 같은 기간 경쟁업체인 GM은 도리어 시장가치가 저하되는 참패를 당했다. 한동안 고전하던 애플은 신상품인 아이팟의 성공에 힘입어 순식간에 스타가 되었다. 시장가치가 5년 사이 일곱 배로 뛴 것이다. 생활용품 업계 초일류 기업인 프록터앤갬블의 성공비결 역시 전 세계에서 매출을 10억 달러 이상 올리고 있는 상품 16개 중 대다수가 최근 혁신의 결과물이라는 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비즈니스 위크가 매년 선정하는 “가장 혁신적인 50개 기업에 단골로 등장하는 기업들을 보면 10년 후 누가 세계 100대 기업에 들어갈까 점칠 수 있을 정도로 지속적으로 제품 혁신에 성공하는 기업은 장기적 성공과 생존을 보장받는다. 그러니 수많은 기업들이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제품 혁신에 쏟아 붓는다.


 
<표>제품혁신과 기업 시장가치의 변화(2002~2007)

<표>제품혁신과 기업 시장가치의 변화(2002~2007)


혁신이라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과정이다. 그러기 위해서 몇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우선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창출되어야 한다. 아이디어가 생각났으면 사람들 앞에서 제안을 해야 하고, 제안된 아이디어를 프로젝트로 만들어 시험해 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의사결정을 거쳐 완성한다. 모처럼 혁신적 아이디어를 내봐도 그 중에 성공적으로 개발을 마쳐 실행되는 것은 몇 안 된다. 서양에서는 “좋은 아이디어는 십 원에 열 개씩 살 수 있다 (good ideas are a dime a dozen)”고 하는 데, 이것이 바로 이 실행의 어려움을 두고 하는 얘기다.  
 
통계적으로 보면, 신상품의 경우 3000개의 아이디어 중에 300개만이 제안이 되고, 제안된 300개 아이디어 중 100개만이 프로젝트화 되며, 100개 혁신 프로젝트 중 한개만이 신상품을 만들어 낸다. 말하자면, 혁신적 아이디어가 성공적으로 실행이 되는 확률이 1/3000이라는 것이다. 신약 개발이 생명인 제약업계의 경우는 더 심해서 10000개의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개의 신약이 개발된다고 한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 새로운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는데 개발 도중에 대부분이 죽어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많은 투자를 한 보람이 없다.  
 
혁신적 아이디어는 씨앗과도 같다. 한 사람의 새로운 생각이 조직 전체에, 그리고 나아가 시장 전체에 퍼져 결실을 맺어야 비로서 현실화되는 것이다. 똑같이 씨앗이라도 환경이 좋으면 꽃이 피지만, 환경이 열악하면 말라 죽을 수밖에 없다. 각 혁신 단계에서 한 개의 아이디어라도 더 다음 단계로 많이 넘어갈 수 있도록 해 주면 혁신이 성공하기 쉬워진다. 문제는 새로운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공격적인 말 한마디에도 쉽게 수그러진다는 것이다. 이런 폐해를 막으려면 혁신을 지지하는 문화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각 혁신 단계에서 필요한 문화는 무엇이며 어떻게 그런 문화를 만들 수 있는지 살펴보자.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지 마라” 
 
혁신을 위해 첫 단계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것이다. 문제는 혁신이 필요할 때는 기존의 팀에서 나올 수 있는 아이디어는 다 짜내어 쓰고 난 후라는 것이다. 그 위에 또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것은 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있는 아이디어들을 새로운 방법으로 조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메디치효과(Medicci Effect)라는 것이 있다. 중세 이태리의 메디치 가문이 여러 방면의 음악가, 미술가, 철학자 등을 한 자리에 모아 이들 간의 교류를 장려한 결과로 생겨난 시너지가 르네상스라는 혁신의 시대를 만들어 낸 데서 유래된  용어이다. 이러한 원리가 제품 혁신에 적용되려면 조직의 문화가 개방적이어야 한다. 개방성이라는 것은 분야 간의 장벽이 낮아 뜻밖의 아주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주 접촉하고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 그 접점에서 이때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게 된다.
 
최근 기업들은 이러한 협동의 범위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내부에서의 분야간 장벽을 허물고 뒤섞음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생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 단계 더 나아가 다른 회사와도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며 공동 개발하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Tapscott과 Williams는 위키노믹스(Wikinomics) 개념을 제시하면서 협력의 범위를 극단적으로 고객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서비스를 수백만 명의 고객과 협력하여 개발하여 대대적으로 성공한 회사들을 보면 개방성의 힘을 알 수 있다. 프록터앤갬블이 새로 내놓은 글자를 넣은 감자칩 `프링글스`는 이탈리아 작은 빵집의 기술을 자사 제품에 접목시켜 만든 상품이다. 세계 최고의 소비재 기업이 동네 빵집에게 배울 것이 뭐가 있냐고 생각했더라면 프링글스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자기 분야도 아닌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지 말라”는 의식이 팽배하면 개방성이 생길 수 없다. 자연 아이디어도 나오지 않는다. 혁신을 싹 수부터 자르는 것이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어도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이를 통해 아이디어를 더욱 개발, 확장할 수 있어야 지속적 혁신이 가능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잘 모르는 사람의 시각이 더 신선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다. 구체적으로는 개방성을 높이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장기적 효과를 원한다면 “모두 모여라”를 지금보다 두 배 자주한다. 미국의 혁신 컨설팅 업체인 갭 인터내셔날(Gap International)의 경우는 매 분기 이틀씩 전 사원이 모여 자기 분야의 목표와 성과를 이야기하고 재미있는 영화로 각색하여 보여준다. 자연스레 서로의 업무를 알게 되어 ‘잘 알지도 못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된다. 빠른 효과가 필요한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는 “가장 상관없어 보이는 분야 3가지에 아이디어 내기”와 같은 강제연상법을 쓰면 좋다. IBM이나 의류업체 고어(Gore) 같이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만 하는 시간을 할당하는 것도 좋다.
 
“된다는 증거를 대라”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다면 많이 시도해야 한다. 창의적인 인재가 많이 모여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생각해 냈다고 해도, 제각기 생각한 아이디어 열 개 중에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 하나만 이야기한다면 장기적 혁신기업으로 가는 길은 요원해진다. 이 때에 어려운 점은 혁신적 아이디어는 기존의 방식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려는 사람들이 성공한 사례를 대라고 다그치면 마땅히 이야기할 사례도 아직 없다. 여기다 대고 “성과가 날 것이라는 증거를 대라” 또는 “비슷한 거 해봤는데 안됐어” 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막 올라온 어린 싹을 밟는 행위다.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가 실패하면 어쩔까 두려워하는 분위기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나도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이럴 때 나의 감(感) 하나를 믿고 시도를 해보자는 얘기를 하는 것이 용기이다. 처음에는 엉뚱해 보이고 실패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용기가 있어야 다음 번, 그리로 또 다음 번의 성공적 혁신을 키울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진다.  
<사례> 혁신에 성공하는 고어의 조직문화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를 설립한 릭 라시드 부사장은 2006년 한 인터뷰에서 연구개발자들이 초기단계에 어디에 이 아이디어를 쓸 것인가를 걱정하지 않고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로 용기를 가지게 하려는 노력들이다. 요즘 한국 기업의 수수께끼 중 하나가 왜 똑똑한 사람들을 뽑아놓았는데 이렇게 창의성이 없는가 하는 것이다. 사실은 창의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생각은 많은 데 말할 용기가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철저히 믿고 실천하는 것이 용감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GE가 하듯이 실패 사례에서 좋은 점을 배우는 자리를 마련할 수도 있다. 실패라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고어가 한다는 실패 프로젝트 축하 파티를 열어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실패를 성공과 같을 정도로 좋은 것으로 인식하게 할 수 있다.
 
“내 업무가 아니다” 
 
혁신 프로젝트가 생겨도 구성원들이 이미 하고 있는 일로 바쁘기 때문에 이에 참여하기가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내 실적과 평가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가욋 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내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관심이 없습니다” 하고 발뺌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는 최소한 한 사람이라도 ‘우리 일을 내 일 같이’ 생각하는 지지자가 있어야만 시작될 수 있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 아이디어가 프로젝트가 되어 추진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조직의 성공을 나의 일 같이 생각하는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주인의식이 강한 조직원이 많으면 혁신적 아이디어도 지지자를 찾기 쉽고, 더 많은 아이디어들이 시도될 수 있게 된다. 이 때 혁신적 아이디어 실험의 주인공은 누구나 될 수 있다. 공식적 프로젝트의 리더일 수도 있고 아무 직책이 없는 임시직 말단직원일 수도 있다. 반드시 처음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주인이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꼭 필요한 것은 누구든 주인이 된 사람이 이 혁신적 아이디어와 비전에 열정적으로 끈질기게 매달리는 것이다.
 
최근, 일본 굴지의 마쓰시다공업을 제치고 시장 매출 1위를 차지해 화제가 되었던 미라이공업은 주인의식이 혁신의 추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이 작은 회사의 1만8000종 아이디어 상품 중에는 90%가 특허 상품으로 구성되는 등 큰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이 회사의 야마다 사장은 사원들을 지시, 감독할 필요가 없이 사원들에게 믿고 맡기고 회사가 직원을 감동 시키면 사원은 남들과의 경쟁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노력을 하게 되어있고, 그것은 곧 회사의 성장으로 연결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생각을 하라”는 말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흔히 강조하는 이야기지만, 실제로 제대로 되지 않는다. 모든 사원들이 회사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미라이공업에서는 이것이 실행된다. 사원들은 회사 시스템 개선에서 신제품 개발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1년에 만여 건에 이르는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반대로 폴라로이드의 경우 주인의식이 결여된 환경이 혁신적 아이디어의 실행에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폴라로이드 사진기는 아직 종종 볼 수 있지만 정작 이 회사는 망해 버렸다. 즉석에서 사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폴라로이드 사진기의 주된 무기였는데, 디지털 사진기술이 나온 것이다. 이 회사도 새 기술이 개발되는 것을 알고 있었고 디지털 시장에 들어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이 새로운 분야를 내가 맡겠다고 자청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새로 개발한 인스턴트 사진기 I-Zone는 개발과 영업분야를 담당했던 임원들마저 중도 이직하며 시장 진출 시기를 놓쳤고, 디지털 사진기에게 시장을 완전히 빼앗겼다. 새로 영입된 CFO도 재정적 쇠락에 대한 책임을 지기를 거부했다. 임원들도 주인의식이 없는데 직원들이 주인의식이 있을 수 없다. 이 회사는 결국 2001년 파산했다.  
 
“내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관심이 없습니다” 라는 소리는 주인의식이 강한 문화에서는 좀처럼 들을 수 없다. “나의 일은 나의 일, 너의 일도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야 혁신이 제대로 실행되는 것이다. 주인의식을 높이려면 조직원들은 주인으로 만들고 그렇게 대하는 것이 최고다. 혁신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는 사람에게 팀장을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공한 혁신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만일 아주 체계적으로 하고 싶다면, 법적으로 조직원들을 주인으로 만드는 종업원주주제도 있다.  
 
“아직도 하고 있어?” 
 
많은 혁신 프로젝트가 완성 기한을 넘기고 흐지부지되어 버린다.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 혁신이라면 규모도 크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사안도 많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현저히 약화된다.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밀착성이 강해야 한다. 밀착성이라는 것은 기업의 구성원들이 서로 얼마나 자주 의견을 주고 받는가를 말한다. 개인적으로 동료와 상사들과 친하냐는 것이 아니다. 업무가 끝나고 같이 술을 자주 마신다고 밀착성이 높은 환경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서로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이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업무에 관련하여 자주 의사소통을 하고 서로 하지 못할 말이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혁신적 아이디어의 실행이 보다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매일의 의사소통을 통해, 혁신의 완성에 필요한 다양한 의사결정 사안을 보다 빨리, 그리고 나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의 2003년형 코롤라 자동차의 가격혁신은 이 친화성이 효과를 본 좋은 예이다. 2003년형 코롤라의 생산주임연구원이 된 요시다씨는 생산가격을 15,000불로 유지하면서 디자인과 옵션을 고급화하라는 특명을 받았다. 그는 즉시 큰 방을 마련하고 관계자들이 시도 때도 없이 각 부품마다 생산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토론하도록 하였다. 생산가격, 생산가격이란 말이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자주 토론된 결과, 5년 만에 “15,000불의 고급화된 코롤라”라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기한 내에 현실로 바꾸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이런 조직문화는 극히 드물다. 통신수단이 발달하면서 오히려 같은 사무실에 일하는 사람도 한 달 내내 얼굴 한 번 보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런 분위기에서라면 모처럼 생각하고 실험해 본 혁신적 아이디어도 어느새 잠잠해지기 쉽다. 미국 캐논에서는 조직원끼리 회의 석상 등에서 모두 석상 같은 얼굴을 하고 앉아있는 이스터 석상 효과 (Easter Island Effect)를 타파하고자 노력한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실행하자고 모였는데 모두 큰 바위 얼굴을 하고 뚱하니 쳐다 보는 경우는 없었는가? “언제적 얘긴데 아직도 하고 있어?”하고 관심을 잃은 것이다. 밀착성을 높이려면 사람들이 보다 쉽게 서로 이야기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다양한 의사소통 채널을 마련하고, 선호하는 의사소통 채널을 서로 알려주는 것이 좋다. 전화를 해서 연결이 안되면 이메일을 하고, 이메일로 안되면 방으로 찾아갈 수 있으면 좋다. 홍보와 의사소통을 업무의 일부로 지정하고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멀티미디어를 쓰거나 평소와 다른 장소에서 회의를 해 재미를 더 해주기도 한다. 누구든 재미있는 자리에는 한 번 더 가게 마련이다.   
 
많은 기업들이 혁신을 시도한다. 그러나 말 한마디라도 함부로 해서는 혁신은 시작도 되기 어렵다. 시작돼도 성공하는 확률이 천분의 일이나 만분의 일이 된다. 먼저 혁신을 장려하는 문화가 갖춰져야 한다. 우리 기업이 혁신에 성공하지 못 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나 자신을 점검해 볼 일이다. 기업 안에서 내 업무에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는 사람을 몇이나 알고 있는가? 성공하지 못한 아이디어나 정답이 아닌 답도 중요한 발언으로 보고 박수치고 있나? 내가 이 혁신적 아이디어를 살리는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아이디어가 몇 개나 있는가? 얼마나 자주 이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나? 둘러보면 주변에 틀림없이 혁신의 씨앗이 수없이 있을 것이다. 말 한 마디라도 혁신 팀의 기를 살리는 이야기를 하면, 내가 속한 기업의 성공에 기여할 수 있다.   <끝>
(2008. 1. 16. LGERI, 박은연)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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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성공 비결은 사람 관리에 있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경영 현실에서 성숙한 인간 관계와 내면의 성찰을 기반으로 구성원들을 대하는 인격적 리더가 주목 받고 있다. 성공하는 리더의 ‘인격’에 대해 살펴 본다. 
 
작년 국내 출판업계에서는 유난히 인간 생활의 근본적 가치와 덕목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한다. ‘배려’, ‘경청’, ‘몰입’ 등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들을 보면 기존의 성공학이나 리더십 서적에서 전통적으로 강조되어 온 전문성, 카리스마, 실력 등은 다루지 않고 있다. 반면 성숙한 인간 관계와 내면의 성찰을 기반으로 구성원들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말하고 있다. 각박해지는 경영의 현실 속에서 성숙한 인간 관계와 인간미를 추구하는 추세가 커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리더, 인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경영학자 톰 피터스(Tom Peters)와 로버트 워터만(Robert Waterman)은 그들의 저서 「초우량 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에서 성공하는 조직의 특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한 바 있다. “조직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토대는 사람이다. 이는 가장 당연하면서도 외면되어 왔던 사실이다. 구성원들이 일과 조직에 열정을 가지고 몰입하면서 자발적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조직이 성공할 수 있다.” 바로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관리하는가에 조직 성공의 근본이 있음을 강조한 것이라 하겠다.
 
조직의 성공 비결이 사람 관리에 있다면 리더의 성공 비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리더는 구성원들과 몸을 부대끼며 조직을 이끌어가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리더가 구성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구성원들의 사고와 행동을 좌우한다. 또한 구성원들의 자발적 헌신과 열정은 리더가 구성원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에 달려있다.  
 
리더의 성공, 인격이 좌우한다 
 
「인격의 힘(A Question of Character)」의 저자인 론 시몬스(Ron P. Simmons)는 수많은 기업의 리더들과 인터뷰한 후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리더십에 대한 토론은 대개 능력과 경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결국은 한 개인의 인격과 성실성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얼마 전 한 취업 전문 업체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4명이 존경 받는 상사의 요건으로 ‘인격’을 꼽았다고 한다. 훌륭한 인격을 가진 리더는 통제와 지시 없이도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헌신하게 만든다. 오랫동안 좋은 인재를 잃지 않는 리더의 힘은 실력이나 카리스마가 아니라 바로 훌륭한 인품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3.0세대 CEO가 주목 받고 있다 한다. 작년 뉴욕타임즈(NYT)기사에 따르면, 90년대가 사업적 안목과 강력한 추진력을 기반으로 사업을 일구는 1.0세대 CEO의 세대였다면 2000년대 중반까지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구조조정을 능숙히 하는 2.0세대 CEO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향후에는 재즈 밴드처럼 부드럽게 기능하는 팀을 잘 구축할 수 있는 3.0세대 CEO가 주목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건강한 조직에는 반드시 훌륭한 인격의 리더가 있고 결국 그러한 조직은 성공을 지속할 확률이 높다. 이제는 전략적 통찰력과 카리스마보다 구성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인격적 소양이 리더가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격의 중요성, 불변의 진리 
 
인격의 중요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강조해왔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The Seven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의 저자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 박사는 표면적으로 쉽게 드러나는 성격(Personality)보다는 오랜 노력과 심신의 단련으로 성취되는 성품(Character)이 훨씬 더 중요하고 값진 것이라 말한다(<표> 참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는 말로 유명한 사무엘 스마일스(Samuel Smiles) 역시 저서 「인격론(Character)」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천재성이 아니라 훌륭한 인격이다. 천재성은 감탄을 자아낼 뿐이지만 인격은 끊임없는 존경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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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막론하고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한결같이 훌륭한 인격이 자리잡고 있다. 한낱 농부 출신이었던 유방이 천부적인 장수였던 항우를 제치고 천하를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주변의 인재들을 신뢰하고 포용함으로써 그들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만들었던 훌륭한 인품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전국시대 문무를 겸비한 무사 출신 미쓰히데는 타인의 결점을 먼저 보는 반면 짚신장수 출신의 히데요시는 다른 사람의 장점을 보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결국 훌륭한 인품을 지닌 히데요시는 그의 인품을 보고 몰려든 인재들 덕분에 노부나가의 뒤를 이어 일본 전국시대의 패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훌륭한 인격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성공하는 리더들 역시 끊임없이 스스로를 단련하는 노력과 좋은 습관을 통해 훌륭한 인품을 배양해왔음을 알 수 있다. 링컨 대통령은 젊었을 때 남을 비판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는 이러한 단점을 고치기 위해 자신이 감정이 격해있는 상황에서 쓴 편지는 반드시 며칠 간 서랍에 보관한 후 다시 읽어보고 고치고 나서야 부치는 습관을 들였다고 한다.  
 
리더의 인격을 위한 요소 
 
리더십의 권위자인 스티븐 코비 박사는 인격 단련과 관련하여 내적 성품 중심의 덕목을 제시한다(<표> 참조). 그 가운데 특히 조직의 리더로서 주목해야 할 주요 덕목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1.배려 
 
리더로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인격적 덕목은 ‘배려’이다. 배려는 한 마디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며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영국의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 전 수상이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에서 승리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250여 명의 전사자 가족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고 한다. 여름 휴가도 반납하고 밤을 새워가며 전사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쓰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또는 부인이나 누나의 마음으로 눈물을 흘려가며 한 통씩 진심을 담아 편지를 썼다고 한다. 대처가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리더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인쇄된 편지에 서명만 해도 충분하다는 참모의 권유도 뿌리친 진실된 마음의 배려였던 것이다.  
 
GE의 잭 웰치는 퇴임을 앞두고 가진 한 인터뷰에서 “회사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못 갖춘 직원을 해고한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내가 잔인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나는 회사와 가치관이 다른 직원들에게 빨리 본인에게 맞는 회사를 찾거나 능력을 개발하도록 알려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문제없다는 이유로 그냥 적당히 지내도록 하다가 중년이 훨씬 넘어가서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해고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잔인한 짓입니다” 라고 말했다. 무자비한 구조조정으로 ‘중성자탄’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웰치였지만 깊이 들여다 보면 인간의 가치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존중에 바탕을 둔 배려가 있었던 것이다.  
  
2.정직 
 
정직한 리더는 존경을 받을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성실하게 일하도록 만든다. 반면 도덕성에 문제가 있을 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성공하는 리더가 되기 힘들다. 미국의 리처드 닉슨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큰 지지를 얻었고 재선에서는 60%라는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지지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워터 게이트 불법 도청 사건에 대한 은폐 시도로 결국 1974년 퇴진할 수밖에 없었다. 1996년 미국의 역사학자 36명이 역대 대통령의 업적에 대해 순위 조사했을 때 닉슨은 꼴찌를 기록했다. 리더로서 아무리 많은 업적이 있더라도 단 한번의 도덕성 상실로 물거품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벤처기업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씨는 “벤처기업의 핵심 포인트는 아이템이 아니라 벤처기업인의 사람 됨됨이이다. 정직과 성실을 바탕으로 노력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정직한 리더는 부당한 편법을 쓰지 않고 실력을 통해 정정당당히 경쟁한다. 조직의 성공이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되려면 도덕성에 기반한 리더의 경영 철학이 매우 중요한 요건이 된다.
 
3.절제 
 
성공하는 리더라면 권위를 내려 놓고 감정을 절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코넬대학의 케네스 블랜차드(Kenneth Blanchard) 교수는 저서인「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Whale done)」에서 일을 맡기고 어떻게 하나 팔짱을 끼고 지켜보다가 그 동안 발견한 실수와 허점을 지적하는 관리 방식을 ‘뒤통수치기’ 라고 정의한다. 진정한 리더로 성공하려면 뒤통수치기 방식을 버려야 한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 팀원과 함께 고민하면서도 자율성을 해치지 않고 책임감을 공유하되 적절한 임파워먼트를 해주는 고도의 절제 기술이 필요하다.
 
부정 회계 사건으로 사라진 엔론이나 월드콤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절제하지 못하는 리더는 개인 뿐만 아니라 회사와 구성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준다. “리더 혼자 힘으로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어떤 리더라도 혼자 회사를 망하게 할 수는 있다”는 짐 콜린즈(Jim Colllins)의 말이 그대로 들어 맞는 경우라 하겠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경영컨설팅 기업인 테이블 그룹(The Table Group)을 운영하는 패트릭 렌시오니(Patrick M. Lencioni) 회장은 CEO가 빠지기 쉬운 5가지 유혹의 하나로 회사의 실적보다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는 데 집착하는 것을 지적한다. CEO가 소위 ‘이름병’에 걸리면 그 기업은 반짝할 순 있어도 결국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4.겸손 
 
겸손은 스스로 부족함을 인식하고 항상 배우고 더 나아지려는 자세라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국내 한 경영연구소에서 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성공 요인을 한자성어로 적어보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이 ‘순망치한(脣亡齒寒)’이었다고 한다. 성공은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주변의 여러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의미였다. 이러한 결과는 오히려 성공한 리더의 겸손함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이 다시 평범한 기업 또는 그 이하로 전락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경영자의 자만을 들고 있다. 아무리 기업을 성공시킨 리더라도 스스로 위대하다고 자만하는 순간이 개인적인 실패와 기업 추락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짐 콜린스는 리더십의 최고 수준인 ‘5단계 리더십(Level 5 Leadership)’은 사업가적 의지와 인간적인 겸손함이 결합될 때 가능하며 이를 통해 진정한 위대함이 창출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링컨 대통령은 남북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게티즈버그 전투에서 마이드 장군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존경하는 마이드 장군! 이 작전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모두 당신의 공로입니다. 그러나 만약 실패한다면 그 책임은 내게 있으며 장군은 모든 것이 링컨 대통령의 명령이었다고 말하십시오. 그리고 이 편지를 모두에게 공개하십시오!” 책임은 자신이 지고 영광은 부하에게 돌리는 겸손한 리더 링컨의 인격이 잘 드러난다 하겠다.
 
5.용기 
 
용기 역시 다양한 상황을 접하는 조직의 리더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이다. 예를 들어 당장의 이익이나 주위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신념을 굽히지 않는 용기, 부당한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 부하의 장점을 인정하고 배울 수 있는 용기 등이 그것이다.  
 
1982년 미국 시카고에서는 독극물이 들어 있는 타이레놀을 복용한 7명의 시민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존슨앤존슨의 제임스 버크(James E. Burke) 회장은 기업 존폐의 위기에 서 ‘타이레놀’을 더 이상 브랜드명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컨설팅 회사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동일 브랜드의 새 제품을 출시하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품 전량을 수거하고 처리 과정을 공개하면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당당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회사는 빠른 시일 내 이전보다 더 좋은 성과와 기업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리더의 인격, 조직 차원에서 바라볼 때이다 
 
인격은 본질적으로 개인의 문제이다. 그러나 조직을 책임지는 리더의 인격은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조직 차원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 실제로 많은 미국 기업들은 기업의 성과가 사업적 요소만큼이나 인간적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유명 MBA 스쿨들이 앞다투어 CEO 등 리더급을 대상으로 문학과 역사 과목들로 구성된 인문학적 교양 과정을 개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적인 금융 기업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까다로운 인재 채용 방식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뉴욕 본사와 해외 지사를 오가며 20회 이상 면접을 진행하는 이유는 지식과 재능뿐만 아니라 지원자의 도덕성이나 윤리관 등 사람됨됨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문(文), 사(史), 철(哲)로 대표되는 인문학을 경영의 토대로 삼는 ‘인문경영’이 관심을 끌고 있다. 매일마다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치열한 비즈니스의 전장일수록 오히려 사람간 관계와 삶의 근본적인 원리에 대한 이해가 생존의 기본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기업 환경이 아무리 복잡해져도 결국 기업 운영의 주체와 객체는 모두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때이다.
(LGERI, 2008. 2. 18. 강진구)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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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보 1호 숭례문이 불에 타 소실되었습니다.
어젯 잠 저녁에 화재발생했다는 소식듣고 화면을 본 후 5시간여만에 완전히 소실되었습니다.

처음엔 연기만 조금 나기에 약간 훼손만 되고 금방 진화될 줄 알았습니다.
누가 보아도 방화임에 틀림없어 보이는 사건입니다.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만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소중한 가치들이 여럿 있겠습니다만 옛 사람들의 땀과 혼이 밴 사적이 불탄다는 것은 무척 가슴아픈 일입니다. 평소 문화재에 관심있어 한 분들은 더더욱 그렇겠지요.
지난해 서울국제 마라톤대회 때 세종로 이순신장군 동상 앞을 출발한 대오가 숭례문을 지날 때 본 모습이 그 온전한 마지막 모습이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달리는 바람에 바라 본 숭례문의 모습이 제 기억에 남는 마지막 모습이라니.

600년 역사를 살아 숨쉬어 온 문화재가 5시간 화마에 날아가다니 참 어이 없는 일입니다.
불을 놓은 사람이나, 관리당국과 소방당국이나 웬지 아끼는 마음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아쉽습니다. 우리에게 소중한 가치가 너무 돈에 치중한 까닭은 아닐런지 우려스럽습니다.
문화재를 잘 보존하는 것은 얼핏 보면 생산과 직접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다시말해 돈되는 일이 아니겠지요. 그것을 관광산업에 도움된다 운운하는 것은 웬지 그 가치를 절하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우리가 오늘 있기까지 훌륭하든 그렇지 못하든 조상들의 땀과 혼이 서린 문화재는 현재의 살아있는 보물인데 말입니다.

몇 년 전 낙산 의상대가 불탈 때도 한숨이 절로 나왔는데, 오늘 새벽 벌어진 참상은 더 어이가 없습니다. 우리 사회엔 무너져내리는 것이 왜 이리 많은 지 모르겠습니다.
도처에서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희망을 일구고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아름다운 모습도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 시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조물들은 너무도 쉽게 무너져 내립니다.

이제 더 이상 무너져 내리지 않았으면 하고 바랍니다.
우리가 솟구쳐 오를 건 소중한 건조물과 문화재의 불기둥이 아닙니다. 희망의 불기둥이고 열정의 불기둥이어야 겠죠.

서울에서 가장 오랜 목조건축물 숭례문을 잃어 버린 날 가슴에 담긴 바를 나즈막히 적어봅니다.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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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을 마치고 저를 포함한 세상 사람들이 뉴스를 심야에 시청하는 경우가 꽤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듣는 뉴스의 대부분은 아쉽게도 불행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룹니다.
사건.사고, 정치이야기 등.

밤늦은 시간에 이런 뉴스들은 행복한 삶을 방해합니다.
편히 자는 것에 지장을 초래합니다.
우리 사회가 가진 정상적인 도덕관념이나 보편적인 시민사회의 정서로 보면 이해 안되는 뉴스거리들이 머리를 어지럽히기 때문입니다.

그 자체는 작은 뉴스이지만 정상적인 도덕관념이나 정서에 치명적 상처를 입히는 뉴스도 있습니다.

어제는 한 어린이집 교사가 다섯 살 여자 어린이의 옷을 벗겨서 추운 날 문 밖에 세워 놓은 뉴스를 접했습니다. 또, 탄식이 나왔습니다.
세상 소식을 닫고 살아가야 하나? 하고 말입니다.
이처럼 범위와 행동이 작은 공간에서 이루어진 행위라 할지라도 우리의 건전한 도덕과 정서를 무참히 짓밟는 행위는 불행한 사회의 지표일 수 있습니다.

잠정결론입니다.
가급적 늦은 밤에 뉴스 프로그램을 보지 않겠다.
좋다. 나도 이 사회의 일원인만큼 세상이야기에 억지로 눈감지는 않겠다.
내가 전문으로 하는 일과 직업, 커리어에 관한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이것을 펼쳐야 하는 세상은 또 얼마나 중요한 환경인가?

오늘 [비망록]이라는 저의 블로그 분류제목을 "세상의 창"으로 개칭합니다.
앞으로 가끔 세상의 이야기에 관한 짧은 의견을 낮은 목소리로 적어볼까 합니다.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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