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이력서를 쓰다보면 인적사항에 부모의 직업과 학력을 써넣는 곳이 있습니다. 처부모님이 대학을 못 나온 것이 취업에 불이익을 줄 까봐 불안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합니다.

또 이력서에 보면 키와 몸무게 같은 신체지수를 쓰라는 내용이 있는데, 저는 남자여서 별로 신경 쓰이지 않지만 여자분 들은 무척 불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업이 부모의 학력이나, 직업, 또는 자신의 키나 몸무게 같이 업무에 직접 상관없는 정보를 요구하는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정말로 그것들이 취업의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인가요? 


A.

불필요하고, 차별의 소지 있는 이력서 기재사항

대학내일 462호 표지

이력서 또는 입사지원서의 기재사항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흔히 ‘문방구 이력서’라고 불리는 인사 1호 서식부터 자세한 것까지 다양합니다. 이력서는 지원자의 기본적인 정보와 업무에 적합한 자격과 능력, 경험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가장 기본적인 서류입니다. 그런데 양식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상세한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것들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특히, 키와 몸무게 등 신체 관련한 정보는 꼭 필요한 해당 분야가 아니면 상당히 인권침해적 요소가 많은 부분입니다. 부모의 학력이나 직업, 신체지수와 같은 지원분야와 상관없는 정보를 요구하는 이유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습니다. 또한, 그것이 꼭 필요한 일부 모집분야 외에는 서류전형의 사정기준으로 작용하지도 않습니다. 제 소견으로는, 과거부터 내려오는 관행이 과감히 시정되지 않는 타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국내 주요 취업포털사이트가 등록하도록 요구한 이력서에도 선택사항이긴 합니다만, 키와 몸무게, 혈액형까지 기재하도록 한 것은 매우 불합리한 내용입니다. 이런 내용은 건강기록에나 있을 법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근로기준법에 성차별은 물론, 국적과 신앙, 사회적 신분상의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노동부의 표준이력서 가이드라인

채용에서 남녀차별과 불합리한 채용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서 노동부에서는 지난 2007년 12월부터 ‘표준이력서(입사지원서)’와 ‘면접 가이드라인’을 개발, 기업들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표준이력서의 주요 적용원칙은, ①사진은 삭제원칙, ②주민등록번호는 나이나 성별을 파악할 수 있는 앞자리 번호 2개는 삭제원칙, ③학교명․재학기관 삭제, 학력 및 전공표기는 가능, ④병역필 여부나 병력기간은 기재 가능 등입니다. 이 정도가 일반적인 글로벌 표준에 가깝습니다만, 아직 우리 기업들의 현실에는 요원해 보입니다.

실제 이력서 작성 시 고려사항

노동부의 표준이력서 가이드라인에 기초해서 이력서를 실제로 작성하려면 많은 갈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입사지원자는 기업보다 확실히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권리일지라도 쉽게 주장만 하면 입사기회를 초기부터 잃어버릴 위험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력서 작성할 때는 적절한 타협도 필요합니다. 채용에 불필요한 내용이 기재사항에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입사전형 당락에 영향은 거의 없으므로 특별히 밝히고 싶지 않은 부분을 제외하곤 기재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불필요한 기재사항 대부분은 사실확인조차 쉽지 않은 항목들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고 스스로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끝) (대학내일 462호. 2009. 4. 6 ~ 4. 12)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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