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코치로서 활동하다 보면 참으로 다양한 삶과 커리어를 만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의 커리어가 씌어진 이력서와 경력소개서를 읽어보아도 완전히 똑같은 커리어는 하나도 없습니다. 사람의 삶이 얼마나 새롭고 독창적인 것인지 그것을 직접 운영하는 당사자는 알지 못합니다. 남들과 다 똑같이 산다고 생각하고, 자신없어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커리어코치로서 강의를 하거나 개인코칭을 할 때 조심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코치이(coachee; 코칭받는 사람)에 따라서 코치의 조언이나 격려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사례 두 가지를 떠올립니다.

한 대학에서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한 학생이 물었습니다. 교문을 향해 걷는 동안 내 옆에 바짝 붙어서 진지하게 묻습니다. 두 주 연속 이어지는 강의시간 내내 자기 머릿속에 자신의 꿈, 자신의 직업적 전망에 관해서 확신이 들더랍니다. 그것은 직업군인(장교)가 되는 것이랍니다. 지금 대학 2년인데 3사관학교에 편입해서 앞으로 장교가 되어 직업군인으로서 살고 싶다고 합니다. 내가 강의에서 말한 '나만의 커리어 키'를 찾는데서도 완전히 일치하는 직업이라고 합니다. 열정을 불사를 일이고, 최고가 될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중학생 시절부터 군인이 되는 것을 꿈꿔온 현대적 군인지망생입니다. 그런데 이 학생은 주변 친구들이나, 특히 부모님의 심한 반대에 봉착해 있나 봅니다. '요즘 세상에 웬 군인이냐', '사관학교 출신도 아닌데 장교가 되어도 진급이 안되면 10년만에 옷 벗어야 하는데 그 길을 왜 가느냐' 는 등의 애정어린 지적이지만 용기를 꺾는 말들 뿐이었답니다. 순간 일생일대의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문을 향하다가 잠시 벤치에 앉았습니다.
'군인이 될 것을 생각하면 어떤 생각이 드느냐?' 고 물었더니 가슴이 뛴답니다. 꿈이 그려진답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냐?' 고 묻자, 정말 하고 싶은 일이고 중학생 시절부터 그 길만을 꿈꾸며 살아왔답니다.

이런 경우 부모님과 주위 친구들의 걱정은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명확합니다. 이 학생의 인생은 학생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밀고 나가야지요.
부모님과 친구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몇 가지 조언을 했습니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노력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구요. 일반적인 군인만을 연상하지 않고, 지식산업시대의 현대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군인을 연상하면서 많이 공부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설령 진급하지 못하여 나오는 한이 있더라도 10여년 군생활 동안 충실히 공부하고 자신의 경험을 전문화, 지식화 시킨다면 새로운 비즈니스로도 얼마든지 전환이 가능하니까요.

대화 마무리 무렵에 그 학생의 고맙다는 인삿말과 함께, 이제 부모님을 설득할 자신도 생겨서 힘이 솟는다 말이 장하게 들립니다. 아직 젊은 학생이지만 이제 서서히 자신의 인생, 자신의 커리어를 스스로 선택해서 환경과 난관을 뚫고 나가는 첫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돌아서며 다시 생각합니다. 내가 만일 부모님 걱정이 타당하니 생각을 좀 다시 해봐라고 했더라면 어땠을까? 그 학생의 고민 가운데 우연히 만난 강의와 코칭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커리어코치라고 하여 모든 사람의 인생, 커리어를 훤히 꿰뚫을 수 없는 일입니다. 신중한 격려와 지적, 조언이 있어야 합니다. 코치는 아무리 조언이나 컨설팅 보다 지지, 지원(support), 코칭을 한다 하여다 코치이는 받아들일 때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잡을 동앗줄이나 지푸라기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욱 신중해져야 겠습니다.  (2007년 3월 27일)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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