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 감동하게 하려면 어찌해야 할지요. 종일 답답합니다.'라는 문자가 오후 11시 거의 다되어 휴대폰 메시지로 왔다. H군의 문자 메시지이다.
지난 해 공무원 면접을 앞두고 나와 인연이 닿았던 친구이다.
그는 지난 해 9급과 7급 공무원시험에 모두 합격해 7급 공무원으로 근무중이다. 합격한 후 같이 코치했던 친구들과 만날 기회도 한 두 차례 있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미래와 공직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던 그였다. 올해 초에 만난 후 연락은 서로 못하고 있던 터였다.

그러던 그가 몇 시간 전에 이런 문자를 보내온 것이다.
하하, 웃음이 났다. 면접 준비하면서 많이 대처를 준비한 건데 이제 실전에 부딪혀보니 역시 어려운가보다. 당연한 일일게다.
그래서 난, '그 순간에 최선다해 웃으며 친절하게 업무처리해 주고, 다음 날 전화나 문자 또는 메일로 업무처리에 부족함은 없었는지 보내봐요^^'라고 문자로 답해줬다.

다시 돌아온 메시지인즉, 민원인 응대하는 업무를 맡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배운 지식을 전혀 응용하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스럽다며 자탄한다.
하하, 첫 술에 배부르랴? 당연히 민원인을 처음 응대하기 시작하면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그동안 공무원 시험공부 하느라 사회접촉도 부족했는데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저앉지 않고 민원인에게 핀잔 당하지 않음에 그치지 않고, 감동주려고 모대기는 모습은 차라리 순수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틈틈히 책도 읽으면서 정신에 자양분을 주고 싶단다. 일만 하는 건 심성을 황폐하게 할 것 같다고 한다. 문자대화로 길게 말할 수 없지만, 오늘은 그저 책 한 권을 추천하는 것으로 대화를 마무리해야겠다. 버트런트 러셀의 <행복의 정복>을 추천했다. 1930년대 저작이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던지는 고고한 메시지가 있다. 쉽게 쓰여졌고 일과 행복에 관해 생각하는 사람에게 떠오르는 책이어서 바로 문자 보냈다.

내가 지난 해 공무원면접 코치를 하면서 인연을 간직해 온 사람들 중에 이렇게 소중한 소식을 전해오는 경우 참 기쁘다. 또, 오늘 처럼 자신의 업무상, 진로상의 문제, 인생의 문제를 상의하는 경우 문제는 무겁지만 그래도 반갑다. 앞으로 이런 인연이 많아지면 힘들어지려나?  하하, 그건 그 때가서 효율적으로 다루어보자. 오늘 어쨌든 참 반가운 문자대화였다.

Posted by 커리어심리학자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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