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시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3.03 2007 신생 및 이색직업 (7)점역사
2006년 11월, 한국한국고용정보원에서는 급변하는 직업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진로선택에 대한 열린 시각을 제시하고자「2007 신생및 이색직업」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자에 [웰빙 및 여가], [과학및정보통신(IT)], [의료, 교육 및 기타], [영화 및 드라마속 이색직업] 등 4편에 걸쳐서 37개의 직업에 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원문을 거의 그대로 옮겨 싣겠습니다.

일곱 번째는 [의료, 교육 및 기타] 편의 점역사입니다.  <서형준 주>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번역가!
 
점역사
 
점역사는 말이나 글을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읽을 수있는 형태의 문자, 즉 점자로 고치는 일을합니다. 글을 점자로 옮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번역가라고 할 수있죠.

점역사














어떤 일을 하나요?

    우리가 눈으로 읽는 일반도서들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책의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시각장애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각종 도서를 점자로 고친 '점자도서'와 내용을 녹음하여 들려주는'녹음도서'가 있습니다. 일반도서를 점자도서로 바꾸는 것을 점역이라 하는데, 이렇게 말이나 글을 손가락으로 읽을 수 있도록 점자로 바꾸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점역사입니다.
  점자의 등장은 약 2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연구와 발전을 거듭하여 6개의 점의 위치에 따라 고유번호를 붙이고, 이 점들을 조합하여 글, 그림, 수식, 외래어 등을 표현하는 6점형 점자가 보편화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점자판과 점자타자기를 사용하여 바로 점자로 옮기는 작업을 했으나, 오늘날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점자로 바꿉니다. 먼저 점역할 대상의 특징에 따른 점역전환프로그램을 선정하고, 일반도서의 글을 그대로 컴퓨터에 한글로 입력하거나 스캐너를 사용하여 입력한 후 점자프로그램에서 점자로 바꾸어 줍니다. 점역을 마치면 반드시 교정사의 교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시각장애인인 '교정사'가 점역된 내용을 점자프린터로 뽑거나 시각장애인용 점자입출력기를 사용하여 일반도서와 대조하고, 오타나 맞춤법을 교정하는 일을 합니다. 교정 후에 제본과정을 거쳐 드디어 점역도서가 만들어 집니다.
  점자는 점 6개로 한글, 숫자, 그림, 영어 등을 모두 표현해야 하므로 상당히 복잡하지만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한 권의 일반도서가 점역도서로 만들어지기까지는 2~3개월의 시간이 걸립니다. 한글이나 영어는 정해진 일정한 규칙이 있고, 컴퓨터 프로그램도 구축되어 있어서 작업이 수월한 편입니다. 수학, 과학 그리고 중국어나 불어 등 제2외국어, 악보 등을 특수 점역이라 하는데, 이를 점역하는데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또한 지도, 동물 등과 같은 그림은 일일이 송곳으로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입력작업을 하기 때문에 눈의 피로와 어깨나 손목 등의 통증을 경험할 수 있고, 의뢰된 서적들이 대부분 시험 날짜나 개강일로 기간이 정해져 있어 일정을 맞추기 위해 야근을 하기도 합니다. 사회복지시설, 전문출판업체 등 활동 분야에 따라 근무 환경이 상이하지만, 대부분 점역업무는 장애인복지관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근무여건이 좋은 편입니다.

어떻게 준비하나요?

  점역사가 되는 데 특별한 학력제한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책읽기를 좋아해야 하고, 꼼꼼한 성격이 도움이 됩니다. 이공계 전공자이거나 외국어 전공자, 음악 전공자라면 특수점역분야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채용 시 자원봉사 경력을 중요하게 여기므로 가까운 사회복지시설, 특히 시각장애인 기관에서 실무를 경험해 보거나 시각장애인들과 교류를 갖는 것이 취업에 도움이 됩니다. 관련 민간자격증이 있으나 취업을 위한 필수조건은 아닙니다. 점자를 익히고 점역프로그램 사용법을 익힌다면 자격증 없이도 활동이 가능합니다.
무엇보다도 상대방의 장애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대부분 팀을 이루어 근무하므로 대인관계가 좋고, 의사소통능력과 컴퓨터활용능력이 있으면 유리합니다.
  장시간 앉아서 입력작업을 하기 때문에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에게 적합합니다. 학습교재가 점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제대로 기록되는지 더욱 세심하게 점검할 수 있는 꼼꼼한 성격이 좋습니다.


이직업의 현재와 미래는?

   양질의 언어생활 및 문자생활 영위를 위해 시각장애인들에게 점역도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편이어서 향후 복지수준이 높아질수록 점역사들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점역의 분야는 소설부터 전공서적까지 다양합니다. 외국어나 전공서적을 점역하는 경우 복지시설에 의뢰하면 2~3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프리랜서에게 의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점자 전용프린터가 고가이다 보니 프리랜서로 활동하기에는 제약이 따릅니다.
  대부분의 점역사가 소속되어 있는 사회복지시설은 국가에서 예산을 전액 또는 일부 보조해주고 있으며, 학교법인, 종교단체, 사회복지법인 등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입은 사회복지사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들의 일은 학습교재의 점역일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특히 과학, 수학, 제2외국어, 악보 등의 특수 점역은 점역프로그램으로 할 수 없으므로 점역사가 직접 점입력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런 특수 분야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갖고 준비한다면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위치를 보다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Interview


서미란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 점역출판부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 점역출판부
서미란

Q.어떤 일을 하시나요?
A. 저는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점역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읽을 수 있는 도서를 '묵자'라고 하는데, 이런 일반 인쇄물을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읽을 수 있는‘점자’로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죠. 80년대에는 점자타자기를 이용하여 직접 종이에 옮기는 작업을 하였으나 90년대에 들어서는 자동 점역프로그램이 발달하여 현재는 컴퓨터로 대부분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스캔 작업을 해서 얻은 문서파일을 일정한 점역규칙에 따라 교정하거나 문서 편집기로 워드작업을 한 문서파일을 자동 점역프로그램으로 점역하여 점자 프린터로 출력 후 점역물을 만들어 냅니다.

Q.어떤 동기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어요?
A.처음부터 점역사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하진 않았어요. 어머니가 시각장애를 갖고 계셔서 어려서부터 시각장애인들과 만날 기회가 많았습니다. 실생활에서 그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그들에게 더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제가 점역 일을 하게 된 데는 이러한 성장 배경의 영향이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무 살에 자원봉사로 점역 일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 후 사회복지시설에서 몇 년 근무하다가 지금 이 곳으로 옮겨 점역사로 일한지 벌써 4년이 되었어요.

Q.이 직업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언제 보람을 느끼시나요?
A.장점이라면 컴퓨터와 책만을 상대하기 때문에 사람들과 부딪치며 받는 스트레스는 적다는 것입니다. 컴퓨터만 있으면 일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재택근무도 가능할 것 같고요. 그러나 대부분 장시간 앉아서 워드작업을 해야 하므로 어깨나 손목이 아프고, 늘 모니터를 봐야 하므로 시력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요사이 시각장애인들이 녹음테이프나 전자도서 등을 통해 보다 수월한 방법으로 정보에 접근하고 있으나 점자도서는 여전히 시각장애인들에게 필수불가결한 정보매체입니다. 따라서 시각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일을 한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Q.보수 및 근무환경은 어떤가요?
A.점역업무는 대부분 장애인복지관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의 보수는 사회복지사에 준하여 받습니다. 꼼꼼함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무엇보다 보수 때문에 남성의 활동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보수는 낮아도 안정적인 직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될 수 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끼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적합합니다.

Q.향후 이 직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세요?
A.전망이 밝으면 안되는 직업이란 생각은 드는데요, 점역 일이 시각장애인이 존재하는 한 꼭 필요한 일들이고, 선천적 장애뿐만 아니라 후천적 장애도 많은 요즘, 점역물 수요에 비해 턱없이 적은 점역사가 활동하고 있어서 앞으로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교육기관이 없기 때문에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복지관과 같은 관련기관에서 자원봉사 등을 통해 익히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무보수로 일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정말 이 일을 하고 싶다면 그 정도의 투자는 필요하겠죠.
 (끝)

Posted by 서형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