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책 많이 읽은 것도 취업에 도움이 되나요?

안녕하세요. 서울 모 여대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내년부터 당장 구직에 들어가야 하는데, 솔직히 막막합니다. 스스로를 돌이켜보면 남들보다 잘 하는 것 하나 없고 준비해놓은 것도 없습니다. 내세울 것은 책을 많이 읽은 것, 그거 밖에 없습니다. 어릴 때부터 속독을 배워서 책은 상당히 많이 읽은 편입니다. 또 좋아하고요. 요즘 인문학 얘기가 많이 나와서, 혹시나 책 많이 읽은 것도 취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궁금해서 질문 드렸습니다. 과연 도움이 되긴 하나요? 된다면 어떤 쪽으로 살리는 것이 좋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책을 많이 읽은 것도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취업에 있어 책을 많이 읽은 경험이 도움이 되는지는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단순히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은 것만으로는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기업의 취업은 업종, 직종에 따라 가장 들어맞는 능력과 그 기업에 적합한 인재를 선별하여 채용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기업의 일반적인 취업요건에 어느 정도 맞는다는 전제 위에서 상대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학내일 493호 표지

업종별로는 출판사, 광고, 언론사에 적합합니다.

  순수하게 책을 많이 읽은 경험을 선호하는 업종으로는 출판사, 광고회사, 언론사 등이 해당합니다. 그 회사의 주력산업이 책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업종입니다. 출판사는 물론이고 창의적인 광고 문안을 기획해야 하는 광고회사, 폭넓은 식견과 경험을 높이 사는 언론사 등입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단순히 책을 많이 읽은 것을 넘어 책을 바라보는 시각과 시장을 읽을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바로 그러한 안목을 갖출 가능성이 큰 분야입니다.

직종별로는 출판기획, 카피라이터, 기자, 작가, 편집자 등입니다.

  파괴적인 현대문명의 오래된 희망을 인문의 힘에서 찾는 것은 중요한 시도입니다. 사회 각계에서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평가와 부흥 노력은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의 단기적 이익추구 관점은 아직 인문학의 힘을 기업의 생산력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다독과 인문학적 소양 자체가 많은 기업에서 우대되는 것은 아닙니다. 직종에 따라 깊은 창의력이 필요한 출판기획, 카피라이터, 기자, 작가, 편집자 등은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직종들입니다.
  기업이 요구하는 일반적인 구비요건(스펙) 없이 책을 읽은 능력과 경험만으로 기업의 문을 활짝 열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일반적인 요건 위에 다독을 통한 깊이 있는 통찰력과 식견을 자기소개서 등에 잘 녹여낼 수 있다면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령만능의 식상한 문구와 미사여구가 아닌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은 사람의 힘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책을 쓰는 것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학생으로서 많은 책을 읽고, 사색을 즐겨하여도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어떤 분야이든 책을 쓰기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불가능한 일은 더더욱 아닙니다. 지금부터 매일 조금씩 글 쓰는 습관을 들이고, 점차 분야를 모아 나가면서 수년간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고, 또 써 간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사회 초년생으로서 직업세계에 내딛는 첫발이 어려울 뿐이지, 통찰력 있고 어떤 분야에 남다른 관심과 식견이나 경험이 있다면 얼마든지 쓸 수 있습니다.
구직활동을 앞둔 선택의 시점에서 직업세계의 첫 관문을 두드리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정말 책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일생의 단 한 권이라도 책을 써보겠다는 의지로 매진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정말 책을 사랑하고 많이 읽은 분이라면 그것이 당장 취업에 쓰일 자격증과 같은 겉으로 내세울 조건은 아니어도 반드시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건투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끝) (대학내일 493호. 2009.11.23~11.29)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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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한국한국고용정보원에서는 급변하는 직업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진로선택에 대한 열린 시각을 제시하고자「2007 신생및 이색직업」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자에 [웰빙 및 여가], [과학및정보통신(IT)], [의료, 교육 및 기타], [영화 및 드라마속 이색직업] 등 4편에 걸쳐서 37개의 직업에 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원문을 거의 그대로 옮겨 싣겠습니다.

세 번째는 [웰빙 및 여가]편의 피오피(POP)디자이너입니다.  <서형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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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손글씨 광고, 우리가 만들어요~
피오피(POP)디자이너

  '이 물건 살까? 말까?' 고민하는 우리에게 상품구입을 유도하는 친근한 글씨체의 광고를 본 적이 있죠? 앙증맞은 글씨, 예쁜 색상의 광고문구 등 매장분위기나 광고내용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된 POP광고를 자주 접할 수 있는데요, 이것을 직접 손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피오피(POP)디자이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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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하나요?

  ‘예쁜 손, 예쁜 발’,‘ 특별 할인축제’,‘ 맛과 향이 좋은 원두커피’...
길을 걷다보면 우리의 눈을 끄는 앙증맞은 손글씨 광고를 쉽게 볼 수 있죠? 아기자기한 손글씨로 가격표와 함께 상품을 소개하거나 할인행사 등을 알리는 광고문은 컴퓨터나 기계로 찍어낸 딱딱한 글씨에서 느낄 수 없는 친근감이 느껴지는데요, 이런 광고를 만드는 사람이 바로 피오피(POP)디자이너입니다.

 POP광고(Point of Purchase Advertising)란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는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광고형태, 즉 구매시점 광고를 말하는데, 그 중 상품의 특성에 맞는 개성있는 글씨체를 사용하여 광고하는 손글씨 POP광고가 최근들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간판이나 현수막, 포스터, 전단지 등의 광고는 따로 불려지는 용어가 있기 때문에 통상 ‘POP광고’라 하면 ‘손글씨 광고’, ‘수작업 광고’를 말하며, 이런 POP광고는 전부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기POP’라고도 합니다.

  외국에서는 이미 1930년대부터 POP광고가 활용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약 20년 전부터 백화점 슈퍼마켓에서 반짝세일, 행사 등을 알리기 위해 멀리에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손으로 직접 광고물을 만들어 왔습니다.

 피오피(POP)디자이너의 하는 일을 알아볼까요? 고객이 광고물 제작을 의뢰하면 이들은 먼저 요구사항, 매장성격 등에 따라 제작물 사이즈, 형태, 들어갈 광고문안, 글씨체, 색깔 등을 결정합니다. 특히 POP광고는 바쁜 현대인들의 눈에 띄기 위해 간단명료한 디자인, 광고효과가 큰 색상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노랑색은 가장 가독성이 높은 색상이어서 모든 업종에 효율적이며, 음식점 광고의 경우 입맛을 돋우어 식욕을 자극하는 주황색 또는 붉은색을 많이 사용하고, 병원의 경우에는 신뢰감이나 책임감을 주는 푸른색을 많이 사용합니다. 또한 여성관련 업종에서는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감성적 이미지인 핑크계열 색상을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직접 고객이 문구를 만들어 의뢰하는 경우 광고에 적합한 문구인지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주로 머메이드지, 디자인지 등의 색지와 포스터 물감, 평붓 등이 필요합니다. 결정된 내용을 평붓을 사용하여 직접 색지에 쓰게 되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포인트를 주어야 할 글자에는 주변 글자보다 우선적으로 보이기 위해 테두리 작업을 하고, 파스텔, 펜, 반짝이 등을 사용하여 꾸며 주기도 합니다. 광고물이 완성되면 코팅하여 의뢰한 고객에게 전달합니다.

어떻게 준비하나요?

  피오피(POP)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전공 및 학력 제한은 없습니다. 보통 관련업체에서는 채용 시 지원자의 경력사항과 직접 제작한 POP작품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을 미리 만들어 지원을 준비해야 합니다.
  전문 사설교육기관, 각종 기관의 문화센터 등에서 배울 수 있으며, 최근 손글씨 광고제작에 관심이 증가하면서 대학의 광고홍보학과 등에서도 관련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므로 성실함과 인내심을 갖춰야 하며, 고객을 직접 상대하므로 서비스 정신이 필요합니다. 또한 소비자의 눈에 잘 띄게 만들기 위한 창조력과 디자인, 색감, 형태 등에 대한 안목이 있다면 취업에 유리합니다. 예쁜 글씨체가 기본이 되어야겠지만 글씨를 잘 못쓰더라도 글씨체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눈썰미와 손재주가 있다면 연습을 통해 실력을 쌓을 수 있습니다.


이직업의 현재와 미래는?

  글씨는 우리 생활에 필요하지 않은 데가 없고, 응용분야도 다양합니다. 컴퓨터의 발달로 예전보다 직접 손으로 글을 쓰는 일은 줄었으나 POP광고의 경우 컴퓨터 작업만으로는 쉽지 않은 입체POP가 개발되면서 다시 수기로 작업하는 것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처음에는 단순히 광고제작의 목적으로 관련 교육기관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유치원 교사나 초등학교 교사, 주부 등 예쁜 글씨에 관심을 갖고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글씨체와 색깔을 적절히 사용하면 식품은 더욱 신선하고 먹음직스럽게, 비싼 가구는 더욱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실시간 바뀌는 정보를 그때그때 소비자에게 빠르게 알려줄 수 있기 때문에 POP광고가 늘고 있습니다. 이렇게 POP광고는 매장 안에서 소비자의 구매결정을 촉진시키고, 잠재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으므로 할인점과 같이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구매하는 매장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현재 다양한 연령 대의 여성들이 피오피(POP)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문매장에서 일할 경우 수입은 월 120~150만원 정도이며, 기술을 익혀 직접 전문매장을 창업하거나 인력양성을 위한 강사로도 활동할 수 있습니다. POP광고는 사람이 직접 손으로 쓰기 때문에 컴퓨터의 한정된 서체보다 상품 특성에 맞는 다양한 글씨체로 글자마다 살아있는 갖가지 표정들을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처럼 수기로 제작되는 POP광고의 선호증가로 인하여 피오피(POP)디자이너의 수요 또한 꾸준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평면 및 입체 디자인에 대한 감각뿐만 아니라 판매되는 물건의 특징, 소재, 가공방법, 비용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실력을 갖춘다면 꾸준히 활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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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피오피
임의정 실장

Q.어떤 일을 하시나요?
A. 저는 피오피(POP)광고물을 제작하는 POP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팝이라고 읽는 분들이 많은데, 'Point of Purchase Advertising’의 이니셜로 피오피라고 읽어야 옳습니다. 이는 구매시점 광고로 구매결정 촉진뿐만 아니라 제품의 디스플레이 기능도 대신합니다. 이것을 만드는 사람들을 POP디자이너라 하며, 손글씨를 직접 쓴다 하여 ‘POP라이터’라고도 불리는데요,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 속에 눈에 띄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 꾸준한 공부가 필요한 일입니다.

Q.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A.대학 때 광고기획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카피라이터의 일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드물지만 광고에서 손글씨가 적용되는 것을 보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졸업 후 처음 직장생활을 금융권에서 시작했는데 우연히 사내 홍보물을 만들 기회가 있었고, 이것이 내 관심분야라는 것을 그때 깨닫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POP광고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긴 POP역사에 비해 국내에는 관련서적이 없어서 어렵게 외국잡지를 찾아봐야 했고, 다양한 손글씨체를 만들어 보며 혼자 공부했어요. 벌써 이 일을 시작한지 5년이 흘렀네요. 하는 일에 비해서 사회적으로 저평가 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고, 이 직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자리잡는 것 같아서 현재 강사로 일하며 교육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Q.이 직업의 장점과 단점은?
A.재택근무가 가능하여 꼼꼼한 여성들, 특히 주부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일의 장점입니다. 최근에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의 관심도 많아졌고, 연령층 또한 다양해져 지긋한 나이의 어머니께서 따님과 함께 배우러 오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일에는 단점도 있습니다.
컴퓨터를 사용하여 만드는 광고는 시안작업 후 의뢰자에게 확인하여 수정보완을 할 수 있으나, 손글씨는 한번 쓰기 시작하면 제작물이 완성된 후에나 소비자에게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정보완이 어렵다는 단점 때문에 소비자의 요구사항과 글자체, 광고문안 등을 충분히 검토하여 제작에 들어가야 합니다.

Q.어떤 능력이 있어야 이 일을 할 수 있나요? 글씨를 잘 써야 하나요?
A.한 곳에서 꾸준히 작업해야 하므로 성실함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일입니다. 따라서 활동적인 사람들은 일하는데 재미를 못 느낄 수 있어요. 예전에는 각진 글자체를 선호했으나 요즘에는 자동차도 유선형을 선호하듯 글씨체도 부드러움을 선호하여 동그랗게 변화되고 있어요. 이렇게 서체도 시대에 따라 유행을 타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중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도 경쟁력을 높이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어요. 글씨를 꼭 잘 써야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며, 글씨체와 색상뿐만 아니라 글씨의 크기, 행간의 구조 등을 공부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오히려 눈썰미와 손재주가 더 필요하다고 할 수 있죠.

Q.수입은 어느 정도 인가요?
A.POP디자이너는 능력과 수입이 직결되는 직업입니다. 업체에서 일정 월급을 받기도 하지만, 프리랜서로 일할 경우에는 의뢰받은 작업량을 얼마만큼 수행했는지에 따라 수입이 결정됩니다. 따라서 POP디자이너의 일반적인 수입을 말하기는 어렵겠지요. 홈페이지를 통해 제작물의 주문을 받고 재택근무로 작업하는 프리랜서들이 상당히 많이 활동하고 있으며, 투잡(two-jobs)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Q.앞으로 이 직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A.이 분야의 전망은 밝다고 봅니다. 제가 이 일을 시작한지 5년이 되었는데 대중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문의도 많이 늘었고, 해마다 제작의뢰도 증가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미용실, 할인점, 전자상가 등에서의 의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음식점, 안경점, 병원 등 다양한 매장에서 광고효과를 올리기 위해 제작의뢰를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개인들도 연애편지나 돌잔치, 프로포즈 등과 같은 이벤트에 사용하기 위하여 제작을 의뢰하기도 하며, 팬클럽의 활성화로 현수막 등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이 늘고 있어 POP디자이너의 일자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끝)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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