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입니다.
온 산이 붉게 물들고, 거리는 은행 잎으로 황금길이 되었습니다.

커리어컨설팅(코리어코칭)을 한다면서 웬 계절타령인가요.
현역 헤드헌터로서 헤드헌팅업무와 커리어컨설팅 업무를 하다보면 하루에도 여러 통의 이력서와 경력소개서를 읽게 됩니다.
참 정성스럽게 쓰여진 경력소개서를 읽노라면 그 당사자의 인생이, 직업인으로서의 삶이 생생히 그려집니다. 그러나 간혹 그 한편의 서사시 같은 이력서에서 무겁게 가슴을 누르며 눈을 멈추게 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첫 직장의 잘못된 선택.
성급하고 경솔한 이직.
경력관리를 전혀 하지 않아서 갑작스레 이직해야 할 경우…

이 밖에도 순조로워야 할 인생드라마에는 꼭 고비가 있고, 그 고비마다 빠르게 바로 잡거나 새로운 모색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더 큰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인생에 있어서나, 직업상의 경력에 있어서나 첫단추와 중간단추, 마지막 단추를 잘 꿰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잘못 꿰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모든 노력을 다해서 재빨리 단추를 다시 꿰어야 합니다. 그러나 인생이나 직업상의 경력은 세월의 흐름 때문에 완전히 처음으로 되돌려 끼울 수는 없습니다. 다만 원리만이 우리에게 아픈 교훈을 줍니다.

잘못된 단추는 빨리 고쳐야 한다.

제법 긴 인생과 경력 전체를 한 순간에 고치기는 참 어렵습니다. 한 순간에 잘못 되었다는 깨닫기도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바쁜 일상에서 잠시 일손을 멈추고 산에라도 올라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런 반추를 하기에는 11월이 맞춤한 달입니다. 12월에는 돌아보고 다음 해 계획을 세우느라 정신없이 바빠서 회고와 반성을 하는데 어렵습니다. 여유있게 되돌아보기 위해선 11월에 해야 합니다.

지난 한해 나의 직장생활과 경력발전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수정하고 변화시켜야 할 점은 없는 짚어 보아야 합니다. 나의 직장생활은 원만하고 순조로운가. 이렇게 열심히 일하면 자연스럽게 경력발전과 성숙이 이루어지겠는가. 올해 초에 세웠던 경력발전 계획은 차질없이 마무리 되고 있는가. 나의 직장은 안전한가. 지금 보이지 않지만 가까운 미래 혹은 먼 미래에 내 경력상의 위험은 없겠는가.

나지막이 그러면서도 힘차게 짚으면서 가기 좋은 때가 11월입니다. 그러면 연말의 번거로움에서 자유로우면서 한 해의 마무리를 최대한 알차게 지을수 있고, 새해의 시작을 의미있게 시작할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직업과 경력발전을 늘 꿈꾸는 분들이라면 11월에 지혜를 발휘할 때입니다.
11월에 보내는 커리어컨설팅의 메시지는 깊어가는 가을처럼 거두면서 겨울을 지나 새봄에 싹을 틔우는 낙엽처럼 그런 의미일 듯 합니다. (2004-11-04  01:35:07 작성)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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