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2008년 환경생태공학부를 졸업했습니다. 스터디도 하고 영어 학원, 공사학원도 다니며 상/하반기 입사 지원서를 100여군데 이상 넣었지만, 1차 통과조차 한번 없었습니다. 아무런 성과 없이 1년이 지나고 말았습니다. 환경생태공학부 졸업, 28살, 학점 2.9를 뽑아주는 기업이 없네요. 취직만 되면 열심히 일할 자신 있는데, 벌써 나이는 28살입니다. 여자 나이로 거의 취직은 힘들다는 나이임을 잘 알기에, 고민은 깊어만 가네요.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A.

늦은 나이와 낮은 스펙에서의 직업전략


지난해 1백여 군데 이상 지원했는데 서류전형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니 안타깝습니다. 초반에 쉽게 취업이 되지 않아 1백여 군데 지원해서 취업 못하는 경우는 현실로는 처음 접합니다. 1백 군데 취업지원 이전에 포기하거나 방향을 전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서류전형 사정기준

기업들은 서류전형에서 면접과는 달리 이른바 스펙과 일부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기업들의 서류전형 기준은 철저히 비공개입니다. 2003년 우연히 공개된 모 대기업의 내부 사정기준을 통해서 짐작할 뿐입니다. 위 기업은 출신학교(35%), 학부 성적(30%), 어학성적(30%), 연령점수(5%), 기타 고려사항(5%) 등의 기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일부에선 연령제한을 폐지하고 출신학교 등을 보지 않는다고 하고 있으나 아직 대부분 기업은 이와유사한 기준을 적용할 것입니다. 학교, 어학성적 등은 기재되어 있지만 않지만, 학부 성적과 연령은 상당히 경쟁력이 낮은 스펙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기업들에 1백여 군데 지원했는지, 구체적으로 자기소개서의 지원 동기와 입사 후 포부를 어떻게 기재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만일 거의 같은 내용으로 여러 기업에 지원했다면 불리했으리라 짐작합니다. 28세의 여학생은 다른 학생들과 비교하여 3,4년 차이가 나는데 이 기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입니다.


자기성찰로부터 탐색, 목표, 실행

답답한 심정이어서 누구의 조언이라도 듣고 싶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누구도 대신해서 진로를 가르쳐 줄 수는 없습니다.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1) 나는 무엇을 해왔는가? (2)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3)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4) 내가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5) 내가 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같은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 답해 보세요. 각 질문당 A4용지 한 장을 채울 만큼 목록을 만들어 보세요. 둘째, 진로탐색을 하셔야 합니다. 대기업이 어렵다면 중소기업까지 확대하여 지원업무, 산업별, 기업리스트를 만들어보세요. 그래도 어렵다면 창업이나 사회적기업 등 다른 길도 모색해야 합니다. 셋째, 자신의 경력목표를 될 수 있는 대로 구체적으로 세우세요. 넷째,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목록으로 만들고, 매일 실천하는 것입니다.

 

취업이 늦었다고 인생실패 아닙니다!

짧은 글로 조언에 한계가 많습니다. 위에 제시한 내용이 원론적입니다. 그렇지만, 커리어코치로서 이 직업, 저 직업을 해보라고 권하는 것은 더욱 잘못입니다. 가장 좋은 취업전략은,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신을 잘 알고, 외부 직업세계와의 연결점을 찾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그동안 미흡한 부분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다른 동료보다 몇 년 늦은 것뿐입니다. 이 시기에 체념과 절망감을 이기고, 자기를 찾고 도전한다면 수십 년 일하는 기간에 비하면 앞당기는 계기일 수도 있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끝) (대학내일 456호. 2009. 2. 23 ~ 2.29)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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