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이제 기업 경영 원칙의 하나와 같은 말이 되었다. 사람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대답 중 하나로 ‘체계적인 HR 성과 관리’를 들 수 있겠다. 효과적인 HR 성과 관리를 위한 핵심 포인트를 살펴 보자.  
 
Cisco의 존 챔버스 회장이 어느 날 지사 CEO 중 한 사람에게 물었다. “CEO의 첫번째 미션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질문을 받은 CEO는 “사업을 잘 가꾸어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존 챔버스는 “그게 아니다”라며, “CEO의 첫째 미션은 사람을 제대로 키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사업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주체인 사람을 관리하는 데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라 하겠다. 실제 Cisco는 사람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사실 기업의 최고 책임자치고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는 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누구나 ‘사람이야말로 기업 경쟁력 창출의 원동력’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효과적으로 사람을 키우고 관리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사람을 통한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면, 중량급 인재 확보, 핵심 인재 관리, 후계자 관리 등 다양한 HR 활동들을 하고 있다고 대답을 하지만,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정말로 조직의 경쟁력이 쌓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랜 기간 후계자 관리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기업 성과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문득 ‘정말 사람을 잘 키우면, 기업 성과가 높아질까?’라는 의문이 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전사적/종합적 관점에서 체계적인 HR 성과 관리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 하겠다. 즉, 적절한 HR 과제의 도출이나 현장에서의 실행 및 사후 지속적인 점검 등의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보다 효과적인 HR 성과 관리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업 전략과 연계된 HR 성과의 정의 
 
성공적인 HR 성과 관리의 첫걸음은, 사업 전략 관점에서 HR이 달성해야 할 성과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즉, 사업 성과에 도움이 되기 위해 수행해야 할 HR 전략 과제와 그 달성 여부를 측정할 지표(KPI)를 마련하는 것이다. HR 성과 관리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기업 경쟁력 확보 및 사업 성과 제고 차원에서 기여할 수 있도록 사람 관리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HR 성과 정의 시 유념해야 할 사항들을 몇 가지 살펴 보자.   
 
●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 
 
사업 관점에서 HR 전략 과제를 제대로 도출하기 위해서는, 인터뷰, 서베이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가능한 많이 들어야 한다. 물론 HR 부서 자체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공유할 수 있지만, 실제로 어떤 과제가 보다 현실적이고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현업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글로벌화라는 사업 전략 달성을 위해 HR이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다. 해외 파견자 육성, 현지인 관리, 전사 차원의 글로벌 정체성 확립/유지 등 여러 가지 과제들이 있겠지만, 이 중 사업에 중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현업을 담당하는 관리자나 구성원들이 보다 잘 알 것이다. 미국 통신업체인 Verizon의 경우를 보자. Verizon은 현장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HR 과제를 도출한 대표적인 회사다. 동사는 주요 관리자 대상의 인터뷰, 현장 서베이를 기초로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수 인재 관리(Talent), 리더십 등이 중요하다고 판단, 이에 근거하여 HR 핵심 과제를 선별하였다(<그림 1> 참고). 이를 통해 Verizon에서는 사업 성과 제고에 도움이 되는 HR 과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도출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 적절한 관리 지표(KPI) 마련 
 
HR 과제들을 구체적으로 도출하고 나면, 각 과제별로 그 달성을 측정할 KPI를 마련해야 한다. ‘측정 없이 개선 없다’는 말이 있듯이, HR 과제들이 잘 수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정량적인 수치로 파악할 수 있을 때, 보다 체계적인 개선 및 관리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HR 성과를 단순히 수치로 표현하는 수준을 넘어, 그 경제적 효과를 분석해 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즉 HR의 투자수익률(ROI: Return On Investment) 등을 통해 투입 비용 대비 금전적/경제적 효과를 산출해 보려는 것이다. 이는 HR 성과를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함으로써 실제 HR 관련 의사결정에 보다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바람직한 지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금전적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이냐에 따라 논란의 소지가 크기 때문에, 실제로 도입하여 활용할 경우에는 관련자들간 심도 있는 논의와 검토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KPI를 마련하는 데 있어 유념해야 할 사항은, 모든 과제에 대해 정량적인 KPI를 만들어 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정량적 측정이 가능하더라도 노력 대비 효과가 적은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어떻게든 정량적 지표를 만들어 활용하려고 하기 보다, 정성적 방법으로 보완할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억지로 KPI를 활용하려 하다가는, 자칫 중요한 의미를 갖는 활동보다, 정량적 지표 도출이 용이한 활동을 중심으로 관리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모토롤라 코리아의 한 관리자는 “가능하다면 KPI로 관리하는 게 좋겠지만, 모든 것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기란 어렵다. 우리는 주요한 HR 활동들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서베이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라며 정성적인 방법으로 보완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현장의 HR 활동 점검 및 적극적인 개선  
 
HR 과제 및 성과 지표를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나면, 이를 기초로 현장의 HR 활동을 점검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아무리 완벽한 HR 성과 지표를 만들어 놓아도, 면밀한 현장 점검이나 개선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개선 이슈 도출을 위해서는, 지표상 문제가 나타나는 부분을 우선적으로 파악한 후, 추가적인 인터뷰나 서베이, 기타 자료 분석을 통해 문제의 원인을 심도 있게 분석해야 한다. 지표상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현장의 스킬/노력 부족, HR 제도/시스템의 부적절한 설계, 잘못된 제도 운용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인 분석에 따라 개선을 담당해야 할 주체를 정하고, 실질적인 개선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한 예로 3M의 경우를 보자. 3M은 주요 지역 본사별로 HR 전문가들로 구성된 COE(Center Of Expertise) 조직을 두고 있다. 이 조직은 지사들의 HR 활동을 점검하여 문제점을 찾고 개선을 요구하는데, 3M에서는 COE의 개선 요구 사항을 준수하도록 엄격히 규정함으로써 각 지사별 개선 활동이 보다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 아디다스는 지사별로 HR 등 주요 부문을 점검한 후, 그 결과를 각 지사 CEO의 성과에 반영하고 있다. 그 결과 지사들의 경우, 전담 회의체 구성 등을 통해 보다 강력히 개선 활동을 추진해 나간다고 한다.  
 
HR 성과 지표의 개선/수정 
 
현장의 HR 활동을 점검하면서, 동시에 검토해야 할 부분은 HR 성과 지표에 대해 개선하거나 수정해야 할 사항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점검해야 할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 지표의 효과성을 점검해야 
 
다양하고 많은 KPI를 갖고 있는 것이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관리의 목표나 집중도가 흐려질 수도 있다. GE의 인사담당 수석 부사장인 윌리엄 코나티는 단순함의 미덕을 깨달아야 한다며, “혼란스러운 메시지와 수천 개의 목표를 내세워서는 직원들을 이끌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핵심 지표를 중심으로 간결하고도 효과적인 관리 체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뜻이라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표간 인과 관계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를 통해 사업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표를 선별하고, 이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관리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 예로 Verizon의 경우를 보자. Verizon은 ‘직원 참여 지수’라는 지표가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계를 분석해 보았는데, 이를 통해 직원 참여 지수가 1% 증가하면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0.5%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Verizon은 이러한 지표간 인과 관계 분석을 통해 지표의 영향력 및 중요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 Trade-off를 점검해야 
 
이와 함께, 특정 지표로 인해 부정적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는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만들어 놓은 지표들이 생각지 못하게 엉뚱한 부정적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보다 효율적인 채용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활용되는 지표 중 하나인 채용 소요 기간(Cycle time)의 경우, 빠른 채용을 강조함으로써 보다 적합한 사람을 고르고 선별하는 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점검 과정을 거쳐,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지표들이 파악되면 해당 지표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거나 상쇄시켜 줄 만한 보완 지표가 없는지 검토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지표를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컨대, 채용 소요 기간을 중요한 지표로 유지해야 한다면, 보다 적합한 사람을 선발할 수 있도록 ‘채용 결과에 대한 현장 구성원들의 만족도’ 등과 같이 보완 가능한 지표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HR 성과 관리를 강화해 나가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부분은, 자칫 잘못할 경우 현장 관리자들의 거부감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즉 KPI를 기반으로 한 현장 점검 등에 대해 ‘왜 통제하려는 걸까?’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현장에서 직접 HR 활동을 수행하는 관리자들의 거부감은 HR 성과 관리 및 달성에 상당히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 만큼, 경영진이나 HR 부서에서는 무엇보다 HR 성과 관리 활동이 현장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임을 명확히 밝히고 설득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즉, ‘어떻게 해야 사람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임을 납득시킴으로써, 현장 관리자들이 보다 자발적으로 HR 성과 관리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끝> (2007. 4. 17. LGERI  황인경)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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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 역시 실제로 행해진 면접질문입니다.

면접질문 :
당신의 커리어 골(Career goal) 은 무엇인가?
외국계기업 최종면접 갔을때 받은 질문입니다.
한국말로 해도 할말이 없는데 영어로 할려니 더 얼버무렸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도 면접이 있는데 같은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까요?
회사생활의 목표? 회사에서 궁극적으로 뭘 이루고 싶나? 이런걸 묻는거 같은데 쉽지 않네요.

면접코칭 :
Career Goal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보시나 봅니다. 또한 영어로 답하라니까 괜한 어려움이 더해진 것 같습니다. 잘 생각해 보면 문제 자체는 간단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커리어를 잘 경영하려는(경력관리를 잘 하려는) 모든 사람들은 평소에도 반드시 생각해 두어야 할 문제입니다.

Career Goal은 우리말로 하면 "경력상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한 사람이 직장을 비롯해 일과 관련하여 최종적으로 갖게 되는 목표를 말합니다.

경력상의 목표는 예를 들어 회사의 CEO도 될 수 있고, 어느 분야의 최고전문가도 될 수 있고, 어느 분야의 최고 엔지니어도 될 수 있습니다. 경력상의 목표는 반드시 어떤 직장내의 고용된 전문가나 임원일 필요는 없습니다. 어느 분야의 자기사업을 하는 사업가가 될 수도 있고, 심지어 1인 기업가(분야를 특정해야 겠죠)도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면접에서 이런 질문은 하는 것은 이 응시자의 경력상의 목표에서 이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부합하겠는지 여부와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일하느냐 여부를 가늠해 보기 위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면접질문은 전형적인 질문이면서도 좋은 질문에 해당합니다. 이런 질문은 우리 말로 답하는 회사나 공무원 면접시험(행정고시등 주로 5급 이상 고급공무원)에서도 자주 제시되는 질문입니다.

잘 생각하셔서 우리 말로 답변을 준비한 다음, 영어로 답할 수 있도록 준비하셔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 질문에 관해서는 추가질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 회사에서 당신이 맡을 업무는 어떤 기여를 할 것 같은가요?
와 같은 류의 질문들이 예상할 수 있는 질문들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요령, 모든 면접에 통용되는 원칙입니다만 예상되는 질문을 만들어 보면 면접에 강해집니다.
'내가 이 회사의 면접관이라면 응시자들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서 변별할 것인가?'
이렇게 생각해 본다면 조금 풀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c)서형준코치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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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라 하면 기업 경영의 달인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이들도 경영 전문가로부터 코치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CEO 코칭이 주목 받는 이유와 성공 포인트를 살펴보기로 한다.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많이 읽히는 「관심」(원저 Coffee at Luna’s)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서는, 몇 년간 재정 압박에 시달려 온 그랜드뷰 커넥션라는 회사의 CEO(Chief Executive Officer)로 내정된 빌 테일러가 위기를 극복하고 기업을 회생시켜 나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서 볼 부분은 빌이 어느 한 ‘선생(Teacher)’의 코치를 받아 변화를 성공시켰다는 점이다. 물론 빌은 능력있고 성실한 사람이라 CEO로 내정되었지만, 기존의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직원들을 리드하는데 있어서도 부족함이 있었다. ‘선생’은 빌 테일러의 바로 이러한 점을 냉정히 지적하고 조금씩 바뀌어 갈 수 있도록 지도해 주었던 것이다.  
 
과외받는 CEO가 늘고 있다 
 
최근 경영 관련 서적들을 보면, ‘관심’이라는 책에서와 같이 CEO나 경영진들이 전문가의 코치를 받아 변화를 이끌어 내는 사례들을 흔히 접할 수 있다. 이는 실제 많은 CEO들이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과외의 수업을 받고 있음을 시사해 준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헤이 그룹(Hay Group)의 조사를 보더라도, GE, IBM, 골드먼삭스, HP 등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 40%이상 기업들의 CEO들이 전문가들로부터 코칭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 기업들이 CEO 코칭에 투자하는 금액이 년간 1조원을 넘으며, 활동하고 있는 전문 코치들만도 10,000여명에 이를 만큼 활성화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CEO들이 고민거리가 있으면 주변 사람들을 통해 ‘눈대중’으로 도움을 받던 것에서, 이제는 전문가를 통해 과학적으로 코치를 받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추세임을 짐작케 한다.
 
우리 나라 기업 CEO들 사이에서도 최근 코칭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인 안철수 씨는 1997년부터 유승삼 한국마이크로소프트 前대표를 코치로 모시고 지도 조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안철수 의장이 의사와 사업가로서의 길을 고민할 때 “둘 다 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가슴 뛰는 일 하나만 하는 게 좋겠다.”는 유승삼 前대표의 조언을 통해 사업에 매진하게 된 것으로 유명하다. 안철수 의장뿐만 아니라 많은 우리 기업의 CEO들도 전직 유명 CEO 출신이나 경영 전문가들을 코치로 두고 풍부한 경험과 지식, 인생의 지혜를 과외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 CEO들의 경우에는 각종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코칭 서비스를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주관하는 「중소기업 CEO 코치」에는 대기업 CEO와 임원 출신 70여명이 활동 중이며, 대/중소협력재단에서 운영하는 중기경영자문단에도 전문가 200여명이 CEO 코치로 활동 중이다.  
 
왜 CEO 코칭이 주목 받나? 
 
CEO 코칭이 처음 소개된 것은 1970년대로, 미국 최초의 전문 비즈니스 코칭 기관 CMOE(Center for Management & Organization Effectiveness)의 회장인 스티븐 오웰 박사에 의해서다. 이후, 1980년대에 미국, 유럽 등 선진 기업 사이에서 활성화되기 시작하였으며, 우리 나라에는 2000년 이후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왜 최근 들어 우리 기업들에게서 CEO 코칭이 주목 받는 것일까?  
 
1. CEO로서의 중압감 가중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경영 환경의 변화로 인해 기업에서 CEO의 중요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고, 이로 인한 CEO의 고민과 스트레스가 혼자서는 견디기 힘든 수준에 까지 와 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최근 우리 기업들은 유례없는 글로벌 경쟁의 격화, 고객 중심으로의 비즈니스 패러다임 전환, 평생 고용이 사라진 뒤의 직원들의 로열티 저하 등의 경영 환경 속에서 극도의 민첩성(Agility)이 요구되는 심각한 전환기에 직면에 있다. 이러한 환경 하에서는 CEO의 의사 결정 하나 하나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CEO는 그 만큼 엄청난 고민과 스트레스에 쌓일 수밖에 없다. 최근 한 조사에서, 중소기업 CEO의 경우 30%, 대기업 CEO의 경우 60~70%가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응답한 것도 이러한 현실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CEO가 보다 현명한 의사 결정을 내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다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고민이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이 급선무인 것이다.  
 
2. CEO는 외로운 존재 
 
또한, 조직 내에서 CEO가 점점 외로운 존재가 되어가는 것도 CEO 코칭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CEO의 위치에 오르게 되면 많은 권한을 얻지만 동시에, 그 권한을 두려워하는 경영진과 직원들로부터는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회사가 커질 경우 이러한 단절 현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약점이나 고쳐야 할 점들을 속 시원히 얘기해 주는 사람도 드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신의 문제나 고쳐야 할 단점을 가감없이 지적하고 충고할 수 있는 용기있는 코치가 CEO들에게 필요해 지고 있는 것이다.
 
3. CEO 육성의 한계 
 
마지막으로, 유능한 CEO를 계획적으로 육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은 CEO 육성을 위해 회사의 핵심 부문 순환 근무, 리더십 교육 등을 시켜 왔다. 그러나, 급변하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하에서는 이러한 과거의 제한된 경험이나 교육만으로는 CEO로서의 역할 수행에 충분치 못한 것이 현실이다.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경영의 권위자(Management Guru)’ 가운데 한 명인 콩거 교수는, 외부 영입된 CEO 가운데 64%, 내부 승진한 CEO 가운데 40%가 1년 6개월 안에 자리에서 물러 날만큼 CEO의 실패 확률이 높다고 지적한다. 그 원인 가운데 하나가 CEO를 완성된 존재로 보고 더 이상 지도나 조언을 받을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CEO도 한 인간으로서 불완전한 존재다. 불확실한 환경과 급증하는 정보, 급변하는 기술 등 최근의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CEO의 불완전성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따라서, CEO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기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부족한 경험과 지식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유능한 조력자의 체계적인 코치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CEO 코칭의 성공 포인트 
 
그렇다면, 코치를 받은 CEO들은 모두 만족해 할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미국 리더십 전문 기관인 기업 리더십 협의회(Corporate Leadership Council)에 따르면, 코칭을 받은 CEO 가운데 61% 정도가 만족해 한다고 한다. 그리고 코치를 받은 결과 업무 생산성이 향상되었다고 응답한 CEO는 53% 정도였다고 한다. 만족도만을 놓고 본다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뒤집어 보면 여전히 10명 가운데 4~5명의 CEO는 만족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칭이 회사나 CEO의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며 더욱이 CEO의 귀중한 시간이 투자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CEO 코칭은 철저한 준비를 통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1. 유아독존 의식을 버려라 
 
CEO 코칭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코칭에 대한 CEO 본인의 태도와 인식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당신의 운명을 지배하라」의 공저자로 유명한 임원 코칭 네트워크(Executive Coaching Network)의 부사장 셔먼은 의례적인 회사 지원에 의한 경우보다 CEO 본인이 원해서 코칭을 받을 경우 훨씬 더 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아집에서 벗어나 남으로부터 지도를 받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간절히 원할 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부터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쉬운 논리도 현실에서는 잘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많은 비용을 들여 초빙한 외부의 전문가니까 일단 귀 기울여 듣는 척 하지만,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거나 비판 받을 때는 자신의 보호막 속으로 숨어버리는 예가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신의 경영 방식에 대한 코치의 건전한 비판이 있을 때 이를 수용하기보다는 “우리 사업을 몰라서 하는 소리”, “우리가 그 동안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봐라.”, “내 방식이 어때서? 잘 되고 있는데.” 식으로 묵살해 버리는 경우도 많다.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잘 알면 코치 당신이 직접 경영을 해보지 그래?’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아집을 버리지 않는다면 CEO 코칭은 돈과 시간 낭비일 수밖에 없다.
 
GE나 IBM 등 선진 기업들의 경우를 보면, CEO가 자기만의 아집에 빠져있을 때에는 반 강제적으로 CEO 코칭을 실시하기도 한다고 한다. 예컨대, 회사 위기 시나 개인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 등 꼭 필요한 상황에서는 CEO가 원치 않는다 하더라도 이사회가 나서서 전문 코치를 선발하여 CEO에게 추천하는 것이다.  
 
2. 코치 선발을 신중히 하라 
 
CEO 본인의 개방적 태도뿐만 아니라 코치의 자질과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 CEO 코칭의 범위는 사업 전략이나 비전, 재무 등과 같은 비즈니스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적 측면, 개인과 가족 등 사적인 측면, 가치관이나 종교 등과 같은 영적인 측면 등 매우 폭 넓다. 따라서 CEO를 지도하는 코치는 사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지혜까지 겸비한 사람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  
 
CEO 코칭 전문가 스티븐 오웰 박사는 CEO 코치로서 갖추어야 할 역량을 크게 3가지라고 보고 있다. 첫째는 비즈니스 경험이다. 회사의 비전과 전략, 재무 관리, 인사 관리 등 실천 비즈니스 경험을 다양하게 축적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둘째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다. 질문을 통해 CEO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 나가는 스킬 능력이 필요하다. 셋째는 감성 능력이다. 상대방 내면의 이야기까지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코치는 비즈니스와 같은 하드(hard)한 능력은 물론 커뮤니케이션이나 감성과 같은 소프트(soft)한 능력까지 겸비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금융기업인 뱅크보스톤(BankBoston)은 외부 전문가들을 활용하여 CEO 코칭을 실시하고 있는데, 코치들을 엄격히 선발,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선, 역량 평가지(Skills and Experience Questionnaire)를 통해 코치의 자질을 면면히 평가한다. 이를 통과한 코치에 한해서는 세미나를 통해서 회사의 철학, 역사, 미션, 비전 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코칭 체크리스트(Executive Coaching Checklist)와 코칭 지침서(Coaching Ethics and Practices)를 제공하여 코칭 과정상의 효율성도 체크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아무리 자질과 능력이 뛰어난 코치라 하더라도 CEO와 서로 통하는 공감대가 없으면 코칭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코칭의 내용이 탁월하다 하더라도 마음이 맞지 않는 코치에게서 듣는 조언과 지도는 그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바드 의대 정신 의학과 버글러 교수에 따르면, CEO 코칭이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는 경우는 상당 부분 코치와 CEO간의 공감대 부족이 주요 원인이라고 강조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공감대는 사전에 체크하기가 매우 어려운 부분이다. 따라서 초기에 CEO에게 코치의 교체 가능성을 알리고 CEO의 의사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3. CEO를 믿고 기다려 주어라 
 
마지막으로 CEO 코칭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CEO의 개방적인 태도와 코치의 탁월한 능력에 더하여 회사 측에서는 CEO의 변화의 노력을 믿고 기다리는 인내력이 필요하다. CEO 코칭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 지속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그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까지는 더 긴 시간이 요구될 수도 있다. 따라서 현 CEO가 좋은 CEO에서 훌륭한 CEO로 거듭나기를 원한다면, 그리고 더 오랫동안 회사를 이끌어 나가기를 원한다면 회사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실제 많은 회사들은 CEO의 코칭 효과를 궁금해 하며, 심지어 코치를 통해 얻은 정보를 인사에 반영하기도 한다. CEO의 경영 활동이나 리더십에 대한 매우 유용한 정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측의 지나친 관여는 CEO의 문제 해결을 돕기 보다는 오히려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 당사자는 코칭을 받는다고 여기기 보다는 모니터링을 당하고 있다고 여겨 더 이상 자신을 코치에게 솔직히 드러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 A사의 경우에는 CEO가 아무런 조건없이 코칭을 받도록 해주고 있다. 코칭의 내용이나 결과에 대해 공식적인 문서로 기록을 남기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따로 요구하지도 않는다. 코칭의 효과성에 대해서도 CEO 스스로 판단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것이다.
 
CEO, 힘들 땐 코치를 찾아라 
 
골프 천재라 불리는 타이거 우즈도 코치를 두고 있다고 한다. 코치가 타이거 우즈보다 골프를 잘 치기 때문일까? 당연히 아니다. 코치를 두는 이유는 본인이 미처 알지 못하는 나쁜 버릇이나 자세를 교정 받는다거나, 새로운 코스를 공략할 때 작전을 세우는 의논 상대가 되어 주는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CEO도 타이거 우즈와 다를 바 없다. 최고 경영자의 위치에 올랐지만, 자신의 문제점이나 단점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기는 어렵다. 때로는 객관적인 시각을 줄 수 있는 코치를 주위에서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 사람이 조직 내부에 있든, 외부에 있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코치의 도움을 받아 객관적인 시각으로 중심을 잡고 효과적으로 조직을 운영해 나가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GE의 CEO와 경영진들이 자신의 권위를 허물어뜨리고 탁월한 부하 직원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배우는 역코칭(Reverse-Coaching)을 받고 있다는 점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끝> (LGERI 허진, 2007.3.9)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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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종 전기,전자
직      무 경영진
경      력 15년이상
질문제목 대기업 임원출신 CEO의 이직 상담
질문내용 저는 경력 20년 이상의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임원으로 퇴사하여 지금은 중소기업의 CEO로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 나이이와 경력에 이직 가능성 여부를 알고 싶습니다.
답변제목 대기업 임원출신 CEO의 이직가능성 여부
답변내용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좋은 경력을 쌓고 보유하신 분이군요. 현재는 한 중소기업의 대표이사로 재직중이신 것으로 이해됩니다.

어떤 사정인지 정확히 표현하지 않아서 알 수 없으나 이직할 기회를 검토하고 계시는군요. 50대 중소기업 CEO로서 다시 이직의 가능성을 문의해 주셨습니다만,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귀하의 좋은 경력과 실력이 장점이어서 임원이나 CEO 포지션에 잘 어울린다는 점과, 한편 상대적으로 연령이 50대 이셔서 비교적 영입채용의 경우 다소 수요가 적은 현상이 있다는 점을 함께 말씀드립니다.

일단 현재 직장에 재직하시면서 천천히 job search를 병행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도 귀하께 적합한 채용정보가 오픈 되었을 때 즉시 연락드리고 구체적으로 상의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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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난 2005년 6월 12일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에서 한 애플과 픽사(Pixar)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CEO인 스티브 잡스의 연설이 감동과 화제를 던지고 있다. 작년에 반짝 관심이 오르다가 묻혀버린 이야기 였는데 최근 동영상이 한 네티즌에 의해 공개되면서 새로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지난 2006년 7월 포츈에 "잭웰치의 경영지침서를 찢어버려라"란 글이 던진 파문과 환경 때문일 것이다. 스티브잡스는 실제로 '포스트 잭웰치'로 급부상하고 있는 경영자다.

지난 해 나도 감명깊게 읽고 가까운 이들에게 추천했던 스티브잡스의 연설을 다시 원문을 번역한 그대로 소개하고자 한다.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지나친 의역은 피했다.

직업세계에서 일하는 나로서는, 그가 처한 곤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지를 여는 것이 흥미롭다. 그뿐만 아니라 동서양과 고금의 많은 직업과 일에서 전환을 이룬 사람들에 관심이 많다. 스티브잡스에 있어서는 일을 사랑하는 열정과 자기에 대한 무한한 믿음이 바닥에서 정상으로 향하게 하는 원동력처럼 보였다. 그는 기업경영에서도 성공했지만 무엇보다 내가 관심있는 대목은 그가 자신의 커리어경영에서 빛나는 성취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기업도 사람이 이끌어 나가는 것이라면 기업경영과 커리어경영도 다른 맥락이 아닐 터이다.

오늘날 인생에서 직업과 일이 차지하는 인생에서의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서 가볍고 얄팍한 요령보다는 이렇게 간단하면서도 삶의 무게가 실린 중대한 결단을 나는 권한다. 거친 직업세계, 경제세계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으로 헤쳐 갈 것인가. 여기 그 좋은 예시를 함께 보자. 가벼운 마음으로. 열린 심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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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 Jobs
Ceo, Apple and Pixar Animation Studio (2005년 6월 12일, Stanford University)

"당신이 사랑하는 일을 찾으세요"

세계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이 곳에서 여러분의 졸업식에 참석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오늘 이 자리가 대학졸업식을 가장 가까이서 보는 것입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께 제 인생이 세 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게 다입니다. 별로 대단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딱 세가지입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역자주, 또는 점들을 연결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리드 칼리지(Reed College)에 입학한 지 6개월만에 자퇴했습니다. 그래도 정말 그만두기 전에 18개월 정도는 청강생으로 머물렀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왜 자퇴했을까요?

그것은 제가 태어나기 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저의 생모는 대학원생인 젊은 미혼모였습니다. 그래서 저를 입양보내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그녀는 제 미래를 생각해서 대학 정도는 졸업한 교양있는 사람들이 양부모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태어나자마자 변호사 가정에 입양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은 여자 아이를 원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 대신 대기자 명단에 있던 양부모님들은 한밤중에 걸려온 전화를 받고, "어떻하죠? 예정에 없던 사내 아이가 태어났는데, 그래도 입양하실 건가요?" 그들은 "물론이죠."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양어머니는 대졸자도 아니었고 양아버지는 고등학교도 졸업 못한 사람이어서 친어머니는 입양동의서에 서명하기를 거부했습니다. 친어머니는 양부모들이 저를 꼭 대학까지 보내주겠다고 약속한 후 몇 개월이 지나서야 화가 풀렸습니다.

17년 후 저는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멍청하게도 바로 이 곳, 스탠퍼드의 학비와 맞먹는 값비싼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평범한 노동자들이었던 부모님들이 힘들게 모아두었던 돈이 모두 제 학비로 들어갔습니다. 결국 6개월 후, 저는 대학공부가 그만한 가치가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인생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대학교육이 그것에 얼마나 어떻게 도움이 될 지 판단할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양부모님이 평생 모은 재산이 전부 제 학비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잘될거라 믿고 자퇴를 결심했습니다. 당시에는 두려웠지만 뒤돌아 보았을 때 제 인생 최고의 결정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자퇴한 순간  흥미없던 필수과목들을 듣는 것은 그만두고 흥미있는 강의만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꼭 낭만적인 것만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기숙사에 머물수 없었기 때문에 친구들 방의 마룻바닥에서 자기도 했고, 한 병당 5센트씩 하는 콜라 빈 병을 팔아서 먹을 것을 사기도 했습니다. 또 매주 일요일,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음식을 먹기 위해 7마일이나 걸어서 하레 크리슈나 사원(Hare Krishna temple)의 예배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맛있더군요. 당시 순전히 호기와 직감만을 믿고 저지른 일들이 후에 정말 값진 경험이 됐습니다. 한 가지를 예를 들겠습니다.

그 당시 리드 칼리지(Reed College)는 아마 미국 최고의 서체교육을 제공했던 것 같습니다. 학교 곳곳에 붙어 있는 포스터, 서랍에 붙어있는 상표들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어차피 자퇴한 상황이라 정규과목을 들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서체에 대해서 배워보기로 마음 먹고 서체수업을 들었습니다. 그 때 저는 세리프(Serif)와 산세리프(san serif)체들, 다른 글씨의 조합간의 공간을 변경하는 것에 관해, 무엇이 위대한 타이포그래피를 멋지게 만드는 지를 배웠습니다. 그것은 과학적인 방식으로는 따라하기 힘든 아름답고, 유서깊고, 예술적으로 미묘한 것이었고 저는 매료되었습니다.

이런 어떠한 것도 내 인생에서 실질적으로 적용될 한 가닥 희망도 없었습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 그러나 10년 후 우리가 첫번째 매킨토시(Macintosh) 컴퓨터를 구상할 때, 그것들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디자인해 모든 것을 맥(Mac)에 집어 넣었습니다. 그것은 아름다운 서체를 가진 최초의 컴퓨터였습니다. 만약 제가 학교를 그만두고 그 서체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매킨토시의 다양한 서체기능이나 자동 자간 맞춤기능은 갖지 못했을 것입니다. 윈도우즈도 맥을 모방했기 때문에 아마 개인용 컴퓨터도 그런 서체를 갖지 못했을 것입니다.
만약 학교를 자퇴하지 않았다면 서체 수업을 듣지 못했을 것이고, 결국 개인용 컴퓨터가 오늘날처럼 뛰어난 서체들을 가질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제가 대학시절에는 그 점들을 앞을 향해서 연결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후 뒤돌아보니 아주 분명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지금 여러분은 앞을 향해 결론을 도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과거를 뒤돌아보며 도출할 수만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현재의 순간들이 미래에 어떤 식으로든지 연결된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자신의 배짱, 운명, 인생, 카르마(업) 등 무엇이든지간에 '그 무엇'에 믿음을 가져야만 합니다. 이런 접근법은 저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고, 그리고 그것이 제 인생에서 남들과는 다른 모든 차이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저의 두번 째 이야기는 사랑과 상실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운좋게도 인생에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일찍 발견했습니다. Woz와 저는 20세에 아버지의 차고에서 APPLE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일했고, 10년만에 애플은 차고의 2명에서 4천명의 직원을 가진 20억불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제 나이 30이 되기 1년전에 우리는 최고의 작품인 매킨토시를 출시했고, 저는 서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해고당했습니다. 당신이 세운 회사에서 당신이 어떻게 해고될 수 있냐구요? 글쎄요, 당시 애플이 점점 성장하면서 저는 저와 함께 회사를 경영할 유능한 경영자를 고용했고, 처음 1년 정도는 잘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우리의 비젼은 서로 어긋나기 시작했고 결국 우리 둘의 사이도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되었을 때 이사회는 그를 지지했고, 저는 30살에 쫒겨나야만 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공공연하게 말입니다. 제 성인이된 제 인생의 전체를 쏟아부었던 모든 것을 잃어버렸고, 파괴되었습니다.

전 정말 몇 개월 동안 무엇을 해야할 지 몰랐습니다. 마치 달리기 계주에서 바통을 놓친 선수처럼 선배 벤처기업인들에게 송구스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데이비드 패커드(David Packard) 밥 노이스(Bob Noyce, 인텔의 공동 창업자)를 만나 이렇게 실패한 것에 대해 사과하려 했습니다. 저는 완전한 공공연한 실패작이었고 차라리 실리콘밸리에서 도망치고도 싶었습니다. 그러나 천천히 제게 새벽이 동트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제가 했던 일을 사랑했습니다. 애플에서의 사건들은 조금도 변화되지 않았습니다. 전 거절당했지만 여전히 일에 대한 열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애플에서 해고당한 것은 제게 있어 최상의 사건임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 저는 성공에 대한 중압감이 다시 시작하는 사람의 가벼움으로 바뀌었고, 모든 것에 대해 덜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이런것들이 내 인생의 최고의 창의력을 발휘하는 시기의 하나로 들어가게 했습니다.

이후 5년 동안 저는 NeXT라는 회사와 또 다른 회사인 Pixar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 아내가 되어준 굉장한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픽사는 세계 최초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인 토이스토리(Toy Story)를 만들었고,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되었습니다. 주목할만한 일련의 변화로 애플은 NeXT를 인수했고, 저는 애플로 돌아왔으며, NeXT시절 개발했던 기술들은 현재 애플의 르네상스의 핵심에 있습니다. 또한 로렌스와 저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습니다.

만약 애플에서 해고당하지 않았다면 이런 기쁜 일들 중 어떤 한 가지라도 겪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정말 독하고 쓰디 쓴 약이었지만 이게 필요한 환자도 있는가 봅니다. 때로 인생이 당신의 뒤통수를 때리더라도, 결코 믿음을 잃지 마십시오. 제가 계속 나아가도록 지켜주는 유일한 것은 제가 한 일들을 사랑했다는 점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것을 찾아보세요. 그것은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여러분의 일은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입니다. 그런 거대한 시간 속에서 진정한 만족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은 당신 스스로가 위대한 일이라고 믿는 것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위대한 일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당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지금도 찾지 못했다면 계속 찾으십시오. 주저앉지 마세요. 전심을 다하면 반드시 찾을 수 있습니다. 일단 한

번 찾아낸다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더 좋아질 것입니다. 그러니 그것들을 발견할 때까지 계속 찾으십시오. 주저앉지 마세요.

저의 세번재 이야기는 죽음에 관한 것입니다.

17살 때 이런 인용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하루 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언젠가는 바른 길에 서 있을 것이다."  이 글에 감명받은 저는 그 후 33년이 지나서도,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자신에게 묻곤 했습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오늘 하려고 하는 일을 하기 원하는가?' 아니오란 답이 계속 나온다면 뭔가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곧 죽을지 도 모른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왜냐하면 외부의 기대, 각종 자부심과 자만심, 수치스러움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같은 모든 것들은 죽음에 직면해서는 모두 떨어져 나가고, 오직 진실로 중요한 것들만이 남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무엇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최고의 길입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모두 잃어버린 상태라면 더이상 잃을 것이 없기에 당신의 심장을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저는 1년 전쯤 암진단을 받았습니다. 아침 7시 30분에 검사를 받았는데, 이미 췌장에 종양이 있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췌장이란 게 뭔지도 몰랐습니다. 의사는 길어야 3개월에서 6개월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치의는 저에게 집으로 돌아가 신변정리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죽음을 준비하라는 의미였습니다. 그것은 내 아이들에게 10년동안 해줄 수 있는 것을 단 몇 달 안에 다 해치워야 한다는 말이었고, 임종시에 사람들이 받을 충격이 덜 하도록 매사를 정리하라는 말이었고, 작별인사를 준비하라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그 진단을 받은 채로 하루종일 보냈습니다. 그 날 저녁 위장을 지나 장까지 내시경을 넣어서 암세포를 체취해 조직검사를 받았습니다. 저는 마취상태였는데 후에 아내가 말해 주기를, 현미경으로 세포를 분석한 결과 치료가 가능한 아주 희귀한 췌장암으로써 의사들가지도 기뻐서 눈물을 글썽였다고 합니다. 저는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괜찮습니다.

그 때만큼 제가 죽음에 가까이 가 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앞으로도 수십년간은 그렇게 가까이 가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경험을 해보니 죽음이 때론 유용하다는 것을 머리로만 알고 있을 때보다 더 정확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아무도 죽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천국에 가고 싶다는 사람들조차도 그 곳에 가기 위해 죽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죽음은 우리 모두의 숙명입니다. 아무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래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이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인생들을 변화시킵니다. 죽음은 새로운 것이 헌 것을 대체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지금의 여러분들은 그 중에 '새로운'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머지 않은 때에 여러분들도 새로운 세대들에게 그 자리를 물려줘야 할 것입니다. 너무 극적으로 들렸다면 죄송하지만, 그것은 정말 진실입니다.

여러분들의 삶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낭비하지 마십시오. 도그마-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얽매이지 마십시오. 타인의 소리들이 여러분들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방해하지 못하게 하십시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과 영감을 따르는 용기를 가지는 것입니다. 이미 마음과 영감은 당신이 진짜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나머지 것들은 부차적인 것입니다.

제가 어릴 때 제 나이 또래라면 다 알만한 '지구 백과(The Whole Earth Catalog)'란 책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먼로파크(Menlo Park)에 사는 스튜어트 브랜드란 사람이 쓴 책인데, 자신의 모든 걸 불어 넣은 책이었습니다. PC나 전자출판이 존재하기 전인 1960년대 후반이었기 때문에 타자기, 가위,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그 책을 만들었습니다. 35년전의 책으로 된 구글이라고나 할까요. 그 책은 위대한 의지와 아주 간단한 도구만으로 만들어진 역작이었습니다.

스튜어트와 그의 팀은 몇 번의 개정판을 내 놓았고, 수명이 다할 때 쯤엔 최종판을 내 놓았습니다. 그 때가 70년대 중반, 제가 여러분의 나이 때 였습니다. 최종판의 뒷쪽 표지에는 이른 아침 시골길 사진이 있었는데 아마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히치하이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 사진 밑에는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배고픔과 함께, 미련함과 함께(Stay hungry stay foolish)". 그것이 그들이 서명한 마지막 고별 메시지였습니다.
배고픔과 함께, 미련함과 함께(Stay hungry. Stay foolish). 그리고 나는 내 자신에게 늘 그렇게 소원했습니다. 자 이제 새로운 시작을 앞둔 여러분들이 그렇게 가길 바랍니다.

"배고픔과 함께, 미련함과 함께(Stay hungry. Stay foolish)."
대단히 감사합니다.

*원문 :
http://news-service.stanford.edu/news/2005/june15/jobs-061505.html

(2006-09-08 16:37 작성)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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