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육성에 있어 일을 통한 육성이 가장 좋은 방법임을 모르는 기업은 없다. 그러기에 많은 기업들이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을 잘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일을 통해 육성한다고는 하지만 그 실상은 그저 일을 맡겨두고 방임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근본 원인은 인재 육성에 대해 잘못된 통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재 육성의 책임자는 HR이다', '전문가가 되려면 한 우물을 파야 한다' 등이 그 대표적인 고정 관념이다. 인재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이런 잘못된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재 육성을 가로막는 조직 내의 고정 관념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 목 차 > 
  
Ⅰ. 인재 육성은 일을 통해서 
Ⅱ. 잘못된 고정 관념들과 극복 방안 
Ⅲ. 실행 의지를 보여야 할 때
 
  
  
Ⅰ. 인재 육성은 일을 통해서  
  
 
영어로 전문가를 뜻하는 ‘Expert’란 단어는 라틴어의 ‘시도하다, 실험하다’를 의미하는 ‘Experiri’가 변해서 만들어진 단어이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수 많은 시도와 실험을 통해 얻어지는 지식과 지혜가 필수적이란 얘기다. 이것이 인재 육성에 대해 연구하는 수많은 연구자들이 현장의 업무 수행 과정 속에서의 학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일례로 ‘Deep Smart(역서 명: 비즈니스 내공 9단)’의 저자인 도로시 레오나르드는 “리더의 성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통찰력 있는 지혜로움(Deep Smart)’은 독서나 교육을 통해서는 얻을 수 없다. 오로지 경험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통찰력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는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인데, 이는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 현장에서의 인재 육성이나 리더십 개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일과 경험을 통한 육성을 자사의 리더십 개발과 핵심 인재 육성 방안으로 내세우는 것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시스코사의 경우 자사의 인재 육성의 기본 원칙으로 ‘3E Development Framework’를 내세우고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두 번째 E에 해당하는 경험(Experience)을 통한 육성으로 70%를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세 번째 E에 해당하는 노출(Exposure) 역시 업무 수행 과정 속에서 주어지는 리더의 코칭/멘토링 등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를 놓고 볼 때, 사실상 시스코사의 인재 육성 활동의 90%는 일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그림 1> 참조).   

 
그런데,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듯하다. 일을 통한 육성을 표방하지만, 실제의 모습은 그저 ‘알아서 해라’는 식으로 방임해둔 것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근본 원인은 일을 통한 육성이란 것에 대해 우리가 잘못된 고정 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Ⅱ. 잘못된 고정 관념들과 극복 방안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는 말처럼 일을 통한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인재 육성에 대한 기본 생각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회사 안의 어떤 규정집에도 ‘이렇게 해야만 한다’라고 적혀 있지는 않지만 은연중에 ‘당연히 그래야 한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고정 관념을 깨지 않고서는 일을 통한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이하에서는 우리 기업의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6가지 고정 관념을 하나씩 살펴 본다. 
 
고정 관념 1 : 인재 육성의 책임자는 HR이다  
 
가장 대표적인 고정 관념 중 하나는 인재 육성에 대한 모든 책임을 HR 부서가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연말마다 이루어지는 회사의 성과 리뷰 미팅을 한번 상상해 보라. 의례 나오는 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실패하거나 성과가 저조한 사업에 대한 원인의 하나로 ‘인재가 제대로 육성되지 못해서’라는 것이다. 물론 틀린 분석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이다. 인재를 육성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질책은 자연스럽게 HR 부서로 향한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인재 육성은 더 어려워지고 또 다시 사람이 없어서 사업이 실패했다는 반성이 되풀이될 뿐이다.  
 
예를 들어, 경쟁사보다 앞서서 신기술을 개발해야 하는데 R&D 부문 구성원들의 역량 수준이 부족해서, 즉, 인재가 육성되지 못해서 실패했다고 가정해보자. HR 부서에서 R&D 인재 육성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HR 부서원들이 연구 인력을 대상으로 첨단 기술 동향을 가르칠 수 있을까? 아니면, 눈 앞의 연구 과제를 풀어갈 작은 힌트라도 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사실, HR이 연구 인력 육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나 일을 통한 인재 육성에는 더욱 그러하다. R&D 인재 육성은 R&D 부문의 리더나 선배들의 역할과 책임이 더 크다 하겠다. 비단 R&D 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 있어서 마찬가지다.    
 
인재 육성에 있어서 HR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인재 육성을 위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이에 필요한 제도나 시스템과 같은 외형적인 틀을 짜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인재 육성이 활성화되도록 돕는 것이다. 다시 말해 HR이 인재 육성을 위한 기본 토양을 만든다면, 그 틀 안에서 실질적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책임자는 일선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일선 현장의 리더들이 사람을 키우는데 무관심하면 인재 육성은 이루어질 수 없다. 맥킨지 컨설팅의 2006년 조사 결과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29개 기업의 경영진과 HR 담당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여 도출한 인재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원인의 상위 8개 요인 중 7개 요인이 리더들과 관련된 것이었다(<그림 2> 참조). 비단 일을 통한 육성뿐 아니라, 인재
육성에 있어서 리더들의 역할과 책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기업이 일을 통한 인재 육성에 성공하고자 한다면 일선 리더들이 인재 육성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재를 키우고자 노력하는 리더들이 인정받고 우대되는 조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대개의 경우는 이와는 반대의 모습이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의해 뛰어난 경영 사상가 중 하나로 꼽혔던 데이비드 마이스터는 “많은 경우 사람에게 관심을 쏟는 인재 육성형(People Oriented) 리더들은 성과 지향적(Businesslike)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조직에서 높은 자리로 올라가지 못한다”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이 말처럼 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하는 리더들이 조직에서 살아 남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람을 못 키웠다고 경영진으로부터 야단을 맞는 경우는 없지만, 사업 성과를 못 내면 100% 야단을 맞게 되는 문화에서 누가 사람을 키우는데 신경을 쓰겠는가? 
 
그래서 일부 기업들은 일선 리더들의 인재 육성에 대한 책임감을 제고하기 위한 방법으로 리더들의 성과 평가에 인재 육성 성과를 반영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몬산토사는 리더들의 인센티브 중 50%는 리더 본인의 자기 개발과 팀원의 육성 성과에 의해 지급되도록 하고 있다. 펩시콜라사의 경우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사업 성과와 별개로 육성 성과를 평가하는 ‘이중 평가(Dual Performance Rating)’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평가 결과는 보너스는 물론 기본급 인상에도 반영된다고 한다(<그림 3> 참조).  

 
고정 관념 2 : 인재를 육성할 시스템이 없는 것이 문제다 
 
인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 가운데 하나는 인재 육성 시스템과 제도를 갖추는 것이었다. 이런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중에는 많은 비용을 들여서 도입했지만 유명무실해져 버린 것들도 적지 않은 듯 하다. 다양한 강의실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도 인재 육성을 위해 많이 활용되는 방법이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GE의 육성 담담 임원이었던 노엘 티치 역시 강의실 교육은 대개의 경우 지적 유희(Intellectual Entertainment)에 그칠 뿐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기업들은 하나같이 인재 육성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일을 통한 육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말과 행동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 것처럼 여전히 인재 육성을 논할 때에는 제도와 시스템의 도입이 먼저 언급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제도나 시스템의 도입은 매우 구체적인 것들이기에 눈에 잘 보인다. 예를 들어, ‘올해 CDP(Career Development Plan) 프로젝트를 위해 얼마의 예산이 필요하다’라는 식의 예산 계획을 수립하기도 용이하고, ‘강의실 교육에 몇 명이 참여했다’ 혹은 ‘전 구성원 중 00%가 CDP를 수립했다’ 등으로 성과를 측정하기도 쉽다. 반면, 일을 통한 육성은 계획을 수립하기도 성과를 보여주기도 애매하다. 그렇다 보니, 일을 통한 육성을 위해 노력한다고 해도 경영진으로부터 인정을 받기도 쉽지 않다. 인재 육성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에 시달리는 HR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손쉽게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후계자 육성 계획을 세우는 등의 활동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인재 육성의 핵심은 구성원들의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지식과 노하우를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재 육성 시스템과 제도 또한 이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 되어야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또한 시스템이나 제도만 만들어 놓으면 자연스럽게 인재들이 육성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맥콜 교수도 “멋진 공식적인 시스템이 인재 육성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다.  
 
효과적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선진 기업들이 잘 하는 점도 여기에 있다. 이들 기업은 제도나 시스템에 의존하기보다는 구성원들이 일하는 현장에서 육성 활동을 더욱 강화한다. 일례로 세계적인 컴퓨터 회사인 델의 경우, ‘일하는 중간에 모르는 것이 생기면 10분 이내에, 5~10분 정도의 짧은 교육’을 가장 이상적인 육성 방법론으로 추구하고 있다. ‘10분 이내’를 강조하는 것은 업무를 수행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겨서 답답함을 느끼는 바로 그 순간이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고자 하는 욕구가 가장 높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동사의 글로벌 인재 육성 담당 임원인 존 콘은 이를 ‘On-demand Learning’이라고 부르면서 인재 육성의 핵심은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과정에서의 학습임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동사에는 약 100여 개에 달하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나, 이는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을 보완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고정관념 3 : 전문가가 되려면 한 우물을 파야 한다  
 
흔히 전문가가 되려면 하나의 일을 오래 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한 우물 파기’식의 업무 부여는 숙련도를 높이고 충분한 경험이 쌓인다는 점에서 나름 장점도 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첫째, 업무가 반복될수록 이를 통한 육성 효과는 적어진다는 점이다. 맥콜 교수는 “같은 경험이 반복되면 깊이는 조금 더 생길 지 모르지만, 학습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말한다. 즉, 두 번째 이후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처음 경험보다 적으며, 대개의 학습은 유사한 내용의 복습이라고 한다.   
 
둘째, 한 직무에서만 오랜 경험을 쌓은 경우, 나중에는 다양한 경험이 부족해 폭넓은 사고를 하지 못하게 만들 가능성을 키운다. 따라서 문제가 조금만 복잡하고 변형된 형태로 발생할 경우 실패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특히, 다양한 부서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여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거나, 복잡성이 높은 이슈를 다뤄야 하는 경영진의 자리에 올라가는 경우 이런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셋째, 같은 일만 반복적으로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일에 대한 흥미를 잃기 쉽다. 당연히 일에 대한 몰입도 떨어지고, 업무 수행도  ‘이미 여러 번 해봐서 뻔히 아는 일이다’라는 식으로 대충하게 되기 십상이다. 또한 한 직무에만 너무 오래 근무하다 보면 타성에 젖어 새로운 직무를 기피하는 성향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성향은 직급이 높아갈수록 더 커진다. 사원 대리 시절에야 새로운 업무를 맡아 수행하던 중 문제가 생겨도 책임을 져줄 리더들이 있다. 그러나, 리더급이 된 이후에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새로운 직무로 옮겨가 또 다른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인재들이 조직간 경계를 넘어 새로운 직무를 맡아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게끔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 리더십 개발 전문 기관인 CCL의 앤 모리슨 이사도 "새로운 직무 이동이 제공하는 변화의 폭이 클 수록 인재가 받게 되는 도전의 강도도 증가하고, 도전의 강도가 높을수록 이를 제대로 극복한다면 배우는 것도 많다"고 조언한다.  
 
이런 맥락에서 구성원들이 한 직무에 지나치게 오래 머물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도 일을 통한 육성을 잘하는 기업의 특징 중 하나다. 좋은 예가 바로 제약 회사인 엘리 릴리사다. 이 회사는 일을 통한 육성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적절한 시점에 직무 전환 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직무에 배치된 시점에 상사와 당사자간에 ‘육성 합의서(Developmental Agreement)’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그림 4> 참조). 육성 합의서에 담긴 육성 목표가 달성되면 또 다른 직무로 이동하여 새로운 경험을 통해 육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재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일선 리더들의 저항이다. 우수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 부서의 리더는 인재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리고 타 부문으로부터 인재를 받게 될 리더는 아무리 다른 분야에서 우수한 역량을 발휘했던 인재라 하더라도 이곳에 와서도 우수한 성과를 보여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다. 이런 이유로 인해 인재의 육성을 위한 인재 이동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일부 기업에서는 최고 경영진이나 본사의 HR 부서에서 인재의 이동 배치에 깊이 관여하기도 한다.  
 
미국의 통신 회사인 프로스트사의 사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단초로 음미해 볼 가치가 있다. 프로스트사에는 ‘핵심 인재 중개인(HIPO Broker)’이라는 독특한 직책이 있다. 중개인의 역할은 크게 3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회사 내의 핵심 인재들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향후 육성 포인트를 파악하는 것이다.  
  
둘째, 회사 내에서 인재 육성을 위해 도전적인 업무를 부여할 수 있는 주요 포지션에 공백이 발생하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셋째, 공백이 발생할 주요 포지션에 육성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인재가 배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재들의 잠재성을 파악하는 것이나, 인재별로 적절한 육성 경험을 부여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인재 중개인은 주로 사업 조직과 스탭 조직을 두루 거치면서 20년 이상 동사와 일해온 경력이 있는 상위 HR 임원이 담당한다. 오랜 경험을 통해 주요 포지션의 업무 특성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을뿐더러, 인재의 이동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해 일선 리더들과 원만한 교류 관계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고정 관념 4  : 직무에 맞는 인재 배치가 최고다  
 
일을 통한 육성이 이루어지려면 사람을 배치할 때도 사고의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맥킨지가 6천 여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10%만이 ‘우리 회사는 직무 배치를 사람 육성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경영진이 중요한 자리에는 그 일에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사람을 앉히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설문 결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기업에서 업무를 부여함에 있어서 첫 번째로 고려하는 요인은 ‘누가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즉, 성과를 창출함에 있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단기 성과만을 생각한다면 바람직한 방법일 수도 있지만 인재 육성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성과를 하락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버드 대학의 에드몬슨 교수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지나치게 단기 효율만을 극대화하려는 방식은 잠시 동안은 높은 성과를 가져오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또한 에드몬슨 교수는 일시적인 성과 하락은 장기적인 관점의 성과 향상을 위해서 지불해야 하는 일종의 투자 비용이라고 말한다. 이 말처럼 일을 통한 육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육성 관점의 인재 배치와 더불어 효율 중심의 업무 수행에서 벗어나 학습과 육성 관점에서 일상 업무 수행이 가능한 조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표> 참조). 

 
그렇다고 해서 효율 중심의 접근 방법이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조직 전체 차원에서 본다면 단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인재 배치는 반드시 필요하며, 인재 배치의 80~90%는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인력 이동이 육성 관점에서만 이루어진다면 조직의 장기적인 성공은 커녕 지금 당장의 생존이 위협받을 정도의 성과 하락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단기 효율과 장기적 인재 육성은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전체 중 일정 부분은 육성 관점에서 단기 성과의 하락을 감내하는 인재 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정유회사인 슐룸버그사가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슐룸버그사에는 핵심 인재들의 배치를 2종류로 구분한다. 하나는 대부분의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해당 직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 보유 여부를 중심으로 사람을 배치하는 ‘통상적인 이동(Obvious Move)’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사업부장이 공석이 되면 그 사업부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사람이 사업부장으로 승진하는 경우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인재를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업무에 배치하는 ‘비통상적 이동(Non-Obvious Move)’이다. 공석이 된 A사업부의 리더로 B라는 전혀 생소한 사업부에서만 일해온 사람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동사의 경영진은 비통상적 이동이 장기적으로 보면 회사에 더 적은 비용 부담과 높은 사업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다. 통상적인 이동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육성 비용이나 사업 실패 비용 등이 적게 들어가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얻을 수 있는 육성 효과가 적어 인재들이 충분히 육성되지 않아 추가 육성이나 사업 실패 등으로 인해 더 많은 비용을 써야 된다는 것이다(<그림 5> 참조). 슐룸버그사의 방식은 어찌 보면 너무 위험한 사고 방식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 법도 하다. 그러나, 동사의 HR 임원인 피에르 버무스는 “비통상적 이동은 위험한 것이 아니다. 육성된 인재가 없어서 준비도 되지 않은 사람을 중요한 자리에 아무런 지원 없이 배치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위험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고정 관념 5 : 일을 부여하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육성된다 
 
OECD 국가 중에서 한국 기업들이 가장 오랜 시간 근무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매주 40~50시간 이상씩 죽도록 일하지만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은 잘 되지 못한다고 하니 아이러니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아마도 막연히 일만 오래한다고 해서 능력이 개발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일을 통한 육성에서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얼마나 오래하는가 보다는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가 아닐까? 
 
“연습이 천재를 만든다(Practice makes perfect)라고 하지만, 모든 연습이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플로리다 대학의 에릭슨 교수는 말한다. 단순 반복적인 연습이 아니라 ‘신중한 연습(Deliberate Practice)’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연습을 할 때 이미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신중한 연습은 이와는 달리 자신이 잘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더 나은 방식을 고민하면서 지속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생각하면서 연습하는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혔던 나탄 밀슈타인이 소개한 일화를 보자. 어릴 적에 자신의 스승인 아우어 교수에게 하루에 몇 시간이나 연습해야 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때 스승의 답은 ‘손가락만으로 연습을 한다면 하루 종일 연습해도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머리를 쓰며 고민과 집중이 곁들여진 연습을 하면 하루 2시간이면 족하다’라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이 조언으로 인해 밀슈타인은 평소의 연습 방식을 바꾸게 되었고, 뛰어난 연주자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구성원들이 어떻게 생각하면서 일하게 할 수 있을까? 조직 심리학자인 조지 홀렌백이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도했던 방법이 부족하나마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승진한 경영진을 1년간 관찰하면서 연구진은 매주 다음과 같은 2개의 질문을 던졌다. “지난 주에 어떤 일들을 하셨습니까? 그리고 그 일들로부터 배운 것은 무엇입니까?” 한 동안은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경영진이 없었다고 한다. 바쁜 일상에 치여 지내다 보니,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조차 잘 기억해내지 못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영진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보다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연구 프로젝트가 종료될 시점에 한 경영진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도전적인 성과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하루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이 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라는 생각을 갖게 된 후로부터는 나의 업무로부터 배울 만한 것이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는 나의 부하 직원들에게도 똑같이 2개의 질문을 던짐으로써 그들의 학습을 자극하고 있다. 구성원들 역시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일을 통해 무엇을 배우는지에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학습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바둑의 복기(復碁)와 같은 반성회의 시간을 갖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복기란 한 판의 바둑을 끝낸 후에 처음부터 다시 바둑돌을 놓아보면서 ‘이렇게 두었으면 어땠을까?’를 고민해보는 것이다. 복기는 바둑 서적을 통해 정석이나 묘수를 배우는 것 이상으로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킹스턴 대학의 진 우드웰 교수도 ‘체제적이고 교육적인 목적의 반성회(Institutionalize Disciplined Reflection)’가 이루어질 때 학습의 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반성회의 일환으로 담당했던 업무의 실전 매뉴얼을 만들어보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업무 전반을 되짚어 보고 정리하면서 나름의 체계를 잡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적절한 시점에 그 간의 경험을 통해서 배웠던 것들을 돌아보면서 정리하는 기회를 주는 것은 일을 통한 육성 과정에서 자칫 지쳐버리기 쉬운 인재들에게 일종의 휴식과 재충전의 과정이 될 수가 있다. 우드웰 교수는 "안타깝게도 반성회와 같은 시간을 갖는 것을 장려하는 회사가 별로 없다"고 지적한다. 반성회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구성원들이 업무 수행에서 잠시 벗어나야만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반성회를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보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반성회를 통해서 인재들이 학습할 때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부터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꾸준히 추진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고정 관념 6 : 강한 Challenge만이 인재를 키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일을 통한 육성은 개인이 기존에 접해 보지 못한 새로운 업무를 부여 받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된 초기에는 누구나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혹독한 챌린지만이 인재를 키운다’는 믿음으로 리더들이 강하게 챌린지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육성의 효과를 거두기는 커녕 잠재력 높은 인재들이 좌절감을 느끼거나, 자신을 지원해주지 않는 리더나 조직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된다. 결과적으로 인재는 상처만 받고 조직 성과의 급락이라는 부정적인 결과만 얻을 가능성이 크다. 챌린지도 적절한 상황에 적합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효과적이란 얘기다.  
 
일을 통한 육성이 이루어지게 하려면 새로운 직무를 부여 받은 초기에 부드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실수나 실패를 어느 정도 감싸 안아 주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래야만 일을 하다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일을 통한 육성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에게 어느 정도의 심리적인 안정감이 전제되어야 한다. 심리적인 안정감이 없이 높은 도전적인 업무가 주어지고, 리더의 강한 질책만이 있다고 생각해 보라. 사람들은 일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큰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이 경우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거나 시도를 함으로써 배우기보다는 남들이 해오던 방식을 답습하는 정도에서 그치게 된다. 이에 더하여 남들과의 상대적 비교에도 더 신경을 쓰게 된다. 남들이 못하면 상대적으로 자신이 나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호 학습을 위한 정보 공유나 협동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기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한다는 것이 ‘좋은 게 좋은 것이다’라는 식의 온정주의나 낮은 성과를 용인하는 것은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구성원들은 즐겁게 일을 하기는 하지만, 일에 대한 몰입이 낮아지고 학습 효과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플로리다 대학의 에릭슨 교수도 사람의 속성 상, 자신이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그대로 반복하는 편안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자극은 육성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하고 있다.  

 
Ⅲ. 실행 의지를 보여야 할 때 
  
 
피터 드러커는 “어떤 결정이 실제로 현장에서 실행되지 않는 한, 그것은 의사결정이 아니다. 그것은 기껏해야 좋은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조언했다. 인재 육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이라는 것을 표방하는 것은 기업의 의지이다. 그러나, 이런 의지는 실제 실행으로 옮겨지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모든 기업이 어려운 시기이다. 이런 시기에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일을 통해 육성하자면 다소의 실패는 불가피한 것이란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시기가 일을 통한 인재 육성에 있어서 오히려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어수선할 수 밖에 없는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는 역할, 소비 침체로 적자에 빠진 사업을 되살리는 역할 등 사업이 잘 되고 있는 시기라면 제공할 수 없는 다양한 업무 기회가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도전적인 업무를 통해 단련되는 인재는 미래에 기업의 성공을 이끌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끝> (LGERI, 2009. 3. 2. 한상엽)
  
 
< 참고문헌 > 
  
Acceleration Executive Development, Corporate Leadership Council, 2000 
Developing Executives Through Work Experience, Morgan W. McCall Jr. Human Resource Planning 1988  
Establishing Performance Management as an Organizational Priority, Corporate Leadership Council, 2002 
The Competitive Imperative of Learning, Amy Edmondson, Harvard Business Review 2008. July-August  
The Making of an Expert, Ericsson et al. Harvard Business Review 2007. July-August   
Toward Effective Management of High-potential Employees, Corporate Leadership Council, 2000 
The People Problem in Talent Management, The McKinsey Quarterly, 2006. No. 2. 

Posted by 서형준

댓글을 달아 주세요

‘사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이제 기업 경영 원칙의 하나와 같은 말이 되었다. 사람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대답 중 하나로 ‘체계적인 HR 성과 관리’를 들 수 있겠다. 효과적인 HR 성과 관리를 위한 핵심 포인트를 살펴 보자.  
 
Cisco의 존 챔버스 회장이 어느 날 지사 CEO 중 한 사람에게 물었다. “CEO의 첫번째 미션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질문을 받은 CEO는 “사업을 잘 가꾸어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존 챔버스는 “그게 아니다”라며, “CEO의 첫째 미션은 사람을 제대로 키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사업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주체인 사람을 관리하는 데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라 하겠다. 실제 Cisco는 사람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사실 기업의 최고 책임자치고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는 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누구나 ‘사람이야말로 기업 경쟁력 창출의 원동력’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효과적으로 사람을 키우고 관리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사람을 통한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면, 중량급 인재 확보, 핵심 인재 관리, 후계자 관리 등 다양한 HR 활동들을 하고 있다고 대답을 하지만,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정말로 조직의 경쟁력이 쌓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랜 기간 후계자 관리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기업 성과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문득 ‘정말 사람을 잘 키우면, 기업 성과가 높아질까?’라는 의문이 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전사적/종합적 관점에서 체계적인 HR 성과 관리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 하겠다. 즉, 적절한 HR 과제의 도출이나 현장에서의 실행 및 사후 지속적인 점검 등의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보다 효과적인 HR 성과 관리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업 전략과 연계된 HR 성과의 정의 
 
성공적인 HR 성과 관리의 첫걸음은, 사업 전략 관점에서 HR이 달성해야 할 성과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즉, 사업 성과에 도움이 되기 위해 수행해야 할 HR 전략 과제와 그 달성 여부를 측정할 지표(KPI)를 마련하는 것이다. HR 성과 관리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기업 경쟁력 확보 및 사업 성과 제고 차원에서 기여할 수 있도록 사람 관리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HR 성과 정의 시 유념해야 할 사항들을 몇 가지 살펴 보자.   
 
●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 
 
사업 관점에서 HR 전략 과제를 제대로 도출하기 위해서는, 인터뷰, 서베이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가능한 많이 들어야 한다. 물론 HR 부서 자체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공유할 수 있지만, 실제로 어떤 과제가 보다 현실적이고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현업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글로벌화라는 사업 전략 달성을 위해 HR이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다. 해외 파견자 육성, 현지인 관리, 전사 차원의 글로벌 정체성 확립/유지 등 여러 가지 과제들이 있겠지만, 이 중 사업에 중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현업을 담당하는 관리자나 구성원들이 보다 잘 알 것이다. 미국 통신업체인 Verizon의 경우를 보자. Verizon은 현장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HR 과제를 도출한 대표적인 회사다. 동사는 주요 관리자 대상의 인터뷰, 현장 서베이를 기초로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수 인재 관리(Talent), 리더십 등이 중요하다고 판단, 이에 근거하여 HR 핵심 과제를 선별하였다(<그림 1> 참고). 이를 통해 Verizon에서는 사업 성과 제고에 도움이 되는 HR 과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도출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 적절한 관리 지표(KPI) 마련 
 
HR 과제들을 구체적으로 도출하고 나면, 각 과제별로 그 달성을 측정할 KPI를 마련해야 한다. ‘측정 없이 개선 없다’는 말이 있듯이, HR 과제들이 잘 수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정량적인 수치로 파악할 수 있을 때, 보다 체계적인 개선 및 관리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HR 성과를 단순히 수치로 표현하는 수준을 넘어, 그 경제적 효과를 분석해 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즉 HR의 투자수익률(ROI: Return On Investment) 등을 통해 투입 비용 대비 금전적/경제적 효과를 산출해 보려는 것이다. 이는 HR 성과를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함으로써 실제 HR 관련 의사결정에 보다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바람직한 지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금전적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이냐에 따라 논란의 소지가 크기 때문에, 실제로 도입하여 활용할 경우에는 관련자들간 심도 있는 논의와 검토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KPI를 마련하는 데 있어 유념해야 할 사항은, 모든 과제에 대해 정량적인 KPI를 만들어 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정량적 측정이 가능하더라도 노력 대비 효과가 적은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어떻게든 정량적 지표를 만들어 활용하려고 하기 보다, 정성적 방법으로 보완할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억지로 KPI를 활용하려 하다가는, 자칫 중요한 의미를 갖는 활동보다, 정량적 지표 도출이 용이한 활동을 중심으로 관리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모토롤라 코리아의 한 관리자는 “가능하다면 KPI로 관리하는 게 좋겠지만, 모든 것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기란 어렵다. 우리는 주요한 HR 활동들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서베이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라며 정성적인 방법으로 보완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현장의 HR 활동 점검 및 적극적인 개선  
 
HR 과제 및 성과 지표를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나면, 이를 기초로 현장의 HR 활동을 점검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아무리 완벽한 HR 성과 지표를 만들어 놓아도, 면밀한 현장 점검이나 개선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개선 이슈 도출을 위해서는, 지표상 문제가 나타나는 부분을 우선적으로 파악한 후, 추가적인 인터뷰나 서베이, 기타 자료 분석을 통해 문제의 원인을 심도 있게 분석해야 한다. 지표상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현장의 스킬/노력 부족, HR 제도/시스템의 부적절한 설계, 잘못된 제도 운용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인 분석에 따라 개선을 담당해야 할 주체를 정하고, 실질적인 개선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한 예로 3M의 경우를 보자. 3M은 주요 지역 본사별로 HR 전문가들로 구성된 COE(Center Of Expertise) 조직을 두고 있다. 이 조직은 지사들의 HR 활동을 점검하여 문제점을 찾고 개선을 요구하는데, 3M에서는 COE의 개선 요구 사항을 준수하도록 엄격히 규정함으로써 각 지사별 개선 활동이 보다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 아디다스는 지사별로 HR 등 주요 부문을 점검한 후, 그 결과를 각 지사 CEO의 성과에 반영하고 있다. 그 결과 지사들의 경우, 전담 회의체 구성 등을 통해 보다 강력히 개선 활동을 추진해 나간다고 한다.  
 
HR 성과 지표의 개선/수정 
 
현장의 HR 활동을 점검하면서, 동시에 검토해야 할 부분은 HR 성과 지표에 대해 개선하거나 수정해야 할 사항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점검해야 할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 지표의 효과성을 점검해야 
 
다양하고 많은 KPI를 갖고 있는 것이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관리의 목표나 집중도가 흐려질 수도 있다. GE의 인사담당 수석 부사장인 윌리엄 코나티는 단순함의 미덕을 깨달아야 한다며, “혼란스러운 메시지와 수천 개의 목표를 내세워서는 직원들을 이끌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핵심 지표를 중심으로 간결하고도 효과적인 관리 체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뜻이라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표간 인과 관계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를 통해 사업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표를 선별하고, 이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관리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 예로 Verizon의 경우를 보자. Verizon은 ‘직원 참여 지수’라는 지표가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계를 분석해 보았는데, 이를 통해 직원 참여 지수가 1% 증가하면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0.5%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Verizon은 이러한 지표간 인과 관계 분석을 통해 지표의 영향력 및 중요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 Trade-off를 점검해야 
 
이와 함께, 특정 지표로 인해 부정적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는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만들어 놓은 지표들이 생각지 못하게 엉뚱한 부정적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보다 효율적인 채용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활용되는 지표 중 하나인 채용 소요 기간(Cycle time)의 경우, 빠른 채용을 강조함으로써 보다 적합한 사람을 고르고 선별하는 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점검 과정을 거쳐,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지표들이 파악되면 해당 지표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거나 상쇄시켜 줄 만한 보완 지표가 없는지 검토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지표를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컨대, 채용 소요 기간을 중요한 지표로 유지해야 한다면, 보다 적합한 사람을 선발할 수 있도록 ‘채용 결과에 대한 현장 구성원들의 만족도’ 등과 같이 보완 가능한 지표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HR 성과 관리를 강화해 나가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부분은, 자칫 잘못할 경우 현장 관리자들의 거부감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즉 KPI를 기반으로 한 현장 점검 등에 대해 ‘왜 통제하려는 걸까?’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현장에서 직접 HR 활동을 수행하는 관리자들의 거부감은 HR 성과 관리 및 달성에 상당히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 만큼, 경영진이나 HR 부서에서는 무엇보다 HR 성과 관리 활동이 현장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임을 명확히 밝히고 설득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즉, ‘어떻게 해야 사람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임을 납득시킴으로써, 현장 관리자들이 보다 자발적으로 HR 성과 관리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끝> (2007. 4. 17. LGERI  황인경)
Posted by 서형준

댓글을 달아 주세요

직장인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 건전한 긴장감 이상의 과도한 스트레스를 겪는 직장인이 늘고 있는 반면 문제를 풀어줄 수 있는 대화 상대는 별로 없다. 선진 기업들이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상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비결을 사례 중심으로 살펴본다.  
 
최근 연예인들의 자살이 잇따르면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일으킨 바 있다. 그들의 자살 원인 중 하나는 대중 인기를 높여야 한다는 부담감과 동료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밝혀졌다. 그들은 연예인이라는 신분으로 인해 이러한 스트레스를 주변 사람들과 나누기 어려웠고, 그로 인해 고통을 키운 것이었다. 그리고 지인들은 그들의 정신적 고통을 눈치채지 못했다며 자살을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최근 직장인들도 과도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에 이르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최근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사무직 종사자들의 자살자 수가 2000년 268명에서 2005년 597명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서비스업 종사자는 536명에서 1,016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비단 자살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해 질병에 걸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온라인 취업 포탈인 잡링크의 2004년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직장인의 약 80%가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질병을 앓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스트레스 정도가 심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도 약 40%에 달했다.
 
직장인들은 과도한 스트레스에서 더 이상 안전할 수 없다. 이러한 환경을 감안할 때, 이제 기업들도 구성원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대해 외면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기업들은 구성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해 개인 문제로만 보고 오히려 스트레스가 많은 직원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일부 보이면서 이들을 외면하고 있어, 스트레스에 대한 문제 의식조차 부족한 안타까운 현실이다.
 
위기의 직원, 회사가 관리해야 
 
한국직무스트레스학회가 2001년 조사한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보유율은 95%로, 미국(40%), 일본(61%)보다도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즉,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어 있고, 많은 부분이 직무 스트레스에서 기인되고 있다. 게다가 구성원들의 지나친 스트레스는 여러 측면에서 회사에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첫째, 구성원의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높아지면 기업의 생산성은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적절한 긴장감은 성과에 대한 도전 의식을 자극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성과 향상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의욕과 에너지를 떨어뜨리고 결국 성과 제고에 큰 장애 요인이 된다(<그림 1> 참조). 실제로 예일대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울증에 걸린 근로자는 건강한 근로자보다 결근율이 2배 높고, 생산성의 손실은 7배에 달한다고 한다. 이에 일부 선진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하였는데, 그 결과 업무 몰입도가 높아지고 기업 생산성이 향상되었다고 한다. 예컨대,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맥도널 더글러스는 이직률이 35% 감소하고 생산성이 14% 향상되었다고 한다. 또한 3M은 사내 상담실을 이용한 구성원의 80%가 성과가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둘째, 스트레스의 증가는 곧 산업 재해 또는 소송과 연결되면서 기업의 불필요한 손실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1990년대 이전 산업 재해가 블루컬러 노동자에게 집중적으로 발생했고, 그 원인도 사고성 재해가 대부분이었다면, 2000년대 이후에는 화이트컬러의 과로성 질병이 늘고 있다. 승진, 실적 부담, 고용 불안 등의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돌연사 등이 늘고 있으며, 그 대상도 50~60대 뿐만 아니라 30대, 여성 인력, 전문가 그룹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스트레스 관련 산업 재해가 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울증 등 정신적 질환으로 인한 산업 재해의 경우, 2000년 27건에서 2004년 107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과로나 스트레스가 원인인 뇌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산재 승인 건수도 2000년 1,950건에서 2004년 2,285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산재 승인 건수가 증가함에 스트레스로 인한 산재 손실액도 점점 커지고 있는데, 2003년 우리 기업의 스트레스로 인한 산재 손실액은 6,6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셋째,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는 곧 직장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구성원을 감정적으로 잘 관리하는 회사가 인재들에게 일하기 좋은 직장(Great Workplace)으로 부각되는 반면, 구성원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소송이나 산업 재해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회사는 직장 이미지 악화로 좋은 인재를 확보하거나 유지하기 어렵게 될 수 있다. 실제로 포춘이 매년 선정하는 500대 기업의 95% 이상은 사내 전문 상담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구성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있다. 듀퐁, HP, IBM, 릴리 등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해마다 상위권에 자리매김되는 선진 기업들의 경우, 이미 체계적인 구성원 상담 서비스를 오래 전부터 실시하고 있다. 반면, 구성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기업의 경우, 자살, 돌연사 등이 증가하고 이러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이는 내부 구성원, 노동 시장 내의 외부 인재 뿐만 아니라 일반 고객들에게도 좋지 않은 기업 이미지를 심어주게 된다. 이는 결국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과 이직, 외부 우수 인재 유치의 어려움 등으로 나타나 장기적으로 기업 성과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넷째, 회사의 손실 측면이 아니더라도 회사가 구성원의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대부분의 회사가 구성원의 스트레스 해소는 직장 상사의 일이라고 판단하여 리더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지만, 리더가 구성원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우선 직원들이 리더에게 스트레스 원인에 대해서 깊은 얘기를 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리더가 평가권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부하 직원들은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조직이나 상사에 대한 불만에서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해 리더와 허심탄회한 대화가 불가능하다. 또한 리더 자신도 과중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 고용 불안이나 실적 압박, 은퇴 후 생활에 대한 막막함 등 직급이 높아질수록 스트레스 또한 높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부하 직원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설사 리더가 도와주려고 해도 그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섣불리 개입했다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위기의 직장인 관리 성공 포인트 
 
기업이 이러한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를 해결해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면담을 통해 구성원에게 보다 적합한 직무를 제공하거나, 사내에 비공식 조직을 활성화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일부 기업은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주기 위해 ‘Fun 경영’을 도입하며 각종 즐거운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이 재미있는 조직이 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이는 자칫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칠 뿐,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주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상담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가 효과적 
 
그렇다면 구성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스트레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상대가 없다는 점이다. 예컨대, 진로 문제에 대해서 고민이 많지만, 이를 동료나 상사에게 얘기했다가는 이직 의사가 있는 ‘요주의 인물’로 찍힐 것만 같아 입을 다물게 된다. 퇴출의 위기감으로 불안해하고 있지만, 이를 배우자에게 얘기하자니 가장으로서의 위신이 서지 않는다. 치고 올라오는 후배나 동료와의 경쟁으로 인한 압박감을 친구들에게 얘기하자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혼이나 별거 등 가정사의 어려움을 동료들에게 털어놓으면 회사에 소문만 퍼지면서 좋지 않은 인상만 주게 될 것 같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어디 가서 시원스레 털어놓고 싶지만, 털어놓을 대나무 숲도 없고, 대나무 숲에서 메아리가 울릴까봐 조심스러워 아예 입을 닫고 혼자 속앓이만 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점(占)을 보는 직장인이 많다는 웃지 못할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2007년 취업 포탈 커리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미 신년 운세를 본 직장인이 약 30%, 운세를 볼 계획이 있는 사람이 약 25%로 합쳐서 약 50%가 넘는 직장인이 점을 보거나 볼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를 해결해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전문가의 협조를 통해 그들이 스트레스를 배설함으로써 해소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회사가 나서서 구성원들에게 적절한 전문 상담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상담실이 운영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이미 10년 전부터 체계적인 상담실이 운영되어 왔고, LG도 최근 성공적인 상담실 운영 사례로 타 기업의 모범이 되고 있다. 그러나 상담실을 운영했다가 실패한 기업들도 적지는 않다.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상담실 운영, 그 성공 포인트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기업 상담실 운영의 성공 포인트 
 
1. 보안이 생명 
 
상담실을 운영했다가 폐지한 기업들의 공통된 실패 원인은 상담에 대한 비밀을 유지하지 못한 데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들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상담 내용을 분석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일부 인사 부서나 리더들은 상담실을 운영하는 조건으로 상담실 방문자 리스트를 요구하거나 상담 내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상담 전문가와 마찰을 빚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상담실이 상담 내용이나 이용자에 대한 보안을 유지하지 못하고 이를 기업에게 제공할 경우, 그 상담실은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잃고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상담가는 직업 윤리 의식에 입각하여 상담 관련 정보를 공개해서는 안될 것이고, 회사도 상담의 내용이나 이용자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2. 스트레스에 대한 회사의 인식 전환 
 
상담실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리더나 회사가 스트레스가 높은 구성원을 바라보는 인식부터 달라져야 한다. 우선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어~’라며 넘긴다면 구성원 개인과 조직이 모두 건강하기 어려울 수 있다. 더구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신체적 질병으로 연결되기 쉽기 때문에 예방과 관리를 통해 스트레스를 낮춰주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직원을 ‘문제 사원’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그릇된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한다. 감기에 걸리면 병원을 찾듯, 스트레스가 높아질 때 상담실을 찾아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에 대해 장려를 해야 한다. 이들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을 경우, 구성원들은 상담실을 찾기 어려워지고, 더 심각한 고통에 빠지게 될 수 있다. 국내 한 기업의 경우, 상담실을 설치하면서 인사 관련 부서 직원을 대상으로 상담에 대한 기본 교육을 실시하였다고 한다. 이를 통해 인사 부서 직원들부터 상담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상담의 효과를 체험하며, 누구나 쉽게 찾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3. 전문 상담 내용 다양화 
 
구성원들이 상담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존 심리 상담에 치우쳤던 상담 내용을 보다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재테크, 자녀 문제, 퇴직이나 경력 개발 상담 등도 병행하여 구성원의 니즈를 만족시켜줄 필요가 있다. 실제로 직장인 대상의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8%가 자기 개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고, ‘사오정’, ‘삼팔선’ 등 퇴출에 대한 고민과 ‘은퇴증후군’이 30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SK는 ‘하모니아’라는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는 정신과 의사, 심리 상담사 뿐만 아니라 경력 관리 컨설턴트, 재테크 컨설턴트 등 10여명의 상담 전문가가 배치되어 있고, 상담 주제에 따라 적절한 상담자가 연결된다고 한다. 이를 통해 업무에서의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가정의 대소사도 해결해주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 시트콤 「프렌즈」를 보면 ‘로스’라는 남자 주인공이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심리 상담을 권유 받는다. 상담 결과 상담 전문가는 ‘로스’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며 한달간의 휴직을 권한다. 회사는 그에게 한달간의 휴직을 제공하였고, 한달 후 다시 상담을 통해 회사에 복귀하였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구성원들이 상담을 받고, 스트레스가 심해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회사에서 휴직을 권고하는 등 HR의 도움을 받는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업이 경영상의 위기를 관리하듯, 구성원들의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욕을 불러 일으키는 건전한 스트레스는 높이고, 회사의 손실을 불러일으키는 과도한 스트레스는 줄이도록 회사가 구성원을 보듬는 것이 이제 HR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 우면 R&D 캠퍼스 내 상담실, 맘풀이(Mind-Free) 운영 사례 
 
LG전자 우면동 연구소 내에는 맘풀이라는 상담실이 마련 되어 있다. 상담실은 2006년 초에 설립되었고, 현재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약 4~5명의 연구원들이 상담 받고 있을 정도로 상담실의 이용율은 높은 편이다. 차부장급 연구원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고, 그에 못지 않게 대리나 신입 사원등 젊은 연구원들도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이처럼 맘풀이 상담실이 구성원들에게 호응을 얻게 된 비결을 들어 보았다. 
 
● 상담실 운영의 성공 포인트 
 
운영의 성공 포인트 중 첫번째는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했다는 점이다. 이 곳에서의 상담은 무기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장기 상담의 경우, 이름을 물어보긴 하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면 강요하지는 않는다. 대신 회사에는 이용 건수에 대한 보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상담실 이용자의 성비와 직급만 보고를 하고 있다.
 
두번째는 의무실이나 휴게실처럼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으로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한 점이다. 예를 들면 아로마 테라피시설과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고, 스트레스를 진단해주는 기계를 들여놓아 구성원들이 쉽게 드나들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휴게실 같이 편안하고 언제든지 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예약제 운영도 없앴다. 방문 시간이 겹쳐서 구성원들이 서로 마주칠 수 있는 단점은 있지만, 잠깐 쉬러 오는 직원들이 상담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되어 상담에 대한 거부감도 크게 줄어 들었다.
 
세번째는 상담실 위치에도 신경을 쓴 점이다. 일부 구성원들은 상담실을 찾을 때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업무 공간과 다소 떨어져 있고, 화장실과 회의실 바로 곁에 상담실을 두어,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상담하러 가는지 회의하러 가는지 알기 힘들도록 했다.
 
● 상담의 효과 
 
스트레스가 있다면, 이는 남들에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수치를 낮추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꾹 참고 있는 것은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불러 일으킨다.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객관적으로 자기 감정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문제의 본질을 스스로 찾게 되고 스트레스 또한 해소된다. 요즘 직장인들은 대화의 상대가 너무 절실한데, 사실 대화 상대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상담은 그런 부분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한다. <맘풀이 박경희 상담 실장과의 인터뷰 내용 정리>  <끝> (출처: LGERI 2007.4.10. 박지원)
Posted by 서형준

댓글을 달아 주세요

여성 인력의 전략적 활용이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 인력의 역량과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성공 포인트를 짚어 보았다.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 교육 수준의 향상 등에 따라 우수한 여성 인력들의 사회 진출이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기업체에서도 여성 인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연말 HR 전문 포탈 인크루트가 상장사 578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채용 인원의 약 30%가 여성 인력이라고 한다. 이렇듯 과거에 비해 여성 인력에 대한 채용 규모가 급속히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향후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여성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느냐가 향후 기업 경쟁력 제고에 중요한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여성 인력의 역량과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1. 도전적인 업무 부여가 중요 
 
여성 인력 활용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주요 현상 중의 하나는, 조직 내 많은 여성 인력들이 중요하고 도전적인 업무보다 보조적인 업무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여성 인력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여성에게는 핵심 업무보다 부수적인 업무, 주변 업무를 주는 경우가 많다. 남성에 못지 않은 능력을 가지고 자신감을 보이더라도 여성에 대해서는 ‘쟤는 이 일을 맡기기에는 뭔가 불안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 업무 현장에서 관리자들이 여성에게 주요 업무를 맡기기에 앞서, ‘여성인데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은연 중 한다는 것이다.   
 
도전 의식을 주지 못하는 이러한 업무 부여는, 여성들의 역량이나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는 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업무의 목표 수준이 낮을 경우,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이나 발전에도 관심을 잘 기울이지 않게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성 인력들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도전적이고 성취감이 높은 업무를 부여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여성 인력을 잘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을 보면, 업무 배분 시 중요한 업무에서 여성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 특히 현장 관리자 개개인에게 여성 인력을 잘 관리하라고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사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모니터링 하며 독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 예로 컨설팅 업체인 어니스트 앤 영(Ernest & Young)의 경우를 보자. 이 회사는 주기적으로 주요 업무 내용이나 그 난이도 등에 대해 리뷰하면서, 여성들이 중요한 업무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있지 않은지 점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어니스트 앤 영은 여성들이 자신의 역량을 시험해 보고 발휘해 볼 여건을 조성해 줌으로써 여성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 관계 관리(Relationship Management) 스킬의 개발 
 
여성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도전적인 업무 부여와 함께 여성들의 부족한 부분도 함께 보완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여성들에게 약한 부분으로 많이 지적되는 사항은 조직 내외에서 사람간의 관계를 관리하는 부분이다. 여성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관계 지향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주로 개인적인 친밀함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고 업무와 관련하여 필요한 관계를 맺고 관리를 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즉, 상사, 동료, 부하, 고객, 타 부서 등으로부터 업무에 필요한 정보나 협력을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얻어 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조직에서 업무를 탁월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도를 깊이 있게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협력을 얻어 낼 수 있어야 하는 만큼 이러한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여성 인력들의 경우 반드시 학습이 필요하다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공식적인 세미나, 토론회 등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그보다는 멘토링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론도 이론이지만,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사안에 대해 현실감 있는 대안을 제시해 주는 데는 멘토링이 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멘토링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한다. 멘토링 전문가인 깁슨은 ‘성공하는 여성들은 스스로 찾든, 공식적인 제도를 통해 찾든, 상당 수 멘토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멘토를 통해 여성이 조직에서 스스로 갖추기 힘든 지식이나 정보, 기술을 전수 받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여성 인력들을 잘 활용하는 기업들의 경우, 멘토링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 예로 에어 리안타(Aer Rianta)의 경우를 보자. 아일랜드의 3개 항공을 관리하는 이 회사는 1993년부터 여성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본 프로그램을 통해 멘토링을 원하는 여성 관리자들은 상급 남성 관리자들로부터 관리 스킬, 리더십 역량 등을 지도 받을 수 있다. 그 결과, 에어 리안타의 여성 인력들은 리더로서의 자신감과 능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3. 직장과 가정 일의 양립을 지원 
 
아무리 일이 재미있고, 사람들과 관계가 좋아도 누구든 집안에 일이 생기면 일에 집중하기 어렵기 마련이다. 특히 여성 인력들의 경우, 아직까지 가사, 육아 등에 대한 부담감을 남성에 비해 더 많이 짊어지고 있다. 그렇기에 가정 일로 고민이 생기면 쉽게 업무에 방해를 받을 뿐 아니라 직장을 그만 두게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게 된다. 여성 리더십 전문가인 루더만과 오롯은 여성들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큰 스트레스로 여기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가정 일을 충실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이라고 지적했다. 그렇기에 조직이 여성 인력을 장기적 관점에서 육성하며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의 가정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기업들은 직장/가정 생활의 균형(Work & Life Balance)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 프로그램은 주로 다음의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 육아 지원 프로그램이다. 이는 직장 내에 직접 혹은 외부 전문업체와의 위탁 계약 등을 통해 탁아 시설을 마련, 여성들이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한 예로 존슨 앤 존슨(Johnson & Johnson)은 미국에서 3개의 주요 보육 서비스 업체와 용역 계약을 체결하여 직원들이 활용하도록 해 주고 있으며, 발생하는 비용까지도 상당 부분 지원하고 있다. 존슨 앤 존슨은 이를 통해 직원들, 특히 여성 인력들의 업무에 대한 집중도와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둘째, 유연 근무 프로그램(Flexible Work Program)이다. 이는 업무 시간과 장소를 융통성 있게 조정함으로써, 구성원들이 가정 일을 큰 부담 없이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유연 근무 프로그램의 종류로는,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여 원하는 시간대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유연 시간제(Flexible Time), 재택 근무 등 IT를 이용하여 회사 외부 장소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텔레커뮤팅(Telecommuting), 두 사람 이상이 하나의 업무를 교대로 수행하는 업무 공유(Job Sharing), 하루 8시간 5일 근무가 아닌 10시간 4일 근무를 하는 집중 근무(Compressed Weeks), 육아 등의 문제로 정상적인 근무가 어려울 때 일정 기간 복직을 전제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단축 근무(Part-time for return) 등 다양하다. 이 중 특히 재택 근무나 단축 근무는 여성 인력의 유지, 활용을 위해 기업들이 많이 활용하는 제도이다.  
 
한 예로 한국IBM의 경우를 보자. 한국IBM은 2005년부터 재택 근무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은 담당 업무 성격에 따라 일주일에 2일에서 5일까지 재택 근무가 가능하며, 1년 단위로 기간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 한국IBM은 재택 근무 도입 후 여성 인력을 포함한 구성원들의 직장과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으며,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4. 여성에 대한 인식 변화 노력이 필요 
 
여성 인력들이 조직에 잘 정착하고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으려면, 같이 일하는 상사, 동료, 부하 등 주변 구성원들의 여성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여성학자인 모리슨은 여성들이 조직에서 제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해 내는 데 있어 걸림돌 중 하나는 ‘여성다움’에 대한 고정 관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남성 혹은 남편을 뒷바라지하고 지원하는 역할로 인식되어 왔다. 그렇기에 여성들의 경우, 목표 달성을 위해 강력히 업무를 추진할 경우에는 ‘지나치게 공격적이다, 너무 남성적이다’라며 부정적으로 평가 받고, 반면 섬세하고 여성스럽게 접근하면 ‘일을 하기에는 너무 연약하다’라고 평가 받는다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조직에서 여성들의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을 제한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성장해 나가는 것을 어렵게 만들게 된다.  
 
여성에 대한 조직 내 고정 관념을 해소하려면,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IBM의 경우를 보자. IBM은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판단, 전사 차원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임원 등 관리자 계층을 대상으로 한 ‘마인드셋 워크샵(Mindset Workshop)’, 일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교육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IBM에서는 ‘사업에 있어서 여성의 중요성’, ‘여성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떤 환경이 필요한가?’, ‘불평등한 관행은 없는가?’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면서 여성에 대한 기존 가치관을 새롭게 바꾸어 나가고 있다. 즉 아내, 어머니, 딸 등 전통적이고 가정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나 같이 일하는 동료, 상사, 부하로서의 여성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하고 있다.  
 
5. 주기적인 점검 및 꾸준한 개선 
 
업무 스타일, 사고 방식 등 다양한 측면에서 남성과 차이를 보이는 여성을 적극적으로 확보/활용한다는 것은 사실 조직 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문화란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에 걸쳐 지속적이고도 꾸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나 인프라들이 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 여성들이 제 역량을 발휘하는 데 방해가 되는 추가적인 문화적/제도적 요인이 없는지 주기적으로 살펴 보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먼저, 구체적인 지표를 정하여 관리하는 방법이다. 한 예로, 딜로이트 앤 투쉬(Deloitte & Touche)의 경우에는, 여성들의 승진 현황, 이직/전직 비율, 후계자 승계 계획에의 포함 비율, 공식적인 훈련 활동 참여 비율 등의 지표를 만들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딜로이트 앤 투쉬에서는 이러한 지표에 이상 징후가 보이면, 그 원인을 철저하게 밝혀 내어 여성들이 불합리하게 처우 받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설문 등 인식 조사를 기반으로 관리하는 방법이 있다. 미국 코닝(Corning)은 내부에 전담 기구를 구성하여 설문 조사와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을 실시, 여성 인력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문화적/제도적 요인들에 대해 주기적으로 조사/개선해 나가고 있다. 이 두 회사는 이러한 주기적 관리를 통해 여성 인력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효과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위의 두 가지 방법 중 여성 인력의 중요성을 보다 강조하고 그 활용을 강력히 이끌어 낸다는 측면에서는 지표 관리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으나, 구성원들의 거부감을 줄이고 수용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는 인식 조사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보다 적합하다. 특히 아직 내부에 남성 중심적인 문화/관행이 보편적일 경우, 인식 조사에서부터 현상을 파악하고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6. 여성 스스로의 발전과 성장 노력이 중요 
 
조직 차원에서 여성 인력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여건을 만들어 주더라도, 여성 스스로의 발전과 성장 노력이 없다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국내 대기업의 한 여성 관리자는 ‘남성 중심적인 조직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여성들 역시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변에 5년 이상, 10년 이상 계속 조직 생활을 할 것이라고 말하는 동료를 찾아 보기 쉽지 않다. 여성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조직에서 성공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라며 여성의 주도적 노력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향후 기업들의 여성 인력 확보 및 활용 노력이 강화됨에 따라 여성들이 조직에서 성장, 성공할 기회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는 여성에게 기회도 될 수 있지만, 자칫 위기가 될 수도 있다. ‘기회를 줘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 조직에서의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이 향후 조직에서 당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으려면, 탁월한 성과를 기반으로 스스로의 자리를 찾으려는 노력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끝>  (2007.2.12. LGERI 황인경)
Posted by 서형준

댓글을 달아 주세요

업      종 제조업 기타
직      무 경리,회계
경      력 3년이상~5년미만
질문제목 어카운팅 실무쪽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질문내용 안녕하세요?

저는 패션 관련제품 제조업체에서 근 5년간 근무해 왔습니다.
해외공장에서 경리파트를 담당하면서 2년 4개월간 경험을 쌓았고, 지금은 해외영업파트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의 고민은 현재 회계관련 경영대학원을 다니면서 공부하고 있고 경리/회계/재무방향으로 경력을 쌓고싶은데, 영업쪽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예 경리경력이 없다면 이런 생각도 안할텐데, 지금 생각은 경리쪽으로 나가는것이 장래비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내에도 경리부와 재무팀이 있는데, 언제 TO 가 날지 모르는 일이고, 제 나이가 31살인데 계속 시간이 지나면 좋은 기회를 놓칠것 같은 불안감도 있습니다.

그래서, 좀 눈을 낮추더라도 영어가 되니깐 외국계회사에 지원해볼까 하는데, 어떻습니까 ? 지금 다니는 회사는 안정적이긴 하지만 돈을 적게 받더라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것이 옳은 방향이 아닐까요 ?

그럼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조그만 어드바이스 부탁드립니다.
답변제목 어카운팅 파트 경력자의 경력설계 고민
답변내용 안녕하세요

귀하는 같은 직장에서 약 5년동안 근무하시면서 2년 반동안은 경리회계 업무를 하셨고, 그 후로는 해외영업 파트에서 근무중이십니다. 현재는 경리회계 부문으로의 커리어 관리를 위해서 경영대학원에서 회계전공으로 학업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귀하께서 이미 본인의 지향을 경리.회계.재무 쪽으로 결정하시고 대학원까지 회계전공으로 정하셨으니 달리 말씀드리기 늦은 감이 있습니다만, 일반적으로 해외영업 부문보다 경리 회계 재무 부문이 더 장래가 유망하다고 획일적으로 판단할 일은 아닙니다.

어쨌든 현재상태에서 귀하가 회계.재무 파트에서 장기적 경력설계를 하셨으면 경리.회계부문으로 가급적 좋은 기회를 빨리 포착해 업무전환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즉, 현재 직장내에서 업무전환을 할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HR부서 등에 알아보시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만일 향후 수개월내에 사내 전보를 통한 회계.재무 부문으로의 전환이 불가능하다면 귀하의 생각대로 이직을 고려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귀하는 영어실력도 좋고 회계부문의 2년 넘는 경력과 대학원 전공을 결합한다면 외국계 회사의 accounting 업무나 국내 회사가운데서 유망한 회사로의 이직도 고려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귀하의 회계 부문에서의 경력이 인정된다면 연봉 또한 그다지 손해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job search를 할 때는 일반적인 사항 외에 그 해당회사의 현황 및 전망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면서 이직을 결정하셔야 실수가 없다는 점만 잊지 않으시면 되겠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서형준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