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개인 건강은 물론 기업 성과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그래서인지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구성원들의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HR의 주요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스트레스에 맞서는 구성원들의 대처 유형을 살펴 보고,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내성을 강화하기 위한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조선일보와 서울대 체력 과학 노화 연구소가 공동으로 연구한 ‘장수 비결 보고서’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아야 장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백세까지 장수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이겨낸 사람들이라고 한다. 물론, 현대 직장인들과 같이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어렵지만, 이들 중 일부는 한국 전쟁을 경험하면서 자식이 죽거나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겨냈다는 것이다. 2006년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도 ‘탁월한 감정 조절 능력’, ‘규칙적 운동’, ‘애완 동물 기르기’ 등 얼마나 효과적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느냐가 장수의 비결이라고 보도했다. 종합해 보면, 장수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스트레스 극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랑의 클리닉 원장인 황성주 박사의 글에 따르면, 실제로 윈스턴 처칠은 폭음, 흡연 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등 단명의 조건을 모두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90세까지 장수했다고 한다. 그의 건강 비결 역시 화목한 가정과 아내와의 원만한 관계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 데 있었다고 한다.  
 
사실상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직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직장인의 95% 즉, 대다수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한 조사 결과(장세진 「직장인 스트레스 실태조사」, 2000)가 이를 입증해 준다. 어차피 스트레스가 삶의 동반자여야 한다면, 스트레스에 대해 잘 대처하고 관리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특히 구성원의 스트레스는 개인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고, 이는 곧 기업 성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주간경제 931호, 「위기의 직장인, 이렇게 관리하라」 참조). 따라서 스트레스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 강화 방법이 기업 HR의 주요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스트레스 대처 유형 6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스트레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까? 최근 온라인 취업 포탈인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잠을 잔다’가 39%로 가장 높았고, ‘술을 마신다’가 37%, ‘그냥 참는다’가 30%, ‘담배를 피운다’가 28%, ‘수다를 떤다’가 25%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렇듯 무수히 많은 대처 방법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몇 가지 유형과 특징들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가장 보편적인 분류는 Folkman과 Lazarus가 제시한 문제 중심(problem-focused) 대처와 감정 중심(emotion-focused) 대처로 구분된다. 문제 중심적으로 대처하는 사람들은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거나, 직접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과 같이 스트레스 상황 자체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사람은 스트레스로 인해 수반되는 정서를 다루는데 초점을 둔다는 특징이 있다.  
 
이 외에도 스트레스 대응 강도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 즉, 스트레스에 대해 적극적이고 강하게 대처하는 유형과, 반대로 소극적이고 약하게 대처하는 유형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이런 유형들을 기반으로 직장인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6가지 스트레스 대처 유형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표 1> 참조).
 
1.정면 돌파형  ‘ 스트레스! 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자’ 
 
정면 돌파형은 전형적인 문제 해결 방식의 대처 유형으로, 스트레스의 원인을 파악하고, 스트레스 상황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 예를 들어, 많은 업무량으로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하면,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중요도와 난이도를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고, 시간 배분을 정확히 하여 일을 하나씩 해결하는 타입이다. 또는 직장 내 인간 관계로 인한 갈등이 일어나도, 갈등의 대상자와 직접 문제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거나,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바꾸기도 한다.  
 
정면 돌파형은 스트레스의 근원을 찾고, 이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점에서 스트레스를 없애는 데 가장 적극적 유형이다. 하지만,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개인적으로 완전히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회사의 인사 제도, 상사의 리더십으로 인한 갈등, 동료들의 업무 스타일 등은 개인의 노력 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2.타협형   ‘ 이것 해주면, 나머지는 내가 할게’ 
 
타협형은 스트레스의 근원을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정면 돌파형과 유사하지만, 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타협안을 찾는다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업무량 과다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나는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잘했어’라며 스스로 자신의 목표를 낮춘다던지, ‘이 모든 일을 제가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제가 이 정도만 할테니, 대신 당신은 이걸 해주세요’라며 자신의 일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시킨다. 즉, 자신에게 주어진 과도한 스트레스 상황을 남에게 인식시키며, 적절한 타협안을 찾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합리화를 시킨다.  
 
이러한 방법은 적절하게 타협안을 찾아 가능한 범위만 소화하면서, 무리 없이 모든 일을 하는 듯 보일 수 있어 처세술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다. 그렇지만 스스로 자신의 목표를 낮추거나 업무량을 줄이는 행동이 지속되면서 현실에만 안주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다소 문제는 있다. 타협형의 구성원들은 도전 정신을 잃고, 더 큰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3.도망자형   ‘ 이 일은 못하겠다’ 
 
한참 바빠지는 업무 상황에서 부하 직원이 어느 날 갑자기 ‘일을 못하겠습니다’라든지, ‘회사를 그만두겠습니다’라고 통보한다면 어떨까? 무책임한 부하 직원의 행동은 조직 전체 성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처럼 도망자형은 스트레스가 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무시하거나 회피하여 그 상황을 벗어나려 한다. 이러한 유형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해방될 수만 있다면, 사회 생활에의 적응을 포기하기까지 한다.  
 
스트레스에 대해 회피하는 부하 직원이 있다면 리더는 더 이상 일을 믿고 맡길 수가 없다. 또한 언제 무책임한 반응을 보일 지 모르기 때문에, 리더는 시한 폭탄을 안고 있는 듯 불안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도망자형 구성원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전문가의 상담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4.레저형  ‘ 마시고 잊자! 자고 나서 생각하지 뭐’ 
 
레저형은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는 상황을 벗어나서 자신이 정서적으로 편한 상황에 들어가 스트레스를 망각하는 유형이다. 즉, 스트레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상황을 마련하여 스트레스를 해소함으로써 자신의 기분을 즐겁게 하는 식으로 대처한다. 예컨대,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잔뜩 받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주말에 여행을 가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술을 마시거나, 운동을 하거나, 잠을 자는 모든 것이 레저형의 대표적 행동이다.  
 
사실 스트레스 요인을 직접적으로 해결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스트레스로 인한 자신의 감정을 긍정적 방법으로 적극 대처하는 것은 바람직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문제는 있기 마련이다. 레저형은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적 감정을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하면서 잠시나마 망각하는 기제를 활용하기 때문에, 이는 또 다른 형태의 회피에 불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말동안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친구들과 여행을 다닐 때는 잠시 즐거웠을지 몰라도, 월요일에 회사로 출근하면 스트레스 상황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또 다시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이다. 주말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월요병’에 시달리는 이유나, 밖에서는 즐거워도 회사만 오면 우울해지는 소위 ‘회사 우울증’을 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5.투덜이형   ‘ 정말 나빠, 너무 힘들어’ 
 
투덜이형은 스트레스로 인해 자신이 받은 부정적 감정을 외적으로 표출하는 유형이다. 이는 레저형과 유사해 보이지만, 레저형이 직장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감정을 해소하는 것이라면, 투덜이형은 주로 동료 등 직장 구성원을 대상으로 일어난다. 투덜대는 내용도 ‘우리 회사는 다닐만한 곳이 못돼’, ‘마음에 안들어’ 라는 식으로 감정적인 표출이 많이 일어난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로 인해 받은 자신의 감정을 지속적으로 표출한다는 점에서 구성원 개인의 정신 건강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 감정의 지속적 표출은 동료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또한 회사 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감정적으로 타인에게 계속 전이시킬 경우, 조직 전반적인 분위기를 흐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스트레스 전파 바이러스 역할을 하기도 한다.
 
6.가슴앓이형   ‘ 모두가 내 짐인 것을…’ 
 
가슴앓이형은 스트레스로 인한 감정을 혼자서 모두 삭히는 유형이다. 겉으로는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지 않지만, 사실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유형은 가부장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아버지들이나 리더들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 아버지들은 집안의 가장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인해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아 심적으로 괴로운 상태라는 것을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 이 모든 것을 짊어지려 한다. 리더들도 마찬가지이다. 부하 직원들에게 스트레스 받고 있다는 것을 표출해서는 안되고, 오히려 스트레스 내성이 강한 듯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교육받았기 때문에, 리더들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모든 것을 감추고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는 ‘척’ 한다. 이러한 가슴앓이형은 모든 스트레스를 내적으로 누르고 있어, 소위 ‘홧병’이나 신체적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지금까지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스트레스 대처 유형들을 살펴 보았다. 문제 중심 대처 방안과 감정 중심 대처 방안 중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효과적인 스트레스 대처 방법은 개인 성격이나 스트레스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직 차원에서는 도망자형이나 가슴앓이형과 같이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가 약한 유형보다는, 정면 돌파형이나 레저형 등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 강도가 높은 쪽이 보다 바람직하다. 스트레스는 걱정만 하거나 회피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며, 문제를 해결하든, 감정을 해소하든 그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를 갖고 있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고 조직에 대한 적응도 보다 용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성원 개인이 지금까지 스트레스에 대해 막연하게 반응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자신의 스트레스 대처 유형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유형의 장단점을 파악한 후,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건설적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처 강도가 약했다면 보다 대처 강도를 높게 하고, 지극히 감정 중심적 대처 형태였다면 문제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반대의 경우라면 정서적 해소도 병행할 수 있어야 하겠다.
 
스트레스 내성을 강화하기 위한 리더의 역할 
 
심리 치료 방법에 있어, 과거에는 환자 개인에 대한 치료 방법이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가족 구성원과의 집단 치료 방법이 늘고 있다. 개인만의 변화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이루어지기 힘들고, 환경이나 상황적 변화가 함께 일어나야 심리 치료가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해소도 마찬가지다. 이는 구성원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우며, 리더나 동료들의 행동이나 조직 차원의 일하는 방식 등이 함께 바뀌어야 비로소 효과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 스트레스에 대한 관심부터… 
 
여전히 많은 리더들은 구성원들의 스트레스에 대해 무관심한 경우가 있다. ‘스트레스가 뭐가 문제야?’라는 반응을 보이거나 ‘스트레스도 못 이겨?’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리더들이 있다. 그러나 이제 리더들은 구성원들이 어떤 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어떻게 대처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여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스트레스에 대처 유형별 맞춤형 대응 필요 
 
리더들이 스트레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하더라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한 가지 방식만 고집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리더 자신의 해결 방식을 모든 부하 직원에게 강요할 경우, 이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례로 부하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높다고 판단되면, 무조건 술을 사준다며 회식 자리를 마련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리더들은 스트레스의 상황이나 부하 직원들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유형을 알고, 그에 걸맞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도망자형이거나 가슴앓이형, 투덜이형에게는 진실된 경청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중, 특히 도망자형에게는 직접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해주고 점진적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타협형인 구성원에게는 도전 정신을 심어주되, 관심과 코칭을 병행하고 할 수 있다는 격려를 해줌으로써 의욕적이고 성취지향적으로 발전시켜줘야 한다.
 
● 해결자가 아닌, 조력자가 되어라 
 
끝으로 리더는 구성원의 정서적 문제에 대한 해결자가 되려고 하지 말고, 조력자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일에 있어서는 리더가 지시를 하거나 코치를 할 수 있지만, 정서적인 문제는 결국 개인이 풀어야 한다. 리더는 단지 개인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과정에 대해 도움을 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때, 리더는 정서적 문제만큼은 구성원 개인을 보듬어주고, 공감해주고 또 도와주는 감성적 리더십이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끝>
(2007.6.29. LGERI, 박지원)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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