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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28 차세대 리더 육성이 경쟁력이다
  2. 2007.08.01 100년 기업의 성공 토대, 리더십 파이프라인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이 생존·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전략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리더 계층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국내 기업들의 경우 미래 경영자 양성에 대한 관심이나 체계적인 육성 노력의 부족으로 인해 리더 계층의 안정적 재충원에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향후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에 따른 리더 계층의 공백이 가시화될 경우 기업들 사이에 역량있는 리더급 인재를 뺏고 빼앗기는 ‘리더 전쟁(War for Leader)’이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 이 글에서는 리더 육성에 뛰어난 선진 기업에서 어떻게 경영자 후보를 선발하고 육성하는지를 살펴보고, 미래 경영자 육성과 관련한 우리 기업들의 향후 과제와 대응책을 짚어보고자 한다. GE, P&G 등 경영자 공장(CEO Factory) 또는 인재 육성 기계(Talent Machine)로 불리는 기업들은  뛰어난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이들에게 실제 사업을 중심으로 폭 넓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최고 경영진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코칭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하는 등 많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선진 기업들의 성공 노하우를 거울 삼아 인재의 육성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 최고 경영진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한 것은 물론, 최고 경영진의 사람에 대한 의사결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인사 부문과 인사 담당자들의 역량 강화 및 적극적 실행 노력도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 목차 > 
 
Ⅰ. 차세대 경영자 육성, 왜 중요한가
Ⅱ. 선진 기업의 경영자 육성 비결
Ⅲ. 모방이 아닌 재창조의 지혜가 필요
 
 
I. 차세대 경영자 육성, 왜 중요한가 
 
그 동안 우리 기업들은 신인사제도, 연봉제, 역량 중심 평가제도, 성과 인센티브 제도 등 사원 계층의 인사 제도 개선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 사항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책임을 지닌 리더 계층의 육성에 대해서는 의외로 많은 논의가 부족한 듯 하다. 주로 임원 계층의 필요 역량은 무엇이며 어떻게 리더십을 평가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논의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리더의 양성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되었다. 경영자 육성의 문제가 기업 경쟁력 제고는 물론, 인재 확보와 유지, 지배구조 고도화, 인구구조 변화 등의 관점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임원의 경쟁력이 곧 그 회사의 경쟁력(Organizations are only as strong as their leaders)’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임원은 회사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 의사결정과 구성원을 리드하는 역할을 수행하므로 이는 당연한 얘기일지 모른다. 실제로 한 조사에 의하면, 리더 육성 측면에서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상위 20개 기업과 S&P 500 기업의 5년 평균 주주수익률(Total Shareholders Return)은 매우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리더 계층의 개발은 그 자체로서 의미 있는 활동이기도 하지만, 나아가 기업 내의 인재를 확보, 유지하는 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리더 육성에 열성을 기울이는 기업의 경우, 그러한 노력 자체가 인재들이 떠나지 않게 만드는 동기가 되는 것이다. 성장과 발전을 이루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좋은 리더가 많은 조직은 그러한 명성이 고용 브랜드(Employer Brand)에도 영향을 미쳐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한편, 최근 지배구조 개선과 맞물려서 소유경영체제에서 전문경영체제로 바뀌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전문경영체제로의 전환은 3가지의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책임 경영과 규율의 강화, 둘째는 경영 관리 시스템의 정비, 셋째는 경영자의 개발이다. 이 중 앞의 두 가지는 기업 고유의 가치와 경영 방식을 체계화하고, 이를 전략 수립 및 실행과 관련한 경영 관리 시스템에 반영함으로써 비교적 단기간에 기본적인 체제를 갖추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경영자의 개발은 단기간이 아니라 10년 정도의 육성 기간이 지나야 결실을 볼 수 있는 장기적 과제이다. 따라서 전문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하여 경영자 개발과 관련한 실행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인구구조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따른 리더 계층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0년이면 현재의 CEO 및 임원 계층의 절반 이상이 은퇴할 연령이 된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가 더 이상 남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역시 베이붐 세대가 이미 중년을 넘어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재 전쟁(War for Talent)에 이어, 조만간 우리 기업들은 ‘리더 전쟁(War for Leader)’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큰 만큼 그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경영자 인력 시장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국내 기업의 경우에도 외국계 기업 출신의 최고 경영자들이 영입되어 성공적으로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아직 일부 소수에 불과한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미국과 달리 경영자 특히, CEO 인력 시장이 아직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못한 우리 실정을 감안하면 외부 영입을 크게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할 때, 이제 우리 기업들도 내부 경영자 육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경영자를 성공적으로 육성할 수 있을까? 먼저 선진 기업들은 경영자를 어떻게 육성하고 있는지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II. 선진 기업의 경영자 육성 비결 
 
최근 인사분야 컨설팅회사인 헤이 그룹(Hay Group)에서 매출 80억 달러 이상의 전 세계 564개 기업을 대상으로 리더 육성에 있어 성공적인 기업들에 대한 의견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 조사결과에 의하면, GE, P&G, 펩시코(PepsiCo), 시티그룹(Citigroup), Johnson & Johnson 등이 상위 20위 기업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 GE는 전통적으로 경영혁신 방법론의 선구자라는 명성과 함께 경영자 사관학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회사다. 그리고 GE에서 출발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은 여타 많은 기업에 영향을 미쳐 유사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나타날 정도이다. P&G 역시 ‘P&G 출신을 데려다 쓰면 손해 보는 일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재 영입의 타겟이 되는 대표적인 회사의 하나이다.  
 
그렇다면 GE와 P&G를 비롯한 이들 회사들은 어떻게 인재 양성의 최고 기업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일까? 이들 기업이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요인을 분석하여 종합해 보면, 인재 파악 노력을 통한 조기 인재 발굴, 개인별 육성 계획을 토대로 한 다양하고 체계적인 경험의 부여, 최고 경영진의 인재 육성에 대한 관심 등이 주요한 공통점이다.
 
1. 인재의 조기 발굴과 검증 
 
리더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리더십 분야 전문가들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미래 리더를 파악하는 데 3년, 그리고 CEO로 양성하는 데 10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따라서, 미래 리더를 성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사원 단계에서부터 핵심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이들을 지속적으로 검증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십 개발 분야 자문회사인 나인스하우스(NinthHouse)사가 포춘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 이상의 기업들이 성장 잠재력이 큰 미래 리더(High Potential Leader)를 선발하고 개발하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생활용품업체인 콜게이트(Colgate)사도 그 중 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회사는 입사 1년차인 신입 사원들에 대해서도 장래 CEO감으로 키울만한 인재인지를 검토한다. 그래서 잠재력이 있는 사원에 대해서는 빠른 승진 기회의 부여와 더불어 체계적인 육성 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IBM도 이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 CEO인 샘 팔미사노(Sam Palmisano)도 미래 리더(High Potentials)로 선발되어 1989년 당시 CEO였던 애커스(Akers)의 보좌역 업무를 수행한 적이 있다.
 
따라서, 미래 경영자를 성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인재 선발과 육성에 일찍 투자하여 각 계층 단계별로 풍부한 리더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아무리 객관적인 리더 검증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도 검증할 인재가 부족하다면 그 효과가 반감될 것이기 때문이다.  
 
① 미래 잠재력을 기준으로 한 선발 
 
미래 리더를 선발하는 단계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문제 중 하나는 개인의 잠재력을 어떻게 해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가의 문제일 것이다. 과거에 높은 성과를 창출했다는 성공 경험만을 기준으로 앞으로의 변화된 시장 환경에서, 그리고 새로운 직무 책임을 맡고도 높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스러운 접근일 수 있다.  
 
최고 수준의 스트라이커가 반드시 최고의 명감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의 내용과 고객, 활동 범위 등에 따라 필요 역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능력을 벗어난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본인의 무능력을 드러내 보이는 결과만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과거 성과가 미래에도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상황에만 특수한 성과였는지를 면밀히 따져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잠재력(Potential)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하나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역량과 미래 역할간의 적합성 관점이다. 조직 책임자,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CEO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역량을 정의하고, 이를 개인의 현재 역량과 비교해 보아야 한다. 그 결과는 단기적으로는 선발의 기준으로, 장기적으로는 육성의 기준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잠재력 요소들(Growth Factors)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식이나 스킬이 아니라, 폭넓은 사고와 학습 열망 등 보다 근본적인 자질을 검증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② 제 3자적 관점의 객관적 평가 
 
이와 관련하여, 또 한 가지 어려운 문제 중 하나는 개인의 잠재력을 누가,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많은 기업들이 과거 평가 결과나 어학 능력을 기본 요건으로 하여 직속 상사가 후보자를 추천하고, 직속 상사로 구성된 관리자팀의 논의 과정을 통해 미래 리더 후보를 선발하고 있다. 이는 직속 상사의 주관적 판단과 고려 요인에 따라 왜곡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한 사례로 GE사의 경우를 살펴볼 수 있겠다.
 
흔히 GE내부에서 ‘Session C’로 불리우는 인재 논의 과정은 2단계의 평가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먼저, 매년 20~25명의 미래 리더 후보들이 선정되면, 이들을 2명의 타 사업본부 인사 책임자들이 3~4시간동안 구조화된 인터뷰를 진행한다. 성장한 지역, 사고방식에 대한 부모의 영향, 성공 및 실패 경험 등이 주 내용이 된다. 구조화된 인터뷰를 통해 신입 사원 채용을 진행해 본 사람이라면, 이와 같은 질문을 통해 1~2시간만 대화를 나누어도 그 사람의 장단점과 가치관 그리고 직업에 대한 열망과 기대 등을 매우 소상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따라서 이 과정은 인재를 파악하는 매우 강력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360도 피드백과 평판 조회(Reference Check), 상사 및 부하, 동료 그리고 고객 인터뷰 등 조직 내·외부로부터 광범위한 사실 중심의 자료 수집(Fact-finding Mission)이 실시된다.  
 
여기서 한가지 유념해야 할 사항은 인사담당자들이 충분한 면담과 평가 스킬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리더의 요건과 특징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구체적인 행동이나 이야기 속에서 판별해 내는 일은 전문적인 지식과 스킬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사례로 미국의 대형 보험회사인 시그나(Cigna)사의 경우를 살펴볼 수 있다. 이 회사는 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평가 인터뷰(Structured Evaluation Interview)’ 스킬을 훈련시키는 워크샵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인사담당자들은 개인에 대한 심층 평가 기법, 평가 결과 작성 스킬 및 개발 실행 계획 수립에 대한 스킬을 배우게 된다. 특히, 이들은  과거 성과를 바탕으로 각 개별 후보자들의 미래 잠재력을 평가하고 예측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고 한다. 또한 이런 평가의 전 과정에는 시그나의 핵심 가치(Core Value)와 바람직한 리더십 행동들이 반영된다. 이런 노력을 통해 인사담당자들은 어떤 사람이 진정 미래 리더로서 적합한 인물인가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③ 단계적 검증을 통한 선별 
 
미래 리더의 선발은 인재의 조기 선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상위 단계로의 성장 가능성을 검증해 나가는 활동이 뒤따라야 한다. 잠재력 있는 인재를 조기 발굴하여 중간 관리자에서부터 CEO 후계자 단계까지 전사적인 인재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사례로 미국 최대의 의료보험 업체인 웰포인트(WellPoint)사를 들 수 있다. 2007년 가장 존경받는 미국 기업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한 이 회사는 각 직급별로 후계자 군을 구축하여 전사적인 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매년 2월에 부장급 전원을 대상으로 업적과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여 사업부 후계자 군을 선정한다. 연이어 3월에는 지역 본부장 후계자, 4월에는 부사장, 사장급 후계자, 5월에는 이사회를 중심으로 CEO 후계자를 선정하는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잘 알려진 바대로, GE도 매년 4월과 5월에 각 사업부에서 사업 책임자와 인사 담당자들이 모이는 ‘Session C’를 통해 사원 단계에서부터 미래의 리더 후보자들을 엄격히 검증해 나간다. 이 회의를 통해서 현 종업원들의 강약점, 향후 개발 포인트, 장단기 육성 목표, 상사의 평가 기록들을 종합적으로 점검하여 미래 GE의 성장을 책임져 나갈 리더와 핵심 인재들을 선별해 나간다.
 
2. 직무 경험을 통한 체계적 육성 
 
잠재력 있는 미래 리더 후보를 선발하는 것은 경영자 양성의 첫걸음에 불과하다. 보다 중요한 것은 체계적인 육성 활동의 실행이다. 특히, 준비된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은 향후 리더가 되었을 때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리더 육성 모습을 보면 주로 훌륭한 리더가 가지고 있는 공통의 리더십 역량을 분석, 정의하고 이를 리더의 선발이나 교육에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성공 리더의 자질을 파악하는 작업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며, ‘성공한 리더십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개념 규정만으로 리더가 개발되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성공 리더의 특성을 주로 활용할 경우 비록 원론적으로는 맞다 하더라도 개별 회사가 처한 고유한 상황에는 잘 들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난점이 있다. 따라서 역량을 개발시킬 수 있는 직무 경험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고 직접적인 접근 방법이 될 것이다.
 
① 폭넓고 다양한 직무 경험 기회 부여 
 
자사의 특수한 상황이나 미래에 예견되는 변화 방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실전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재로 하여금 일을 통해 경험을 체득하게 하고, 자사의 고유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노하우를 현장에서 스스로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상위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스킬을 체계적으로 학습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도 제공해 주어야 한다.  
 
특히 경험을 통한 리더 육성이 성공하려면, 미래 리더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부문간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인재의 부문간 수평적 이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전사 관점에서 인재를 전환 배치시키는 방안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 헤이 그룹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포춘 500대 기업 중 45%의 기업들이 미래 리더(High Potential Leader)들이 폭넓은 리더십 스킬을 배울 수 있도록 직무를 순환시키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사내 인력의 이동을 보다 유연하게 하는 메커니즘을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국내 A사에서는 커리어 마켓(Career Market)제도를 통해 구성원이 희망하는 부서를 지원하면 ‘선(先)전보, 후(後)충원’함으로써 부서 이기주의가 작용할 여지를 없애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 기능 분야를 경험하기 위한 이러한 직무 순환과 더불어, 도전적인 과제를 부여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도전적인 업무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리더십을 발휘하게 하고 나아가 개인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리더십 관련 연구로 유명한 맥콜(Morgan McCall)교수는 CEO에게 필요한 경험의 예로, 쓰러져 가는 위기의 조직을 재건하고 당면한 시련을 극복한 성공 체험, 훌륭한 리더 혹은 나쁜 상사와 근무한 경험, 까다로운 부서원을 관리하는 경험 등을 들고 있다. GE의 이멜트(Jeff Immelt) 회장의 커리어 성장 과정도 이러한 요소들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사례> ‘GE 이멜트 회장의 성장 과정’ 참조).  
 
② 실효성 있는 육성 계획의 수립과 실행 
 
다양한 직무 경험을 부여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실효성 있는 육성 계획의 수립과 실행일 것이다. 현실성 없는 개발 계획이나 실현되지 못할 개발 계획은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경영자 후보 개발 계획은 대체로 창의적이거나 통찰력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것들이 많고, 때로는 비현실적인 것들이 많다.
 
B사의 CEO 사례를 살펴 보자. B사는 지난 1990년대 말 후계자군에 대한 평가를 통해, 담당 사업 분야에 정통하며 성과도 탁월했던 한명의 후보를 발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점은 해당 후보의 경력이 한 분야(silo)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해당 후보에 대한 면접을 담당했던 고위 경영자는 향후 개발과 육성 차원에서 타 사업 경험이나 해외 경험 등을 통해 이 점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개진하였다. 그러나, 이 제언은 실행되지 못했고, 결국 그 후보자는 CEO로 선임된 후 상대적으로 경험이 없던 분야의 사업 성과 부진으로 몇 년만에 퇴임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지적될 부분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신입 임원 시절 등 적절한 육성 시기를 이미 놓치고 난 때늦은 육성 조언이라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단기적인 어려움을 무릅쓰고서라도 육성의 기회를 부여하려는 실천 노력의 부족이다. 이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미래 리더를 선발한 이후 적절한 시기별로 직무 순환과 담당 직무에서의 해결 과제 부여, 성과 리뷰를 통한 자기 성찰(After Action Review) 등 다양한 방안을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③ 실제 사업 이슈에 기초한 육성 프로그램의 활용 
 
반면, 리더 양성에 효과적이지 못한 제도에 자원을 낭비하는 일이 있어서는 곤란할 것이다. 헤이 그룹의 조사에 의하면, 임원 계층에 대한 EMBA(Executive MBA) 연수나, 웹 기반의 리더십 자기 학습 프로그램 등은 실제 육성 효과가 미미하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구미 기업보다 일본과 한국 기업에서 자주 활용되는 야외 활동 중심의 프로그램 역시 그 성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야외 활동 중심의 프로그램에는 주로 극기 훈련식의 프로그램 등이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일례로, 국내 한 기업은 리더십 과정 입소자들에게 과정 첫날 한강 도하(渡河) 훈련을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력과 자신감을 강화시키는 측면이 있을 수 있으나, 이러한 일회성 이벤트는 실제 경영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웰포인트(WellPoint)사의 경우, 향후 부장급 이상의 리더십 포지션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인재들을 대상으로 ‘경영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경영 체험 프로그램’은 1주일 정도 워크샵 형태로 진행되는데, 이들에게는 향후 경영자가 되었을 때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시나리오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기간 동안에는 CEO를 비롯한 선배 경영진들이 패널 토의에 직접 참여하여, 자신들의 경험들을 공유하고 프로그램 기간 내내 이들의 멘토가 되어 교육의 효과를 크게 높이고 있다.
 
3. 최고 경영자를 비롯한 경영진의 관심과 지원 
 
이와 같은 미래 경영자 후보의 선발과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 요구되는 것이 바로 최고 경영진의 인재 육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다. GE의 전 CEO 잭 웰치(Jack Welch)가 자신의 시간의 절반을 인재 육성에 할애했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P&G의 CEO인 앨런 래플리(Alan G. Lafley)는 리더 개발에 1/3 또는 1/2의 시간을, 펩시코의 전 CEO인 웨인 컬러웨이(Wayne Colloway)는 미래 리더 발굴에 2/3의 시간을, IBM의 전 CEO인 루 거스너(Lou Gerstner)와 현 CEO인 샘 팔미사노(Sam Palmissano)는 잠재 리더(High Potential Leaders) 검토만을 위한 시간으로 일년 중 최소 2주를 할애한다고 한다. 인재 육성에 뛰어난 조직에서는 이처럼 인재 육성에 헌신적인 최고 경영자를 반드시 찾아볼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리더 양성은 하위 조직의 각 조직책임자가 담당해야 할 몫이라는 인식을 최고 경영자가 갖고 있는 경우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훌륭한 리더의 배출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또한, 자신의 임기 연장이나 안위에 급급한 CEO가 있다면, CEO 후계자 육성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의 경영진은 단기적인 손실을 감내하더라도, 재능 있는 인재들이 경험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경영 철학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떠나서, 향후 회사가 나아가야 할 전략적 방향에 부합하고 미래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수 있어야 한다. GE의 전임 CEO인 잭 웰치가 재직시절에 남긴 가장 위대한 업적은 GE의  주가 상승이나 회사의 매출 확대가 아닌 이멜트(Jeffrey Immelt)라는 유능한 CEO의 발굴이었다고 평가되는 배경이나, 이멜트의 CEO 선임 시 그가 의료 사업부 책임자 시절에 보여준 인재 발굴과 육성 노력이 높이 평가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우리 기업들도 이사회의 최고 경영자 선발 시에 개별 후보자들의 인재 육성에 대한 노력과 성과를 보다 비중있게 평가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III. 모방이 아닌 재창조의 지혜가 필요 
 
지금까지 선진 기업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리더 육성에 대한 주요 접근방법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선진 기업들의 구체적인 경영자 육성 방법은 그다지 많이 공개되어 있지 않은 탓에, 이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훌륭한 육성 방안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육성의 구체 방법론이 공개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그 기업 고유의 인재 육성 노하우(Know-how)가 공개될 경우 경쟁사에서도 리더십 개발에 활용하게 될 것이고, 자연히 기업의 경쟁 우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탓이다.  
반면, GE나 존슨앤존슨 등과 같이 아무 꺼리낌 없이 자신의 방법론을 공개하는 회사들도 있는데, 여기에는 이 기업들의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있다고 보여진다. 즉, 진정한 성공은 구체적인 기법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실행에 그 열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GE와 존슨앤존슨 등과 같은 회사는 바로 그 실행 단계에 있어서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는 자신들의 비결을 다른 기업들이 쉽게 흉내낼 수는 없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비슷한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들은 많지만 이들이 똑 같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별로 사업의 성격과 처한 상황 등이 다르기 때문에, 오랜 기간에 걸친 경험과 시행 착오를 통해서만이 자신의 기업에 딱 맞는 해법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재 육성 머신(Talent Machine)이라 불리는 GE의 인사 정책과 제도들도 대부분 랄프 코디너(Ralph Cordiner)를 비롯한 4명의 역대 CEO에 의해 지속적으로 구축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랄프 코디너가 기초를 닦았다면, 인사 제도 및 관행을 체계화시킨 공로는 보쉬(Borsch)와 존스(Jones)의 몫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시스템을 최고의 성과로 연결시킨 사람이 바로 잭 웰치(Jack Welch)다. 즉,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여러 사람의 전폭적인 지원과 스탭들의 고민, 그리고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되어온 것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도 이들 기업의 기법을 단순히 배워오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되고, 자기 조직의 문화와 구조에 맞게끔 실행함으로써 사업에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인사 담당자들은 경영진의 지원과 관심 부족을 탓하기 이전에, 주도적으로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려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경영진의 시간은 유한하다. 그들에게 경영자 후보들에 대한 일상적인 멘토링과 정기적인 리뷰 과제를 부여하는 것은 당연히 추가적인 부담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경영진이 사람에 대한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도록 인사 부문은 보다 구조화된 방식으로 유용한 정보와 데이터를 생산해서 지원하려는 노력을 더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
 
< 참고문헌 > 
 
C. A. Bartlett, A. N. McLean, GE’s Talent Machine : The Making of a CEO, 2006. 
 
M. R. Sobol, P. Harkins, T. Conley ed., Linkage Inc’s Best Practices for Succession Planning, 2007. 
 
M.W. McCall, G.P. Hollenbeck, Getting Leadership Development Right, Leadership Excellence, Feb. 2007. 
 
R. Charan, Ending the CEO Succession Crisis, Harvard Business Review, Feb.2005.

(LGERI, 2007. 9. 18. 노용진)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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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반짝하는 성과를 내다가 사라지는 기업이 아니라, 오랜 기간 꾸준히 높은 성과를 거두면서 장수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은 모든 경영자들의 바램이다. 장수 기업의 공통적인 특징을 꼽으라고 한다면 끊임없는 변신을 통한 적응 능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적응 능력의 핵심 원천은 사람 특히, 경영자라고 할 수 있다. 경영자 선정의 대표적인 방식과 육성의 주요 포인트를 살펴보고자 한다.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이 40년에 불과하며, 일본과 유럽 기업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욱 짧은 13년에 불과하다고 한다. 더욱이 단순히 생존하는 수준에서 한발 더 나아가 꾸준히 높은 성과를 내는 기업이 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연계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경우에도 환경 변화에 따른 끊임없는 변신과 적응 능력은 장수기업의 필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신과 적응을 주도하는 것은 바로 최고 경영자의 역할이다. 이런 관점에서 경영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단일 변수는 역시 최고 경영자가 아닌가 싶다. 최고경영자 선임에 따라 그 기업의 주가가 변동하는 현상이나, 월 스트리트 저널에 외부 영입 CEO에 대한 기사가 빈번하게 실리는 것도 이를 방증하는 하나의 예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근래 수요에 비해 리더급 인력의 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는 듯 보인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당연히 그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가히 천문학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기도 하다.
 
경영자 자원 왜 부족한가? 
 
그렇다면 최고 경영자의 확보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이런 결과는 지식경제로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일지 모른다. 과거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하던 시기에 비해 지금은 사업의 규모와 범위, 성격 등이 보다 광범위해지고 복잡해졌다. 이는 최고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경험과 스킬 등 성공을 위해 갖추어야 할 요건도 까다로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규모가 작고 사업 성격이 단순한 조직의 경영은 별다른 훈련과 경험의 축적이 없이도 성공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다양한 사업으로 구성된 대규모 조직의 경우에는 자연발생적인 리더의 성장을 기다리기만 해서는 곤란해지게 된다.
 
또한 과거에 비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 내지 기회를 찾아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어려워진 것도 유능한 최고 경영자 확보가 어려운 한가지 이유일 수 있겠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운영하는 일은 실패의 확률(Risk)이 높은 반면, 그 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학습의 기회(Opportunity)를 얻을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자연히 훌륭한 사업 리더가 키워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것이다.
 
경영자 자원, 어떻게 지속적으로 확보할 것인가? 
 
그렇다면 유능한 경영자 부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해외 기업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유능한 경영자를 확보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외부 영입을 통해 유능한 경영자를 확보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내부에서 육성하는 방법이다.  
 
전자의 대표적인 경우로 시스코(Cisco)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시스코는 최고 경영자(CEO)인 챔버스(John Chambers)를 비롯하여 최고 개발책임자(CDO) 쟌카를로(Charles Giancarlo), 최고 마케팅책임자(CMO) 보스트롬(Susan Bostrom) 등 주요 직책의 임원들 역시 외부에서 영입하거나 인수한 기업에서 성장한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후자의 대표적인 기업은 경영자 사관학교로 널리 알려진 GE이다. 혹자는 GE를 ‘최고경영자를 만들어 내는 공장(CEO factory)’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내부 육성과 외부 영입 중에서 보다 바람직한 접근 방법은 무엇일까? 이 문제에 대한 일률적인 답을 구하기보다 좀 더 다른 포괄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먼저 조직의 최고 경영자를 선정하는 방법은 2가지 관점에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후임 CEO 선정 과정에 누가 주도권을 갖고 관여하는가의 측면이다. 즉, 현재의 최고 경영자가 상당부분 권한을 갖고 주도하는 경우와, 반대로 현 최고 경영자는 배제하고 이사회 등 제 3자에 의해 선정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하나 CEO 선정 방식을 구분하는 관점은, 후보에 대한 선호(Preference)가 이미 정해져 있는가 여부이다. 예를 들어, 이미 차기 CEO로 고려중인 단일 후보자가 정해져 있는 상황이냐, 아니면 제로 베이스에서 후보자 풀(pool)을 구성하고 선정하느냐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관점을 기준으로 구분하면, 최고 경영자 선정 방식은 왕위 계승 방식(Crown heir), 경마 방식(Horse race), 이사회 추천 방식, 헤드헌팅을 통한 광범위한 탐색 방식 등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표> 참조).  
 
1.왕위 계승 방식(Crown heir) 
 
왕위 계승 방식이란, 현재의 최고 경영자가 자신의 후임자를 일찌감치 지정해서 육성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차기 최고 경영자 후보는 1인이며, 자신이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자기 개발을 위한 다양한 기회가 제공된다.  
 
1993년 애플 컴퓨터(Apple Computer)의 마이클 스핀들러(Michael Spindler)가 존 스컬리(John Sculley)에 이어 최고 경영자로 취임한 것이 왕위계승 방식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스컬리는 퇴임 3년 전부터 후계자를 공식화하고 매일의 경영 의사결정에 자연스럽게 후계자를 참여시킴으로써, 후계자가 CEO 업무를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방식은 가장 전통적인 승계 방식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방식이 성공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최고 경영자가 비록 자신이 선호하는 인물을 후보로 선정하더라도, 단계적으로 내외부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가 춘추전국시대 제 1대 패자인 제환공이다. 관포지교로도 잘 알려진 명재상 관중의 보필을 받아 당대에 천하의 패자가 된 제환공이지만, 말년에는 후계자 선정에 실패하여 비참한 최후를 맞고 말았다. 장자인 공자 무휴를 세자로 옹립한 결정을 뒤엎고 공자 소로 세자를 변경하려는 과정에서 합리적 사유나 투명성이 결여됨으로써 골육상쟁의 내부 분란이 발생하였고, 그로 말미암아 자신의 사후(死後) 2개월이 지나도록 장례가 치러지지 못하는 사태를 초래했던 것이다. 제 2대 패자인 진문공은 이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제환공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일찌감치 세자를 지명하고 대신들에게도 이를 명확히 주지시켰다. 그런 다음, 세자 이외의 아들들은 다른 나라로 보내 벼슬에 살게 하는 등 승계 과정을 자신의 생전에 완전하게 마무리 지음으로써 나라가 혼란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조치를 해 두었다. 이를 통해 진문공은 치세와 승계 모두에 성공한 현명한 군주로 후대에 기억되고 있다.
 
이 방식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의 하나가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에서 후계자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고 운영책임자(COO)의 역할을 부여하거나, 이사회 멤버로 선임하는 등 성과 창출이나 외부 노출의 기회를 통해 사전에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인정받게끔 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2.경마 방식(Horse race) 
 
경마 방식이란, 복수의 후계자 후보를 사전에 선정하고 이들로 하여금 일정기간의 경쟁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을 새로운 CEO로 선정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경마 방식은 최종 선정된 후계자의 정당성(legitimacy) 측면이나 이해관계자들의 수용도 측면에서는 가장 우수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실패로 판명된 애플사의 두 전임 CEO 사례에서 나타난 것처럼, 무능한 CEO가 대물림되는 문제도 예방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경마 방식도 왕위 승계 방식과 마찬가지로 후계자 육성과 검증을 위한 오랜 승계 기간이 요구된다. 그리고 때로는 오랜 경쟁을 통한 검증 과정을 끝내고도 적임자가 선정되지 않을 수도 있고, 결국 외부에서 후임자가 영입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전임자인 스메일(John Smale)의 뒤를 이어 새로운 CEO에 선임된 프록터 앤 갬블(P & G)사의 알츠(Ed Artzt)의 경우도 이러한 경마 방식에 따른 후계자 선정 사례의 하나이다. 그는 자신(당시 56세)보다 11살이나 젊고 유능한 경쟁자가 있었음에도, 국제 부문 책임자로 취임 후 두 자리 수 성장을 이끌어 내는 등 뛰어난 성과를 냄으로써 차기 CEO로 선정된  케이스이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GE의 후계자 선정 방식도 경마 방식을 성공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사례의 하나다. 후보들은 각자 도전적인 직무를 부여 받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후계자로서의 검증과 더불어 더 큰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축적하게 된다. 제프리 이멜트와 제임스 맥너니, 밥 나델리 등 GE 후계자 선정 경쟁의 마지막 주자들은 모두 이러한 과정을 통해 훌륭한 리더십 역량을 육성하고 개발함으로써, GE 또는 3M과 보잉, 홈 데포 등의 CEO를 역임했거나 현재 CEO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3.이사회 추천 방식 
 
이사회 추천 방식이란, 현직 CEO의 관여는 최소화되고 사외 이사가 중심이 되는 이사회에서 추천하는 1인의 후계자를 중심으로 후계자 선임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단기간 내에 후보자를 선정하여 진행하는 방식이므로, 충분한 내외부 이해관계자의 동의를 얻기는 비교적 어렵다. 그리고 후임 선정과정에서 이사회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루머로 떠돌게 되기도 한다.
 
최근 국내 모 기업의 사례에서 보듯이, 좋은 경영 성과를 거두고 있던 최고 경영자가 이사회의 의도에 따라 연임에 실패하고 교체가 되면서 이런 저런 뒷이야기가 언론매체에 소개되고 있는 것을 보아도, 후임자 선정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차기 CEO를 선정하는 노력이 중요함을 잘 알 수 있다.
 
이 방식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제너럴 모터(General Motors)의 잭 스미스(Jack Smith)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겠다. 부진한 매출로 인해 재정 위기가 발생함에 따라, 이사회가 주도하여 전임 CEO인 스템플(Robert Stempel)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여 사임시키고 후임자로 스미스를 선정한 바 있다.
 
4.헤드헌팅 방식 
 
외부 헤드헌팅 방식은, 이사회 추천 방식과 마찬가지로 현직 CEO가 아니라 이사회가 주로 관여하여 외부에서 복수의 후보자를 물색하고 그 중에서 적임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후보 선정은 조직의 변화 방향 등을 고려하여 적합한 요건을 갖춘 사람을 우선적으로 발탁하게 된다. 그러나 당초 의도한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완벽한 후보자를 찾기가 거의 불가능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선발 기준(Criteria)은 때로 변경될 수도 있다.  
 
코닥(Kodak)사의 휘트모어(Kay Whitmore)의 후임으로 선임된 피셔(George Fisher)의 경우가 헤드헌팅 방식으로 선발된 경우이다. 전임 CEO인 휘트모어는 새로운 기회의 모색보다는 비용 절감에 치중하면서 이사회의 바램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인물이었다. 따라서 당시 사외 이사였던 코카콜라사의 고이주에타가 주도하여 외부의 임원 리크루팅 회사를 통해, 외부인이면서 마케팅 배경을 갖춘 여러 명의 후보를 비밀리에 조사하게 되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완벽한 조건을 갖춘 후보자를 찾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이에 기술 환경의 변화에 대한 강한 비전을 가지고 있던 당시 모토로라의 CEO였던 피셔를 새로운 CEO로 선정하게 되었다. 이후 피셔는 재직기간 동안 수렁에 빠졌던 코닥을 디지털이미지 사업분야의 선두 주자로 화려하게 재기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기업별 상황에 따른 접근 필요 
 
적절한 CEO 후계자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이상의 4가지 방법 중에서 해당 기업의 상황과 인력 풀 등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여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기존의 전략 방향과 정책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조직의 경우에는 왕위 계승 방식에 의한 후임자 선정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반면, 경영의 연속성보다는 변화된 환경에 신속하게 적응하기 위해 변화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고, 주어진 시간도 많지 않은 경우라면 오히려 외부인재를 헤드헌팅 방식으로 영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충분한 후계자 양성 시간이 주어진 상황이라면, 다양한 유형의 경영자 후보를 조기에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가는 경마 방식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결국, 해당 기업의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방식을 우선 실행하되, 장기적으로는 조직내 각 계층의 경영자 풀을 충분히 육성하여 리더십 파이프라인에서의 흐름이 원활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영자 후보의 내부 육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과거보다 체계적이고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한 경영자 양성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내부 육성의 추진 절차는 주간경제 945호 「차기 CEO 양성의 비결」 참조). 여기에서는 특히 후계자 육성의 방법론 측면에서 보다 유의해야 할 이슈를 몇 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후계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잠재력이 높은 후보를 발굴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미래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으면서, 잠재력을 가진 인재를 식별하는 ‘천리마를 알아보는 백락의 안목’을 가지고 있다면 성공적인 인재의 발굴과 육성 차원에서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의 하나가 높은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는 단계에 지나치게 관심을 기울이는 반면, 실제 육성에는 소홀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잠재적 리더를 찾아내는 데 천재로 알려진 앤드루 카네기의 말처럼, “사람을 계발하는 것은 금을 캐는 것과 같다. 1온스의 금을 얻기 위해서는 1톤의 돌을 치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심정으로 효율성 보다는 효과성을 제고한다는 관점에서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한다면 이와 같은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까? 또한, ‘좋은 리더는 태어날지도 모르지만, 위대한 리더는 길러진다(Good leader may be born, but great leader is made)’라는 말처럼, 선발 자체보다는 육성에 보다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사람의 육성과 관련해서 나타나는 가장 기본적인 오해의 하나는 교육에 대한 투자를 사람을 키우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재의 육성에 있어서 보다 중요한 것은 ‘일을 통한 육성’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학습 유형은 크게 실행을 통한 학습(learning by doing)과 관찰을 통한 대리학습(learning by example, 또는 vicarious learning)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성인 교육 분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사람은 들은 것의 10%, 본 것의 50%, 말한 것의 70%를 기억하고, 듣고 보고 말하고 실제로 해본 것은 90%를 기억한다고 한다. 따라서, 스스로 실행을 통해 배우는 것, 그 중에서도 특히 도전적 과제의 수행과 그 과정에서 때로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하는 실패의 경험은 개인의 성장에는 매우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실제 GE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교육 프로그램도 액션 러닝을 중심으로 편성하는 등 ‘실행’을 가장 중요한 육성 방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직 내 책임의 범위상 초급관리자에서부터 전체 기업차원의 관리자에 이르는 각각의 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치도록 하는 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의 하나이다. 예를 들어, 본사 기능 분야 스탭에서 성장한 인재를 단일 사업을 총괄하는 관리자 직책의 경험도 생략한 채 복수 사업의 총괄직책을 부여하는 식의 오류를 흔히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초급자 슬로프를 거치지 않고 상급자 슬로프에서 스키를 타는 것과 같이 자칫 본인과 조직에게 부정적이고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SIGNA, 체이스 맨해튼, GE 등 여러 선진 기업의 경우에는 초급관리자에서부터 초급관리자의 관리자, 영역전담 관리자, 사업총괄 관리자, 복수 사업 총괄 관리자, 최고 경영자의 각 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치게 하는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람 중심의 가치관이 가장 중요 
 
유능한 경영자를 내부에서 효과적으로 육성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다. 그건 다름 아니라 제도나 프로그램 자체보다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People first)’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다.  
 
상위 1퍼센트 내에 드는 정말로 성공적인 리더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신의 팀원들을 발전시키고 성공시키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8년간의 영의정 재직 기간을 포함하여 23년간 재상으로 일한 황희 정승도 일찍부터 김종서를 재상감으로 지목하여 혹독하게 단련시켰다고 한다. 이타적인 이유에서건 이기적 이유에서건 조직의 상위 계층에서부터 솔선수범하여 사람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이고, 나아가 이런 사람을 키우는 분위기가 조직 내에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다면 매우 고무적인 일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  <끝>
(2007.7.25. LGERI, 노용진)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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