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분야의 대가인 톰 피터스(Tom Peters)는 대부분의 리더들은 시행 착오를 통해서 배워간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다시 말해,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소의 실패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신임 리더가 새로운 자리에 잘 정착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이로 인해 기업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신임 리더가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할 경우 기업은 리더 연봉의 약 2~2.5배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조직의 생산성 저하나, 사기 저하 등의 요소는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숨겨진 비용까지 다 고려한다면 리더의 실패로 인해 기업이 감내해야 하는 손실은 실로 엄청난 것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기업들이 리더의 채용이나 승진 과정에서는 많은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신임 리더가 새로운 자리에 정착하는 과정에는 소홀한 것이 현실이다. 이하에서는 신임 리더들이 실패하는 원인을 짚어보고, 그 해결책으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신임 리더의 조기 정착을 지원하는 ‘온보딩(On-boarding) 프로그램’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 목 차 > 
 
Ⅰ. 신임 리더의 실패가 증가하고 있다
Ⅱ. 신임 리더, 왜 실패하는가?
Ⅲ. 신임 리더의 실패를 줄이는 온보딩 프로그램
Ⅳ. 맺음말
 
 
 
리더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리더는 기업이 미래에 나아갈 비전과 경쟁 전략을 세우고 이를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는 중심축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지속적 성공을 위해서는 탁월한 역량과 리더십을 보유한 리더들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만 한다.  
 
리더의 확보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재들을 조기에 발굴, 육성하여 리더로 임명하는 ‘내부 승진’이다. 두 번째 방법은 조직 내부에 적합한 리더 후보가 없을 경우, 외부에서 유능한 리더를 데려오는 ‘외부 영입’이다. 대개의 경우, 기업들은 내부 승진과 외부 영입의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한다. 내부 승진의 경우에는 체계적인 후계자 육성 계획(Succession Plan)을 세워 일찍부터 리더 후보를 육성하면서 지속적으로 리더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검증한다. 외부 영입의 경우에는 심층 면접, 심리 테스트, 평판 조회(Reference Check) 등 다양한 기법이 동원된다. 이렇듯 기업들은 탁월한 리더 선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그렇다면 기업들의 이런 노력은 그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일까?
 
 
Ⅰ. 신임 리더의 실패가 증가하고 있다 
 
 
체계적인 육성과 검증 시스템이 채용이나 승진 과정에서의 실패를 줄이고 보다 나은 양질의 리더를 확보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의 여러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남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제이 콩거(Jay Conger) 교수는 “실패한 리더와 성공한 리더를 비교해 보면, 양쪽 모두 지금까지 성공적인 경력들을 쌓아 왔고, 개인적인 역량이나 열정 등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즉, 인재 검증 시스템만으로는 리더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더십 전문 연구 기관인 CLC(Corporate Leadership Council)가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1997년)를 보면, 신임 리더 중 50%가 3년 이내에 실패한다고 한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한 신임 리더의 경우에는 그 실패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임원 코칭 전문가인 댄 시암파(Dan Ciampa) 박사는 외부에서 영입 리더 중 약 64%가 자신의 업무에서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구성원들 역시 리더의 역할 수행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인재 전문 컨설팅 회사인 DDI(Development Dimensions International)의 설문 조사(2001년)를 보면, ‘당신의 상사는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3 이상이 ‘실패할 조짐이 보인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많은 기업들이 리더의 발굴이나 영입에는 상당한 관심을 기울인 반면, 정작 리더로 보임된 이후에는 이들이 새로운 자리에 잘 적응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했음을 알 수 있다. 실패하는 리더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모건 맥콜(Morgan McCall) 교수는 “우수 인재를 발굴하여 조기 승진(Fast Track)시키는 데에만 관심을 둔 결과, 아직 준비가 덜 된 사람들이 리더로 승진하여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재의 조기 발굴 및 승진에 집착하는 기업들의 관행에 대해 쓴 소리를 한 바 있다. 역량과 자질 있는 인재를 찾아내고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리더로써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리더 보임 후의 ‘사후 관리’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Ⅱ. 신임 리더, 왜 실패하는가?  
 
 
본 고에서는 신임 리더들의 실패를 줄이고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성과를 내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에 앞서 먼저 한 가지 살펴볼 것이 있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탁월한 역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임 리더들이 왜 실패하는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신임 리더가 실패하는 원인은 크게 5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1. 역할의 복잡성 증가 
 
신임 리더들을 실패하게 만드는 첫 번째 원인은 역할의 복잡성 증가이다. 먼저 일반 구성원으로 일하는 것과 리더로 일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그림 1> 참조). 일반 구성원들의 역할은 상사로부터 지시 받은 업무를 수행하며, 리더로부터 이에 필요한 업무 수행 방식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리더는 본인의 휘하에 있는 여러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업무를 적절히 배분하고, 이들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합한 업무 수행 방식을 조언해 주어야 한다. 어찌 보면 리더는 하나의 일을 자신이 직접 수행하는 것 보다 복잡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림1) 리더로의 승진이 가져오는 변화

(그림1) 리더로의 승진이 가져오는 변화


 
이러한 역할의 복잡성은 조직의 상층부로 갈수록 더 커지게 된다. 상위 리더로 승진을 거듭할수록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경영 변수의 수도 크게 증가하게 된다. 또한 리더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실패할 경우, 조직에 미치는 파급 효과 역시 상위 리더로 갈수록 커지게 된다. 결국 역할의 복잡성은 종종 신임 리더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게 되며, 이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리더십 실패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2. 기대 역할의 불확실성 
 
신임 리더들이 겪고 있는 또 다른 어려움은 역할의 복잡성은 증가한 반면, 자신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의 불확실성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높아진다는 점이다. 신임 리더의 상사나 부하 직원들은 신임 리더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신임 리더들은 회사나 상사, 그리고 부하 직원이 자신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DDI의 2007년 조사 결과에 의하면 자신에게 기대하는 역할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임 리더들이 55.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참조).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면 실패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리더십 전문 컨설팅 회사인 맨체스터 컨설팅(Manchester Consulting)의 조사에 의하면, 회사나 자신의 상사가 신임 리더인 본인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알지 못하여 실패하는 경우가 22%나 된다고 한다.
 
3. 과거 성공 방식에의 집착 
 
모건 맥콜 교수는 리더의 과거 성공 경험이 오히려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회사는 내가 지금까지 성공해 온 방식을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영 환경의 변화는 리더들에게 항상 새로운 방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성공 공식이 새로운 자리에서도 100%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리더십 전문 컨설팅 회사인 시스템즈(Systems)의 CEO, 리타 프리츠(Rita Fritz)는 신임 리더들은 종종 자신의 강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프리츠는 이를 ‘편안한 담요(Comfort Blanket)’라고 표현한다. 편안한 담요는 그 자체로 나쁜 것은 아니다. 신임 리더가 편안함을 느끼는 분야는 바로 본인이 강점을 가진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임 리더가 자칫 이 편안함의 유혹에 빠질 경우, 새로운 자리가 요구하는 역할을 회피하거나, 새로운 성과 창출 공식을 만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존 방식만 고집하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4. 상사, 동료, 부하와의 관계 형성 실패  
 
조직에서 일한다는 것은 나 이외의 타인과의 협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부임 초기에 상사, 동료, 부하 등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신임 리더의 성공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런 네트워크 구축은 신임 리더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DDI의 최근 조사 결과(2007년)를 살펴보면, 신임 리더들이 고민하고 있는 대부분의 이슈는 리더 본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회사나 타인과 관련된 것임을 알 수 있다(<그림 2> 참조). 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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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슈는 조직의 정치적 이해 관계 이해(64.9%), 타인을 통한 업무 수행 방식(55.3%), 네트워크 구축(42.6%) 등 상사, 동료, 부하 직원 등과의 관계 형성이다. 반대로 개인적 역량과 관련된 전략적 사고 등과 같은 요소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36.1%)는 적었다. 어찌 보면 이런 설문 조사 결과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내부에서 승진을 한 경우든, 외부에서 영입된 경우든 신임 리더들이 그 자리에 임명된 것은 개인의 자질이나 역량 면에서는 탁월함을 인정 받았기 때문인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상위 리더일수록 이런 관계 형성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점이다. 리더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재능보다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리더들은 타 부서와의 협력을 통해 업무를 수행해야 할 경우 그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담당 조직의 목표 달성에 필요한 경영 자원(인력, 자금 등)을 확보하기 위해 타 부서와 경쟁하거나 CEO 등 상위 경영진을 설득하는 등 일종의 정치 활동(Political Behavior)도 수행하여야 한다. 그러나, 신임 리더들 중 상당수는 이런 정치적 활동을 일종의 비윤리적인 행위로 여겨 배척하곤 한다. 설사 그렇지 않은 신임 리더라 하더라도 이에 익숙해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5. 피드백의 부재 
 
새로운 자리에 부임한 신임 리더들은 이런 저런 실수를 저지르면서 그 역할에 적응해간다. 그러나, 사소한 실수의 반복으로 인해 자신감을 상실하거나, 감당하지 못할 큰 실패를 저질러 중도에 하차하는 신임 리더들이 적지 않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신임 리더의 실수에 대해 피드백이 주어져야 한다.  
 
이런 위험은 상위 리더로 갈수록 증가한다. 모건 맥콜 교수는 “임원급 리더는 이미 ‘완성된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피드백이 주어지는 경우가 적다. 피드백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직접적인 방식이 아닌 간접적인 은유 등을 통해 전달된다”고 지적한다. 결국 리더는 자신이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지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리더들 역시 피드백을 구하는 것은 자신의 역량이 부족한 것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요구하지 않는 것도 피드백 부족의 한 원인이다.  
 
지금까지 신임 리더를 실패로 이끄는 주요 원인을 살펴 보았다. 신임 리더의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육성, 엄밀한 선발 과정에 덧붙여 신임 리더가 새로운 역할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하에서는 신임 리더들의 조직 적응을 지원하는 ‘온보딩(On-boarding) 프로그램’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본다.
 
 
III. 신임 리더의 실패를 줄이는 온보딩 프로그램 
 
 
많은 기업들이 ‘리더십 오리엔테이션’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인재 서치 펌인 콘페리(Korn Ferry)가 지난 해 6월 글로벌 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회사의 리더십 오리엔테이션 교육이 실제 리더로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도움이 되었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30%에 불과했다.  
 
리더십 전문 컨설팅사인 에곤 젠더(Egon Zehnder)사의 애나 문(Anna Munn) 이사는 “많은 기업들이 나름의 리더십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실체를 들여다보면 짧게는 1~2시간, 길어도 1~2일 정도의 강의실 교육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교육의 내용도 인사 방침, 법적 이슈, 행정적인 것들에 관한 것들에 치우쳐있어 실제 리더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스킬이나 지식은 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바로 온보딩 프로그램이다.  
 
1. 온보딩 프로그램이란? 
 
온보딩 프로그램이란 신임 리더가 부임 초기에 효과적으로 보임된 자리와 역할에 적응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종합적인 지원을 하는 리더십 지원 프로그램을 말한다. GE, 존슨 앤 존슨(Johnson & Johnson),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등 많은 선진 기업들이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온보딩 프로그램은 기존의 리더 오리엔테이션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첫째, 리더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은 중간 관리자급을 대상으로 한다. 반면, 온보딩 프로그램의 주요 대상은 경영진을 비롯한 상위 리더들이다. 둘째, 리더 오리엔테이션은 대개 1회성 교육으로 그친다. 온보딩 프로그램은 최소 3개월 내지 최대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이루어진다. 마지막으로 리더 오리엔테이션은 기업의 역사, 문화, 사업 현황 등의 정보 제공 수준에 그치는 반면, 온보딩 프로그램은 신임 리더가 알아야 할 기본적인 정보 지원은 물론, 부임 초기에 반드시 처리해야 할 주요 이슈의 선정 및 실행 지원, 주요 이해 관계자와의 네트워크 구축 지원, 정착 정도의 중간 점검(Check-in), 지속적인 코칭 등을 포함하고 있다(<그림 3> 참조).
(그림3) 온보딩 프로그램 예(Bank of America의 경우)

(그림3) 온보딩 프로그램 예(Bank of America의 경우)


 
2. 기대 효과 
 
신임 리더에게 가장 힘든 시기는 부임한 첫 해라고 한다. 온보딩 프로그램의 일차적 목적은 신임 리더의 실패 가능성이 높은 부임 초기에 다양한 지원 활동을 통해 리더의 실패를 예방하는 것이다. 온보딩 프로그램의 또 다른 목적은 신임 리더가 조직에 정착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Harvard Business School)의 마이클 왓킨슨(Michael Watkins) 교수는 새로운 리더가 부임하면 처음 3개월 간은 조직의 가치가 오히려 감소한다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최소 3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신임 리더의 조직에 대한 이해와 적응력이 높아지면서 조직의 가치를 증진시키는데 기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왓킨슨 교수는 “최소한 6개월은 지나야 신임 리더의 순수 조직 기여도가 0을 넘어서게 된다”고 말한다(<그림 4> 참조). 다시 말해,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 기간을 줄이는 것이 조직의 성과 향상에 큰 보탬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4) 신임 리더의 손익 분기점

(그림4) 신임 리더의 손익 분기점


 
이하에서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하기 위한 주요 성공 포인트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3. 온보딩 프로그램 성공 포인트  
 
신임 리더에게 기대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하라 
 
리더십 연구가인 고든 아들러(Gordon Adler)는 효과적인 리더 육성은 5단계 정도로 구성되며 전혀 복잡하지 않다고 말한다. 첫째, 실적에 대한 기대값을 정의한다. 둘째, 기대값을 리더에게 명확히 전달한다. 셋째, 교육 등을 통해 성과 창출에 필요한 지식, 역량을 개발한다. 넷째, 기대값 대비 실적을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달성 정도에 따라 보상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는 5단계가 그것이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하였듯이 많은 기업들은 신임 리더가 자신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잘 알 것이라 가정하여 이를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신임 리더들은 새로운 조직에서 무엇을 하여야 할 지 몰라 헤매게 된다. 신임 리더의 초기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임 리더들에게 명확한 기대 역할을 설정해 주어야 한다. 일례로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신임 리더 부임 첫 주에 ‘온보딩 계획서(On-boarding Plan)’을 수립한다. 이 계획서에는 부임 시점부터 6개월 후까지 신임 리더가 해야 할 일들의 우선 순위와 일정이 포함된다. 또한, 상위 리더, 동료 리더, 전문 코치 등과의 미팅을 통해 회사가 신임 리더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적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라 
 
둘째, 신임 리더가 필요로 하는 각종 정보를 시의 적절하게 제공해야 한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된 리더의 경우에는 회사의 기본적인 정책, 업무 규정 등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내부에서 승진한 리더들도 마찬가지다. 흔히, 내부에서 성장해왔기 때문에 당연히 이런 정보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이 알고 있는 지식은 극히 제한적인 것들에 불과할 가능성이 많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영진과 같은 고위 리더로 그 지위가 올라갈수록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정보를 필요로 한다. 중간 관리자급의 리더는 자신의 업무 분야와 자신의 담당 조직에 관한 정보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경영진과 같은 고위 리더가 되면 담당해야 할 업무와 조직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이에 더하여 실무를 수행하기 보다는 전략적인 차원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업무가 증가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다양한 정보도 필요로 하게 된다.  
 
건강 관리 서비스 기업인 블루 크로스 블루 쉴드(Blue Cross Blue Shield)의 경우, E-HR 시스템을 통해 신임 리더들에게 회사의 사업 목표 및 주요 계획, 조직도와 주요 이해 관계자 목록, 핵심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동사의 인사 담당자인 스티브 카푸치오(Steve Capuccio)는 핵심 정보 제공을 통해 신임 리더, 특히 외부 영입 리더들의 조직 적응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 역시 2001년부터 신임 리더들에게 ‘서바이벌 가이드(On the Job Survival Guide)’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가이드 북은 온라인을 통해 제공되며 각 포지션에 따라서 신규 관리자가 어떠한 책임을 가지는지, 업무를 수행하면서 필요한 자원을 어디서 얻을 수 있는지, 업무를 수행하면서 주의해야 할 문제들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정보 제공은 자칫 신임 리더가 너무 늦게 교육을 받게 되는 불상사도 예방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가지고 있다.  
 
리더들간의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라 
 
소위 인맥이라고도 말해지는 네트워크는 리더의 성공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직속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리더의 성공과 실패가 달라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신임 리더들을 한 강의실에 모아두고 교육을 실시하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들 간에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는 리더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포틀랜드 대학(Portland State University)의 탈야 바우어(Talya Bauer) 교수는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는 스스로 주변 이해 관계자와 네트워크를 구축하지만, 내성적 성격의 소유자는 그렇지 못하다”라고 말한다. 즉, 보다 적극적으로 조직 차원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된 리더의 경우에는 더더욱 조직의 지원이 절실하다. 외부에서 온 사람에 대한 배타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리더의 성공에 있어 동료나 상사와의 관계 형성이 중요함을 잘 인식하고 있는 회사들은 신임 리더의 온보딩 과정에 반드시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지식/스킬 교육을 포함시키고 있다. 일례로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Caterpillar)는 신임 리더들을 대상으로 동료, 부하 등과의 관계 형성에 필요한 지식이나 스킬은 물론 직속 상사와의 관계 관리(Managing Upward)에 대해서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단순한 강의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상위 경영진 중 한 명이 교육장을 방문하여 실제 상황처럼 연습을 해보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쉘(Shell) 역시 신임 리더들의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입사 및 승진 6개월 이내에 반드시 온보딩 워크샵에 참석하도록 하고 있다. 전세계의 신임 리더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이 워크샵은 신임 리더들간의 대면 접촉을 통한 네트워크 형성의 기회가 된다. 아울러 참석자들이 모두 신임 리더로써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호간의 경험 공유 및 정보 교환을 통해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교훈을 얻는 등 부수적인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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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으로 피드백과 코칭을 제공하라 
 
신임 리더들은 자신에게 부정적인 평가가 내려질 것을 우려하여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적시에 주어지는 피드백은 신임 리더의 실패를 줄이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GE의 경우, 신임 리더들이 편안하게 피드백을 구할 수 있도록 신임 리더와 직속 상사간 ‘벌칙 없는 논의 시간(Penalty Free Assimilation Session)’을 갖도록 하고 있다. 이 미팅에서는 어떠한 말을 하더라도 그로 인한 불이익이 없을 것임을 회사에서 보장하는 것이다. 신임 리더들은 평소 쉽게 이야기할 수 없었던 고민거리나 질문 등을 자유롭게 말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구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직속 상사 역시 솔직한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을 돕는다.  
 
외부 전문 코치를 활용하여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을 지원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애질런트 테크놀로지(Agilent Technology)의 경우 AON 컨설팅의 전문 코치를 활용하고 있다. 전문 코치는 신임 리더가 조직에 어떻게 적응해가고 있는지를 매달, 그리고 분기별로 점검을 한다. 부임 5개월째가 되면 적응도에 따라서 추가적인 코칭 필요 여부를 결정하게 되고,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6개월째에 코칭은 종료가 된다.  
 
피드백이나 코칭에서 한가지 주의할 점은 처음으로 리더로 승진한 젊은 인재나 상위 경영진들은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듣는데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탁월한 역량을 바탕으로 성공을 거듭해온 젊은 리더나 상위 경영진들은 그 전까지 부정적인 피드백을 들어본 경험이 적다. 또한 자신들이 지금까지 성공해온 방식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기 마련이다. 그 결과 이들은 자신들에 주어지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신뢰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에는 직속 상사나 전문 코치 등 1인의 피드백보다는 360도 피드백이 효과적이다. 상사, 동료, 전문 코치 등 다양한 원천으로부터 같은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나온다면 이를 무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직속 상사의 지원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온보딩 프로그램의 성공적 구축과 실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속 상사의 역할이 중요함을 명심해야 한다.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에 무관심한 상사 역시 신임 리더 실패에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직속 상사는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 과정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문제의 조짐이 보이면 즉시 개입하여 더 큰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예방해줄 수 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직속 상사라 하더라도 문제가 나타날 소지가 보일 때마다 개입하여 코칭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이런 방식은 그다지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점이다. 자칫 상사가 신임 리더를 신뢰하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줌으로써 둘 사이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사는 신임 리더가 겪게 되는 전형적인 문제들의 유형에 대해서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전에 예측을 하여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적절한 시점에 코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위 리더가 코칭을 함에 있어 한 가지 더 유의해야 할 점은 신임 리더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추어 따라오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외부 영입 리더의 경우 새롭게 합류한 조직의 문화 등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초기 정착 과정에서 상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자칫 이들을 기존의 스타일로 뜯어 고치려고 할 경우, 영입 리더의 제 역량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 더구나, 외부 영입의 목적이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려고 한 경우라면 더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Ⅳ. 맺음말 
 
 
‘대부분의 리더들은 시행 착오를 통해서 배워간다’는 리더십 분야의 대가인 톰 피터스(Tom Peters)의 말처럼 신임 리더가 범하는 실수는 리더로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런 실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신임 리더가 실패하게 된다면 기업으로서는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된다. 회사 차원에서 체계적인 온보딩 프로그램을 수립하여 운영할 경우, 새로운 리더가 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대폭 감소됨은 물론 이들의 조직 내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높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AON Consulting, “Best Practices in Executive Onboarding: Accelerating Executive Success”, 2005.
DDI, “Succession Planning Overview”, 2005.
DDI, “Leaders in Transition”, 2007.
Jay Conger, “Slip Sliding Away: How and Why Executives Derail”, 2006, Executive Derailment Teleconference.
Michael Watkins, 「The First 90 Days」, 2004,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Talya Bauer, “On-boarding Newcomers into an Organization”, 2006, SHRM.

(LGERI, 2008. 3. 19. 한상엽)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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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이 생존·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전략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리더 계층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국내 기업들의 경우 미래 경영자 양성에 대한 관심이나 체계적인 육성 노력의 부족으로 인해 리더 계층의 안정적 재충원에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향후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에 따른 리더 계층의 공백이 가시화될 경우 기업들 사이에 역량있는 리더급 인재를 뺏고 빼앗기는 ‘리더 전쟁(War for Leader)’이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 이 글에서는 리더 육성에 뛰어난 선진 기업에서 어떻게 경영자 후보를 선발하고 육성하는지를 살펴보고, 미래 경영자 육성과 관련한 우리 기업들의 향후 과제와 대응책을 짚어보고자 한다. GE, P&G 등 경영자 공장(CEO Factory) 또는 인재 육성 기계(Talent Machine)로 불리는 기업들은  뛰어난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이들에게 실제 사업을 중심으로 폭 넓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최고 경영진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코칭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하는 등 많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선진 기업들의 성공 노하우를 거울 삼아 인재의 육성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 최고 경영진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한 것은 물론, 최고 경영진의 사람에 대한 의사결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인사 부문과 인사 담당자들의 역량 강화 및 적극적 실행 노력도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 목차 > 
 
Ⅰ. 차세대 경영자 육성, 왜 중요한가
Ⅱ. 선진 기업의 경영자 육성 비결
Ⅲ. 모방이 아닌 재창조의 지혜가 필요
 
 
I. 차세대 경영자 육성, 왜 중요한가 
 
그 동안 우리 기업들은 신인사제도, 연봉제, 역량 중심 평가제도, 성과 인센티브 제도 등 사원 계층의 인사 제도 개선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 사항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책임을 지닌 리더 계층의 육성에 대해서는 의외로 많은 논의가 부족한 듯 하다. 주로 임원 계층의 필요 역량은 무엇이며 어떻게 리더십을 평가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논의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리더의 양성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되었다. 경영자 육성의 문제가 기업 경쟁력 제고는 물론, 인재 확보와 유지, 지배구조 고도화, 인구구조 변화 등의 관점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임원의 경쟁력이 곧 그 회사의 경쟁력(Organizations are only as strong as their leaders)’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임원은 회사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 의사결정과 구성원을 리드하는 역할을 수행하므로 이는 당연한 얘기일지 모른다. 실제로 한 조사에 의하면, 리더 육성 측면에서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상위 20개 기업과 S&P 500 기업의 5년 평균 주주수익률(Total Shareholders Return)은 매우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리더 계층의 개발은 그 자체로서 의미 있는 활동이기도 하지만, 나아가 기업 내의 인재를 확보, 유지하는 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리더 육성에 열성을 기울이는 기업의 경우, 그러한 노력 자체가 인재들이 떠나지 않게 만드는 동기가 되는 것이다. 성장과 발전을 이루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좋은 리더가 많은 조직은 그러한 명성이 고용 브랜드(Employer Brand)에도 영향을 미쳐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한편, 최근 지배구조 개선과 맞물려서 소유경영체제에서 전문경영체제로 바뀌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전문경영체제로의 전환은 3가지의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책임 경영과 규율의 강화, 둘째는 경영 관리 시스템의 정비, 셋째는 경영자의 개발이다. 이 중 앞의 두 가지는 기업 고유의 가치와 경영 방식을 체계화하고, 이를 전략 수립 및 실행과 관련한 경영 관리 시스템에 반영함으로써 비교적 단기간에 기본적인 체제를 갖추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경영자의 개발은 단기간이 아니라 10년 정도의 육성 기간이 지나야 결실을 볼 수 있는 장기적 과제이다. 따라서 전문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하여 경영자 개발과 관련한 실행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인구구조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따른 리더 계층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0년이면 현재의 CEO 및 임원 계층의 절반 이상이 은퇴할 연령이 된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가 더 이상 남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역시 베이붐 세대가 이미 중년을 넘어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재 전쟁(War for Talent)에 이어, 조만간 우리 기업들은 ‘리더 전쟁(War for Leader)’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큰 만큼 그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경영자 인력 시장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국내 기업의 경우에도 외국계 기업 출신의 최고 경영자들이 영입되어 성공적으로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아직 일부 소수에 불과한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미국과 달리 경영자 특히, CEO 인력 시장이 아직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못한 우리 실정을 감안하면 외부 영입을 크게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할 때, 이제 우리 기업들도 내부 경영자 육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경영자를 성공적으로 육성할 수 있을까? 먼저 선진 기업들은 경영자를 어떻게 육성하고 있는지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II. 선진 기업의 경영자 육성 비결 
 
최근 인사분야 컨설팅회사인 헤이 그룹(Hay Group)에서 매출 80억 달러 이상의 전 세계 564개 기업을 대상으로 리더 육성에 있어 성공적인 기업들에 대한 의견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 조사결과에 의하면, GE, P&G, 펩시코(PepsiCo), 시티그룹(Citigroup), Johnson & Johnson 등이 상위 20위 기업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 GE는 전통적으로 경영혁신 방법론의 선구자라는 명성과 함께 경영자 사관학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회사다. 그리고 GE에서 출발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은 여타 많은 기업에 영향을 미쳐 유사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나타날 정도이다. P&G 역시 ‘P&G 출신을 데려다 쓰면 손해 보는 일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재 영입의 타겟이 되는 대표적인 회사의 하나이다.  
 
그렇다면 GE와 P&G를 비롯한 이들 회사들은 어떻게 인재 양성의 최고 기업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일까? 이들 기업이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요인을 분석하여 종합해 보면, 인재 파악 노력을 통한 조기 인재 발굴, 개인별 육성 계획을 토대로 한 다양하고 체계적인 경험의 부여, 최고 경영진의 인재 육성에 대한 관심 등이 주요한 공통점이다.
 
1. 인재의 조기 발굴과 검증 
 
리더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리더십 분야 전문가들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미래 리더를 파악하는 데 3년, 그리고 CEO로 양성하는 데 10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따라서, 미래 리더를 성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사원 단계에서부터 핵심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이들을 지속적으로 검증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십 개발 분야 자문회사인 나인스하우스(NinthHouse)사가 포춘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 이상의 기업들이 성장 잠재력이 큰 미래 리더(High Potential Leader)를 선발하고 개발하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생활용품업체인 콜게이트(Colgate)사도 그 중 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회사는 입사 1년차인 신입 사원들에 대해서도 장래 CEO감으로 키울만한 인재인지를 검토한다. 그래서 잠재력이 있는 사원에 대해서는 빠른 승진 기회의 부여와 더불어 체계적인 육성 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IBM도 이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 CEO인 샘 팔미사노(Sam Palmisano)도 미래 리더(High Potentials)로 선발되어 1989년 당시 CEO였던 애커스(Akers)의 보좌역 업무를 수행한 적이 있다.
 
따라서, 미래 경영자를 성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인재 선발과 육성에 일찍 투자하여 각 계층 단계별로 풍부한 리더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아무리 객관적인 리더 검증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도 검증할 인재가 부족하다면 그 효과가 반감될 것이기 때문이다.  
 
① 미래 잠재력을 기준으로 한 선발 
 
미래 리더를 선발하는 단계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문제 중 하나는 개인의 잠재력을 어떻게 해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가의 문제일 것이다. 과거에 높은 성과를 창출했다는 성공 경험만을 기준으로 앞으로의 변화된 시장 환경에서, 그리고 새로운 직무 책임을 맡고도 높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스러운 접근일 수 있다.  
 
최고 수준의 스트라이커가 반드시 최고의 명감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의 내용과 고객, 활동 범위 등에 따라 필요 역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능력을 벗어난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본인의 무능력을 드러내 보이는 결과만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과거 성과가 미래에도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상황에만 특수한 성과였는지를 면밀히 따져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잠재력(Potential)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하나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역량과 미래 역할간의 적합성 관점이다. 조직 책임자,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CEO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역량을 정의하고, 이를 개인의 현재 역량과 비교해 보아야 한다. 그 결과는 단기적으로는 선발의 기준으로, 장기적으로는 육성의 기준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잠재력 요소들(Growth Factors)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식이나 스킬이 아니라, 폭넓은 사고와 학습 열망 등 보다 근본적인 자질을 검증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② 제 3자적 관점의 객관적 평가 
 
이와 관련하여, 또 한 가지 어려운 문제 중 하나는 개인의 잠재력을 누가,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많은 기업들이 과거 평가 결과나 어학 능력을 기본 요건으로 하여 직속 상사가 후보자를 추천하고, 직속 상사로 구성된 관리자팀의 논의 과정을 통해 미래 리더 후보를 선발하고 있다. 이는 직속 상사의 주관적 판단과 고려 요인에 따라 왜곡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한 사례로 GE사의 경우를 살펴볼 수 있겠다.
 
흔히 GE내부에서 ‘Session C’로 불리우는 인재 논의 과정은 2단계의 평가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먼저, 매년 20~25명의 미래 리더 후보들이 선정되면, 이들을 2명의 타 사업본부 인사 책임자들이 3~4시간동안 구조화된 인터뷰를 진행한다. 성장한 지역, 사고방식에 대한 부모의 영향, 성공 및 실패 경험 등이 주 내용이 된다. 구조화된 인터뷰를 통해 신입 사원 채용을 진행해 본 사람이라면, 이와 같은 질문을 통해 1~2시간만 대화를 나누어도 그 사람의 장단점과 가치관 그리고 직업에 대한 열망과 기대 등을 매우 소상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따라서 이 과정은 인재를 파악하는 매우 강력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360도 피드백과 평판 조회(Reference Check), 상사 및 부하, 동료 그리고 고객 인터뷰 등 조직 내·외부로부터 광범위한 사실 중심의 자료 수집(Fact-finding Mission)이 실시된다.  
 
여기서 한가지 유념해야 할 사항은 인사담당자들이 충분한 면담과 평가 스킬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리더의 요건과 특징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구체적인 행동이나 이야기 속에서 판별해 내는 일은 전문적인 지식과 스킬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사례로 미국의 대형 보험회사인 시그나(Cigna)사의 경우를 살펴볼 수 있다. 이 회사는 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평가 인터뷰(Structured Evaluation Interview)’ 스킬을 훈련시키는 워크샵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인사담당자들은 개인에 대한 심층 평가 기법, 평가 결과 작성 스킬 및 개발 실행 계획 수립에 대한 스킬을 배우게 된다. 특히, 이들은  과거 성과를 바탕으로 각 개별 후보자들의 미래 잠재력을 평가하고 예측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고 한다. 또한 이런 평가의 전 과정에는 시그나의 핵심 가치(Core Value)와 바람직한 리더십 행동들이 반영된다. 이런 노력을 통해 인사담당자들은 어떤 사람이 진정 미래 리더로서 적합한 인물인가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③ 단계적 검증을 통한 선별 
 
미래 리더의 선발은 인재의 조기 선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상위 단계로의 성장 가능성을 검증해 나가는 활동이 뒤따라야 한다. 잠재력 있는 인재를 조기 발굴하여 중간 관리자에서부터 CEO 후계자 단계까지 전사적인 인재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사례로 미국 최대의 의료보험 업체인 웰포인트(WellPoint)사를 들 수 있다. 2007년 가장 존경받는 미국 기업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한 이 회사는 각 직급별로 후계자 군을 구축하여 전사적인 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매년 2월에 부장급 전원을 대상으로 업적과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여 사업부 후계자 군을 선정한다. 연이어 3월에는 지역 본부장 후계자, 4월에는 부사장, 사장급 후계자, 5월에는 이사회를 중심으로 CEO 후계자를 선정하는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잘 알려진 바대로, GE도 매년 4월과 5월에 각 사업부에서 사업 책임자와 인사 담당자들이 모이는 ‘Session C’를 통해 사원 단계에서부터 미래의 리더 후보자들을 엄격히 검증해 나간다. 이 회의를 통해서 현 종업원들의 강약점, 향후 개발 포인트, 장단기 육성 목표, 상사의 평가 기록들을 종합적으로 점검하여 미래 GE의 성장을 책임져 나갈 리더와 핵심 인재들을 선별해 나간다.
 
2. 직무 경험을 통한 체계적 육성 
 
잠재력 있는 미래 리더 후보를 선발하는 것은 경영자 양성의 첫걸음에 불과하다. 보다 중요한 것은 체계적인 육성 활동의 실행이다. 특히, 준비된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은 향후 리더가 되었을 때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리더 육성 모습을 보면 주로 훌륭한 리더가 가지고 있는 공통의 리더십 역량을 분석, 정의하고 이를 리더의 선발이나 교육에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성공 리더의 자질을 파악하는 작업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며, ‘성공한 리더십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개념 규정만으로 리더가 개발되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성공 리더의 특성을 주로 활용할 경우 비록 원론적으로는 맞다 하더라도 개별 회사가 처한 고유한 상황에는 잘 들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난점이 있다. 따라서 역량을 개발시킬 수 있는 직무 경험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고 직접적인 접근 방법이 될 것이다.
 
① 폭넓고 다양한 직무 경험 기회 부여 
 
자사의 특수한 상황이나 미래에 예견되는 변화 방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실전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재로 하여금 일을 통해 경험을 체득하게 하고, 자사의 고유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노하우를 현장에서 스스로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상위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스킬을 체계적으로 학습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도 제공해 주어야 한다.  
 
특히 경험을 통한 리더 육성이 성공하려면, 미래 리더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부문간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인재의 부문간 수평적 이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전사 관점에서 인재를 전환 배치시키는 방안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 헤이 그룹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포춘 500대 기업 중 45%의 기업들이 미래 리더(High Potential Leader)들이 폭넓은 리더십 스킬을 배울 수 있도록 직무를 순환시키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사내 인력의 이동을 보다 유연하게 하는 메커니즘을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국내 A사에서는 커리어 마켓(Career Market)제도를 통해 구성원이 희망하는 부서를 지원하면 ‘선(先)전보, 후(後)충원’함으로써 부서 이기주의가 작용할 여지를 없애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 기능 분야를 경험하기 위한 이러한 직무 순환과 더불어, 도전적인 과제를 부여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도전적인 업무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리더십을 발휘하게 하고 나아가 개인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리더십 관련 연구로 유명한 맥콜(Morgan McCall)교수는 CEO에게 필요한 경험의 예로, 쓰러져 가는 위기의 조직을 재건하고 당면한 시련을 극복한 성공 체험, 훌륭한 리더 혹은 나쁜 상사와 근무한 경험, 까다로운 부서원을 관리하는 경험 등을 들고 있다. GE의 이멜트(Jeff Immelt) 회장의 커리어 성장 과정도 이러한 요소들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사례> ‘GE 이멜트 회장의 성장 과정’ 참조).  
 
② 실효성 있는 육성 계획의 수립과 실행 
 
다양한 직무 경험을 부여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실효성 있는 육성 계획의 수립과 실행일 것이다. 현실성 없는 개발 계획이나 실현되지 못할 개발 계획은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경영자 후보 개발 계획은 대체로 창의적이거나 통찰력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것들이 많고, 때로는 비현실적인 것들이 많다.
 
B사의 CEO 사례를 살펴 보자. B사는 지난 1990년대 말 후계자군에 대한 평가를 통해, 담당 사업 분야에 정통하며 성과도 탁월했던 한명의 후보를 발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점은 해당 후보의 경력이 한 분야(silo)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해당 후보에 대한 면접을 담당했던 고위 경영자는 향후 개발과 육성 차원에서 타 사업 경험이나 해외 경험 등을 통해 이 점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개진하였다. 그러나, 이 제언은 실행되지 못했고, 결국 그 후보자는 CEO로 선임된 후 상대적으로 경험이 없던 분야의 사업 성과 부진으로 몇 년만에 퇴임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지적될 부분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신입 임원 시절 등 적절한 육성 시기를 이미 놓치고 난 때늦은 육성 조언이라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단기적인 어려움을 무릅쓰고서라도 육성의 기회를 부여하려는 실천 노력의 부족이다. 이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미래 리더를 선발한 이후 적절한 시기별로 직무 순환과 담당 직무에서의 해결 과제 부여, 성과 리뷰를 통한 자기 성찰(After Action Review) 등 다양한 방안을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③ 실제 사업 이슈에 기초한 육성 프로그램의 활용 
 
반면, 리더 양성에 효과적이지 못한 제도에 자원을 낭비하는 일이 있어서는 곤란할 것이다. 헤이 그룹의 조사에 의하면, 임원 계층에 대한 EMBA(Executive MBA) 연수나, 웹 기반의 리더십 자기 학습 프로그램 등은 실제 육성 효과가 미미하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구미 기업보다 일본과 한국 기업에서 자주 활용되는 야외 활동 중심의 프로그램 역시 그 성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야외 활동 중심의 프로그램에는 주로 극기 훈련식의 프로그램 등이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일례로, 국내 한 기업은 리더십 과정 입소자들에게 과정 첫날 한강 도하(渡河) 훈련을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력과 자신감을 강화시키는 측면이 있을 수 있으나, 이러한 일회성 이벤트는 실제 경영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웰포인트(WellPoint)사의 경우, 향후 부장급 이상의 리더십 포지션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인재들을 대상으로 ‘경영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경영 체험 프로그램’은 1주일 정도 워크샵 형태로 진행되는데, 이들에게는 향후 경영자가 되었을 때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시나리오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기간 동안에는 CEO를 비롯한 선배 경영진들이 패널 토의에 직접 참여하여, 자신들의 경험들을 공유하고 프로그램 기간 내내 이들의 멘토가 되어 교육의 효과를 크게 높이고 있다.
 
3. 최고 경영자를 비롯한 경영진의 관심과 지원 
 
이와 같은 미래 경영자 후보의 선발과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 요구되는 것이 바로 최고 경영진의 인재 육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다. GE의 전 CEO 잭 웰치(Jack Welch)가 자신의 시간의 절반을 인재 육성에 할애했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P&G의 CEO인 앨런 래플리(Alan G. Lafley)는 리더 개발에 1/3 또는 1/2의 시간을, 펩시코의 전 CEO인 웨인 컬러웨이(Wayne Colloway)는 미래 리더 발굴에 2/3의 시간을, IBM의 전 CEO인 루 거스너(Lou Gerstner)와 현 CEO인 샘 팔미사노(Sam Palmissano)는 잠재 리더(High Potential Leaders) 검토만을 위한 시간으로 일년 중 최소 2주를 할애한다고 한다. 인재 육성에 뛰어난 조직에서는 이처럼 인재 육성에 헌신적인 최고 경영자를 반드시 찾아볼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리더 양성은 하위 조직의 각 조직책임자가 담당해야 할 몫이라는 인식을 최고 경영자가 갖고 있는 경우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훌륭한 리더의 배출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또한, 자신의 임기 연장이나 안위에 급급한 CEO가 있다면, CEO 후계자 육성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의 경영진은 단기적인 손실을 감내하더라도, 재능 있는 인재들이 경험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경영 철학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떠나서, 향후 회사가 나아가야 할 전략적 방향에 부합하고 미래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수 있어야 한다. GE의 전임 CEO인 잭 웰치가 재직시절에 남긴 가장 위대한 업적은 GE의  주가 상승이나 회사의 매출 확대가 아닌 이멜트(Jeffrey Immelt)라는 유능한 CEO의 발굴이었다고 평가되는 배경이나, 이멜트의 CEO 선임 시 그가 의료 사업부 책임자 시절에 보여준 인재 발굴과 육성 노력이 높이 평가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우리 기업들도 이사회의 최고 경영자 선발 시에 개별 후보자들의 인재 육성에 대한 노력과 성과를 보다 비중있게 평가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III. 모방이 아닌 재창조의 지혜가 필요 
 
지금까지 선진 기업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리더 육성에 대한 주요 접근방법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선진 기업들의 구체적인 경영자 육성 방법은 그다지 많이 공개되어 있지 않은 탓에, 이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훌륭한 육성 방안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육성의 구체 방법론이 공개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그 기업 고유의 인재 육성 노하우(Know-how)가 공개될 경우 경쟁사에서도 리더십 개발에 활용하게 될 것이고, 자연히 기업의 경쟁 우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탓이다.  
반면, GE나 존슨앤존슨 등과 같이 아무 꺼리낌 없이 자신의 방법론을 공개하는 회사들도 있는데, 여기에는 이 기업들의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있다고 보여진다. 즉, 진정한 성공은 구체적인 기법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실행에 그 열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GE와 존슨앤존슨 등과 같은 회사는 바로 그 실행 단계에 있어서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는 자신들의 비결을 다른 기업들이 쉽게 흉내낼 수는 없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비슷한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들은 많지만 이들이 똑 같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별로 사업의 성격과 처한 상황 등이 다르기 때문에, 오랜 기간에 걸친 경험과 시행 착오를 통해서만이 자신의 기업에 딱 맞는 해법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재 육성 머신(Talent Machine)이라 불리는 GE의 인사 정책과 제도들도 대부분 랄프 코디너(Ralph Cordiner)를 비롯한 4명의 역대 CEO에 의해 지속적으로 구축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랄프 코디너가 기초를 닦았다면, 인사 제도 및 관행을 체계화시킨 공로는 보쉬(Borsch)와 존스(Jones)의 몫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시스템을 최고의 성과로 연결시킨 사람이 바로 잭 웰치(Jack Welch)다. 즉,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여러 사람의 전폭적인 지원과 스탭들의 고민, 그리고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되어온 것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도 이들 기업의 기법을 단순히 배워오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되고, 자기 조직의 문화와 구조에 맞게끔 실행함으로써 사업에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인사 담당자들은 경영진의 지원과 관심 부족을 탓하기 이전에, 주도적으로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려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경영진의 시간은 유한하다. 그들에게 경영자 후보들에 대한 일상적인 멘토링과 정기적인 리뷰 과제를 부여하는 것은 당연히 추가적인 부담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경영진이 사람에 대한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도록 인사 부문은 보다 구조화된 방식으로 유용한 정보와 데이터를 생산해서 지원하려는 노력을 더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
 
< 참고문헌 > 
 
C. A. Bartlett, A. N. McLean, GE’s Talent Machine : The Making of a CEO, 2006. 
 
M. R. Sobol, P. Harkins, T. Conley ed., Linkage Inc’s Best Practices for Succession Planning, 2007. 
 
M.W. McCall, G.P. Hollenbeck, Getting Leadership Development Right, Leadership Excellence, Feb. 2007. 
 
R. Charan, Ending the CEO Succession Crisis, Harvard Business Review, Feb.2005.

(LGERI, 2007. 9. 18. 노용진)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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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사원 채용이 보편화되면서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평판 조회(Reference Check)’가 인재 검증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평판 조회가 중요해지는 배경과 성공적인 평판 조회를 위한 요건에 대해 짚어 본다. 
 
몇 년전 미국에서 아동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였다. 어느 한 아파트 경비원이 부모가 외출한 사이에, 어린 아이를 성추행 한 것이었다. 경찰의 조사 결과, 이 경비원은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범죄를 저지른 경력이 있었다. 피해 어린이의 부모는 해당 경비 업체를 법원에 고소했다. 경비원 고용에 충분한 주의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법원은 ‘경비원 채용에 있어, 범죄나 사고 경력 등에 대한 조회를 충실히 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는 점을 들어, 경비 업체가 일정 부분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검증’은 채용의 핵심 조건 
 
위의 사례는 충분한 검증 없이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요즘과 같은 인재 전쟁의 시대에 사람을 찾고 데려오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사람이 ‘제대로 된 사람인가’, ‘믿을 만한 사람인가’를 확인하고 검증하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 기업들의 인력 채용 현황을 보면,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우수한 인재의 발굴에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나, 발굴한 인재의 진면목을 가려내고 적합성을 따져보는, 소위 ‘검증’ 활동에는 소홀한 경향이 있는 듯 하다.  
 
최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학력 위조’ 사건도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학위를 위조한 당사자의 비윤리성도 문제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사람의 진면목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학벌이나 경력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채용하는 풍토도 되짚어 보아야 한다. ‘간판만 좋으면 된다’는 식으로 철저한 검증 없이 무조건 채용하는 관행은 장기적으로 볼 때, 사업 성과나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채용 후보자의 이력이나 성품 등을 확인하는 ‘평판 조회(Reference Check)’가 부각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평판 조회의 시대가 열린다 
 
평판 조회란 ‘최종 합격 여부에 앞서, 채용 후보자의 이력(학력, 자격증, 직무 경험)이나 성품(리더십, 품성, 윤리성 등) 등에 대해, 해당 후보자의 주변인을 통해 사실 확인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러한 평판 조회는 서구 기업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인재 검증 수단으로 인력 채용 과정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활동으로 인식되고 있다. 1998년 미국의 SHRM이라는 인사관리 기관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약 80% 이상의 기업이 평판 조회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들 역시 최근 평판 조회를 활용하는 기업이 상당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취업 전문 회사인 인크루트의 조사 결과를 보면, 약 57% 기업이 평판 조회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 중 95% 기업은 조회 결과를 실제 채용 의사결정에 적극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요즘 평판 조회가 주목 받는가?  
 
물론 과거에 기업들이 채용 후보자의 이력에 대해 확인하는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 평판 조회가 더욱 부각되는 데에는 다음 세가지 이유가 있다.  
 
● 화려한 이력 포장 
 
청년 실업 등으로 구직자들의 일자리 구하기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이에 구직자들은 취직의 일차 관문인 서류 전형을 통과하기 위해 인사 담당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중 하나가 다양한 경력으로 채워진 이력서, 미사여구로 가득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은 ‘다들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비슷비슷해 보이는 구직자들 중에서, 누가 진정으로 좋은 사람인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이력서는 기본적으로 구직자 자신이 작성한 자료이기 때문에, 객관성에 있어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사실 관계를 살펴보기 전까지는 그 진위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마케팅 전문 회사 한프트 바이르네 라보이(Hanft Byrne Raboy)의 CEO인 아담 한프트는 ‘이력서는 자신을 비싼 값에 팔기 위한 광고 전단지와도 같다. 심지어 거짓말로만 가득 차있기도 하다’고 말하며, 이력서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그의 경고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온라인 취업 사이트인 커리어 빌더 닷컴(CareerBuilder.com)이 2006년 약 천 여명의 채용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약 57%는 ‘거짓 이력서’를 발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이력서의 신뢰성 결여는 우리 기업들 역시 직면하고 있는 문제이다. 온라인 취업 사이트 사람인이 2007년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력·경력·특기 등을 과장/허위로 이력서에 기록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5.5%였으며, 구직 시에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거짓말을 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도 약 54%나 되었다. ‘이력서에 적힌 화려한 경력을 믿고 뽑았으나, 실제로 제 역할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푸념이 채용 실무자들 사이에서 적지 않게 나오는 것도 이러한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면접의 달인 등장 
 
서류 심사를 제대로 했다 하더라도, 인사 담당자들이 뛰어 넘어야 할 또 다른 함정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면접 시험이다. 심도 있는 면접을 한다고 하지만, 구직자의 이면을 속속들이 알기에는 여전히 1~2시간의 면접으로는 충분치 못한 감이 있다. 더구나, 최근 구직자들의 면접 스킬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치열한 구직 관문을 뚫기 위함이다. 서점에는 면접 성공 비결에 대한 책이 즐비하다. 구직자들은 인터넷의 각종 카페/블로그 등을 통해 면접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면접의 달인’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구직자의 면접 스킬의 발전 속도를 기업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은 면접관 교육을 통해 옥석(玉石)을 가려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구직자의 행동과 표정을 통해 거짓말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을 면접관들에게 교육시키고 있다. 예컨대, 면접관의 눈을 피하는 것, 말을 더듬는 것, 안절부절 못하는 것 등의 징후를 보이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의 이러한 생각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부질없는 자기 과신에 불과하다’며 따끔한 일침을 놓고 있다. 일례로, 다니엘 피셔라는 심리학자는 ‘면접의 달인은 거짓처럼 보이는 행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면접관과 눈을 마주친 상태에서 조용히 그럴 듯한 대답을 생각해낸다’고 말하면서, 면접에만 의존하지 말고 평판 조회를 반드시 하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정신의학분야의 심리학 교수인 파울 에크만 역시, 약 95%의 사람들이 거짓말하는 사람과 진실한 사람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거짓에 속아 넘어간 사람 중에는 심지어 노련한 수사원(FBI, CIA 등)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 고위 인력의 이직 증가 
 
예전에는 주로 신입 중심의 채용이 일반적인 인력 충원 수단이었으나, 최근에는 수시 채용, 특히 경력직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노동 시장이 유연화되면서, 기업간 인력 이동이 수월해 졌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의 기업들을 보면, 고도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고위직 인력을  경력직으로 영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들은 사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잘못 뽑을 경우 사업 성과 하락이나 회사 명성의 훼손 등 부정적 효과를 끼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특히 고위직 인력의 영입 시에는 화려한 이력에 현혹되지 않고 철저하게 검증을 할 필요가 있다.   
 
1996년 경영 위기에 빠져 있던 선빔(Sunbeam Corp)이란 가전업체는 구조 조정의 달인으로 불리던 앨 던랩을 CEO로 영입하지만, 오히려 던랩이 회계 부정을 저질러 회사가 파산하고 말았다. 당시 던랩은 경영난에 허덕이던 제지회사 스캇 페이퍼(Scott Paper)를 사업구조 조정, 인력 재정비, 재무구조 개선 등을 통해 불과 1년여 만에 주가를 2배 이상 올리는 성과를 거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 화려한 성과가 선빔의 이사회가 던랩을 선택하게 만든 이유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던랩의 과거 이력에 대해 제대로 검증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던랩은 이미 1970년 대에 맥스 필립스 앤 선(Max Philips & Son)과 니텍(Nitec Paper Company)의 2개 회사에서 회계 부정으로 해고된 적이 있었지만, 그의 이력서 어디에도 이에 대해 적혀 있지 않았다. 던랩에 대해 자세한 검증을 하지 않았던 선빔의 이사회는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성공하는 평판 조회의 비결 
 
지금까지 인력의 진면목을 가늠하기 위한 평판 조회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러한 이유로 평판 조회에 대한 기업들의 니즈는 증가하고 있지만, 한편 회의적 시각도 일부 있다. 우선, 평판 조회에 들어가는 비용(시간, 인력 등) 대비 정보의 질(質)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다는 인식이 있다. 피상적인 인물 정보에 그친다는 의미다. 미국의 채용 전문 업체인 토마스 스태핑(Thomas Staffing)의 2001년 조사 결과를 보면, 설문 응답자의 약 15%만이 평판 조회를 통해 얻은 정보가 유용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의 경우에도, 평판 조회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보인다. 예컨대, 채용 담당자의 개인적 인맥을 통해 입사 지원자를 잘 알만 한 몇몇 사람을 찾아, ‘이 사람 어때?’와 같은 몇 개의 질문을 던지는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답변 역시 ‘그 사람, OO 하더라’는 식의 정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인물에 대해 심도 있는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평판 조회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1.대상을 좁혀라 
 
한 해에 적게는 수 십명, 많게는 몇 천명을 채용하는 기업 입장에서, 모든 채용 인력을 대상으로 평판 조회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이다. 사실, 평판 조회는 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해 해당 입사 지원자를 잘 아는 사람을 찾아 인터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된다. 통상적으로 인사 담당자들이 평판 조회를 실시하는데 업무 시간의 10% 이상이 소요된다고 한다. 또한, 외부의 리크루팅 전문 기관을 통해 평판 조회를 할 경우, 금전적 비용도 많이 든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1인당 조회 비용은 편차는 있으나, 약 10달러에서 100달러 수준이라고 한다. 따라서, 모든 입사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조회보다는, 회사의 중요 직책을 담당할 사람, 기술/전문성 측면에서 핵심 인재 등을 중심으로 심도 있게 평판 조회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직무의 특성상 부적합한 사람을 채용할 경우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면, 평판 조회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현금을 다루는 재경 부서, 고객의 가정을 방문하는 배달 기사, 어린 유아를 상대하는 직업 등이 이에 해당된다. 미국의 경우, 충분한 검증을 실시하지 않고 부적합한 사람을 채용하여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기업이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2.깊이 파고들어라 
 
평판 조회를 통해 어떤 정보를 얻을 것인가에 대해 사전에 명확하고, 상세한 정보를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전에 조회를 위해 질문할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두는 것도 좋다. 그저 이리 저리 전화를 걸어서 해당 입사 지원자에 대해 포괄적으로 물어보는 방식으로는, 그 사람의 실력과 품성 등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정보를 얻기 힘들다. 예컨대, A라는 사람의 성과 창출 능력에 대해 물어보았을 때, ‘A씨는 팀의 성과 창출에 많은 공헌을 했습니다’라는 식의 답변은 큰 의미가 없다. 보다 중요한 점은 성과 창출 과정에서 어떤 공헌을 했는지, 일에 대한 전문성은 있는지, 팀웍은 원활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A라는 사람을 판단하는 의미 있는 정보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다.  
 
해외 기업들의 경우를 보면, 평판 조회 시 반드시 검증해야 할 정보의 종류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표> 참조). 구체적으로 보면, 직무 관련 정보(전문성, 성과 등)와 개인적 품성(일하는 스타일, 리더십, 윤리의식 등)은 기본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이 중, 주목할 만한 점이 2가지가 있다. 우선, 통상적으로 의심하지 않는 학력이나 이전 직장 경험 등 이력서에 기재된 내용까지도 철저하게 다시 한번 검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신용 기록이나 범죄 기록 등 향후 문제 발생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부분까지도 폭 넓게 살펴보고 있다.  
 
이러한 치밀하고 계획적인 조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작 중요한 검증 포인트는 놓친 채, 신변잡기류의 질문만 던져,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적합한 사람을 채용할 위험이 있다. 미국의 평판 조회 전문 업체인 백그라운드 인포메이션 서비스(Background Information Service)의 CEO인 제이슨 모리스는 ‘미국의 경우, 도덕적/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직원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채용하는 ‘부주의한 채용(Negligent Hiring)’으로 소송에 휘말리는 기업들이 적지 않으며, 이 경우 평균적으로 약 2백만 달러 정도의 배상금을 부담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3.믿을 만한 사람을 찾아라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 못지 않게, ‘누구로부터 정보를 얻을 것인가’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아무리 좋은 질문이어도, 신뢰할 수 없는 사람에게 물어본다면, 그 대답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 일반적으로 평판 조회를 위한 대상자의 선정은 입사 지원자가 지목하여 제출한 명단에 의존한다. 그런데, 이 점이 바로 함정이 될 수 있다. 명단에 있는 사람들은 입사 지원자와 이미 친분 관계가 있는 사람으로서, 입사에 도움이 되는 좋은 이야기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전에 부정적 평가를 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이미 걸러졌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우선 명단에 있는 사람들이 과거에 입사 지원자와 함께 일을 했던 사람인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특히, 이전 직장의 직속 상사나 팀 동료는 입사 지원자의 업무 수행 능력이나 품성 등에 대해 귀중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입사 지원자가 제출한 명단에 포함되어 있지 않더라도 가능하면 평판 조회 인터뷰를 실시하는 것이 좋다.  
 
4.한 사람의 말만 믿지 마라 
 
한 사람에게서 얻은 평판 조회 결과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위험하다. 최소한 2~3명을 대상으로 조회를 하고, 이 결과를 종합하여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평판 조회를 의뢰한 대상자의 평소 스타일이나 입사 지원자와 관계에 따라, 실제 모습을 왜곡하여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에 대해 가능한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말하는 스타일의 사람은 좋은 이야기만 할 수 있다. 학교 선후배 등 친분 관계가 각별한 사람 역시 칭찬만 가득한 말을 할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자신이 데리고 일하던 직원이 이직을 하려고 하면서 타 회사로부터 평판 조회 요청을 받게 되는 경우, 해당 상사는 이에 화가 나서 의도적으로 부정적 이야기만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여러 이유로 평판 조회 정보는 왜곡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다양한 사람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채용 의사 결정을 내리도록 해야 한다.  
 
5.아웃소싱을 고려하라 
 
인사 전문 연구 기관인 CLC(Corporate Leadership Council)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 기업 중 58%가 외부 전문 업체에 평판 조회를 아웃소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판 조회 중 일부분만 아웃소싱하는 회사들도 있다. 예를 들어, 개인의 이력 정보나 전 직장에서의 근무 경험 등에 대한 조사는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개인 신상 정보(신용 조회, 과거 범죄 기록 조회 등)에 관한 조사는 아웃소싱하는 것이다.  
 
아웃소싱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내부적으로 평판 조회를 실시할 경우, 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형식적인 조회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CLC의 조사에서 내부적으로 평판 조회를 실시하는 기업의 경우, 평판 조회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낮게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전문 업체는 평판 조회에 대한 노하우는 물론 폭 넓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아웃소싱할 경우에는 이에 대한 충분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인터뷰 대상자의 적절성, 평판 조회 보고서의 충실도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레퍼런스 체크에서 우수한 인재로 판명된 사람이 실제로 높은 업무 성과를 내고 있는지 사후적으로 검증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앞으로의 과제 
 
평판 조회는 채용하는 인력의 이면을 철저히 검증하고, 제대로 된 인재를 뽑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그 활용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평판 조회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평판 조회를 당하는 개인은 물론 기업 역시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외국의 경우, 평판 조회와 관련된 소송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명예 훼손이나, 불성실한 정보 제공으로 인한 소송들이다. 국내에서도 향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이와 관련한 기업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다른 회사로부터 평판 조회 요청이 올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내부 규정이나 정책을 마련해 두는 등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끝> (2007.8.17. LGERI. 한상엽)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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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사원의 면접은 보통 2년이상의 경력사원을 채용할 때 면접을 보는 것이다.
면접에 관한 일반적인 태도와 전략 및 응용기술, 지식이 필요한 것 외에도 경력사원으로서 지녀야할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업무경력을 지녔기 때문에 업무경험과 지식, 성과에 대한 질문이 있을 것이고, 사회생활을 수년 이상 했기 때문에 때묻지 않은 열정 또한 심사대상이 된다.
결국, 기업에서는 인성과 업무라는 두가지 영역에서 각각 이미 행했던 실천과 자질이라는 두가지 측면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할 수 있다.

□ 업무부문 : 전문지식과 응용능력, 업무성과, 변화주도역량
□ 인성부문 : 도덕성과 인간미, 조직적응능력, 열정

1.업무분야의 전문지식과 응용능력
경력사원을 채용할 때는 이미 서류전형을 통해 해당업무 분야에 대한 경험과 지식정도를 어느 정도 평가한다. 면접볼 때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또는 경력소개서)에 게재된 내용은 물론 기재되어 있지 않은 업무와 관련된 전문지식과 응용능력을 검증한다.

-해당산업과 제품에 대한 지식정도
 해당산업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가? 지원회사는 물론 경쟁회사의 제품과 서비스 등 산업전반에 대한 식견을 알아보는 것이다.

-지원회사에 대한 지식정도
 지원회사의 제품, 서비스, 시장, 경쟁환경, 수익창출 방안 등 다양한 부문에 대한 관심과 지식정도를 알아보고자 한다.

2.업무실적과 성과
경력사원 면접에서 가장 눈에 뛰는 것은 과거 업무기간 동안의 구체적인 실적을 검증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OO프로젝트 참여'라고 기재된 서류의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의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했으며 성과는 수치적으로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과거의 성과는 일반적으로 현재 이후 미래의 업무에서도 성과적일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3.업무에서의 변화주도역량
경력사원 면접에서 단순히 과거 성과만 좋다고 우수한 인재라고 평가받지 못할 수도 있다. 즉, 급변하는 기업경영환경에서 중요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검증하려고 한다. 과거의 업무경험 및 성과에서도 변화를 주도했던 역량이 발견될 수도 있고, 다른 질문을 통해서도 검증하려고 한다.

4.도덕성과 인간미
▷올바른 가치관
경력사원의 경우도 신입사원 못지 않게 인성과 태도를 중시여긴다. 이미 사회생활과 직장경력 수년을 통해 형성된 직업적 도덕성과 가치관을 발견하려고 한다.

▷조직.고객에 대한 사명감
조직과 고객에 대한 사명감에 판에 박은 듯한 듣기 좋은 말인지, 진짜 몸에 밴 직장생활의 철학으로 체화되어 있는지 비교 검증하려고 한다.

▷레퍼런스(평판) check
경력사원 면접에서는 과거 경력에서 평판을 조회하기 위한 질문 및 정보를 물어보기도 한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문에 해당되기도 한다. 과거 직장 상사, 동료들의 평가는 그 인재에 대한 매우 중요한 평가요소이다.

5.이직사유
경력사원은 이번 면접이 첫번째이든 두번째 이상이든 이직 또는 퇴사 사유를 반드시 알아보려고 한다. 이직사유는 그 인재의 직업 및 직장선택의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직장의 경영상의 문제로 부득이하게 이직하는 경우에도 그 이유는 분명하게 알고자 한다.

6.지원동기와 열정
이직사유와 맞닿아 있는 것이기도 한 영역이다. 한편 지원동기는 좀더 적극적으로 지원회사에 지원하는 이재의 목적와 열정을 구체적으로 설득력과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경력사원이라고 해서 과거 업무경력만 있고 미래를 향한 열정이 부족하다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7.기업문화와 가치 적합성
기업들이 아직은 인성과 업무가운데 내세우기는 인성과 문화 등을 중시하지만 실제로는 업무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점점 기업문화와 인재의 적합성 여부는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가치와 비전, 문화가 다르다면 그 인재가 제 가치를 다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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