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심리학연구소 :: 인격적 리더가 뜨고 있다

리더의 성공 비결은 사람 관리에 있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경영 현실에서 성숙한 인간 관계와 내면의 성찰을 기반으로 구성원들을 대하는 인격적 리더가 주목 받고 있다. 성공하는 리더의 ‘인격’에 대해 살펴 본다. 
 
작년 국내 출판업계에서는 유난히 인간 생활의 근본적 가치와 덕목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한다. ‘배려’, ‘경청’, ‘몰입’ 등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들을 보면 기존의 성공학이나 리더십 서적에서 전통적으로 강조되어 온 전문성, 카리스마, 실력 등은 다루지 않고 있다. 반면 성숙한 인간 관계와 내면의 성찰을 기반으로 구성원들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말하고 있다. 각박해지는 경영의 현실 속에서 성숙한 인간 관계와 인간미를 추구하는 추세가 커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리더, 인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경영학자 톰 피터스(Tom Peters)와 로버트 워터만(Robert Waterman)은 그들의 저서 「초우량 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에서 성공하는 조직의 특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한 바 있다. “조직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토대는 사람이다. 이는 가장 당연하면서도 외면되어 왔던 사실이다. 구성원들이 일과 조직에 열정을 가지고 몰입하면서 자발적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조직이 성공할 수 있다.” 바로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관리하는가에 조직 성공의 근본이 있음을 강조한 것이라 하겠다.
 
조직의 성공 비결이 사람 관리에 있다면 리더의 성공 비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리더는 구성원들과 몸을 부대끼며 조직을 이끌어가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리더가 구성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구성원들의 사고와 행동을 좌우한다. 또한 구성원들의 자발적 헌신과 열정은 리더가 구성원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에 달려있다.  
 
리더의 성공, 인격이 좌우한다 
 
「인격의 힘(A Question of Character)」의 저자인 론 시몬스(Ron P. Simmons)는 수많은 기업의 리더들과 인터뷰한 후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리더십에 대한 토론은 대개 능력과 경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결국은 한 개인의 인격과 성실성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얼마 전 한 취업 전문 업체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4명이 존경 받는 상사의 요건으로 ‘인격’을 꼽았다고 한다. 훌륭한 인격을 가진 리더는 통제와 지시 없이도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헌신하게 만든다. 오랫동안 좋은 인재를 잃지 않는 리더의 힘은 실력이나 카리스마가 아니라 바로 훌륭한 인품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3.0세대 CEO가 주목 받고 있다 한다. 작년 뉴욕타임즈(NYT)기사에 따르면, 90년대가 사업적 안목과 강력한 추진력을 기반으로 사업을 일구는 1.0세대 CEO의 세대였다면 2000년대 중반까지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구조조정을 능숙히 하는 2.0세대 CEO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향후에는 재즈 밴드처럼 부드럽게 기능하는 팀을 잘 구축할 수 있는 3.0세대 CEO가 주목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건강한 조직에는 반드시 훌륭한 인격의 리더가 있고 결국 그러한 조직은 성공을 지속할 확률이 높다. 이제는 전략적 통찰력과 카리스마보다 구성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인격적 소양이 리더가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격의 중요성, 불변의 진리 
 
인격의 중요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강조해왔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The Seven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의 저자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 박사는 표면적으로 쉽게 드러나는 성격(Personality)보다는 오랜 노력과 심신의 단련으로 성취되는 성품(Character)이 훨씬 더 중요하고 값진 것이라 말한다(<표> 참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는 말로 유명한 사무엘 스마일스(Samuel Smiles) 역시 저서 「인격론(Character)」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천재성이 아니라 훌륭한 인격이다. 천재성은 감탄을 자아낼 뿐이지만 인격은 끊임없는 존경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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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막론하고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한결같이 훌륭한 인격이 자리잡고 있다. 한낱 농부 출신이었던 유방이 천부적인 장수였던 항우를 제치고 천하를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주변의 인재들을 신뢰하고 포용함으로써 그들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만들었던 훌륭한 인품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전국시대 문무를 겸비한 무사 출신 미쓰히데는 타인의 결점을 먼저 보는 반면 짚신장수 출신의 히데요시는 다른 사람의 장점을 보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결국 훌륭한 인품을 지닌 히데요시는 그의 인품을 보고 몰려든 인재들 덕분에 노부나가의 뒤를 이어 일본 전국시대의 패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훌륭한 인격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성공하는 리더들 역시 끊임없이 스스로를 단련하는 노력과 좋은 습관을 통해 훌륭한 인품을 배양해왔음을 알 수 있다. 링컨 대통령은 젊었을 때 남을 비판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는 이러한 단점을 고치기 위해 자신이 감정이 격해있는 상황에서 쓴 편지는 반드시 며칠 간 서랍에 보관한 후 다시 읽어보고 고치고 나서야 부치는 습관을 들였다고 한다.  
 
리더의 인격을 위한 요소 
 
리더십의 권위자인 스티븐 코비 박사는 인격 단련과 관련하여 내적 성품 중심의 덕목을 제시한다(<표> 참조). 그 가운데 특히 조직의 리더로서 주목해야 할 주요 덕목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1.배려 
 
리더로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인격적 덕목은 ‘배려’이다. 배려는 한 마디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며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영국의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 전 수상이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에서 승리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250여 명의 전사자 가족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고 한다. 여름 휴가도 반납하고 밤을 새워가며 전사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쓰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또는 부인이나 누나의 마음으로 눈물을 흘려가며 한 통씩 진심을 담아 편지를 썼다고 한다. 대처가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리더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인쇄된 편지에 서명만 해도 충분하다는 참모의 권유도 뿌리친 진실된 마음의 배려였던 것이다.  
 
GE의 잭 웰치는 퇴임을 앞두고 가진 한 인터뷰에서 “회사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못 갖춘 직원을 해고한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내가 잔인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나는 회사와 가치관이 다른 직원들에게 빨리 본인에게 맞는 회사를 찾거나 능력을 개발하도록 알려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문제없다는 이유로 그냥 적당히 지내도록 하다가 중년이 훨씬 넘어가서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해고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잔인한 짓입니다” 라고 말했다. 무자비한 구조조정으로 ‘중성자탄’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웰치였지만 깊이 들여다 보면 인간의 가치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존중에 바탕을 둔 배려가 있었던 것이다.  
  
2.정직 
 
정직한 리더는 존경을 받을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성실하게 일하도록 만든다. 반면 도덕성에 문제가 있을 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성공하는 리더가 되기 힘들다. 미국의 리처드 닉슨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큰 지지를 얻었고 재선에서는 60%라는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지지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워터 게이트 불법 도청 사건에 대한 은폐 시도로 결국 1974년 퇴진할 수밖에 없었다. 1996년 미국의 역사학자 36명이 역대 대통령의 업적에 대해 순위 조사했을 때 닉슨은 꼴찌를 기록했다. 리더로서 아무리 많은 업적이 있더라도 단 한번의 도덕성 상실로 물거품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벤처기업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씨는 “벤처기업의 핵심 포인트는 아이템이 아니라 벤처기업인의 사람 됨됨이이다. 정직과 성실을 바탕으로 노력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정직한 리더는 부당한 편법을 쓰지 않고 실력을 통해 정정당당히 경쟁한다. 조직의 성공이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되려면 도덕성에 기반한 리더의 경영 철학이 매우 중요한 요건이 된다.
 
3.절제 
 
성공하는 리더라면 권위를 내려 놓고 감정을 절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코넬대학의 케네스 블랜차드(Kenneth Blanchard) 교수는 저서인「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Whale done)」에서 일을 맡기고 어떻게 하나 팔짱을 끼고 지켜보다가 그 동안 발견한 실수와 허점을 지적하는 관리 방식을 ‘뒤통수치기’ 라고 정의한다. 진정한 리더로 성공하려면 뒤통수치기 방식을 버려야 한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 팀원과 함께 고민하면서도 자율성을 해치지 않고 책임감을 공유하되 적절한 임파워먼트를 해주는 고도의 절제 기술이 필요하다.
 
부정 회계 사건으로 사라진 엔론이나 월드콤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절제하지 못하는 리더는 개인 뿐만 아니라 회사와 구성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준다. “리더 혼자 힘으로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어떤 리더라도 혼자 회사를 망하게 할 수는 있다”는 짐 콜린즈(Jim Colllins)의 말이 그대로 들어 맞는 경우라 하겠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경영컨설팅 기업인 테이블 그룹(The Table Group)을 운영하는 패트릭 렌시오니(Patrick M. Lencioni) 회장은 CEO가 빠지기 쉬운 5가지 유혹의 하나로 회사의 실적보다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는 데 집착하는 것을 지적한다. CEO가 소위 ‘이름병’에 걸리면 그 기업은 반짝할 순 있어도 결국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4.겸손 
 
겸손은 스스로 부족함을 인식하고 항상 배우고 더 나아지려는 자세라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국내 한 경영연구소에서 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성공 요인을 한자성어로 적어보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이 ‘순망치한(脣亡齒寒)’이었다고 한다. 성공은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주변의 여러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의미였다. 이러한 결과는 오히려 성공한 리더의 겸손함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이 다시 평범한 기업 또는 그 이하로 전락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경영자의 자만을 들고 있다. 아무리 기업을 성공시킨 리더라도 스스로 위대하다고 자만하는 순간이 개인적인 실패와 기업 추락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짐 콜린스는 리더십의 최고 수준인 ‘5단계 리더십(Level 5 Leadership)’은 사업가적 의지와 인간적인 겸손함이 결합될 때 가능하며 이를 통해 진정한 위대함이 창출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링컨 대통령은 남북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게티즈버그 전투에서 마이드 장군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존경하는 마이드 장군! 이 작전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모두 당신의 공로입니다. 그러나 만약 실패한다면 그 책임은 내게 있으며 장군은 모든 것이 링컨 대통령의 명령이었다고 말하십시오. 그리고 이 편지를 모두에게 공개하십시오!” 책임은 자신이 지고 영광은 부하에게 돌리는 겸손한 리더 링컨의 인격이 잘 드러난다 하겠다.
 
5.용기 
 
용기 역시 다양한 상황을 접하는 조직의 리더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이다. 예를 들어 당장의 이익이나 주위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신념을 굽히지 않는 용기, 부당한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 부하의 장점을 인정하고 배울 수 있는 용기 등이 그것이다.  
 
1982년 미국 시카고에서는 독극물이 들어 있는 타이레놀을 복용한 7명의 시민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존슨앤존슨의 제임스 버크(James E. Burke) 회장은 기업 존폐의 위기에 서 ‘타이레놀’을 더 이상 브랜드명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컨설팅 회사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동일 브랜드의 새 제품을 출시하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품 전량을 수거하고 처리 과정을 공개하면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당당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회사는 빠른 시일 내 이전보다 더 좋은 성과와 기업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리더의 인격, 조직 차원에서 바라볼 때이다 
 
인격은 본질적으로 개인의 문제이다. 그러나 조직을 책임지는 리더의 인격은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조직 차원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 실제로 많은 미국 기업들은 기업의 성과가 사업적 요소만큼이나 인간적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유명 MBA 스쿨들이 앞다투어 CEO 등 리더급을 대상으로 문학과 역사 과목들로 구성된 인문학적 교양 과정을 개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적인 금융 기업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까다로운 인재 채용 방식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뉴욕 본사와 해외 지사를 오가며 20회 이상 면접을 진행하는 이유는 지식과 재능뿐만 아니라 지원자의 도덕성이나 윤리관 등 사람됨됨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문(文), 사(史), 철(哲)로 대표되는 인문학을 경영의 토대로 삼는 ‘인문경영’이 관심을 끌고 있다. 매일마다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치열한 비즈니스의 전장일수록 오히려 사람간 관계와 삶의 근본적인 원리에 대한 이해가 생존의 기본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기업 환경이 아무리 복잡해져도 결국 기업 운영의 주체와 객체는 모두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때이다.
(LGERI, 2008. 2. 18. 강진구)
Posted by 커리어심리학자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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