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에는 글을 한 편도 쓰지 않았습니다. 여러 연구에 몰두하기도 했거니와 점점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몇 마디 쓰다가 지우기도 했었지요.


새해 2016년을 한 두시간 앞 둔 시점, 갑자기 새해를 추운 곳에서 맞이하고 싶었습니다. 몇 해전에 가서 맞이했던 임진각으로 향했습니다. 그 곳에서는 경기도 타종행사도 하고 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는 느낌도 있기 때문입니다.


낡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의식은 인디언식으로 해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해까지 버리지 못한 낡고 나쁜 나의 모습이나 행태는 '죽음의 화살'이라 이름 붙인 종이에 썼고, 새해 얻고자 하는 바는 '생명의 화살'이라 이름붙였습니다. 인디언식대로 '죽음의 화살'은 원을 그리고 북쪽(죽음을 상징)을 향해 문을 만들어 그 곳으로 들어섰습니다. 한 가운데에 죽음의 화살 3개를 놓고 불에 태워 날려 보냈습니다.

새해 얻고자 하는 세 가지는 생명의 화살이라 어딘가에 파묻고 왔습니다. 생명의 화살은 1년간 그 곳에 묻혀 있으면서 나의 의의 바탕이 될 것이라 믿으면서 말입니다.

 

 

생명의 화살  

 

 

임진각은 서울 보다 북쪽이고 자정이라 꽤 추웠습니다. 그 곳에서도 2016년의 개막을 알리는 타종을 하고 불꽃놀이를 했습니다. 우리 삶도 제 각기 자기 멋대로 피는 꽃과 같듯이 불꽃들도 저마다의 모양으로 하늘을 수놓았습니다.

 

  

 

 

 

 

 

 

찬 바람에 불꽃놀이를 구경하며 인파 보다 조금 늦게 돌아오는 길 가로등이 꺼지더니 칠흑같은 어둠이 내려 앉았습니다. 저만치 멀리 보이는 작은 불빛이 우주선이 착륙한 산너머처럼 빛났습니다. 우린 그 길을 걸어 올랐습니다. 아마 새해 2016년도 불꽃처럼 환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때로는 칠흑같이 어두운 길일지라도 꾸준히 걷고 또 걷는 모양새 같습니다. 새해 잘 헤쳐나가시리라 믿습니다. 저도 힘을 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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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의 취업관련 커리어코칭[각주:1]을 하다 보면 가끔 이런 얘기를 듣습니다.

"친구나 동료, 선배들이 제가 취업 상담 받으러 간다면, 틀림없이 많이 혼나고 올 거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런데 왜 선생님은 저를 혼내지 않으세요?" 라고.

하하하, 웃지 않을 수 없는 순간입니다.


아무리 경쟁력 있는 대학 출신이어도 취업이 쉽지 않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드물게 자신의 취업전망을 낙관하거나 자신에 찬 모습이 있지만, 대개는 걱정스러운 표정이나 마음을 읽게 됩니다. 취업준비생들은 자신의 준비상태와 시장의 어려움을 직감하고 오는 것입니다.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의 시각은 어떠한지 들여다봅니다. 이른바 취업전문가들은 취업시장의 어려움, 국내외 경제의 긴박함 등을 거론하며 내담자(피코치[각주:2])를 한층 긴장시킵니다. 그렇게 하면 상담자나 코치[각주:3]는 일단 이 내담자를 자신의 전문가적 틀로 손쉽게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그 사람의 이른바 스펙이나 취업 준비상태를 검토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가 많을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충분한 상태라면 상담이나 코치 받으러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상담자나 코치는 좋게 보면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으로 미리 준비하지 못한 학생을 야단치거나 핀잔을 주는가 봅니다.


이런 모습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흔치 않게 보이는 취업컨설팅 현장의 모습으로 짐작됩니다. 앞에서 잠깐 말했듯이 선의의 눈으로 볼 때, 부모의 안타까운 심정에서 '야단'을 할 수 있겠습니다. 조금 꼬집는다면 전문가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전문가와 내담자 사이의 격차를 크게 보이게 하고자 하는 안 보이는 의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거의 전문가의 방어적 태도인 셈입니다. 전문가(상담자 또는 코치)는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능력과 아량이 부족한 아마추어의 모습을 드러내고 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유사한 모습을 인터넷 여기저기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강의에서도, 상담과 코칭에서도 말입니다.


나는 취업 도움의 현장에서 이런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담자를 꾸짖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좋은 모습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떤 이론적, 실천적 근거도 없는 얼치기 상담과 코칭입니다. 이런 상황을 알고도 찾아오는 취업준비생들이 온다는 것은 얼마나 절박한 요구 때문이지 짐작이 갑니다. 야단맞을 줄 알면서도 도움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에 일단 우리는 동정을 갖게 됩니다.

내담자들은 어떤 방향에서건 도움이 필요해서 온 사람입니다. 아무리 준비상태가 안 되어 있어도 일단 심리적으로 지지를 받아야지 전문가에게 평가받고, 야단쳐서는 안 됩니다. 또한, 상담이나 코칭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전문가는 일단 내담자와 같은 입장임을 공통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전문가와 내담자가 같은 위치에 서 있다는 튼튼한 연대감이야말로 라포[각주:4]형성에 도움이 됩니다. 라포형성을 통해 신뢰와 친밀감이 형성되어야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취업세계의 현실과 이야기가 따뜻한 생명력을 지닙니다. 이른바 스펙[각주:5]과 일자리가 자동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실무적으로도 준비가 부족한 취업준비생을 야단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과거에 ~했더라면'식은 도움을 주는 전문가답지 못합니다. 취업준비생을 돕고 싶으면 일단 경청하고, 현재의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도록 지지해야 합니다. 제 경험으로 아무리 어려운 조건이고, 준비 안 된 조건이라도 방안이 없진 않습니다. 넉넉한 선택은 아니어도 반드시 길은 있습니다. 그 길이 좁고 위험한 길이어도 길이 없는 것보다는 나으므로 전문가는 그 길이라도 안내해야 합니다. 어쩌면 그 좁고 위험한 길이 내담자가 앞으로 나아갈 동기를 자극해서 더 좋은 길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역사상 어떤 그럴듯한 혁신과 변화도 안전했던 길이 없습니다. 이 절박하고 위험한 순간이 어쩌면 그 내담자가 자신의 커리어[각주:6]에서 운명의 주인이 되는 순간일지 모릅니다.

그러니 우리 전문가들은 끝까지 내담자를 지지해야 하지 않을까요?

취업준비생과 전문가는 한 배를 탄 운명입니다.


(2014년 1월 21일)



  1. career coaching [본문으로]
  2. coachee [본문으로]
  3. coach [본문으로]
  4. rapport [본문으로]
  5. spec: 취업의 자격조건 등을 일컬음. [본문으로]
  6. career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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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인재양성 기본계획 발표 : 전문관양성, 채용에서 면접강화 등


서울시가 2020년까지 한 부서에 장기 근무하며 전문성을 키우는 ‘전문관’을 시 전체 1만 명 공무원의 20%에 해당하는 2000명까지 양성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3년 1월 30일 신청사 브리핑룸에서 '인재양성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서울시 본청 공무원 1만여 명 가운데 20%에 해당하는 2000명을 전문관으로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그 골자는 다음과 같다.


□ 서울시가 2020년까지 한 부서에 장기 근무하며 전문성을 키우는 ‘전문관’을 시 전체 1만 명 공무원의 20%에 해당하는 2000명까지 양성하기로 했다. 이 중에는 전문지식이나 업무 이력관리가 필요한 직무에 새롭게 도입하는 800개의 ‘전문직위제’도 포함돼 있다. 


□ 올해부터 시의 7․9급 일반직 채용 규모의 10%내외를 관련 분야 민간경력자로 뽑는다. 기존에 전문계약직으로 한정됐던 전문가 채용영역을 일반 공개경쟁채용 부문까지 확대함으로써 우수 전문 인력을 유치하기 위함이다. 첫 해인 올해는 25명을 민간경력자로 채용할 예정이다.


□ 복지, 경제진흥, 교통 등 10개 전문분야 내에서 순환 근무하며 직무전문성을 강화하도록 지원하는 전문분야 ‘보직관리제’도 운영한다.


□ 아울러 기존공개채용시험에 있어 ‘블라인드 면접’, ‘인․적성검사 도입’ 등으로 면접비중을 대폭 강화, 수치화된 성적보단 인․적성을 고려해 공직적합성을 사전 검증하는 한편, 고위직에 대한 체계적인 리더십 교육과정을 신설해 조직․직원관리상의 전문성도 높이기로 했다. 


□ 서울시는 이와 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전문가 공무원을 양성하고, 이를 통해 대 시민 행정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서울시 인재양성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특히 젊은 층의 관심을 끄는 대목은 채용분야이다.


채용 : 전문성 특히 요구되는 업무에 경력자 채용. 7․9급 채용규모의 10%


□ 우선 7․9급 일반직 공개경쟁채용에 있어 시 채용규모의 10%내외를 국내․외 다양한 경력자로 지속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채용된 경력자는 전문직위로 지정되어 일반직이 수행하는 업무 중 전문성이 특히 요구되는 업무분야를 장기간 담당하며 근무하게 된다.

     ○ 기존에는 전문성이 필요한 직위에 주로 계약직을 채용해 왔으나, 이를 일반직 영역까지 확대하는 것. 계약직이 가졌던 신분 불안의 단점을 해소하면서도 역량 있는 우수인력을 유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채용시험은 필기와 면접을 병행하며, 필기시험은 1차 선택형, 2차 논문형으로, 면접시험은 개인발표, 직무능력 검정 등 심층면접으로 이루어져 역량 있는 전문가를 선정하기 위한 다단계 평가로 실시된다.



□ 아울러 올해 공개경쟁채용시험부터는 공직 적합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방향으로 면접이 강화된다. 시험만 잘 보는 사람이 아닌 봉사정신, 창의성, 소통능력,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인성, 도덕성을 겸비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함이다.


「인․적성 검사」도입하고, 필기시험 성적이나 스펙 등 선입관 배제를 위해 필기성적, 학력 등 개인별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블라인드 면접’으로 공직적합성 검정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또, 민간기업 임원출신, 중소기업 CEO출신 등 민간전문가 면접 참여 폭을 넓힌다.


면접대상을 기존 110%에서 130%로 확대, 면접비중을 높이고, 면접시간도 5~10분에서 30분 이상으로 늘리는 한편, 채용 시부터 본인이 목표로 하는 보직경로를 설계토록 하는 경력개발(Career Path) 목표에 관한 면접 실시하고 영어면접 대상도 기존 행정 직렬에서 전 직렬로 확대한다.


□ 또한 인력수요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적정인력을 유지하기 위해채용 시기를 연 1회에서 2회로 유연화 하기로 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보도자료를 참조하기 바랍니다.


(참고기사)

서울시 보도자료 (2013. 1. 30) 

중앙일보 (2013.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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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1월 29일, 고용노동부는 학력·스펙 보다 능력 중심의 채용 관행이 자리잡을 수 있는 방안과 정부 및 기업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간담회를 가졌다.(「능력중심 채용관행 확산을 위한 간담회」: 1.29(화) 11:30, 플라자호텔). 

이 날 간담회에서는 고학력화로 인해 왜곡된 고용시장을 정상화시키고 학력이 아닌 능력에 따라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11년부터 추진해온「열린고용 대책」추진상황을 보고했다.  아울러 능력중심의 채용을 위해 지난 해에 개발한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을 설명하고, 기업에서 실제 업무를 맡고있는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은 크게 (1)역량기반지원서, (2)역량테스트, (3)역량면접으로 구성된 채용도구로서, 우선 기업공통역량과 생산관리 · 경영지원 · 금융출납창구직 등 3개 직군을 대상으로 개발된 것이다.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의 주요내용

 □ (역량기반지원서) 직무와 무관한 자전적인 기재사항을 최소화하고, 직무관련성이 높은 사 항을 기재하도록 하고,

  * 교내외 활동경험, ‘직무와 관련된자격사항, 인턴 등 근무경험 등

       - 지원동기, 성장과정 등 일률적인 자기소개서가 아닌, 기업의 인재상에 따라 기본적   으로 갖추어야 하는 역량과 관련한 경험의견 등을 기술하도록 설계

    □ (역량테스트) 기업공통역량 및 직군별 직무역량을 지필평가문항 형태로 평가하기 위한 도구

    □ (역량면접) 직무능력과 관련된 경험(경험면접), 업무 수행과정에서 발생가능한 상황에 대한 대처방법(상황면접), 특정 직무관련 주제에 대한 의견(PT) 등을 중심으로 구조화된 면접기법


이번에 제시된 역량기반 지원서에는 학력, 영어점수, 주민번호, 신체조건, 거주지, 재산내역, 가족사항 등을 적는 란을 없애고, 직무관련성이 높은 교내외 활동경험, 자격사항, 인턴 근무경험 등을 자세히 쓰도록 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은 기업별로 채용수요가 다르고 적용여건이 상이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기업별 특성에 맞게 보급해 나갈 계획이다.

- 대기업의 경우, 이력서 단계에서부터 직무에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는 등 채용과정에서 직무역량 평가요소를 더 강화하도록 유도하고

- 공공기관에는 실제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을 활용하여 채용함으로써 능력중심 채용을 실천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 중견·중소기업에는 채용경쟁이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면접관교육 및 채용 컨설팅 등을 병행하여 맞춤형으로 보급을 하고 활용 가이드라인 보급 등 홍보형 보급을 통해 능력 중심의 채용문화를 확산시키기로 했다.

ㅇ 이와 병행하여, 현장에서 실제 채용이 이루어지는 다양한 모집 직군에 대한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도 연차적으로 추가개발해 나갈 계획이이라고 한다.


<참고 기사>

연합뉴스 (2013.1.29)

고용노동부 (2013.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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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자기소개서 작성원칙과 방법


공무원의 자기소개서는 예비 공직 후보자로서 본인의 특성과 경험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공무원 자기소개서는 면접의 기초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역량면접의 특성을 고려하여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무원의 면접 평가 기준은 다섯 가지로 정해져 있습니다만, 결국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역량과 적합성이 그것입니다. 역량의 측면은 필기시험에서 한 번 검증된 것이기 때문에 면접에서는 좀 더 '적합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그래서 최근 공무원 면접에서 국가직의 경우도 '공직적합성'검증

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나, 경기도를 비롯해 지방직에서 '역량면접'을 강화.보완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공무원 자기소개서 작성의 기본원칙을 명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자신의 강점과 특기가 잘 표현되도록 작성하는 것입니다. 이는 자기소개서 항목 중 하나인 성격의 장.단점 뿐만 아니라 모든 항목에서 자연스럽게 강적과 특기 즉 자신의 긍정성이 베어나도록 작성하는 것을 뜻합니다.

2) 자신의 경험과 행동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자신의 긍정성은 좋은 말이나 미사여구로 표현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성실함'과 '인내심'이 긍정적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말만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이 특성을 잘 발휘한 경험이나 실례를 구체적으로 표시하여 보여야 합니다. 반드시 6하 원칙을 세밀하게 지키진 않더라도 마치 현재 이전의 특정 시점이 사진 한 장이나 동영상의 한 장면처럼 연상될 수 있어야 합니다.

3) 솔직담백한 자세를 지켜야 합니다. 자기소개서가 기본적으로 자신의 긍정성을 드러내는 것이다보니 때로 과장과 확대, 치장이나 미사여구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과장이나 미사여구는 오히려 해가 됩니다. 따라서 자기소개서는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자기소개서 작성의 방법적 측면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문체는 간결체를 사용하여 쉽게 작성합니다. 두괄식 표현이 좋습니다. 즉 작성하고자 하는 중요한 사항을 단락 맨 위에서 먼저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 후에 경험이나 실례를 구체적으로 덧붙이는 방식을 취합니다.

2)역량면접의 질문과 답변구조에 맞게 작성합니다. 즉, 상황-행동-결과 순으로 알기 쉽게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3)오.탈자 없이 맞춤법에 맞추어 작성해야 합니다.


그럼, 경기도 자기소개서의 항목에 따라 간단히 작성요령을 보도록 합니다.


1. 성장과정 및 가족사항 :

간략하게 작성하며 지나친 상세함은 피합니다. 부모님의 영향이나 가훈 등 정상적으로 성장해 온 점을 무난하게 표현하면 됩니다.


2. 학창시절 과정 :

학창시절에서 의미있었던 일이나 경험을 중심으로 작성하면 좋습니다. 특별한 내용이 없다면 동아리나 단체생활 등 팀웍이나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을 표현하여도 좋습니다.


3. 성  격(장?단점) :

성격상의 장점이나 특기를 기재하되 그것을 발휘한 경험을 구체적으로 표현합니다. 잘한 행동을 담백하게 기재하면 되지 평가적인 표현은 자제합니다. 예를 들어 '~이래서 공무원이 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와 같이 평가자가 할 수 있는 표현을 지원자가 기재하는 것은 부정적 평가를 받기 쉬운 부분입니다. 단점은 너무 치명적이지 않은 단점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인정하는 게 좋습니다. 단지 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현재 노력 중인 것으로 현재진행형으로 기재하는 것입니다. 주의할 점은, 단점을 표시할 때 너무 뻔한 것이나 장점으로 전환해서 표현하라는 뜬소문에 따라 장점으로 돌려 말하면 상당히 부정적 평가를 받습니다. 단점이 있다고 해서 감점하는 것도 아닌데 장점으로 돌려말하면 평가자는 불쾌해지기 쉽습니다.


4. 인생관 :

좌우명이나 중심 철학 등을 기재하고 역시 그것을 실천한 경험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더 좋습니다.


5. 지원동기 및 포부 :

자기소개서 항목중 단연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지원동기>는 너무 거창한 이유나 추상적인 이유 보다 구체적이고 경험적 동기를 표현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또한 자신의 성격적 특성이나 적성상 공무원이 되는 것이 더 좋다는 것도 괜찮습니다. 나아가 직업선택에서 하고 싶고 즐겁게 일하는 것이 중요한데 공무원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즐겁겠다는 것도 좋습니다.

<포부>는 거창한 포부를 기재하는 것 보다 소박하면서도 자신이 공무원이 되었을 때 하고 싶은 일을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강점을 지닌 어떤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한다면 참 멋진 일 아닐까요? 면접 질문 중에 10년 후 또는 15년 후 비전을 묻는 경우도 많은데 <포부> 항목이 참고로 되는 것입니다.


이상에서 간단히 언급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면 시종일관 경험과 행동을 중심으로 작성하고, 솔직담백한 자세를 유지합니다. 또한 결국 공무원이 되려는 마음이 매우 굳고 절박한 점이 베어나도록 작성하는 것이 비결입니다. (2012. 7. 1)


모두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당신을 위한 면접코치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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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어 사전에서는 "장애"의 유의어로 "쓸모없는"이나 "불구" 를 들고 있지만, 신기원을 이룬 육상선수 에이미 멀린스는 장애의 정의를 다시 쓰고 있다. 정강이뼈 없이 태어난 역경을 딛고, 장애와 관련된 수식어를 극복하고 있는 그녀는 역경이 개개인의 잠재력을 어떻게 끌어내는지를 직접 보여주고 있다.





에이미 멀린스 : 역경의 기회

몇 달전 제가 이탈리아판 Wired지를 위해 기사를 쓰면서 한가지 느낀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언제나 무언가 글을 쓸때는 늘 유의어사전을 옆에 두곤 하는데요. 기사 교정을 막 끝내면서 제가 평생 사전에서 "장애"라는 단어의 뜻을 단 한번도 찾아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사전의 정의를 한번 읽어볼께요. "장애": 형용사- 불구의, 약한, 쓸모없는, 망가진, 막막한, 불구의, 부상을 입은, 짓이겨진, 변변찮은, 훼손된, 쇠퇴한, 낡은, 약화된, 무력한, 힘을 빼앗긴, 마비된, 장애가 있는, 노망한, 노쇠한, 병으로 누운, 녹초가 되어, 몹시 지친, 바닥난, 쇠약한, 소외된; 또는 아픈, 쓸모없는, 약한. 반대말은 건강한, 강한, 유능한. 전 친구에게 이 정의를 읽어주면서 처음에는 너무 황당해서 웃었는데, ‘짓이기다’를 읽는 순간에 목이 메였고, 이런 단어들의 폭력성에서 받은 심리적 충격을 참기 위해서 읽는 것을 멈출 수 밖에 없었어요.

물론, 낡고 오래된 사전이라 '그래. 굉장히 오래전에 나온 사전이라 그런걸거야' 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 사전은 80년대 초반에 출판된 것이었어요. 그 때는 제가 초등학교를 갓 입학했을 무렵으로 처음으로 가족의 품을 벗어나 다른 아이들과 제 주위의 사회에 적응하던 시기이지요. 제가 이 사전을 그 때 쓰지 않은 것은 정말 다행이에요. 이 사전의 정의대로라면, 이세상에서 저같은 사람은 장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존재로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사실 지금의 저는 제 인생을 통해 얻어낸 성공과 모험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2009년 인터넷 버전의 사전을 찾아봤습니다. 뭔가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나 해서요. 수정된 내용은 이렇습니다. 안타깝지만, 별로 나아진 게 없네요. 반댓말 중에서 마지막 두 단어가 특히 거슬리는데, "온전한" 과 "건강한" 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단어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단어들로 불리워질 사람들에 대해서 갖게 되는 선입견과 그 단어에 감추어진 의미와, 왜 그런 의미들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죠. 언어는 우리의 사고방식,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타인을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끼칩니다. 그리스와 로마 등의 고대 사회에서는 저주도 입밖으로 내서 말로할 때 더욱 강력해진다고 믿었는데요. 말로 표현하여 외치면 현실로 이루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지금 우리는 어떤 것을 현실로 만들고 싶은 걸까요. 무능한 사람일까요. 아니면 능력이 많은 사람일까요. 무심코 누군가를 '어린아이'라고 단순히 이름 붙이고는 우리는 그들이 가진 잠재력을 구속하고 억누르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지 않고 아이들에 좀 더 많은 기회를 줄 수는 없는 걸까요?

어릴 적 저에게 그런 기회를 주신 분이 계셨어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듀퐁 연구소의 의사선생님이었는데요. 그분의 이름은 피주틸로 선생님이십니다. 이태리계 미국인이셨는데, 이름이, 보다시피 대부분 미국 사람들이 발음하기 어렵다보니, P선생님으로 불렀지요. P선생님은 언제나 화려한 나비 넥타이를 메고 다녔고 아이들을 다루는 데에 대단한 소질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저는 병원에서 지내는 것을 정말 좋아했지만 물리치료 시간 만큼은 무척 싫어했습니다. 재활운동을 수도 없이 반복해야 했거든요. 여러가지 색깔의 두꺼운 고무 밴드를 차고 말이죠. 제 다리 근육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었지만 전 이 밴드가 세상에서 제일 싫었어요. 싫어서, 욕이 나올 정도였어요. 정말 싫었죠. 겨우 5살이었지만, 재활운동을 빼먹을 방법이 없는지 P선생님과 흥정을 할 정도였어요. 물론 성공적이진 못했지만요.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이 제 훈련때 오셔서 -- 철저하고 엄격했던 그 훈련에서요 -- 저에게 말씀하시길, "이야, 에이미, 넌 정말 강하고, 힘이 넘치는 소녀로구나, 내 생각엔 너 이 밴드 하나쯤은 끊어뜨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만약에 이걸 끊어뜨리면, 내가 너한테 100달러를 주마."

지금에야, 물론, 이건 P선생님이 제가 하기 싫어하는 훈련을 시키게 하려는 일종의 계략이었지만 2층 병동의 5살짜리 중에 가장 부자가 될 가능성을 뒤로 하고 하지만 그가 저에게 그렇게 함으로써, 매일 반복된 끔찍했던 훈련을 저로 하여금 새롭고 기대되는 경험으로 변화시키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저를 대하는 그의 시각과 저를 강하고 힘이 넘치는 소녀라고 불렀던 한마디 덕분에 제 자신의 태도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정말 강하고 힘이 넘치고 장래에 어엿한 운동선수가 되리라고 말이죠.

이것은 어른들이 아이들의 잠재력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나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하지만, 이런 동의어 목록의 사례들로 보면, 우리 언어들은 개개인이 가진 능력을 현실로 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막고 있습니다. 우리의 언어는 사회의 변화를 쫒아가지 못해 왔습니다. 기술발전에서 생기는 수많은 변화들 말이죠. 의학적인 관점에선 제 의족, 라식수술이나 노쇠한 몸을 대체할 티타늄 무릎과 골반뼈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도우며 자연이 만든 한계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소셜네트워킹 플랫폼도 사람들로 하여금 자아를 만들고 자기 자신에 대한 정의를 내려서 스스로 선택한 집단에서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릴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래서, 아마도 기술이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는 만고불변의 진리는 바로 모든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나타내는 희귀하고 강력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인간의 적응력은 우리의 가장 위대한 자산이다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적응력, 그것은 정말 흥미로운 것이지요. 사람들은 역경의 극복을 주제로 저와 끊임없이 이야기 나누고 싶어 했습니다. 여기서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표현은 저에겐 전혀 맞지 않고, 그런 질문에 대해 대답하려 할 때마다 늘 불편한 감정이었어요. 그리고 그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역경을 극복한다는 구절에 숨겨진 의미는 성공이라던가, 행복이라는 개념이 담겨있고 고된 경험에서 온 것이 아니라 상처받을 만한 경험을 한 것도 아니고 마치 제 인생에서의 성공이 어떤 능력에서 온 것 처럼 여긴다는 것이죠. 의족이나 저의 장애때문에 생길 수 있는 위험들을 회피하거나 우회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요. 하지만 사실, 우리는 이제 변했습니다. 도전을 통해 우리는 달라졌어요. 육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혹은 두 경우 모두의 도전을 통해서요. 그리고 전 역경도 꽤 괜찮은 거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역경은 우리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피해야 할 장애물이 아닙니다. 역경은 우리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피해야 할 장애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삶의 일부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을 저의 그림자인 것 처럼 생각합니다. 어떨땐 잘 보이고, 어떨땐 잘 보이지도 않지만 늘 저를 따라 다닙니다. 그렇다고, 투쟁의 압박감과 부담을 폄하하려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역경이기도 하고, 도전이기도 하고 모든 개개인들마다 상대적인 것이죠. 문제는 역경을 마주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단순히 그들을 역경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잘 맞이할 수 있게 준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뭔가에 적응할 준비를 하도록 하려면 그 아이들을 모질게 대하곤 하잖아요. 자 여기 중요한 차이점과 특징이 있습니다. 제가 다리가 없다는 객관적인 의학 소견과 제가 불구냐 아니냐 하는 사회의 주관적 견해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솔직히, 제가 직면했어야 했던 유일한 장애는 저를 이런 사전적 정의들로 묘사하고 있는 세상이었습니다.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들을 진정으로 보호하고자 한다면 그들의 의학적 예후에 관한 냉정하고 믿기 힘든 진실을 알려줄 때나 혹은, 정말로, 의학적 소견에서 예상되는 그들의 삶의 질을 알릴 때 진정으로 불구자로 내몰 수도 있는 벽을 세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만 찾으려 하고 그 증상 자체보다 치료방법이나 얼마나 장애요인이 될것인지만 판단하다보면

온전한 인격체로 대하지 않고 그들의 잠재력을 묵살하게 되어서 우리는 그들의 선천적인 시련 위에 더한 고통을 안겨 줄지도 모릅니다. 우리 사회에 얼마나 기여를 할 수 있나 점수를 매기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우리는 그 병적인 측면보다는 개인 역량의 범위를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건, 결함으로 여겨지는 것들과 우리의 위대한 창조적 능력은 동반자 관계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 무언가를 폄하하고 부정하거나 피하고 숨기는데에 공을 들이기 보다 오히려 역경에 감춰진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아마도 역경을 극복하려 너무 많이 애쓰지 말고, 우리들 마음의 문을 열어두고 그대로 받아들이고 메다 꽂기고 하고, 프로레슬링 식 표현을 쓰자면요, 기꺼이 함께 춤추듯 즐기자는 거죠. 그리고, 만약 역경을 자연스럽고, 별 다르지 않고 유익한 것이라고 보게 된다면, 우리는 그것때문에 맘고생할 일은 없을 겁니다.

올해가 찰스다윈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죠. 150년전 그는 진화론에 대한 책을 쓰면서 인간의 특징에 대해 서술하기도 했습니다. 다윈에 의하면, "가장 강한 종이 생존하는 것이 아니며 가장 똑똑한 종이 생존하는 것도 아니고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 것이다." 투쟁은 창조의 모태입니다. 다윈의 연구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것은 인간의 생존과 번식능력은 변화하고자 애쓰는 인간 정신력의 고군분투로 인해서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말하자면, 변화한다는 것, 적응한다는 것은 우리 인류의 대단한 능력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시험에 들기전에는 우리가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알 수 없습니다. 역경이야말로 우리들로 하여금 우리의 자아와 능력을 일깨우도록 하고 우리 자신에게 선물을 가져다 주는 거죠. 우리는 역경을 그저 험난했던 시간 이상의 무엇인가로 새롭게 그려낼 수 있습니다. 변화라는 차원에서 볼 수도 있겠지요. 역경은 그저 우리들이 아직 받아들이지 않았던 변화에 불과합니다.

제 생각엔 우리들이 만들어왔던 가장 큰 역경은 정상 이라는 개념인 것 같습니다. 자, 그럼 누가 정상이죠? 정상적인 것은 없어요. 보통이라거나 전형적인 것은 있어도 정상적인 것은 없습니다. 있다한들 이렇게 특색없는 사람을 만나고 싶을까요? (웃음) 그럴리가 없죠. 만약 우리가 '정상에 가깝다' 라는 것에 대한 가치관을 가능성과 잠재력 또는 약간은 위험할 수도 있는 어떤 것으로 바꾸기만 한다면 우리는 더욱 더 많은 아이들의 능력을 끌어낼 수 있고, 그들의 귀중하고 값진 능력들을 사회와 함께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인류학자들이 말하길, 우리가 사회 구성원에게 요구하는 단 한가지는 사회에 도움이 되고 공헌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6만년 전 네안데르탈인들은 노인들과 심각한 부상을 입은 자들을 떠받들었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그 이유는 아마, 그들이 생존하면서 쌓아온 경험들이 집단에 공헌해온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들을 쇠약하고 쓸모없는 존재로 여기지 않고 귀중하고 값진 존재로 여겼을 것입니다.

몇년 전, 어떤 식료품점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자랐던 펜실베니아주 북동쪽 부근 마을의 가게였는데요. 저는 한 가득 쌓아놓은 토마토 더미 앞에 서있었고요. 한여름이라 반바지를 입고 있었어요. 제 뒤에서, 어떤 남자가 말을 걸었습니다. "음, 혹시 에이미 멀린스 맞나요." 전 돌아봤고, 어떤 나이드신 분이 계셨죠. 전 누군지 몰랐어요.

그래서 말하길, "죄송합니다만, 우리 만난적이 있던가요? 제가 만난 기억이 없어서요."

그분 말씀이, " 음, 아마 날 만난걸 기억 못할게야." "그니깐, 우리가 만난건 자네를 어머님 자궁에서 막 꺼내고 있을 때였으니까." (웃음) 아. 그 분이구나. 정말로 불현듯 생각이 났어요.

이분이 킨 선생님이구나. 엄마한테서 말로만 전해들었던 내가 태어난 날의 바로 그 분이었죠. 왜냐면, 보통 그렇듯이, 전 예정일보다 2주나 늦게 태어났는데요. 아무튼, 어머니의 담당 산부인과 의사선생님이 휴가를 떠나버리는 바람에 전혀 본 적도 없는 그 분이 저의 분만을 맡으셨던거죠. 그리고, 제가 태어 났을 때 종아리뼈가 없었고, 두 발은 안쪽으로 돌아가 있었고, 이쪽발에 발가락 약간, 저쪽발에도 약간, 이런 상태라 이 낯선 분이 저의 이런 나쁜 상태를 전하는 심부름꾼이 되어야만 했습니다.

그가 제게 말하길, "부모님에게 자네의 예후에 대해서 설명했어야 했지. 자네가 절대 걸을 수 없을거고, 다른 아이들만큼 운동능력도 갖지 못할테고, 다른 사람 도움없이 살지 못할 거라고 말이야. 근데 넌 날 완전히 거짓말장이로 만들었어." (웃음) (박수)

정말 놀라운 것은 그 분은 제 유년시절 동안의 신문기사들을 스크랩해서 보관해 왔다는 겁니다. 철자맞추기 대회에서 2등을 한 거라던가, 걸스카우트들과 행진한거, 할로윈 퍼레이드 같은거요, 대학 장학금 받은거나, 체육대회 수상한 것들, 그런 것들을 한데 모아서 수련의들이랑, Hahnemann 의대, Hershey 의대 학생들을 가르칠 때 써왔던 거죠. 그리고 그는 이 과정의 이름을 '미지의 인자 - 인간 의지의 잠재력'이라고 지었답니다. 그리고 그는 이 과정의 이름을 '미지의 인자 - 인간 의지의 잠재력'이라고 지었답니다. 인간의 의지가 삶의 질을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고 이것은 의학적인 예후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는 내용입니다. 킨 선생님이 계속 제게 말씀하셨죠. 뭐랬냐면, "내 경험으로 봤을 땐, 자꾸 반복해서 얘기하지 않고, 그리고 거기다 도움도 최소화하고, 자기 의지대로 하게 놔두면, 아이들은 결국 스스로 해내더군."

그래요, 킨 선생님은 생각을 바꾼거였어요. 그는 의학적인 상황들과 그것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들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해한거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저도 사고방식이 바꼈습니다. 만약 15살 시절의 저에게 의족을 실제 다리와 바꾸겠냐고 묻는다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었을 것입니다. 전 그때 정상인처럼 살기를 간절히 원했거든요. 만약 지금 저에게 그런 질문을 한다면, 아닐지도 몰라요. 의족을 하고 경험해 온 것들 덕분에 안 바꾸겠다는 것이지, 그런 경험들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안 바꾼다는 게 아니에요. 아마, 저에게 이런 인식전환이 일어난 까닭은 저를 구속하고 보호하려는 사람들 보다는 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사람들이 더 많았기 때문일겁니다.

그래요, 정말 필요한 단 한사람은 여러분 자신의 능력을 깨닫게 하고 표출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입니다. 누군가에게 그들 자신의 능력을 일깨우는 열쇠를 건넬 수 있다면 인간의 영혼은 잘 받아들이게 돼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문을 열 수 있도록 열쇠를 건네는 것이야 말로 그들을 교육시키는 최고의 방법이지요. 스스로 문을 여는 방법을 알려주는 거에요. 사실, '교육(educate)'이라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는 "educe"라는 단어에서 유래했습니다. 무슨 뜻이냐면, 안에 고여있는 것을 밖으로 뻗어내는 것, 잠재력을 끄집어 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잠재력을 끄집어 내길 원하는 걸까요?

여기 한 사례가 있는데요. 1960년대에 영국에서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가는 학생들을 상대로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영국에선 streaming trial이라고 하고, 미국에서는 tracking 이라고 하는 건데요. 학생들을 A부터 D, 이런식으로 나누어 우열반을 정하는 거죠. A등급의 학생은 더 어려운 과목과 최고의 선생님들을 배정받게 됩니다. 이 때, 3개월간의 실험기간 동안 D등급의 학생들에게 A 등급을 부여하고는 너희들은 A등급의 우수한 학생이라고 말해 주었지요. 실제로 3개월 후에는 그들의 성적은 A 등급에 도달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물론 이 실험의 한편에는 안타까운 면도 있는데요. A등급 학생들에게 D등급의 열등생이라고 속인 겁니다. 바로 3개월 후, 도중에 중퇴한 학생을 제외하고 남아있던 학생들은 실제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이 실험에서 중요한 것은 선생님들도 속였다는 점이에요.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바뀐 것을 전혀 몰랐지요. 누구는 우등생, 누구는 열등생이란 말만 들은 것이에요. 선생님들은 들은대로 학생들을 대하고 가르쳤던 거죠.

그래서, 제 생각에 진정한 장애는 억눌린 마음입니다. 억눌려서 아무 희망도 없는 마음이죠. 장점을 보지 못하고 우리의 자연스러운, 아이들같은 호기심이나 천부적인 상상력도 없는 상태 말입니다. 만약 대신에, 마음속에 희망을 품게 하고 자신과 타인의 내면의 장점을 볼 수 있고 호기심과 상상력이 가득하도록 힘을 북돋아 준다면 진정으로 우리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 가치관을 마음에 품게 된다면 우리는 새로운 현실과 새로운 존재의 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 시 한편 남겨드리고 저는 가보겠습니다. 14세기 페르시아 시인 Hafiz의 시인데요 제 친구, Jacques Dembois가 알려준 것입니다. 시의 제목은 "네 개의 단어만 아는 신" 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신을 알고 있다네, 혼 내지도 않고 하지 말란 얘기도 없고 오로지 네 개의 단어만 알고 계속해서 반복하네. Come dance with me - 이리 와서 나랑 춤추자" 이리 와서 나랑 춤주자.

감사합니다. (박수)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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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참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그것도 아주 가볍게.
새해를 맞는 소감은 누구에게나 새롭고, 때로는 벅차기도 합니다.
저도 새해를 맞는 느낌은 늘 흥분됩니다.

새해는 단순히 시간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지난 연말에 엉성하게나마 가는 해를 돌아보며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새해를 소박하게 설계할 수도 있었습니다.
참, 오늘 1월 2일은 제게는 꽤 의미있는 날입니다.
8년 전 오늘 저의 회사를 설립한 날이니까요. 저는 그 때 돈을 많이 벌려고 창업한 것은 아닙니다.
비즈니스세계의 경제논리로 맘껏 일하지 못하는 때가 많아서 맘껏 일해 볼 회사를 만든 것이지요.
이 이야기는 언젠가 좀 더 자세히 말할 때가 있을 겁니다.

오늘의 짤막한 주제는 "새해 마음"입니다.
새해는 마음껏 도전하고 일하는 해이기를 바랍니다. 저에게도 당신에게도 잠재능력이 많습니다.
그 잠재능력을 올해 최대한 끌어올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나는 당신이 스스로의 힘을 못믿고, 지쳐하던 모습을 떠올립니다. 나도 그런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인간은 참으로 위대한 것 같아요.
여기까지 달려오지 않았습니까. 크고 작은 시련과 더불어 이렇게 성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자신을 믿고 새로운 해를 맘껏 달려보죠.
이제 올해 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정리해 보죠. 너무 많이 열거하지 않아도 중요한 것 세 가지 정도가 기억하기 좋겠죠.
우선순위도 정해보면 위치를 알 수 있어 좋겠지요.

그리고 올해 연말에 다시 정리하면 될 거에요.
그러면 꽤 많이 성장한 자기 일과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

새해 임진년은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해일거에요.
올 한해 당신과 나의 건투를 빕니다.

2012. 1.2.

*새해의 마음가짐에 도움이 될 에이미 멀린스의 강연을 우연히 발견했어요. 다음 글에서 올립니다.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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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간 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검색어 상위 10개를 기록해 봅니다.

1위 면접 마지막 할말
2위 한국은행 입사
3위 면접 마지막으로 할말
4위 1분 자기소개
5위 면접 1분 자기소개
6위 면접 노조
7위 상사의 부당한 지시
8위 면접 자유복장
9위 면접질문
10위 로펌 비서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정확한 통계는 아닙니다만, 미세한 변화가 보입니다.
지난 해에는 '1분 자기소개'가 1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올 해는 '면접 마지막 할 말' 이 선두를 차지했네요.

제가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로도 1분 자기소개보다 '마지막 할 말'의 비중이 커지는 느낌입니다.
그만큼 응시자들이 면접에 대비해서 잘 준비해 오는데, '1분 자기소개'를 비롯한 면접의 본 질문들에 다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대답을 하기 때문에 '마지막 할 말'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흐름입니다.
마지막 할 말은 면접관들이 응시자에게 시켜 볼 수도 있고, 안 시키기도 합니다.
질문의 본 과정과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면 본질문에 대한 답변이 면접관의 이성에 호소하는 것이었다면, 마지막 할 말은 다소 감성에 호소하는 '인간적 매력'이 잘 드러난다는 점입니다. 잘 준비하였지만 건조하여 인간미를 느낄 수 없다면 좋은 마지막 말은 아니겠지요.
참고하세요^^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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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무어는 자신이 살아 온 동안 신발끈을 잘못 묶어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TED의 의미를 살려, 그는 무대에서 신발끈을제대로 묶는 법을 공유합니다. (역사적 참고: 이 강연은 2005년에 TED에서 개최한 최초의 3분 강연입니다.^^)





 
 ▲ 원본 시청 : TED2005, Posted 2011. 5
 
▲ 한국어 번역 : Bianca Lee, 검토(Review) : Simon Park
▲ 한글 자막 (전문)
저는 TED 관객분들을 가장 영향력있고, 총명하고, 지적이고, 상식적이고, 세상 경험이 많고 혁신적인 분들의 훌륭한 모임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아마 맞을겁니다. 그러나, 저는 여러분 중, 많은 분들이 아마도 대다수가, 신발끈을 제대로 묶지 않고 계시다고 믿습니다.

테리 무어: 신발끈을 제대로 묶는 법

저는 TED 관객분들을 가장 영향력있고, 총명하고, 지적이고, 상식적이고, 세상 경험이 많고 혁신적인 분들의 훌륭한 모임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아마 맞을겁니다. 그러나, 저는 여러분 중, 많은 분들이 아마도 대다수가, 신발끈을 제대로 묶지 않고 계시다고 믿습니다.
 

(하하)

물론 터무니없는 소리로 들리실겁니다. 터무니없겠지요. 사실 저도 3년전까진 그런 안타까운 삶을 살았지요. 그 때 저는, 저에게는, 무척 값비싼 신발 한 켤레를 구입했습니다. 그 신발은 동그란 나일론 끈이 있었고, 그 끈은 계속 플어 졌습니다. 그래서 상점으로 다시 가 주인에게 말했죠. “신발은 맘에 들지만, 끈은 별로군요.” 그가 보고 이렇게 말했죠. “오, 끈을 잘못 매셨어요.” 그 때까지만 해도, 저는 50살이나 됬으니, 신발끈 제대로 매는것은 통달 했다고 생각했었습니다.하지만 아니었죠. 지금 보여드리죠.

이것이 대부분의 분들이 신발끈을 묶도록 배운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 감사합니다. 잠깐만요, 더 있습니다. 신발끈을 묶을 때, 매듭엔 단단한 형태와 약한 형태가 있지만, 우리는 약한 형태로 묶는 법을 배웠던 겁니다. 검토 방법을 보여드리죠. 매듭의 기본이 되는 끈을 당기면, 리본이 신발 중심축의 방향을 따라가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것이 약한 형태의 매듭입니다.

걱정할 것 없습니다. 다시 시작해 간단히 리본을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이런 모양이 되어, 단단한 형태의 매듭이 만들어집니다. 만약 매듭 밑에 끈을 당기면,보시다시피 이번에는 리본이 신발의 반대 방향으로 만들어졌지요. 이것이 단단한 형태입니다. 끈이 덜 풀리게 되지요. 우리를 덜 실망시키고,. 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더 나아 보이지요.

이것을 한번만 더 해보겠습니다. (짝짝짝) 평소처럼 시작하지만, 고리의 다른 쪽으로 묶는겁니다. 아이들에겐 좀 어렵겠지만, 여러분은 하실 수 있을겁니다.매듭을 이제 당깁니다. 완성입니다. 단단한 매듭 형태입니다.

이제, 오늘의 주제와 함께, 제가 말하고픈 것은, 모두 이미 아시겠지만, 때때로 삶의 어느 한면의 작은 장점이 다른 면에 막대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장수하시고 번창하시길!

(짝짝짝)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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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중요한 결정을 합니다--그리고 우리가 결정하는 걸 돕기 위해 종종 전문가에게 의존합니다. 하지만, 경제학자인 노린 헐쯔가 말하기를, 전문가에게 너무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제한적이고 심지어는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합니다. 그녀는 우리에게 전문화할 것을 --의사와 최고경영 책임자들의 말 뿐만이 아니라 직원들의 제안도 들어--민주주의화 할것을 요구합니다.




▲ 원본 시청 : (TEDSalon London 2010, 2011. 2 ) Noreena Hertz: How to use experts - and 
when not to
▲ 한국어 번역 : Jeong-Lan Kinser, 검토(Review) : Sophia Yu 
▲ 한글 자막 (전문)

노린 헐쯔: 전문가를 이용하는 방법과 이용하지 않아야 하는 시기

월요일 아침 워싱턴입니다. 미국의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 앉아서 예멘에 있는 알카이다를 공습해야 할지 그 여부를 검토중입니다. 다우닝가 10번지에서는 데이빗 카메론이 경제 이중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공부문 일자리를 삭감해야 하는지를 고심중입니다. 마드리드에서는 마리아 곤잘레즈가 문앞에 서서 그녀의 아이가 계속 우는 것을 보면서 울다 잠이 들도록 그냥 놔둬야 할지 안아줘야할 지 고민중입니다. 그리고 저는 아버지의 병원 침대 옆에서 1.5리터병에 든 물을 보면서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과연 아버지께 이 물을 드시게 해야할까요? 아버지가 일주일 동안 아무 것도 못 드셨고 오늘은 뭐라도 꼭 마시게 해야 한다고 의사가 말했지만 이 물을 마시게 하면 아버지가 더 위험해질 수도 있진 않을까요?

우리는 살면서 중요한 결과가 뒤따르는 중대한 결정의 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결정들을 내리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결정의 순간 우리는 친구들과 상의하기도 하고 인터넷을 검색하고, 책을 뒤져보기도 합니다. "구글"과 "트립어드바이저"(여행 전문 웹사이트), "아마존 추천"이 대중화된 오늘날에도 위험도가 높고 중요한 결정일수록 우리는 여전히 전문가를 찾습니다. 온갖 정보가 범람하고 극도로 복잡한 오늘날, 전문가들이 우리보다 정보를 더 잘 분석할 수 있고 우리가 스스로 결정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때론 끔찍하고, 때론 혼란스런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전문가들이 있어야만 마음을 놓을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문가들은 마치 부모님들이 그러한 것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확실히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점이 바로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이것은 앞으로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전문가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들의 공헌은 큽니다. 문제는 우리들 자신에게 있습니다. 우리는 전문가들에게 중독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전문가들의 분명하고도 확신에 찬 모습, 명확한 일처리에 중독되어 있습니다. 우리 자신의 지성과 분별력 대신 전문가들이 하는 소위 "타당성 있는 말"로 우리가 내린 결정에 대한 책임감을 회피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능력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불편함과 불확실성을 그들이 제공하는 확실성의 환상과 바꾸어 버린 것이죠. 이것은 과장이 아닙니다. 최근 한 성인 집단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봤습니다.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고 그동안 MRI로 뇌의 활동을 관찰했습니다. 상당히 믿기 힘든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람들이 전문가의 음성을 듣고 있는 동안 그들 뇌의 독립적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부분이 전혀 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뇌가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전문가가 무슨 말을 하든지 그들의 조언을 받아들였습니다. 그게 맞든지 틀리든지요.

하지만 전문가들도 실수를 범합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의사들이 열번 중 네 번 정도 오진한다는 걸 아시나요? 만일 여러분이 세금정산을 스스로 처리한다면 세금담당자가 여러분들을 대신해서 처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정확할 수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다음 예는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재정 전문가들이 엄청난 실수를 해서 우리는 1930년 이래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의 건강과 부유함 그리고 집단적인 안전을 위해서 우리는 우리 두뇌의 독립적 의사결정을 형성하는 부분의 스위치를 계속 켜두어야 합니다. 더는 지난 몇 년동안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사람들은 누구를 신뢰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경제학자로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서 아이러니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데 저 자신 역시 전문가의 한 사람이고 교수이고, 또한 각 나라의 수상들이나 대기업 사장들과 국제 조직에 조언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전문가의 역할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는 사실이 아이러니인거죠. 하지만 저는 우리가 더욱 마음을 열고 우리의 의견들에 대항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민주적이고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자, 제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분을 저의 세계, 전문가의 세계로 모시기로 하죠.

물론 거기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훌륭하고, 문명을 발전시키는 예외가 있지요. 하지만 제 연구가 보여준 것은 전문가는 대부분 아주 엄격한 집단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고 이 집단내에서 지배적인 견해가 생겨나고 종종 반대의견을 침묵하게 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그 지배적인 견해를 따라 움직이고, 때로는 그들의 집단의 스승들을 숭배하기도 합니다. 경제가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앨런 그린스팬의 주장은 경제 위기가 닥치고 나서야 그의 동료들에 의해 반박이 되었습니다. 보세요, 우리도 알다시피 전문가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와 문화의 규범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그 규범에 의해 지배당합니다. 예를 들어, 영국 빅토리아시대의 의사들은 성적 욕구를 표현한 여자들을 수용소에 보내기도 했고, 미국에서는 1973년까지 정신과 의사들이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분류했습니다.

이러한 사실들이 시사하는 것은 패러다임이 변하는 데는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리고 복잡성이나 미묘한 차이 같은 것들은 무시된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자본의 영향력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제약회사들이 약품 효능검사연구에 자금을 제공하고 그 연구에서 자신들이 개발한 약품의 심각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사례들의 증거가 있습니다. 또한 식품회사들도 자신들이 새로 시장에 내놓을 제품에 대해 그 건강효능을 과장되게 광고할 수 있도록 연구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식품회사가 개입된 식품 효능연구는 독립연구보다 일곱배나 더 과장을 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전문가들도 역시 실수를 한다는 것을 인지해야만 합니다. 그들은 매일 매일 실수를 합니다. 부주의에서 기인된 실수들이죠. 최근 수술 기록에 대한 분석에 의하면 외과의사들이 건강한 난소를 제거하거나 수술해야할 반대편 뇌를 수술하고 치료해야할 반대쪽 손, 팔꿈치, 눈, 발 등을 치료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또한 실수는 생각의 오류에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방사선전문의들이 종종 잘못된 생각으로 실수를 하는데, CT스캔을 볼 때 - 검사를 의뢰한 의사가 한 말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의사가 환자에 대해 어떤 문제가 있다고 의심을 하고 검사를 의뢰하면 방사선전문의는 의사의 의견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일 방사선전문의가 어떤 환자가 폐렴을 가졌다고 의심하고 그 환자의 스캔을 보게 될 경우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스캔도중 폐렴의 증거를 발견하면 방사선전문의는 거기서 스캔을 멈춥니다. 3인치 아래 족에 있는 폐 종양을 놓치고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저와 함께 전문가들의 세계를 통찰해  보았습니다. 제가 오늘 여러분들과 공유한 사실들이 통찰에서 끝나지 않고 그 사실들로 인해 여러분들이 왜 우리가 전문가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을 멈추어야 하는지 왜 우리가 반항해야 하는지, 또 왜 우리가 우리의 독립적 의사결정 스위치를 켜놔야 하는지 분명히 깨달을 수 있기 바랍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시간관계상 세가지 전략에만 집중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로, 우리가 지금까지 나눈 전문가에 대한 생각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을 취하거나 또 배제해야 합니다. 걱정하셨을지 모르겠지만 이 말이 우리가 우리 스스로 모든 분야에 박사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우리가 전문가들의 짜증스런 얼굴에도 계속해서 우리의 의견을 관철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를들어, 우리는 그들이 우리에게 우리가 실제로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해 주기를 바랍니다. 제가 전에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의사가 제게 "헐쯔 여사, 이상고열을 인지하세요"라고 하더군요. 알아듣기 쉽게 "고열 조심하세요."라고 할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전문가를 취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은 그들이 보는 그래프의 이면과 복잡한 식과 예측, 예언 등을 캐내서 무슨 말인지 알아내고 그러기 위해서 어떤 질문을 할지 제대로 아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질문들 말입니다. "이것을 입증하는 전제는 무엇인가요? 이것은 무엇을 근거로 하는가요? 당신의 조사는 어디에 중점을 두었습니까? 그리고 어떤 사실들이 배제되었습니까?"

최근 알려지기를, 대부분의 약품들이 시장에 나오기 전에 이미 임상실험을 거친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우선 수컷 동물들에게 실험을 하고 그 다음에는 남성들에게 실험을 합니다. 어찌된건지 그들은 세계의 절반 인구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여성들이 운나쁘게 당하게 되는거죠. 왜냐하면 이 약품의 대다수는 남성들에게 효과가 있는 만큼 여성들에게도 효과가 있지 않거나 그 약품들이 너무나 효과가 있어서 여성들이 복용하기에는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반역자가 된다는 것은 전문가의 추측들과 그들의 방법들에도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둘째는, 우리가 제가 "반대권 행사"라고 이름붙인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일 우리가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고 비약적 발전을 이루어내고 신화를 파괴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전문가의 아이디어들이 싸움에 져서 내몰려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그 안에서 새롭고, 다문화적인 생각과 대립적이고 이단적인 견해 조차도 두려워하지 않고 토론으로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이러한 과정이 아이디어의 창조 뿐만아니라 아이디어의 파괴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갈라지고 대립되는 의견들과 이단적인 생각들로 우리 자신들을 둘러싸야만 그런 과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실제로 우리가 더욱 현명해질 수 있다는 것을 연구결과들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대권을 장려하는 것은 반항적인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가 이미 믿고 있거나 또는 진실이라고 믿고 싶어하는 의견과 조언으로 우리 자신을 둘러싸려고 하는 우리의 바로 그 본능들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제가 활발하게 반대권을 행사할 필요에 있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구글의 최고경영 책임자인 에릭 슈미트는 이 철학의 실질적인 실행가입니다. 회의할 때, 그는 사람들을 주시하다가 팔짱을 끼고, 약간 어정쩡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바로 그 사람들을 토론으로 끌어들입니다. 그 사람들이 사실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기를 바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반대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불일치와 부조화 그리고 다름의 가치를 깨닫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거기서 멈출 게 아니라 본질적으로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도대체 누구인지를 다시 한번 정의해봐야 합니다. 통념적으로는 전문가라고 하면 고학력에 화려한 직책, 학위증을 갖고 베스트셀러 작가이고 상위 계층의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상상해 보세요. 만일 우리가 이 전문가라는 개념에 있어서 엘리트 핵심집단으로 보는 관점을 버리고 대신에 민주적인 개념으로 전문가를 포괄적으로 생각한다면 전문가는 단지 외과의사나 최고경영간부 뿐만아니라 가게의 여자 점원도 전문가라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베스트바이라는 전자제품 전문 판매회사는, 모든 고용인들에게 내기를 걸게 합니다. 실질적으로 판매 예상수치를 맡고 있는 부서뿐만아니라 청소부, 판매 보조원, 자원부서 직원들까지 모두 내기를 걸게 합니다. 어떤 상품들이 크리스마스 전에 잘 팔릴지 안 팔릴지, 소비자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회사에서 받아들여야 할지 말아야할지를 말입니다. 또한 어떤 프로젝트가 제 때 시작될 수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하고 회사내의 전문성을 수용함으로써 베스트바이라는 중국에 개점 예정이었던 아주 큰 규모의 거대한 매장이 제 시간에 개점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예측해낼 수 있었습니다. 직원들에게 중국에 오픈할 매장을 예정대로 제 때에 오픈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내기를 걸어보라고 했는데 재정부서의 한 그룹이 그들의 칩을 전부다 매장이 열리지 않는 쪽에 걸었습니다.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예측 전문가들이나 중국의 현지에 있는 그 누구도 인지하지 못했던 기술적인 문제를 그 회사내의 어떤 전문가도 알지 못하고 있었을 때, 그들은 인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밤 제가 말씀드린 전략들을 정리하자면 반대의견을 받아들이자는 것과 전문가들을 어떻게 이용해야할지, 전문성을 민주화하자는 것입니다. 반항적인 전략들은 우리로 하여금 혼돈스럽고 복잡하고 어려운 이 시대의 도전들을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만일 우리가 우리의 뇌의 독립적 의사결정을 형성하는 부분을 계속 켜놓고 있다면, 만일 우리가 전문가들에게 도전한다면, 만일 우리가 의심쩍어 한다면, 만일 우리가 권위를 양도한다면, 만일 우리가 반항적이라면, 그리고 만일 우리가 불확실성과 의심, 미묘한 차이 등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리고 전문가들이 불확실성과 의심, 미묘한 차이 등을 사용하여 그들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이 21세기의 도전에 대해 잘 대항할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자, 이전의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은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지금은 두 눈을 크게 뜨고 - 세계에 직면해야 하는 때입니다. 그래요. 전문가를 이용하는 것은 우리가 일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제 스스로 직업을 완전히 잃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한계점과 우리 자신의 한계점을 인지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박수)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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