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방송의 일요일 오후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가 여러 가지 이유에서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나는 처음에 이 프로그램의 제목과 진행방식을 얼핏 듣고 싫증을 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인 분위기에 편승해 프로가수들에게도 적용하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나는 가수다'를 시청하면서 참 좋은 인상을 받았다. 실력파 가수들의 집중과 몰입이 진지했다.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공정한 방식이었다. 일곱 명 중 한 명의 탈락을 필수로 하는 서바이벌 게임의 방식에 대한 합리성 여부를 떠나 참가자들이 동의한 방식이라면 그럴 수도 있었다.

나는 일과 직업, 커리어에 관해 연구하고 글을 쓰고, 강의와 상담을 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가수다'에서 몇 가지 의미 있는 모습을 보았다.

 

1. 가수들의 자기 일과 직업에 대한 태도가 보인다.

'나는 가수다'는 적절히 연출된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가수 경력과 실력이 쟁쟁한 가수들이 미션으로 지정받은 노래를 자기 나름대로 소화해서 불러야 하는 꽤 어려운 작업이었다. 대중 앞에서 그렇게 능숙하게 노래하던 가수들이 초긴장 상태에서 노래하는 모습도 보았다. 프로 가수들, 그들도 평가받는다는 조건 아래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낯선 사람들로부터 평가받는 '사회공포증'의 전형적인 현상이다. 그 긴장되는 프로그램 전후의 준비과정과 무대에서의 모습은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것은 긍정적인 자극이다. 왜냐하면, 내가 본 것은 그 가수들이 일(work)로서 노래하는 행위, 직업으로서 가수를 대하는 태도를 보았기 때문이다. 자기 일을 사랑하며, 열정을 쏟아 몰입하는 노래하는 장인의 모습을 본 것이다.

 

2. 자기 장르와 선호를 떠나 어떤 곡에도 온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 좋다.

아무리 직업 가수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장르가 아니면 부르기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가수다'의 가수들은 그런 한계를 인정하고 자기 무대로 불리한 곡을 끌어들여 멋지게 소화해냈다. 박정현은 천부적인 재능을 살려 노래의 음률을 완전히 탔다. 김범수는 외모에 대한 소극적 평가를 무색하게 할 만큼 실력과 재능을 맘껏 발휘했다. 정엽은 인지도가 가장 떨어졌음에도 이른바 뽕짝에 가까운 '짝사랑'을 기막히게 소화해냈다. 윤도현은 중간평가에서 어울리지 않는 장르로 고생하여 탈락을 예견케 한 것을 뒤집어 자신의 강점 무대인 락으로 훌륭하게 변신에 성공했다. 백지영은 정통파 가수들보다 노래 실력이야 모자랄지 몰라도 '슬픈 목소리와 창법'으로 자신의 무대를 장식했다. 그 가수들은 평가받는 두려움에도 자신의 과제와 일을 맡아 끝까지 성심껏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노래를 일과 직업으로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보았다. 물론 일곱 명 가운데 가수 경력의 차이를 넘어 잘 소화하는 사람과 덜 그런 사람을 어렵지 않게 가릴 수 있었다. 가수 개인에 대한 나의 선호와 달리 자기의 무대로 낯선 노래를 끌어들여 다루는 솜씨에서 차이가 났다. 엄밀하게 말하면 그것은 일에 대한 진지함의 차이였다. 탈락 가수가 지정되는 것이 번복되고 다시 기회를 주는 데서 문제가 불거졌지만 일곱 명의 가수 누구도 손해 볼 것이 없는 꽤 멋진 일을 해냈다.

 

3. 선의의 경쟁이 무엇인지 보여줄 새싹

'나는 가수다'의 탈락자 결정 번복과 재도전 기회를 놓고 굳이 '공정 사회'의 논리를 대고 싶지는 않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분명히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 확실한 '사고'였다. PD의 결정이나, 재도전 기회를 받아들인 가수의 의도된 '잘못'이라고 보기보다는 일에 대한 욕심이 부른 '큰 실수'였다고 인정한다.

이 프로그램이 사랑받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5백 명의 청중평가단에 의한 공정한 평가 덕분에 가공된 ''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선후배 가수들의 온 힘을 다한 열정과 아름다운 노래와 공연에 대한 아낌없는 박수가 좋았다. 자신의 탈락 여부를 떠나 아름다운 도전에 극찬하는 것은 일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보인 사람에 대한 기분 좋은 예우이다.

우리는 필요 이상의 무한경쟁에 노출된 불행을 자초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는 그 무한경쟁의 폐단이 아닌 '선의의 경쟁'이 무엇인지 그 싹을 보여주었다. 동료끼리 서로 지지, 응원하며 객관적인 평가에 대해 초연할 수 있는 그런 경쟁 말이다. PD와 그 가수의 일에 대한 과욕이 그 멋진 선의의 경쟁에 본의 아니게 규칙을 깬 것은 참 아쉬운 일이다.

 

4. '나는 작가다', '나는 청소부다'라면 어땠을까? - 감동을 주는 숨은 이유

'나는 가수다'를 보고 눈물지었다는 사람이 많다. 나 또한 그랬다. 사람들은 왜 가수들의 노래에 감동했을까? 물론 가수들의 아름다운 노래와 공연이 감동적이어서는 당연하다. 하지만, 그 이유만으로는 왠지 부족함이 있다. '나는 가수다'가 감동적인 감추어진 이유는 사람들은 그들의 노래와 무대 뒤의 모습에서 '자신의 직업과 일'을 보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세상의 무수한 일과 직업 가운데 한 가지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일한다. 세상에 보이는 것은 무대 위의 가수처럼 겉모습이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는 무대 밖에서 가수들의 긴장한 모습, 자기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욕망을 모두 보았다. 그래서 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나는 가수다'를 감동적으로 보았으리라.

그래서 자신의 직업이 작가인 사람은 '나는 작가다'를 되뇌었을 것이다. 청소부인 사람은 '나는 청소부다', 간호사인 사람은 '나는 간호사다', 사회복지사는 '나는 사회복지사다'를 마음속으로 외쳤을 것이다. 어느 직업인들 이렇게 현장 앞과 뒤를 생생히 보여준다면 모두 감동적일 것이다. 어떤 직업과 일 모두 그것을 열렬히 사랑하고 모든 것을 다 바쳐 일하는 사람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일에는 세 가지의 차원과 정체성이 있다. 돈을 위해 일하는 생업(job), 돈과 명예, 출세를 위해 일하는 직업(career), 일 자체를 사랑하고 그 일이 세상에 보탬이 된다고 여기는 천직(calling)이 그것이다. 우리 사회가 더 윤택해지려면 직업(career)에서 천직(calling)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나는 가수다는 그 새싹을 보여주었다.

 

5. '나는 가수다'의 가수들은 스트레스마저 즐겼다.

'나는 가수다'에서 배울 점이 있었다. 그 멋진 가수들은 자신의 스트레스마저 즐겼다. 서바이벌 방식에 대한 부담, 장르가 다른 노래에 대한 부담 등 스트레스가 엄청나 보였다. 그러나 이 스트레스가 부정적인 스트레스인 디스트레스(distress)와 다른 점은 목표를 향한 밝은 스트레스 즉, 유스트레스(eustress)라는 점이다. 스트레스의 밝은 면을 제대로 즐기는 것이다. 이 유스트레스야말로 우리가 일을 좋아하거나, 행복해하는 정서를 뛰어넘어 실질적 성과로 나가는데 동기가 된다.

 

6. 즐거운 일을 하되, 힘껏 하자

일은 사람의 행복을 좌우하기도 하고, 행복한 감정은 일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해진다. 또한, 일하는 데서 행복해야 일의 성공도 이룩할 수 있다. '나는 가수다'는 진정으로 자기 일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일에서 높은 성취에 도전하는 멋진 직업인들과 우리 이야기의 한 모습이다. (2011.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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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건 작건 오늘의 뉴스 가운데 좋은 뉴스 3가지를 선정하여 내 블로그에 기록한다. 거의 모든 언론의 뉴스가 대부분 사건, 사고 등 부정적인 뉴스가 지배적이다. 세상일에 관심을 갖고 비판적 으로 사고하는 것은 지성인의 양심이다. 그러나 나쁜 뉴스, 부정적 소식은 우리 각자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는 단점이 있다. 비록 작은 뉴스일지라도 <좋은 뉴스>를 매일 밤 간단히 편집하여 다음 날 오전 중에 올린다. <편집자: 서형준 주>

1. 혹시 면접관이 이 사람을 뽑은 이유가 외모 때문은 아닐까?

요즘 가히 면접의 시대이다. 입사면접, 공무원면접, 대입면접, 국회의원후보공천면접 등 중요한 사람의 선발에 면접의 기술이 동원된다. 최근의 면접 추세는 이른바 행동중심 역량면접이다. 이 발달한 면접의 시스템은 나름대로 과학적이다. 평가의 요소와 척도를 미리 정해놓아 구조화시켰다. 그럼에도 면접관들은 끊임없이 실수한다. 이것을 평가의 오류라고 하는데 대표적으로 후광효과(halo effect)라고 한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재승 교수는 우리 뇌가 고정관념으로 가득 차있다고 한다. 사람의 얼굴을 알아차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0.4초, 외모가 매력적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데는 겨우 0.2초가 걸린다고 한다. 일련의 과학적 실험들은 면접관들이 흔히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재승 교수는 면접관들이 최종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혹시 우리가 이 사람을 뽑은 이유가 외모 때문은 아닐까” 하고 고백의 시간을 가질 것을 권한다. 그러면 더 좋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다른 방법도 있다. 면접하기 전에 면접관들에게 ‘우주나 바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여줘라. 그러면 그들은 진지한 태도로 면접에 임할 것이다. 요즘 채용과 선발의 화두가 되고 있는 면접과 면접관의 오류 가능성에 대한 이성적인 뉴스이다.

(관련 뉴스)
▲  [DBR]면접관 뇌도 고정관념의 ‘포로’… 공정한 채용 자신할 수 있을까 (동아일보)


2. 세상을 바꾸는 1천개의 직업

우리 사회에 일자리가 언제쯤이면 넉넉할까. 오늘도 일자리 박람회에서 취업, 직업관련 강의를 하고 왔지만 청년구직자들에게 미안한 마음 감추지 못한다. 정부에서 내놓는 일자리대책은 확실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청년구직자들에게나 취업취약계층에게 희망이 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나름대로 노력은 하고 있다지만 효과와 감동은 매우 약하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시민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온 박원순 변호사가 이번엔 대안적 일자리 1천개를 제시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직업전문가의 한 사람인 나로서도 생각해 보지 못한 많은 새로운 직업들이 소개될 전망이다. 낡은 고정관념으로 있는 직업 가운데 선택하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각이다. 또한, 전 세계의 직업현장에서 새로운 변화를 읽고 우리 실정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 유형을 소개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뜻깊은 시도일 것이다. 우리는 정치적 신념과 견해의 차이를 넘어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일자리 문제, 직업 문제에 넓은 마음을 열어야 한다. 박원순 변호사의 새로운 도전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까닭에 역시 좋은 뉴스이다.

(관련 뉴스)
▲  '대안적 일자리' 전도 나선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오마이뉴스)
▲  [행사안내] 세상을 바꾸는 1천 개의 직업


3.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과 우리의 모리교수는?

어느 날 TV에서 자신의 은사를 보게 된다면? 20대를 성공과 돈을 좆아 숨가쁘게 달려온 저자 미치 앨봄은 자신의 대학 스승인 모리 교수를 그렇게 다시 만난다. 졸업 후에도 자주 찾아뵙겠다던 약속을 떠올린 저자는 루게릭 병으로 투병하는 스승 모리 교수를 화요일마다 만난다는 내용의 책.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을 주는 책. 잘 사는(well-being)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well-dying) 또한 못지 않게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미치 앨봄이 한국에 와서 9월 7일 고려대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강연했다고 한다. 나는 듣지 못했다. 김미라 선생님으로부터 모리와 미치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들었을 뿐이다. 그런데 다시 밤에 좋은 뉴스를 찾다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우연히 발견하였다. 하루에 두 번 접하였으니 좋은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인생의 티핑포인트를 준 사람은 누구일까? 많은 사람들이 학창 시절의 스승을 떠올린다고 한다. 그 스승을 찾아가 감사의 인사라도 전해보면 어떨까? 미국에서 있다고 하는 긍정심리학 수업의 일환인 <감사의 밤>이 떠오르는 뉴스이다.



(관련 뉴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저자 미치 앨봄 내한 강연회 (블로그글)
▲  "성공만을 좇는 한국 젊은이들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이세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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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2억이 넘은 제2금융권 CEO의 불안을 접했습니다.
며칠 전 친구, 선후배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참 추운 날이었습니다. 도시의 식당으로 진입하는 그 잠깐의 도보 길에도 찬바람이 매섭습니다.

한 친구의 친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친구는 제2금융권의 CEO로 하였습니다. 액수를 정확히 말하지는 않았지만, 연봉 2억은 족히 넘을 것이라 합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나의 친구 Y에게 요즘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더랍니다.

나는 그동안 열심히 일해 왔다. 나름대로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아왔다. 그런데 요즘 너무 불안하다. 해마다 CEO들도 평가를 받는다. 성과를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사실 말이 좋아 CEO지 언제 해임당할지 모르는 신세다. 금융기관 CEO에게 이런 고민이 있을 줄 부하직원들을 비롯해 주위 사람들이 누가 알겠는가. 만일, 이 상태로 퇴직금 받아 직장을 나오게 되면 내가 무엇을 하고 살겠는가.

이런 요지였습니다.

나는 내 친구의 그 CEO 친구에겐 빠르진 않지만, 그렇다고 늦지도 않은 자신에 대한 성찰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어느 때이건 우리는 자신의 삶과 일, 커리어의 단면을 살펴야 합니다. 더불어 그동안 유지, 발전시켜 온 자신의 그것을 성찰해야 합니다. 그 CEO 친구는 그 좋던 골프도 싫어지고, 자신의 앞날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이제 곧 깨달음을 시작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CEO들은 그에게 주어진 큰 권한과 책임의 부산물인 몇 가지 명예를 지나치게 즐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닥쳐올 이 세기와 변화의 쓰나미를 알지 못한 채 말입니다.

타산지석이라고 했던가요?
입지전적인 성공 사례를 통해서 우리가 배울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과 실패한 사람들의 고난에 찬 인생역경으로부터 배우는 것입니다. 얼마 전 KT에서도 6천여 명에 대한 명예퇴직과 올해 들어 임원급 3백여 명 가운데 1백여 명에 대한 권고사직과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1997-1998년 IMF 환란 당시를 방불케 하는 인사파동입니다.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그동안 IMF 이후 우리 기업들은 부드럽게 구조조정을 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고용시장의 한 추세가 된 것입니다. 직업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이런 사례를 많이 접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현재의 안정과 성장에 누운 채 다가오는 쓰나미를 대비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언제나 늦은 것은 아닙니다. 더 빨랐으면 좋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습니다. 어떤 바람과 물결, 변화에도 거뜬히 자신의 삶을 경영해 나갈 능력을 준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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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행정학과 학생입니다.
그런데 저는 정말 예술경영을 하고 싶습니다.
얼핏 보면 전공과 하고 싶은 분야가 너무 달라서 고민되기도 하는데,
그래도 예술경영이란 분야에 행정학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아직 우리나라에 예술경영이라는 분야가 자리잡지 못했는데,
앞으로의 전망과 직업군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공연기획자, 하우스매니저 정도만 요 근래 많이 알려진 것 같은데
공연기획사에서 일하는 경우 등 여러 직업이 있을 것 같거든요.
정확한 직업 명칭과 하는 일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예술경영을 하기 위해 제가 준비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예술경영 분야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뽑는지 궁금합니다.
저로서는 정말 급박하거든요. 꼭 알려주세요. 부탁드려요~

A.

대학내일 480호 표지
예술경영 분야에 관심이 많아 직업적인 비전을 모색하고 계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내에 예술경영이라는 말이 회자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직업군임이 틀림없습니다. 전문 직업정보 기관에서조차 예술경영 직업군을 별도로 정리해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직업세계와 현장의 모습에 기초해 답변하겠습니다.

예술경영이란 예술작품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일련의 행위입니다.

예술경영은 단순히 ‘예술’과 ‘경영’을 조합한 말은 아닙니다. 예술경영은 기본적으로 문화를 ‘문화산업’으로 보게 되면서 나타난 개념입니다. 예술경영은 예술가들이 창작하는 예술작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행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공급자인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생산)을 독려하고 소비자들의 수요를 촉진하여 문화예술활동을 활성화하는 일련의 노력이나 활동을 뜻한다고 할 수 있겠죠. 따라서 예술경영은 그 장르에 따라 다양한 직업군을 형성하며, 끊임없이 분화, 세분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예술경영의 다양한 분야

예술경영의 분야는 크게 공연예술, 전시예술, 영상예술, 복합문화행사 등 예술의 장르에 따라 구분됩니다. 공연예술분야는 연극기획, 무용기획, 콘서트기획, 전시예술분야의 전시기획, 영상예술분야의 영화기획, 방송기획, 복합문화행사 분야에선 이벤트기획, 축제기획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예술가 매니지먼트, 극단 등의 예술단체경영, 극장․박물관 등 문화공간 경영, 예술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등으로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예술경영 분야 가운데서 어떤 직업에 비전과 열정을 갖는지에 따라 진로가 상당히 다릅니다. 지금까지는 예술경영 자체를 전공하거나 공부해서 위와 같은 직업군에 속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각 예술 장르에서 꾸준히 성장하여 해당 직업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장르마다 탁월한 성과와 커리어를 구축해야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점차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비롯한 교육기관들에서 예술경영을 교육받고 각 분야로 진출하는 일도 많습니다. 예술경영 분야는 각 예술단체나 문화공간 등의 경영, 기획 및 마케팅, 영업 등의 분야가 직업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예술적 재능이 필요한 일부를 제외하곤 전공에 큰 상관이 없습니다만 예술경영을 전공했다면 유리하겠죠. 행정학 자체는 예술경영과 직접 관련은 없습니다. 국립예술단체의 경영이라면 연관성이 있겠죠.

예술경영의 책임과 중요도를 보자면 예술경영을 전공하거나 관련 대학원을 진학하는 것이 도움될 것입니다. 일반적인 예술경영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예술경영의 어느 장르 혹은 분야에서 일할 것인지에 따라 그 단체나 문화공간의 채용기회를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끝) (대학내일 480호. 2009. 8. 17 ~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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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력서를 쓰다보면 인적사항에 부모의 직업과 학력을 써넣는 곳이 있습니다. 처부모님이 대학을 못 나온 것이 취업에 불이익을 줄 까봐 불안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합니다.

또 이력서에 보면 키와 몸무게 같은 신체지수를 쓰라는 내용이 있는데, 저는 남자여서 별로 신경 쓰이지 않지만 여자분 들은 무척 불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업이 부모의 학력이나, 직업, 또는 자신의 키나 몸무게 같이 업무에 직접 상관없는 정보를 요구하는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정말로 그것들이 취업의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인가요? 


A.

불필요하고, 차별의 소지 있는 이력서 기재사항

대학내일 462호 표지

이력서 또는 입사지원서의 기재사항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흔히 ‘문방구 이력서’라고 불리는 인사 1호 서식부터 자세한 것까지 다양합니다. 이력서는 지원자의 기본적인 정보와 업무에 적합한 자격과 능력, 경험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가장 기본적인 서류입니다. 그런데 양식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상세한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것들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특히, 키와 몸무게 등 신체 관련한 정보는 꼭 필요한 해당 분야가 아니면 상당히 인권침해적 요소가 많은 부분입니다. 부모의 학력이나 직업, 신체지수와 같은 지원분야와 상관없는 정보를 요구하는 이유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습니다. 또한, 그것이 꼭 필요한 일부 모집분야 외에는 서류전형의 사정기준으로 작용하지도 않습니다. 제 소견으로는, 과거부터 내려오는 관행이 과감히 시정되지 않는 타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국내 주요 취업포털사이트가 등록하도록 요구한 이력서에도 선택사항이긴 합니다만, 키와 몸무게, 혈액형까지 기재하도록 한 것은 매우 불합리한 내용입니다. 이런 내용은 건강기록에나 있을 법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근로기준법에 성차별은 물론, 국적과 신앙, 사회적 신분상의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노동부의 표준이력서 가이드라인

채용에서 남녀차별과 불합리한 채용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서 노동부에서는 지난 2007년 12월부터 ‘표준이력서(입사지원서)’와 ‘면접 가이드라인’을 개발, 기업들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표준이력서의 주요 적용원칙은, ①사진은 삭제원칙, ②주민등록번호는 나이나 성별을 파악할 수 있는 앞자리 번호 2개는 삭제원칙, ③학교명․재학기관 삭제, 학력 및 전공표기는 가능, ④병역필 여부나 병력기간은 기재 가능 등입니다. 이 정도가 일반적인 글로벌 표준에 가깝습니다만, 아직 우리 기업들의 현실에는 요원해 보입니다.

실제 이력서 작성 시 고려사항

노동부의 표준이력서 가이드라인에 기초해서 이력서를 실제로 작성하려면 많은 갈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입사지원자는 기업보다 확실히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권리일지라도 쉽게 주장만 하면 입사기회를 초기부터 잃어버릴 위험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력서 작성할 때는 적절한 타협도 필요합니다. 채용에 불필요한 내용이 기재사항에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입사전형 당락에 영향은 거의 없으므로 특별히 밝히고 싶지 않은 부분을 제외하곤 기재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불필요한 기재사항 대부분은 사실확인조차 쉽지 않은 항목들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고 스스로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끝) (대학내일 462호. 2009. 4. 6 ~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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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경제위기가 고조되면서 전세계 모든 인류의 일상에 그 폭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부여되고 있다. 가깝게는 1~2년 후, 길게는 10~20년 후 세상은 오늘과 과연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개인과 기업, 조직 등이 맞닥트린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태이다. 당면한 글로벌 경제위기 말고도 지구촌에는 인류의 미래에 더 중차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많은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중장기적인 세계경제의 판도 변화와 이에 따른 강대국간 대립, 기후변화와 자원, 에너지의 고갈, 최첨단 과학기술의 진보가 불러 올 윤리적 갈등, 지역분쟁과 빈곤 등 글로벌 차원의 수많은 도전 과제들을 지구촌 사회는 어떤 식으로 극복해야 할까? 개인과 사회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시장 트렌드에 어떤 변화를 야기 할까? 전지구적 차원의 변화 흐름 속에 숨어 있는 기회와 위험 요인은 어떤 것일까? 이 글에서는 해외 유력 미래예측 기관들의 최신 미래예측 보고서에 제시된 10, 20년 후 미래상을 통해 우리 기업이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지혜와 통찰력의 단서를 찾아 보기로 한다.
  
< 목 차 > 
  
Ⅰ. 머리말 
Ⅱ. 2025년의 세계경제 구도 
Ⅲ. 21세기 글로벌 이슈와 과제 
Ⅳ. 미래 세상을 바꾸는 트렌드 
Ⅴ. 맺음말
 
  
  
Ⅰ. 머리말
  
 
글로벌 경제위기의 심화와 함께 미래에 대한 전망도 극히 불투명해지고 있다. 21세기 미래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중대 변수로 꼽혀 온 지구온난화와 자원 및 에너지의 고갈, 선후진국 사이의 빈부격차와 일부 지역의 인구 과잉 및 실업 문제, 그리고 종교 및 문화권간 대립과 테러리즘 등의 난제들이 다수 상존해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경제위기의 심화가 불러올 주요 경제 대국들 간의 이해 충돌이 더해질 경우 지구촌의 21세기는 향후 10여 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지적한 지구촌 인류의 중대 당면이슈들은 세계의 수많은 선후진국들의 대화와 타협을 바탕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들이지만, 당면한 경제난은 문제해결의 바람직한 프로세스를 상당기간 지연시키거나 아예 프로세스 자체를 무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회오리 바람이 지나간 10년 후 세상은 과연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 이하에서는 미국 정부의 미래전략기구인 국가정보위원회(NIC, National Intelligence Council)가 2008년 11월 발간한 ‘Global Trends 2025’ 보고서와 UN 산하 밀레니엄프로젝트의 ‘2008 State of the Future’ 보고서, 그리고 세계미래학회(World Future Society)가 발간하는 미래예측 전문지 ‘The Futurist’에 게재된 ‘Trends Shaping Tomorrow’s World’ 등에 나타난 10~20년 후 세계경제 구도와 함께 기후변화, 에너지·자원 문제 등 글로벌 차원에서 풀어야 할 주요 도전과제, 그리고 세상을 바꾸어 나갈 핵심 트렌드 등을 살펴본다.  
  
 
Ⅱ. 2025년의 세계경제 구도
  
 
미래 세계경제의 세력판도와 주요 경제권역별 위상에 대한 큰 그림은 2008년 11월 미국 NIC(국가정보위원회, National Intelligence Council)가 발표한 미래예측 보고서 ‘Global Trends 2025’를 중심으로 살펴 보기로 한다. NIC의 동 보고서는 2004년의 ‘Mapping the Global Future: Global Trends 2020’에 이어 4년 만에 발간한 것이다. NIC는 미래의 핵심 트렌드와 그 배후의 요인들에 대한 인식과 이들 상호간의 작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임으로써 미국 정부기관들의 전략적인 사고를 촉진한다는 목적으로 미래 예측보고서를 작성, 발표하고 있는데 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강대국의 부상으로 초래될 미래 글로벌 경제 세력 판도 변화와 중동 문제, 에너지 자원 문제 등 미국의 전략적 이해가 걸린 이슈들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미국의 관점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인 예측으로 전세계 미래예측 전문가 등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하에서 동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글로벌 다극화 시대 개막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국제경제 질서와 시스템은 2025년이면 거의 그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변화할 것이다. 신흥시장 경제의 부상과 글로벌화의 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세계의 부와 경제적 영향력은 서구 국가들에서 아시아로 이동할 것이며, 국가보다는 기업과 종교, 문화, 비정부단체 등의 조직과 개인의 영향력이 점차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5년에는 글로벌 다극 체제(Multi-polar system)가 형성되는 동시에 선진국과 후발개도국들 사이의 국력의 격차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세계 최강 국가로서의 지위는 유지하겠지만 상대적인 영향력은 현저히 약화될 것이다.
그림1 글로벌 세력지형도의 변화
  

 
이 경우 미국의 공백을 미국 이외의 여타 국가나 조직이 대체할 수 있을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무너진 구체제로부터 신질서로의 불완전한 이행 과정에 나타날 국제안보상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한 다자적인 협력 요구가 증가할 것이지만 주요국의 정책결정자들과 대중들이 이러한 요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역사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다극 체제는 양극(bi-polar) 체제, 또는 단극(uni-polar) 체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경향을 보인다. 특히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정성은 문제해결의 이니셔티브를 쥘 강력한 주체가 없는 상태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우려를 가중시킨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화의 일시적인 중단을 야기했던 1914~18년 기간과 같은 국제경제 시스템의 파국으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새로운 국제질서로의 이행이 지속될 향후 20여년은 여러 가지 위험(risks)으로 충만한 시기가 될 것이며, 국제 무역과 투자, 기술 진보와 인수합병을 둘러싼 전략적인 경쟁이 이어질 것이다. 최악의 경우 19세기와 같은 군비경쟁과 영토확장, 그리고 군사적 경쟁이 재현되는 시나리오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아시아로의 부의 이동 가속화 
 
향후 나타날 서구 국가로부터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로의 글로벌 부와 경제력의 이동은 규모나 속도, 방향의 측면에서 현대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 될 전망이다. 이 세기사적인 전환은 다름아닌 두 가지의 이유에서 비롯되는 데, 첫째는 원유와 상품가격의 상승으로 중동국가들과 러시아가 천문학적인 이익을 거두어들일 것이라는 점, 둘째는, 제조업과 일부 서비스업의 중심이 저임금 아시아로 옮겨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브릭스(BRICs)국가들의 경제규모(GDP)는 2040~2050년 경이면 현재의 G7 국가들의 GDP와 비슷한 수준으로 커질 것이다. 특히 중국은 향후 20년 동안 세계경제에 다른 어떤 나라보다 큰 영향을 미치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며, 군사력 측면에서도 초강대국의 위치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인도의 경우 경제적 고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향후 중국과 더불어 글로벌 다극체제를 형성하는 또 하나의 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2025년까지 중국과 인도의 GDP는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모든 국가의 GDP를 합한 것보다 커질 것이다.  
 
러시아는 인적자본 투자 확대, 경제구조의 다변화, 글로벌 시장으로의 편입 등을 차질없이 추진할 경우 2025년 경에는 현재보다 더 부강하고 자기 확신에 찬 나라가 될 것이다. 다만 석유 및 천연가스 수출 비중이 높아 국제유가가 배럴당 50~70달러 수준에 머물 경우나 앞에서 지적한 경제구조의 개선에 실패할 경우 러시아 경제는 심각한 침체를 경험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2025년 세계경제 판도와 관련해 볼 때 중국, 인도, 러시아에는 분명히 못 미치겠지만 인도네시아와 이란, 터키 등의 정치경제적 영향력도 현재보다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2025년의 8대 경제대국 순위는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순이 될 것이다.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 확산 
 
주목할 점은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의 발전 모델은 지금까지 서구 국가들이 사용한 자유주의 모델이 아닌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 모델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국가자본주의는 기업과 개인이 아닌 국가가 경제발전의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 경제시스템을 말하는 것으로, 한국과 대만, 그리고 싱가포르 등이 사용했던 자본주의 모델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경제규모가 워낙 크고, 체제 민주화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여타 국가들과 달라 중국식 국가자본주의 발전이 세계에 미치는 잠재적 파급효과가 더욱 클 것이다. 실제로 민주화 역사가 길지 않은 일부 국가들의 경우 더딘 경제발전과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민주주의의 원칙과 기반을 흔드는 사회경제적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세계적으로 규제 받지 않는 시장의 기능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국가의 역할을 새롭게 강조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 만큼, 많은 후발개도국들이 중국의 모델을 본받아 국가차원의 산업정책의 재강화, 민영화정책의 후퇴 및 공기업 부활 등을 통해 시장과 경제주체들의 활동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작금의 글로벌 금융위기 및 세계경제의 구조적 불균형 상태(Global imbalances)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국시장 보호주의 부활, 국가자본주의 모델 확산에 따른 정치적 민주화의 후퇴, IMF 등 국제금융기구의 퇴락과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 국부펀드의 영향력 강화, 달러화의 위상 하락 등과 같은 거대 이슈들이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중국 등 신흥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선진기업 인수합병은 당사국간 정치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잠재적으로 국제무역과 투자에 대한 저항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화의 불균등한 이익에 대한 대중들의 우려가 확산될 경우 국제무역 전반에 보호주의 성향이 심화될 수 있을 것이다. 
 
유럽과 일본은 성장세 크게 둔화 
 
한편 지역적으로 볼 때 우선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자원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득에도 불구하고 경제 혼란과 정치 불안, 부패, 인구 압력과 종족분쟁 등으로 인해 2025년에도 경제적으로 매우 낙후된 지역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브라질 등 라틴 아메리카의 주요국들은 중간정도의 소득수준을 지닐 수 있을 것이나, 대중 영합적인 정책기조를 보이고 있는 베네주엘라, 볼리비아 등 여타 중소국들은 지체상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2 중국과 인도의 경제규모 예상
전반적으로 라틴 아메리카국 들은 경쟁력 측면에서 아시아와 여타 고성장 지역에 비해 뒤쳐진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인구 1인당 부(per capita wealth)에서 유럽과 일본은 중국과 인도를 여전히 크게 앞지르겠지만, 근로연령대의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경제전반의 성장 기조를 유지하는 데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한편 유럽과 달리 미국의 경우는 높은 출산율과 이민증가 등으로 고령화 문제를 심각하게 겪지는 않을 것이다. 아울러 2025년에는 사회경제적으로 낙후한 국가에서 선진국으로 옮겨 가려는 이민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늙어가는 북반구 
 
인구 측면에서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지역이 향후 20년간 전세계 인구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서방국가들은 전체 인구증가의 3% 정도를 차지하는 데 불과할 것이다. 2009년에서 2025년까지 약 12억명의 인구가 증가해 세계인구는 약 80억명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데 증가율은 과거 20여년에 비해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한편 전세계 인구 대비 서구국가 지역 거주 인구는 1980년의 24%에서 2025년에는 약 16%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인 인구 비중의 변화와 함께 고령층과 젊은 층의 비율이 변화하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30세 이하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1/3 미만인 늙은 국가들이 북반구에서 늘어날 것이며, 반대로 30세 이하의 그룹이 전체 인구의 60% 이상인 젊은 국가들이 사하라 이남에 위치하게 될 것이다. 
 
도시화로 인한 거주인구 비중의 변화도 예상된다. 현재의 도시화 트렌드가 계속된다면 2025년까지 전세계 인구의 57%가 도시에 거주하게 될 것이다. 현재는 50% 정도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2025년까지 현재의 19개에 8개의 메가시티가 추가될 것이다. 이들 중 하나만 제외하고 모두가 아시아와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시들이 작은 도시를 기반으로 성장하면서, 이들 도시에서는 종종 일자리나 각종 필수 서비스의 부족 현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림3 2025년 주요국 인구 전망

 
미국은 종이 호랑이로 전락할까 
 
중국과 같은 새로운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출현과 국제기구들의 재정상태 악화, 지역 블록의 잠재적인 확산, 그리고 국제 민간 조직과 네트워크의 강화 등으로 지난 20여 년간 계속되어 온 기존 국제질서의 붕괴도 가속화될 것이다. 특히 다가올 20년 동안에는 전후 국제질서를 담당해 왔던 조직들의 노후화와 파편화, 비효율화 등을 대체하고자 하는 다양한 행동주체(actors)들이 생겨나면서 국제사회가 당면한 초국가적인 도전 과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특히 미래의 신흥강자로 주목 받고 있는 브릭스(BRICs) 국가들의 경우 과거 독일과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서방국가들이 정해놓은 기존의 규범(norm)을 고분고분히 수용하지도 않을 것이다. 즉 자신들의 지정학적, 경제적인 파워를 배경으로 기후변화, 테러리즘, 핵 확산, 에너지 안보 이슈 등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세계무대에서 구현해 나가는 높은 수준의 자유도(high degree of freedom)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2025년 미국은 현재보다 ‘한층 덜 압도적인(less dominant)’ 나라가 될 것이다. 여전히 가장 힘있는 나라이기는 하겠지만, 세계를 움직이는 여러 주요국들 가운데 하나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군사력 면에서 보더라도 여타 외국에서의 과학기술 발전, 비정규전의 광범위한 채용, 장거리 정밀무기의 확산, 사이버 공격의 증가 등이 과거에 비해 미국 군사력의 파괴력을 반감시키는 요소들이 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20년 후 종이호랑이로 전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미국은 중동과 아시아에서 지역 균형자로서의 긴요한 역할을 지속할 것이며, 글로벌 테러 대응력으로서의 중요성도 유지할 것이다. 기후변화 문제와 같은 새로운 안보 이슈에서도 미국의 리더십은 글로벌 차원의 해결책을 찾는 데 있어 매우 결정적인 요소이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발전에 따른 글로벌 다극화 추세는 향후 미국으로 하여금 대외정책 수행 시 좀 더 많은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협력과 공조를 요구하는 동인이 될 것이다.  
  
 
Ⅲ. 21세기 글로벌 이슈와 과제 
  
 
다음으로 UN 산하 밀레니엄 프로젝트(Millennium Project)의 ‘2008 State of the Future’ 보고서를 중심으로 세계인류가 당면한 주요 도전과제와 해법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한다. 유엔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산하의 미래예측 기관으로 글로벌 차원의 미래과제 발견 및 정책적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미래 예측 및 국제사회의 정책추진 현황과 관련된 ‘State of the Future’ 보고서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다. 특히 밀레니엄 프로젝트팀은 인류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주요 현안과제의 근본원인과 현상 진단, 그리고 국제사회의 올바른 해결 방안  제시와 관련해 UN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그 권위와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하에서는 ‘2008 State of the Future’ 보고서에 제시된 15개 글로벌 과제를 ▲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 과학기술 진보의 명암, ▲ 인류의 삶의 질 개선, ▲ 지역분쟁 및 테러 억제, ▲ 글로벌 민주주의 강화와 윤리 수준 제고 등의 5개 범주로 요약, 소개한다.  
 
과제 1.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 그리고 이로 인한 대기 온도의 상승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에서 예측하던 것보다도 더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1970~2000년까지 연평균 1.5ppm씩 상승하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00년 이후 2.1ppm씩 상승하고 있다. 유럽연합에서 전세계 감축목표로 제시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550ppm으로는 온실가스의 피해를 막는 데에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NASA 과학자에 따르면 350ppm을 목표로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이 안정화 된다고 하여도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인해 지구는 더욱 더워질 전망이다. 기후변화에 의한 경제적 손실은 10년 이내에 매년 1,500억~3,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제는 미국, 중국과 같은 온실가스 다배출국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환경에 대한 파괴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추진되던 정책 외에도 연 5%의 연료 효율 개선, 조세 및 금융제도 개편, 자동차 연비 강제 개선 조치 등이 요구된다. 또한 기술적으로는 전기자동차, 염수(鹽水)농업, 탄소격리, 태양발전위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림4 1인당 연간 물 소비량
물과 농작물의 부족 또한 심각하다. 현재 7억의 인구가 물기근(water scarcity: 1인당 1년에 1,000㎥ 이하)을 겪고 있고 2025년에는 30억의 인구가 물기근을 겪을 전망이다. 한편 물의 약 70%가 농업에 사용되기 때문에, 물 부족은 필연적으로 식량부족을 가중시킬 것이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현재 37개국에서 식량위기를 겪고 있고 곡물의 가격은 2006년 이래 벌써 129%나 상승하였다. 식량 수요는 2013년까지 50%, 30년 이내에 2배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인구의 도시집중과 농지의 잠식 등에 의해 식량공급은 줄어들 것이다.  

 
장기적으로 농업에서의 방울관개(灌漑)(drip irrigation) 뿐 아니라, 조림, 물 저장, 물 재처리 등 물 사용을 최적화하는 여러 가지 노력들이 수반되어야 한다. 식량부분에 대한 투자도 시급하다. FAO는 급격한 식량부족을 막기 위해서 연 150억~200억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계적인 에너지 수요는 최근 20년 동안 2배로 증가하였다. 핵심적인 기술진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2030년까지는 화석연료를 통해 1차 에너지 수요의 81%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EA(국제에너지기구)의 전망에 따르면 2006년에서 2030년까지 석유에 대한 수요는 40% 가까이 늘어날 것이고, 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총 22조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석유 생산은 이미 정점에 달했고 향후 40~70년 내에 석유가 바닥이 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화석연료 가격의 급등에 따라 신재생에너지가 점차로 경쟁력을 확보하겠지만 현재 약 3.4%의 전기만이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2007년 약 1천억 달러가 소요되었고 앞으로도 2030년까지 추가적으로 7조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에너지 문제의 중장기적인 해결을 위해 수송연료의 탈탄소화, 바이오 연료, 태양발전위성, 열암(熱岩)을 이용한 지열발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에너지원 투자가 불가피할 것이다. 
 
과제 2. 과학기술의 진보, 축복인가 저주인가 
 
IT 및 과학기술의 발전은 개인의 삶과 사회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예를 들어 전자정부 시스템의 확산은 민주주의, 사회 정의, 창의성 교육의 효과적인 구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또한 이메일, 휴대폰, 메신저, 협업 소프트웨어의 보편화로 인해 봉사, 과학, 사업 등 다양한 공동 프로젝트에 전세계인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센서, 카메라, RFID의 상호 연동을 통해 “사물들의 인터넷”이 생겨나고, 세컨드 라이프 같은 사이버 세계는 현실 세계와 경쟁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다양한 부작용도 나타날 것이다. 인터넷 주소는 3년 내에 포화될 것이고, 개인정보 프라이버시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또한 국제적으로 사이버 범죄, 불법 복제나 사이버 공격도 문제가 될 것이다. 나아가 인터넷이 테러리스트들의 결집 및 훈련의 장이 될 수도 있다. 
 
IT의 발전은 의사결정 과정을 크게 개선시킬 것이다. 개방적 시스템, 민주화, 쌍방향 미디어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었다. 향후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집단지성 시대의 도래는 의사결정에 필요한 지식을 즉각 얻을 수 있게 만들어 의사결정의 질을 더욱 향상시킬 것이다. 장기적으로 이슈 추적 및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인간-컴퓨터 인터페이스와 같은 다양한 의사결정 지원 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술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보수적 문화는 여전히 의사결정 효율화의 장애가 될 수 있다. 이미 다양한 의사결정 지원 소프트웨어가 존재하지만 잘 활용되지 않고 있음은 이러한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 또한 쓰레기 정보의 난립과 선택지의 복잡성 증가는 향후 의사결정 과정을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 될 것이다. 
 
한편 과학기술 혁신의 가속화와 나노, 바이오, 정보통신, 인지과학 간의 융합도 인류의 문명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이미 수퍼 컴퓨터는 1초당 1천조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이 가능하며, 주사전자현미경으로 0.01 나노미터의 세계를 관측할 수도 있다. 또한 이미 염색체 합성이나, 광자 텔레포트 시도가 실험실 수준에서 성공한 상태이다. 새로운 생물체의 창조와 사물의 순간이동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미래에는 난자 채취 없이 피부 세포 만으로 줄기세포를 만드는 기술이 구현될 것이다. 또한
나노, 바이오, 정보통신의 결합은 다양한 신개념 기술들을 낳을 것이다. 예를 들어 미래에는 생체 배터리도 나올 것이다. 전도성 금속으로 코팅된 유전자 변형 바이러스를 연결해 나노 와이어로 만들고 이를 배터리의 음극 재료로 사용해 배터리의 용량은 늘리고 부피는 종이처럼 얇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인공장기가 잉크젯 3D 프린팅 방식으로 생산되고, 유기 트렌지스터도 실용화되는 날도 올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눈부신 과학기술 혁신과 학제간 융합이 새로운 위험과 윤리적 이슈를 낳을 수도 있음에도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인체에 대한 나노 기술의 부작용 가능성이나 바이오 기술 발전에 따른 인간 존엄성의 위협 문제는 대표적인 예이다. 세계 차원의 집단지성 시스템을 구축해 과학기술을 전파하는 동시에 그 위험성과 윤리문제를 사전적으로 제어할 필요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과제 3. 인류의 삶의 질 개선 
 
건강 악화와 질병은 인류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리스크 요인이다.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심장병, 뇌졸중과 같은 만성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변종 조류독감을 비롯, 지난 5년간 천여 개가 넘는 유행성 질병이 보고된 바 있다. 콜레라, 흑사병 등 과거의 질병들도 다시금 나타나는 상황이다. 빠른 도시화와 기후변화로 질병의 패턴도 바뀌는 중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HIV/AIDS의 경우 보균자 수가 2006년 3천4백만~4천7백만명 수준에서 2007년 3천만~3천6백만명 수준으로 감소하고는 있지만,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의 감염 일반화 및 동유럽, 아시아 국가의 감염자 증가라는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아동사망 감소, 모성건강 향상, HIV/AIDS 및 말라리아 감소 등 인류공동체의 당면 목표는 단시일 내에 쉽게 달성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스(SARS)와 같은 전염성 질병의 위협에 대해 규제, 면역 프로그램, 글로벌 정보 공유 및 대응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인류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분배의 문제도 어느 정도 개선되고는 있지만, 빈곤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2015년경 전세계 절대빈곤층은 사하라 이남 지역을 제외하면 2000년의 절반 정도로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소득불균형은 아직도 심각하다. 하루 1달러 또는 이하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2달러로 생활하는 사람의 수는 전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깝다. 중국의 경우 2007년 구매력 기준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가 되었지만, 도농간 소득 격차(상위 10%가 45%의 도시 부를 독점)는 여전히 심각하다. 최근 저개발국 빈곤층에 소액 대출을 제공하는 마이크로크레딧 등은 빈곤 해결을 위해 효과적인 수단으로 보여진다. 부패 감소, 경제적 자유의 증대, 생산수단에 대한 균등한 접근 보장 등으로 “동일한 출발선”을 보장하는 것이 빈곤 감소를 위한 근본적 대응이 될 것이다. 
 
과제 4. 지역 분쟁 및 테러 억제 
 
최근의 유가 및 곡물 가격 상승, 물과 식량, 에너지 공급 부족, 기후변화, 이민자 증가 등은 전세계적으로 민족/종교간 갈등, 사회불안, 테러, 범죄 등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요소라고 할 수 있다. 2008년에만 해도 연초부터 중반까지 대규모 분쟁이 14차례 발생했으며, 연간 1조 3천억 달러가 군비로 지출되었다. 전세계적으로 사용 가능한 핵무기가 2만기, 우라늄 1,700톤,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이 500톤 존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미래에는 개인이 소규모 실험실에서 생화학 무기를 만들거나, 국제 범죄조직이 소규모 핵무기를 제조할 가능성도 있다. 인터넷 사용이 증가하면서 사이버 무기 역시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했다.  
 
분쟁을 줄이기 위해서 정부와 UN의 조기 경보 시스템은 NGO 및 각종 미디어와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다양성, 평등권, 공통된 윤리적 가치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 특히 사회적 통합을 해치는 감정적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랑, 열정, 영감과 같은 가치가 중요해질 것이다. 핵, 화학, 생물무기 관리 방안 및 국제적인 반테러 전략, 그리고 생물학적 테러(bioterrorism)를 막기 위한 국제적 네트워크도 필요하다. 현존하는 생물학적 무기 비축량을 폐기하고, 위험 물질 추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향후 글로벌 사회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다. 
 
과제 5. 글로벌 민주주의 강화와 윤리 수준 제고 
 
민주주의는 지난 수년간 전세계 국가의 약 1/5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언론의 자유도 2007년까지 6년 연속 뒷걸음질하는 양상을 보였다. 민주주의의 확산과 발전은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지구촌 미래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민주적인 체제는 시민사회의 성장, 언론매체 활동의 자유, 장기적인 경제 안정, 시민 참여, 투명한 사법시스템, 엄격한 정부 평가 시스템, 그리고 국제사회의 관심 등을 필요로 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국지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약이나 개입절차를 구체화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며,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차원의 감시와 압력도 좋은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건강한 글로벌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와 정보유통의 자유가 긴요하다. 
 
세계 식량부족과 기아, 미국발 서브프라임 위기, 지구 온난화 등은 글로벌 차원의 장기적 관점과 대응 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잠재적인 위기를 사전에 예측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피해로부터의 조기 회복을 도모하는 글로벌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각국의 정부와 의회 차원의 미래 예견 능력은 물론 UN 등 국제기구 차원에서 장기적인 관점하에 문제를 인식하고 전략적 해결방안을 찾아 나가는 글로벌 공조체제가 필요하다.  
 
정책결정자들이 단기적이고 자국 이익 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지구촌의 다양한 도전과제 극복에 적극 동참하며, 글로벌 차원에서 윤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대중이 나서서 압박하는 일도 중요해질 것이다. 특히 인간복제, 유전자 조작, 인터넷 발전 등 기술진보와 더불어 생겨나는 복잡 다양한 윤리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이 부여하는 인간능력의 확장에 상응하는 정서 교육 및 도덕률의 강화가 필요하다.  
  
 
Ⅳ. 미래 세상을 바꾸는 트렌드  
  
 
앞에서 살펴본 미래 세계경제 구도와 글로벌 도전과제 등의 거시적 변화상에 이어 이 장에서는 개인 및 사회와 관련된 마이크로 트렌드를 살펴보기로 한다. 이를 위해 세계미래학회(World Future Society)의 기관지인 ‘The Futurist’에 2008년 두차례 게재된 ‘내일의 세상을 바꾸는 트렌드(Trends shaping Tomorrow’s World)의 내용을 종합 정리한다. 동 보고서는 미래 세계의 모습을 좌우할 주요 트렌드들을 추출하고, 다양한 실증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 아티클의 필자인 Marvin Cetron과 Owen Davies는 오랜기간 시장트렌드 분석가로 활동해 온 미래예측 전문가들이다. 
 
라이프 스타일의 극적인 변화 
 
먼저 사회적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의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변화의 속도 자체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고령화와 교육수준 향상, 사회 민주화 등으로 기성 권위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태도가 변화하면서 불변하는 가치에 대한 믿음이 약화되고 있다. 특히 선진사회를 중심으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시대가 가고,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 주도계층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또한 이들 세대가 경제적 성공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면서 소규모 창업도 급증하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 세대가 취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예방의학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는 상황이다. 미국 흡연인구는 1983년 전체 인구의 30% 수준에서, 2005년 21% 수준까지 낮아졌다. 또한 2007년 현재 흡연인구의 42.5%가 금연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도 건강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응답자의 2/3가 10년전에 비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지출을 늘이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세계적으로 비만인구가 증가하면서 정부차원의 대응도 강화되는 추세다. 현재 6세 이하 비만인구 비율은 약 18%에 육박하며 이는 1980년에 비해 3배나 증가한 수치다. 더욱이 개발도상국에서 ‘서구화’된 식단이 늘어나면서 비만의 문제는 더 이상 부자 나라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영양과 건강 관련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특히 고령화와 맞물려 더욱 강력한 트렌드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나아가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스트레스 등 정신적 건강에 대한 관심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힘 센 소비자들의 천국 
 
소비자 중심주의(Consumerism)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웹 활용이 증가하면서 현대 사회는 소비자들의 천국이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가격, 서비스, 배달 시간 등의 정보를 어디서나 접할 수 있으며, 사용후기 등을 통해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광고의 영향으로 미국의 어린이들은 이미 2~3세에는 브랜드를 인지하는 수준에 이르며, 6세 정도가 되면 소비자로서 행동하게 된다. 충동적 소비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세대 전체의 10% 정도가 충동적 소비자라는 조사가 있다. 이는 X세대 5%, 베이비부머 세대의 3%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힘 센 소비자들의 증가는 전세계적인 상황이며, 이 때문에 저가 도매점, Walmart와 같은 대형 할인점, Home Depot과 같은 ‘카테고리 킬러’ 기업들이 기존의 소매점들을 대체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권익 보호기관 등이 늘어나면서 성분표시, 경고문구, 영양정보 등이 제품의 포장 및 TV, 인터넷 등에 공개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또한 모든 제품의 가격이 범용품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고정비용이 낮은 온라인 상점들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족 구성도 더욱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도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다세대(Multigenerational)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특징적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비용절감 등을 위해 조부모, 부모 및 자녀세대가 모여 사는 가정이 늘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와 같은 지역에서는 AIDS로 부모를 잃은 손주들을 보살피는 조부모가 늘어나면서 다세대 가정이 늘고 있다.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는 점도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예고한다. 이미 미국의 캘리포니아, 뉴저지, 코네티컷 등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거나 유사한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덴마크, 독일, 영국 등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는 추세다. 핵가족도 여전히 가족 형태의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가족 형태 변화에 있어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독신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도국 도시화로 메가시티 급증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나면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블로그에 포스팅 된 글이나, 웹 포럼에 올려진 정보는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프라이버시에 대한 위협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테러와 범죄의 위협이 증가하면서 감시 시스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프라이버시의 종말을 예고한다. 특히 미국의 경우 911 이후 ‘미국애국법(The USA Patriot Act)’ 등 테러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법률이 나타나면서 개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국가의 통제는 일상화되고 있다. 인터넷 상에 증가하는 해커도 프라이버시의 위협이다. 영국의 경우 현재 4천 2백만 개의 감시카메라가 거리, 빌딩, 학교, 쇼핑센터 등에 설치된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인은 하루 평균 300회 정도 감시카메라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화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며, 이로 인한 환경과 사회 문제들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구조회국(Population Reference Bureau)에 따르면 2006년 전세계인구의 48%가 도시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까지는 21억명이 늘어난 전체 인구의 60%가 도시 거주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증가는 특히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기존 거대도시는 더욱 거대해질 것이다. 1950년 인구 5백만을 넘는 메가시티(Megacity)는 8개였으나, 2015년에는 59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중
48개는 저개발국에서 나타날 것이다. 도시화와 도시로의 인구 집중은 도시거주자들에게 적절한 주거, 깨끗한 식수, 화장실과 전기 등 생활환경의 저하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더욱이 환경연구기관 월드워치연구소(Worldwatch Institute)에 따르면 인간 활동에서 나타나는 탄소배출의 75%가 도시의 연료에서 배출된다고 한다. 즉 도시화는 사람들의 삶의 질 저하뿐 아니라, 글로벌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도시는 주변 지역의 물 부족을 초래하기도 하는데, 이는 도시에서 물이 지표로 스며들지 못하고 상하수관을 통해 사용 및 처리되기 때문이다.  

 
은퇴 후 재취업 보편화 
 
인력과 직업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전문화가 산업과 인력 전반에서 확산될 것이다. 글로벌화와 기술 발전은 이러한 현상을 가속시키고 있다.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일들이 늘어나면서, 개별 시장에 특화된 컨설턴트나 전문가들이 더욱 세분화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때문에 소규모 비즈니스에 의한 새로운 니치 시장들이 확산될 것이다. 최근 논의되는 롱테일(Longtail) 현상도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속적인 교육훈련이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직업에 있어 지식회전율(Knowledge turnover)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오늘날 기술자들의 지식 반감기(half-life)는 5년에 불과하다. 10년 이내에 기술자들이 가진 지식의 90%가 컴퓨터를 통해 활용가능해질 것이다. 이미 성인 대상의 재교육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재교육은 증가 추세다. 인터넷을 통한 교육의 기회가 증가하면서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지식기반 사회로 이행하면서, 충분한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한 인력에게 새로운 교육과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은퇴에 대한 기존의 개념도 변화하게 될 것이다. OECD에 따르면 선진국에서 조기은퇴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2004년에 OECD 국가 54~60세 인구 중 직업을 가진 사람은 60% 이하였다. 전문 시장조사기관 퓨 리서치(Pew Research)에 따르면 2006년 평균적인 미국 노동자는 61세 은퇴를 계획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57.8세에 은퇴한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은퇴 현상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퍼트넘 인베스트먼트(Putnam Investment)의 연구에 따르면 은퇴한 미국인의 1/3이 2년 내 비슷한 수준과 책임을 갖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전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되면서 은퇴 후 재취업 및 은퇴 연기와 같은 현상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개인적 관점에서 여행이나 재교육 등을 위한 ‘일시적 은퇴’ 등은 늘어나겠지만, 완전히 일을 그만두는 ‘진정한 은퇴’는 현재보다 더 늦어지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2~3개 이상의 커리어 패스를 갖는 것도 일상적인 현상이 될 것이며, 더욱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직업을 찾게 될 것이다. 
 
직업 윤리는 점차 소멸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55%의 최상위 경영자들은 직업 윤리의 침식이 미래 기업의 성과에 악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으로 응답한바 있다. Enron, WorldCom, Tyco International과 같은 기업들의 회계 부정 사례는 직업 윤리가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사회적인 이동성이 증가하고 직업에 대한 만족감을 중요시하면서, 직업의 안정성이나 높은 보수 등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될 것이다. 
 
비즈니스의 핵심계층을 이룰 X세대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미래 비즈니스 변화를 주도할 것이다. X세대는 이미 30 중반으로 접어들었으며, 밀레니얼 세대는 20대에 들어섰다. 이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에서도 15~24세의 인구가 약 5천만명에 달한다. 25~29세 인구는 3천만명이다. 유럽 인구의 22%가 30세 이하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X세대는 사업가적(Entrepreneurial) 기질을 의미하는 E세대로 명명될 필요가 있다. 전세계적으로 이들 X세대는 과거와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더욱 비즈니스 중심적 성향을 가지고 있음이 입증된 바 있다. 이들 세대는 고위 경영진이 되고 싶다는 답변보다 2배 이상으로 창업을 선호했다. 정부 기관에 취직하고 싶다는 답변보다는 5배 이상으로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시작하기를 원하고 있다.  

 
미래에 시간은 가장 비싼 재화가 될 것이다. 컴퓨터, 전자통신 및 인터넷 등의 기술이 비즈니스의 글로벌 경쟁을 격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직장인들은 10년전에 비해 10% 더 많은 시간을 일에 할애한다. 시간의 압박이 증가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단순화시켜줄 수 있는 제품이나, 스트레스를 보상할 수 있는 사치재 등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이는 선진시장만의 현상은 아니다. 경제성장의 속도가 빠른 중국에서는 많은 근로자들이 빠른 변화와 시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의 뉴스포털 시나닷컴(sina.com)에 따르면 56%의 응답자가 시간 부족을 느끼고 있다. 인도의 경우 기술자나 경영진들이 선진시장 수준의 시간 스트레스를 겪기 시작했다. 일과 삶의 균형은 향후 노동시장의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 또한 쇼핑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인터넷과 메일을 통한 상거래가 전통적인 소매업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중국, 인도 및 다른 개도국에서도 선진시장에서와 같이 인스턴트 식품, 가사노동 대체 서비스, 작은 사치재 등에 대한 수요가 늘게 될 것으로 보인다. 
  
 
Ⅴ. 맺음말 
  

이상에서 해외의 주요 미래예측기관들이 제시하는 10~20년 후 세계의 미래상과 주요 도전과제, 그리고 개인과 사회차원의 핵심 트렌드들을 살펴 보았다. 국내외에 많은 미래예측기관들이 주기적으로 미래예측을 발표한다. 국제 정치경제 상황의 변화나 사회적 이벤트, 또는 중대 과학기술의 진보가 실현되었을 경우 이와 관련된 미래 이미지도 다양하게 제시되고 수정된다. 때문에 미래를 어떤 특정한 이미지에 고착시키기 보다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발전하고 진화하는 유기체와 같은 것으로 이해하는 편이 좀 더 바람직한 접근자세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미래를 향한 변화의 큰 줄기와 작은 가지들을 구분하는 식별력을 키우는 일도 요구된다.  
 
미래는 개인, 기업, 국가에게 새로운 위협과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기업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세계경제 구도의 변화, 주요 글로벌 과제, 그리고 소비자와 사회 차원의 트렌드가 미래의 생존과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요소가 될 것이다. 동일한 미래라 할 지라도 각자 처한 상황이나 해석 방식, 대응 양상에 따라 미래는 위협이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변화의 실마리들을 포착하고, 이러한 변화의 싹이 미래의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예측하여 선제 대응하는가의 여부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상의 이면과 파급 효과를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 적극적으로 행동하려는 노력은 미래 성공의 열쇠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끝> (LGERI, 2009.1.20. 조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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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문제가 역사상 어느 시기보다 중요해진 때인 듯 하다. 이 세상에 수많은 직업들이 생겼다, 사라진다. 인생의 여섯 가지 측면(커리어, 가족.사랑, 돈.경제, 사회.친구, 건강, 마음의 평화)가운데 실제 인생의 황금기에서 커리어 즉 일과 직업관련한 부분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그래서 요즘은 인기직종 가운데 커리어코치, 커리어컨설턴트, 헤드헌터, 인사전문가 등이 늘 10위안에 드는 실정이다.

개인의 직업, 직장, 일에 관한 포괄적인 상담이라는 의미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은 커리어컨설팅, 커리어코칭, 커리어카운슬링, 커리어멘토링 등 다양하다. 이 용어들이 각기 표방하는 바가 무엇이든지간에 공통된 점은 개인의 직업과 직장, 경력에 관한 문제에 관해 도움을 주거나, 지지.지원하거나, 해결책을 일부 제시하는 것 등이다. 즉 개인에 관한 문제로 보고, 개인을 돕고 지원하는 활동들이다. 물론 무료도 있고, 유료도 있다. 회사나 조직내에서 하는 것도 있고, 완전히 독립된 영역에서 행해지는 경우도 있다.

내가 2001년부터 헤드헌팅 업무를 시작하면서 거의 동시에 커리어컨설팅에 관심을 가지고, 바로 이어서 커리어코칭과 멘토링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면서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을 유.무료 컨설팅, 코칭해 왔다. 그런 가운데 실제로 상당히 변화된 성공한 사례도 있고, 아직 미완의 과제로 남겨진 경우도 있다. 언젠가는 다 잘 할 것이라는 믿음은 가지고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내 양심상 기본적인 한계를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구조적인 실업문제, 청년무업자문제, 양극화심화문제 등이다. 우리와 같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무한경쟁이 자연스러운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지만 동시에 현대국가는 그 국민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고, 교육받을 권리를 누리도록 보장해 주어야 한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충분히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객관적인 환경이 있는데도 모든 것을 개인의 커리어문제로 바라보고, 풀어갈 수는 없다. 물론 상당수의 문제는 개인의 커리어경영을 잘 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해결하고, 성공을 거둘 수 있다. 그런데 전부는 아니다.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 장기적인 청년실업과 무업자 문제에 대해서 그 일부는 커리어컨설팅이나 커리어코칭을 통해서 변화가 가능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구조적인 문제이어서 한계가 명확하다. 나를 포함하여 직업세계의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이런 문제에 최소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다른 사람의 또 하나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직업문제를 다루는 사람들의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2007년 3월 7일)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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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종 기타업종
직      무 해외영업
경      력 신입
질문제목 외국계회사에 입사하기 위해서 우선순위는 무엇인가요?
질문내용 안녕하십니까? 수고 많으십니다.

저는 현재 수도권대학 영문과 졸업반 재학중인 여학생입니다. 아직 공인 어학점수는 없지만 현재 한창 영어공부중입니다. 차차 여러 자격증도 취득할 계획입니다. 아직 아무런 경력도 없는 취업예비생으로서 저는 외국계회사에 입사하기를 희망합니다.

외국계 회사에 입사하려면 어떤 조건이 가장 먼저 필요할까요? 외국계 기업도 많은데 그 중에 어떤 것들로 분류 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가능하다면 해외에서 근무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외국어를 구사하는 것이 제가 직업을 구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항입니다. 업종은 크게 상관은 없지만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직업을 제외한 어떤 직무든 상관없습니다. 현재 영어로 대화는 가능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영어공인점수를 얻은 뒤에는 다른 외국어도 공부할 계획입니다.

제가 들은 바로는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신입사원보다는 경력사원을 많이 뽑는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경력이 있다면 좋을지 조언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경력은 몇 년 정도 있어야 유리한지 알고 싶습니다. 그 외에 필요한 점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질문이 길었는데 알찬 답변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답변제목 외국계회사에 입사하기 위한 마음가짐과 태도, 준비사항
답변내용 귀하는 현재 대학 영문과 졸업반인 학생이시군요. 궁금해 하시는 사항을 간략히 요약해 보면,

1.외국계기업에 취업하시길 희망하셔서 어떤 요건이 필요한지, 외국계회사의 분류에 대해 알고 싶어하시네요.
2.외국어를 구사하여, 업종과 직무를 가리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3.외국계기업이 경력사원을 선호한다는데 이에 대한 실상도 알고 싶어 하시네요.

그럼 하나씩 풀어가 보기로 하겠습니다.

1.본인의 직업관부터 세우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다소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흔히 경력이 몇 년 쌓인 후부터 재점검하려고 고생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즉, 외국계회사에 입사하려고 하는 근본적인 의지가 어떤 것인지 스스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외국계회사의 중요 면접 내용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일(job)과 직업에 대한 본인의 관점을 바로 세우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2.다음으로 외국계회사에 취업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말씀드립니다.
한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회사들은 대부분 한국인들을 채용해서 한국의 기업, 채용문화에도 익숙해져 있고 잘 활용할 줄 아는 편입니다. 따라서 한국기업의 일반적인 채용우선순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다만, 외국어실력이 공인점수(토익, 토플 등)는 물론이고 실제 사용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외국계회사 또한 컴퓨터 사용능력,학교수준, 성적, 용모단정, 면접시 임기응변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다 체크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1)외국계회사의 채용관행 및 루트
일반적으로 상시채용, 정기채용의 방식이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은 상시채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당수의 외국계기업들이 필요인원 발생시 수시로 채용공고를 통하여 인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채용하는 통로로는 인터넷 광고(구인구직사이트), 사내추천, 신문광고, 서치펌(헤드헌팅 회사) 등 다양한 방법을 적절히 활용하여 채용하고 있습니다.

2)외국계회사에 취업하기 위한 준비
외국계회사에 취업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외국어 특히 영어실력입니다. 물론 외국계회사의 국적에 따라 최근에는 중국어, 일본어를 잘 준비해야 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필기시험을 치르는 회사도 있고, 면접 진행시간 중에 간단한 영어테스트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밖에 요즘 너무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컴퓨터 활용능력이 필요합니다. 각종 오피스 프로그램, 인터넷 활용방법 등은 잘 익히고 있어야 합니다.

3)외국계회사의 분류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회사들은 업종별로는 제조업, IT기업, 호텔.항공사, 보험사.증권사.은행 등 금융기관, 서비스업체 등 다양합니다.
그 형태도 자회사형태, 합작사형태, 지점형태, 대리점 연락사무소 형태 등 다양합니다.

귀하의 경우에는 직업선택에서 외국어를 구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하셨는데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 점을 너무 고정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심지어 외국계회사들도 외국어 실력을 채용의 제일기준으로 보진 않습니다. 그것은 일반적인 능력, 전문능력, 추진력, 도덕성, 인화력 등 다양한 요소를 우선보고 외국어실력을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것입니다.

3. 업종과 직무의 선택
그러다보니 귀하의 업종과 직무를 가리지 않는다고 하시는데 긴 커리어관리의 첫출발이 매우 중요합니다. 즉 가능하면 본인의 적성과 향후 비전에 맞는 업종과 직무를 선택하고 전문적인 능력을 계발시켜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외국어를 잘하는 분들이 점차 많아지는 조건에서 외국어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귀하의 말씀대로 외국계기업들이 신입사원보다 경력사원 채용을 선호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이것은 비단 외국계기업만이 아니라 국내기업들도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하루라도 빨리 업무에 투입하기 위하여 신규채용사원이 경력사원일 것을 바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비교적 규모가 큰 외국계 기업들이 그렇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대규모 외국계기업의 상당수가 신입 및 초급경력사원의 경우 정규직원 채용보다는 파견업체를 통한 파견사원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무조건적인 외국계기업만을 선호하다가 특별한 능력도 키우지 못하고 어느정도의 외국어실력만을 가지고 경력 년수가 증가함에 따라 뚜렷한 경력을 쌓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나름대로 직업에 임하는 자기 스스로의 원칙을 세우고, 어떤 업종 혹은 어떤 직종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발전시켜나가고 전문가가 될 것이며, 향후 유사업종 혹은 유사직종으로 파생발전시킬 수 있을지 그려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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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의 경력은 일에 관한 역사라고 했던가. 보통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일을 갖기 시작하여 마무리할 때까지 보통 30~40년이 걸린다. 긴 인간의 역사를 놓고 보자면 짧지만 개인사로 놓고 보면 짧지 않은 시간이다. 일하는 시간은 인생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은 일을 하도록 태어났고, 일을 하면서 자기를 실현한다. 일을 해야 쉬거나 놀아도 즐겁다. 한 개인이 어떤 일을 하다 보면 위기에 직면하는 때가 있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그 위험이 나중에 복이 되기도 할 때가 있다. 그 복이 나중에 다시 위험이 되기도 한다. 옛사람들은 이것을 새옹지마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엔 새옹지마를 앉아서 기다리느니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기도 한다. 어차피 영원히 나를 지켜줄 것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안전한 직장'과 '비닐하우스' vs 위험한 선택과 과감한 도전

우리나라에 이동통신의 장을 연 것은 무선호출기 이른바 삐삐(Pager)였다. 그 후 무선통신의 새로운 장이 본격 열리기 시작한 것은 휴대폰이었는데 이 서비스는 사실 카폰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한국통신은 1984년 카폰서비스를 위해 한국이동통신서비스㈜를 설립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한국통신에서 한국이동통신으로 갈 사원을 차출하고 하였는데 아무도 지원하는 사람이 없었다. 안전하고 편한 한국통신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회사에 갈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회사에선 어쩔 수 없이 강제로 차출하여 한국이동통신으로 옮길 직원을 뽑았는데 그들은 대부분 명예퇴직 당하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회사는 1988년에 한국이동통신㈜로 회사명을 바꾸고, 출범 초기부터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1989년 증권거래소에 기업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이 때 한국이동통신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우리사주를 싼값에 받아 상당히 큰 차익을 챙기게 되었다. 더욱이 이 기업은 1994년에 SK그룹이 대주주로 변경되어 초고속성장을 거듭하게 되었다. 이젠 무선통신시장의 50%이상을 점유하는 막강기업이 되었다. 반면, 한국통신은 방대한 규모의 인원을 축소하느라 항상적인 구조조정의 덫에 걸려있을 지경이다.
만일, 당시에 10년 앞을 내다보려는 적극적인 안목과 미래를 향한 도전과 열정이 있었다면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때 안전한 직장은 얼마 뒤 바로 위험한 비닐하우스가 되었던 것이다. 그 때 위험한 선택은 성공을 위한 과감한 도전이 되었다.

인재는 자신의 커리어로 말한다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변한다. 이것만이 진실이다. 어제의 ‘인재’가 오늘 쓸모 없는 ‘인원’이 되고, 오늘의 인재가 내일의 낡은 짐이 되기도 한다. 오늘 엉뚱한 풋나기가 내일 기업의 핵심인재로 보랏빛 소를 발견해 내기도 한다. 인재는 자신의 커리어로 말한다. 커리어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인재의 지식(컨텐츠)를 지속적으로 갱신해야 한다. 사람이 가진 책과 그 속의 내용물은 정보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는 어떤 일에 활용되고 적용될 때 비로소 지식으로 거듭난다. 이것은 오지 인재, 지식을 가진 사람에 의해 행해진다.

안전한 직장과 일에 대한 오해

불안한 시대에는 안전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는 법이다. 도무지 사고와 사건이 많은 세상에서 안전에 대한 갈증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직장과 일에 관해서도 사람들은 안전과 안정을 추구한다. 그런데 과연 안전한 직장이란 것이 있는가? 안정적인 직업이란 것이 있다는 것인가?
수많은 직업인들과 전문가들이 평생직장은 가고 평생직업의 시대가 도래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건 머리뿐이고 몸은 아직도 안전한 ‘비닐하우스’를 갈망한다. 대기업이 안전한 직장일까? 속된 말로 대기업의 임원이 되는 것은 타고 나야 한다는 말까지 있다. 그런데 임원이 되고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젊은 임원들이 끊임없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대기업마다 차.부장이 차고 넘친다. 그들이 신입사원시절 전날 마신 술로 지각하고 졸아도 용서되었건만 이젠 어림없다. 차.부장의 전성시대는 막을 내린 지 오래다. 그들은 위로는 임원들 아래로는 부하들로부터 눈치를 받는다. 대기업이 안전한 직장이 아니고, 다만 제법 큰 ‘비닐하우스’였다는 증거는 도처에서 발견된다.

"커리어 주권을 찾아라!"

직장과 일 자체가 빠른 속도로 변하기 때문에 안전한 직장과 일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안전한 직장의 안전한 일자리는 비닐하우스에서 예쁘게 핀 서양란에 지나지 않는다. 거친 폭풍우 몰아쳐 비닐하우스를 날려버릴 때 기약없이 사라져버릴 나약한 운명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직장과 일에서 안전과 안정을 찾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현대 경영구루의 한 사람인 톰 피터스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화이트칼라 직종 중 최소한 80%가 15년 안에 완전히 사라지거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바뀔 것’이라고 했고, GE의 새로운 회장 제프 이멜트는 2002년 초 인터뷰에서 3년 안에 GE의 행정과 사무 지원 업무의 75%를 ‘디지털화’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안전과 위험, 안정과 불안정의 잣대는 이제 커리어의 주인인 나에게서 찾아야 한다. 나의 커리어와 지식을 통해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생존을 넘어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가? 커리어에 생명을 불어넣고, 끊임없는 자양분을 통해 튼튼한 나무로 자라게 해야 한다. 그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직업시대 생존과 더불어 발전할 수 있는 길이다. 직장인으로 일하건 자신의 기업을 경영하건 자신의 업(業)을 키워나가야 한다. 오늘 대기업의 임원들, 40대의 경력자들이 기업으로부터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올 때 커리어의 주권을 다시 찾는다면 지금의 잠시 불행을 큰 행복으로 바꿀 새옹지마의 적극적인 재현을 이루게 될 것이다. (2006-07-12  월간 엑스퍼트에 기고한 글)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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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21세기가 시작한지 4년째 접어든 서기 2004년 4월입니다.
지난 3월 12일 우리나라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대통령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국회 및 국회의원이라는 헌법상 기관과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럼 우선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이 어떤 직업인지 알아봅니다.
국회의원은 4년마다 한번씩 국회의원 총선거를 통하여 선출된 지역구 국회의원 및 비례대표 의원으로 구성됩니다. 국회가 입법기관이므로 국회의원의 가장 주된 업무는 입법기능 즉 법령을 제정, 비준, 개정 또는 폐지하는 업무를 수행합니다. 국회의원은 정당에 소속될 수도 있고 무소속으로 활동할 수도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국회를 구성하는 한 성원이자, 각 개인이 하나의 국가기관이기도 합니다. 국회의원은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국가정보원의 원장ㆍ차장 등과 함께 정무직 공무원의 신분입니다. 즉, 국가공무원법상 선거에 의해 취임하는 국가공무원의 일종인 것입니다.

그럼,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은 어떤 업무수행능력이 필요할까요?
우리나라 노동부가 제공하는 고용안정정보망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업무수행능력에서 가장 중요한 순서대로 몇 가지 배열해보면 재미있습니다. 시간관리, 협상, 듣고 이해하기, 기억력, 논리적 분석 등이 가장 중요한 업무수행능력으로 꼽고 있습니다. 또한, 요구하는 업무수행능력의 수준면에서는 설득, 기억력, 협상, 문제해결, 논리적 분석의 항목에서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직업으로 되어 있습니다. 원칙적이고 일반적인 직업분류에서 나온 것이겠지만, 이런 업무수행능력 요건에 따르면 요즘 국회의원들 높은 점수 받기 힘들거라 생각됩니다.

'국회의원은 직업인가?' 라고 궁금해 하기도 합니다.
국회의원은 직업입니다. 직업정보망에 의하더라도 ‘국회의원 및 지방의회의원’이 분명히 하나의 직업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국회의원은 정치인으로서 그 행동양식은 개인보다 정당정치의 논리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의 업무수행능력보다는 다른 정치행위의 논리가 더 많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인이 보는 국회의원은 지체가 높고 힘이 센 사람들로 이해됩니다. 국회 본회의나 청문회등에서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에게도 호통을 치고 호된 비판을 가하는 모습을 보면 무서울 것이 없는 센 직업이라는 인식이 또렷해집니다. 반면에 국회의원들은 선거철이 되면 호령하던 모습은 잘 접어두고, 유권자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한표를 호소하기도 합니다. 이중적인 직업의 양태입니다.

국회의원도 직업이니 직업전망이 있고, 커리어관리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국회의원들은 일반적으로 정당고위임직원, 고위공무원, 기업체고위임직원 등으로 커리어를 발전시켜 나가곤 합니다. 물론 국회의원이전의 직업인 변호사, 교수, 예술인 등의 자신의 길을 그대로 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합니다. 정당이나 정치인의 목적이 정권획득이니만큼 당연한 꿈이기도 하겠습니다. 그러나 대권을 향한 국회의원들이나 이들이 속한 정당들은 바람직한 대통령을 배출해내기에 참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나봅니다. 한국정치사 초유의 대통령탄핵소추안 가결은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이 얼마나 어렵고 하기 힘든 직업인지도 잘 보여주었습니다.

국회의원의 커리어 관리에 있어서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주관, 정세를 보는 정확한 눈이 있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저 국회의원 하면 분명한 정치적 특성이 있어야 하겠지요. 국회의원이 선출직이기 때문에 인기를 무시할 수 없겠습니다만 정치인의 정당선택과 활동은 일반직장인의 직장선택과 이직보다 훨씬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므로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잘못된 선택은 이른바 정치생명을 끝나버리게 하기도 합니다. 한편 정치적신념에 따른 정치행위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합니다. 일반기업에서 중요한 사업전략을 짜고 집행해 나가는 것이 개인의 커리어에 중요한 영향을 주듯, 국회의원들의 정치행위는 그 커리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에도 부패•비리, 선거법 위반, 반인권•민주헌정질서 파괴전력, 경선불복, 철새행태 등의 전력이 있거나 탄핵찬성표를 던진 국회의원(후보)들이 대거 낙선대상자 명단에 들기도 하였습니다. 국회의원의 커리어관리는 국가의 정치, 국민의 실생활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각별히 신중을 거듭해야 할 것입니다. 정당선택, 정당활동을 비롯한 각종 정치행위 및 이를 둘러싼 일상생활에서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정치소비자인 국민 또는 유권자 일반의 정치의식의 상향발전과 더불어 앞으로도 점점 강화되는 커리어관리의 요건이 될 전망입니다.

국회의원이 되는 꿈을 가져본 적 있습니까. 상당히 오래전에는 당시 정치상황이 오늘만큼 좋지도 못했음에도 상당히 국회의원 신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어린이들의 장래희망에도 단골로 등장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국회의원에 대한 선호도가 많이 낮아졌습니다. 지난 3월 18일 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현 국회의원에게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을 주겠느냐’는 질문에 28.94%가 0점을 주겠다고 대답했고 11.92%가 10점을, 10.14%가 50점을 주겠다고 대답했습니다. 특히 ‘장래 희망으로 국회의원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72%가 ‘전혀 되고 싶지 않다’고 대답해 탄핵으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가 초등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린이가 보는 국회의원, 참 날카롭지 않습니까.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께서는 국회의원이 아니고 앞으로 되고 싶은 분도 극히 소수이겠지만 워낙 국회의원 관련된 사회분위기에서 가볍게 훑어 보았습니다. (2004-04-06 13:39:17 작성)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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