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의 잡 카운슬링(counseling)은 학생 독자의 신청으로 대학내일 편집진의 사연 선정에 따라 직접 대면상담을 통해 상담과 코칭을 진행합니다. 아래 기사는 김OO 학생과 저의 상담 장면을 녹취 후 대학내일의 전아론 기자가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서형준 주)


김OO 학생의 Question

한 학기 앞둔 졸업, 전공에 대한 회의가 들지만 제 적성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저는 광운대 화학과에 재학중인 김OO라고 합니다. 졸업까지 한 학기를 남겨두고 있어요. 학점은 3.89 로 낮지는 않지만, 토익은 670 이 전부입니다. 과의 특성상 공모전이나 모임이 활발한 편이 아닌데다가, 대학원 가려고 준비했던터라 주목할만한 활동없이 마지막 학기를 앞두게 되었습니다. 국과수 연구원이 되기를 꿈꾸었지만, 최근들어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연구하는데 중요한 '과학적 호기심'이 제게는 부족한 것 같아요. 이과 전공생인데 수학을 잘 못하고 문과적 성향이 강한 편이거든요. 제가 배운 과학을 가지고 연구직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일하면 어떨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확실치 않아요. 이렇게 계속 고민하고 있으려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서형준 코치의 Answer

현재, 미래의 자신이 선택할 수 있도록

OO씨는 지금 '학과'의 틀에 너무 묶여있는 것 같아요. 대학에서의 4년 공부로 평생직업을 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죠.  
본인이 '이과 전공자 치고는 문과적 성향이 강하다'고 걱정하는데, 사실 기존의 잣대로 자신의 성향이 확연하게 구분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될 것 없습니다. 과거 자신의 모습 속에서 모든 걸 결정하지 마세요. 현재 이후, 그러니까 미래의 자기 자신 속에서 선택을 한다면 앞으로의 모습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택한 후에, 부족한 것은 노력을 통해 이뤄내면 되는 겁니다.
화학을 전공한다고 해서 꼭 이과적이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원래 지식의 원료는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고대의 화학자였던 연금술사는 동시에 철학자의 역할까지 함께 했습니다. 요즘 '통섭'이라는 개념이 떠오르는 것도 그런 이유죠. 기존의 틀을 벗어나서 생각하기 힘들더라도, 한번쯤은 전공이나 배경, 제약조건이 아무 것도 없는 상태라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리스트를 작성해 보세요.  


매일 아침 모닝페이지를 써보세요.

스스로를 알아가기 위한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여행도 좋고, 자기계발 서적을 읽거나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의 강의를 듣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모닝페이지' 쓰기를 추천합니다. 앞으로 매일 아침 모닝페이지를 써 보세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눈뜨자 마자 씻거나 다른 일을 시작하기 전에 책상 앞에 앉으세요. 무의식 중에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들을 꺼내놓는 겁니다. 꿈이야기, 어제 있었던 일, 상상했던 것, 어떤 내용이든지 좋아요. 꼭 글을 써야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림이나 낙서도 괜찮아요. 다만 중요한 것은 매일, 적은 양이라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신에 대한 통찰력을 높이는데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또 글을 쓰는 행위는 사람을 긍정적으로 만들지요. 마음 속에 쌓인 스트레스나 앙금이 배출될 통로가 생기니까요. 일찍 일어나서 뭔가 남들보다 한 가지 더 해놓은 것이 있다는 든든함도 보너스로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천직' 찾아 끝까지 고민하기

OO씨에게 길이 많이 있습니다. 너무 빨리 진로가 결정된 사람은 뭔가 부족한 상태에서 내린 어설픈 결정일 가능성이 큽니다. 자신의 내부나 외부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넘어가면 나중에 더 위험한 일이 됩니다. 그러니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직업에는 세 단계가 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한 생업이 첫 단계, 전문가가 두번 째 단계, 마지막으로 일 자체를 즐기게 되는 천직의 단계가 있죠. 이것은 순차적 단계가 아닙니다. 때문에 마지막 단계를 목표로 진로를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행복에 가까워지는 길이죠. 보통 자기계발 서적들을 보면 '집으로 일을 가지고 가지 말라'고 하는데, 천만에요. 일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집에 가져가서라도 더 하고 싶지 않겠어요? 일이 즐거움이고, 일이 놀이보다 더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보여주고 있어요.
일정한 고민의 시기를 거친다면 어떤 선택을 하든 스스로 책임질 수 있게 됩니다. 대학원에 진학하든, 연구원이 되든, 회사에 취업하든 자기에 대한 고민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끊임없이 머릿 속에 갈등이 있어야, 그것이 성장동력이 되는 겁니다. 다만, 그런 갈등 상황을 OO씨가 즐길 줄 알아야 하는 거죠. ■ (대학내일 522호 2010. 7.12 ~ 7. 18)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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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방송은 취업.창업에 관한 전문 케이블채널입니다. 일자리방송의 <일자리와이드>2부에서는 <실전! 모의면접>을 통해 3명의 지원자를 사전에 선발하여, 실전과 거의 같은 상황 아래서 면접을 진행합니다. 3명의 지원자와 3명의 면접관이 연출없이 실전과 같이 면접을 치릅니다. 면접지원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은 자료입니다. 저는 면접관으로서 참여하고, 전문가로서 실전! 모의면접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해설합니다. <서형준 코치>

일자리방송(www.jcbn.co.kr) 일자리와이드 2부 <면접> (2009. 3. 30. 방송분)
일자리 와이드 2부 <면접>

서형준 / 서형준 커리어 경영연구소 대표



- 면접에서 잘 모르는 질문을 받았을 경우
: 잘 모르거나, 정확히 모르겠다는 점을 솔직하게 시인
: 어느 정도 아는 데 정확히 생각나지 않은 부분이라면, 아는데 까지 최선을 다해 답변

- 면접 TIP <잘 모르겠다고 시인하는 경우>
: ‘최대한 빨리 오늘 중으로 알아놓겠다’ 라든지,
‘꼭 찾아서 알도록 하겠고, 입사 후 면접관님께 말씀드리겠다.’고 하는 등의
적극적인 개선의지를 보여라!

- 너무 긴장해서 대답을 잇지 못한다면?
: 최대한 빨리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당당하게 답변하는 자기 모습을 그리면서 답변하는 것이 좋다!
: 평소 상당한 연습과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당황했을 때 슬기롭게 빠져나오는 연습이 중요!

- 내성적인 사람이 강점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려면?
: 내성적인 사람들이 외향적인 사람들에 비해 통찰력이 놓고 내적으로는 자존감이 강함.
: 자신의 강점을 굳게 믿고 자신 있는 결단력이 필요
: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면접관 앞에서 거침없이 드러내는 노력과 연습 필요.

- 실무역량과 전문지식에 관련한 질문들에 대한 대처
: 최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피력
: 잘 모르는 부분은 빨리 인정하되, 적극적 개선의지 피력이 중요.--> 위의 <잘 모르겠다고 시인하는 경우> 참조.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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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육성에 있어 일을 통한 육성이 가장 좋은 방법임을 모르는 기업은 없다. 그러기에 많은 기업들이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을 잘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일을 통해 육성한다고는 하지만 그 실상은 그저 일을 맡겨두고 방임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근본 원인은 인재 육성에 대해 잘못된 통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재 육성의 책임자는 HR이다', '전문가가 되려면 한 우물을 파야 한다' 등이 그 대표적인 고정 관념이다. 인재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이런 잘못된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재 육성을 가로막는 조직 내의 고정 관념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 목 차 > 
  
Ⅰ. 인재 육성은 일을 통해서 
Ⅱ. 잘못된 고정 관념들과 극복 방안 
Ⅲ. 실행 의지를 보여야 할 때
 
  
  
Ⅰ. 인재 육성은 일을 통해서  
  
 
영어로 전문가를 뜻하는 ‘Expert’란 단어는 라틴어의 ‘시도하다, 실험하다’를 의미하는 ‘Experiri’가 변해서 만들어진 단어이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수 많은 시도와 실험을 통해 얻어지는 지식과 지혜가 필수적이란 얘기다. 이것이 인재 육성에 대해 연구하는 수많은 연구자들이 현장의 업무 수행 과정 속에서의 학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일례로 ‘Deep Smart(역서 명: 비즈니스 내공 9단)’의 저자인 도로시 레오나르드는 “리더의 성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통찰력 있는 지혜로움(Deep Smart)’은 독서나 교육을 통해서는 얻을 수 없다. 오로지 경험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통찰력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는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인데, 이는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 현장에서의 인재 육성이나 리더십 개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일과 경험을 통한 육성을 자사의 리더십 개발과 핵심 인재 육성 방안으로 내세우는 것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시스코사의 경우 자사의 인재 육성의 기본 원칙으로 ‘3E Development Framework’를 내세우고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두 번째 E에 해당하는 경험(Experience)을 통한 육성으로 70%를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세 번째 E에 해당하는 노출(Exposure) 역시 업무 수행 과정 속에서 주어지는 리더의 코칭/멘토링 등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를 놓고 볼 때, 사실상 시스코사의 인재 육성 활동의 90%는 일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그림 1> 참조).   

 
그런데,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듯하다. 일을 통한 육성을 표방하지만, 실제의 모습은 그저 ‘알아서 해라’는 식으로 방임해둔 것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근본 원인은 일을 통한 육성이란 것에 대해 우리가 잘못된 고정 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Ⅱ. 잘못된 고정 관념들과 극복 방안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는 말처럼 일을 통한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인재 육성에 대한 기본 생각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회사 안의 어떤 규정집에도 ‘이렇게 해야만 한다’라고 적혀 있지는 않지만 은연중에 ‘당연히 그래야 한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고정 관념을 깨지 않고서는 일을 통한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이하에서는 우리 기업의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6가지 고정 관념을 하나씩 살펴 본다. 
 
고정 관념 1 : 인재 육성의 책임자는 HR이다  
 
가장 대표적인 고정 관념 중 하나는 인재 육성에 대한 모든 책임을 HR 부서가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연말마다 이루어지는 회사의 성과 리뷰 미팅을 한번 상상해 보라. 의례 나오는 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실패하거나 성과가 저조한 사업에 대한 원인의 하나로 ‘인재가 제대로 육성되지 못해서’라는 것이다. 물론 틀린 분석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이다. 인재를 육성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질책은 자연스럽게 HR 부서로 향한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인재 육성은 더 어려워지고 또 다시 사람이 없어서 사업이 실패했다는 반성이 되풀이될 뿐이다.  
 
예를 들어, 경쟁사보다 앞서서 신기술을 개발해야 하는데 R&D 부문 구성원들의 역량 수준이 부족해서, 즉, 인재가 육성되지 못해서 실패했다고 가정해보자. HR 부서에서 R&D 인재 육성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HR 부서원들이 연구 인력을 대상으로 첨단 기술 동향을 가르칠 수 있을까? 아니면, 눈 앞의 연구 과제를 풀어갈 작은 힌트라도 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사실, HR이 연구 인력 육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나 일을 통한 인재 육성에는 더욱 그러하다. R&D 인재 육성은 R&D 부문의 리더나 선배들의 역할과 책임이 더 크다 하겠다. 비단 R&D 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 있어서 마찬가지다.    
 
인재 육성에 있어서 HR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인재 육성을 위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이에 필요한 제도나 시스템과 같은 외형적인 틀을 짜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인재 육성이 활성화되도록 돕는 것이다. 다시 말해 HR이 인재 육성을 위한 기본 토양을 만든다면, 그 틀 안에서 실질적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책임자는 일선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일선 현장의 리더들이 사람을 키우는데 무관심하면 인재 육성은 이루어질 수 없다. 맥킨지 컨설팅의 2006년 조사 결과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29개 기업의 경영진과 HR 담당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여 도출한 인재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원인의 상위 8개 요인 중 7개 요인이 리더들과 관련된 것이었다(<그림 2> 참조). 비단 일을 통한 육성뿐 아니라, 인재
육성에 있어서 리더들의 역할과 책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기업이 일을 통한 인재 육성에 성공하고자 한다면 일선 리더들이 인재 육성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재를 키우고자 노력하는 리더들이 인정받고 우대되는 조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대개의 경우는 이와는 반대의 모습이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의해 뛰어난 경영 사상가 중 하나로 꼽혔던 데이비드 마이스터는 “많은 경우 사람에게 관심을 쏟는 인재 육성형(People Oriented) 리더들은 성과 지향적(Businesslike)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조직에서 높은 자리로 올라가지 못한다”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이 말처럼 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하는 리더들이 조직에서 살아 남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람을 못 키웠다고 경영진으로부터 야단을 맞는 경우는 없지만, 사업 성과를 못 내면 100% 야단을 맞게 되는 문화에서 누가 사람을 키우는데 신경을 쓰겠는가? 
 
그래서 일부 기업들은 일선 리더들의 인재 육성에 대한 책임감을 제고하기 위한 방법으로 리더들의 성과 평가에 인재 육성 성과를 반영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몬산토사는 리더들의 인센티브 중 50%는 리더 본인의 자기 개발과 팀원의 육성 성과에 의해 지급되도록 하고 있다. 펩시콜라사의 경우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사업 성과와 별개로 육성 성과를 평가하는 ‘이중 평가(Dual Performance Rating)’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평가 결과는 보너스는 물론 기본급 인상에도 반영된다고 한다(<그림 3> 참조).  

 
고정 관념 2 : 인재를 육성할 시스템이 없는 것이 문제다 
 
인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 가운데 하나는 인재 육성 시스템과 제도를 갖추는 것이었다. 이런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중에는 많은 비용을 들여서 도입했지만 유명무실해져 버린 것들도 적지 않은 듯 하다. 다양한 강의실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도 인재 육성을 위해 많이 활용되는 방법이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GE의 육성 담담 임원이었던 노엘 티치 역시 강의실 교육은 대개의 경우 지적 유희(Intellectual Entertainment)에 그칠 뿐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기업들은 하나같이 인재 육성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일을 통한 육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말과 행동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 것처럼 여전히 인재 육성을 논할 때에는 제도와 시스템의 도입이 먼저 언급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제도나 시스템의 도입은 매우 구체적인 것들이기에 눈에 잘 보인다. 예를 들어, ‘올해 CDP(Career Development Plan) 프로젝트를 위해 얼마의 예산이 필요하다’라는 식의 예산 계획을 수립하기도 용이하고, ‘강의실 교육에 몇 명이 참여했다’ 혹은 ‘전 구성원 중 00%가 CDP를 수립했다’ 등으로 성과를 측정하기도 쉽다. 반면, 일을 통한 육성은 계획을 수립하기도 성과를 보여주기도 애매하다. 그렇다 보니, 일을 통한 육성을 위해 노력한다고 해도 경영진으로부터 인정을 받기도 쉽지 않다. 인재 육성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에 시달리는 HR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손쉽게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후계자 육성 계획을 세우는 등의 활동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인재 육성의 핵심은 구성원들의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지식과 노하우를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재 육성 시스템과 제도 또한 이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 되어야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또한 시스템이나 제도만 만들어 놓으면 자연스럽게 인재들이 육성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맥콜 교수도 “멋진 공식적인 시스템이 인재 육성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다.  
 
효과적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선진 기업들이 잘 하는 점도 여기에 있다. 이들 기업은 제도나 시스템에 의존하기보다는 구성원들이 일하는 현장에서 육성 활동을 더욱 강화한다. 일례로 세계적인 컴퓨터 회사인 델의 경우, ‘일하는 중간에 모르는 것이 생기면 10분 이내에, 5~10분 정도의 짧은 교육’을 가장 이상적인 육성 방법론으로 추구하고 있다. ‘10분 이내’를 강조하는 것은 업무를 수행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겨서 답답함을 느끼는 바로 그 순간이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고자 하는 욕구가 가장 높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동사의 글로벌 인재 육성 담당 임원인 존 콘은 이를 ‘On-demand Learning’이라고 부르면서 인재 육성의 핵심은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과정에서의 학습임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동사에는 약 100여 개에 달하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나, 이는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을 보완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고정관념 3 : 전문가가 되려면 한 우물을 파야 한다  
 
흔히 전문가가 되려면 하나의 일을 오래 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한 우물 파기’식의 업무 부여는 숙련도를 높이고 충분한 경험이 쌓인다는 점에서 나름 장점도 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첫째, 업무가 반복될수록 이를 통한 육성 효과는 적어진다는 점이다. 맥콜 교수는 “같은 경험이 반복되면 깊이는 조금 더 생길 지 모르지만, 학습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말한다. 즉, 두 번째 이후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처음 경험보다 적으며, 대개의 학습은 유사한 내용의 복습이라고 한다.   
 
둘째, 한 직무에서만 오랜 경험을 쌓은 경우, 나중에는 다양한 경험이 부족해 폭넓은 사고를 하지 못하게 만들 가능성을 키운다. 따라서 문제가 조금만 복잡하고 변형된 형태로 발생할 경우 실패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특히, 다양한 부서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여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거나, 복잡성이 높은 이슈를 다뤄야 하는 경영진의 자리에 올라가는 경우 이런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셋째, 같은 일만 반복적으로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일에 대한 흥미를 잃기 쉽다. 당연히 일에 대한 몰입도 떨어지고, 업무 수행도  ‘이미 여러 번 해봐서 뻔히 아는 일이다’라는 식으로 대충하게 되기 십상이다. 또한 한 직무에만 너무 오래 근무하다 보면 타성에 젖어 새로운 직무를 기피하는 성향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성향은 직급이 높아갈수록 더 커진다. 사원 대리 시절에야 새로운 업무를 맡아 수행하던 중 문제가 생겨도 책임을 져줄 리더들이 있다. 그러나, 리더급이 된 이후에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새로운 직무로 옮겨가 또 다른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인재들이 조직간 경계를 넘어 새로운 직무를 맡아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게끔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 리더십 개발 전문 기관인 CCL의 앤 모리슨 이사도 "새로운 직무 이동이 제공하는 변화의 폭이 클 수록 인재가 받게 되는 도전의 강도도 증가하고, 도전의 강도가 높을수록 이를 제대로 극복한다면 배우는 것도 많다"고 조언한다.  
 
이런 맥락에서 구성원들이 한 직무에 지나치게 오래 머물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도 일을 통한 육성을 잘하는 기업의 특징 중 하나다. 좋은 예가 바로 제약 회사인 엘리 릴리사다. 이 회사는 일을 통한 육성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적절한 시점에 직무 전환 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직무에 배치된 시점에 상사와 당사자간에 ‘육성 합의서(Developmental Agreement)’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그림 4> 참조). 육성 합의서에 담긴 육성 목표가 달성되면 또 다른 직무로 이동하여 새로운 경험을 통해 육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재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일선 리더들의 저항이다. 우수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 부서의 리더는 인재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리고 타 부문으로부터 인재를 받게 될 리더는 아무리 다른 분야에서 우수한 역량을 발휘했던 인재라 하더라도 이곳에 와서도 우수한 성과를 보여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다. 이런 이유로 인해 인재의 육성을 위한 인재 이동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일부 기업에서는 최고 경영진이나 본사의 HR 부서에서 인재의 이동 배치에 깊이 관여하기도 한다.  
 
미국의 통신 회사인 프로스트사의 사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단초로 음미해 볼 가치가 있다. 프로스트사에는 ‘핵심 인재 중개인(HIPO Broker)’이라는 독특한 직책이 있다. 중개인의 역할은 크게 3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회사 내의 핵심 인재들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향후 육성 포인트를 파악하는 것이다.  
  
둘째, 회사 내에서 인재 육성을 위해 도전적인 업무를 부여할 수 있는 주요 포지션에 공백이 발생하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셋째, 공백이 발생할 주요 포지션에 육성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인재가 배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재들의 잠재성을 파악하는 것이나, 인재별로 적절한 육성 경험을 부여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인재 중개인은 주로 사업 조직과 스탭 조직을 두루 거치면서 20년 이상 동사와 일해온 경력이 있는 상위 HR 임원이 담당한다. 오랜 경험을 통해 주요 포지션의 업무 특성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을뿐더러, 인재의 이동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해 일선 리더들과 원만한 교류 관계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고정 관념 4  : 직무에 맞는 인재 배치가 최고다  
 
일을 통한 육성이 이루어지려면 사람을 배치할 때도 사고의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맥킨지가 6천 여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10%만이 ‘우리 회사는 직무 배치를 사람 육성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경영진이 중요한 자리에는 그 일에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사람을 앉히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설문 결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기업에서 업무를 부여함에 있어서 첫 번째로 고려하는 요인은 ‘누가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즉, 성과를 창출함에 있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단기 성과만을 생각한다면 바람직한 방법일 수도 있지만 인재 육성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성과를 하락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버드 대학의 에드몬슨 교수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지나치게 단기 효율만을 극대화하려는 방식은 잠시 동안은 높은 성과를 가져오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또한 에드몬슨 교수는 일시적인 성과 하락은 장기적인 관점의 성과 향상을 위해서 지불해야 하는 일종의 투자 비용이라고 말한다. 이 말처럼 일을 통한 육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육성 관점의 인재 배치와 더불어 효율 중심의 업무 수행에서 벗어나 학습과 육성 관점에서 일상 업무 수행이 가능한 조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표> 참조). 

 
그렇다고 해서 효율 중심의 접근 방법이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조직 전체 차원에서 본다면 단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인재 배치는 반드시 필요하며, 인재 배치의 80~90%는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인력 이동이 육성 관점에서만 이루어진다면 조직의 장기적인 성공은 커녕 지금 당장의 생존이 위협받을 정도의 성과 하락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단기 효율과 장기적 인재 육성은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전체 중 일정 부분은 육성 관점에서 단기 성과의 하락을 감내하는 인재 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정유회사인 슐룸버그사가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슐룸버그사에는 핵심 인재들의 배치를 2종류로 구분한다. 하나는 대부분의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해당 직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 보유 여부를 중심으로 사람을 배치하는 ‘통상적인 이동(Obvious Move)’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사업부장이 공석이 되면 그 사업부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사람이 사업부장으로 승진하는 경우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인재를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업무에 배치하는 ‘비통상적 이동(Non-Obvious Move)’이다. 공석이 된 A사업부의 리더로 B라는 전혀 생소한 사업부에서만 일해온 사람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동사의 경영진은 비통상적 이동이 장기적으로 보면 회사에 더 적은 비용 부담과 높은 사업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다. 통상적인 이동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육성 비용이나 사업 실패 비용 등이 적게 들어가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얻을 수 있는 육성 효과가 적어 인재들이 충분히 육성되지 않아 추가 육성이나 사업 실패 등으로 인해 더 많은 비용을 써야 된다는 것이다(<그림 5> 참조). 슐룸버그사의 방식은 어찌 보면 너무 위험한 사고 방식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 법도 하다. 그러나, 동사의 HR 임원인 피에르 버무스는 “비통상적 이동은 위험한 것이 아니다. 육성된 인재가 없어서 준비도 되지 않은 사람을 중요한 자리에 아무런 지원 없이 배치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위험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고정 관념 5 : 일을 부여하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육성된다 
 
OECD 국가 중에서 한국 기업들이 가장 오랜 시간 근무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매주 40~50시간 이상씩 죽도록 일하지만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은 잘 되지 못한다고 하니 아이러니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아마도 막연히 일만 오래한다고 해서 능력이 개발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일을 통한 육성에서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얼마나 오래하는가 보다는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가 아닐까? 
 
“연습이 천재를 만든다(Practice makes perfect)라고 하지만, 모든 연습이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플로리다 대학의 에릭슨 교수는 말한다. 단순 반복적인 연습이 아니라 ‘신중한 연습(Deliberate Practice)’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연습을 할 때 이미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신중한 연습은 이와는 달리 자신이 잘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더 나은 방식을 고민하면서 지속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생각하면서 연습하는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혔던 나탄 밀슈타인이 소개한 일화를 보자. 어릴 적에 자신의 스승인 아우어 교수에게 하루에 몇 시간이나 연습해야 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때 스승의 답은 ‘손가락만으로 연습을 한다면 하루 종일 연습해도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머리를 쓰며 고민과 집중이 곁들여진 연습을 하면 하루 2시간이면 족하다’라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이 조언으로 인해 밀슈타인은 평소의 연습 방식을 바꾸게 되었고, 뛰어난 연주자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구성원들이 어떻게 생각하면서 일하게 할 수 있을까? 조직 심리학자인 조지 홀렌백이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도했던 방법이 부족하나마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승진한 경영진을 1년간 관찰하면서 연구진은 매주 다음과 같은 2개의 질문을 던졌다. “지난 주에 어떤 일들을 하셨습니까? 그리고 그 일들로부터 배운 것은 무엇입니까?” 한 동안은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경영진이 없었다고 한다. 바쁜 일상에 치여 지내다 보니,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조차 잘 기억해내지 못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영진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보다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연구 프로젝트가 종료될 시점에 한 경영진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도전적인 성과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하루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이 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라는 생각을 갖게 된 후로부터는 나의 업무로부터 배울 만한 것이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는 나의 부하 직원들에게도 똑같이 2개의 질문을 던짐으로써 그들의 학습을 자극하고 있다. 구성원들 역시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일을 통해 무엇을 배우는지에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학습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바둑의 복기(復碁)와 같은 반성회의 시간을 갖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복기란 한 판의 바둑을 끝낸 후에 처음부터 다시 바둑돌을 놓아보면서 ‘이렇게 두었으면 어땠을까?’를 고민해보는 것이다. 복기는 바둑 서적을 통해 정석이나 묘수를 배우는 것 이상으로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킹스턴 대학의 진 우드웰 교수도 ‘체제적이고 교육적인 목적의 반성회(Institutionalize Disciplined Reflection)’가 이루어질 때 학습의 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반성회의 일환으로 담당했던 업무의 실전 매뉴얼을 만들어보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업무 전반을 되짚어 보고 정리하면서 나름의 체계를 잡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적절한 시점에 그 간의 경험을 통해서 배웠던 것들을 돌아보면서 정리하는 기회를 주는 것은 일을 통한 육성 과정에서 자칫 지쳐버리기 쉬운 인재들에게 일종의 휴식과 재충전의 과정이 될 수가 있다. 우드웰 교수는 "안타깝게도 반성회와 같은 시간을 갖는 것을 장려하는 회사가 별로 없다"고 지적한다. 반성회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구성원들이 업무 수행에서 잠시 벗어나야만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반성회를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보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반성회를 통해서 인재들이 학습할 때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부터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꾸준히 추진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고정 관념 6 : 강한 Challenge만이 인재를 키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일을 통한 육성은 개인이 기존에 접해 보지 못한 새로운 업무를 부여 받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된 초기에는 누구나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혹독한 챌린지만이 인재를 키운다’는 믿음으로 리더들이 강하게 챌린지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육성의 효과를 거두기는 커녕 잠재력 높은 인재들이 좌절감을 느끼거나, 자신을 지원해주지 않는 리더나 조직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된다. 결과적으로 인재는 상처만 받고 조직 성과의 급락이라는 부정적인 결과만 얻을 가능성이 크다. 챌린지도 적절한 상황에 적합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효과적이란 얘기다.  
 
일을 통한 육성이 이루어지게 하려면 새로운 직무를 부여 받은 초기에 부드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실수나 실패를 어느 정도 감싸 안아 주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래야만 일을 하다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일을 통한 육성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에게 어느 정도의 심리적인 안정감이 전제되어야 한다. 심리적인 안정감이 없이 높은 도전적인 업무가 주어지고, 리더의 강한 질책만이 있다고 생각해 보라. 사람들은 일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큰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이 경우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거나 시도를 함으로써 배우기보다는 남들이 해오던 방식을 답습하는 정도에서 그치게 된다. 이에 더하여 남들과의 상대적 비교에도 더 신경을 쓰게 된다. 남들이 못하면 상대적으로 자신이 나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호 학습을 위한 정보 공유나 협동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기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한다는 것이 ‘좋은 게 좋은 것이다’라는 식의 온정주의나 낮은 성과를 용인하는 것은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구성원들은 즐겁게 일을 하기는 하지만, 일에 대한 몰입이 낮아지고 학습 효과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플로리다 대학의 에릭슨 교수도 사람의 속성 상, 자신이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그대로 반복하는 편안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자극은 육성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하고 있다.  

 
Ⅲ. 실행 의지를 보여야 할 때 
  
 
피터 드러커는 “어떤 결정이 실제로 현장에서 실행되지 않는 한, 그것은 의사결정이 아니다. 그것은 기껏해야 좋은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조언했다. 인재 육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이라는 것을 표방하는 것은 기업의 의지이다. 그러나, 이런 의지는 실제 실행으로 옮겨지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모든 기업이 어려운 시기이다. 이런 시기에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일을 통해 육성하자면 다소의 실패는 불가피한 것이란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시기가 일을 통한 인재 육성에 있어서 오히려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어수선할 수 밖에 없는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는 역할, 소비 침체로 적자에 빠진 사업을 되살리는 역할 등 사업이 잘 되고 있는 시기라면 제공할 수 없는 다양한 업무 기회가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도전적인 업무를 통해 단련되는 인재는 미래에 기업의 성공을 이끌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끝> (LGERI, 2009. 3. 2. 한상엽)
  
 
< 참고문헌 > 
  
Acceleration Executive Development, Corporate Leadership Council, 2000 
Developing Executives Through Work Experience, Morgan W. McCall Jr. Human Resource Planning 1988  
Establishing Performance Management as an Organizational Priority, Corporate Leadership Council, 2002 
The Competitive Imperative of Learning, Amy Edmondson, Harvard Business Review 2008. July-August  
The Making of an Expert, Ericsson et al. Harvard Business Review 2007. July-August   
Toward Effective Management of High-potential Employees, Corporate Leadership Council, 2000 
The People Problem in Talent Management, The McKinsey Quarterly, 2006. No. 2.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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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 발현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핵심 요인은 관리자의 리더십이다. 리더들이 일상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이끌어 가는가에 따라 조직의 창의성이 달라진다.  
 
지금은 물론 앞으로는‘창의성 경제(creativity economy)’시대라고들 한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통찰력,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 상상력 등을 바탕으로 남들이 생각지 못한 차별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성이 있어야만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창의성의 원천은 사람이다. 따라서 조직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이 생각하는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창의성 발현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핵심 요인은 관리자들의 리더십이다. 일과 책임을 부여하고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리더들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창의성이 좌우된다.  
 
창의성을 발현시키기 위해서 리더들이 역점을 두어야 할 역할과 조직 관리 포인트에 대해서 정리해 본다.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창의성 발현을 위한 기초는 전체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즉, 아이디어를 짜내고 기존과 다른 해법을 연구하는 ‘생각’이라는 활동을 많이 하게 해야 한다.  
 
● 생각의 업무 부여  
 
구성원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에 있어, 머리를 쓰게 하는 일을 많이 부여해야 한다. 단순 반복적이고 부가가치가 낮은 잡무에 시달리게 해서는 안 된다. 60년 전에 변두리의 작은 방직기 제조 회사로 출발하여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도약한 도요타의 성공 비결은 제조 현장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개선 활동(Kaizen)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의 근본 동인은 현장 직원들이 설비에 종속되어 기계적으로 일하지 않고, 더 나은 품질, 더 효율적인 제조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하게 하는 것에 있다. 도요타의 일하는 방식은 단순히 일을 많이 하는‘워크 하드(work hard)’라기 보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씽크 하드(think hard)’ 문화에 가깝다. 이러한 ‘씽크 하드’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리더들이 구성원들의 잡무를 줄여주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일을 발굴하여 배분하는 창의적인 ‘직무 디자이너(job designer)’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 생각의 시간 부여 
 
구성원들이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 생각할 여유와 시간을 갖게 하는 것도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업무 시간의 15%는 회사의 정규 업무를 벗어난 다른 일에 쓰도록 하는 3M의 15% 원칙이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 창의적인 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구글에도 이와 비슷한 근무 원칙이 있다.  
 
‘70:20:10’이라는 것이다. 이는 70%는 회사가 부여한 업무에 시간을 쓰고, 20%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에, 나머지 10%는 명상이나 아이디어 구상과 같은 생각하는 일에 쓰라는 지침이다. 3M이나 구글과 같은 기업의 공통점은 매우 창의적인 혁신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창의적인 문화를 갖게 된 배경에는 이렇게 구성원들의 생각 기능을 작동시키는 근무 환경이 자리잡고 있다.  
 
● 폐기 학습의 장려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다른 각도에서 생각을 하게 하는 발상의 전환을 촉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상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지식이나 과거 성공 체험에 따른 고정 관념을 버리려는 ‘폐기 학습(unlearning)’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회사에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는 업무 매뉴얼이 있다고 하자. 그 업무 매뉴얼은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을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매뉴얼 대로 따라 하면 편하게 일할 수 있을지 몰라도, 발전은 없다. 즉, 창의성이 나오기 어렵다. 제로 베이스에서 생각하고, 과감히 버리거나 수정할 필요가 있다. 어느 대기업의 마케팅 담당 임원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시장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매번 동일한 양식으로 숫자만 달리해서 제출되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살펴봤더니 시장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매뉴얼이 있고,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습니다. 분석하는 방식이 같으니, 결과도 비슷하고, 시장을 공략할 새로운 아이디어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존 매뉴얼이나 보고서 양식을 다 잊고 제로 베이스에서 접근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직원들이 매우 힘들어 했지만, 훨씬 더 많이 생각을 하게 되고, 보고서의 질도 좋아지더군요……”.   
 
● 건설적 위기 조성 
 
발상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또 하나의 포인트는 구성원들이 위기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기존의 방법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위기 상황에 직면하여 치열하게 해법을 고민할 때,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후지츠의 고바야시 전 회장은 “편안한 상태에서 긴장감이 없으면, 창의적인 지혜가 나오기 어렵다. 지혜는 벼랑 끝에 매달려 살아남기 위해 전력 투구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하였다. 좀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아폴로 13호’의 귀환 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공기 정화기 고장으로 우주선 내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비행사들이 질식할 위기가 생겼다. 지상의 관제 센터에서는 기술자들을 불러 모아 우주선에 있는 깔때기, 테이프, 호스 등을 이용하여 공기 정화기를 만들어 낼 것을 요구한다. 몇 시간의 고민 끝에 볼품은 없지만, 공기 정화기가 만들어졌다. 우주 비행사들은 지상의 기술자들이 알려주는 대로 작업을 하여 임시 공기 정화기를 만들어 위기를 벗어난다. 소중한 우주 비행사들을 잃게 된다는 위기의식이 잡동사니들을 모아서 공기 정화기를 만들어내는 평소와는 다른 창의성을 불러오는 계기가 된 것이다.   
 
위기의식은 통상 시장 환경의 어려움이나 성과 저하에 봉착할 경우에 생긴다. 그러나, 리더가 달성하기 힘든 매우 높은 목표를 부여하여 의도적으로 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 이를 ‘건설적 위기(constructive crisis)’라 한다. 달성하기 힘든 높은 목표는 기존과 다른 창의적인 방법을 찾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구성원 창의성을 촉진하는 리더 행동

 
 한 실험 결과를 보자. 나란히 늘어선 7명의 실험 대상자들에게 오렌지 한 개를 주고 7명 모두의 손을 거쳐 가장 빨리 왕복해 전달하라고 요구하였다. 처음에는 한 사람씩 전달하는 방법으로 7~9초 정도가 걸렸다. 그런데, ‘1초 안에 성공시키라’는 목표를 부여하자, 모두 서로 손을 연결한 상태에서 오렌지를 굴리는 방법을 생각해 내어 1초 안에 끝냈다고 한다.
 
생각을 표출하게 한다  
 
구성원이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것과 더불어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말하고, 제안하도록 하는 열린 커뮤니케이션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더라도 밖으로 표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 토론과 대화 유도 
 
개인의 생각을 표출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수단은 치열한 토론과 대화가 있는 회의 문화다. 토론과 대화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이자, 각 개인의 다양한 생각들이 충돌하고 융합되어 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창출되는 상호작용의 과정이기도 하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티맥스소프트사의 사장은 국내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매서운 질문과 논리적 대응, 재공격으로 이어지는 열정적 토론이야말로 창의력 개발의 원천”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직위를 떠나 다양한 생각을 밀도 있게 교환하는 토론과 대화의 장이 없으면, 구성원들이 아이디어가 있어도 말하지 않는 ‘침묵하는 조직’이 된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짐 콜린스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내는 일류 기업들은 임직원 간에 치열한 논쟁과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매우 시끄럽고, 진실이 들리는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 질문과 경청 
 
직위를 떠난 건강한 토론과 개방된 대화가 이루어지려면, 다른 무엇보다도 상사가 부하들에게 지시하거나 자기 생각을 말하기보다는 질문을 많이 던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일방적인 지시나 훈계는 부하들의 손발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머리를 쓰게 하지는 못한다. 반대로 당면한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질문은 해답을 찾기 위한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 여기에 질문에 대한 구성원들의 대답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이 덧붙여진다면 금상첨화다. 다소 엉뚱한 이야기, 상사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더라도 들어주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래야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말을 하고,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다. 상사가 부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경청의 인내심이 부족하고,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독선적 성향이 강하면, 부하들은 입을 닫게 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않고 상사의 눈치만 살피게 된다.  
 
일류 기업들의 조직 문화적 특징 중 하나는 경영의 이슈와 해법을 놓고 심도 있게 논의하는 토론 문화가 강하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경청을 잘 하는 상사가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생각의 실행을 지원한다 
 
구성원들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를 밖으로 끄집어낸 다음에는, 그 중 가치 있는 것들을 선별하여 실행으로 옮기게 하는 아이디어의 실행을 촉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 판단  
 
구성원들이 발의한 아이디어가 실행에 옮겨지기 위한 첫 단추는 조직과 상사로부터 아이디어가 의미가 있는 것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리더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당장 눈앞의 성과에 집착하는 단기 성과 중심의 경영 마인드를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들이 단기 성과를 우선하면, 미래의 잠재 가치가 크더라도 당장에 효익이 기대되지 않는 아이디어들은 경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구성원들이 애써 발의한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사장되고, 결과적으로 구성원들의 창의성 발현의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떤 아이디어의 가치 판단시, 리더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지향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3M의 경우 구성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 상품이 단기적으로 시장 수요에 부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버리지 않고 일단 중장기 연구 아이템으로 등록시켜 놓고 시간이 흐른 뒤 다시 검토한다고 한다.    
 
● 실험 학습의 장려 
 
구성원들로 하여금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과감히 실험해 보게 하는 것도 중요한 창의성 촉진 요인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일수록 리스크가 있고, 불확실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직접 실험해 보고 배우면서 발전시켜 나가는, 소위 ‘실험에 의한 학습(learning by experiment)’을 장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공하는 기업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이라는 책을 보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장수 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로 실험 정신을 꼽고 있다. 장수 기업들은 ‘많은 것을 시도해 보고 그 중 잘 되는 것에 집중한다’는 실험 학습의 문화가 강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전에 치밀하게 짜여진 전략 계획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들을 일단 실행으로 옮겨 보고 그 중 잘 되는 것은 계속 발전시키고 그렇지 못한 것은 버리는 실험 학습이 장수 기업의 성공 비결인 것이다.  
 
세계적인 히트 상품들이 나오는 배경에는 어떤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믿고 실행으로 옮기도록 하는 리더들의 기업가적 실험 정신이 자리잡고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3M의 경우가 그렇다. 예컨대, 맥나이트, 리처드 칼턴 등 3M의 역대 CEO들은, “한 번 해보게 하라, 그것도 지금 당장!”, “무엇인가 시도하지 않는다면 우연히라도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라”라고 말하면서, 아이디어의 실험을 적극 지원하였다고 한다. 방수용 사포, 스카치 테이프, 포스트 잇 등 3M이 창출한 수 많은 세계적 히트 상품들은 모두 다 이러한 실험 학습의 결과로 나온 것이다. ‘Wii’ 등 독창적인 상품으로 게임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닌텐도도 마찬가지다. 닌텐도의 전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창의성, 차별화를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독보적인 회사가 되는 데 힘써라. 회사를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기 위한 뭔가를 창조하는 데 필요한 예산은 얼마든지 써라.”
 
● 창의적 실패의 수용과 격려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해 보고 발전시켜가도록 하려면, 그에 필요한 시간과 자금 등 물질적 지원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과거 실패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예컨대, R&D 경우, 신제품 개발에 실패한 기술자들에게 그 경험을 살려 새로운 제품 개발에 도전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소니는 1980년대 후반에 ‘NEWS’라는 워크스테이션을 개발하였으나, 시장에서 실패했다. 그러나 소니의 경영진은 개발에 참여했던 기술자들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재도전의 기회를 주었다. 이들이 제품 개발 과정에서 학습한 기술적 경험과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을 중시한 것이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이 바로 세계적으로 히트한‘VAIO’노트북 컴퓨터였다.  
 
역사를 돌이켜봐도 강성한 나라에는 패자 부활의 기회가 주어지는 풍토가 있었다. 고대 로마 제국이 그렇다. 초창기 로마가 제국으로 가는 패권을 쥐는 과정에는 북아프리카의 강자 카르타고와 국운을 건 치열한 전쟁(포에니 전쟁)이 있었다. 승리한 로마와 패망한 카르타고 간에는 상벌 관행에 있어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었다고 한다. 카르타고는 전쟁에 패한 장수를 사형시키는 등 강력한 벌을 준 반면, 로마는 패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다. 예컨대, 카르타고 군대를 격파하고 최종 승리를 쟁취한 로마군의 지휘자는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라는 장군이었는데, 그는 과거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에 침입한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에게 뼈아픈 패배를 경험한 사람이었다.    
 
창의적인 실패를 한 사람에게 상을 주고, 실패는 없으나 도전하지 않는 복지부동형 사람들에게 벌을 주는 역발상적인 상벌 관행의 정착도 필요하다. 예컨대, BMW의 경우, 구성원들이 실패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도록 하는 의미에서, ‘이 달의 가장 창의적인 실수상’과 같은 이색적인 포상 제도를 운영한 적도 있다고 한다.  
 
상사가 더 많이 생각해야   
 
앞서 언급한 것들은 구성원들에 대한 촉진자, 지원자로서 역할 즉, 다른 사람을 이끄는 ‘Lead Others’ 측면에서 요구되는 창의성 촉진 요인이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상사가 솔선수범하는 ‘Lead Self’ 측면에서 행동이다. 이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상사 본인 스스로가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 공부하고 연구하는 상사 
 
세계적인 기업 리더들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로, 리더 본인 스스로가 부하 직원들보다 휠씬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일주일에 평균 70시간 이상 일하는 일 벌레이자, 스스로 생각하고 연구하는 ‘공부 벌레’라고 한다. 일년에 두 번씩, 일주일간 혼자서 멀리 떨어진 외딴 곳에 가서 전 세계 직원들이 작성한 보고서와 제안서를 읽고,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고 해법을 연구하는 ‘생각 주간(Think Week)’을 갖는 것이 대표적인 활동이다. 임원들도 마찬가지다. 사전에 연구할 주제를 제출한 후, 1주일 동안 생각한 결과를 보고하고 평가 받는다고 한다.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 역시 공부하는 리더다. 그는 일주일에 약 40여 개의 경영 관련 논문이나 잡지를 읽고, 1년에 약 70권의 책을 읽는 독서광이라고 한다. 머크의 전 CEO 로이 바젤로스도 주말 등 과외 시간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의학 관련 저널이나 책을 읽는데 할애하고, 구성원들과 토론을 통한 아이디어 교환을 즐겼다고 한다.  
 
이렇게 리더가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발상을 전환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특히, 리더 본인의 학습 노력은 부하 직원들이 발의하는 아이디어의 가치를 간파할 수 있는 능력 즉, ‘흡수 능력(absorptive capacity)’을 키우는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흡수 능력이란, 어떤 아이디어나 정보에 잠재된 가치를 간파하고 이를 비즈니스 성과 창출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리더의 흡수 능력이 부족하면, 구성원들이 아무리 창의적인 혁신 아이디어나 지식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될 수밖에 없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항상 어딘가 어색하고 불확실해 보이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가 아이디어의 숨어 있는 잠재 가치를 간파하는 안목이 있어야 창의성이 꽃을 피울 수 있다.
 
흡수 능력은 리더가 과거의 성공 체험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습득하는 강도 높은 학습 노력을 통해 키워진다. 부하 직원 이상으로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리더가 되어야 할 것이다. 스탭 등 부하 직원들이 제시하는 보고서에 의존하는 리더는 창의성을 잘 이끌어낼 수 없다. 스스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Thinking Leader’가 되어야 할 것이다.  <끝> (LGERI, 2008. 4. 7. 이춘근)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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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성공 비결은 사람 관리에 있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경영 현실에서 성숙한 인간 관계와 내면의 성찰을 기반으로 구성원들을 대하는 인격적 리더가 주목 받고 있다. 성공하는 리더의 ‘인격’에 대해 살펴 본다. 
 
작년 국내 출판업계에서는 유난히 인간 생활의 근본적 가치와 덕목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한다. ‘배려’, ‘경청’, ‘몰입’ 등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들을 보면 기존의 성공학이나 리더십 서적에서 전통적으로 강조되어 온 전문성, 카리스마, 실력 등은 다루지 않고 있다. 반면 성숙한 인간 관계와 내면의 성찰을 기반으로 구성원들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말하고 있다. 각박해지는 경영의 현실 속에서 성숙한 인간 관계와 인간미를 추구하는 추세가 커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리더, 인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경영학자 톰 피터스(Tom Peters)와 로버트 워터만(Robert Waterman)은 그들의 저서 「초우량 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에서 성공하는 조직의 특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한 바 있다. “조직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토대는 사람이다. 이는 가장 당연하면서도 외면되어 왔던 사실이다. 구성원들이 일과 조직에 열정을 가지고 몰입하면서 자발적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조직이 성공할 수 있다.” 바로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관리하는가에 조직 성공의 근본이 있음을 강조한 것이라 하겠다.
 
조직의 성공 비결이 사람 관리에 있다면 리더의 성공 비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리더는 구성원들과 몸을 부대끼며 조직을 이끌어가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리더가 구성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구성원들의 사고와 행동을 좌우한다. 또한 구성원들의 자발적 헌신과 열정은 리더가 구성원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에 달려있다.  
 
리더의 성공, 인격이 좌우한다 
 
「인격의 힘(A Question of Character)」의 저자인 론 시몬스(Ron P. Simmons)는 수많은 기업의 리더들과 인터뷰한 후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리더십에 대한 토론은 대개 능력과 경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결국은 한 개인의 인격과 성실성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얼마 전 한 취업 전문 업체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4명이 존경 받는 상사의 요건으로 ‘인격’을 꼽았다고 한다. 훌륭한 인격을 가진 리더는 통제와 지시 없이도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헌신하게 만든다. 오랫동안 좋은 인재를 잃지 않는 리더의 힘은 실력이나 카리스마가 아니라 바로 훌륭한 인품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3.0세대 CEO가 주목 받고 있다 한다. 작년 뉴욕타임즈(NYT)기사에 따르면, 90년대가 사업적 안목과 강력한 추진력을 기반으로 사업을 일구는 1.0세대 CEO의 세대였다면 2000년대 중반까지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구조조정을 능숙히 하는 2.0세대 CEO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향후에는 재즈 밴드처럼 부드럽게 기능하는 팀을 잘 구축할 수 있는 3.0세대 CEO가 주목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건강한 조직에는 반드시 훌륭한 인격의 리더가 있고 결국 그러한 조직은 성공을 지속할 확률이 높다. 이제는 전략적 통찰력과 카리스마보다 구성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인격적 소양이 리더가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격의 중요성, 불변의 진리 
 
인격의 중요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강조해왔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The Seven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의 저자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 박사는 표면적으로 쉽게 드러나는 성격(Personality)보다는 오랜 노력과 심신의 단련으로 성취되는 성품(Character)이 훨씬 더 중요하고 값진 것이라 말한다(<표> 참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는 말로 유명한 사무엘 스마일스(Samuel Smiles) 역시 저서 「인격론(Character)」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천재성이 아니라 훌륭한 인격이다. 천재성은 감탄을 자아낼 뿐이지만 인격은 끊임없는 존경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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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막론하고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한결같이 훌륭한 인격이 자리잡고 있다. 한낱 농부 출신이었던 유방이 천부적인 장수였던 항우를 제치고 천하를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주변의 인재들을 신뢰하고 포용함으로써 그들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만들었던 훌륭한 인품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전국시대 문무를 겸비한 무사 출신 미쓰히데는 타인의 결점을 먼저 보는 반면 짚신장수 출신의 히데요시는 다른 사람의 장점을 보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결국 훌륭한 인품을 지닌 히데요시는 그의 인품을 보고 몰려든 인재들 덕분에 노부나가의 뒤를 이어 일본 전국시대의 패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훌륭한 인격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성공하는 리더들 역시 끊임없이 스스로를 단련하는 노력과 좋은 습관을 통해 훌륭한 인품을 배양해왔음을 알 수 있다. 링컨 대통령은 젊었을 때 남을 비판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는 이러한 단점을 고치기 위해 자신이 감정이 격해있는 상황에서 쓴 편지는 반드시 며칠 간 서랍에 보관한 후 다시 읽어보고 고치고 나서야 부치는 습관을 들였다고 한다.  
 
리더의 인격을 위한 요소 
 
리더십의 권위자인 스티븐 코비 박사는 인격 단련과 관련하여 내적 성품 중심의 덕목을 제시한다(<표> 참조). 그 가운데 특히 조직의 리더로서 주목해야 할 주요 덕목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1.배려 
 
리더로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인격적 덕목은 ‘배려’이다. 배려는 한 마디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며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영국의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 전 수상이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에서 승리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250여 명의 전사자 가족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고 한다. 여름 휴가도 반납하고 밤을 새워가며 전사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쓰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또는 부인이나 누나의 마음으로 눈물을 흘려가며 한 통씩 진심을 담아 편지를 썼다고 한다. 대처가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리더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인쇄된 편지에 서명만 해도 충분하다는 참모의 권유도 뿌리친 진실된 마음의 배려였던 것이다.  
 
GE의 잭 웰치는 퇴임을 앞두고 가진 한 인터뷰에서 “회사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못 갖춘 직원을 해고한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내가 잔인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나는 회사와 가치관이 다른 직원들에게 빨리 본인에게 맞는 회사를 찾거나 능력을 개발하도록 알려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문제없다는 이유로 그냥 적당히 지내도록 하다가 중년이 훨씬 넘어가서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해고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잔인한 짓입니다” 라고 말했다. 무자비한 구조조정으로 ‘중성자탄’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웰치였지만 깊이 들여다 보면 인간의 가치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존중에 바탕을 둔 배려가 있었던 것이다.  
  
2.정직 
 
정직한 리더는 존경을 받을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성실하게 일하도록 만든다. 반면 도덕성에 문제가 있을 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성공하는 리더가 되기 힘들다. 미국의 리처드 닉슨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큰 지지를 얻었고 재선에서는 60%라는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지지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워터 게이트 불법 도청 사건에 대한 은폐 시도로 결국 1974년 퇴진할 수밖에 없었다. 1996년 미국의 역사학자 36명이 역대 대통령의 업적에 대해 순위 조사했을 때 닉슨은 꼴찌를 기록했다. 리더로서 아무리 많은 업적이 있더라도 단 한번의 도덕성 상실로 물거품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벤처기업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씨는 “벤처기업의 핵심 포인트는 아이템이 아니라 벤처기업인의 사람 됨됨이이다. 정직과 성실을 바탕으로 노력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정직한 리더는 부당한 편법을 쓰지 않고 실력을 통해 정정당당히 경쟁한다. 조직의 성공이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되려면 도덕성에 기반한 리더의 경영 철학이 매우 중요한 요건이 된다.
 
3.절제 
 
성공하는 리더라면 권위를 내려 놓고 감정을 절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코넬대학의 케네스 블랜차드(Kenneth Blanchard) 교수는 저서인「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Whale done)」에서 일을 맡기고 어떻게 하나 팔짱을 끼고 지켜보다가 그 동안 발견한 실수와 허점을 지적하는 관리 방식을 ‘뒤통수치기’ 라고 정의한다. 진정한 리더로 성공하려면 뒤통수치기 방식을 버려야 한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 팀원과 함께 고민하면서도 자율성을 해치지 않고 책임감을 공유하되 적절한 임파워먼트를 해주는 고도의 절제 기술이 필요하다.
 
부정 회계 사건으로 사라진 엔론이나 월드콤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절제하지 못하는 리더는 개인 뿐만 아니라 회사와 구성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준다. “리더 혼자 힘으로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어떤 리더라도 혼자 회사를 망하게 할 수는 있다”는 짐 콜린즈(Jim Colllins)의 말이 그대로 들어 맞는 경우라 하겠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경영컨설팅 기업인 테이블 그룹(The Table Group)을 운영하는 패트릭 렌시오니(Patrick M. Lencioni) 회장은 CEO가 빠지기 쉬운 5가지 유혹의 하나로 회사의 실적보다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는 데 집착하는 것을 지적한다. CEO가 소위 ‘이름병’에 걸리면 그 기업은 반짝할 순 있어도 결국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4.겸손 
 
겸손은 스스로 부족함을 인식하고 항상 배우고 더 나아지려는 자세라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국내 한 경영연구소에서 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성공 요인을 한자성어로 적어보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이 ‘순망치한(脣亡齒寒)’이었다고 한다. 성공은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주변의 여러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의미였다. 이러한 결과는 오히려 성공한 리더의 겸손함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이 다시 평범한 기업 또는 그 이하로 전락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경영자의 자만을 들고 있다. 아무리 기업을 성공시킨 리더라도 스스로 위대하다고 자만하는 순간이 개인적인 실패와 기업 추락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짐 콜린스는 리더십의 최고 수준인 ‘5단계 리더십(Level 5 Leadership)’은 사업가적 의지와 인간적인 겸손함이 결합될 때 가능하며 이를 통해 진정한 위대함이 창출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링컨 대통령은 남북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게티즈버그 전투에서 마이드 장군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존경하는 마이드 장군! 이 작전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모두 당신의 공로입니다. 그러나 만약 실패한다면 그 책임은 내게 있으며 장군은 모든 것이 링컨 대통령의 명령이었다고 말하십시오. 그리고 이 편지를 모두에게 공개하십시오!” 책임은 자신이 지고 영광은 부하에게 돌리는 겸손한 리더 링컨의 인격이 잘 드러난다 하겠다.
 
5.용기 
 
용기 역시 다양한 상황을 접하는 조직의 리더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이다. 예를 들어 당장의 이익이나 주위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신념을 굽히지 않는 용기, 부당한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 부하의 장점을 인정하고 배울 수 있는 용기 등이 그것이다.  
 
1982년 미국 시카고에서는 독극물이 들어 있는 타이레놀을 복용한 7명의 시민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존슨앤존슨의 제임스 버크(James E. Burke) 회장은 기업 존폐의 위기에 서 ‘타이레놀’을 더 이상 브랜드명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컨설팅 회사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동일 브랜드의 새 제품을 출시하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품 전량을 수거하고 처리 과정을 공개하면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당당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회사는 빠른 시일 내 이전보다 더 좋은 성과와 기업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리더의 인격, 조직 차원에서 바라볼 때이다 
 
인격은 본질적으로 개인의 문제이다. 그러나 조직을 책임지는 리더의 인격은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조직 차원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 실제로 많은 미국 기업들은 기업의 성과가 사업적 요소만큼이나 인간적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유명 MBA 스쿨들이 앞다투어 CEO 등 리더급을 대상으로 문학과 역사 과목들로 구성된 인문학적 교양 과정을 개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적인 금융 기업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까다로운 인재 채용 방식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뉴욕 본사와 해외 지사를 오가며 20회 이상 면접을 진행하는 이유는 지식과 재능뿐만 아니라 지원자의 도덕성이나 윤리관 등 사람됨됨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문(文), 사(史), 철(哲)로 대표되는 인문학을 경영의 토대로 삼는 ‘인문경영’이 관심을 끌고 있다. 매일마다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치열한 비즈니스의 전장일수록 오히려 사람간 관계와 삶의 근본적인 원리에 대한 이해가 생존의 기본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기업 환경이 아무리 복잡해져도 결국 기업 운영의 주체와 객체는 모두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때이다.
(LGERI, 2008. 2. 18. 강진구)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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