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단계별로 지위와 역할에 맞는 역량들이 있다. 단계별 필요 역량들을 개발시키지 못한다면 조직에서 도태될 수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경력 단계에 맞는 역량을 배양하고, 이를 토대로 다음 단계로의 비약적인 도약이 가능한 계단형 인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인재를 가려내고 보상, 육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성과 관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이 성과 관리 시스템의 출발점은 각 개인의 역량 평가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역량 평가는 조직 구성원이라면 모두 갖춰야 할 공통 역량과 직급 또는 경력 단계별 역량으로 구성된다. 조직에서 인정받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공통 역량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위와 역할에 맞는 필요 역량과 수준을 파악하고 개발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인간의 생애를 여러 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 특징을 정의하듯, 개인의 경력 개발 측면도 크게 네 단계, 즉 경력 초기(배양기), 경력 중기(성장기), 경력 후기(성숙기), 경력 말기(완성기)로 구분할 수 있고 각 단계별 필요 역량들을 정의할 수 있다(<그림 1> 참조).   
 

만약 단계별 필요 역량들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다음 단계로의 도약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조직에서 도태될 가능성도 있다. 직장인들이 일종의 ‘피터팬 증후군(동화의 주인공 피터 팬처럼 나이에 맞는 역할을 습득하지 못하고 현재 상황에 주저앉으려는 심리, 일명 어른아이)’을 겪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자격 팀장’처럼 팀장으로 승진한 이후에도 여전히 팀원의 시각으로 조직을 바라보고 행동하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 팀장으로써 갖춰야 할 리더십 역량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과는 뒤쳐지지 않으나 승진에서 자주 누락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현재 지위에 맞는 역량을 충분히 보유하지 못했거나 상위 직급에 필요한 잠재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열한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고 조직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경력 단계에 맞는 역량을 배양하고, 이를 토대로 다음 단계로의 발전이 가능한 계단형 인재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계단형 인재가 되기 위해 경력 단계별로 필요한 핵심 역량들과 개발 포인트들을 짚어 본다. 
  
1.경력 초기(배양기) : 조기 전력화 모색 

  
흔히들 ‘취업은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이라고 한다. 학교 우등생이 반드시 직장 우등생이 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각오와 마음자세로 직장 생활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다. 신입사원이라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업에 성공했다는 기쁨은 잠시 접어두고 조직에서 인정 받고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조기 전력화를 모색해야 한다. 
  
조급증을 버리고 기본기부터 다져라  
 
신입사원은 능력보다는 태도가 중요하게 평가 받는 시기이다. 조직에서 빨리 인정 받으려고 서두르기 보다는 열정과 흡수 능력을 키워 업무의 내용을 파악하고 조직의 DNA를 빨리 체화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러나, 간혹 직장 생활을 ‘마라톤’이 아닌 ‘단거리 경주’처럼 여기는 초보 직장인들이 있다. 의욕이 앞서고 조직에서 빨리 성장하려는 욕심 때문에 한계단 한계단 꾸준히 역량을 축적해 나가는 과정을 간과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실력이 계단의 형태로 향상된다는 점을 모르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조직에 대해 쉽게 실망하고 슬럼프를 경험하기도 하며 심지어는 쉽사리 이직을 결심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신입사원 이직률이 높은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나의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한다. 내 정도의 실력이라면 다른 회사에서 지금 연봉의 2배 정도는 받아야 하는데!’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선배 사원들이 운이나 쉬운 방법으로 승진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지위에 맞는 역량을 높이 평가 받았기 때문에 그 위치에 올라갔다는 점을 상기해 보자. 그렇기 때문에 입사 초기에는 조급증을 버리고 기본기부터 닦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부서에서 수행하는 업무의 종류를 파악하여 도식화해 보고, 각 업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지 이해하자. 조직의 전반적인 분위기, 동료들의 특징들을 파악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이다. 조직에 쉽게 적응하고 동료들과의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이 모든 일에 열정이라는 요소를 빠뜨려서는 안 된다. 이 시기에 쌓인 열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직급이 올라갈수록 조직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귀한 재산이 되기 때문이다. 
  
현실 감각을 키워라 
 
인사 담당자나 부서장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한 이후에 갖는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신입사원들이 이론적인 측면은 많이 알고 있지만 현실 감각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학 교육이 기업 현장의 요구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학생들 스스로 현장을 경험하지 못하고 책상에만 앉아 생각하는 것에 익숙한 탓이 더 크다. 따라서 입사 초기에는 이상과 이론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현장과 조직의 생리를 빨리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예를 들어, 아무리 이론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제도나 시스템을 기획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들이 더러 있다. 조직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서 기획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려면 신입사원 때부터 어떤 제도를 기획할 때 현실의 적용 가능성을 항상 따져보고 실제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미리 점검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구성원들을 만나 의견 수렴도 해 보고 개선 방안들을 고민해 볼 때, 이론적으로 완벽한 제도가 아니라 실행상 완벽한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2. 경력 중기(성장기) : 생존 지수의 향상
 
  
대리, 과장들을 회사의 꽃이라 부른다. 이들은 어느 정도 직장 생활에 대한 감을 익히고 실무를 주도하는 실질적인 회사의 중심 세력들이기 때문이다. 사회 초년생의 티를 벗는 동시에 한 단계 자신의 지위를 업그레이드시켜 장수하는 직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이 때 생존 지수를 높여야 한다. 
 
나를 대표할 만한 키워드를 만들어라 
 
보편적으로 입사 4~5년 후 경력 중기(성장기)에 접어들면 상당수 직장인들이 향후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우직하게 한 직장에서 인생의 승부를 걸어볼지, 아니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대우를 받고 다른 직장으로 옮길 것인지. 이들은 시장에서의 몸값도 높아져 경쟁사와 헤드헌터들의 스카우트 표적이 되기도 한다.  
 
이직을 선택하던 현 직장에 남아있던 경력 중기에 접어든 직장인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자신을 대표할 만한 키워드, 즉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다.  
 
이 단계가 되면 직장인들은 조직에서 실무 담당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기 완결적인 업무 수행 능력을 보여야 한다. 조직도 더 이상 이들을 사회 초년생으로 바라보지 않고, 본격적인 실력 발휘를 통해 성과를 창출해야 할 핵심 인력으로 바라본다. 따라서 ‘기획 업무=김 대리’라는 식의 공식이 상사의 머리 속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자기만의 전문 영역을 구축하고 꾸준히 경험과 실력을 쌓아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일을 통한 학습이 전문성 강화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담당 분야의 프로젝트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창의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하라 
 
창의성이 경력 단계에 따라 중요도가 다를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경력 성장기에 있는 직장인들에게 더 중요해 보인다. 이 때가 도전과 실패를 용인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자, 남들과 차별화된 인재로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의 경력 기간 동안 상당한 업무 지식과 실력을 축적했기 때문에 창의성 발현을 위한 기본적인 토대도 갖춰져 있는 시기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들이 경력 성장기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향후 핵심 인재로 키워나갈지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기존의 방식, 아이디어로는 조직에서 인정받기 힘들 터. “창의적인 인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는 발명왕 에디슨의 말처럼, 자신의 틀을 과감히 깨고 새로운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시도해 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안 되는 이유를 찾기보다는 역발상을 통해 숨겨진 해답을 찾아가는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자기 업무 영역에 대한 새로운 지식들을 학습하고, 변화나 트렌드를 눈여겨 보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일수록 수 많은 정보의 ‘서랍’을 갖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 보자. 예를 들어,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다면 경쟁사의 마케팅 포인트는 무엇이며, 소비자의 니즈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현재의 유통 채널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해야 한다. 이런 정보들의 조합이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초석이 될 것이다. 
  
3. 경력 후기(성숙기) : 리더십의 극대화
 
  
‘직장에서 별을 단다’라는 것은 임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임원은 직장인들이 꿈 꾸는 자리이다.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리더십’이라 하겠다.  
  
가치 있는 일을 만들어 주어라 
 
경력 후기는 임원이 되기 바로 전 단계로 조직에서 리더십을 시험 받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리더십은 우수한 팀을 만들고 유지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팀의 수행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리더십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성과와 직결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행동과학자 프레드릭 허츠버그(Frederick Herzberg)도 “리더가 훌륭하게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면, 이들에게 가치 있는 일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치 있는 일이란 자료 정리 등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역할과 지위에 적합한 일, 그리고 자신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일들을 의미한다.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구성원들의 능력 수준을 파악하고 이들이 원하는 일들이 무엇인지 이해하자. 리더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업무를 배분해야 할 것이다. 
  
헬리콥터 뷰를 가져라 
 
눈 높이가 달라지면 시야의 폭도 달라지는 법. 경력 후반기에 다다를수록 리더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단기와 중장기, 개인과 조직의 입장에 대해 적절히 균형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한 마디로, 헬리콥터 뷰(헬리콥터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지나치게 높지도 낮지도 않은 곳에서 전체적인 시야를 확보하는 것)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그림 2> 참조).  
 
경력 중기까지는 지나치게 현업에 파묻혀 ‘숲’을 보기 보다는 ‘나무’만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실무자의 시각보다는 조직 전체의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시너지를 고민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실무자의 눈으로 볼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리더의 입장에서 조금 더 시야를 높이면 예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다른 것들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도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실무에서 눈을 떼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하는 일이 다른 일과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으며 조직에는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그리고 향후에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4. 경력 말기(완성기) : 경영자 마인드 함양
 
  
꾸준한 성장을 통해 경력 말기에 도달하면 사업부 또는 하나의 기능(Function)을 책임지는 경영진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 때는 회사의 CEO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이다. 
  
의사결정 능력을 키워라  
 
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미국의 전력 증강에 크게 기여했던 조지 마샬(George Catlett Marshall) 장군은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는지 여부는 의사결정 능력에 달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조직의 어느 위치에 있건 항상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마주치게 된다. 그러나, 의사결정이 누군가에게는 보편적이고 큰 위험이 동반되지 않는 일일 수 있지만, 경영진에게는 조직의 미래나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상당히 중요한 사안들이 많다. 경영자들이 해야 할 의사결정은 기본적으로 “할 것인가, 하지 말 것인가?”와 같이 양자택일인 경우가 많은데,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패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시장이 아닌 신시장 진출, 신제품 출시, 대규모 투자 등과 같이 예측이 어려운 경우는 위험이 배가 된다. 이럴 때일수록 경영진의 의사결정 능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영진으로써 의사결정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눈 앞의 현상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 또는 현상 그 이면에 감춰진 의미도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단 하나의 현상만이 아니라 그 주변의 종합적인 상황까지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종합적인 사고가 뒷받침되어야 올바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혁신의 전도사가 되어라  
 
경력 말기, 경영진의 위치에 서게 되면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을 계획하고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가능한데, 잘 알려져 있듯이 이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스스로에게 익숙한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야 하며, 기존에는 하지 않았던 것을 새롭게 시도해야 하는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혁신을 강조하는 기업의 구성원들이 ‘혁신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영진의 솔선수범이 중요하다. 경영진의 행동이 구성원들에게는 역할 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진이 혁신의 전도사가 되어 구성원들에게 혁신의 필요성을 전파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조직 내에 학습시켜야 한다. 경영진의 이러한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혁신은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만 될 뿐 실천되지 않을 것이다.  
  
도움닫기 과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장대높이뛰기에서 선수가 넘을 수 있는 높이는 30~40m의 도움닫기 거리를 얼마나 많은 힘을 비축하고 빠른 속도로 주파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계단형 인재가 되는 과정도 마찬가지이다. 노력 없이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능력이 향상될 수 없는 것처럼 꾸준한 역량 배양만이 계단형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또한, 현 경력 단계에 필요한 역량만 닦는다고 하면 다음 단계로의 도약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력 단계별로 필요한 역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필요 역량과 더불어 다음 단계의 역량 또한 미리 파악해서 개발하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지속적이고 연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끝> (2008. 11. 10. LGERI, 조범상 선임연구원)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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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 발현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핵심 요인은 관리자의 리더십이다. 리더들이 일상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이끌어 가는가에 따라 조직의 창의성이 달라진다.  
 
지금은 물론 앞으로는‘창의성 경제(creativity economy)’시대라고들 한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통찰력,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 상상력 등을 바탕으로 남들이 생각지 못한 차별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성이 있어야만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창의성의 원천은 사람이다. 따라서 조직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이 생각하는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창의성 발현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핵심 요인은 관리자들의 리더십이다. 일과 책임을 부여하고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리더들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창의성이 좌우된다.  
 
창의성을 발현시키기 위해서 리더들이 역점을 두어야 할 역할과 조직 관리 포인트에 대해서 정리해 본다.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창의성 발현을 위한 기초는 전체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즉, 아이디어를 짜내고 기존과 다른 해법을 연구하는 ‘생각’이라는 활동을 많이 하게 해야 한다.  
 
● 생각의 업무 부여  
 
구성원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에 있어, 머리를 쓰게 하는 일을 많이 부여해야 한다. 단순 반복적이고 부가가치가 낮은 잡무에 시달리게 해서는 안 된다. 60년 전에 변두리의 작은 방직기 제조 회사로 출발하여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도약한 도요타의 성공 비결은 제조 현장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개선 활동(Kaizen)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의 근본 동인은 현장 직원들이 설비에 종속되어 기계적으로 일하지 않고, 더 나은 품질, 더 효율적인 제조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하게 하는 것에 있다. 도요타의 일하는 방식은 단순히 일을 많이 하는‘워크 하드(work hard)’라기 보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씽크 하드(think hard)’ 문화에 가깝다. 이러한 ‘씽크 하드’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리더들이 구성원들의 잡무를 줄여주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일을 발굴하여 배분하는 창의적인 ‘직무 디자이너(job designer)’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 생각의 시간 부여 
 
구성원들이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 생각할 여유와 시간을 갖게 하는 것도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업무 시간의 15%는 회사의 정규 업무를 벗어난 다른 일에 쓰도록 하는 3M의 15% 원칙이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 창의적인 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구글에도 이와 비슷한 근무 원칙이 있다.  
 
‘70:20:10’이라는 것이다. 이는 70%는 회사가 부여한 업무에 시간을 쓰고, 20%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에, 나머지 10%는 명상이나 아이디어 구상과 같은 생각하는 일에 쓰라는 지침이다. 3M이나 구글과 같은 기업의 공통점은 매우 창의적인 혁신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창의적인 문화를 갖게 된 배경에는 이렇게 구성원들의 생각 기능을 작동시키는 근무 환경이 자리잡고 있다.  
 
● 폐기 학습의 장려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다른 각도에서 생각을 하게 하는 발상의 전환을 촉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상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지식이나 과거 성공 체험에 따른 고정 관념을 버리려는 ‘폐기 학습(unlearning)’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회사에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는 업무 매뉴얼이 있다고 하자. 그 업무 매뉴얼은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을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매뉴얼 대로 따라 하면 편하게 일할 수 있을지 몰라도, 발전은 없다. 즉, 창의성이 나오기 어렵다. 제로 베이스에서 생각하고, 과감히 버리거나 수정할 필요가 있다. 어느 대기업의 마케팅 담당 임원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시장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매번 동일한 양식으로 숫자만 달리해서 제출되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살펴봤더니 시장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매뉴얼이 있고,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습니다. 분석하는 방식이 같으니, 결과도 비슷하고, 시장을 공략할 새로운 아이디어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존 매뉴얼이나 보고서 양식을 다 잊고 제로 베이스에서 접근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직원들이 매우 힘들어 했지만, 훨씬 더 많이 생각을 하게 되고, 보고서의 질도 좋아지더군요……”.   
 
● 건설적 위기 조성 
 
발상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또 하나의 포인트는 구성원들이 위기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기존의 방법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위기 상황에 직면하여 치열하게 해법을 고민할 때,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후지츠의 고바야시 전 회장은 “편안한 상태에서 긴장감이 없으면, 창의적인 지혜가 나오기 어렵다. 지혜는 벼랑 끝에 매달려 살아남기 위해 전력 투구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하였다. 좀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아폴로 13호’의 귀환 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공기 정화기 고장으로 우주선 내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비행사들이 질식할 위기가 생겼다. 지상의 관제 센터에서는 기술자들을 불러 모아 우주선에 있는 깔때기, 테이프, 호스 등을 이용하여 공기 정화기를 만들어 낼 것을 요구한다. 몇 시간의 고민 끝에 볼품은 없지만, 공기 정화기가 만들어졌다. 우주 비행사들은 지상의 기술자들이 알려주는 대로 작업을 하여 임시 공기 정화기를 만들어 위기를 벗어난다. 소중한 우주 비행사들을 잃게 된다는 위기의식이 잡동사니들을 모아서 공기 정화기를 만들어내는 평소와는 다른 창의성을 불러오는 계기가 된 것이다.   
 
위기의식은 통상 시장 환경의 어려움이나 성과 저하에 봉착할 경우에 생긴다. 그러나, 리더가 달성하기 힘든 매우 높은 목표를 부여하여 의도적으로 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 이를 ‘건설적 위기(constructive crisis)’라 한다. 달성하기 힘든 높은 목표는 기존과 다른 창의적인 방법을 찾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구성원 창의성을 촉진하는 리더 행동

 
 한 실험 결과를 보자. 나란히 늘어선 7명의 실험 대상자들에게 오렌지 한 개를 주고 7명 모두의 손을 거쳐 가장 빨리 왕복해 전달하라고 요구하였다. 처음에는 한 사람씩 전달하는 방법으로 7~9초 정도가 걸렸다. 그런데, ‘1초 안에 성공시키라’는 목표를 부여하자, 모두 서로 손을 연결한 상태에서 오렌지를 굴리는 방법을 생각해 내어 1초 안에 끝냈다고 한다.
 
생각을 표출하게 한다  
 
구성원이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것과 더불어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말하고, 제안하도록 하는 열린 커뮤니케이션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더라도 밖으로 표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 토론과 대화 유도 
 
개인의 생각을 표출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수단은 치열한 토론과 대화가 있는 회의 문화다. 토론과 대화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이자, 각 개인의 다양한 생각들이 충돌하고 융합되어 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창출되는 상호작용의 과정이기도 하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티맥스소프트사의 사장은 국내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매서운 질문과 논리적 대응, 재공격으로 이어지는 열정적 토론이야말로 창의력 개발의 원천”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직위를 떠나 다양한 생각을 밀도 있게 교환하는 토론과 대화의 장이 없으면, 구성원들이 아이디어가 있어도 말하지 않는 ‘침묵하는 조직’이 된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짐 콜린스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내는 일류 기업들은 임직원 간에 치열한 논쟁과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매우 시끄럽고, 진실이 들리는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 질문과 경청 
 
직위를 떠난 건강한 토론과 개방된 대화가 이루어지려면, 다른 무엇보다도 상사가 부하들에게 지시하거나 자기 생각을 말하기보다는 질문을 많이 던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일방적인 지시나 훈계는 부하들의 손발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머리를 쓰게 하지는 못한다. 반대로 당면한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질문은 해답을 찾기 위한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 여기에 질문에 대한 구성원들의 대답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이 덧붙여진다면 금상첨화다. 다소 엉뚱한 이야기, 상사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더라도 들어주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래야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말을 하고,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다. 상사가 부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경청의 인내심이 부족하고,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독선적 성향이 강하면, 부하들은 입을 닫게 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않고 상사의 눈치만 살피게 된다.  
 
일류 기업들의 조직 문화적 특징 중 하나는 경영의 이슈와 해법을 놓고 심도 있게 논의하는 토론 문화가 강하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경청을 잘 하는 상사가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생각의 실행을 지원한다 
 
구성원들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를 밖으로 끄집어낸 다음에는, 그 중 가치 있는 것들을 선별하여 실행으로 옮기게 하는 아이디어의 실행을 촉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 판단  
 
구성원들이 발의한 아이디어가 실행에 옮겨지기 위한 첫 단추는 조직과 상사로부터 아이디어가 의미가 있는 것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리더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당장 눈앞의 성과에 집착하는 단기 성과 중심의 경영 마인드를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들이 단기 성과를 우선하면, 미래의 잠재 가치가 크더라도 당장에 효익이 기대되지 않는 아이디어들은 경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구성원들이 애써 발의한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사장되고, 결과적으로 구성원들의 창의성 발현의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떤 아이디어의 가치 판단시, 리더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지향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3M의 경우 구성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 상품이 단기적으로 시장 수요에 부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버리지 않고 일단 중장기 연구 아이템으로 등록시켜 놓고 시간이 흐른 뒤 다시 검토한다고 한다.    
 
● 실험 학습의 장려 
 
구성원들로 하여금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과감히 실험해 보게 하는 것도 중요한 창의성 촉진 요인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일수록 리스크가 있고, 불확실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직접 실험해 보고 배우면서 발전시켜 나가는, 소위 ‘실험에 의한 학습(learning by experiment)’을 장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공하는 기업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이라는 책을 보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장수 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로 실험 정신을 꼽고 있다. 장수 기업들은 ‘많은 것을 시도해 보고 그 중 잘 되는 것에 집중한다’는 실험 학습의 문화가 강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전에 치밀하게 짜여진 전략 계획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들을 일단 실행으로 옮겨 보고 그 중 잘 되는 것은 계속 발전시키고 그렇지 못한 것은 버리는 실험 학습이 장수 기업의 성공 비결인 것이다.  
 
세계적인 히트 상품들이 나오는 배경에는 어떤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믿고 실행으로 옮기도록 하는 리더들의 기업가적 실험 정신이 자리잡고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3M의 경우가 그렇다. 예컨대, 맥나이트, 리처드 칼턴 등 3M의 역대 CEO들은, “한 번 해보게 하라, 그것도 지금 당장!”, “무엇인가 시도하지 않는다면 우연히라도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라”라고 말하면서, 아이디어의 실험을 적극 지원하였다고 한다. 방수용 사포, 스카치 테이프, 포스트 잇 등 3M이 창출한 수 많은 세계적 히트 상품들은 모두 다 이러한 실험 학습의 결과로 나온 것이다. ‘Wii’ 등 독창적인 상품으로 게임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닌텐도도 마찬가지다. 닌텐도의 전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창의성, 차별화를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독보적인 회사가 되는 데 힘써라. 회사를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기 위한 뭔가를 창조하는 데 필요한 예산은 얼마든지 써라.”
 
● 창의적 실패의 수용과 격려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해 보고 발전시켜가도록 하려면, 그에 필요한 시간과 자금 등 물질적 지원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과거 실패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예컨대, R&D 경우, 신제품 개발에 실패한 기술자들에게 그 경험을 살려 새로운 제품 개발에 도전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소니는 1980년대 후반에 ‘NEWS’라는 워크스테이션을 개발하였으나, 시장에서 실패했다. 그러나 소니의 경영진은 개발에 참여했던 기술자들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재도전의 기회를 주었다. 이들이 제품 개발 과정에서 학습한 기술적 경험과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을 중시한 것이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이 바로 세계적으로 히트한‘VAIO’노트북 컴퓨터였다.  
 
역사를 돌이켜봐도 강성한 나라에는 패자 부활의 기회가 주어지는 풍토가 있었다. 고대 로마 제국이 그렇다. 초창기 로마가 제국으로 가는 패권을 쥐는 과정에는 북아프리카의 강자 카르타고와 국운을 건 치열한 전쟁(포에니 전쟁)이 있었다. 승리한 로마와 패망한 카르타고 간에는 상벌 관행에 있어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었다고 한다. 카르타고는 전쟁에 패한 장수를 사형시키는 등 강력한 벌을 준 반면, 로마는 패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다. 예컨대, 카르타고 군대를 격파하고 최종 승리를 쟁취한 로마군의 지휘자는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라는 장군이었는데, 그는 과거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에 침입한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에게 뼈아픈 패배를 경험한 사람이었다.    
 
창의적인 실패를 한 사람에게 상을 주고, 실패는 없으나 도전하지 않는 복지부동형 사람들에게 벌을 주는 역발상적인 상벌 관행의 정착도 필요하다. 예컨대, BMW의 경우, 구성원들이 실패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도록 하는 의미에서, ‘이 달의 가장 창의적인 실수상’과 같은 이색적인 포상 제도를 운영한 적도 있다고 한다.  
 
상사가 더 많이 생각해야   
 
앞서 언급한 것들은 구성원들에 대한 촉진자, 지원자로서 역할 즉, 다른 사람을 이끄는 ‘Lead Others’ 측면에서 요구되는 창의성 촉진 요인이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상사가 솔선수범하는 ‘Lead Self’ 측면에서 행동이다. 이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상사 본인 스스로가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 공부하고 연구하는 상사 
 
세계적인 기업 리더들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로, 리더 본인 스스로가 부하 직원들보다 휠씬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일주일에 평균 70시간 이상 일하는 일 벌레이자, 스스로 생각하고 연구하는 ‘공부 벌레’라고 한다. 일년에 두 번씩, 일주일간 혼자서 멀리 떨어진 외딴 곳에 가서 전 세계 직원들이 작성한 보고서와 제안서를 읽고,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고 해법을 연구하는 ‘생각 주간(Think Week)’을 갖는 것이 대표적인 활동이다. 임원들도 마찬가지다. 사전에 연구할 주제를 제출한 후, 1주일 동안 생각한 결과를 보고하고 평가 받는다고 한다.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 역시 공부하는 리더다. 그는 일주일에 약 40여 개의 경영 관련 논문이나 잡지를 읽고, 1년에 약 70권의 책을 읽는 독서광이라고 한다. 머크의 전 CEO 로이 바젤로스도 주말 등 과외 시간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의학 관련 저널이나 책을 읽는데 할애하고, 구성원들과 토론을 통한 아이디어 교환을 즐겼다고 한다.  
 
이렇게 리더가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발상을 전환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특히, 리더 본인의 학습 노력은 부하 직원들이 발의하는 아이디어의 가치를 간파할 수 있는 능력 즉, ‘흡수 능력(absorptive capacity)’을 키우는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흡수 능력이란, 어떤 아이디어나 정보에 잠재된 가치를 간파하고 이를 비즈니스 성과 창출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리더의 흡수 능력이 부족하면, 구성원들이 아무리 창의적인 혁신 아이디어나 지식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될 수밖에 없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항상 어딘가 어색하고 불확실해 보이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가 아이디어의 숨어 있는 잠재 가치를 간파하는 안목이 있어야 창의성이 꽃을 피울 수 있다.
 
흡수 능력은 리더가 과거의 성공 체험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습득하는 강도 높은 학습 노력을 통해 키워진다. 부하 직원 이상으로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리더가 되어야 할 것이다. 스탭 등 부하 직원들이 제시하는 보고서에 의존하는 리더는 창의성을 잘 이끌어낼 수 없다. 스스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Thinking Leader’가 되어야 할 것이다.  <끝> (LGERI, 2008. 4. 7. 이춘근)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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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분야의 대가인 톰 피터스(Tom Peters)는 대부분의 리더들은 시행 착오를 통해서 배워간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다시 말해,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소의 실패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신임 리더가 새로운 자리에 잘 정착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이로 인해 기업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신임 리더가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할 경우 기업은 리더 연봉의 약 2~2.5배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조직의 생산성 저하나, 사기 저하 등의 요소는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숨겨진 비용까지 다 고려한다면 리더의 실패로 인해 기업이 감내해야 하는 손실은 실로 엄청난 것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기업들이 리더의 채용이나 승진 과정에서는 많은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신임 리더가 새로운 자리에 정착하는 과정에는 소홀한 것이 현실이다. 이하에서는 신임 리더들이 실패하는 원인을 짚어보고, 그 해결책으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신임 리더의 조기 정착을 지원하는 ‘온보딩(On-boarding) 프로그램’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 목 차 > 
 
Ⅰ. 신임 리더의 실패가 증가하고 있다
Ⅱ. 신임 리더, 왜 실패하는가?
Ⅲ. 신임 리더의 실패를 줄이는 온보딩 프로그램
Ⅳ. 맺음말
 
 
 
리더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리더는 기업이 미래에 나아갈 비전과 경쟁 전략을 세우고 이를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는 중심축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지속적 성공을 위해서는 탁월한 역량과 리더십을 보유한 리더들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만 한다.  
 
리더의 확보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재들을 조기에 발굴, 육성하여 리더로 임명하는 ‘내부 승진’이다. 두 번째 방법은 조직 내부에 적합한 리더 후보가 없을 경우, 외부에서 유능한 리더를 데려오는 ‘외부 영입’이다. 대개의 경우, 기업들은 내부 승진과 외부 영입의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한다. 내부 승진의 경우에는 체계적인 후계자 육성 계획(Succession Plan)을 세워 일찍부터 리더 후보를 육성하면서 지속적으로 리더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검증한다. 외부 영입의 경우에는 심층 면접, 심리 테스트, 평판 조회(Reference Check) 등 다양한 기법이 동원된다. 이렇듯 기업들은 탁월한 리더 선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그렇다면 기업들의 이런 노력은 그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일까?
 
 
Ⅰ. 신임 리더의 실패가 증가하고 있다 
 
 
체계적인 육성과 검증 시스템이 채용이나 승진 과정에서의 실패를 줄이고 보다 나은 양질의 리더를 확보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의 여러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남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제이 콩거(Jay Conger) 교수는 “실패한 리더와 성공한 리더를 비교해 보면, 양쪽 모두 지금까지 성공적인 경력들을 쌓아 왔고, 개인적인 역량이나 열정 등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즉, 인재 검증 시스템만으로는 리더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더십 전문 연구 기관인 CLC(Corporate Leadership Council)가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1997년)를 보면, 신임 리더 중 50%가 3년 이내에 실패한다고 한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한 신임 리더의 경우에는 그 실패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임원 코칭 전문가인 댄 시암파(Dan Ciampa) 박사는 외부에서 영입 리더 중 약 64%가 자신의 업무에서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구성원들 역시 리더의 역할 수행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인재 전문 컨설팅 회사인 DDI(Development Dimensions International)의 설문 조사(2001년)를 보면, ‘당신의 상사는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3 이상이 ‘실패할 조짐이 보인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많은 기업들이 리더의 발굴이나 영입에는 상당한 관심을 기울인 반면, 정작 리더로 보임된 이후에는 이들이 새로운 자리에 잘 적응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했음을 알 수 있다. 실패하는 리더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모건 맥콜(Morgan McCall) 교수는 “우수 인재를 발굴하여 조기 승진(Fast Track)시키는 데에만 관심을 둔 결과, 아직 준비가 덜 된 사람들이 리더로 승진하여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재의 조기 발굴 및 승진에 집착하는 기업들의 관행에 대해 쓴 소리를 한 바 있다. 역량과 자질 있는 인재를 찾아내고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리더로써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리더 보임 후의 ‘사후 관리’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Ⅱ. 신임 리더, 왜 실패하는가?  
 
 
본 고에서는 신임 리더들의 실패를 줄이고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성과를 내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에 앞서 먼저 한 가지 살펴볼 것이 있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탁월한 역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임 리더들이 왜 실패하는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신임 리더가 실패하는 원인은 크게 5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1. 역할의 복잡성 증가 
 
신임 리더들을 실패하게 만드는 첫 번째 원인은 역할의 복잡성 증가이다. 먼저 일반 구성원으로 일하는 것과 리더로 일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그림 1> 참조). 일반 구성원들의 역할은 상사로부터 지시 받은 업무를 수행하며, 리더로부터 이에 필요한 업무 수행 방식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리더는 본인의 휘하에 있는 여러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업무를 적절히 배분하고, 이들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합한 업무 수행 방식을 조언해 주어야 한다. 어찌 보면 리더는 하나의 일을 자신이 직접 수행하는 것 보다 복잡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림1) 리더로의 승진이 가져오는 변화

(그림1) 리더로의 승진이 가져오는 변화


 
이러한 역할의 복잡성은 조직의 상층부로 갈수록 더 커지게 된다. 상위 리더로 승진을 거듭할수록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경영 변수의 수도 크게 증가하게 된다. 또한 리더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실패할 경우, 조직에 미치는 파급 효과 역시 상위 리더로 갈수록 커지게 된다. 결국 역할의 복잡성은 종종 신임 리더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게 되며, 이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리더십 실패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2. 기대 역할의 불확실성 
 
신임 리더들이 겪고 있는 또 다른 어려움은 역할의 복잡성은 증가한 반면, 자신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의 불확실성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높아진다는 점이다. 신임 리더의 상사나 부하 직원들은 신임 리더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신임 리더들은 회사나 상사, 그리고 부하 직원이 자신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DDI의 2007년 조사 결과에 의하면 자신에게 기대하는 역할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임 리더들이 55.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참조).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면 실패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리더십 전문 컨설팅 회사인 맨체스터 컨설팅(Manchester Consulting)의 조사에 의하면, 회사나 자신의 상사가 신임 리더인 본인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알지 못하여 실패하는 경우가 22%나 된다고 한다.
 
3. 과거 성공 방식에의 집착 
 
모건 맥콜 교수는 리더의 과거 성공 경험이 오히려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회사는 내가 지금까지 성공해 온 방식을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영 환경의 변화는 리더들에게 항상 새로운 방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성공 공식이 새로운 자리에서도 100%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리더십 전문 컨설팅 회사인 시스템즈(Systems)의 CEO, 리타 프리츠(Rita Fritz)는 신임 리더들은 종종 자신의 강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프리츠는 이를 ‘편안한 담요(Comfort Blanket)’라고 표현한다. 편안한 담요는 그 자체로 나쁜 것은 아니다. 신임 리더가 편안함을 느끼는 분야는 바로 본인이 강점을 가진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임 리더가 자칫 이 편안함의 유혹에 빠질 경우, 새로운 자리가 요구하는 역할을 회피하거나, 새로운 성과 창출 공식을 만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존 방식만 고집하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4. 상사, 동료, 부하와의 관계 형성 실패  
 
조직에서 일한다는 것은 나 이외의 타인과의 협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부임 초기에 상사, 동료, 부하 등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신임 리더의 성공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런 네트워크 구축은 신임 리더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DDI의 최근 조사 결과(2007년)를 살펴보면, 신임 리더들이 고민하고 있는 대부분의 이슈는 리더 본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회사나 타인과 관련된 것임을 알 수 있다(<그림 2> 참조). 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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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슈는 조직의 정치적 이해 관계 이해(64.9%), 타인을 통한 업무 수행 방식(55.3%), 네트워크 구축(42.6%) 등 상사, 동료, 부하 직원 등과의 관계 형성이다. 반대로 개인적 역량과 관련된 전략적 사고 등과 같은 요소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36.1%)는 적었다. 어찌 보면 이런 설문 조사 결과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내부에서 승진을 한 경우든, 외부에서 영입된 경우든 신임 리더들이 그 자리에 임명된 것은 개인의 자질이나 역량 면에서는 탁월함을 인정 받았기 때문인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상위 리더일수록 이런 관계 형성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점이다. 리더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재능보다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리더들은 타 부서와의 협력을 통해 업무를 수행해야 할 경우 그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담당 조직의 목표 달성에 필요한 경영 자원(인력, 자금 등)을 확보하기 위해 타 부서와 경쟁하거나 CEO 등 상위 경영진을 설득하는 등 일종의 정치 활동(Political Behavior)도 수행하여야 한다. 그러나, 신임 리더들 중 상당수는 이런 정치적 활동을 일종의 비윤리적인 행위로 여겨 배척하곤 한다. 설사 그렇지 않은 신임 리더라 하더라도 이에 익숙해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5. 피드백의 부재 
 
새로운 자리에 부임한 신임 리더들은 이런 저런 실수를 저지르면서 그 역할에 적응해간다. 그러나, 사소한 실수의 반복으로 인해 자신감을 상실하거나, 감당하지 못할 큰 실패를 저질러 중도에 하차하는 신임 리더들이 적지 않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신임 리더의 실수에 대해 피드백이 주어져야 한다.  
 
이런 위험은 상위 리더로 갈수록 증가한다. 모건 맥콜 교수는 “임원급 리더는 이미 ‘완성된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피드백이 주어지는 경우가 적다. 피드백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직접적인 방식이 아닌 간접적인 은유 등을 통해 전달된다”고 지적한다. 결국 리더는 자신이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지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리더들 역시 피드백을 구하는 것은 자신의 역량이 부족한 것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요구하지 않는 것도 피드백 부족의 한 원인이다.  
 
지금까지 신임 리더를 실패로 이끄는 주요 원인을 살펴 보았다. 신임 리더의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육성, 엄밀한 선발 과정에 덧붙여 신임 리더가 새로운 역할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하에서는 신임 리더들의 조직 적응을 지원하는 ‘온보딩(On-boarding) 프로그램’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본다.
 
 
III. 신임 리더의 실패를 줄이는 온보딩 프로그램 
 
 
많은 기업들이 ‘리더십 오리엔테이션’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인재 서치 펌인 콘페리(Korn Ferry)가 지난 해 6월 글로벌 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회사의 리더십 오리엔테이션 교육이 실제 리더로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도움이 되었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30%에 불과했다.  
 
리더십 전문 컨설팅사인 에곤 젠더(Egon Zehnder)사의 애나 문(Anna Munn) 이사는 “많은 기업들이 나름의 리더십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실체를 들여다보면 짧게는 1~2시간, 길어도 1~2일 정도의 강의실 교육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교육의 내용도 인사 방침, 법적 이슈, 행정적인 것들에 관한 것들에 치우쳐있어 실제 리더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스킬이나 지식은 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바로 온보딩 프로그램이다.  
 
1. 온보딩 프로그램이란? 
 
온보딩 프로그램이란 신임 리더가 부임 초기에 효과적으로 보임된 자리와 역할에 적응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종합적인 지원을 하는 리더십 지원 프로그램을 말한다. GE, 존슨 앤 존슨(Johnson & Johnson),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등 많은 선진 기업들이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온보딩 프로그램은 기존의 리더 오리엔테이션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첫째, 리더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은 중간 관리자급을 대상으로 한다. 반면, 온보딩 프로그램의 주요 대상은 경영진을 비롯한 상위 리더들이다. 둘째, 리더 오리엔테이션은 대개 1회성 교육으로 그친다. 온보딩 프로그램은 최소 3개월 내지 최대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이루어진다. 마지막으로 리더 오리엔테이션은 기업의 역사, 문화, 사업 현황 등의 정보 제공 수준에 그치는 반면, 온보딩 프로그램은 신임 리더가 알아야 할 기본적인 정보 지원은 물론, 부임 초기에 반드시 처리해야 할 주요 이슈의 선정 및 실행 지원, 주요 이해 관계자와의 네트워크 구축 지원, 정착 정도의 중간 점검(Check-in), 지속적인 코칭 등을 포함하고 있다(<그림 3> 참조).
(그림3) 온보딩 프로그램 예(Bank of America의 경우)

(그림3) 온보딩 프로그램 예(Bank of America의 경우)


 
2. 기대 효과 
 
신임 리더에게 가장 힘든 시기는 부임한 첫 해라고 한다. 온보딩 프로그램의 일차적 목적은 신임 리더의 실패 가능성이 높은 부임 초기에 다양한 지원 활동을 통해 리더의 실패를 예방하는 것이다. 온보딩 프로그램의 또 다른 목적은 신임 리더가 조직에 정착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Harvard Business School)의 마이클 왓킨슨(Michael Watkins) 교수는 새로운 리더가 부임하면 처음 3개월 간은 조직의 가치가 오히려 감소한다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최소 3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신임 리더의 조직에 대한 이해와 적응력이 높아지면서 조직의 가치를 증진시키는데 기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왓킨슨 교수는 “최소한 6개월은 지나야 신임 리더의 순수 조직 기여도가 0을 넘어서게 된다”고 말한다(<그림 4> 참조). 다시 말해,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 기간을 줄이는 것이 조직의 성과 향상에 큰 보탬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4) 신임 리더의 손익 분기점

(그림4) 신임 리더의 손익 분기점


 
이하에서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하기 위한 주요 성공 포인트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3. 온보딩 프로그램 성공 포인트  
 
신임 리더에게 기대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하라 
 
리더십 연구가인 고든 아들러(Gordon Adler)는 효과적인 리더 육성은 5단계 정도로 구성되며 전혀 복잡하지 않다고 말한다. 첫째, 실적에 대한 기대값을 정의한다. 둘째, 기대값을 리더에게 명확히 전달한다. 셋째, 교육 등을 통해 성과 창출에 필요한 지식, 역량을 개발한다. 넷째, 기대값 대비 실적을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달성 정도에 따라 보상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는 5단계가 그것이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하였듯이 많은 기업들은 신임 리더가 자신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잘 알 것이라 가정하여 이를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신임 리더들은 새로운 조직에서 무엇을 하여야 할 지 몰라 헤매게 된다. 신임 리더의 초기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임 리더들에게 명확한 기대 역할을 설정해 주어야 한다. 일례로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신임 리더 부임 첫 주에 ‘온보딩 계획서(On-boarding Plan)’을 수립한다. 이 계획서에는 부임 시점부터 6개월 후까지 신임 리더가 해야 할 일들의 우선 순위와 일정이 포함된다. 또한, 상위 리더, 동료 리더, 전문 코치 등과의 미팅을 통해 회사가 신임 리더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적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라 
 
둘째, 신임 리더가 필요로 하는 각종 정보를 시의 적절하게 제공해야 한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된 리더의 경우에는 회사의 기본적인 정책, 업무 규정 등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내부에서 승진한 리더들도 마찬가지다. 흔히, 내부에서 성장해왔기 때문에 당연히 이런 정보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이 알고 있는 지식은 극히 제한적인 것들에 불과할 가능성이 많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영진과 같은 고위 리더로 그 지위가 올라갈수록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정보를 필요로 한다. 중간 관리자급의 리더는 자신의 업무 분야와 자신의 담당 조직에 관한 정보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경영진과 같은 고위 리더가 되면 담당해야 할 업무와 조직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이에 더하여 실무를 수행하기 보다는 전략적인 차원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업무가 증가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다양한 정보도 필요로 하게 된다.  
 
건강 관리 서비스 기업인 블루 크로스 블루 쉴드(Blue Cross Blue Shield)의 경우, E-HR 시스템을 통해 신임 리더들에게 회사의 사업 목표 및 주요 계획, 조직도와 주요 이해 관계자 목록, 핵심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동사의 인사 담당자인 스티브 카푸치오(Steve Capuccio)는 핵심 정보 제공을 통해 신임 리더, 특히 외부 영입 리더들의 조직 적응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 역시 2001년부터 신임 리더들에게 ‘서바이벌 가이드(On the Job Survival Guide)’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가이드 북은 온라인을 통해 제공되며 각 포지션에 따라서 신규 관리자가 어떠한 책임을 가지는지, 업무를 수행하면서 필요한 자원을 어디서 얻을 수 있는지, 업무를 수행하면서 주의해야 할 문제들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정보 제공은 자칫 신임 리더가 너무 늦게 교육을 받게 되는 불상사도 예방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가지고 있다.  
 
리더들간의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라 
 
소위 인맥이라고도 말해지는 네트워크는 리더의 성공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직속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리더의 성공과 실패가 달라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신임 리더들을 한 강의실에 모아두고 교육을 실시하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들 간에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는 리더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포틀랜드 대학(Portland State University)의 탈야 바우어(Talya Bauer) 교수는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는 스스로 주변 이해 관계자와 네트워크를 구축하지만, 내성적 성격의 소유자는 그렇지 못하다”라고 말한다. 즉, 보다 적극적으로 조직 차원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된 리더의 경우에는 더더욱 조직의 지원이 절실하다. 외부에서 온 사람에 대한 배타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리더의 성공에 있어 동료나 상사와의 관계 형성이 중요함을 잘 인식하고 있는 회사들은 신임 리더의 온보딩 과정에 반드시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지식/스킬 교육을 포함시키고 있다. 일례로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Caterpillar)는 신임 리더들을 대상으로 동료, 부하 등과의 관계 형성에 필요한 지식이나 스킬은 물론 직속 상사와의 관계 관리(Managing Upward)에 대해서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단순한 강의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상위 경영진 중 한 명이 교육장을 방문하여 실제 상황처럼 연습을 해보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쉘(Shell) 역시 신임 리더들의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입사 및 승진 6개월 이내에 반드시 온보딩 워크샵에 참석하도록 하고 있다. 전세계의 신임 리더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이 워크샵은 신임 리더들간의 대면 접촉을 통한 네트워크 형성의 기회가 된다. 아울러 참석자들이 모두 신임 리더로써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호간의 경험 공유 및 정보 교환을 통해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교훈을 얻는 등 부수적인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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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으로 피드백과 코칭을 제공하라 
 
신임 리더들은 자신에게 부정적인 평가가 내려질 것을 우려하여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적시에 주어지는 피드백은 신임 리더의 실패를 줄이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GE의 경우, 신임 리더들이 편안하게 피드백을 구할 수 있도록 신임 리더와 직속 상사간 ‘벌칙 없는 논의 시간(Penalty Free Assimilation Session)’을 갖도록 하고 있다. 이 미팅에서는 어떠한 말을 하더라도 그로 인한 불이익이 없을 것임을 회사에서 보장하는 것이다. 신임 리더들은 평소 쉽게 이야기할 수 없었던 고민거리나 질문 등을 자유롭게 말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구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직속 상사 역시 솔직한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을 돕는다.  
 
외부 전문 코치를 활용하여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을 지원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애질런트 테크놀로지(Agilent Technology)의 경우 AON 컨설팅의 전문 코치를 활용하고 있다. 전문 코치는 신임 리더가 조직에 어떻게 적응해가고 있는지를 매달, 그리고 분기별로 점검을 한다. 부임 5개월째가 되면 적응도에 따라서 추가적인 코칭 필요 여부를 결정하게 되고,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6개월째에 코칭은 종료가 된다.  
 
피드백이나 코칭에서 한가지 주의할 점은 처음으로 리더로 승진한 젊은 인재나 상위 경영진들은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듣는데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탁월한 역량을 바탕으로 성공을 거듭해온 젊은 리더나 상위 경영진들은 그 전까지 부정적인 피드백을 들어본 경험이 적다. 또한 자신들이 지금까지 성공해온 방식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기 마련이다. 그 결과 이들은 자신들에 주어지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신뢰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에는 직속 상사나 전문 코치 등 1인의 피드백보다는 360도 피드백이 효과적이다. 상사, 동료, 전문 코치 등 다양한 원천으로부터 같은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나온다면 이를 무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직속 상사의 지원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온보딩 프로그램의 성공적 구축과 실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속 상사의 역할이 중요함을 명심해야 한다.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에 무관심한 상사 역시 신임 리더 실패에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직속 상사는 신임 리더의 조직 적응 과정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문제의 조짐이 보이면 즉시 개입하여 더 큰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예방해줄 수 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직속 상사라 하더라도 문제가 나타날 소지가 보일 때마다 개입하여 코칭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이런 방식은 그다지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점이다. 자칫 상사가 신임 리더를 신뢰하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줌으로써 둘 사이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사는 신임 리더가 겪게 되는 전형적인 문제들의 유형에 대해서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전에 예측을 하여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적절한 시점에 코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위 리더가 코칭을 함에 있어 한 가지 더 유의해야 할 점은 신임 리더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추어 따라오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외부 영입 리더의 경우 새롭게 합류한 조직의 문화 등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초기 정착 과정에서 상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자칫 이들을 기존의 스타일로 뜯어 고치려고 할 경우, 영입 리더의 제 역량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 더구나, 외부 영입의 목적이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려고 한 경우라면 더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Ⅳ. 맺음말 
 
 
‘대부분의 리더들은 시행 착오를 통해서 배워간다’는 리더십 분야의 대가인 톰 피터스(Tom Peters)의 말처럼 신임 리더가 범하는 실수는 리더로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런 실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신임 리더가 실패하게 된다면 기업으로서는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된다. 회사 차원에서 체계적인 온보딩 프로그램을 수립하여 운영할 경우, 새로운 리더가 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대폭 감소됨은 물론 이들의 조직 내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높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AON Consulting, “Best Practices in Executive Onboarding: Accelerating Executive Success”, 2005.
DDI, “Succession Planning Overview”, 2005.
DDI, “Leaders in Transition”, 2007.
Jay Conger, “Slip Sliding Away: How and Why Executives Derail”, 2006, Executive Derailment Teleconference.
Michael Watkins, 「The First 90 Days」, 2004,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Talya Bauer, “On-boarding Newcomers into an Organization”, 2006, SHRM.

(LGERI, 2008. 3. 19. 한상엽)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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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혁신없이 생존할 수 없는 세상이 왔지만, 실제 혁신의 성공확률은 극히 낮다. 혁신의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혁신아이디어를 지지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쉽게 하는 말 한마디가 혁신을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문화적 특성과 그 실천법을 알아본다. 
 
요즘은 기업하기 참 어려운 세상이다. 유행은 갈수록 더 빨리 바뀌고 경쟁은 날마다 더 심해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력 상품 하나만 잘 만들어서, 유통망을 확보하고 싼 가격에 팔면 십 년씩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꾸 바뀌는 고객들의 요구에도 맞추어야 하고 경쟁상품과도 뭔가가 달라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계속 혁신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제품도 혁신, 가격도 혁신, 유통망도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 혁신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라클(Oracle)이 전세계 500명의 기업 리더들에게 물어본 결과, 세 명 중 한 명이 혁신을 못하면 삼 년 안에 기업의 생존이 위험하다고 보았다.
 
반대로 제품 몇 개만 혁신 잘해도 기업이 살고 기업 성공의 지표라는 시장가치가 올라간다. 최근 5년 사이 제품 혁신을 한 기업과 그러지 못한 기업을 비교해 보면, 혁신을 한 기업의 시장가치가 적게는 25%에서 많게는 700% 이상 더 상승했다(<표> 참조). 이 중 도요타는 개선(Kaizen) 방식을 통해 환경친화적 자동차인 프리우스를 개발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을 석권하였다. 중형차 코롤라를 5도어 방식으로 개조한 모델도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런 제품 혁신들을 통해 도요타는 기업가치를 150% 상승시킬 수 있었다. 반면, 같은 기간 경쟁업체인 GM은 도리어 시장가치가 저하되는 참패를 당했다. 한동안 고전하던 애플은 신상품인 아이팟의 성공에 힘입어 순식간에 스타가 되었다. 시장가치가 5년 사이 일곱 배로 뛴 것이다. 생활용품 업계 초일류 기업인 프록터앤갬블의 성공비결 역시 전 세계에서 매출을 10억 달러 이상 올리고 있는 상품 16개 중 대다수가 최근 혁신의 결과물이라는 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비즈니스 위크가 매년 선정하는 “가장 혁신적인 50개 기업에 단골로 등장하는 기업들을 보면 10년 후 누가 세계 100대 기업에 들어갈까 점칠 수 있을 정도로 지속적으로 제품 혁신에 성공하는 기업은 장기적 성공과 생존을 보장받는다. 그러니 수많은 기업들이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제품 혁신에 쏟아 붓는다.


 
<표>제품혁신과 기업 시장가치의 변화(2002~2007)

<표>제품혁신과 기업 시장가치의 변화(2002~2007)


혁신이라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과정이다. 그러기 위해서 몇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우선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창출되어야 한다. 아이디어가 생각났으면 사람들 앞에서 제안을 해야 하고, 제안된 아이디어를 프로젝트로 만들어 시험해 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의사결정을 거쳐 완성한다. 모처럼 혁신적 아이디어를 내봐도 그 중에 성공적으로 개발을 마쳐 실행되는 것은 몇 안 된다. 서양에서는 “좋은 아이디어는 십 원에 열 개씩 살 수 있다 (good ideas are a dime a dozen)”고 하는 데, 이것이 바로 이 실행의 어려움을 두고 하는 얘기다.  
 
통계적으로 보면, 신상품의 경우 3000개의 아이디어 중에 300개만이 제안이 되고, 제안된 300개 아이디어 중 100개만이 프로젝트화 되며, 100개 혁신 프로젝트 중 한개만이 신상품을 만들어 낸다. 말하자면, 혁신적 아이디어가 성공적으로 실행이 되는 확률이 1/3000이라는 것이다. 신약 개발이 생명인 제약업계의 경우는 더 심해서 10000개의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개의 신약이 개발된다고 한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 새로운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는데 개발 도중에 대부분이 죽어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많은 투자를 한 보람이 없다.  
 
혁신적 아이디어는 씨앗과도 같다. 한 사람의 새로운 생각이 조직 전체에, 그리고 나아가 시장 전체에 퍼져 결실을 맺어야 비로서 현실화되는 것이다. 똑같이 씨앗이라도 환경이 좋으면 꽃이 피지만, 환경이 열악하면 말라 죽을 수밖에 없다. 각 혁신 단계에서 한 개의 아이디어라도 더 다음 단계로 많이 넘어갈 수 있도록 해 주면 혁신이 성공하기 쉬워진다. 문제는 새로운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공격적인 말 한마디에도 쉽게 수그러진다는 것이다. 이런 폐해를 막으려면 혁신을 지지하는 문화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각 혁신 단계에서 필요한 문화는 무엇이며 어떻게 그런 문화를 만들 수 있는지 살펴보자.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지 마라” 
 
혁신을 위해 첫 단계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것이다. 문제는 혁신이 필요할 때는 기존의 팀에서 나올 수 있는 아이디어는 다 짜내어 쓰고 난 후라는 것이다. 그 위에 또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것은 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있는 아이디어들을 새로운 방법으로 조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메디치효과(Medicci Effect)라는 것이 있다. 중세 이태리의 메디치 가문이 여러 방면의 음악가, 미술가, 철학자 등을 한 자리에 모아 이들 간의 교류를 장려한 결과로 생겨난 시너지가 르네상스라는 혁신의 시대를 만들어 낸 데서 유래된  용어이다. 이러한 원리가 제품 혁신에 적용되려면 조직의 문화가 개방적이어야 한다. 개방성이라는 것은 분야 간의 장벽이 낮아 뜻밖의 아주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주 접촉하고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 그 접점에서 이때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게 된다.
 
최근 기업들은 이러한 협동의 범위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내부에서의 분야간 장벽을 허물고 뒤섞음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생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 단계 더 나아가 다른 회사와도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며 공동 개발하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Tapscott과 Williams는 위키노믹스(Wikinomics) 개념을 제시하면서 협력의 범위를 극단적으로 고객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서비스를 수백만 명의 고객과 협력하여 개발하여 대대적으로 성공한 회사들을 보면 개방성의 힘을 알 수 있다. 프록터앤갬블이 새로 내놓은 글자를 넣은 감자칩 `프링글스`는 이탈리아 작은 빵집의 기술을 자사 제품에 접목시켜 만든 상품이다. 세계 최고의 소비재 기업이 동네 빵집에게 배울 것이 뭐가 있냐고 생각했더라면 프링글스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자기 분야도 아닌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지 말라”는 의식이 팽배하면 개방성이 생길 수 없다. 자연 아이디어도 나오지 않는다. 혁신을 싹 수부터 자르는 것이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어도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이를 통해 아이디어를 더욱 개발, 확장할 수 있어야 지속적 혁신이 가능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잘 모르는 사람의 시각이 더 신선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다. 구체적으로는 개방성을 높이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장기적 효과를 원한다면 “모두 모여라”를 지금보다 두 배 자주한다. 미국의 혁신 컨설팅 업체인 갭 인터내셔날(Gap International)의 경우는 매 분기 이틀씩 전 사원이 모여 자기 분야의 목표와 성과를 이야기하고 재미있는 영화로 각색하여 보여준다. 자연스레 서로의 업무를 알게 되어 ‘잘 알지도 못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된다. 빠른 효과가 필요한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는 “가장 상관없어 보이는 분야 3가지에 아이디어 내기”와 같은 강제연상법을 쓰면 좋다. IBM이나 의류업체 고어(Gore) 같이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만 하는 시간을 할당하는 것도 좋다.
 
“된다는 증거를 대라”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다면 많이 시도해야 한다. 창의적인 인재가 많이 모여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생각해 냈다고 해도, 제각기 생각한 아이디어 열 개 중에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 하나만 이야기한다면 장기적 혁신기업으로 가는 길은 요원해진다. 이 때에 어려운 점은 혁신적 아이디어는 기존의 방식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려는 사람들이 성공한 사례를 대라고 다그치면 마땅히 이야기할 사례도 아직 없다. 여기다 대고 “성과가 날 것이라는 증거를 대라” 또는 “비슷한 거 해봤는데 안됐어” 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막 올라온 어린 싹을 밟는 행위다.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가 실패하면 어쩔까 두려워하는 분위기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나도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이럴 때 나의 감(感) 하나를 믿고 시도를 해보자는 얘기를 하는 것이 용기이다. 처음에는 엉뚱해 보이고 실패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용기가 있어야 다음 번, 그리로 또 다음 번의 성공적 혁신을 키울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진다.  
<사례> 혁신에 성공하는 고어의 조직문화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를 설립한 릭 라시드 부사장은 2006년 한 인터뷰에서 연구개발자들이 초기단계에 어디에 이 아이디어를 쓸 것인가를 걱정하지 않고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로 용기를 가지게 하려는 노력들이다. 요즘 한국 기업의 수수께끼 중 하나가 왜 똑똑한 사람들을 뽑아놓았는데 이렇게 창의성이 없는가 하는 것이다. 사실은 창의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생각은 많은 데 말할 용기가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철저히 믿고 실천하는 것이 용감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GE가 하듯이 실패 사례에서 좋은 점을 배우는 자리를 마련할 수도 있다. 실패라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고어가 한다는 실패 프로젝트 축하 파티를 열어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실패를 성공과 같을 정도로 좋은 것으로 인식하게 할 수 있다.
 
“내 업무가 아니다” 
 
혁신 프로젝트가 생겨도 구성원들이 이미 하고 있는 일로 바쁘기 때문에 이에 참여하기가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내 실적과 평가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가욋 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내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관심이 없습니다” 하고 발뺌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는 최소한 한 사람이라도 ‘우리 일을 내 일 같이’ 생각하는 지지자가 있어야만 시작될 수 있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 아이디어가 프로젝트가 되어 추진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조직의 성공을 나의 일 같이 생각하는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주인의식이 강한 조직원이 많으면 혁신적 아이디어도 지지자를 찾기 쉽고, 더 많은 아이디어들이 시도될 수 있게 된다. 이 때 혁신적 아이디어 실험의 주인공은 누구나 될 수 있다. 공식적 프로젝트의 리더일 수도 있고 아무 직책이 없는 임시직 말단직원일 수도 있다. 반드시 처음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주인이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꼭 필요한 것은 누구든 주인이 된 사람이 이 혁신적 아이디어와 비전에 열정적으로 끈질기게 매달리는 것이다.
 
최근, 일본 굴지의 마쓰시다공업을 제치고 시장 매출 1위를 차지해 화제가 되었던 미라이공업은 주인의식이 혁신의 추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이 작은 회사의 1만8000종 아이디어 상품 중에는 90%가 특허 상품으로 구성되는 등 큰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이 회사의 야마다 사장은 사원들을 지시, 감독할 필요가 없이 사원들에게 믿고 맡기고 회사가 직원을 감동 시키면 사원은 남들과의 경쟁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노력을 하게 되어있고, 그것은 곧 회사의 성장으로 연결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생각을 하라”는 말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흔히 강조하는 이야기지만, 실제로 제대로 되지 않는다. 모든 사원들이 회사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미라이공업에서는 이것이 실행된다. 사원들은 회사 시스템 개선에서 신제품 개발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1년에 만여 건에 이르는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반대로 폴라로이드의 경우 주인의식이 결여된 환경이 혁신적 아이디어의 실행에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폴라로이드 사진기는 아직 종종 볼 수 있지만 정작 이 회사는 망해 버렸다. 즉석에서 사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폴라로이드 사진기의 주된 무기였는데, 디지털 사진기술이 나온 것이다. 이 회사도 새 기술이 개발되는 것을 알고 있었고 디지털 시장에 들어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이 새로운 분야를 내가 맡겠다고 자청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새로 개발한 인스턴트 사진기 I-Zone는 개발과 영업분야를 담당했던 임원들마저 중도 이직하며 시장 진출 시기를 놓쳤고, 디지털 사진기에게 시장을 완전히 빼앗겼다. 새로 영입된 CFO도 재정적 쇠락에 대한 책임을 지기를 거부했다. 임원들도 주인의식이 없는데 직원들이 주인의식이 있을 수 없다. 이 회사는 결국 2001년 파산했다.  
 
“내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관심이 없습니다” 라는 소리는 주인의식이 강한 문화에서는 좀처럼 들을 수 없다. “나의 일은 나의 일, 너의 일도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야 혁신이 제대로 실행되는 것이다. 주인의식을 높이려면 조직원들은 주인으로 만들고 그렇게 대하는 것이 최고다. 혁신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는 사람에게 팀장을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공한 혁신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만일 아주 체계적으로 하고 싶다면, 법적으로 조직원들을 주인으로 만드는 종업원주주제도 있다.  
 
“아직도 하고 있어?” 
 
많은 혁신 프로젝트가 완성 기한을 넘기고 흐지부지되어 버린다.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 혁신이라면 규모도 크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사안도 많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현저히 약화된다.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밀착성이 강해야 한다. 밀착성이라는 것은 기업의 구성원들이 서로 얼마나 자주 의견을 주고 받는가를 말한다. 개인적으로 동료와 상사들과 친하냐는 것이 아니다. 업무가 끝나고 같이 술을 자주 마신다고 밀착성이 높은 환경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서로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이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업무에 관련하여 자주 의사소통을 하고 서로 하지 못할 말이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혁신적 아이디어의 실행이 보다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매일의 의사소통을 통해, 혁신의 완성에 필요한 다양한 의사결정 사안을 보다 빨리, 그리고 나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의 2003년형 코롤라 자동차의 가격혁신은 이 친화성이 효과를 본 좋은 예이다. 2003년형 코롤라의 생산주임연구원이 된 요시다씨는 생산가격을 15,000불로 유지하면서 디자인과 옵션을 고급화하라는 특명을 받았다. 그는 즉시 큰 방을 마련하고 관계자들이 시도 때도 없이 각 부품마다 생산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토론하도록 하였다. 생산가격, 생산가격이란 말이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자주 토론된 결과, 5년 만에 “15,000불의 고급화된 코롤라”라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기한 내에 현실로 바꾸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이런 조직문화는 극히 드물다. 통신수단이 발달하면서 오히려 같은 사무실에 일하는 사람도 한 달 내내 얼굴 한 번 보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런 분위기에서라면 모처럼 생각하고 실험해 본 혁신적 아이디어도 어느새 잠잠해지기 쉽다. 미국 캐논에서는 조직원끼리 회의 석상 등에서 모두 석상 같은 얼굴을 하고 앉아있는 이스터 석상 효과 (Easter Island Effect)를 타파하고자 노력한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실행하자고 모였는데 모두 큰 바위 얼굴을 하고 뚱하니 쳐다 보는 경우는 없었는가? “언제적 얘긴데 아직도 하고 있어?”하고 관심을 잃은 것이다. 밀착성을 높이려면 사람들이 보다 쉽게 서로 이야기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다양한 의사소통 채널을 마련하고, 선호하는 의사소통 채널을 서로 알려주는 것이 좋다. 전화를 해서 연결이 안되면 이메일을 하고, 이메일로 안되면 방으로 찾아갈 수 있으면 좋다. 홍보와 의사소통을 업무의 일부로 지정하고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멀티미디어를 쓰거나 평소와 다른 장소에서 회의를 해 재미를 더 해주기도 한다. 누구든 재미있는 자리에는 한 번 더 가게 마련이다.   
 
많은 기업들이 혁신을 시도한다. 그러나 말 한마디라도 함부로 해서는 혁신은 시작도 되기 어렵다. 시작돼도 성공하는 확률이 천분의 일이나 만분의 일이 된다. 먼저 혁신을 장려하는 문화가 갖춰져야 한다. 우리 기업이 혁신에 성공하지 못 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나 자신을 점검해 볼 일이다. 기업 안에서 내 업무에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는 사람을 몇이나 알고 있는가? 성공하지 못한 아이디어나 정답이 아닌 답도 중요한 발언으로 보고 박수치고 있나? 내가 이 혁신적 아이디어를 살리는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아이디어가 몇 개나 있는가? 얼마나 자주 이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나? 둘러보면 주변에 틀림없이 혁신의 씨앗이 수없이 있을 것이다. 말 한 마디라도 혁신 팀의 기를 살리는 이야기를 하면, 내가 속한 기업의 성공에 기여할 수 있다.   <끝>
(2008. 1. 16. LGERI, 박은연)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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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성공 비결은 사람 관리에 있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경영 현실에서 성숙한 인간 관계와 내면의 성찰을 기반으로 구성원들을 대하는 인격적 리더가 주목 받고 있다. 성공하는 리더의 ‘인격’에 대해 살펴 본다. 
 
작년 국내 출판업계에서는 유난히 인간 생활의 근본적 가치와 덕목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한다. ‘배려’, ‘경청’, ‘몰입’ 등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들을 보면 기존의 성공학이나 리더십 서적에서 전통적으로 강조되어 온 전문성, 카리스마, 실력 등은 다루지 않고 있다. 반면 성숙한 인간 관계와 내면의 성찰을 기반으로 구성원들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말하고 있다. 각박해지는 경영의 현실 속에서 성숙한 인간 관계와 인간미를 추구하는 추세가 커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리더, 인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경영학자 톰 피터스(Tom Peters)와 로버트 워터만(Robert Waterman)은 그들의 저서 「초우량 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에서 성공하는 조직의 특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한 바 있다. “조직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토대는 사람이다. 이는 가장 당연하면서도 외면되어 왔던 사실이다. 구성원들이 일과 조직에 열정을 가지고 몰입하면서 자발적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조직이 성공할 수 있다.” 바로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관리하는가에 조직 성공의 근본이 있음을 강조한 것이라 하겠다.
 
조직의 성공 비결이 사람 관리에 있다면 리더의 성공 비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리더는 구성원들과 몸을 부대끼며 조직을 이끌어가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리더가 구성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구성원들의 사고와 행동을 좌우한다. 또한 구성원들의 자발적 헌신과 열정은 리더가 구성원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에 달려있다.  
 
리더의 성공, 인격이 좌우한다 
 
「인격의 힘(A Question of Character)」의 저자인 론 시몬스(Ron P. Simmons)는 수많은 기업의 리더들과 인터뷰한 후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리더십에 대한 토론은 대개 능력과 경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결국은 한 개인의 인격과 성실성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얼마 전 한 취업 전문 업체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4명이 존경 받는 상사의 요건으로 ‘인격’을 꼽았다고 한다. 훌륭한 인격을 가진 리더는 통제와 지시 없이도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헌신하게 만든다. 오랫동안 좋은 인재를 잃지 않는 리더의 힘은 실력이나 카리스마가 아니라 바로 훌륭한 인품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3.0세대 CEO가 주목 받고 있다 한다. 작년 뉴욕타임즈(NYT)기사에 따르면, 90년대가 사업적 안목과 강력한 추진력을 기반으로 사업을 일구는 1.0세대 CEO의 세대였다면 2000년대 중반까지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구조조정을 능숙히 하는 2.0세대 CEO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향후에는 재즈 밴드처럼 부드럽게 기능하는 팀을 잘 구축할 수 있는 3.0세대 CEO가 주목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건강한 조직에는 반드시 훌륭한 인격의 리더가 있고 결국 그러한 조직은 성공을 지속할 확률이 높다. 이제는 전략적 통찰력과 카리스마보다 구성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인격적 소양이 리더가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격의 중요성, 불변의 진리 
 
인격의 중요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강조해왔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The Seven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의 저자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 박사는 표면적으로 쉽게 드러나는 성격(Personality)보다는 오랜 노력과 심신의 단련으로 성취되는 성품(Character)이 훨씬 더 중요하고 값진 것이라 말한다(<표> 참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는 말로 유명한 사무엘 스마일스(Samuel Smiles) 역시 저서 「인격론(Character)」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천재성이 아니라 훌륭한 인격이다. 천재성은 감탄을 자아낼 뿐이지만 인격은 끊임없는 존경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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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막론하고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한결같이 훌륭한 인격이 자리잡고 있다. 한낱 농부 출신이었던 유방이 천부적인 장수였던 항우를 제치고 천하를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주변의 인재들을 신뢰하고 포용함으로써 그들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만들었던 훌륭한 인품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전국시대 문무를 겸비한 무사 출신 미쓰히데는 타인의 결점을 먼저 보는 반면 짚신장수 출신의 히데요시는 다른 사람의 장점을 보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결국 훌륭한 인품을 지닌 히데요시는 그의 인품을 보고 몰려든 인재들 덕분에 노부나가의 뒤를 이어 일본 전국시대의 패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훌륭한 인격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성공하는 리더들 역시 끊임없이 스스로를 단련하는 노력과 좋은 습관을 통해 훌륭한 인품을 배양해왔음을 알 수 있다. 링컨 대통령은 젊었을 때 남을 비판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는 이러한 단점을 고치기 위해 자신이 감정이 격해있는 상황에서 쓴 편지는 반드시 며칠 간 서랍에 보관한 후 다시 읽어보고 고치고 나서야 부치는 습관을 들였다고 한다.  
 
리더의 인격을 위한 요소 
 
리더십의 권위자인 스티븐 코비 박사는 인격 단련과 관련하여 내적 성품 중심의 덕목을 제시한다(<표> 참조). 그 가운데 특히 조직의 리더로서 주목해야 할 주요 덕목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1.배려 
 
리더로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인격적 덕목은 ‘배려’이다. 배려는 한 마디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며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영국의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 전 수상이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에서 승리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250여 명의 전사자 가족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고 한다. 여름 휴가도 반납하고 밤을 새워가며 전사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쓰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또는 부인이나 누나의 마음으로 눈물을 흘려가며 한 통씩 진심을 담아 편지를 썼다고 한다. 대처가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리더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인쇄된 편지에 서명만 해도 충분하다는 참모의 권유도 뿌리친 진실된 마음의 배려였던 것이다.  
 
GE의 잭 웰치는 퇴임을 앞두고 가진 한 인터뷰에서 “회사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못 갖춘 직원을 해고한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내가 잔인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나는 회사와 가치관이 다른 직원들에게 빨리 본인에게 맞는 회사를 찾거나 능력을 개발하도록 알려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문제없다는 이유로 그냥 적당히 지내도록 하다가 중년이 훨씬 넘어가서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해고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잔인한 짓입니다” 라고 말했다. 무자비한 구조조정으로 ‘중성자탄’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웰치였지만 깊이 들여다 보면 인간의 가치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존중에 바탕을 둔 배려가 있었던 것이다.  
  
2.정직 
 
정직한 리더는 존경을 받을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성실하게 일하도록 만든다. 반면 도덕성에 문제가 있을 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성공하는 리더가 되기 힘들다. 미국의 리처드 닉슨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큰 지지를 얻었고 재선에서는 60%라는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지지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워터 게이트 불법 도청 사건에 대한 은폐 시도로 결국 1974년 퇴진할 수밖에 없었다. 1996년 미국의 역사학자 36명이 역대 대통령의 업적에 대해 순위 조사했을 때 닉슨은 꼴찌를 기록했다. 리더로서 아무리 많은 업적이 있더라도 단 한번의 도덕성 상실로 물거품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벤처기업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씨는 “벤처기업의 핵심 포인트는 아이템이 아니라 벤처기업인의 사람 됨됨이이다. 정직과 성실을 바탕으로 노력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정직한 리더는 부당한 편법을 쓰지 않고 실력을 통해 정정당당히 경쟁한다. 조직의 성공이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되려면 도덕성에 기반한 리더의 경영 철학이 매우 중요한 요건이 된다.
 
3.절제 
 
성공하는 리더라면 권위를 내려 놓고 감정을 절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코넬대학의 케네스 블랜차드(Kenneth Blanchard) 교수는 저서인「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Whale done)」에서 일을 맡기고 어떻게 하나 팔짱을 끼고 지켜보다가 그 동안 발견한 실수와 허점을 지적하는 관리 방식을 ‘뒤통수치기’ 라고 정의한다. 진정한 리더로 성공하려면 뒤통수치기 방식을 버려야 한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 팀원과 함께 고민하면서도 자율성을 해치지 않고 책임감을 공유하되 적절한 임파워먼트를 해주는 고도의 절제 기술이 필요하다.
 
부정 회계 사건으로 사라진 엔론이나 월드콤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절제하지 못하는 리더는 개인 뿐만 아니라 회사와 구성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준다. “리더 혼자 힘으로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어떤 리더라도 혼자 회사를 망하게 할 수는 있다”는 짐 콜린즈(Jim Colllins)의 말이 그대로 들어 맞는 경우라 하겠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경영컨설팅 기업인 테이블 그룹(The Table Group)을 운영하는 패트릭 렌시오니(Patrick M. Lencioni) 회장은 CEO가 빠지기 쉬운 5가지 유혹의 하나로 회사의 실적보다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는 데 집착하는 것을 지적한다. CEO가 소위 ‘이름병’에 걸리면 그 기업은 반짝할 순 있어도 결국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4.겸손 
 
겸손은 스스로 부족함을 인식하고 항상 배우고 더 나아지려는 자세라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국내 한 경영연구소에서 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성공 요인을 한자성어로 적어보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이 ‘순망치한(脣亡齒寒)’이었다고 한다. 성공은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주변의 여러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의미였다. 이러한 결과는 오히려 성공한 리더의 겸손함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이 다시 평범한 기업 또는 그 이하로 전락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경영자의 자만을 들고 있다. 아무리 기업을 성공시킨 리더라도 스스로 위대하다고 자만하는 순간이 개인적인 실패와 기업 추락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짐 콜린스는 리더십의 최고 수준인 ‘5단계 리더십(Level 5 Leadership)’은 사업가적 의지와 인간적인 겸손함이 결합될 때 가능하며 이를 통해 진정한 위대함이 창출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링컨 대통령은 남북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게티즈버그 전투에서 마이드 장군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존경하는 마이드 장군! 이 작전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모두 당신의 공로입니다. 그러나 만약 실패한다면 그 책임은 내게 있으며 장군은 모든 것이 링컨 대통령의 명령이었다고 말하십시오. 그리고 이 편지를 모두에게 공개하십시오!” 책임은 자신이 지고 영광은 부하에게 돌리는 겸손한 리더 링컨의 인격이 잘 드러난다 하겠다.
 
5.용기 
 
용기 역시 다양한 상황을 접하는 조직의 리더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이다. 예를 들어 당장의 이익이나 주위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신념을 굽히지 않는 용기, 부당한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 부하의 장점을 인정하고 배울 수 있는 용기 등이 그것이다.  
 
1982년 미국 시카고에서는 독극물이 들어 있는 타이레놀을 복용한 7명의 시민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존슨앤존슨의 제임스 버크(James E. Burke) 회장은 기업 존폐의 위기에 서 ‘타이레놀’을 더 이상 브랜드명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컨설팅 회사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동일 브랜드의 새 제품을 출시하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품 전량을 수거하고 처리 과정을 공개하면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당당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회사는 빠른 시일 내 이전보다 더 좋은 성과와 기업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리더의 인격, 조직 차원에서 바라볼 때이다 
 
인격은 본질적으로 개인의 문제이다. 그러나 조직을 책임지는 리더의 인격은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조직 차원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 실제로 많은 미국 기업들은 기업의 성과가 사업적 요소만큼이나 인간적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유명 MBA 스쿨들이 앞다투어 CEO 등 리더급을 대상으로 문학과 역사 과목들로 구성된 인문학적 교양 과정을 개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적인 금융 기업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까다로운 인재 채용 방식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뉴욕 본사와 해외 지사를 오가며 20회 이상 면접을 진행하는 이유는 지식과 재능뿐만 아니라 지원자의 도덕성이나 윤리관 등 사람됨됨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문(文), 사(史), 철(哲)로 대표되는 인문학을 경영의 토대로 삼는 ‘인문경영’이 관심을 끌고 있다. 매일마다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치열한 비즈니스의 전장일수록 오히려 사람간 관계와 삶의 근본적인 원리에 대한 이해가 생존의 기본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기업 환경이 아무리 복잡해져도 결국 기업 운영의 주체와 객체는 모두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때이다.
(LGERI, 2008. 2. 18. 강진구)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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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나 직장에서 ‘프로답다’는 얘길 듣고 싶어한다. 경영자 또한 회사에 프로답게 일하는 인재들이 넘쳐나길 희망한다.  프로들의 남다른 특징과 프로 인재를 키워내는 일터의 조건에 대해 알아본다. 
 
프로페셔널(Professional)의 줄임말인 프로는 ‘어떤 일을 전문으로 하거나, 그런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 또는 전문가, 직업 선수’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는다.  
 
물론 우리가 프로라는 말을 자주 언급하는 곳은 야구, 축구, 농구 등 주로 스포츠 세계이다. 최고만이 살아남는 프로 세계의 스포츠맨들을 보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신의 실력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철저히 외면 당한다. 관중의 기억 속에서 쉽게 사라져 버린다는 얘기다. 반면, 1인자의 자리에 선 프로 스포츠맨은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든 정도의 부와 명예를 거머쥐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프로 스포츠맨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뼈를 깎는 고통을 참아가며, 최고가 되기 위해 구슬 땀을 흘린다. 자기 자신과의 한판 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이들의 열정과 프로 근성을 보면서, 우리는 박수 갈채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프로다워야’ 인정 받는 시대 
 
그런데, 이와 같은 프로들의 열정과 근성이 꼭 프로 스포츠 세계만의 전유물일까? 그렇지 않다! 일반 직장인들의 세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실제, 컨설턴트나 애널리스트 등과 같은 일부 전문 직종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냉혹하리만큼 철저한 성과 및 역량 중심의 인사 관행이 이루어져 왔다. 근속년수나 출신 배경과 무관하게, 그 분야에 필요한 전문성을 토대로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는 인재만이 ‘초고속 승진’과 ‘고액 연봉’을 보장받는다. 더불어 높은 사회적 지위까지도 뒤따른다. 그러나, 최고가 되지 못할 경우 그 세계에서 자리잡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이들 분야에서 프로페셔널에 대한 얘기가 많다. 심지어 ‘일중독자(Workaholic)로 북새통을 이룬다’는 말도 나온다.
 
이러한 흐름은 반드시 일부 전문 직종만의 얘기는 아니다. 최근 들어 ‘프로(Pro)’는 경영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은 ‘프로답게 일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고, 이들이 맘껏 일할 수 있는 ‘프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테면 성과주의 인사제도가 좋은 예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직장인들도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나 직장에서 프로페셔널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다운 근성과 열정으로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피터 드러커는 『프로페셔널의 조건』이라는 저서에서 “21세기를 살아가는 모든 지식 근로자들은 어떤 분야에서건 프로페셔널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고 성공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프로답게 일한다’는 것 
 
과연, 직장인들에게 있어, ‘프로답게 일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여기서는 프로와 아마추어 운동 선수의 차이를 한번 떠올려 보자. 아마추어 운동 선수들은 경기를 즐기는데 목적이 있다.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일 수 있다. 이렇다 보니 고도의 전문성이나 책임감이 그리 중요치 않다. 그저 그 운동이 좋아서 즐기며 행복한 느낌을 받으면 족하다. 이에 반해 프로 스포츠맨들은 돈을 받고 환상적인 게임을 관객에게 선사해야 한다. 관객에게 즐거움의 가치를 주어야 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매우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실력/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고된 훈련과 스트레스의 고통을 견뎌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야만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직장인들이 프로답게 일한다는 것은 ‘뜨거운 열정과 투철한 승부 근성으로(= 프로다운 근성), 진정한 실력에 입각해 기대 수준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는(= 프로답게 일해) 인재’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더하여 주위 사람들로부터 본받고 싶은 마음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단순히 주어진 일을 차질 없이 하는 정도로는 프로 인재가 될 수 없다. 아울러 성과를 냈다 하더라도, 그 일을 수행하는 과정이 프로답지 못했을 때도 진짜 프로로 인정 받기 어렵다.
 
프로 인재가 부족하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에는 이 같은 프로 인재가 얼마나 많을까? 이에 대해 주요 기업의 임원들이나 HR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글로벌 선진 기업에 비해 우리 기업이 프로 인재를 잘 키워내지 못한다. 인력의 생산성이나 고객 가치 창출 역량이 극적으로 개선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루 빨리 우리 기업들도 프로들이 일하는 프로 일터로 거듭나야 한다.”라고 말한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일등 기업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주도적으로 일하는 프로 인재의 수혈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이에 일하는 방식이 남다르다는 글로벌 선진 기업에서 일 한 경험이 있는 인재, 글로벌 기업의 HR 관리자를 비롯해 국내 일부 전문가들이 말하는 ‘프로다운 인재는 어떤 사람’이고, ‘이들을 키우는 일터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우리 기업들이 프로답게 일하는 인재들이 잘 양성하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집약될 수 있다(<그림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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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를 키우지 못하는 HR 시스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 사항 가운데 하나는 프로 인재를 키워내고 있지 못한 조직 운영 시스템의 문제였다. 많은 기업들이 강도 높은 성과주의 인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역량과 성과에 기초한 보상 시스템 등을 운영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점에서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고 있지 못하며, 권한위임이 충분치 못하다는 의견이 많다.
 
● 그릇된 기업 풍토와 문화 
 
둘째, 그릇된 기업 풍토나 조직 문화도 프로를 키워내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이다. 대표적으로 인맥이나 학연, 지연 등 아직도 관계 중심적 조직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인식이 많다. 설상가상으로 ‘정도(正道)’보다는 ‘정치(政治)’ 논리에 치우친 기업 풍토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불투명한 관행이 자리잡게 되고, 이를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프로 인재들이 우리 기업에서 당당히 설 자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 부족한 프로 리더 
 
셋째, 프로 인재를 리드할 수 있는 진정한 프로 리더가 부족한 것도 문제이다. 항상 프로의 뒤에는 좋은 스승이자 든든한 멘토가 있다. 프로에게 있어 훌륭한 스승은 ‘정신적 지주’이자, ‘역할 모델’이다. 마찬가지로 직장인들에게 있어 프로 리더는 그 사람의 근성과 열정, 그리고 일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은 역할 모델로써 매우 중요한 존재라 하겠다. 따라서 기업에 프로 근성으로 투명하게 일하는 프로 리더가 많다면, 프로 인재들도 자연스럽게 넘쳐날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의 현실은 아직 이와는 거리감이 있다”라고 지적한다. “비록 리더들이 성과를 내긴 했지만 그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실력이나 소신에 입각해 투명하게 처리하지 못할 경우, 더욱이 강압적이었거나 단기적 시각, 임기응변식의 무엇이었다면 구성원들이 이를 보면서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는가?”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의 이 같은 지적은 우리 기업의 리더들이 깊이 새겨보아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프로 인재를 키워내는 일터 
 
프로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인재 스스로가 프로답게 일하고자 하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필요하다. 회사도 이들이 잘 양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하에서는 프로 인재의 남다른 특징과 프로 일터 구축 포인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 본다(<그림 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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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최고를 향한 열망과 추진력 
 
첫 번째, 프로 인재는 ‘최고를 향한 열망과 추진력’이 남다르다. 예컨대, 아마추어 야구 선수에게 있어 야구는 즐김의 대상이기 때문에, 이들이 야구를 잘 하지 못한다고 해서 문제될게 없다. 그러나, 프로 선수들에게 있어 야구는 즐기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1등이 되어야 한다’는 열망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회사 역시 최고를 향한 열망과 추진력이 넘치는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동기부여 할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좋은 수단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성과주의 인사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인재들이 더 나은 가치와 성과를 창출하고 프로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일례로 IBM은 동일 직급에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결단력이나 혁신적 사고 등 13개에 이르는 역량을 평가하여 상위 10%와 하위 10% 사람들 간에 최고 4배의 보상 차이를 둔다. 이처럼 실력과 능력에 따른 파격적 보상 차등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 IBM이 중요시 하는 것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라고 한다. IBM의 사례에서처럼, 향후 우리 기업들도 파격적인 보상 차등도 중요하지만, 성과주의 인사제도가 잘 작동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뒷받침될 수 있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2.프론티어 정신으로 무장 
 
두 번째, 최고를 향한 열망과 추진력도 중요하지만, ‘최고’ 이상으로 중요한 ‘최초’가 되고자 하는 개척자의 자세도 필요하다. 일명 ‘프론티어 정신(Frontier Spirit)’을 갖추어야 프로 인재라는 말이다.
 
얼마 전 화제가 되었던 블루오션 전략을 상기해 보자. 경쟁자들과 비슷한 방식으로 싸우는 레드오션은 치열한 경쟁, 성장 둔화, 수익률 하락만이 있을 뿐이다. 반면, 블루오션은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무경쟁의 시장이자 기업이 진출해야 할 새로운 개척지이다. 어느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최초가 될 수 있는 남다른 생각과 발상의 전환, 그리고 차별화가 필요하다. 바로 이것이 프론티어 정신의 본질이다. 프론티어 정신으로 무장된 프로 인재들은 언제나 남다른 생각과 차별적인 아이디어를 고민한다. 이러한 인재가 많을 때, 기업도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은 인재의 창의성이 자랄 수 있는 기업의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선진 기업들이 현재의 업무에서 벗어나 남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도전적인 일을 부여하며, 건설적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 등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3.균형 감각의 절묘한 조화 
 
세 번째, 프로 인재들의 또 다른 특징은 균형 감각이다. 우리 기업의 직장인들이 부족한 부분도 바로 이것이다.  
 
균형 감각은 우선 ‘공과 사의 구분’을 명확히 하는데 있다. 일례로, 우리 직장인들을 보면 개인과 회사 일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직원들 간의 돈독한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부분을 서로가 터놓고 지내야 한다. 때로는 서로에게 느끼는 깊은 유대감이 탁월한 팀웍의 기폭제가 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것이 온정주의나 이기주의를 낳고, 조직 운영의 장애물이 될 때도 있다. 더욱이 불분명한 공사 구분은 회사와 상관없는 개인의 일을 회사의 업무 시간에 처리하는 등 부작용도 낳게 된다.
 
이에 비해 마이크로소프트나 IBM과 같은 글로벌 선진 기업들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예컨대, 회사가 직원들의 이메일과 메신저 내용 모두를 데이터베이스로 저장/기록한다. 여기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 회사와 직장인들은 “우리는 개인 이메일과 회사 이메일을 구분해서 사용한다. 회사 업무를 위해 제공한 모든 것은 회사의 지식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다음으로, ‘일과 삶의 균형(Work & Life Balance)’을 챙기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진정한 프로 직장인들은 마치 일중독자처럼 무섭게 일에 파묻히지만, 개인 삶과 가정에 충실한 사람들이라는 특징도 있다. 일중독 현상은 단기적으로는 성과 제고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는 먼 미래를 두고 볼 때 반쪽짜리 프로를 양산할 따름이다. 가정 생활이 행복하지 못한 직장인이 진정 훌륭한 인재로 거듭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정과 개인 삶의 행복이 프로 인재의 근원적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은 글로벌 선진 기업들이 일과 삶의 균형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4.감수성과 다양성 수용 능력 
 
네 번째, 다양성을 수용하는 동시에 변화의 흐름을 감각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감수성도 프로 인재가 갖추어야 할 남다른 특징이다.  
 
국가 간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글로벌 시대가 도래하면서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고함은 물론 행동할 수 있는 인재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있다. 다양성에 대한 이해는 단순히 다른 나라의 언어를 습득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언어 습득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인재들은 지금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수집하여 세계를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는 감수성을 지녀야 한다.  
 
글로벌 선진 기업들 역시 다양성과 관련한 직원들의 감수성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예컨대, 존슨앤존슨사는 ‘다양성 대학’을 설립해, 직원들에게 글로벌 및 이(異)문화 이슈에 대한 감수성 훈련을 시키고 있다. 엑손모빌사의 경우, 리더들의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 ‘글로벌 다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민족간 리더십과 문화적 차이를 학습시키고 있다.
 
5.올곧은 품성과 자기 절제 
 
우리는 종종 프로 스포츠맨이 그릇된 행동과  무절제로 정상의 자리에서 좌초하는 모습을 목격한다. 다시금 재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이치는 직장인들도 예외일 수 없다. 따라서 프로 인재는 바른 길을 걷는 올곧은 품성과 주위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자기 절제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프로 인재가 갖추어야 할 마지막 덕목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피터 드러커도 “정직한 품성과 도덕성에 기반한 자기 절제 능력을 갖춘 경영자만이 오래도록 존경 받는 경영자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개인 뿐만 아니라 기업 전체가 투명하고 정직한 품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앞으로 기업은 ‘정치(政治)’ 논리에 치우치기 보다 ‘정도(正道)’를 걷는 기업의 풍토를 조성하는데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비윤리적이고 불투명한 관행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으로 프로다운 인재들이 키워질 수 있다.
 
프로 일터 구축의 적(敵), ‘프로답지 못한 리더’ 
 
지금까지 프로 인재들의 남다른 특징과 이들이 자랄 수 있는 일터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여기서 한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프로 일터 구축을 가로막는 최대의 적(敵)은 무엇인가?”라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로 인재가 잘 성장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프로답지 못한 리더’ 때문이다. 이창호 9단의 뒤에는 조훈현 9단이라는 좋은 스승이 있었다. 인재들도 마찬가지이다. 본받고 싶은 좋은 리더만이 잠재 인재들을 프로 인재로 키워낼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이 프로답지 못한 리더가 누구인지 가려내지 못한다면, 프로 일터 구축이라는 꿈은 요원한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끝>

(LGERI, 2007. 12. 17. 김현기)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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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성공을 위한 바람직한 조직은 어떤 모습일까, 현재의 조직 운영 시스템으로 다가올 미래 환경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을까?” 요즘 기업 경영자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최대 이슈 중 하나이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불안정한 경영 환경을 돌파할 수 있는 튼실한 조직 체계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비전과 전략이 있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했다 하더라도 조직 시스템이 탄탄하지 못하면 애초 기대했던 성과를 내기 어렵다. 최신 기술로 제작된 수준 높은 설계도와 품질 좋은 재료가 있더라도 건물의 뼈대가 부실하면 결국 붕괴되고 마는 건축물의 이치와 같다. 따라서 경영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 운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와 비전 달성의 초석이라 할 수 있다. 미래 조직의 설계는 현재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조직의 모든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완벽한 조직 운영 시스템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경영 환경의 큰 변화 흐름을 포착하고 조직의 강점과 약점, 역량 수준과 전략적 목표를 충분히 고려하는 진화론적 접근이 바람직하다. 
 
< 목 차 > 
 
Ⅰ. 現 조직은 미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가?
Ⅱ. 경영자가 주목해야 할 ‘미래 조직의 키워드’
Ⅲ. 맺음말
 
 
 
I. 現 조직은 미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가? 
 
 
오늘날 기업들은 저마다 고유의 조직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조직 운영 시스템을 일일이 열거한다면 아마 기업의 수만큼이나 많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마다 사업 전략이나 규모, 특성이 다르고, 경쟁하는 시장과 고객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기업들의 조직 운영 시스템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크게 두 가지의 공통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상하간의 명확한 계층을 기반으로 하는 ‘피라미드형’조직 운영 시스템을 첫 번째 특징으로 들 수 있다. 이는 20세기 초 독일의 막스 베버(Max Weber)에 의해 최초로 체계화된 조직 형태로서 계층별로 명확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으며, 위에서 아래로의 지시와 통제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조직 형태이다. 의사 결정 시에는 개개인의 판단이나 감정보다 이미 설정된 역할이나 규정이 우선된다. 상하간 계층 구조에 입각한 피라미드형 조직은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위에서 명령을 해야만 움직이는 ‘관료주의(Bureaucracy)’라는 병폐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직 형태는 여전히 월마트(WalMart)나 맥도날드(McDonald) 등의 글로벌기업을 지탱하는 조직 운영 시스템의 근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두 번째로 사업 단위를 중심으로 하는 사업부제 조직 운영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사업과 제품이 다양화되면서 나타난 것으로서, 각 사업이나 제품 단위의 조직이 개별 기업처럼 운영되는 형태이다. 즉 연구개발, 생산, 영업, 물류 등 주요 기능들을 각 사업부 조직에 포함시키고, 이들 조직이 사업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갖는 독립적 운영 체계이다. 사업부제 조직 운영 방식은 1920년대 GM을 이끌던 알프레드 슬로언(Alfred Sloan)에 의해 체계화되었고 수십 년간 GM 성장의 견인차가 되면서 많은 기업들로 확산되었다. 그 인기의 주된 비결은 사업부제 조직이 갖고 있는 고유의 특징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예컨대 사업부별 성과가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에 성과 제고를 위한 사업부간 경쟁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이상의 두 가지 특징은 오늘날 많은 기업에서 조직 운영의 기본 사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서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이라면 “피라미드형 조직, 사업부제 조직 운영 시스템으로 미래에도 성공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상하간 명령이나 명확한 성과 책임에 기반한 자기 완결형 조직이라는 면에서는 분명 장점이 있지만, 이에 못지 않게 뒤따르는 치명적인 한계점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피라미드형 조직 체계에 익숙해진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환경에 직면할 때마다 창조적이고 자율적 판단 능력을 발휘할 것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변화된 고객과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을 매번 다시 설정하고 교육하기에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다시 말해 피라미드형 조직의 합리적 운영 방식은 경영 환경이 안정적일 때에는 강점이 되지만 변화무쌍한 환경에서는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약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업부제 조직 역시 예외는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사업부간 경쟁의 심화로 기업 전체 차원에서의 협력과 시너지 창출이 힘들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사업부들은 각기 자신들의 성과 목표 달성에 급급하기 때문에 타 부문과의 협력을 통해 더 큰 성과를 창출한다거나 외부 변화에 미리미리 대응하는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소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의 속도와 예측불가성을 고려해 볼 때 새로운 조직운영 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기업경영자에게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가 되고 있다. 현 조직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성공을 담보할 새로운 체계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미래 통찰력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미래조직의 트렌드와 효과적인 공략포인트를 살펴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Ⅱ. 경영자가 주목해야 할 ‘미래 조직의 키워드’ 
 
 
성공하는 조직을 위해 경영자가 주목해야 할 미래 조직의 키워드는 변화(Change), 지식(Knowledge), 조화(Combination), 그리고 인간(Human)의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그림 1> 참조). 이하에서는 각 키워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와 사례를 중심으로 시사점을 모색해 본다.

1. 변화 (Change) 
 
미래 조직의 첫 번째 성공 키워드는‘변화(Change)에의 대응’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성공에 매몰되어 현실에 안주하는 기업은 살아남기 힘든 시대이다. 경영 환경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예의주시 하면서 남보다 먼저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기업이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시대라는 의미다. 세계적 컨설팅회사 페로 시스템(Perot Systems Corporation)의 회장으로 조직 변화 일원의 권위자인 제임스 챔피(James Champy)는“조직은 끊임없는 여행과도 같다. 성과라는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면서, 지속적으로 민첩하고 유연하게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변화 대응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시장과 고객 중심의 조직 운영이라 할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가치는 날로 다양화되고 있다. 또한 고객 니즈의 변덕스러움과 까다로움도 그 어느 때보다 심해지고 있다. 예컨대 핸드폰 경우‘통신 수단으로만 여기던 과거와 달리‘액세서리’,‘ TV’,‘ 인터넷 검색’등 고객이 가치를 느끼는 방식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또한 한 조사에 의하면 고객들의 핸드폰 교체 주기는 약 6개월이라 할 정도로 고객의 입맛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고객과 시장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 운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미래 조직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포인트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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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징후의 선도적 포착 
 
시장 변화 대응의 선결 요건은 변화 감지 역량이다. 시장과 고객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주파수가 고객에 맞춰져 있어야 한다. 동시에 일선의 모든 직원이 고성능의 안테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직접 신제품을 체험해보는 고객들의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그들의 기호나 생각의 생생한 변화를 파악하여 제품 개발에 반영하기 위해 경영진이 일선 현장을 체험하거나 고객 체험관을 운영하는 등의 모습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고객지향성이 한 두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고객 접촉이 지속적으로 체질화되도록 조직 운영 시스템의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였던 갈브레이스는 기존의 제품 중심(Product-centric)조직에서 고객 중심(Customer-centric)조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하여 제품과 고객를 두 축으로 하는 하이브리드형 조직을 제시하고 있다. 향후에는 제품 자체보다 제품을 둘러싼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노키아(Nokia)는 고객의 니즈를 재빨리 파악하고 반영하기 위해 전후방 하이브리드형 조직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그림 2> 참조). R&D 분야의 경우에도 고객 또는 시장 관점의 제품 개발과 원천 기술 확보를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전후방 분리조직을 운영할 수 있다. 일례로 도요타(Toyota)는 최종적인 모델을 개발하는 전방의 개발센터와 별도로 후방에 기술센터 및 도요타 중앙연구소(Toyota CRDL)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06년 미국 내 전기/전자 업종의1위에 오른 에머슨(Emerson Electric)의 경우에도 4개의 기술센터(Advanced Technology Center)를 후방에 두고 전방 사업 조직과 플랫폼을 공유함으로써 환경의 변화가 기술 연구에 반영되는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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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대응력의 체질화 
 
변화를 감지했다면 이에 대응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변화 대응력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능력으로 체질화되어야 한다. 이는 평소 고객 접점에서 적절한 의사결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그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팀 조직’활성화를 들 수 있다. 일선 현장 구성원들이 해당 팀의 일을 스스로 선택하고 자율적이고 즉각적인 결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평소에 훈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팀 조직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구글(Google)이다. 구글은 중요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소규모 자율 조직에서 출발한다. 여러 계층의 대규모 조직 대신 3명 정도의 작고 자율적인 엔지니어링 팀을 만들고 각자 작업 진행에 대해 폭넓은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들 팀간에는 관리자의 개입 없이 정보교환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상황과 여건에 최적화된 의사 결정이 빠르게 이루어진다. 일본 기업 교세라(Kyocera) 역시 최근‘아메바’라는 소규모 자율경영 팀조직으로 주목 받은 바 있다(<그림 3> 참조). 회장인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창업 당시부터 경영 여건이 여의치 않아 한정된 인재와 설비로 시장 동향에 따라 최적의 임기응변을 발휘해야만 했다. 따라서 현장 리더의 판단에 따라 수시로 팀이 이합집산 할 수 있는 체제가 불가피하였다. 그 결과 시장 상황이나 내부 전략 또는 성과 달성 정도에 따라 사업부 등 큰 규모뿐만 아니라, 아메바 단위 조직까지도 통합과 분할이 빈번한 조직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교세라는 지금도 조직도가 매달 새로 작성되어 배포될 정도로 변화 대응의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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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식 (Knowledge) 
 
기업의 성공을 위한 핵심 조건 중 하나는 혁신(Innovation)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지속적 혁신이 성공하려면 구성원 개개인의 지식과 창의성에 기반한 조직 창의력으로 경쟁사와 차별화를 이루어야 한다. 결국 남들이 아직 하지 않은, 남들이 아직 보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제품과 서비스로 상품화 할 수 있는 능력이 기업 생존의 근간이 된다.
 
조직의 지식 창출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직 운영 방식도 남달라야 한다. 즉 지식의 흡수와 축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이를 조합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지식 창출’프로세스가 체계화되어야 한다.  
 
사실 지식은 20세기 후반부터 조직 성공의 핵심적인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경영학의 권위자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는“미래에는 지식이 기업의 가치 창출과 개인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지식 근로자가 조직의 핵심이 되는‘지식 사회’가 도래할 것이다”라고 예견한 바 있다. 또한 앤더슨 지식역량센터(Anderson Center for Thought Leadership)의 대표이자 최고경영자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아이언 소머빌(Iain Somerville)은 “향후 최고 경영자의 역할은 지식 자산을 평가하고, 인정하고, 그것에 대가를 지급함으로써 지식을 축적하고 시장을 창조하는 지식 자본가의 역할로 변할 것이다”라며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식 역량의 효과적 제고 
 
지식이 무엇보다 중요시되는 대표적인 부문으로 R&D 조직을 들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 대부분의 R&D 분야는 제품 중심적 조직으로 적절한 타이밍의 제품 출시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반면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대부분 기술 중심적 메트릭스 조직을 운영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 역량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다. 이처럼 기반 기술 즉, 전문성을 중시하는 미래형 R&D 조직 구조의 대안 중 하나로 기술 중심의 메트릭스 구조를 고려할 수 있다.  
 
이미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업으로 등극한 도요타는 CE(Chief Engineer)라고 불리는 최고 엔지니어를 제품 개발의 총괄 담당으로 운영하는 독특한 메트릭스 조직 구조를 발전시켜 왔다(<그림 4> 참조). 제품의 기획부터 출시까지 CE가 총괄하되 각 개발 단계별로 기술 조직으로부터 지원과 협력을 통해 하나의 모델 개발 프로젝트를 완성해나가는 형태이다. 일본 제일의 혁신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생활용품 업체 가오(Kao) 역시 기술 중심 메트릭스 조직을 통해 핵심 기술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중앙연구소인 Kao Global R&D는 상품개발 연구소와 기초 기반기술 연구소가 서로 협력하는 전형적인 기술 중심적 메트릭스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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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재창출 프로세스의 정착 
 
보다 발전된 형태의 지식 창출 조직은 이른바 지식경영 조직 또는 학습형 조직으로 알려진‘하이퍼텍스트형 조직(Hypertext Organization)’이다. 지식 이론의 전도사로 불리는 일본의 노나카 이쿠치로 교수가 저서 「지식창조기업 (The Knowledge-Creating Company)」에서 소개한 하이퍼텍스트 조직은 사업단위, 프로젝트팀, 지식기반이라는 세 개의 층을 주요 단위로 한다. 각 계층은 상호 연결되어 마치 인터넷에서 입체적으로 구현되는 하이퍼텍스트 문서 형태와 같은 구조를 보여준다. 동일 조직 내에 존재하는 완벽하게 성격이 다른 세 가지 층에서 외부로부터의 지식 습득, 체화, 재창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의 전자 기업 샤프(Sharp)를 들 수있다(<그림 5> 참조). 조직의 중심은 일상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사업 단위로 기능 중심의 계층 구조이다. 최상층은 프로젝트팀으로 여러 부서에서 모집된 인원이 프로젝트 조직을 이루어 신제품 개발과 같은 지식 창조 활동에 집중한다. 맨 아래 계층은 지식기반층으로 위의 두 계층에서 생성된 지식을 재분류하고 재구성한다. 지식기반층은 조직적인 실체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기업의 비전, 문화, 기술 등에 구현되어 나타나는 계층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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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화(Combination) 
 
이미 많은 경쟁 영역에서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의 구분은 무의미해지고 있다. 미국 미시간 대학교 경영대학원 프라할라드(Coimbatore K. Prahalad) 교수는“미래에는 대규모에서 소규모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의 다국적 기업들이 탄생할 것이다. 기업의 성격과 크기를 결정하는 데 세계화의 영향은 더욱 더 커지게 될 것이다”라며 글로벌화의 영향력을 강조한 바 있다.
 
글로벌화는 필연적으로 사업의 지리적 확장을 가져오기 때문에, 조직 운영 측면에서 여러 지역에 퍼져있는 조직이나 기능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면서 시너지를 창출하는‘조화(Combination)’또는‘통합(Integration)’역량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경영을 글로벌 현지에 너무 위임만 할 경우에 소위 탈중심화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일한 브랜드의 호텔임에도 지역마다 동일 메뉴에 대한가격과 서비스가 상이하여 고객 불만이 발생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또 다른 예로 1992년 실적 악화로 파산 위기에 놓였던 IBM에서는 전사적인 목표와 개별 사업부 목표가 일치하지 않아 일어나는 부작용을 경험하였다. 판매사원들이 고객 앞에서 타 사업부의 제품을 비방하는가 하면 동일 고객에게 IBM의 각기 다른 사업부가 경쟁적으로 입찰하는 등 폐해가 나타났던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널리 퍼져있는 다양한 조직들을 하나로 결집시키고 기업의 전략 달성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조화롭게 이끌어나가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통합 정보 시스템’을 들 수 있다. GE, 지멘스와 더불어 세계 3대 중전기 업체로 꼽히는 ABB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시스템인‘ABACUS’는 전 세계에 5천여 개의 이익센터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분권화 조직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ABB는 필리핀의 복합 싸이클 발전소를 건설하는데 4개국의 ABB 자회사들이 컨소시엄을 이루었으며 영국/프랑스 해협의 해저고속철도 환기 시스템 사업에는 30여 개 국의 ABB자회사들이 협력하는 등 글로벌 통합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기업 내부의 수평적 통합과 조화 
 
위와 같이 IT를 활용한 정보 시스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조직운영시스템 관점의 근본적인 대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직의 다양한 기능들이 별개로 움직이지 않고 일련의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움직이도록 하는 횡적 통합이 그것이다. 1990년 함머(M. Hammer)는 이런 개념에서 출발한 프로세스 조직을 소개하였는데, 그 핵심 사상은 비즈니스 리엔지니어링(Business Re-engineering) 이론이다. 기업이 획기적인 성과를 얻으려면 조직 구조뿐만 아니라 사람, 직무, 경영관리 시스템, 가치관 등 총체적인 비즈니스 시스템이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새롭게 개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세스 조직에서는 전통적인 조직의 기능별 세분화와는 다른 조직 분화가 일어난다. 즉, 임무의 진행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기존의 종적 계층 구조가 아닌 횡적인 다기능(Cross-functional) 구조로 구성되는 것이다. 조직 운영의 초점은 상하간의 지시와 통제보다는 수평적인 업무 협조와 조정에 맞춰져 있다. 직무는 세분화, 전문화보다 통합과 시너지 효과가 중시된다. 또한 내부적인 관리보다는 고객의 요구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시장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조직 내 원활한 정보의 흐름도 자연스러워져 조직간 장벽 현상이 최소화될 수 있는 점도 긍정적 요소이다.
 
프로세스 조직의 대표적인 사례로 포드(Ford)사의 고객서비스 부문(FCSD)를 들 수 있다(<그림 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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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별 조직이었던 FCSD는 1990년대 들어 부서간 장벽의 발생으로 부문간 협조가 원활하지 못해 고객 요구에 대응이 느려지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또 서비스가 표준화되지 않아 지역에 따라 고객 만족도의 편차도 커지고 있었다. 신차 구입 1년 후의 고객 만족도는 독일 자동차 회사의 절반도 안되었고 10년 후 만족도는 10분의 1에 불과할 정도였다. 문제를 인식한 회사는 1995년‘Ford 2000’을 선포하면서 고객 가치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토대로 4개의 핵심 프로세스를 규명하였다. 이에 따라 기능 조직으로 운영되던 고객서비스 부문을 프로세스 조직으로 개편하였다. 그 결과 FCSD의 고객만족도 및 생산성은 크게 증가하였으며 종업원 만족도 역시 다른 기능 부문에 비해 프로세스 조직에서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외부와의 연결과 협력 
 
또 다른 형태의 수평적 조직의 형태로‘네트워크 조직’을 들 수 있다. 향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한 차별화된 핵심 역량의 보유는 성공의 필수 요건이라 할 수 있다. 네트워크 조직은 중요한 부문에 자원을 집중하고 필요한 다른 역량은 아웃소싱 등을 통해 외부 전문 역량을 활용하는 형태로 핵심 역량 확보에 매우 유리하다. 네트워크 조직의 이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1995년 미국 3대 자동차 회사와 부품업체 연합체가 구성한 미국 자동차 업계의 인터넷 정보망 ANX(Automotive Network Exchange)를 들 수 있다(<그림 7> 참조). ANX를 통해 자동차 회사는 부품 공급의 효율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면서 동시에 자사 내 필요한 곳에 역량을 집중할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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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형태의 조직 운영 시스템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부문 중 하나가 제약 분야이다. 제약 기업의 특성 상 신약 개발을 위해 다른 제약 기업, 바이오벤처기업, 대학, 연구소, 병원 등과 공동 연구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으로 이루어지는 지식 생산 체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제약회사인 머크(Merck)는 뉴저지와 펜실베니아 등 미국내 연구소 외에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등지에 8개 연구소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네카(Zeneca)라는 제약회사와 항생제 연구 제휴를 맺는 것을 비롯하여 12개의 바이오 벤처기업 및 2개의 대학교, 1개의 병원 연구소 등과 네트워크 형태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PC업계의 돌풍을 몰고 왔던 델(Dell) 컴퓨터 역시 네트워크형 조직 구조가 성공의 견인차로 평가되고 있다. 칩 생산자와 부품 생산자, 악세서리 생산자와의 완벽한 정보 네트웍트를 구축하였던 것이다. 고객의 주문이 바로 협력업체로 전달되도록 하고 포장과 운송 등 물류 관리는 아웃소싱함으로써 델컴퓨터는 오직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 마케팅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세계 120여 개국의 5천 개 이상의 소매점을 거느릴 의류 회사 베네통(Benetton) 역시 본사와 본사 내 자체 공장, 하청 공장, 판매 대리인과 소매점들이 거미줄처럼 연결된 네트워크 조직의 혜택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4. 사람 (Human) 
 
마지막으로 미래의 기업 환경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요소로 ‘인간 가치(Human Value)’를 들 수 있다. 종업원 개인 가치는 조직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중요시된 경향이 있었다. 기업의 존재 이유로 이윤 극대화가 강조되었던 탓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미래 기업에서는 전통적인 조직의 추구 가치에 대한 변화가 예상된다. MIT 경영대학원 교수인 토마스 말론(Thomas Malone)은 저서 「노동의 미래(The Future of Work)」에서“미래에는 인간적 가치를 비즈니스의 중심에 놓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향후에는 부의 축적이 비즈니스의 유일한 목표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수만트라 고샬(Sumantra Ghoshal) 교수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석좌 교수인 크리스토퍼 바틀렛(Christopher Bartlett)은 공동 저서인 「개인화 기업(The Individualized Corporation)」에서 제도적인 장치보다는 개성과 자유 의지를 가진 인간의 가치를 더 중시하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인본주의적 가치의 중시 
 
실례로 윤리 경영의 모범으로 회자되고 있는 존슨앤존슨(Johnson and Johnson)은 사훈에서 고객, 종업원, 지역사회의 이익을 주주의 이익보다 우선시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존슨앤존슨에는 정직(Honest), 존경(Respect), 공정(Fairness), 신뢰(Trustworthy) 등의 요소를 포함한 크레도(Credo)라 불리는 60년 이상 다듬어진 조직의 가치 체계가 있다. 사실 존슨앤존슨의 모범적인 윤리경영은 크레도가 조직 내에 체화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세계 굴지의 전력 회사로 1981년 설립된 미국의 AES(Applied Energy Services) 역시 기업 경영의 목적을 공정(Fairness), 정직(Integrity), 사회적 의무(Social Resposibility), 재미(Fun)라는 비경제적인 가치로 천명하고 있다. 이런 원칙은 모든 종업원이 작은 CEO가 되어 회사의 중요한 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특히 정보의 외부 유출 위험보다 제대로 된 의사 결정을 위해 직원 모두가 경영자와 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구성원을 경영자로 신뢰하는 AES는 지난 20년이 넘도록 눈부시게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는 활력 넘치는 회사로 주목 받고 있다.
 
인간의 가치를 존중하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미래의 조직 모델로‘민주화 조직’을 들 수 있다. 구성원 개인에게 더 많은 자율권을 보장하는 것을 넘어 조직 내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진 형태이다. 고어텍스(Gore-tex) 방수천으로 잘 알려진 고어앤드어소시에이츠(W. L. Gore & Associates)에서 볼 수 있는 민주적 의사 결정 시스템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회사는 사장과 비서를 제외한 모든 구성원이 공식 직함 없이 서로를 동료(Associate)라고 부른다. 관리자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성과를 내기보다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동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또한 관리자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프로젝트는 진행할 수 없다. 심지어 위원회에서 이루어지는 급여 결정의 주된 고려 사항은 동료들이 쓴 업무 평가서이다. 직원의 됨됨이는 동료들이 가장 잘 안다는 사상이 깔려 있는 것이다. 참여적 의사 결정 시스템은 활기차고 창조적인 일터를 조성하는 근본 동력이 되고 있다. 고어사의 직원 97%가 근무조건에 만족하고 있으며 공식적 R&D 부서가 없는데도 회사는 일반 직원들의 신선한 아이디어 덕분에 매년 혁신적인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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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조직의 또 다른 형태로 인터넷 경매 회사 이베이(eBay)를 들 수 있다. 온라인 상에서 구매자와 매매자간 활발하게 교류되는 다양한 의견은 회사의 중요한 지식 자산이 된다. 또 회사의 고객인 구매자와 매매자 모두 마치 사이트의 운영자인 것처럼 회사의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 이베이의 웹사이트와 온라이 커뮤니티에는 수십 개의 토론장이 갖추어져 있으며 중요한 결정은 온라인 토론을 통해 사용자들의 동의를 얻어 진행된다. 이런 운영 시스템 덕분에 1995년 피에르 오미디아르(Pierre Omidyar)에 의해 설립된 이베이는 미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 바탕에는 대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주인의식을 고취시키는 온라인 민주주의라고 하는 새로운 형태의 조직 운영 방식이 있다.
 
 
III. 맺음말 
 
 
피터 드러커는 미래 조직에 관한 비유로 오케스트라형 조직을 자주 인용하였다.“ 훌륭한 오케스트라처럼 미래에는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와 최고경영진이라는 두 개의 계층이 존재하는 조직만이 남을 것이다.”라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구성원 모두가 일류 전문가인 오케스트라는 지휘자가 연주 하나하나를 지시하지 않는다. 각 연주자는 자신의 악기가 가진 최대의 표현력으로 전체 흐름에 기여한다. 변화와 지식, 조화와 인간이라는 미래 조직 키워드가 모두 녹아 있는 조직 모델의 비유라고 할 수 있다.
 
조직의 내, 외부적 환경에 적절한 조직 운영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은 하나의 조직을 이끌어가는 최고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최고경영자의 조직 설계 역량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조직 구조 개편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직을 검토할 때에는 지나치게 이론적으로 접근하거나 특정한 성공사례를 무분별하게 모방하는 오류를 주의해야 한다. 현재의 문제점에만 집착하는 대증요법적 대처나 임기응변도 피해야 한다. 지나치게 혁신적, 급진적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구성원들의 반발을 야기하거나 수용도가 지나치게 낮아 문제 해결은커녕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모든 니즈를 충족시켜줄 이상적인 조직 운영 시스템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조직 설계는 지금까지의 성공 요인과 강점을 해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당면하고 있는 제약 조건과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모색에서 출발해야 한다. 동시에 조직의 역량 수준과 분위기는 어떠한지, 조직이 기대하는 전략적 목표는 무엇인지를 충분히 고려하는 진화론적 접근이 바람직하다.
 
<참고 문헌> 
 
이쿠지로 노나카, 히로타카 다케부치, “The Knowledge-Creating Company,” (Oxford University Press Inc., 1995). 
 
Ghoshal, Sumantra, Bartlett, Christopher, “The Individualized Corporation,” (1997). 
 
Hesselbein, Frances, “The Organization of the Future,” (Jossey-Bass Inc., 1997). 
 
Malone, Thomas, “The future of work: How the new order of business will shape your organization, your management, and your life,”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2005). 
 
Mohrman, Susan A., Glbraith, Jay R., Lawler, Edward E. III, “Tomorrow’s Organization; Crafting winning Capabilities in a Dynamic World,” (Jossey-Bass Inc., 1998). 

(LGERI, 2007. 12. 10. 강진구)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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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으나, 원화 강세, 고유가 등은 여전히 기업 경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일한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행복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 해에 이어 올해 설문 조사를 통해 직장인들의 행복 수준을 살펴 본다. 
 
다사다난했던 2007년도 이제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 왔다. 한 해의 농사를 정리하고 내년을 기약하는 농부의 심정처럼, 기업들도 그 동안의 성과를 되돌아 보고 다가올 2008년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올 한 해를 되돌아보면, KOSPI가 2,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경기 회복의 신호들이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상당수 기업들의 매출이나 이익 증가세가 지난 해에 비해 두드러졌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모처럼 웃으며 연말을 맞이하는 풍성했던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다가오는 2008년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미국 경기 둔화, 원화 가치 상승, 고유가 시대의 지속 등 기업 경영을 어렵게 만들 것으로 예상되는 걸림돌이 도처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이 올해의 성과에 만족하고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국내외 경영 환경의 어려움이 예상될수록 기업은 경각심을 갖고 미래를 위한 준비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대응 방안들을 강구할 수 있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다. 바로 행복한 직원들이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고 이것이 경영환경 악화를 극복하는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한 직원이 성과 창출의 원동력 
 
얼마 전 국제노동기구(ILO)가 54개국을 대상으로 근로시간과 생산성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근로자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이 2,305시간으로 가장 긴 반면, 노동생산성은 미국의 68% 수준에 불과했다.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은 많지만, 일한 시간만큼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많은 선진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의 해답을 행복한 일터 만들기에서 찾고 있다. 직원들이 자신의 일에 만족하며 직장에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 때 기업의 성과도 향상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 때문이다.  
 
매년 포춘이 선정하는 ‘일하기 좋은 기업(Great Place to Work)’ 순위에서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웨그먼스 푸드 마켓(Wegmans Food Markets)도 ‘고객보다 직원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동사의 CEO인 대니 웨그먼(Danny Wegman)은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때 우리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즐겁게 쇼핑할 수 있다. 그래서 최고의 매장을 만들기에 앞서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만드는데 더욱 노력한다”고 말한다. 행복한 직원이 고객의 만족을 낳고 이것이 기업 성과 창출의 원동력이 되는 일련의 연결고리를 기업 경영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직원들의 행복을 챙기려는 우리 기업들의 노력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각종 휴가 제도나 사내 이벤트 등을 통해 높은 업무 강도로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지쳐 있는 직원들에게 활력을 북돋우는 기업도 있다. 사내 심리 상담실이나 육아시설, 탄력 근무제 등을 도입하는 회사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저마다 ‘신바람 경영’, ‘펀(Fun) 경영’, ‘휴(休) 경영’ 등 기업들이 내세우는 모토는 각양각색이지만 직원들의 건강을 챙기고 좀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고자 하는 목적은 동일하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 직장인들이 직장 생활에서 느끼는 심리적인 만족감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지난 해에 이어 올해 직장인들의 행복 수준을 설문 조사를 통해 알아보았다.
 
2007년 직장인 행복 지수 조사 개요 
 
금년도 직장인 행복 지수 조사는 한국갤럽의 자회사 ㈜베스트사이트에 의뢰하여 20대~50대 직장인 548명을 대상으로 10월 17일부터 24일까지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본 조사는 ‘직장 생활의 비전’, ‘직장 상사/동료와의 관계’, ‘업무 만족’, ‘보상과 인정’, ‘일과 삶의 균형(Work & Life Balance)’ 등 다섯 가지 항목으로 구성되었다. 총 20개 설문 문항에 대해 직장인들이 느끼는 만족도 수준과 직장 생활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각 문항의 내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물었다. 또한 올해는 조직 문화와 행복 수준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12개의 관련 문항들을 추가하여 설문 조사했다.
 
2007년 직장인 행복 지수 51.5점...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행복 지수는 100점 만점에 51.5점으로 작년(49.7점)과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 어느 해보다 기업들이 행복한 일터 만들기에 다양한 노력을 했던 것에 비해, 직장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행복감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항목별로 보면, ‘직장 상사/동료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57.2점)가 가장 높은 반면, 적절하게 여가 시간을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지를 묻는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서는 만족도(45.8점)가 가장 낮았다. 여가 활동 및 가정 생활에 대한 관심과 기대 수준은 점차 높아지고 있으나, 업무 강도와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은 과거에 비해 크게 변하지 않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남성(51.9점)과 여성(50.8점)이 느끼는 행복 수준은 비슷했으나, 상대적으로 여성이 직장에서의 성장 비전(‘직장 생활의 비전’ 항목 중)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남성의 경우는 과거에 비해 업무가 많아져서 야근, 휴일 근무가 증가했다(‘일과 삶의 균형’ 항목 중)는 응답이 많았다.  
 
업종별로는 최근 증시 활황 등 금융 산업의 성장으로 인해 금융/보험 업종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의 행복 지수(55.2점)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회사의 장래 성장 가능성(‘직장 생활의 비전’ 항목 중)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직군별로는 영업/마케팅 업무를 하는 직장인들의 행복 지수(53.5점)가 가장 높은 반면, 생산/제조 업무를 하는 직장인들의 행복 지수가(49.1점) 가장 낮았다. 영업/마케팅의 경우, ‘보상과 인정’ 항목에서 다른 직군에 비해 만족도가 높았는데, 이는 상사의 주관적인 판단 보다는 매출액 등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성과 측정이 가능한 지표에 따라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국내 기업(51.1점)보다는 외국계 기업(55.2점)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의 행복 지수가 다소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직장에서의 성장 비전이나 자율, 주도적인 업무 수행 문항에서 만족도 차이가 컸다.
 
● 행복한 직장인의 3대 키워드는 ‘성장 비전’, ‘회사의 장래성’, ‘업무 적성’  
 
주변을 돌아보면 자신을 쳇바퀴 속 다람쥐에 비유하는 직장인이 있는가 하면, 하루 일과를 바쁘고 신바람 나게 일하는 직장인들도 있다. 행복한 직장 생활의 비결, 과연 어디에 있을까?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직장인들(행복 지수 상위 25%)과 그렇지 않은 직장인들(행복 지수 하위 25%)을 비교해 본 결과, 행복한 직장인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회사의 장래성)에서 뚜렷한 목표 의식(자기 성장 비전)을 가지고 적성에 맞는 업무(업무 적성)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의 성장성 만큼이나 자신이 조직에서 어떤 일을 하고, 앞으로의 경력을 어떻게 쌓아갈 것인지 명확한 직장인들이 상대적으로 더 행복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두 집단 사이에 ‘직장에서의 자기 성장 비전’에 대한 만족도 차이가 44.5점으로 가장 크게 나타나 행복한 직장 생활을 위해 비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 표류하는 30대 직장인 
 
연령대별로 행복 지수를 보면, 40~50대 점수가 높은 반면, 30대가 50.2점으로 가장 낮게 조사되었다. 특히, 30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현 직장에서의 자기 성장 비전(‘직장 생활의 비전’ 항목 중)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게 생각(48.7점)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결과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갤러리족(주인 의식을 갖기 보다는 구경꾼처럼 회사 생활을 하는 직장인)’, ‘메뚜기족(한 직장에서 계속 경력을 쌓기보다는 직장을 자주 옮겨 다니는 직장인)’이 증가하는 원인을 설명해 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흥미로운 결과는 30대 ‘대리’의 경우 행복 지수가 46.6점으로 나타나 현 직장에 대한 만족도 수준이 크게 낮은 것이었다. 역시 현 직장에서의 불투명한 미래가 불만족의 가장 큰 원인으로 조사되었으며, 이직 의향도 56.3%로 나타나 전체 평균(44.5%)에 비해 상당히 높았다. 직장 생활의 등대 역할을 하는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지 못하고 직장 생활에 흥미를 잃으면서 쉽게 이직을 고려하는 세태가 반영되어 나타났다.
 
● 대기업 과장,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 많아 
 
갈수록 성과에 대한 압박이 증가하면서 직장인들이 느끼는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하는 과장의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직급별로 ‘성과 스트레스 점수’를 살펴본 결과, 과장이 65.1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대기업 과장의 경우에는 71.0점으로 스트레스 정도가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이는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요즘, 발탁과 퇴출이 일상화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과장 때부터 엄격한 승진 기준을 적용받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성과에 대한 압박이 강해질수록 개인 생활보다는 직장 업무에 매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과장 직급의 경우, ‘업무 과다로 인해 야근, 휴일 근무가 증가했습니까?’라는 문항에 응답자의 50%가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 자투리 업무 때문에 일할 의욕 상실 
 
남들과 똑 같은 시간을 일하더라도 핵심적이고 성과에 직결되는 일을 한다면 업무에 자부심을 가지게 되고 직장 생활에도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많은 직장인들이 자투리 업무 때문에 직장 생활에서 일할 의욕을 잃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성과에는 큰 영향이 없는 쓸데없는 일이 늘었습니까?’라는 문항에 대해 직장인들 10명 중 5명은 ‘그렇다’라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서면 보고를 중시하는 기업 분위기, 매일 되풀이 되는 잦은 회의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자업체에 다니고 있는 K씨도 “하루에 보통 3~4번 회의를 하는데, 내가 왜 참석해야 하는지도 잘 모를 때가 있다. 회의에 참석하고 나면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이야기 한다. 회의가 부서간 의견 조율이나 문제 해결을 위해 중요할 수 있으나, 뚜렷한 목표나 주제 없이 이루어질 경우 오히려 직장인들의 생산성 향상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 젊은 세대일수록 현 직장의 안정성 낮다고 인식 
 
IMF 이후, 10년 동안 직장인들 사이의 두드러진 의식 변화 중 하나는 아마도 직장의 안정성에 대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요즘 직장인들은 한 번 입사하면 정년까지 일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현 직장을 경력 개발을 위한 하나의 징검다리쯤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3~4번의 이직은 필수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들의 사고방식이다. 이런 생각은 젊은 세대일수록 강한 것으로 보인다. ‘현 직장에서 안정적이고 오랫동안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에 대해 20~30대의 젊은 직장인들 중 약 30% 정도만 ‘그렇다’라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30대 전후의 대리, 과장을 중심으로 한 경력직 채용이 크게 증가한 것이 그 원인으로 판단된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평생 직업은 있어도 평생 직장은 없다’라는 사고가 퍼지면서 실제로 이직 기회를 찾는 직장인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직장인들 중 약 46% 정도는 ‘실제로 이직 기회를 찾고 있다’고 응답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젊은 인재를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신입사원 이탈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핵심 인재 유지 비율을 부서장들의 성과 평가에 포함시키는 기업도 있다고 한다.  
 
조직 문화와 직장인 행복 사이의 관계 
 
성격 느긋한 김대리, 민첩한 고과장, 고집 센 이부장 등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조직도 마찬가지다. 구성원들 사이의 유대 관계가 튼튼해서 팀웍이 잘 발휘되는 조직이 있는가 하면, 어떤 조직은 엄격한 상하 관계가 형성되어 서열을 중시하는 조직도 있다. 이처럼 조직 전반에 걸쳐 형성되어 있는 분위기를 조직 문화라고 부르는데, 구성원들의 사고 방식과 행동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가 되곤 한다. 때문에 조직 문화 또한 직장인의 행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직장인들 중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따돌림을 당하거나 이직하는 경우도 상당 수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조직 문화는 내/외부 중심적이냐, 자율/통제 중심적이냐에 따라 크게 네 가지, 가족적인 문화, 서열 중시 문화, 일 중심 문화, 혁신 지향 문화로 구분할 수 있다. 본 설문에서는 12개의 문항으로 직장인들이 인식하는 조직의 문화를 조사하고, 조직 문화와 직장인 행복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 가족적인 분위기가 행복 에너지의 원천 
 
상대방의 말 한마디, 마음 씀씀이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는 것이 직장에서의 인간관계가 아닐까? “그것밖에 못해?”라고 질책하기 전에 “이렇게 고쳐보면 어떨까?”, “내가 좀 도와줄까?”라는 말이 직장인들에게 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상사, 부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동료와의 갈등으로 이직을 고민하는 직장인들이 의외로 많다. 오죽하면 ‘화성에서 온 상사, 금성에서 온 부하’라는 말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했을까? 상사들도 요즘은 ‘후배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구성원들이 서로를 의지하며 가족처럼 일할 수 있는 것도 행복한 직장 생활을 위해 중요한 요소가 된다.  
 
조직 문화와 직장인들의 행복 수준을 서로 비교해 본 결과, 가족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조직의 직장인들이 가장 행복(54.1점)한 반면, 서열을 중시하는 조직 분위기의 직장인들은 직장 생활에 대한 만족도(46.3점)가 가장 낮았다. 협력과 팀워크를 중시하면서 상사, 동료 사이에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가족적인 조직 분위기가 직장인들의 행복 에너지가 되고 있는 셈이다.
 
● 대기업일수록 서열 중시 문화 많아 
 
전체적으로 보면, 자신이 속한 조직의 문화가 ‘가족적인 문화’라고 응답한 직장인들이 39%로 가장 많았으나, ‘서열 중시 문화’라고 응답한 직장인들도 32%로 상당히 많았다. 서열 중심의 조직 문화가 형성되어 있을 경우, 직장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가장 낮았는데, 특히 직장 내 차별이나 성과에 대한 평가, 보상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또한, 조직 규모가 클수록 서열을 중시하는 문화가 많았다. 종업원 500명 이상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10명 중 5명이 자신의 조직이 위계 질서와 공식적인 절차를 중시한다고 응답했다. 과거 관료주의 등으로 문제시되었던 대기업병이 잔존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물론 규모가 커질수록 일관성 있는 조직 운영을 위해 규칙과 질서를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나, 그에 따라 계층간 또는 부서간 장벽이 생기거나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질 수 있는 부작용들은 반드시 경계해야 할 요소라 생각된다.
 
행복한 일터 만들기를 위한 제언 
 
행복한 직장 생활은 개인뿐만 아니라 회사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일할 의욕이 넘치고 자기 일에 자부심이 높은 직원들이 많을수록 회사의 성과는 좋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 매년 포춘에서 발표하는 ‘미국에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과 ‘S&P 500’ 기업의 7년간 연평균 성과 지표들을 비교했을 때, 전자가 후자에 비해 3배 정도 높은 성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직원들이 좀 더 직장 생활에 만족할 수 있도록 회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올해 기업들이 보여준 노력에 비해 직장인들의 행복 수준은 많이 개선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복리 후생이나 휴가 제도 등의 개선에 기업의 노력이 집중되었고, 이 부분에 대한 만족도가 소폭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직장인들의 행복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직장인들이 정말 갈증을 느끼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실질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 비전만큼 성과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 중요 
 
해를 거듭할수록 직장 생활에서의 비전이 중요해 지고 있다. 비정규직 일자리가 증가하고,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직장인들도 자신의 위치에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보다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위해 ‘공시족(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되는 경우도 있고,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해 여기저기 옮겨 다니기도 한다.
 
한편, 비전 못지않게 요즘 직장인들은 성과에 대한 공정한 보상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에 비해 행복한 직장 생활을 위해 보상이 차지하는 중요도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갈수록 연봉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금액의 차이가 커지다 보니 직장인들도 자신이 창출한 성과에 대해 제대로 평가받고 공정하게 보상받는 것을 중요하게 여길 수 밖에 없다. 기업 차원에서는 직장인들의 이런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평가, 보상 제도의 운영 방식을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제도는 서구 선진 기업들의 것을 도입하면서, 기존과 같이 승진 대상자 중심으로 평가하거나 연공서열 또는 나눠먹기식으로 보상 제도를 운영한다면 직원들의 불만족을 초래할 뿐이다.
 
● 일하는 방식의 구조조정 
 
정해진 업무 시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쓸 수만 있다면 일에 대한 만족도뿐만 아니라 생산성 향상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직장인들이 ‘내가 왜 이 업무를 해야 할까?’, ‘하루 종일 무슨 일을 했나?’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업무에 대한 몰입도나 만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번 조사에서도 실제 성과에는 큰 영향이 없는 자투리 업무 때문에 자신의 업무에 만족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성과 관점에서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LG전자의 경우 사람과 일하는 방식에 있어 세계 최고의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와 직결되지 않는 부수적인 일을 없애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그 일환으로 각 부서별로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는 낭비 제거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 밖에도 원 페이지 보고서 만들기, 집중 근로 시간 제도, 불필요한 업무의 아웃소싱 등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기업들도 있다.
 
● 직장 생활의 ‘웰빙’ 지원 
 
지난 해에 비해 소폭 개선이 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직장인들의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주 5일 근무제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야근에 허덕이고, ‘월화수목금금금’처럼 주말을 직장에서 보내는 직장인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직장인들이 이처럼 휴식 없이 일에 내몰릴 경우,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쉽고 생산성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스트레스 관리 학회(Stress Management Society)의 창립자인 네일 사(Neil Shah) 박사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의 뇌는 정보의 20~40% 밖에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직장인들의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기업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선진 기업의 경우, 구성원들이 직장을 다니면서도 적절하게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재택 근무 제도나 탄력적인 업무 시간 제도, 장기 휴가 제도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관리자의 평가 항목에 구성원들의 휴가 사용 여부를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 ‘관계’를 경영하는 지혜가 필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직장 상사, 동료와의 갈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 같다. 심지어 직장에서의 대인 관계 갈등이 이직 사유 1위라는 설문 조사 결과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직장인들은 부모 같은 상사, 형, 누이 같은 동료들과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가족 같은 조직 분위기를 갈구하기 마련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들의 노력이 우선되어야겠지만 기업 차원의 노력도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직원들이 성과 창출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간에 대인 관계 갈등이나 스트레스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면 기업의 손해도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GE의 경우, 직장 상사와 부하 간의 원만한 관계 형성을 위한 프로그램(Employees-Leader Connection Program)을 운영 중에 있다고 한다. 평소 직장 생활에서 상사와 부하들이 서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문제 의식이나 기대하는 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에게 피드백을 줌으로써 갈등 없는 인간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스스로의 행복 만들기도 중요 
 
올해 직장인들의 행복 수준은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었고, 지난 해에 비해서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행복한 일터 만들기를 위해 기업의 남다른 노력이 더욱 절실해 보인다. 덧붙여 직장인 스스로도 회사에 무엇을 기대하기 전에 자신의 행복 찾기에 나서야 할 것이다. 흔히 치열한 전쟁에 비유되는 직장 생활이라고는 하나, 개인 노력 여하에 따라 심리적인 만족도는 크게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적성이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할 때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지 분명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 이후에는 5년, 10년 뒤의 자기 모습을 그려보고, 단계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해 보자. 목적 없이 방황하는 직장 생활은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고 약간의 충격에도 심하게 흔들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직장인들이 행복한 일터에서 웃으면서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끝>
(LGERI, 2007.11.23 조범상)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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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기업에서 여성들이 성공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성공하기 위해 여성들이 취해야 할 전략들에 대해 살펴보자. 
 
여성들의 사회 각 분야로의 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기업 일선에서 일하는 여성들 역시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규모 5인 이상 사업체의 대졸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노동부의 최근 조사 결과, 2000년 전체 임직원의 19% 수준이던 여성 인력의 비중이 2006년에는 24%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사회 각층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여풍 현상과 맞물려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기업이라는 조직체에서 여성들이 성공하기란 아직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여성 인력의 비중이 다소 높아졌다고는 하나, 이는 주로 하위 직급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고 중간 관리자급 이상의 여성 인력 비중은 상대적으로 큰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여전히 기업의 상층부는 대부분 남성들로 채워지고 있으며, 여성들에게 있어 기업의 ‘별’을 따기란 과거와 별반 다름없이 어렵다는 뜻이다.   
 
이렇듯 기업에서 성공을 이루어 내는 여성들이 많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기업이라는 곳이 여성에게 그다지 우호적인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과거에 비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관행과 처우가 적지 않아, 어지간한 뚝심과 실력을 갖춘 여성이 아니고서는 버텨내기가 쉽지 않은 곳이 기업인 것이다. 실제로 노동부의 ‘남녀 고용 평등 의식 조사’ 결과를 보면, 과거에 비해 개선되긴 했지만 직장 내 남녀 차별이 심각하다는 인식이 56%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승진 기회를 부여하는 데 있어 차별적 관행이 두드러진다는 지적으로, 여성이 동일한 조건의 남성에 비해 조직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현대캐피탈의 첫 여성 임원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김수경 이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남자 직원들이 100% 일한다면, 여직원들은 120% 일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불리한 상황 속에서 여성들이 성공적으로 직장 생활을 하려면 보다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 즉 ‘어떻게 해야 조직에서 나의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내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움직여야 한다. 이를 위한 방안들을 살펴 보도록 하자.  
 
1.개척자 마인드부터 갖춰라 
 
성공을 꿈꾸는 여성들은 ‘나는 개척자다’라는 마인드부터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무릇 모든 일의 성패는 마음가짐을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달라지곤 하기 때문이다. 개척자 마인드를 갖는다는 것은 다음 두 가지를 의미한다. 첫째, 먼저 길을 닦아 놓은 선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성공’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을 것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즉 여성이기 때문에 더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웬만한 시련쯤은 가볍게 넘기겠다는 낙천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 특히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성장이나 커리어에 중대한 영향을 주지 않는 사안들, 예컨대 사소한 여성 차별적인 발언, 처우 등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 태연히 웃고 넘길 수 있어야 한다. 한국 EMC의 박재희 이사는 과거 상사가 ‘담배 한갑 사오라’는 말에 한 보루를 사다 주고 “선물이예요. 저는 나중에 스타킹 한 박스 사주세요.”라며 재치있게 웃어 넘겼다고 한다. 이런 배짱과 유머감각이 필요하다.  
 
둘째, ‘내 분야에서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자기 확신과 열정을 가져야 한다. 비록 성공이 평탄한 길은 아니겠지만, 후배 여성들은 위해서라도 끈기있게 노력하여 뜻한 바를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와 목표 의식이 필요하다. 적지 않은 여성들이 “하다가 안되면 집에 들어 앉아야지”라고 농담삼아 이야기를 하곤 한다. 사회 정서상 여성들이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이기는 하지만, 직장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그러한 마음가짐은 절대 금물이다. 사람은 어려움을 당할 때 피할 구석이 있으면, 피하려고 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들은 임전무퇴의 마음으로 ‘이 직장에서, 이 분야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결심이 확고해야 한다.   
 
2.프로페셔널의 이미지를 살려라 
 
여성들에 대한 대표적인 고정 관념 중의 하나는 ‘집안이나 개인적인 일을 우선시하고, 회사 일을 뒤로 미룬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철저히 일과 성과로 구성원을 평가하는 기업이라는 조직에서 여성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여성들이 이러한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불편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으려면, ‘저 여성은 프로’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맡은 일과 업무 태도에 있어 철저해야 한다. 우선 일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최종 결과를 보고 받을 상사나 고객의 입장에서 궁금하게 여길 부분이 무엇인지 세심하게 파악하고 답변을 준비해 놓아야 한다. 추가적인 질문에 대해 막힘 없이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태도와 관련해서는, 누가 보더라도 자신의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한다’는 평가를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특히 팀을 이루어 일을 할 경우에는 먼저 퇴근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른 남성 동료들이 배려해 준다고 “먼저 들어가세요.”라고 말한다고 해서 정말로 가방을 챙겨선 곤란하다. 끝까지 함께 남아 일해야 ‘책임감 있는 여성, 믿을 수 있는 여성’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프로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이지만, 이 외에 한가지 더 유의해야 할 사항은 복장과 관련된 것이다. 사람들은 타인을 평가할 때 상당 부분 외모, 복장 등 외양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조직의 복장 코드에 맞추어 가능한 세련되고 깔끔하게 자신을 꾸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펩시콜라의 CEO인 인드라 누이는, 자신은 물론이지만 동료 여성들에 대해서도 복장에 유의하도록 챙긴다고 한다. 특히 지나치게 여성스러운 복장, 업무에 불편한 복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일하는’ 여성으로서의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여 반드시 주의를 준다고 한다.   
 
3.나를 드러내는 Skill을 익혀라 
 
직장에서 여성들이 능력을 제대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일만 잘하는 것 가지고는 부족하다. 자신의 역량이나 성과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피력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성 리더십 분야의 많은 전문가들은 여성들의 PR 능력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부터 ‘겸손해야 한다’, ‘자신을 드러내면 안된다’는 식의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태도나 행동은 여성들로 하여금 탁월한 역량과 성과를 갖추고 있음에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를 피하려면, 여성들은 자신의 존재를 효과적으로 어필하는데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꾸준히 학습해야 한다. 특히, 자신의 성과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표현하는 법, 회의 등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주장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자신의 성과와 관련해서는, 이를 잘 포장하여 전달하는 방법을 연습해야 한다. 사소한 일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서 의미와 중요성을 찾아야 한다. “별 것 아닌데요, 뭐.”가 아니라 “OO한 점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었고, 좋은 결과를 냈습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일을 지나치게 과장해서는 곤란하겠지만, 최소한 80점 받을 수 있는 일을, “별 것 아녜요.”라고 말해서 70점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여성 리더십 전문가인 도나 브룩스 박사는 성공하려면 꺼려하지 말고 ‘자기 나팔’을 불 기회를 끊임없이 찾고 연습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여성이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표명하고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으려면, ‘여성성을 유지하면서도 단호하게 표현하는 스타일’을 익혀야 한다. 과거에 비해 많이 희석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사회적으로 ‘여성은 OO해야 한다’라는 성 역할 고정 관념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여성들은 자신의 여성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말할 때 보다 효과적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그림 3> 참조). 여성이 특정 사안에 대해 강한 확신을 비추며 감정적으로 몰입하여 ‘내 의견이 옳다, 왜 이해를 못하느냐’는 식으로 밀어 붙일 경우 사람들은 ‘저 여자는 너무 공격적이다’라며 거부감을 갖게 될 수 있다. 동일한 강도의 주장을 남성이 할 경우에는 설득력 있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여성성을 유지하면서도 단호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객관적인 데이터, 자료를 근거로 자신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되 거칠거나 공격적으로 비칠 수 있는 언행을 자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여성들은 구성원들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보다 효과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다. 미국 골드만 삭스의 임원인 수잔 존슨은 “회의 시, 여성들이 논의되는 문제의 본질보다 공격적인 태도 등 스타일적인 것 때문에 제외되는 경우를 보는데, 그럴 때 몹시 안타깝습니다.”라며 여성이 조직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익혀야 함을 강조했다.  
 
4.남성들과의 프렌드쉽을 만들어라 
 
직장에서 성공하려면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형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성들은 다른 남성들과 협업을 잘하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향후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남성 동료, 선후배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은 여성들이 남성들과 동료애를 만들어 나가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여성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왜 남성들은 담배방에 가서 자기들끼리 중요한 이야기를 다하고 오는지 모르겠다.”라는 것이다. 이처럼 여성들은 대화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아, 동료로서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불만만 이야기하면서 남성 동료들이 먼저 다가오기를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실상 남성들이 남성들만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일부러 그런다기보다, 여성들과 함께 있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불편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같은 남성들끼리는 허물없이 하는 이야기도 여성인 동료가 앞에 앉아 있으면 ‘이 이야기를 해도 되는 걸까?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지?’와 같이 망설이는 등 편안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먼저 다가가 편안하게 어울리려면, 무엇보다 공통의 이야깃거리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지 않도록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깃거리,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재미있는 사람, 유익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풍부한 화제거리를 확보하려면 평소 신문이나 잡지 등 여러 정보매체들을 꼼꼼히 섭렵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이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각 사람들의 관심사와 함께 유익하면서도 새로운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취미 활동 모임, 예컨대 산악회, 재테크 동아리 등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5.멘토를 찾아라 
 
여성들이 아무리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고 리더십을 발휘하더라도 직장에서 승승장구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소위 말하는 ‘유리 천장(Glass Ceiling)’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유리 천장이란 ‘성과나 장점에 관계없이, 여성이 기업의 고위직에 오르는 것을 방해하는, 보이지 않지만 통과하기 어려운 장벽’을 뜻한다. 여성이 이러한 유리 천장을 뚫기 위해서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탁월한 정치적인 역량을 갖춰야 한다. 즉 누가 조직에서 핵심적인 인물인지를 파악하고, 그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잘 알아 실행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소수이면서 중요 정보에서 소외되기 쉬운 여성들이 누군가의 도움없이 스스로 이러한 역량을 갖추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성공을 원한다면, 여성들은 무엇보다 조직에서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후원자, 멘토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성공한 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한결 같이 ‘멘토의 도움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 예로, 어떤 여성 관리자는 “나의 멘토는 회사의 주요 인사들과 함께 모임을 가질 때 나에 대해 좋은 말을 해 주거나, 내가 함께 참석할 수 있도록 초대받게 만들어 주었다. 이를 통해 나는 회사에서 중요한 존재로 보다 쉽게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라며 멘토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물론 멘토를 찾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멘토와 멘티의 관계는 기계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즉 서로간의 가치관이나 성격이 잘 맞아야 진정한 멘토와 멘티의 관계가 형성된다는 뜻이다. 직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인맥이 넓은 사람들 중 자신의 성향과 잘 맞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포기해서는 곤란하다. 맥킨지 컨설팅의 파트너를 지낸 낸시 카치는 “누구든지 의식적으로 멘토를 찾아야 합니다. 그 관계는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니까요.”라며 계속적인 노력을 통해 자신과 잘 맞는 멘토를 찾으라고 강조했다. 그것이 성공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6.슈퍼우먼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라 
 
많은 여성들이 직장 생활을 성공적으로 해 나가는 데 있어 커다란 장애 요인 중 하나로 ‘가사/육아에 대한 부담’을 이야기 한다. 이는 여성들이 회사 일을 하면서도, 집안 일 역시 완벽하게 잘 해내야만 한다는 슈퍼우먼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생명보험업계 국내 최초 여성 부사장이라는 타이틀을 단 프루덴셜 생명의 손병옥 부사장은 “여성들이 가사 부담 때문에 자기 일에 대한 프로 정신이나 경력에 대한 생각이 부족하다.”라며 이러한 집안 걱정으로 인해 여성들이 직장에서 잃어버리는 것이 적지 않음을 지적했다.  
 
여성들이 자신의 일과 경력에 보다 강력히 몰입하여 높은 성과를 내려면, 슈퍼우먼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론 아직까지 집안 일을 여성이 담당해야 할 부분이라고 보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여성들이 집안 일에 대한 노력을 줄인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공하고 싶다면 슈퍼우먼이 되길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집안 일에 엄청난 에너지를 쏟으면서 회사에서 성공하기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집안 일을 제대로 못해낸다는 죄책감을 뒤로 하고, 조금 더 뻔뻔해질 필요가 있다. “100점 만점 아내, 엄마가 되어주지 못하면 좀 어때? 70점, 80점 정도도 괜찮아. 대신 집안의 경제 생활을 풍요롭게 해 주잖아.”라며 마음을 편히 먹는 게 낫다.
 
슈퍼우먼 콤플렉스에서 원만히 빠져나올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가족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남편이나 아이들, 부모님들과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 왜 일을 해야 하는지, 일을 함으로써 가족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대를 이루어야 한다. 본인이 스스로 집안 일을 조금 줄이려 하더라도 가족들이 “회사 때문에 집안에 제대로 신경쓰지 못하면 곤란하다.”라고 이야기하면 슈퍼우먼이 되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예로 LG CNS의 이숙영 상무는 회사 일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로 인해 몇날며칠을 집에 들어가지 못한 경우도 많았는데, 그 때마다 가족들이 따뜻하게 배려해 줬기 때문에 집안 일에 대한 걱정이나 죄책감 없이 일에 몰두할 수 있었다고 한다.  
 
7.떠나는 것도 전략이다 
 
성공을 원하는 여성들이 마지막으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항은, 현 직장이 여성에게 성공의 기회가 별로 주어지지 않는 곳이라고 판단된다면 과감히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직장인의 향후 성장과 진로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직속 상사가 남성 중심적/우월적 사고를 가지고 있고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것이 낫다. 여성 리더십 전문가인 코니 글레이저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여성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거나, 여성들의 출세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상사들이 있다. 이러한 상사 밑에서 여성들은 직업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루어 내기 어렵다.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보다 우호적인 환경을 찾아 떠나는 것이 여성의 성공에 훨씬 도움이 된다”라고 결론짓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상사가 “여성인데 할 수 있을까?”, “여성한테 이렇게 중요한 일을 맡겨도 될까?” 등과 같은 태도와 언행을 보인다면, 직장 생활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참고 견디는 것도 직장 생활을 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보아 여성에 대한 평가, 처우가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성장 기회를 찾아 새롭게 닻을 올려보는 것도 괜찮다.  
 
‘승리자는 포기하지 않고, 포기하는 자는 승리할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아직까지 기업의 제반 여건이 여성들에게 녹녹치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끈기를 가지고 도전한다면 반드시 좋은 열매를 거두리라 생각한다. 환경이 좋아지기를 막연히 기다리기 보다는 성공하여 환경을 바꾸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끝>
(LGERI, 2007. 11. 5. 황인경)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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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이 생존·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전략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리더 계층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국내 기업들의 경우 미래 경영자 양성에 대한 관심이나 체계적인 육성 노력의 부족으로 인해 리더 계층의 안정적 재충원에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향후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에 따른 리더 계층의 공백이 가시화될 경우 기업들 사이에 역량있는 리더급 인재를 뺏고 빼앗기는 ‘리더 전쟁(War for Leader)’이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 이 글에서는 리더 육성에 뛰어난 선진 기업에서 어떻게 경영자 후보를 선발하고 육성하는지를 살펴보고, 미래 경영자 육성과 관련한 우리 기업들의 향후 과제와 대응책을 짚어보고자 한다. GE, P&G 등 경영자 공장(CEO Factory) 또는 인재 육성 기계(Talent Machine)로 불리는 기업들은  뛰어난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이들에게 실제 사업을 중심으로 폭 넓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최고 경영진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코칭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하는 등 많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선진 기업들의 성공 노하우를 거울 삼아 인재의 육성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 최고 경영진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한 것은 물론, 최고 경영진의 사람에 대한 의사결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인사 부문과 인사 담당자들의 역량 강화 및 적극적 실행 노력도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 목차 > 
 
Ⅰ. 차세대 경영자 육성, 왜 중요한가
Ⅱ. 선진 기업의 경영자 육성 비결
Ⅲ. 모방이 아닌 재창조의 지혜가 필요
 
 
I. 차세대 경영자 육성, 왜 중요한가 
 
그 동안 우리 기업들은 신인사제도, 연봉제, 역량 중심 평가제도, 성과 인센티브 제도 등 사원 계층의 인사 제도 개선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 사항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책임을 지닌 리더 계층의 육성에 대해서는 의외로 많은 논의가 부족한 듯 하다. 주로 임원 계층의 필요 역량은 무엇이며 어떻게 리더십을 평가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논의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리더의 양성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되었다. 경영자 육성의 문제가 기업 경쟁력 제고는 물론, 인재 확보와 유지, 지배구조 고도화, 인구구조 변화 등의 관점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임원의 경쟁력이 곧 그 회사의 경쟁력(Organizations are only as strong as their leaders)’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임원은 회사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 의사결정과 구성원을 리드하는 역할을 수행하므로 이는 당연한 얘기일지 모른다. 실제로 한 조사에 의하면, 리더 육성 측면에서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상위 20개 기업과 S&P 500 기업의 5년 평균 주주수익률(Total Shareholders Return)은 매우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리더 계층의 개발은 그 자체로서 의미 있는 활동이기도 하지만, 나아가 기업 내의 인재를 확보, 유지하는 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리더 육성에 열성을 기울이는 기업의 경우, 그러한 노력 자체가 인재들이 떠나지 않게 만드는 동기가 되는 것이다. 성장과 발전을 이루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좋은 리더가 많은 조직은 그러한 명성이 고용 브랜드(Employer Brand)에도 영향을 미쳐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한편, 최근 지배구조 개선과 맞물려서 소유경영체제에서 전문경영체제로 바뀌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전문경영체제로의 전환은 3가지의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책임 경영과 규율의 강화, 둘째는 경영 관리 시스템의 정비, 셋째는 경영자의 개발이다. 이 중 앞의 두 가지는 기업 고유의 가치와 경영 방식을 체계화하고, 이를 전략 수립 및 실행과 관련한 경영 관리 시스템에 반영함으로써 비교적 단기간에 기본적인 체제를 갖추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경영자의 개발은 단기간이 아니라 10년 정도의 육성 기간이 지나야 결실을 볼 수 있는 장기적 과제이다. 따라서 전문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하여 경영자 개발과 관련한 실행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인구구조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따른 리더 계층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0년이면 현재의 CEO 및 임원 계층의 절반 이상이 은퇴할 연령이 된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가 더 이상 남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역시 베이붐 세대가 이미 중년을 넘어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재 전쟁(War for Talent)에 이어, 조만간 우리 기업들은 ‘리더 전쟁(War for Leader)’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큰 만큼 그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경영자 인력 시장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국내 기업의 경우에도 외국계 기업 출신의 최고 경영자들이 영입되어 성공적으로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아직 일부 소수에 불과한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미국과 달리 경영자 특히, CEO 인력 시장이 아직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못한 우리 실정을 감안하면 외부 영입을 크게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할 때, 이제 우리 기업들도 내부 경영자 육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경영자를 성공적으로 육성할 수 있을까? 먼저 선진 기업들은 경영자를 어떻게 육성하고 있는지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II. 선진 기업의 경영자 육성 비결 
 
최근 인사분야 컨설팅회사인 헤이 그룹(Hay Group)에서 매출 80억 달러 이상의 전 세계 564개 기업을 대상으로 리더 육성에 있어 성공적인 기업들에 대한 의견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 조사결과에 의하면, GE, P&G, 펩시코(PepsiCo), 시티그룹(Citigroup), Johnson & Johnson 등이 상위 20위 기업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 GE는 전통적으로 경영혁신 방법론의 선구자라는 명성과 함께 경영자 사관학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회사다. 그리고 GE에서 출발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은 여타 많은 기업에 영향을 미쳐 유사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나타날 정도이다. P&G 역시 ‘P&G 출신을 데려다 쓰면 손해 보는 일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재 영입의 타겟이 되는 대표적인 회사의 하나이다.  
 
그렇다면 GE와 P&G를 비롯한 이들 회사들은 어떻게 인재 양성의 최고 기업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일까? 이들 기업이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요인을 분석하여 종합해 보면, 인재 파악 노력을 통한 조기 인재 발굴, 개인별 육성 계획을 토대로 한 다양하고 체계적인 경험의 부여, 최고 경영진의 인재 육성에 대한 관심 등이 주요한 공통점이다.
 
1. 인재의 조기 발굴과 검증 
 
리더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리더십 분야 전문가들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미래 리더를 파악하는 데 3년, 그리고 CEO로 양성하는 데 10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따라서, 미래 리더를 성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사원 단계에서부터 핵심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이들을 지속적으로 검증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십 개발 분야 자문회사인 나인스하우스(NinthHouse)사가 포춘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 이상의 기업들이 성장 잠재력이 큰 미래 리더(High Potential Leader)를 선발하고 개발하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생활용품업체인 콜게이트(Colgate)사도 그 중 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회사는 입사 1년차인 신입 사원들에 대해서도 장래 CEO감으로 키울만한 인재인지를 검토한다. 그래서 잠재력이 있는 사원에 대해서는 빠른 승진 기회의 부여와 더불어 체계적인 육성 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IBM도 이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 CEO인 샘 팔미사노(Sam Palmisano)도 미래 리더(High Potentials)로 선발되어 1989년 당시 CEO였던 애커스(Akers)의 보좌역 업무를 수행한 적이 있다.
 
따라서, 미래 경영자를 성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인재 선발과 육성에 일찍 투자하여 각 계층 단계별로 풍부한 리더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아무리 객관적인 리더 검증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도 검증할 인재가 부족하다면 그 효과가 반감될 것이기 때문이다.  
 
① 미래 잠재력을 기준으로 한 선발 
 
미래 리더를 선발하는 단계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문제 중 하나는 개인의 잠재력을 어떻게 해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가의 문제일 것이다. 과거에 높은 성과를 창출했다는 성공 경험만을 기준으로 앞으로의 변화된 시장 환경에서, 그리고 새로운 직무 책임을 맡고도 높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스러운 접근일 수 있다.  
 
최고 수준의 스트라이커가 반드시 최고의 명감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의 내용과 고객, 활동 범위 등에 따라 필요 역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능력을 벗어난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본인의 무능력을 드러내 보이는 결과만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과거 성과가 미래에도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상황에만 특수한 성과였는지를 면밀히 따져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잠재력(Potential)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하나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역량과 미래 역할간의 적합성 관점이다. 조직 책임자,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CEO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역량을 정의하고, 이를 개인의 현재 역량과 비교해 보아야 한다. 그 결과는 단기적으로는 선발의 기준으로, 장기적으로는 육성의 기준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잠재력 요소들(Growth Factors)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식이나 스킬이 아니라, 폭넓은 사고와 학습 열망 등 보다 근본적인 자질을 검증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② 제 3자적 관점의 객관적 평가 
 
이와 관련하여, 또 한 가지 어려운 문제 중 하나는 개인의 잠재력을 누가,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많은 기업들이 과거 평가 결과나 어학 능력을 기본 요건으로 하여 직속 상사가 후보자를 추천하고, 직속 상사로 구성된 관리자팀의 논의 과정을 통해 미래 리더 후보를 선발하고 있다. 이는 직속 상사의 주관적 판단과 고려 요인에 따라 왜곡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한 사례로 GE사의 경우를 살펴볼 수 있겠다.
 
흔히 GE내부에서 ‘Session C’로 불리우는 인재 논의 과정은 2단계의 평가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먼저, 매년 20~25명의 미래 리더 후보들이 선정되면, 이들을 2명의 타 사업본부 인사 책임자들이 3~4시간동안 구조화된 인터뷰를 진행한다. 성장한 지역, 사고방식에 대한 부모의 영향, 성공 및 실패 경험 등이 주 내용이 된다. 구조화된 인터뷰를 통해 신입 사원 채용을 진행해 본 사람이라면, 이와 같은 질문을 통해 1~2시간만 대화를 나누어도 그 사람의 장단점과 가치관 그리고 직업에 대한 열망과 기대 등을 매우 소상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따라서 이 과정은 인재를 파악하는 매우 강력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360도 피드백과 평판 조회(Reference Check), 상사 및 부하, 동료 그리고 고객 인터뷰 등 조직 내·외부로부터 광범위한 사실 중심의 자료 수집(Fact-finding Mission)이 실시된다.  
 
여기서 한가지 유념해야 할 사항은 인사담당자들이 충분한 면담과 평가 스킬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리더의 요건과 특징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구체적인 행동이나 이야기 속에서 판별해 내는 일은 전문적인 지식과 스킬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사례로 미국의 대형 보험회사인 시그나(Cigna)사의 경우를 살펴볼 수 있다. 이 회사는 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평가 인터뷰(Structured Evaluation Interview)’ 스킬을 훈련시키는 워크샵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인사담당자들은 개인에 대한 심층 평가 기법, 평가 결과 작성 스킬 및 개발 실행 계획 수립에 대한 스킬을 배우게 된다. 특히, 이들은  과거 성과를 바탕으로 각 개별 후보자들의 미래 잠재력을 평가하고 예측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고 한다. 또한 이런 평가의 전 과정에는 시그나의 핵심 가치(Core Value)와 바람직한 리더십 행동들이 반영된다. 이런 노력을 통해 인사담당자들은 어떤 사람이 진정 미래 리더로서 적합한 인물인가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③ 단계적 검증을 통한 선별 
 
미래 리더의 선발은 인재의 조기 선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상위 단계로의 성장 가능성을 검증해 나가는 활동이 뒤따라야 한다. 잠재력 있는 인재를 조기 발굴하여 중간 관리자에서부터 CEO 후계자 단계까지 전사적인 인재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사례로 미국 최대의 의료보험 업체인 웰포인트(WellPoint)사를 들 수 있다. 2007년 가장 존경받는 미국 기업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한 이 회사는 각 직급별로 후계자 군을 구축하여 전사적인 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매년 2월에 부장급 전원을 대상으로 업적과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여 사업부 후계자 군을 선정한다. 연이어 3월에는 지역 본부장 후계자, 4월에는 부사장, 사장급 후계자, 5월에는 이사회를 중심으로 CEO 후계자를 선정하는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잘 알려진 바대로, GE도 매년 4월과 5월에 각 사업부에서 사업 책임자와 인사 담당자들이 모이는 ‘Session C’를 통해 사원 단계에서부터 미래의 리더 후보자들을 엄격히 검증해 나간다. 이 회의를 통해서 현 종업원들의 강약점, 향후 개발 포인트, 장단기 육성 목표, 상사의 평가 기록들을 종합적으로 점검하여 미래 GE의 성장을 책임져 나갈 리더와 핵심 인재들을 선별해 나간다.
 
2. 직무 경험을 통한 체계적 육성 
 
잠재력 있는 미래 리더 후보를 선발하는 것은 경영자 양성의 첫걸음에 불과하다. 보다 중요한 것은 체계적인 육성 활동의 실행이다. 특히, 준비된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은 향후 리더가 되었을 때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리더 육성 모습을 보면 주로 훌륭한 리더가 가지고 있는 공통의 리더십 역량을 분석, 정의하고 이를 리더의 선발이나 교육에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성공 리더의 자질을 파악하는 작업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며, ‘성공한 리더십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개념 규정만으로 리더가 개발되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성공 리더의 특성을 주로 활용할 경우 비록 원론적으로는 맞다 하더라도 개별 회사가 처한 고유한 상황에는 잘 들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난점이 있다. 따라서 역량을 개발시킬 수 있는 직무 경험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고 직접적인 접근 방법이 될 것이다.
 
① 폭넓고 다양한 직무 경험 기회 부여 
 
자사의 특수한 상황이나 미래에 예견되는 변화 방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실전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재로 하여금 일을 통해 경험을 체득하게 하고, 자사의 고유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노하우를 현장에서 스스로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상위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스킬을 체계적으로 학습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도 제공해 주어야 한다.  
 
특히 경험을 통한 리더 육성이 성공하려면, 미래 리더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부문간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인재의 부문간 수평적 이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전사 관점에서 인재를 전환 배치시키는 방안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 헤이 그룹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포춘 500대 기업 중 45%의 기업들이 미래 리더(High Potential Leader)들이 폭넓은 리더십 스킬을 배울 수 있도록 직무를 순환시키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사내 인력의 이동을 보다 유연하게 하는 메커니즘을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국내 A사에서는 커리어 마켓(Career Market)제도를 통해 구성원이 희망하는 부서를 지원하면 ‘선(先)전보, 후(後)충원’함으로써 부서 이기주의가 작용할 여지를 없애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 기능 분야를 경험하기 위한 이러한 직무 순환과 더불어, 도전적인 과제를 부여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도전적인 업무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리더십을 발휘하게 하고 나아가 개인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리더십 관련 연구로 유명한 맥콜(Morgan McCall)교수는 CEO에게 필요한 경험의 예로, 쓰러져 가는 위기의 조직을 재건하고 당면한 시련을 극복한 성공 체험, 훌륭한 리더 혹은 나쁜 상사와 근무한 경험, 까다로운 부서원을 관리하는 경험 등을 들고 있다. GE의 이멜트(Jeff Immelt) 회장의 커리어 성장 과정도 이러한 요소들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사례> ‘GE 이멜트 회장의 성장 과정’ 참조).  
 
② 실효성 있는 육성 계획의 수립과 실행 
 
다양한 직무 경험을 부여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실효성 있는 육성 계획의 수립과 실행일 것이다. 현실성 없는 개발 계획이나 실현되지 못할 개발 계획은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경영자 후보 개발 계획은 대체로 창의적이거나 통찰력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것들이 많고, 때로는 비현실적인 것들이 많다.
 
B사의 CEO 사례를 살펴 보자. B사는 지난 1990년대 말 후계자군에 대한 평가를 통해, 담당 사업 분야에 정통하며 성과도 탁월했던 한명의 후보를 발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점은 해당 후보의 경력이 한 분야(silo)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해당 후보에 대한 면접을 담당했던 고위 경영자는 향후 개발과 육성 차원에서 타 사업 경험이나 해외 경험 등을 통해 이 점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개진하였다. 그러나, 이 제언은 실행되지 못했고, 결국 그 후보자는 CEO로 선임된 후 상대적으로 경험이 없던 분야의 사업 성과 부진으로 몇 년만에 퇴임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지적될 부분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신입 임원 시절 등 적절한 육성 시기를 이미 놓치고 난 때늦은 육성 조언이라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단기적인 어려움을 무릅쓰고서라도 육성의 기회를 부여하려는 실천 노력의 부족이다. 이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미래 리더를 선발한 이후 적절한 시기별로 직무 순환과 담당 직무에서의 해결 과제 부여, 성과 리뷰를 통한 자기 성찰(After Action Review) 등 다양한 방안을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③ 실제 사업 이슈에 기초한 육성 프로그램의 활용 
 
반면, 리더 양성에 효과적이지 못한 제도에 자원을 낭비하는 일이 있어서는 곤란할 것이다. 헤이 그룹의 조사에 의하면, 임원 계층에 대한 EMBA(Executive MBA) 연수나, 웹 기반의 리더십 자기 학습 프로그램 등은 실제 육성 효과가 미미하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구미 기업보다 일본과 한국 기업에서 자주 활용되는 야외 활동 중심의 프로그램 역시 그 성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야외 활동 중심의 프로그램에는 주로 극기 훈련식의 프로그램 등이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일례로, 국내 한 기업은 리더십 과정 입소자들에게 과정 첫날 한강 도하(渡河) 훈련을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력과 자신감을 강화시키는 측면이 있을 수 있으나, 이러한 일회성 이벤트는 실제 경영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웰포인트(WellPoint)사의 경우, 향후 부장급 이상의 리더십 포지션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인재들을 대상으로 ‘경영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경영 체험 프로그램’은 1주일 정도 워크샵 형태로 진행되는데, 이들에게는 향후 경영자가 되었을 때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시나리오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기간 동안에는 CEO를 비롯한 선배 경영진들이 패널 토의에 직접 참여하여, 자신들의 경험들을 공유하고 프로그램 기간 내내 이들의 멘토가 되어 교육의 효과를 크게 높이고 있다.
 
3. 최고 경영자를 비롯한 경영진의 관심과 지원 
 
이와 같은 미래 경영자 후보의 선발과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 요구되는 것이 바로 최고 경영진의 인재 육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다. GE의 전 CEO 잭 웰치(Jack Welch)가 자신의 시간의 절반을 인재 육성에 할애했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P&G의 CEO인 앨런 래플리(Alan G. Lafley)는 리더 개발에 1/3 또는 1/2의 시간을, 펩시코의 전 CEO인 웨인 컬러웨이(Wayne Colloway)는 미래 리더 발굴에 2/3의 시간을, IBM의 전 CEO인 루 거스너(Lou Gerstner)와 현 CEO인 샘 팔미사노(Sam Palmissano)는 잠재 리더(High Potential Leaders) 검토만을 위한 시간으로 일년 중 최소 2주를 할애한다고 한다. 인재 육성에 뛰어난 조직에서는 이처럼 인재 육성에 헌신적인 최고 경영자를 반드시 찾아볼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리더 양성은 하위 조직의 각 조직책임자가 담당해야 할 몫이라는 인식을 최고 경영자가 갖고 있는 경우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훌륭한 리더의 배출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또한, 자신의 임기 연장이나 안위에 급급한 CEO가 있다면, CEO 후계자 육성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의 경영진은 단기적인 손실을 감내하더라도, 재능 있는 인재들이 경험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경영 철학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떠나서, 향후 회사가 나아가야 할 전략적 방향에 부합하고 미래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수 있어야 한다. GE의 전임 CEO인 잭 웰치가 재직시절에 남긴 가장 위대한 업적은 GE의  주가 상승이나 회사의 매출 확대가 아닌 이멜트(Jeffrey Immelt)라는 유능한 CEO의 발굴이었다고 평가되는 배경이나, 이멜트의 CEO 선임 시 그가 의료 사업부 책임자 시절에 보여준 인재 발굴과 육성 노력이 높이 평가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우리 기업들도 이사회의 최고 경영자 선발 시에 개별 후보자들의 인재 육성에 대한 노력과 성과를 보다 비중있게 평가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III. 모방이 아닌 재창조의 지혜가 필요 
 
지금까지 선진 기업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리더 육성에 대한 주요 접근방법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선진 기업들의 구체적인 경영자 육성 방법은 그다지 많이 공개되어 있지 않은 탓에, 이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훌륭한 육성 방안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육성의 구체 방법론이 공개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그 기업 고유의 인재 육성 노하우(Know-how)가 공개될 경우 경쟁사에서도 리더십 개발에 활용하게 될 것이고, 자연히 기업의 경쟁 우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탓이다.  
반면, GE나 존슨앤존슨 등과 같이 아무 꺼리낌 없이 자신의 방법론을 공개하는 회사들도 있는데, 여기에는 이 기업들의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있다고 보여진다. 즉, 진정한 성공은 구체적인 기법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실행에 그 열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GE와 존슨앤존슨 등과 같은 회사는 바로 그 실행 단계에 있어서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는 자신들의 비결을 다른 기업들이 쉽게 흉내낼 수는 없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비슷한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들은 많지만 이들이 똑 같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별로 사업의 성격과 처한 상황 등이 다르기 때문에, 오랜 기간에 걸친 경험과 시행 착오를 통해서만이 자신의 기업에 딱 맞는 해법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재 육성 머신(Talent Machine)이라 불리는 GE의 인사 정책과 제도들도 대부분 랄프 코디너(Ralph Cordiner)를 비롯한 4명의 역대 CEO에 의해 지속적으로 구축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랄프 코디너가 기초를 닦았다면, 인사 제도 및 관행을 체계화시킨 공로는 보쉬(Borsch)와 존스(Jones)의 몫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시스템을 최고의 성과로 연결시킨 사람이 바로 잭 웰치(Jack Welch)다. 즉,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여러 사람의 전폭적인 지원과 스탭들의 고민, 그리고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되어온 것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도 이들 기업의 기법을 단순히 배워오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되고, 자기 조직의 문화와 구조에 맞게끔 실행함으로써 사업에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인사 담당자들은 경영진의 지원과 관심 부족을 탓하기 이전에, 주도적으로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려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경영진의 시간은 유한하다. 그들에게 경영자 후보들에 대한 일상적인 멘토링과 정기적인 리뷰 과제를 부여하는 것은 당연히 추가적인 부담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경영진이 사람에 대한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도록 인사 부문은 보다 구조화된 방식으로 유용한 정보와 데이터를 생산해서 지원하려는 노력을 더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
 
< 참고문헌 > 
 
C. A. Bartlett, A. N. McLean, GE’s Talent Machine : The Making of a CEO, 2006. 
 
M. R. Sobol, P. Harkins, T. Conley ed., Linkage Inc’s Best Practices for Succession Planning, 2007. 
 
M.W. McCall, G.P. Hollenbeck, Getting Leadership Development Right, Leadership Excellence, Feb. 2007. 
 
R. Charan, Ending the CEO Succession Crisis, Harvard Business Review, Feb.2005.

(LGERI, 2007. 9. 18. 노용진)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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