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차기 CEO감을 잘 키워 놓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 선택한 CEO는 100년 동안 쌓은 공든 탑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차기 CEO를 성공적으로 키울 수 있을까?   
 
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은 무엇일까? 이는 많은 기업인들과 학자들의 오랜 질문 중의 하나이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바로 최고 경영자(CEO)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기업의 전략적인 방향을 결정하고 자원을 투입하는 등 중요한 의사결정 사항들의 대부분이 CEO에게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현재의 CEO도 중요하지만, ‘다음 CEO를 누구로 할 것인가’는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생존에 있어 중요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잘 성장하던 회사가 잘못 선택한 CEO 한 사람으로 인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경우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예로 코카콜라를 보자. 코카콜라는 CEO를 잘못 선택하여 어려움을 겪게 된 대표적인 회사로 손꼽힌다. R. 고이주에타 전임 회장 당시 90달러를 호가하던 코카콜라의 주식은 후임자인 D. 아이베스터가 CEO가 된지 2년 만에 60달러 대로 주저 앉았다. 이는 동일 기간 경쟁사인 펩시가 성장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아이베스터는 전략상의 실패, 성과 부진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CEO 자리에서 물러 났지만, 그 이후에도 코카콜라는 상당 기간 마땅한 CEO를 찾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었다.  
 
‘잘못된 CEO 선택’이라는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음 CEO감을 일찌감치 잘 키워 놓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 날 GE, P&G, 존슨 앤 존슨 등 많은 선진 기업들이 후계자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특히 P&G의 CEO인 A.G. 래플리는 “P&G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다른 리더들을 키우는 일이다”라고 말하며, 업무 시간의 절반 정도를 미래의 리더를 발굴, 양성하는 데 쏟고 있다고 한다.  
 
물론 CEO감을 내부에서 육성하기보다 외부로부터 영입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미리 키워 놓은 인재가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쓰는 방법이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외부에서 영입하는 CEO들의 경우 문화에의 부적응, 기존 구성원들의 거부감, 사기 저하 등으로 인해 내부 출신의 CEO들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결과를 볼 때 결국 유능한 후계자를 확보하는 보다 바람직한 길은 내부에서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것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내부에서 차기 CEO감을 효과적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차기 CEO 양성의 바람직한 프로세스를 찾아 보자.
 
될 성 싶은 나무, 빨리 찾기 
 
차기 CEO감을 효과적으로 키우기 위한 첫걸음은 우수한 재목들을 빨리 찾아내 후계자 Pool을 구성하고, CEO로서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시키는 것이다. 슈퍼 스타 CEO는 어느 날 갑자기 탄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의 교수인 R. 차란은 “CEO감을 제대로 키우려면 최소한 10년 정도 훈련시켜야 한다”며, 후계자 발굴과 교육은 가능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 예로 미국의 생활용품 업체인 콜게이트의 경우를 보자. 콜게이트는 입사 1년 차인 사원들에 대해서도 향후 CEO감으로 키울 만한 재목인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록 연차는 낮지만 콜게이트 내 최고의 인재(Global Talent)로 분류된 사원에 대해서는 고속 승진의 절차를 밟게 하는 등 본격적인 육성 활동에 들어간다고 한다. 콜게이트의 HR 담당 임원은 “입사 1년 신입 사원을 대상으로 한 CEO 후보자 논의는 너무 빠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CEO감을 제대로 키우려면 가능한 빨리 우수 인재를 가려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CEO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경험을 보다 체계적으로 쌓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CEO감 발굴을 빨리 시작하라고 말하고 있다.  
 
손익 책임을 맡겨 진정한 사업가로 키워라 
 
우수한 CEO 후보감들을 선발해 놓았다 하더라도, 이들을 제대로 육성하지 못한다면 그 노력들이 용두사미 격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CEO 후계자 육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손익을 책임질 수 있는 사업 단위를 맡기는 것이다. 즉, 마케팅에서부터 연구개발, 생산, 영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활동을 관장할 수 있도록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의 경우, 후계자 육성을 위한 방법으로 손익 책임을 맡기기 보다는 주로 기능 중심의 직무 이동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후계자들에게 있어 각 기능들이 수행하는 업무를 세세히 잘 아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치면 자칫 전체적인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경영자를 만들 수 있다. 각 기능들을 관리하는 데는 탁월하지만, 전략적 관점을 가지고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사업가를 만들어 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  
 
앞에서 말한 코카콜라의 전 CEO인 D. 아이베스터가 이러한 예에 가깝다. 그는 20년간 코카콜라의 다양한 부서에서 업무 경험을 쌓았지만, ‘사업 경험’을 풍부하게 가진 경영자는 아니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아이베스터의 이러한 기능 중심의 경력을 그의 실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즉, 그는 기능 중심의 경력으로 인해 조직 내부 관리에는 탁월했지만, 사업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갑작스런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데는 상당히 미숙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예에서 보듯 향후 회사의 전체 사업을 이끌 CEO감을 키울 때에는 가능한 충분한 사업 경험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하나의 제품을 맡기든, 대규모의 사업을 맡기든 일단 모든 기능을 총괄하여 자신의 사업을 운영해 보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후계자들이 기능 중심의 단견적 시각에서 벗어나, 전체 사업과 시장을 조망할 수 있는 전략적 마인드를 갖추도록 해 줘야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IT 기업인 톰슨사의 경우를 보자. 톰슨사에서는 후계자들에게 손익 책임이 명확한 사업을 맡김으로써 이들이 사업가의 시각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톰슨사의 HR 담당 임원인 J. 스미스는 “손익 책임을 맡기는 것이야말로 리더를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이를 통해 훌륭한 차기 리더들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후계자 정보, 체계적으로 관리하라 
 
후계자 Pool을 만들어 놓고 육성하기 시작하면, 이들의 다양한 활동과 그 결과들을 체계적으로 확보/관리해야 한다. 차후에 누가 더 바람직한 후계자인지 선별하고 가려내기 위해서는 별도의 데이터 베이스를 갖추어 각 후계자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축적해 놓는 것이 필수적이다. 아무리 후계자 Pool을 잘 만들어 놓고 열심히 육성을 한다 하더라도 누가 더 CEO에 적합한 인재인지 가려낼 만한 정보가 없다면, 그 모든 활동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P&G의 경우를 보자. P&G에서는 ‘인재 개발 시스템(Talent Development System)’을 구축해 놓고, 후계자를 포함하여 핵심 인재들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축적/관리하고 있다. 이 정보 시스템 안에는 개인별로 입사 직후부터 받은 모든 평가, 육성 정보들이 망라되어 있는데, P&G는 이러한 정보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필요 시 후계자 검증 및 관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한다.  
 
● 획득해야 할 정보의 내용 
 
후계자들에 대해 확보해야 할 정보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경영 관리 능력에 대한 정보를 축적해야 한다. 여기에는 실적과 리더십이 포함된다. 즉, 재무적인 사업 성과를 기대 수준 대비 어느 정도 창출해 내었는지에 대한 부분과,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면서도 구성원들의 사기(Morale)를 잘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으로, 경영자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덕목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전문성에 대한 정보도 수집되어야 한다. 이는 각 후계자들이 무엇을 잘하는지에 대한 정보다. 예를 들자면, 어떤 제품이나 사업 영역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기능(재무, 영업, 마케팅, 유통, 물류 등)에서 강점을 보이는지, 어떤 전략적 상황(위기 극복, 비용 절감/혁신, 신규 사업 육성 등)에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축적해 놓는 것이다. 이는 회사의 상황이나 환경 변화에 따라 어떤 인재가 보다 CEO로 적합할지 판단할 수 있는 핵심 근거 자료로서 작용할 수 있다.  
 
● 정보 획득 방법 
 
이러한 관련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정도다.  
 
첫째, 서베이 등 다양한 평가 툴(Tool)을 활용하여 공식적이고 정기적인 평가를 통해 정보를 획득하는 방법이다. 둘째, 직접적인 대면 접촉을 통해 정보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틀에 박힌 평가 방식으로 사람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쉽지 않은 리더십이나 전문성과 관련된 부분은 당사자나 주위 사람의 평판을 직접 모니터링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물론 대면 접촉은 시간이나 장소의 문제 등으로 인해 CEO가 모든 후계자를 자주 만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때는 HR 담당 임원 등의 도움을 받아 간접적으로 정보를 얻는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다. 한 예로 GE의 전 CEO인 잭 웰치의 경우, 조직 내 주요 핵심 리더들의 개별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전담 부서를 마련하였다. 이 부서는 리더들을 개별적으로 만난 후 그 결과를 정리하여 J. 웰치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J. 웰치는 조직 내 핵심 리더들에 대한 정보를 보다 풍부하게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한다.  
 
구성원과 함께 선별하라 
 
후계자들에 대한 정보들이 축적되면, 이를 바탕으로 누가 더 CEO감으로 적합한지 주기적으로 스크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보다 검증된 인재들을 중심으로 인재 Pool을 재구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층 더 심도 있는 관리와 육성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후보들을 효과적으로 스크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즉, 누가 더 CEO에 적합한지 판별할 수 있는 ‘CEO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 요건’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회사의 향후 전략 방향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전략을 추진하느냐에 따라 CEO가 갖추어야 할 전문성, 리더십 등의 구체적인 세부 자질 요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를 보자. BOA의 전임 CEO인 H. 맥콜은 당시 은행들의 주요 성장 방식이었던 합병에 탁월한 사람이었다. 그의 후임을 선택하기 위한 논의 자리에서 이사회 등 주요 참석자들은 우선 향후 회사의 전략 방향에 대해 논의하면서, 앞으로 합병보다 내부 통합에 주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이에 따라 여러 후계자 중 내부 통합에 재능과 전문성을 보인 K. 루이스를 차기 CEO로 선정하였다. 이렇듯 전략 방향과 후계자의 적합성을 검토함으로써 BOA는 조직 변화를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 낼 수 있었다고 한다.  
 
● 반드시 구성원과의 논의 과정을 거쳐야 
 
이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사항 중 하나는 CEO가 주도적으로 검증 절차를 리드하기보다는, HR 임원이나 일부 이사회 구성원 등 후계자들을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충분히 논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CEO가 주도하여 후계자들을 평가할 때 많이 나타나는 문제점 중의 하나는 자신과 비슷한 유형의 사람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기존 CEO와 유사한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후계자로서 확고부동한 자리를 차지하고, CEO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인재들은 후계자 Pool에서 소리 없이 밀려날 수 있다. 이는 회사의 전략적 방향이 크게 변하지 않거나 안정적인 상황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는 후계자를 잘못 선택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리더십 분야의 전문가인 L. 블랙맨은 “후계자들을 검증할 때는 다양한 사람들의 시각이 반영되도록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하였다. 이는 보다 적합한 자질을 갖춘 사람을 선별하는 데 있어서, CEO 혼자만의 의사결정으로는 오판이 생길 수 있음을 시사하는 말이라 하겠다.  
 
CEO가 앞장 서야 한다! 
 
후계자에 대한 양성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CEO가 먼저 발벗고 나서야 한다. 어떤 제도이든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CEO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법이지만, 특히 CEO 후계자 양성과 관련된 제도의 경우는 CEO가 앞장 서 나서지 않으면 조직 내에 정착되기가 쉽지 않다. 아무래도 현직 CEO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CEO감을 육성하자는 이야기를 꺼낼 만한 사람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대내외 업무로 바쁜 CEO에게 있어 사람을 키운다는 것이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는, 힘겨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자신의 은퇴 후에도 끊임없이 성장해 나가는 회사를 보며, ‘내가 회사의 성공 기반을 닦았다’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미래를 그려 본다면, 얼마든지 즐겁게 수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끝>
(LGERI, 2007.7.18. 황인경)
Posted by 서형준
,
CEO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교체되는 CEO가 늘어나는 가운데,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CEO 교체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의 생사를 결정하는 CEO 교체의 신(新) 풍속도를 조명해 보고, 우리기업에의 시사점을 모색해 본다.  
 
CEO의 희망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높은 성과를 창출하여 유능한 CEO로 인정받는 것일 것이다. 개인적인 측면에서의 꿈도 있을 것이다. ‘임기를 무사히 마치는 것’, ‘정년까지 근무하고 퇴직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어떠한 CEO도 ‘실패한 CEO’라는 불명예를 안고 퇴진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체되는 CEO가 늘고 있다  
 
CEO의 이러한 희망과는 달리, 최근 교체되는 CEO가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부즈알렌해밀턴(Booz Allen Hamilton)이 2,500여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1995년 9.0%이었던 CEO 교체 기업 비율이 2006년 14.3%로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최근 3년간 CEO 교체 비율은 약 44%로서, 이는 CEO 3명 중 1명이 자리에서 물러났음을 의미한다. CEO 교체율 증가에 따라 정년으로 퇴직하는 CEO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미국 기업의 경우, 정년을 채우고 자리에서 물러난 CEO 비율은 2005년 40%로서 1995년의 65%에 비해 약 25% 포인트 감소했다고 한다.  
 
우리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해마다 연말이면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CEO를 교체하는 기업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증권선물거래소가 매년 1월 1일부터 7월 19일 기준으로 조사한 2006년 발표 자료를 보면, 코스닥 상장 기업 중 대표이사를 교체한 기업은 2002년 177개에서 2006년 250개 기업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CEO 교체의 신(新) 풍속도 
 
CEO 교체는 기업의 생사와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저 회사의 CEO가 바뀌는구나’ 라며 팔짱만 끼고 쳐다보기만 할 일은 아니다. CEO 교체 패턴을 면밀히 파악하여 성공적인 CEO 교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CEO 교체 신(新) 풍속도를 조명해 보고, 시사점을 모색해 보자.  
 
1.문책성 CEO 교체 증가 
 
우선, CEO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사임’ 하는 문책성 교체가 증가하고 있다. 경영을 소홀히 하여 주주가치를 훼손하거나 윤리적 문제, 각종 스캔들로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여 중도 하차하는 CEO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경영진 리크루팅 기관인 스펜서 & 스튜어트(Spencer & Stuart)가 미국 S&P 500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2006년 교체된 CEO의 약 50%가 전임 CEO의 정년 퇴직이나 임기 만료에 따른 정상 교체가 아닌 성과 하락에 대한 문책 등에 의한 비자발적 교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HP의 칼리 피오리나, AIG의 그린버그 회장 등이 예로서, 이들은 경영실적 부진과 회계 부정 스캔들 등의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문책성 CEO 교체가 증가한 배경으로 이사회의 CEO 견제 역할 강화를 들 수 있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지배구조개선법의 영향으로 CEO의 경영 성과, 법적 규제 준수, 윤리적 경영 등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와 감시가 한층 강화되었다. 특히, 경영 성과 하락에 대해 이사회가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도 이사회를 바짝 긴장하게 하고 있다.  
 
또한, CEO 역할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변화도 한 몫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외 활동을 통한 기업 이미지 제고 등도 CEO의 중요 역할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최근엔 이러한 활동은 기업 성과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CEO 개인에게만 이익이 된다는 인식이 싹트고 있다. 즉, CEO로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주주가치 창출’이라는 것이다. TV나 경영 잡지 등 언론 활동에 집중하는 등 개인적 명예만 중시하는 CEO보다는, 보잉의 짐 맥너니 회장이나 HP의 마크 허드처럼 경영의 기본인 제품/서비스 혁신을 통해 실적과 주가를 높이는 등 내실을 챙기는 CEO들이 부각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2.CEO 경험자 모셔오기 
 
CEO 교체는 새로운 CEO의 등용을 의미한다. 흔히 위기에 빠지거나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은 기업들은 성과 개선과 새로운 변화를 위해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는 경험 있는 노련한 CEO를 갈망하기 마련이다. 이에 새롭게 부각되는 CEO 교체 특징 중 하나가 CEO 경험을 가진 사람을 CEO로 영입하는 ‘CEO 모셔오기’이다. 2002년 사상 최대의 회계 부정 스캔들에 빠진 장거리 전화 업체 MCI(당시, WorldCom)가 컴팩 CEO 출신인 마이클 카펠라스를 영입하여 파산 보호 신청에서 벗어나는 등 회생시킨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타 회사의 현직 CEO를 빼앗아오는 기업도 있다. 이 경우, CEO를 빼앗긴 기업은 경영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또 다시 다른 회사의 현직 CEO를 빼앗아 오는 소위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보잉이 3M의 CEO인 짐 맥너니를 CEO로 영입하자, 3M은 운동기구 생산업체 브런스윅(Brunswick)의 CEO였던 조지 버클리를 영입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실제로 부즈알렌해밀턴 컨설팅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CEO 경험자를 영입하는 기업이 1995년 9개에서 2005년 35개 기업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타 기업의 현직 CEO를 영입하는 기업은 1995년 6개에서 2005년 20개 기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CEO 경험자를 신규 CEO로 모셔오는 가장 큰 이유는 ‘CEO 브랜드’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즉 많은 기업들은 과거에 CEO로 성공한 사람은 쇠퇴하는 기업을 회생시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처음으로 CEO를 하는 사람보다 신임 CEO가 직면하는 애로 사항을 상대적으로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CEO 리더십은 어디서든 통용될 수 있다’는 생각도 CEO 경험자를 영입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비록 타 회사의 CEO라 하더라도 나름의 CEO로서 노하우와 리더십이 있기 때문에, 이전과는 이질적인 산업이나 기업에서도 동일하게 CEO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3.CEO 외부 영입 신중론 
 
얼마 전 독일 회사인 지멘스는 160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사람을 CEO로 영입했다. 미국 제약회사 머크 출신의 페터 뢰셔가 그 주인공인데, 이전 CEO인 클라우스 클라인펠트의 비자금 조성 및 뇌물 등으로 인해 얼룩진 부패 기업 이미지를 개선해 나가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처럼 기업 회생과 재도약을 위해 외부에서 CEO를 등용하는 기업들이 있다. 물론 외부에서 영입한 CEO가 침체된 조직을 깨우고 새로운 변화를 촉진하는 측면에서 분명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 이러한 CEO 외부 영입에 대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인식도 있다. 경영진 리크루팅 업체인 스펜서 & 스튜어트가 S&P 500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CEO 외부 영입 비중은 2005년 40%에서 2006년는 15%로 감소하였으며, 2007년의 경우 1분기까지 8%의 기업(12개 기업 중, 1개 기업)만이 외부에서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CEO 교체 시에 외부로 눈을 돌리기 보다는 내부에서 키워진 사람을 찾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CEO 외부 영입 성과에 대한 의구심  
 
CEO 외부 영입이 주춤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혁신과 재도약을 위해 외부에서 CEO를 영입했지만, 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즉, 과거의 성공 경험이나 이전 회사의 산업/문화에 젖어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내부에서 육성된 CEO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스포츠용품 회사인 나이키는 2006년 1월 S.C. 존슨 & 선(Johnson & Son)에서 윌리암 페레즈를 CEO로 영입하였으나,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불과 취임 13개월 만에 27년간 나이키에서 육성된 마크 파커로 교체했다. 또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저자 짐 콜린스가 15년간 11개 기업을 조사하는 기간에 등장하는 총 42명의 CEO 중에서 단 2명만이 외부 출신 CEO였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일(Yale) 대학의 경영학 교수인 제프리 소넨펄드가 ‘외부 CEO 영입이 반드시 성공을 가져온다라는 증거는 없다... 맹목적 CEO 외부 영입에 주의해야 한다’ 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CEO의 출신에 따라 기업 성과가 반드시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샤일레쉬 미탈과 윌리엄 화이트 교수가 2007년 포춘 500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외부 출신 CEO와 내부 출신 CEO의 연평균 주가 성장률은 각각 5.2%와 5.6% 이었는데, 이러한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한, 부즈알렌해밀턴 컨설팅 회사의 조사를 보더라도, CEO 출신에 따른 기업 성과는 그 재임 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한다. 예컨대, 재임 기간 초반에는 외부 영입 CEO가, 재임 기간 후반에는 내부 출신 CEO가 보다 높은 주주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부 영입 CEO는 재임 초반에 새로운 시각으로 기업을 변화시키는 데에 강점이 있는 반면, 내부 출신 CEO는 기업의 좋은 문화를 유지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을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외부 영입 CEO 보상에 대한 이사회의 불만 
 
외부 CEO 영입에 들어가는 막대한 보상 비용에 대한 이사회의 불만도 외부 영입을 위축시키는 원인 중 하나이다. 보통 유능한 CEO를 영입할 경우, CEO 브랜드에 대한 프리미엄, 이전 기업에서 받던 보상 손실에 대한 보전, 그리고 타 기업으로 빼앗기지 않기 위한 인센티브 등을 이유로 많은 보상을 지급하게 된다. 예컨대, 포드는 약 130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작년 9월 취임한 보잉의 부사장 출신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앨런 멀러리에게 보잉 퇴직에 따른 보상금 등을 포함하여 약 3천 9백만 달러를 보상으로 지급하여 비난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기업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CEO에게 너무 많은 보상을 주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보상 조사 기관 이퀼라(Equilar)가 2006년 S&P 500 기업의 신규 선임 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외부 영입 CEO의 평균 보상은 8백 9십만 달러로, 내부 승진 CEO가 받는 5백 8십만 달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넬(Cornell) 대학의 요시오 야나도리와 조지 밀코비치 교수 역시, 외부 영입 CEO가 내부 출신 CEO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지만, 그만큼 충분한 성과를 내지는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내부에서 육성된 사람을 CEO로 선임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기업으로 디즈니를 들 수 있다. 한 때, 디즈니 이사회는 전임 CEO인 아이스너의 후임자로 외부 사람을 영입해야 기업을 회생시킬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이베이(eBay)의 CEO인 메그 휘트만의 영입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2005년 내부 출신인 아이거를 CEO로 최종 선임하였다. 사실 디즈니 사업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사업 부진을 초래한 전임 CEO 아이스너가 후계자로 지목한 아이거를 새로운 CEO로 선임한 것은 업계에서는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나 디즈니 이사회의 이러한 판단에는 디즈니의 회생을 위해서는 디즈니의 사업과 문화를 잘 아는 사람이 CEO가 되어야 한다고 사상이 짙게 깔려 있었다.  
 
성공적 CEO 교체 포인트 
 
지금까지 최근 새롭게 부각되는 CEO 교체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CEO 쟁탈전이 전개됨에 따라, 유능한 CEO를 발굴하고 선임하는 것은 기업 경영상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성공적 CEO 교체를 위한 몇 가지 포인트를 제시해 본다.  
 
1.CEO 선임 즉시 후임 CEO 발굴∙육성 
 
CEO 교체가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CEO들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속하고 원활한 CEO 교체를 위해서는, CEO를 교체하는 즉시 후임 CEO를 미리미리 물색하고 육성해 놓아야 한다. 특히, CEO 선임 및 육성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이사회가 정기적으로 CEO 후보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이들의 잠재력을 검증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아무리 CEO 선발에 최선을 다한다 하더라도 CEO 교체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있으며, CEO 교체를 늦게 준비하게 되면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CEO 후보자를 검증하여 최적의 CEO를 선임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2003년 CEO였던 짐 캔탈루포가 갑작스런 심장병에 걸리자, 불과 수 시간 만에 짐 스키너를 후임자로 발표한 바 있다. 미리 준비해 두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스타벅스도 성공적으로 CEO를 교체했다고 평가받는 기업 중 하나이다. 2000년 CEO로 선임된 오린 스미스는 CEO로 선임되자마자 자신은 2005년에 사임할 것이라고 계획하였다. 그리고 이사회 의장이자 설립자인 하워드 슐츠 회장과 함께 차기 CEO로 패스마크(Pathmark)라는 청과 회사의 CEO였던 짐 도날드를 지목하고, 스타벅스의 주요 사업을 맡기면서 체계적으로 육성하여 2005년에 성공적으로 CEO 교체를 하였다. 제약회사인 엘리릴리(Eli Lilly)의 이전 CEO 랜달 토비아스는 ‘CEO 후계자 승계 계획은 이전 CEO가 사임을 발표하는 순간이 아니라, 신임 CEO가 선임되는 바로 그날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2.외부 영입과 내부 육성에 대한 신중한 접근 
 
CEO 교체 시, 외부에서 영입할지, 내부에서 성장한 사람을 등용할지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짚어보고 결정을 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경영 스타일을 통한 조직 변화나 내부의 CEO 후계자간의 건전한 경쟁을 촉진하는 면에서 외부 출신 CEO는 장점이 있다. 반면, 내부 출신의 CEO는 기업 문화나 경영 특성을 이해하면서 장기적 관점의 변화나 경영을 할 수 있고, 구성원들에게는 회사가 내부에서의 인재 육성을 중시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현재의 기업 전략이나 조직문화 등을 고려하여 내부 또는 외부 출신 CEO로의 교체 여부를 면밀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경영 학자인 램 차랜 역시 ‘내부 CEO든 외부 CEO든 서로 장단점이 있다’고 말하면서, ‘회사가 장기적으로 나가고자 하는 방향을 신중히 고려하여, CEO를 선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CEO의 출신보다는 신임 CEO가 어떠한 리더십을 발휘하는가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앞서 살펴본 디즈니의 경우, 아이거가 CEO로 낙점 받을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내부인이면서도 외부인과 같은 사고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아이거는 평소 ‘나는 이전 CEO와는 다른 방향으로 디즈니를 변화시킬 것이다’라는 생각을 피력했다고 한다. 이런 것들이 이사회나 구성원들에게 외부 CEO 영입과도 같은 효과를 충분히 주었던 것이다. 실제로, 노스웨스턴 대학 켈로그 스쿨의 아이세 카래브리 교수가 지난 30년간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내부에서 CEO를 선임하더라도 그 CEO가 외부인처럼 행동한다면, 외부 영입 CEO와 유사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3.CEO 마인드 변화 : 독단보다는 포용 
 
마지막으로 CEO 스스로의 마인드 변화도 필요하다. 자신만의 경영 스타일을 고수하거나 자신의 명예만을 위해 노력하는 CEO보다는, 이사회와 경영에 대해 원활히 커뮤니케이션 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 경쟁력을 키워가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부즈알렌해밀턴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이사회와의 불협화음으로 떠난 CEO가 전체 CEO 교체 비율 중에서 1995년 2%에서 2006년 11%로 증가했다고 한다. 예컨대, 건축자재 유통업체 홈데포의 CEO인 로버트 나델리는 지나친 구조조정과 감축으로 인한 구성원 불만 초래, 주주 등 이해관계자를 소외시키는 독단적 리더십 스타일, 비정상적으로 높은 보상 등에 대한 비난을 받았으면서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앞으로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독단적 리더십보다는 주주, 구성원 등 이해관계자들을 포용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CEO가 더욱 부각될 것이다. (2007.6.11. LGERI, 최병권)
Posted by 서형준
,
구성원 개개인에 잠재해 있는 창의성을 최대한 발현하게 하는 것은 리더들의 몫이다.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리더들이 일상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창의성이 좌우된다. 구성원의 창의성을 저해하는 리더의 행동 특성에 대해 알아본다. 
 
휴대용 음악 기기 분야의 히트 상품인 애플의 아이팟(MP3 플레이어)이 1억 대가 넘게 팔렸다고 한다. 아이팟 이전에 1억 대 이상 팔린 제품이 또 있다. 소니의 워크맨이다. 워크맨은 1억 대가 팔리기까지 약 13년이 걸렸고, 아이팟은 그 보다 2배 이상이 빠른 5년 만에 1억 대가 팔렸다고 한다. 애플의 아이팟이든, 소니의 워크맨이든 이들 세계적 히트 상품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남들이 생각지 못한 창조적인 발상으로 고객에게 높은 가치를 준다는 것이다. 고객들이 기꺼이 돈을 주고 사고 싶어하는 차별적 가치의 창조 능력, 즉 창조성이 히트 상품을 탄생시키는 비결이다. 이렇듯, 창의성은 기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결정적인 힘이라 할 수 있다.     
 
기업에 있어서 창의성의 원천은 구성원 개개인이다. 따라서 조직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의 아이디어, 상상력, 호기심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창의성 발현에 영향을 주는 업무 환경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경영진을 비롯한 관리자들의 리더십이다. 구성원 개개인에 잠재해 있는 창의성을 밖으로 최대한 발현하게 하는 것은 리더들의 몫이다.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리더들이 일상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창의성이 좌우된다.  
 
어떤 리더는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발현하게 하는 반면, 어떤 리더는 오히려 창의성을 떨어뜨린다. 창의성을 저해하는 리더들의 6가지 주요 행동 특성에 대해서 정리해 본다.   
 
1. 유아독존형 : 독선과 닫힌 귀 
 
조직에서 창의성이 발현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건은 구성원 개개인이 생각하는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부담 없이 밖으로 표출할 수 있는 열린 커뮤니케이션 문화다. 구성원들이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자신의 생각을 격의 없이 이야기 할 수 없는 닫힌 조직에서는 창의성이 발현될 수 없다.  
 
특히, 상사가 부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경청의 인내심이 부족하고,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독선적 성향이 강하면, 부하들은 입을 닫게 된다. 예컨대, 회의 석상에서 상사가 권위를 내세워 자신과 다른 의견을 말하는 부하에게 화를 내거나 무시하면, 구성원들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않고 상사의 눈치만 살피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구성원들이 조직의 문제를 숨기고, 아이디어가 있어도 말하지 않는 ‘침묵하는 조직’이 된다. 이런 침묵하는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이 상사가 시키는 것만 하게 되고, 스스로가 창의성을 발휘하여 주도적으로 일하지 않게 된다. 결국, 아무리 뛰어난 인재를 데려온다 하더라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  
 
조직에 있어 어떤 혁신적 아이디어는 각 개인의 여러 다른 생각이나 아이디어들이 상호 작용하여 융합되어짐으로써 창출된다. 이러한 다양한 생각의 상호 충돌과 융합 과정의 핵심은 바로 임직원들간의 치열한 토론과 대화이다. 그러나 상사가 독선적이고 부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인내심이 없으면, 이러한 조직 창의성의 기반이 되는 상하간의 긴밀한 대화와 토론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직위를 떠나 서로의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이 없으면, 조직의 창의성은 죽을 수 밖에 없다.    
 
일류 기업들의 조직 문화적 특징 중 하나는 경영의 이슈와 해법을 놓고 심도 있게 논의하는 대화와 토론 문화가 강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경청의 리더십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짐 콜린스에 따르면,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내는 위대한 기업들은 임직원간에 치열한 논쟁과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매우 시끄럽고, 진실이 들리는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문화를 가능케 하는 동인은 바로의 리더들의 열린 경청의 자세라고 하였다. 예컨대, 리더들이 답 보다는 질문을 많이 던지고, 말하기 보다는 듣는 노력을 많이 한다고 한다. 월 마트의 창업자인 샘 월튼은 자사의 성공 비결의 하나로, 경영진들이 직원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귀를 여는 경청 노력을 꼽은 바 있다.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은 직원들과의 효율적인 의사소통에 있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여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2. 눈뜬 장님형 : 흡수 능력 부족 
 
리더의 경청 노력이 창의성 발현을 촉진하는 가장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요인이라면,  창의성 발현을 위한 보다 실질적 요인은 아이디어에 대한 리더의 가치 파악 능력이다. 구성원들이 아무리 창의적인 혁신 아이디어나 지식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리더가 그 아이디어의 잠재 가치를 제대로 간파하고 활용하여 조직 성과물로 연결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은 기존에 익숙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어딘가 어색해 보이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가 시장과 미래를 보는 안목이 없으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경시 될 수 있다. ‘그거 해서 성공하겠냐’, ‘내 경험으로 보면, 성공 못해’, ‘쓸데 없는 데 시간 낭비하지 말라’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여 아이디어의 싹을 자르기도 한다.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자인 코핸 웨슬리 교수는, 성공하는 기업의 핵심 역량 요인으로 ‘흡수 능력(Absorptive Capacity)’이라는 것을 들었다. 흡수 능력이란, 어떤 아이디어나 정보에 잠재된 가치를 간파하고 이를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리더가 이러한 흡수 능력을 충분히 갖지 못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이러한 흡수 능력의 부족으로 아이디어의 가치를 간과하여 중요한 사업 기회를 놓친 기업 사례들이 상당히 많다. 예컨대, 벨이 전화기를 발명한 직후, 한 전기회사를 찾아 갔으나 그 회사의 경영진은 ‘이런 장난감 같은 걸 뭐 하러 사냐’라고 하면서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한다. 안목이 없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사업 기회를 놓친 것이다.  
 
고대 중국의 철학자 장자(莊子)는 ‘무용지용(無用之用)’, ‘소용지이(所用之異)’라고 하였다. 무용지용이란, ‘언뜻 보기에 무용하게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유용하다’는 의미이다. 소용지이란, ‘사물은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하여 장자는 다음과 같은 고사를 비유로 들었다.  
 
“춘추 전국시대에 송나라 사람 중에 대대로 솜 빨래를 하는 직업으로 먹고 사는 집안이 있었다. 그런데 이들은 손이 트지 않는 약을 가지고 있어, 겨울에도 고운 손으로 순탄히 솜 빨래를 해왔다. 어떤 과객이 이를 듣고, 백금을 줄 테니 그 비방을 자신에게 팔라고 청하였다. 그 가족은 여태까지 솜 빨래로 번 돈 보다 훨씬 많은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과객에게 그 기술을 팔았다. 약의 비방을 얻은 과객은 오왕에게 달려가 전하였다. 얼마 후 월나라의 군사 행동이 있자 오왕은 그 과객을 장수로 삼았다. 그는 병사들에게 손 안트는 약을 바르게 하였고, 병사들의 전력이 높아져 겨울철 수전에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오왕은 토지를 나누어 주고 그를 영주로 삼았다… 똑 같이 손을 트지 않게 하는 약인데, 어떤 사람은 제후가 되고 어떤 사람은 평생 솜 빨래 꾼을 면치 못하였다. 사물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莊子, 네이버 지식iN 참조)
 
3. 일 중독형 : 감성 결핍 
 
부하의 감정이나 기분 등 내적인 심리 상태를 배려하지 못하고, 오직 일 밖에 모르는 일 벌레형 상사도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죽일 수 있다. 상사가 지나치게 일 중심으로 움직이고, 부하의 개인적 고충이나 스트레스 등 인간의 정서적인 측면에 대해 무감각하게 되면 창의성을 저해하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게 된다.  
 
상사가 지나치게 일 중심적으로 움직이면, 구성원들이 지치고, 피로도가 가중되어 조직적 탈진(Burn-out)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업무 강도가 약해도 문제지만, 업무 강도가 너무 높아도 창의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또한, 감성이 결핍된 일 중심의 상사의 언행은 구성원들이 직장 생활에서 느끼는 재미, 근무 의욕을 해칠 수 있다. 조직 창의성 분야의 전문가인 하버드대 경영 대학원의 테레사 아마빌 교수는, 일상적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사가 던지는 사소한 말과 행동이 부하들의 창의성과 업무 성과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한다. 창의성을 저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감정과 기분을 해치지 않도록 말과 행동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물론, 기업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조직 책임자들은 일을 중시해야 하고, 목표 달성을 독려하는 역할도 잘 해야 한다. 그러나, 한 두 해의 단기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일만 강조해서는 안된다. 구성원들의 심리적 만족감도 같이 배려하는 ‘일과 사람의 균형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혁신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낳는 창의성도 발현될 수 있다. GE의 잭 웰치 전 회장은 재임 시절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임직원들로부터 중성자탄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냉혹한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반면에 직원들의 정서나 감정을 배려하는 인간적인 섬세한 면도 갖추고 있었다고 한다.   
 
4. 완벽주의형 : 실패 불용 
 
작은 실수나 실패도 절대 용서하지 않는 과도한 결과 중심적 관리도 창의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상사가 작은 실수나 실패조차 용인하지 않으면, 부하들의 생각과 행동은 실패 위험이 적은 보수적인 쪽으로 흐르게 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시도하는 창의적인 발상과 행동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사업이든 제품이든 기존에 해보지 않은 새로운 것, 남들이 생각지 못한 창의적인 것일수록,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기 어려운 높은 불확실성이 동반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오직 성공이냐 실패냐 하는 결과만 보고, 정당한 실패, 건강한 실패조차 절대 허용되지 않는 풍토에서는, 혁신적 아이디어가 발현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는 ‘점진적 개선’은 가능해도, ‘현상 타파적 이노베이션’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조직 행동 분야의 전문가인 리차드 파슨에 따르면, 혁신적인 제품/서비스가 창조되는 결정인 동인은 실패를 파괴적인 것이 아니라, 역량 축적을 위한 학습 과정 또는 성공으로 가는 이정표로 보는 실패 수용적인 문화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실패 수용적인 문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영진을 비롯한 리더들이 ‘실패를 용인하는 리더(Failure-tolerant Leader)’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리더들은 말과 행동을 통해 구성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지적인 모험을 감수하도록 하는 역동적인 문화를 창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02년 8월호 참조).
 
독특한 제품 아이디어, 감각적인 디자인, 뛰어난 신기술 등 창의성에 기반한 이노베이션으로 성공하는 기업들의 경우, 주목되는 문화적 특징 중 하나는 생산적 실패, 창의적인 실패를 용인하고 장려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포스트잇, 투명 테이프 등 수 많은 혁신적인 아이디어 제품을 창조해 내고 있는 3M의 경우, 표방하는 회사의 핵심 가치 중 하나가 ‘정직한 실수에 대한 용인(Tolerance for Honest Mistake)’이다. 또한, R&D 프로젝트 등 중요한 과제를 추진하다가 실패하더라도 책임을 물어 벌을 주기 보다는 재도전하도록 고무하는 소위 ‘면책(Blame-free)’ 관행도 있다고 한다. 창의적 실패를 오히려 격려하려는 포상 제도를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예컨대, BMW의 경우, 구성원들이 실패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도록 하는 의미에서, ‘이 달의 가장 창의적인 실수상’, ‘이달의 가장 바보 같은 행동상’과 같은 이색적인 포상 제도를 운영한 적도 있다고 한다.  
 
국가나 사회 수준에서도 오래도록 강성한 나라는 패자 부활의 기회가 주어지는 풍토가 있었다. 고대 로마 제국이 그렇다. 로마 제국과 패망한 카르타고간에는 상벌 관행에 있어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었다고 한다. 카르타고는 전쟁에 패한 장수에게는 사형 등 강력한 벌을 주었으나, 반면, 로마는 패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다고 한다.   
 
5. 복사기형 : 'Me-too' 의식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것을 먼저 개척해 나가는 선도자적 실험 정신이 부족한 리더도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저해한다. 내부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신이 없어 실행을 주저하다가, 나중에 다른 기업들이 하는 것을 보고 나서야 따라 하는‘Me-too’의식이 많으면, 조직의 창의성은 죽을 수 밖에 없다. 상품이든, 제도이든 그 아이디어가 참신한 것일수록 기존에 없었던,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그 실행을 위해서는 리더가 불확실성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된다. 구성원들이 기존과 다른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더라도, 리더가 ‘그런 사례가 있느냐?’, ‘그 것이 성공할 수 있다는 증거를 가져와 봐라’라는 식으로 반응을 하게 되면 절대 실행에 옮겨질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아이디어 그 자체로 끝나버리고, 아이디어의 실행을 통한 성과 창출로 연결되지 않게 된다.  
 
세계적인 히트 상품들이 나오는 배경에는, 항상 어떤 창의적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믿고 실행으로 옮기는 리더들의 기업가 정신이 자리잡고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Wii 등 독창적인 상품으로 게임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닌텐도사의 전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창의성, 차별화를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였다고 한다. “다른 회사들과 경쟁하려 하지 말라.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독보적인 회사가 되는 데 힘써라. 회사를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기 위한 뭔가를 창조하는 데 필요한 예산은 얼마든지 써라.”
 
6. 하루살이형 : 단기 운영 업무 중심의 관리 
 
마지막으로, 구성원의 창의성 발현을 저해하는 리더십 요인으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리더들의 단기 성과 지향적인 오퍼레이션 중심의 업무 수행 패턴이다. 경영진을 비롯한 관리자들이 사업 모델, 전략, 미래 준비 등 큰 것을 고민하기 보다는, 기존의 사업 틀 속에서 당장의 이익, 비용 관리 등 단기 성과 개선에 우선한 운영 업무에 치중해서는 구성원들의 창의성이 극대화되기 어렵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리더들이 단기 성과를 우선하게 되면, 미래 가치가 있더라도 당장에 이익이 안 되는 아이디어들은 사장되게 되기 때문이다. 둘째, 구성원들이 수행 하는 일의 가치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들이 큰 그림 보다는 운영 관리 업무에 치중하면, 현장에 대한 지시나 통제가 매우 세부적으로 이루어지고, 보고 등 잡무가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창의성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잡무에 시달리기게 해서는 안 된다. 머리를 쓰고 지혜를 짜내게 하는 일을 많이 부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들은 끊임없이 의미 있는 일을 발굴하고 구성원들에게 적절히 부여하는 직무 메이커(Job Maker)로서의 역할도 해야 한다.  
 
지금은 물론 앞으로는 기업 경쟁력이 창의성에 의해 결정되는‘창의성 경제(Creativity Economy)’시대라고 한다. 과학적, 논리적 사고 등 합리성에 기반한 우뇌형 경영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고, 미래에 대한 상상력, 발상을 전환할 수 있는 창의성과 같은 좌뇌형 경영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다른 기업을 모방하는 방식의 경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가 어려워 질 것이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통찰력,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 상상력 등을 바탕으로 경쟁자들이 생각하지 못한 차별적 가치를 창조할 수 있어야만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 이러한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동인은 다른 무엇보다도 경영진을 비롯한 관리자들의 리더십에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끝> (2007. 4. 23. LGERI 이춘근)
Posted by 서형준
,
‘사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이제 기업 경영 원칙의 하나와 같은 말이 되었다. 사람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대답 중 하나로 ‘체계적인 HR 성과 관리’를 들 수 있겠다. 효과적인 HR 성과 관리를 위한 핵심 포인트를 살펴 보자.  
 
Cisco의 존 챔버스 회장이 어느 날 지사 CEO 중 한 사람에게 물었다. “CEO의 첫번째 미션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질문을 받은 CEO는 “사업을 잘 가꾸어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존 챔버스는 “그게 아니다”라며, “CEO의 첫째 미션은 사람을 제대로 키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사업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주체인 사람을 관리하는 데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라 하겠다. 실제 Cisco는 사람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사실 기업의 최고 책임자치고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는 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누구나 ‘사람이야말로 기업 경쟁력 창출의 원동력’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효과적으로 사람을 키우고 관리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사람을 통한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면, 중량급 인재 확보, 핵심 인재 관리, 후계자 관리 등 다양한 HR 활동들을 하고 있다고 대답을 하지만,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정말로 조직의 경쟁력이 쌓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랜 기간 후계자 관리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기업 성과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문득 ‘정말 사람을 잘 키우면, 기업 성과가 높아질까?’라는 의문이 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전사적/종합적 관점에서 체계적인 HR 성과 관리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 하겠다. 즉, 적절한 HR 과제의 도출이나 현장에서의 실행 및 사후 지속적인 점검 등의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보다 효과적인 HR 성과 관리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업 전략과 연계된 HR 성과의 정의 
 
성공적인 HR 성과 관리의 첫걸음은, 사업 전략 관점에서 HR이 달성해야 할 성과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즉, 사업 성과에 도움이 되기 위해 수행해야 할 HR 전략 과제와 그 달성 여부를 측정할 지표(KPI)를 마련하는 것이다. HR 성과 관리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기업 경쟁력 확보 및 사업 성과 제고 차원에서 기여할 수 있도록 사람 관리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HR 성과 정의 시 유념해야 할 사항들을 몇 가지 살펴 보자.   
 
●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 
 
사업 관점에서 HR 전략 과제를 제대로 도출하기 위해서는, 인터뷰, 서베이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가능한 많이 들어야 한다. 물론 HR 부서 자체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공유할 수 있지만, 실제로 어떤 과제가 보다 현실적이고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현업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글로벌화라는 사업 전략 달성을 위해 HR이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다. 해외 파견자 육성, 현지인 관리, 전사 차원의 글로벌 정체성 확립/유지 등 여러 가지 과제들이 있겠지만, 이 중 사업에 중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현업을 담당하는 관리자나 구성원들이 보다 잘 알 것이다. 미국 통신업체인 Verizon의 경우를 보자. Verizon은 현장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HR 과제를 도출한 대표적인 회사다. 동사는 주요 관리자 대상의 인터뷰, 현장 서베이를 기초로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수 인재 관리(Talent), 리더십 등이 중요하다고 판단, 이에 근거하여 HR 핵심 과제를 선별하였다(<그림 1> 참고). 이를 통해 Verizon에서는 사업 성과 제고에 도움이 되는 HR 과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도출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 적절한 관리 지표(KPI) 마련 
 
HR 과제들을 구체적으로 도출하고 나면, 각 과제별로 그 달성을 측정할 KPI를 마련해야 한다. ‘측정 없이 개선 없다’는 말이 있듯이, HR 과제들이 잘 수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정량적인 수치로 파악할 수 있을 때, 보다 체계적인 개선 및 관리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HR 성과를 단순히 수치로 표현하는 수준을 넘어, 그 경제적 효과를 분석해 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즉 HR의 투자수익률(ROI: Return On Investment) 등을 통해 투입 비용 대비 금전적/경제적 효과를 산출해 보려는 것이다. 이는 HR 성과를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함으로써 실제 HR 관련 의사결정에 보다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바람직한 지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금전적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이냐에 따라 논란의 소지가 크기 때문에, 실제로 도입하여 활용할 경우에는 관련자들간 심도 있는 논의와 검토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KPI를 마련하는 데 있어 유념해야 할 사항은, 모든 과제에 대해 정량적인 KPI를 만들어 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정량적 측정이 가능하더라도 노력 대비 효과가 적은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어떻게든 정량적 지표를 만들어 활용하려고 하기 보다, 정성적 방법으로 보완할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억지로 KPI를 활용하려 하다가는, 자칫 중요한 의미를 갖는 활동보다, 정량적 지표 도출이 용이한 활동을 중심으로 관리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모토롤라 코리아의 한 관리자는 “가능하다면 KPI로 관리하는 게 좋겠지만, 모든 것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기란 어렵다. 우리는 주요한 HR 활동들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서베이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라며 정성적인 방법으로 보완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현장의 HR 활동 점검 및 적극적인 개선  
 
HR 과제 및 성과 지표를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나면, 이를 기초로 현장의 HR 활동을 점검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아무리 완벽한 HR 성과 지표를 만들어 놓아도, 면밀한 현장 점검이나 개선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개선 이슈 도출을 위해서는, 지표상 문제가 나타나는 부분을 우선적으로 파악한 후, 추가적인 인터뷰나 서베이, 기타 자료 분석을 통해 문제의 원인을 심도 있게 분석해야 한다. 지표상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현장의 스킬/노력 부족, HR 제도/시스템의 부적절한 설계, 잘못된 제도 운용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인 분석에 따라 개선을 담당해야 할 주체를 정하고, 실질적인 개선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한 예로 3M의 경우를 보자. 3M은 주요 지역 본사별로 HR 전문가들로 구성된 COE(Center Of Expertise) 조직을 두고 있다. 이 조직은 지사들의 HR 활동을 점검하여 문제점을 찾고 개선을 요구하는데, 3M에서는 COE의 개선 요구 사항을 준수하도록 엄격히 규정함으로써 각 지사별 개선 활동이 보다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 아디다스는 지사별로 HR 등 주요 부문을 점검한 후, 그 결과를 각 지사 CEO의 성과에 반영하고 있다. 그 결과 지사들의 경우, 전담 회의체 구성 등을 통해 보다 강력히 개선 활동을 추진해 나간다고 한다.  
 
HR 성과 지표의 개선/수정 
 
현장의 HR 활동을 점검하면서, 동시에 검토해야 할 부분은 HR 성과 지표에 대해 개선하거나 수정해야 할 사항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점검해야 할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 지표의 효과성을 점검해야 
 
다양하고 많은 KPI를 갖고 있는 것이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관리의 목표나 집중도가 흐려질 수도 있다. GE의 인사담당 수석 부사장인 윌리엄 코나티는 단순함의 미덕을 깨달아야 한다며, “혼란스러운 메시지와 수천 개의 목표를 내세워서는 직원들을 이끌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핵심 지표를 중심으로 간결하고도 효과적인 관리 체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뜻이라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표간 인과 관계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를 통해 사업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표를 선별하고, 이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관리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 예로 Verizon의 경우를 보자. Verizon은 ‘직원 참여 지수’라는 지표가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계를 분석해 보았는데, 이를 통해 직원 참여 지수가 1% 증가하면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0.5%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Verizon은 이러한 지표간 인과 관계 분석을 통해 지표의 영향력 및 중요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 Trade-off를 점검해야 
 
이와 함께, 특정 지표로 인해 부정적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는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만들어 놓은 지표들이 생각지 못하게 엉뚱한 부정적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보다 효율적인 채용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활용되는 지표 중 하나인 채용 소요 기간(Cycle time)의 경우, 빠른 채용을 강조함으로써 보다 적합한 사람을 고르고 선별하는 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점검 과정을 거쳐,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지표들이 파악되면 해당 지표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거나 상쇄시켜 줄 만한 보완 지표가 없는지 검토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지표를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컨대, 채용 소요 기간을 중요한 지표로 유지해야 한다면, 보다 적합한 사람을 선발할 수 있도록 ‘채용 결과에 대한 현장 구성원들의 만족도’ 등과 같이 보완 가능한 지표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HR 성과 관리를 강화해 나가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부분은, 자칫 잘못할 경우 현장 관리자들의 거부감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즉 KPI를 기반으로 한 현장 점검 등에 대해 ‘왜 통제하려는 걸까?’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현장에서 직접 HR 활동을 수행하는 관리자들의 거부감은 HR 성과 관리 및 달성에 상당히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 만큼, 경영진이나 HR 부서에서는 무엇보다 HR 성과 관리 활동이 현장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임을 명확히 밝히고 설득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즉, ‘어떻게 해야 사람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임을 납득시킴으로써, 현장 관리자들이 보다 자발적으로 HR 성과 관리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끝> (2007. 4. 17. LGERI  황인경)
Posted by 서형준
,
CEO라 하면 기업 경영의 달인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이들도 경영 전문가로부터 코치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CEO 코칭이 주목 받는 이유와 성공 포인트를 살펴보기로 한다.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많이 읽히는 「관심」(원저 Coffee at Luna’s)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서는, 몇 년간 재정 압박에 시달려 온 그랜드뷰 커넥션라는 회사의 CEO(Chief Executive Officer)로 내정된 빌 테일러가 위기를 극복하고 기업을 회생시켜 나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서 볼 부분은 빌이 어느 한 ‘선생(Teacher)’의 코치를 받아 변화를 성공시켰다는 점이다. 물론 빌은 능력있고 성실한 사람이라 CEO로 내정되었지만, 기존의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직원들을 리드하는데 있어서도 부족함이 있었다. ‘선생’은 빌 테일러의 바로 이러한 점을 냉정히 지적하고 조금씩 바뀌어 갈 수 있도록 지도해 주었던 것이다.  
 
과외받는 CEO가 늘고 있다 
 
최근 경영 관련 서적들을 보면, ‘관심’이라는 책에서와 같이 CEO나 경영진들이 전문가의 코치를 받아 변화를 이끌어 내는 사례들을 흔히 접할 수 있다. 이는 실제 많은 CEO들이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과외의 수업을 받고 있음을 시사해 준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헤이 그룹(Hay Group)의 조사를 보더라도, GE, IBM, 골드먼삭스, HP 등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 40%이상 기업들의 CEO들이 전문가들로부터 코칭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 기업들이 CEO 코칭에 투자하는 금액이 년간 1조원을 넘으며, 활동하고 있는 전문 코치들만도 10,000여명에 이를 만큼 활성화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CEO들이 고민거리가 있으면 주변 사람들을 통해 ‘눈대중’으로 도움을 받던 것에서, 이제는 전문가를 통해 과학적으로 코치를 받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추세임을 짐작케 한다.
 
우리 나라 기업 CEO들 사이에서도 최근 코칭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인 안철수 씨는 1997년부터 유승삼 한국마이크로소프트 前대표를 코치로 모시고 지도 조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안철수 의장이 의사와 사업가로서의 길을 고민할 때 “둘 다 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가슴 뛰는 일 하나만 하는 게 좋겠다.”는 유승삼 前대표의 조언을 통해 사업에 매진하게 된 것으로 유명하다. 안철수 의장뿐만 아니라 많은 우리 기업의 CEO들도 전직 유명 CEO 출신이나 경영 전문가들을 코치로 두고 풍부한 경험과 지식, 인생의 지혜를 과외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 CEO들의 경우에는 각종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코칭 서비스를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주관하는 「중소기업 CEO 코치」에는 대기업 CEO와 임원 출신 70여명이 활동 중이며, 대/중소협력재단에서 운영하는 중기경영자문단에도 전문가 200여명이 CEO 코치로 활동 중이다.  
 
왜 CEO 코칭이 주목 받나? 
 
CEO 코칭이 처음 소개된 것은 1970년대로, 미국 최초의 전문 비즈니스 코칭 기관 CMOE(Center for Management & Organization Effectiveness)의 회장인 스티븐 오웰 박사에 의해서다. 이후, 1980년대에 미국, 유럽 등 선진 기업 사이에서 활성화되기 시작하였으며, 우리 나라에는 2000년 이후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왜 최근 들어 우리 기업들에게서 CEO 코칭이 주목 받는 것일까?  
 
1. CEO로서의 중압감 가중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경영 환경의 변화로 인해 기업에서 CEO의 중요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고, 이로 인한 CEO의 고민과 스트레스가 혼자서는 견디기 힘든 수준에 까지 와 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최근 우리 기업들은 유례없는 글로벌 경쟁의 격화, 고객 중심으로의 비즈니스 패러다임 전환, 평생 고용이 사라진 뒤의 직원들의 로열티 저하 등의 경영 환경 속에서 극도의 민첩성(Agility)이 요구되는 심각한 전환기에 직면에 있다. 이러한 환경 하에서는 CEO의 의사 결정 하나 하나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CEO는 그 만큼 엄청난 고민과 스트레스에 쌓일 수밖에 없다. 최근 한 조사에서, 중소기업 CEO의 경우 30%, 대기업 CEO의 경우 60~70%가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응답한 것도 이러한 현실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CEO가 보다 현명한 의사 결정을 내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다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고민이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이 급선무인 것이다.  
 
2. CEO는 외로운 존재 
 
또한, 조직 내에서 CEO가 점점 외로운 존재가 되어가는 것도 CEO 코칭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CEO의 위치에 오르게 되면 많은 권한을 얻지만 동시에, 그 권한을 두려워하는 경영진과 직원들로부터는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회사가 커질 경우 이러한 단절 현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약점이나 고쳐야 할 점들을 속 시원히 얘기해 주는 사람도 드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신의 문제나 고쳐야 할 단점을 가감없이 지적하고 충고할 수 있는 용기있는 코치가 CEO들에게 필요해 지고 있는 것이다.
 
3. CEO 육성의 한계 
 
마지막으로, 유능한 CEO를 계획적으로 육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은 CEO 육성을 위해 회사의 핵심 부문 순환 근무, 리더십 교육 등을 시켜 왔다. 그러나, 급변하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하에서는 이러한 과거의 제한된 경험이나 교육만으로는 CEO로서의 역할 수행에 충분치 못한 것이 현실이다.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경영의 권위자(Management Guru)’ 가운데 한 명인 콩거 교수는, 외부 영입된 CEO 가운데 64%, 내부 승진한 CEO 가운데 40%가 1년 6개월 안에 자리에서 물러 날만큼 CEO의 실패 확률이 높다고 지적한다. 그 원인 가운데 하나가 CEO를 완성된 존재로 보고 더 이상 지도나 조언을 받을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CEO도 한 인간으로서 불완전한 존재다. 불확실한 환경과 급증하는 정보, 급변하는 기술 등 최근의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CEO의 불완전성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따라서, CEO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기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부족한 경험과 지식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유능한 조력자의 체계적인 코치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CEO 코칭의 성공 포인트 
 
그렇다면, 코치를 받은 CEO들은 모두 만족해 할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미국 리더십 전문 기관인 기업 리더십 협의회(Corporate Leadership Council)에 따르면, 코칭을 받은 CEO 가운데 61% 정도가 만족해 한다고 한다. 그리고 코치를 받은 결과 업무 생산성이 향상되었다고 응답한 CEO는 53% 정도였다고 한다. 만족도만을 놓고 본다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뒤집어 보면 여전히 10명 가운데 4~5명의 CEO는 만족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칭이 회사나 CEO의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며 더욱이 CEO의 귀중한 시간이 투자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CEO 코칭은 철저한 준비를 통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1. 유아독존 의식을 버려라 
 
CEO 코칭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코칭에 대한 CEO 본인의 태도와 인식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당신의 운명을 지배하라」의 공저자로 유명한 임원 코칭 네트워크(Executive Coaching Network)의 부사장 셔먼은 의례적인 회사 지원에 의한 경우보다 CEO 본인이 원해서 코칭을 받을 경우 훨씬 더 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아집에서 벗어나 남으로부터 지도를 받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간절히 원할 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부터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쉬운 논리도 현실에서는 잘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많은 비용을 들여 초빙한 외부의 전문가니까 일단 귀 기울여 듣는 척 하지만,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거나 비판 받을 때는 자신의 보호막 속으로 숨어버리는 예가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신의 경영 방식에 대한 코치의 건전한 비판이 있을 때 이를 수용하기보다는 “우리 사업을 몰라서 하는 소리”, “우리가 그 동안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봐라.”, “내 방식이 어때서? 잘 되고 있는데.” 식으로 묵살해 버리는 경우도 많다.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잘 알면 코치 당신이 직접 경영을 해보지 그래?’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아집을 버리지 않는다면 CEO 코칭은 돈과 시간 낭비일 수밖에 없다.
 
GE나 IBM 등 선진 기업들의 경우를 보면, CEO가 자기만의 아집에 빠져있을 때에는 반 강제적으로 CEO 코칭을 실시하기도 한다고 한다. 예컨대, 회사 위기 시나 개인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 등 꼭 필요한 상황에서는 CEO가 원치 않는다 하더라도 이사회가 나서서 전문 코치를 선발하여 CEO에게 추천하는 것이다.  
 
2. 코치 선발을 신중히 하라 
 
CEO 본인의 개방적 태도뿐만 아니라 코치의 자질과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 CEO 코칭의 범위는 사업 전략이나 비전, 재무 등과 같은 비즈니스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적 측면, 개인과 가족 등 사적인 측면, 가치관이나 종교 등과 같은 영적인 측면 등 매우 폭 넓다. 따라서 CEO를 지도하는 코치는 사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지혜까지 겸비한 사람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  
 
CEO 코칭 전문가 스티븐 오웰 박사는 CEO 코치로서 갖추어야 할 역량을 크게 3가지라고 보고 있다. 첫째는 비즈니스 경험이다. 회사의 비전과 전략, 재무 관리, 인사 관리 등 실천 비즈니스 경험을 다양하게 축적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둘째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다. 질문을 통해 CEO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 나가는 스킬 능력이 필요하다. 셋째는 감성 능력이다. 상대방 내면의 이야기까지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코치는 비즈니스와 같은 하드(hard)한 능력은 물론 커뮤니케이션이나 감성과 같은 소프트(soft)한 능력까지 겸비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금융기업인 뱅크보스톤(BankBoston)은 외부 전문가들을 활용하여 CEO 코칭을 실시하고 있는데, 코치들을 엄격히 선발,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선, 역량 평가지(Skills and Experience Questionnaire)를 통해 코치의 자질을 면면히 평가한다. 이를 통과한 코치에 한해서는 세미나를 통해서 회사의 철학, 역사, 미션, 비전 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코칭 체크리스트(Executive Coaching Checklist)와 코칭 지침서(Coaching Ethics and Practices)를 제공하여 코칭 과정상의 효율성도 체크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아무리 자질과 능력이 뛰어난 코치라 하더라도 CEO와 서로 통하는 공감대가 없으면 코칭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코칭의 내용이 탁월하다 하더라도 마음이 맞지 않는 코치에게서 듣는 조언과 지도는 그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바드 의대 정신 의학과 버글러 교수에 따르면, CEO 코칭이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는 경우는 상당 부분 코치와 CEO간의 공감대 부족이 주요 원인이라고 강조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공감대는 사전에 체크하기가 매우 어려운 부분이다. 따라서 초기에 CEO에게 코치의 교체 가능성을 알리고 CEO의 의사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3. CEO를 믿고 기다려 주어라 
 
마지막으로 CEO 코칭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CEO의 개방적인 태도와 코치의 탁월한 능력에 더하여 회사 측에서는 CEO의 변화의 노력을 믿고 기다리는 인내력이 필요하다. CEO 코칭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 지속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그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까지는 더 긴 시간이 요구될 수도 있다. 따라서 현 CEO가 좋은 CEO에서 훌륭한 CEO로 거듭나기를 원한다면, 그리고 더 오랫동안 회사를 이끌어 나가기를 원한다면 회사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실제 많은 회사들은 CEO의 코칭 효과를 궁금해 하며, 심지어 코치를 통해 얻은 정보를 인사에 반영하기도 한다. CEO의 경영 활동이나 리더십에 대한 매우 유용한 정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측의 지나친 관여는 CEO의 문제 해결을 돕기 보다는 오히려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 당사자는 코칭을 받는다고 여기기 보다는 모니터링을 당하고 있다고 여겨 더 이상 자신을 코치에게 솔직히 드러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 A사의 경우에는 CEO가 아무런 조건없이 코칭을 받도록 해주고 있다. 코칭의 내용이나 결과에 대해 공식적인 문서로 기록을 남기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따로 요구하지도 않는다. 코칭의 효과성에 대해서도 CEO 스스로 판단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것이다.
 
CEO, 힘들 땐 코치를 찾아라 
 
골프 천재라 불리는 타이거 우즈도 코치를 두고 있다고 한다. 코치가 타이거 우즈보다 골프를 잘 치기 때문일까? 당연히 아니다. 코치를 두는 이유는 본인이 미처 알지 못하는 나쁜 버릇이나 자세를 교정 받는다거나, 새로운 코스를 공략할 때 작전을 세우는 의논 상대가 되어 주는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CEO도 타이거 우즈와 다를 바 없다. 최고 경영자의 위치에 올랐지만, 자신의 문제점이나 단점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기는 어렵다. 때로는 객관적인 시각을 줄 수 있는 코치를 주위에서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 사람이 조직 내부에 있든, 외부에 있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코치의 도움을 받아 객관적인 시각으로 중심을 잡고 효과적으로 조직을 운영해 나가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GE의 CEO와 경영진들이 자신의 권위를 허물어뜨리고 탁월한 부하 직원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배우는 역코칭(Reverse-Coaching)을 받고 있다는 점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끝> (LGERI 허진, 2007.3.9)
Posted by 서형준
,
여성 인력의 전략적 활용이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 인력의 역량과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성공 포인트를 짚어 보았다.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 교육 수준의 향상 등에 따라 우수한 여성 인력들의 사회 진출이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기업체에서도 여성 인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연말 HR 전문 포탈 인크루트가 상장사 578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채용 인원의 약 30%가 여성 인력이라고 한다. 이렇듯 과거에 비해 여성 인력에 대한 채용 규모가 급속히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향후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여성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느냐가 향후 기업 경쟁력 제고에 중요한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여성 인력의 역량과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1. 도전적인 업무 부여가 중요 
 
여성 인력 활용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주요 현상 중의 하나는, 조직 내 많은 여성 인력들이 중요하고 도전적인 업무보다 보조적인 업무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여성 인력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여성에게는 핵심 업무보다 부수적인 업무, 주변 업무를 주는 경우가 많다. 남성에 못지 않은 능력을 가지고 자신감을 보이더라도 여성에 대해서는 ‘쟤는 이 일을 맡기기에는 뭔가 불안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 업무 현장에서 관리자들이 여성에게 주요 업무를 맡기기에 앞서, ‘여성인데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은연 중 한다는 것이다.   
 
도전 의식을 주지 못하는 이러한 업무 부여는, 여성들의 역량이나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는 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업무의 목표 수준이 낮을 경우,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이나 발전에도 관심을 잘 기울이지 않게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성 인력들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도전적이고 성취감이 높은 업무를 부여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여성 인력을 잘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을 보면, 업무 배분 시 중요한 업무에서 여성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 특히 현장 관리자 개개인에게 여성 인력을 잘 관리하라고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사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모니터링 하며 독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 예로 컨설팅 업체인 어니스트 앤 영(Ernest & Young)의 경우를 보자. 이 회사는 주기적으로 주요 업무 내용이나 그 난이도 등에 대해 리뷰하면서, 여성들이 중요한 업무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있지 않은지 점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어니스트 앤 영은 여성들이 자신의 역량을 시험해 보고 발휘해 볼 여건을 조성해 줌으로써 여성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 관계 관리(Relationship Management) 스킬의 개발 
 
여성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도전적인 업무 부여와 함께 여성들의 부족한 부분도 함께 보완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여성들에게 약한 부분으로 많이 지적되는 사항은 조직 내외에서 사람간의 관계를 관리하는 부분이다. 여성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관계 지향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주로 개인적인 친밀함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고 업무와 관련하여 필요한 관계를 맺고 관리를 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즉, 상사, 동료, 부하, 고객, 타 부서 등으로부터 업무에 필요한 정보나 협력을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얻어 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조직에서 업무를 탁월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도를 깊이 있게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협력을 얻어 낼 수 있어야 하는 만큼 이러한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여성 인력들의 경우 반드시 학습이 필요하다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공식적인 세미나, 토론회 등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그보다는 멘토링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론도 이론이지만,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사안에 대해 현실감 있는 대안을 제시해 주는 데는 멘토링이 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멘토링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한다. 멘토링 전문가인 깁슨은 ‘성공하는 여성들은 스스로 찾든, 공식적인 제도를 통해 찾든, 상당 수 멘토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멘토를 통해 여성이 조직에서 스스로 갖추기 힘든 지식이나 정보, 기술을 전수 받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여성 인력들을 잘 활용하는 기업들의 경우, 멘토링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 예로 에어 리안타(Aer Rianta)의 경우를 보자. 아일랜드의 3개 항공을 관리하는 이 회사는 1993년부터 여성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본 프로그램을 통해 멘토링을 원하는 여성 관리자들은 상급 남성 관리자들로부터 관리 스킬, 리더십 역량 등을 지도 받을 수 있다. 그 결과, 에어 리안타의 여성 인력들은 리더로서의 자신감과 능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3. 직장과 가정 일의 양립을 지원 
 
아무리 일이 재미있고, 사람들과 관계가 좋아도 누구든 집안에 일이 생기면 일에 집중하기 어렵기 마련이다. 특히 여성 인력들의 경우, 아직까지 가사, 육아 등에 대한 부담감을 남성에 비해 더 많이 짊어지고 있다. 그렇기에 가정 일로 고민이 생기면 쉽게 업무에 방해를 받을 뿐 아니라 직장을 그만 두게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게 된다. 여성 리더십 전문가인 루더만과 오롯은 여성들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큰 스트레스로 여기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가정 일을 충실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이라고 지적했다. 그렇기에 조직이 여성 인력을 장기적 관점에서 육성하며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의 가정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기업들은 직장/가정 생활의 균형(Work & Life Balance)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 프로그램은 주로 다음의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 육아 지원 프로그램이다. 이는 직장 내에 직접 혹은 외부 전문업체와의 위탁 계약 등을 통해 탁아 시설을 마련, 여성들이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한 예로 존슨 앤 존슨(Johnson & Johnson)은 미국에서 3개의 주요 보육 서비스 업체와 용역 계약을 체결하여 직원들이 활용하도록 해 주고 있으며, 발생하는 비용까지도 상당 부분 지원하고 있다. 존슨 앤 존슨은 이를 통해 직원들, 특히 여성 인력들의 업무에 대한 집중도와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둘째, 유연 근무 프로그램(Flexible Work Program)이다. 이는 업무 시간과 장소를 융통성 있게 조정함으로써, 구성원들이 가정 일을 큰 부담 없이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유연 근무 프로그램의 종류로는,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여 원하는 시간대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유연 시간제(Flexible Time), 재택 근무 등 IT를 이용하여 회사 외부 장소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텔레커뮤팅(Telecommuting), 두 사람 이상이 하나의 업무를 교대로 수행하는 업무 공유(Job Sharing), 하루 8시간 5일 근무가 아닌 10시간 4일 근무를 하는 집중 근무(Compressed Weeks), 육아 등의 문제로 정상적인 근무가 어려울 때 일정 기간 복직을 전제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단축 근무(Part-time for return) 등 다양하다. 이 중 특히 재택 근무나 단축 근무는 여성 인력의 유지, 활용을 위해 기업들이 많이 활용하는 제도이다.  
 
한 예로 한국IBM의 경우를 보자. 한국IBM은 2005년부터 재택 근무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은 담당 업무 성격에 따라 일주일에 2일에서 5일까지 재택 근무가 가능하며, 1년 단위로 기간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 한국IBM은 재택 근무 도입 후 여성 인력을 포함한 구성원들의 직장과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으며,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4. 여성에 대한 인식 변화 노력이 필요 
 
여성 인력들이 조직에 잘 정착하고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으려면, 같이 일하는 상사, 동료, 부하 등 주변 구성원들의 여성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여성학자인 모리슨은 여성들이 조직에서 제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해 내는 데 있어 걸림돌 중 하나는 ‘여성다움’에 대한 고정 관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남성 혹은 남편을 뒷바라지하고 지원하는 역할로 인식되어 왔다. 그렇기에 여성들의 경우, 목표 달성을 위해 강력히 업무를 추진할 경우에는 ‘지나치게 공격적이다, 너무 남성적이다’라며 부정적으로 평가 받고, 반면 섬세하고 여성스럽게 접근하면 ‘일을 하기에는 너무 연약하다’라고 평가 받는다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조직에서 여성들의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을 제한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성장해 나가는 것을 어렵게 만들게 된다.  
 
여성에 대한 조직 내 고정 관념을 해소하려면,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IBM의 경우를 보자. IBM은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판단, 전사 차원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임원 등 관리자 계층을 대상으로 한 ‘마인드셋 워크샵(Mindset Workshop)’, 일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교육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IBM에서는 ‘사업에 있어서 여성의 중요성’, ‘여성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떤 환경이 필요한가?’, ‘불평등한 관행은 없는가?’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면서 여성에 대한 기존 가치관을 새롭게 바꾸어 나가고 있다. 즉 아내, 어머니, 딸 등 전통적이고 가정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나 같이 일하는 동료, 상사, 부하로서의 여성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하고 있다.  
 
5. 주기적인 점검 및 꾸준한 개선 
 
업무 스타일, 사고 방식 등 다양한 측면에서 남성과 차이를 보이는 여성을 적극적으로 확보/활용한다는 것은 사실 조직 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문화란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에 걸쳐 지속적이고도 꾸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나 인프라들이 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 여성들이 제 역량을 발휘하는 데 방해가 되는 추가적인 문화적/제도적 요인이 없는지 주기적으로 살펴 보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먼저, 구체적인 지표를 정하여 관리하는 방법이다. 한 예로, 딜로이트 앤 투쉬(Deloitte & Touche)의 경우에는, 여성들의 승진 현황, 이직/전직 비율, 후계자 승계 계획에의 포함 비율, 공식적인 훈련 활동 참여 비율 등의 지표를 만들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딜로이트 앤 투쉬에서는 이러한 지표에 이상 징후가 보이면, 그 원인을 철저하게 밝혀 내어 여성들이 불합리하게 처우 받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설문 등 인식 조사를 기반으로 관리하는 방법이 있다. 미국 코닝(Corning)은 내부에 전담 기구를 구성하여 설문 조사와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을 실시, 여성 인력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문화적/제도적 요인들에 대해 주기적으로 조사/개선해 나가고 있다. 이 두 회사는 이러한 주기적 관리를 통해 여성 인력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효과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위의 두 가지 방법 중 여성 인력의 중요성을 보다 강조하고 그 활용을 강력히 이끌어 낸다는 측면에서는 지표 관리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으나, 구성원들의 거부감을 줄이고 수용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는 인식 조사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보다 적합하다. 특히 아직 내부에 남성 중심적인 문화/관행이 보편적일 경우, 인식 조사에서부터 현상을 파악하고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6. 여성 스스로의 발전과 성장 노력이 중요 
 
조직 차원에서 여성 인력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여건을 만들어 주더라도, 여성 스스로의 발전과 성장 노력이 없다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국내 대기업의 한 여성 관리자는 ‘남성 중심적인 조직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여성들 역시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변에 5년 이상, 10년 이상 계속 조직 생활을 할 것이라고 말하는 동료를 찾아 보기 쉽지 않다. 여성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조직에서 성공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라며 여성의 주도적 노력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향후 기업들의 여성 인력 확보 및 활용 노력이 강화됨에 따라 여성들이 조직에서 성장, 성공할 기회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는 여성에게 기회도 될 수 있지만, 자칫 위기가 될 수도 있다. ‘기회를 줘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 조직에서의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이 향후 조직에서 당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으려면, 탁월한 성과를 기반으로 스스로의 자리를 찾으려는 노력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끝>  (2007.2.12. LGERI 황인경)
Posted by 서형준
,

원래 '코치(Coach)'의 어원은 15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헝가리의 도시 '코치(Kocs)'에서 만들어진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에서 유래합니다. 당시 유럽 전역으로 퍼진 마차는 코치(kocsi) 또는 코트드지(kotdzi)라는 명칭으로 불려졌다고 합니다.
영국에서는 코치(coach)라고 불리워 졌다고 합니다. 마차(코치, coach)는 승객을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개별서비스를 의미한데 반해, 기차(train)는 승객들이 역에서 승차하여 정해진 속도와 경로로 정해진 역까지 데려다주는 training(집체교육)의 어원이 된 것입니다.

1840년대에는 영국 대학에서 학생의 수험지도를 하는 개인교사를 '코치'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오늘날 가장 잘 알려진 스포츠 분야에 코치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880년대라고 합니다.

1950년대에야 비로소 경영분야에서 '코치'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당시 하버드대학 교수였던 Myles Mace는 1959년 발간한 그의 저서 [The Growth and Development of Executives]에서 "매니지먼트의 중심은 인간이고, 인간중심의 매니지먼트 속에서 코칭은 중요한 스킬이다."라고 말했습니다.

1980년대 중.후반, 미국에서 기업들이 코칭을 도입하게 되면서 전문적인 코칭 비즈니스가 탄생되기에 이릅니다. 코칭에 관한 출판물이 등장하여 [Passion for Excellence](1985, written by Tom Peters), [Coaching for Commitment] (1989, written by Dennis Kinlaw)와 같은 책들이 출간됩니다.

1992년에는 미국에서  코치를 육성하는 기관 Coach University가 생겨나서 코치의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됩니다.
1996년에는 국제코치연맹(International Coach Federation, ICF)이 창설되어 코치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다채로운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주로 2000년대 초반에 코칭개념이 도입되어 오늘날 서서히 리더십과 인재육성, 개인의 경력, 인생에 걸친 코칭이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2003년에는 한국코치협회가 설립되었고, 2004년부터는 '대한민국 코치대회'가 해마다 열리고 있습니다. 2006년에 이르러 한국코치협회가 사단법인 인가를 받음으로써 그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06-04-27 17:04 작성)

Posted by 서형준
,
할리우드는 나의 무대
- 미술 총감독 한유정


▶ 방송일시 : 2007년 1월 11일 (목) 밤 11시 40분, KBS 1TV
▶ CP : 김영묵
▶ PD : 황범하, 작가 : 허수빈

 

영화의 꿈이 시작되는 세계적인 영화 제작소 미국 할리우드.
할리우드는 배우나 감독 외에도 수많은 전문가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진검 승부를 펼치는 세계 최고무대다.
미술 총감독(프로덕션 디자이너)은 세트 제작에서부터
작은 소품배치에 이르기까지
카메라에 담기는 모든 공간을 연출하는 영화제작 전문가.
현재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미술 총감독 중 동양인은
불과 5% 미만에 불과하다.
그 엄격하고 냉혹한 할리우드의 벽을 넘어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미술 총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유정씨(34).
할리우드에서 제작하는 영화, TV쇼, 광고 등의 미술 총감독으로 활동한지
9년째가 된 그녀는
파라마운트, 워너브라더스, ESPN, MTV, NBC 등
유수의 제작사와 함께 일했다.
앞으로 5년 안에 미술 총감독(프로덕션 디자이너) 세계 TOP 10에
들겠다는 당찬 계획을 갖고 있는
한유정의 할리우드 도전기와
할리우드를 무대로 펼치는 그녀의 활약상을 따라간다.


▶ 할리우드의 토종 한국인 미술 총감독(프로덕션 디자이너) 한유정

한편의 영화가 완성되기까지는 수많은 전문가들의 손을 거친다. 그 중 카메라에 담기는 모든 공간을 창조하고 연출하는 총책임자가 바로 프로덕션 디자이너, 미술 총감독이다.
20년 전만해도 할리우드의 여성 미술 총감독은 극소수였을 뿐더러 특히, 외국인이
할리우드에 입성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힘든 일이었다.
그런 미개척지에 10년 전 도전장을 내밀고 당당히 할리우드에서 유일한 한국인 미술
총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유정씨. 교포도 아니고, 소위 말하는 조기 유학파도 아닌
그녀가 자신의 한글 이름 ‘한 유 정’을 당당히 내걸고 할리우드의 냉혹하고 엄격한
무대를 누빌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리더십과 섬세한 미적 감각, 그리고 신선한
아이디어와 도전정신, 자신감 때문이었다.

★ 할리우드는 겉보기에 그저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찬 화려한 꿈의 무대처럼 비춰지지만,  그 실상은 치열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항상 나를 긴장하게 하며 나태해 지지 않게 잡아주는 그 할리우드의 전쟁터가 삶의 원동력이다. ★                        
-한유정 인터뷰 중-

▶ 할리우드에서 고교시절 꿈을 이루다.

지금은 할리우드에서 제작되는 영화, 광고, TV쇼 등의 미술 총감독(프로덕션 디자이너)
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본래는 연극이나 오페라의 무대 디자이너가 꿈이었다는
한유정씨. 고교시절 무대 디자이너를 꿈꾸었던 때만 해도 한국의 무대 디자인 분야는
거의 불모지에 가까웠다. 한국의 대학에서 실내 환경 디자인과를 졸업, 1년간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직장생활을 하며 악착같이 포트폴리오를 준비한 것은 바로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무대, 즉 미국으로 떠나오기 위함이었다. 직장을 다니며 1년간 매일 밤샘 작업했던 포트폴리오가 마침내 미국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무대 디자인 석사 과정에 입학허가를 가져다주었다. 유학시절 덩그러니 작업실에 홀로 남아 도면을
그리고, 무대를 세우면서도 그녀는 자신의 꿈에 매일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에 늘 행복했다.

★ 유정은 이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훌륭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미술 쪽의 이력, 시각적 역량, 상상력으로 봤을 때 그녀가 그 일을 분명
  해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   
-유정의 스승 ‘단 월런’(연극과 조교수)-

▶ 최고의 배경과 공간을 창조하는 미술 총감독, 한유정

대학원 시절, 연극과 대학원 학생들에게 의뢰받은 무대 디자인을 해주며 자신의 경력을 쌓아갔던 한유정씨. 당시 그녀에게 작품을 의뢰했던 대학원 학생 중에는 영화 프로듀서가 있었다. 뛰어난 미적 감각과 순발력, 그리고 팀을 이끄는 리더십이 뛰어났던 그녀는 대학원에서 만난 영화 프로듀서의 발탁으로 1999년 정우성, 고소영 주연의 <러브>미술 총감독(프로덕션 디자이너)을 맡았다. 이 후 무대 디자이너가 아닌 미술 총감독의 길을 걷게 됐다. 엔디 가르샤, 제임스 코번, 믹 제거 등 유명 스타들이 출연했던 영화에서부터 인디영화에 이르기까지 수십 편의 영화제작에 참여한 그녀는 특히
저예산으로 최고의 배경과 공간을 창조해내는 유능한 미술 총감독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 그녀의 능력은 2002년 선댄스에 출품됐던 저예산 영화, 베터 럭 투모로우
(Better Luck Tomorrow)의 신인감독이 일약 메이저급 할리우드 감독으로
성장하는데 숨은 공로를 했다.

★ YJ(유정)과 일하는 것은 매우 즐겁다.
그녀는 몇 가지 요소를 끄집어내어 마치 백만 불짜리처럼 공간을
만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 ‘게리파머’(카메라 감독) -

▶ 곧은 길 보다는 굽은 길로 간다.

가족을 떠나온 지 10년. 미국 땅에서 힘들 때 마다 그녀를 붙잡아준 사람은
‘뒤를 돌아보지 마라, 미래만 생각해라’라고 늘 말씀해 주신 어머니였다. 한국이
그리울 때마다 한국음식과 드라마를 보면서 향수를 달랜다는 한유정씨. 한국의 전통
문양과 한옥에 관심이 많은 그녀는 언젠가 할리우드에 한국의 이미지를 심는 것이
꿈이기도 하다. 곧은 길 보다는 일부러 굽은 길을 택해, 장애물을 하나씩 넘으며 더 많은 경험과 실력을 쌓아가는 삶이 더 즐겁다고 당당히 말하는 그녀. 자신이 만들고 싶어 하는 공간에 대한 욕심을 끝까지 굽히지 않는 용기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한유정씨는 앞으로 5년 안에 할리우드 미술 총감독(프로덕션 디자이너) TOP 10에 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Posted by 서형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