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억이 넘은 제2금융권 CEO의 불안을 접했습니다.
며칠 전 친구, 선후배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참 추운 날이었습니다. 도시의 식당으로 진입하는 그 잠깐의 도보 길에도 찬바람이 매섭습니다.

한 친구의 친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친구는 제2금융권의 CEO로 하였습니다. 액수를 정확히 말하지는 않았지만, 연봉 2억은 족히 넘을 것이라 합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나의 친구 Y에게 요즘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더랍니다.

나는 그동안 열심히 일해 왔다. 나름대로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아왔다. 그런데 요즘 너무 불안하다. 해마다 CEO들도 평가를 받는다. 성과를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사실 말이 좋아 CEO지 언제 해임당할지 모르는 신세다. 금융기관 CEO에게 이런 고민이 있을 줄 부하직원들을 비롯해 주위 사람들이 누가 알겠는가. 만일, 이 상태로 퇴직금 받아 직장을 나오게 되면 내가 무엇을 하고 살겠는가.

이런 요지였습니다.

나는 내 친구의 그 CEO 친구에겐 빠르진 않지만, 그렇다고 늦지도 않은 자신에 대한 성찰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어느 때이건 우리는 자신의 삶과 일, 커리어의 단면을 살펴야 합니다. 더불어 그동안 유지, 발전시켜 온 자신의 그것을 성찰해야 합니다. 그 CEO 친구는 그 좋던 골프도 싫어지고, 자신의 앞날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이제 곧 깨달음을 시작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CEO들은 그에게 주어진 큰 권한과 책임의 부산물인 몇 가지 명예를 지나치게 즐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닥쳐올 이 세기와 변화의 쓰나미를 알지 못한 채 말입니다.

타산지석이라고 했던가요?
입지전적인 성공 사례를 통해서 우리가 배울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과 실패한 사람들의 고난에 찬 인생역경으로부터 배우는 것입니다. 얼마 전 KT에서도 6천여 명에 대한 명예퇴직과 올해 들어 임원급 3백여 명 가운데 1백여 명에 대한 권고사직과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1997-1998년 IMF 환란 당시를 방불케 하는 인사파동입니다.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그동안 IMF 이후 우리 기업들은 부드럽게 구조조정을 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고용시장의 한 추세가 된 것입니다. 직업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이런 사례를 많이 접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현재의 안정과 성장에 누운 채 다가오는 쓰나미를 대비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언제나 늦은 것은 아닙니다. 더 빨랐으면 좋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습니다. 어떤 바람과 물결, 변화에도 거뜬히 자신의 삶을 경영해 나갈 능력을 준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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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모습이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위안해 보지만, 불황은 회사를 좌초시킬 위험성도 그만큼 높이기 때문에 CEO의 근심이 크다. 좋았던 시절 보다 더 많이 사업과 사람 챙기기에 매진해야 할 때이다. 위기 극복 CEO의 리더십을 살펴본다.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던 월가 파생 상품의 거품이 꺼져버렸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미국 금융 시스템은 붕괴하고 말았다. 그 여파로 전 세계 금융 시장도 아수라장이 됐다. 우리 국민들도 삽시간에 반 토막 난 KOSPI 지수를 목격하며, 충격에 휩싸였던 지난 가을의 기억이 선명할 것이다. 새해를 맞이하며 금융 시장의 공포감은 다소 진정됐지만, 실물 경기의 침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소비 위축과 부실 기업의 도산이 점차 가시화되면서 각국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짙게 드리워진 글로벌 경제 불황의 그늘이 쉽게 가실 것 같지 않다. 
  
짙어만 가는 불황의 그늘 
 
금번 글로벌 경제 위기는 우리 경제는 물론 기업 경영에도 부담 요인이다. 그 만큼 우리 기업의 해외 수출 의존도가 큰 탓이다. 전문가들이 내놓는 각종 경제 전망 수치들은 암울함만을 더한다. 일례로 지난해 말 국제금융연합회(IIF)는 ‘2009년 세계 경제가 5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경제성장률(-0.4%)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아울러 국내 경제 전망을 내놓는 기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금년 우리의 경제성장률도 2%대 또는 그 아래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까지도 점친다. 경제가 전반적으로 뒷걸음질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기업도 생존 자체가 불투명해 질 수 있다.  
  
한파 속 기업의 행보 무겁기만 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해를 맞는 기업의 표정이 어둡다. 최근 경총이 국내 188개사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그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7%가 ‘우리 경제는 현재 극심한 경기 침체 국면이다’라고 답했다. 또 절반 가량(49%)은 ‘지난 IMF 외환위기 때보다 기업의 어려움이 크다’고 응답했다. 실제로도 우리 기업의 수출 둔화세가 뚜렷하다. 그 동안 순조롭게 성장하며 내실을 다져온 기업조차도 소비 위축으로 인한 급격한 매출 감소를 실감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현금 흐름마저 급격히 나빠지는 모습도 보인다. 그래서인지 기업 경영자나 실무자들은 자금 여력이 있어도 내년도 사업 계획을 어떻게 짜야 할지 고민이다. 이미 세워두었던 투자 계획까지도 취소해야 하나 망설여진다. 심지어는 “그나마 여건이 좋은 기업은 몸이라도 사리면 그만이다. 허나 이미 도산 위험에 놓인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하다”라며 무거운 마음을 표한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위기가 따로 없는 것 같다. 
  
CEO의 진가를 시험 받는 무대 
 
이 같은 위기의 시대를 흔히 난세(亂世)라고 한다. 난세에는 잘 나가던 기업이나 그렇지 못한 기업 모두가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최고 수장인 CEO도 예외는 아니다. 요즘 CEO들은 좌불안석으로 하루 하루를 맞이하며 밤잠을 설치고 있다. 때론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스스로를 위안해 보지만, 불황은 회사를 좌초시킬 위험성도 그만큼 높이기 때문에 걱정이 앞서게 된다.   
그렇다고 새해를 맞는 CEO들이 걱정만할 수 없는 노릇. 불황의 한파가 더 거세지기 전에 위기에 맞설 준비를 해야 한다. 이때 꼭 유념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위기의 시대에는 시스템적인 요소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경영 환경에서는 시스템만으로도 별 사고 없이 잘 돌아갔지만, 지금과 같은 불안한 위기 속에서는 언제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인재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여기서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옛말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이것이 지금의 위기 상황 속에서 CEO의 리더십에 거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이다.  
따라서 2009년은 기업 CEO들이 자신의 진가(眞價)를 시험 받는 무대가 될 것 같다. 좋았던 시절보다 더 많이 사업을 챙기고 조직과 사람 돌보기에 매진해야 한다.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의 리더십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한 CEO는 어떤 모습일까?  
불황 극복 CEO의 리더십 포인트 7

  
불황 극복 CEO의 리더십 포인트 7 
 
리더십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흔히 난세에 적합한 리더로 ‘변혁적 리더(Transformational Leader)’를 꼽는다. 이미 1978년도부터 이 개념을 소개한 바 있는 제임스 번스(James M. Burns) 교수는 “변혁적 리더는 비전을 향해 구성원들의 의식과 가치관, 태도를 효과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카리스마적인 특성’과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개별적 관심’ 그리고 ‘구성원에 대한 끊임 없는 지적 자극과 격려’ 등이 남다르다. 이러한 특징이야말로 변화와 위기로 가득한 현대 조직의 리더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라고 말한다. 
 
실제 불황기에 위기를 돌파한 리더들의 다양한 사례와 진면목 속에도 이와 비슷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두려움을 다스리는 용기’, ‘흔들림 없는 소신’, ‘희망의 불씨가 되는 진정성’, ‘무난함에 대한 경계심’, ‘사소함에 대한 관심’, ‘바닥을 두루 살피는 소통’, ‘용맹정진의 초심’ 등이 바로 그것이다(<그림> 참조). 이하에서는 이에 대해 보다 자세히 살펴본다.  
  
1. 두려움을 다스리는 용기
 
  
불황기에는 모두가 두려운 마음을 갖기 마련이다. CEO에게는 ‘이러다 부도가 나는 것은 아닐까?’라는 염려를, 직원들에게는 ‘회사가 어려워지면 혹시 실직을 당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게 만든다. 문제는 두려움의 전염성이다. 특히 CEO에게서 보이는 두려운 기색은 일파만파로 조직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고 CEO가 직원들에게 두려움이 전염되지 않게 하려고 과장된 행동을 하거나, 근거는 없는 기대감을 심어주려 해서는 곤란하다. 진정한 용기란 ‘두려움이 적다거나 두려움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 아니라, 두려움을 지배할 줄 아는 지혜’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CEO들은 ‘스톡데일 패러독스’를 생각하며 자신을 되돌아 보면 좋겠다. 스톡데일은 베트남전 이후 8년간 포로로 잡혀 있으면서 생존한 미국의 3성 장군이다. 20회가 넘는 심한 고문을 겪는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부하들의 정신적·실질적 리더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그가 수많은 포로들이 죽어가는 혹독한 상황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던 배경이 흥미롭다. 그는 크리스마스 전에는 풀려나겠지라는 식의 낙관적 태도가 처참한 포로 생활을 견디기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모호한 기대는 시간이 갈수록 실망과 절망으로 바뀌고, 결국 삶에 대한 미련마저 포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반면 스톡데일은 계속되는 고문 속에서도 언젠가 가족의 품에 돌아가서 이런 현실을 회고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란 확고한 믿음만을 간직했다. 끔찍한 현실만을 직시하며 고스란히 그 현실을 받아들였다. 이것이 두려움을 다스리는 스톡데일의 지혜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거짓된 낙관주의보다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아 보자’는 메시지로 부하들을 독려했다. 
  
2. 흔들림 없는 소신
 
  
위기에 빠진 닛산社를 회생시킨 카를로스 곤은 회사가 극심한 위기에 빠졌을 때 냉철한 현실인식으로 위기 상황을 돌파한 CEO로 유명하다. ‘버릴 것은 철저히 버린다’며 어려운 구조조정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진가는 구조조정에 성공했다는 표면적 이유보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끝까지 밀어붙였던 그의 소신과 어려운 현실을 정면으로 돌파했던 용기에 있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닛산과 같이 최악의 위기 상황에 놓인 기업에게는 구조조정이란 카드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는 평소에는 인재와 구성원의 소중함을 외치던 회사들이 조금만 어려워지면 쉽사리 정리해고라는 카드를 들고 나오는 것이다. 소신도 없이 ‘남들이 하니까’라든지, ‘줄이고 보자’는 식의 접근은 절대 금물이다. 소탐대실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불황을 대하는 CEO들은 자신의 철학과 소신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도 있다.
 
일본전산社의 성공 신화를 만든 CEO 나가모리 시케노부는 “평상시 직원들에게 일하라고 호통치지 않는 CEO! 직원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키고 공부시켜 경쟁력을 갖추게 해주지 않는 CEO! 이들은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 은근슬쩍 ‘정리해고’ 카드나 내미는 그런 사람들이다. 이들은 CEO 자격이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그의 소신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사람’이 움직여야 한다. 여유가 있을 때는 기회도 많으니 적당히 하면서도 살 수 있다. 하지만 불황에는 그럴 여유가 없다. 인재는 어려울 때 더욱 힘을 발휘한다. 어렵다고 함께 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누군가는 사람을 움직이고, 그 사람들은 또 자신을 움직여서 회사를 살려야 한다. 스피드가 5할이고, 중노동이라 할 만큼의 노력이 3할이다. 능력은 1할 5푼, 학력은 고작 3푼이다" 이것이 10년 불황에도 10배의 성장을 이룬 일본전산社의 불황 돌파 비결이다. 
  
3. 희망의 불씨가 되는 진정성
 
  
불황 극복을 위해서는 CEO의 흔들림 없는 소신도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그 안에는 꼭 진정성이 녹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희망의 불씨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에 전해지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는 CEO가 미래 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해야만 희망이 싹틀 수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이것이 잘 통하지 않을 때도 있다. 불황과 같은 위기 상황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고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거창한 비전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할 수도 있다. 때로는 구성원들이 경영진의 말장난이란 냉소적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오히려 구성원들은 CEO의 진정성에서 희망의 불씨를 발견하곤 한다. 진정성은 구성원의 마음을 얻고 희망을 심어주는 토대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어려우니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무조건 ‘너부터 졸라매라’라는 식이 아니라, CEO가 ‘나부터 졸라매겠다’라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이를 실천할 때야 비로소 구성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위기 극복의 신, 파나소닉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위기 극복의 神이라고 하는 파나소닉社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보라. 그는 23살에 회사를 창업해 94세에 사망할 때까지 70여 년간 그만의 독특한 경영철학으로 불황을 극복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1929년 대공황기에 회사는 매출 급감과 쌓여만 가는 재고로 위기에 직면했다. 한 회사 간부가 “종업원을 반으로 줄여야 합니다”라고 하자, 당시 병상에 누워있던 고노스케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장래에 마쓰시타를 더욱 키우려고 한다. 때문에 한 사람도 해고해서는 안 된다. 모두가 힘을 합쳐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회사는 생산을 반으로 줄이고, 반일 근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직원의 월급은 전액 지급하는 대신 휴일에도 전 사원이 재고품을 팔기로 한다. 모두가 함께 사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2개월 후 재고는 모두 처리되었고, 직원들의 사기는 충만해졌다. CEO의 진정성이 직원들의 마음을 얻은 결과이다. 그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은 이뿐만이 아니다. 동경올림픽 이후 과잉설비, 수요정체, 판매부진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회사는 또 한번의 위기를 맞았다. 이때 고노스케는 아타미 호텔에서 영업점 사장들을 모아 놓고 모든 불만 사항을 경청한다. 고노스케는 지금의 위기가 회사가 소매점들에게 밀어내기식 영업을 해온 결과라는 것을 확인한다. 간부진과 3일간의 열띤 토론 끝에 고노스케는 소매점으로 넘긴 제품을 전량 회수해 회사가 직접 관리하며 소매점이 현금으로 대금 지불시 판매장려금까지 지급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회사는 2년에 걸쳐 300억 엔의 손실이 예상되지만, 고노스케는 이를 감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런데 1년도 지나지 않아 회사는 구성원들이 앞장선 경비절감 등의 효과에 힘입어 손실이 아닌 이익을 기록한다.  
  
4. 무난함에 대한 경계심
 
  
호황기에는 사업 기회가 도처에 널려 있기 마련이다. 자신의 핵심역량을 발굴하고 이에 집중하기보다 주주나 고객 등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요구에 휩쓸려 사업을 확장하기에 바쁠 수 있다. 좋은 시절이다 보니 어중간하고 무난한 리더십만으로도 사업 확장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불황의 위기 앞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CEO에게 무난함은 독(毒)일지 모른다. 위기 상황일수록 이를 경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지 못하다면 기업은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난함의 함정에서 벗어나 보다 빠른 결단력과 일관된 실행력으로 핵심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 모토로라社의 사례는 이에 대해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당사는 1983년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발명하는 등 휴대폰 업계의 선두주자였다. 그런데 2000년 당시 CEO였던 크리스토퍼 갤빈은 PC사업, 메인 프레임 컴퓨터, 인공위성 사업 등 여러 분야에 역량을 분산시킨 바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휴대폰 시장의 위기 속에서 때마침 휴대폰의 디지털 전환이 늦어졌고, 이는 휴대폰 시장 1위 자리를 노키아에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로 인해 2003년 갤빈은 해임되고 만다. 평소 그의 무난한 리더십은 호황기에는 통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위기 상황 속에서는 속수무책이었던 것이다. 위기가 느껴질 때라도 빠른 의사결정으로 반전의 기회를 잡았어야 하는데 그것이 힘들었던 탓이다. 
  
5. 사소함에 대한 관심
 
불황과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창조적 영감을 자극해 반전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CEO들이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창의성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社의 빌 게이츠나 애플社의 스티브 잡스처럼 말이다. 사실 이를 모르는 CEO는 단 한 사람도 없다. 이들과 똑같이 행동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의외로 반전의 기회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사소한 곳에 깃들어 있다는 점에 주목하라. 면도날을 갈아야 하는 불편함처럼 사소한 문제가 킹 질레트(King Gillette)에게 일회용 면도기를 개발하게 했다. 위기의 시대에는 이를 관심있게 바라보고 활용할 줄 아는 CEO가 승리를 거머쥘 수 있
을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CEO들도 기존의 관행과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하게 사고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무언가 대단한 것만이 창조적 영감을 자극하고 반전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사소함 속에서도 ‘안 되는 일’보다 ‘되는 일’을 찾으려는 열정을 가져야 한다.  

예컨대, 일본의 하나마나 소시지社의 흥미로운 사례를 한번 들여다 보자. 잘 알려진 기업은 아니지만 이 회사는 우연한 기회를 살려 80년대 중반 일본의 불황기를 견뎌낸 대표적인 기업이다. 당시 회사는 매출이 급감하며 곤경에 처하자, 궁여지책으로 대대적인 가격세일을 펼쳤다. 하지만 상황은 쉽게 호전되지 않았다. 속이 타던 사장이 하루는 공장을 돌아보다가 부러진 소시지를 재가공하는 공정을 목격하였다. 조금은 내키지 않았지만 사장은 “그것 말이야, 그냥 팔지. 가격도 많이 내렸는데…”하고 부러진 것들도 그냥 포장해서 팔도록 지시한다. 며칠이 지나자, 의외로 부러진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게 나타났다. ‘싼 이유가 부러진 것 때문이라면, 먹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 소비심리가 제품 판매를 부추긴 것이다. 우연한 발상으로 회생의 기회를 맞이한 사장은 오히려 “다 부러뜨려라!”라고 외쳤다고 한다.  
  
6. 바닥을 두루 살피는 소통
 
  
9·11테러 당시 뉴욕 시장이었던 루돌프 줄리아니는 재앙 속에서 직원들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에 따르면, “많은 리더들이 위기에 직면하면 몸을 사리게 된다. 잃지 않으려는 심리 탓이다. 그런데 인명 구조와 잔해 해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현장 대원들과 긴밀히 의사소통하며, 이들을 격려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위기 상황일수록 현장에서는 돌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현장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통이 부족한 조직만큼 위험한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의 켄터 교수는 “기업이 위기에 놓일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은닉, 비난, 회피, 무기력증과 같은 조직 병리 현상(Organizational Pathology)들이다. 이는 회사의 조직문화를 망쳐 다시는 회생하기 어려운 길로 이끈다”라고도 경고한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소통이다. 특히, CEO가 커뮤니케이션의 양과 질을 그 이전보다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Mach3라는 블록버스터급 제품들에 힘입어 성장가도를 달려오던 질레트社도 2000년대 초반 조직 병리 현상을 경험한 바 있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매출이 제자리 걸음을 하자 소매상들에게 분기 마지막 날이면 할인혜택을 제공하며 재고를 밀어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과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그런데 회사의 구성원들이 이러한 문제를 감추며 책임을 회피했던 것이 회사의 어려움을 키우게 했다. 사실상 현장 가까이에 있지 않는 CEO들이 이러한 문제를 좀처럼 알아채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상황이 악화되고 나서야 ‘그게 문제였구나!’라고 뒤늦은 후회를 할 뿐이다. 그런데 2001년 2월 짐 킬츠라는 새로운 CEO를 맞이하면서 회사는 변모하기 시작했다. 그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취했던 행동은 조직 전반에 원활한 소통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었다. 제일 먼저 그는 모든 임원과 직원들을 만나 본인이 손수 만든 ‘My Style’이라는 보고 장표로 자신을 소개했다. 몇 달 전부터 외부인의 시각에서 질레트의 강약점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구성원들과 진솔하게 대화하였다. 그리고 주간 스텝 미팅, 주간 글로벌 경영자들과의 사업 리뷰 미팅, 분기별 경영층과의 이틀짜리 오프 사이트 미팅, 사내 인트라넷에 CEO 홈페이지 개설 등을 통해 현장과의 소통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홈페이지의 경우, 모든 직원들이 자유롭게 질문을 올리면 CEO가 직접 답변을 해주었다. 사실 킬츠가 더욱 신경 썼던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양보다 질이었다. 투명한 대화로 숨겨진 사실들을 노출시키는데 주력했다는 얘기다. 과거 실수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기보다 문제의 원인을 깊이 분석하고 미래를 위한 해결책 마련에 집중했다. 구성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동시에 위기 돌파의 묘책을 구상한 것이다. 이것이 질레트의 악순환 고리를 끊은 계기로 작용했다고 한다. 
 
불황일수록 민심은 흉흉해지고 얼어붙기 마련이다. 질레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평소 CEO가 구성원들과 얼마나 친밀하게 소통해 왔는지가 중요하다. 현장 속 깊이 들어가 바닥을 두루 살피며 문제 해결을 게을리한 CEO라면 지금부터라도 위축된 직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직원들과의 소통에 신경써야 할 것이다. 
  
7. 용맹정진의 초심
 
  
사실 CEO는 경쟁사를 이기고 고객, 종업원, 주주를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뇌하며 쉴새없이 뛰어다니는 사람이다. 그 와중에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도 있다. 이 때 일이 순순히 잘 풀리면 좋겠지만 크고 작은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더 많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는 문득 ‘언제까지 이렇게 뛰어야 하나’, ‘내가 무엇을 바라고 이 일을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처럼 불황의 그늘이 드리워진 상황에서는 적지 않은 CEO들이 좌절을 하거나 깊은 회의 또는 절망감에 빠지기도 한다. 이때 불교에서 말하는 초심(初心)은 CEO들에게 혜안을 줄 것이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에 이르겠다’는 첫 마음을 초심이라고 한다. 첫 마음만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반드시 도를 깨친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 이 첫 마음이 차츰 퇴색하게 마련이어서 수행 과정에 있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라 한다.  
 
어찌 보면 위기를 대하는 CEO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초심으로 일관하는 작은 마음가짐 하나가 ‘불황을 극복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를 결정할지도 모른다. 파나소닉의 창업자 고노스케는 위기때 마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자”라는 말을 자주했다. 리더십의 대가 로버트 퀸 박사도 “위대한 리더는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자신이 보유한 근본적인 리더십 상태(Fundamental State of Leadership)를 점검한다”라고 말한다. 이는 CEO들이 처음 그 자리를 맡았던 초심의 상태로 돌아가자는 얘기가 아닐까. 따라서 요즘 CEO의 가슴에는 결코 물러서지 않고 어떠한 시련도 극복하겠다는 ‘용맹정진(勇猛精進)’의 초심이 깊이 새겨져 있길 기원한다.  <끝>
(LGERI, 2009. 1. 5. 김현기)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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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공대 학생입니다. 취업하기 만만치 않습니다. 요즘 공대에서는 보다 높은 연봉과 질 좋은 회사생활을 위하여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에서는 대학원 진학이 오히려 시간만 잡아먹는다고 하더군요. 석사학위를 취득해 입사하는 것과 학사학위로만 입사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욱 유리한지 궁금합니다. 학사학위만을 취득해 입사를 하면 남들이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는 동안 경력을 쌓을 수 있어 좋고, 석사학위를 취득해 입사를 하면 그만큼 연봉이 높고 대우가 좋으니 어떤 길을 가야할 지 고민이 됩니다.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죽을 만큼 싫다고 하면 당연히 졸업 후 취업을 하는 게 맞겠으나, 공부를 해보는 것도 썩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더욱 갈팡질팡 하게 되네요. 학사 졸업 후 취업과 석사 졸업 후 취업, 무엇이 얼마나 다른지 궁금합니다. (서울소재 모대학 전기전자 05학번)

A.
대학내일 438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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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졸업 후 취업과 대학원진학의 손익계산서

학부졸업 후에 바로 취업하는 것과 대학원 진학하여 석사취득 후 취업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고 계시는군요.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답답한 심정에 누군가 정답을 가르쳐 주었으면 하는 마음 이해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학부졸업 후 바로 취업하는 것과 대학원 진학하여 석사취득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진로계획에 따른 결심에 달려 있습니다.

사회에 진출하여 경력의 방향과 목표를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중에 떠도는 정보는 그 사람에게는 모두 틀린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것은 사람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것이지 일반적인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니죠. 예를 들면, 대학원 진학하여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좀 더 상위계층에 속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공부가 정말 싫어서 학업이 어렵다면 그럴 땐 미련없이 학부만 졸업 후 취업을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빨리 졸업하고 취업하는 것은 그만큼 일찍 사회생활에 접어들어 경력을 쌓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에 그 분야에서 좀 더 책임 높은 위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데 한계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학생과 같은 이공계 학생의 경우 회사 내에서 연구,개발 분야에서 일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사실 연구.개발 분야에서 일할 계획이시면 대학원을 진학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말해서 진로계획을 연구.개발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5년 후, 10년 후에 같은 분야에서 전문가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대학원 진학하여 석사이상의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상당히 유리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요즘 기업의 CEO 가운데서도 공학으로 석사, 박사 이상의 학위를 가진 분들도 많습니다. 

반면에, 연구.개발 분야가 적성에 안맞아 다른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전개해 나가길 원한다면 굳이 대학원 진학을 서두르지 않아도 될 일입니다. 대학원을 진학하더라도 공대대학원이 아닌 경영대학원이나 일반대학원의 경영학 전공을 하는 것이 기획이나 마케팅, 영업업무, 서비스 분야에서는 유리하니까요. 

학부의 전공을 살려 연구.개발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성공하길 바란다면 약간의 어려움을 감내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 볼만합니다. 그리고 병역문제를 어떻게 해결했거나 계획하는 지 알 수 없으나, 병역이수 전이라면 석사과정 진학 후 병역특례제도를 활용하여 경력을 쌓아가면서 급여도 받고 학업을 계속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공계 학생들의 경우 대기업의 연구.개발 분야에 진출하여 일하는 수 가운데 상당히 많은 분들이 병역특례 제도를 활용하여 일과 학업을 통일해서 수행한 분들입니다. 연구. 개발분야에서는 좀 더 깊은 지식과 경험을 요하기 때문에 그 분야의 성공적 자리매김은 석사이상 학력이 거의 필수적으료 요청됩니다. 참고하세요. 고맙습니다. (끝) (대학내일 438호. 2008. 9. 29 ~ 10. 5)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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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단계별로 지위와 역할에 맞는 역량들이 있다. 단계별 필요 역량들을 개발시키지 못한다면 조직에서 도태될 수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경력 단계에 맞는 역량을 배양하고, 이를 토대로 다음 단계로의 비약적인 도약이 가능한 계단형 인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인재를 가려내고 보상, 육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성과 관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이 성과 관리 시스템의 출발점은 각 개인의 역량 평가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역량 평가는 조직 구성원이라면 모두 갖춰야 할 공통 역량과 직급 또는 경력 단계별 역량으로 구성된다. 조직에서 인정받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공통 역량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위와 역할에 맞는 필요 역량과 수준을 파악하고 개발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인간의 생애를 여러 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 특징을 정의하듯, 개인의 경력 개발 측면도 크게 네 단계, 즉 경력 초기(배양기), 경력 중기(성장기), 경력 후기(성숙기), 경력 말기(완성기)로 구분할 수 있고 각 단계별 필요 역량들을 정의할 수 있다(<그림 1> 참조).   
 

만약 단계별 필요 역량들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다음 단계로의 도약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조직에서 도태될 가능성도 있다. 직장인들이 일종의 ‘피터팬 증후군(동화의 주인공 피터 팬처럼 나이에 맞는 역할을 습득하지 못하고 현재 상황에 주저앉으려는 심리, 일명 어른아이)’을 겪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자격 팀장’처럼 팀장으로 승진한 이후에도 여전히 팀원의 시각으로 조직을 바라보고 행동하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 팀장으로써 갖춰야 할 리더십 역량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과는 뒤쳐지지 않으나 승진에서 자주 누락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현재 지위에 맞는 역량을 충분히 보유하지 못했거나 상위 직급에 필요한 잠재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열한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고 조직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경력 단계에 맞는 역량을 배양하고, 이를 토대로 다음 단계로의 발전이 가능한 계단형 인재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계단형 인재가 되기 위해 경력 단계별로 필요한 핵심 역량들과 개발 포인트들을 짚어 본다. 
  
1.경력 초기(배양기) : 조기 전력화 모색 

  
흔히들 ‘취업은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이라고 한다. 학교 우등생이 반드시 직장 우등생이 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각오와 마음자세로 직장 생활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다. 신입사원이라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업에 성공했다는 기쁨은 잠시 접어두고 조직에서 인정 받고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조기 전력화를 모색해야 한다. 
  
조급증을 버리고 기본기부터 다져라  
 
신입사원은 능력보다는 태도가 중요하게 평가 받는 시기이다. 조직에서 빨리 인정 받으려고 서두르기 보다는 열정과 흡수 능력을 키워 업무의 내용을 파악하고 조직의 DNA를 빨리 체화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러나, 간혹 직장 생활을 ‘마라톤’이 아닌 ‘단거리 경주’처럼 여기는 초보 직장인들이 있다. 의욕이 앞서고 조직에서 빨리 성장하려는 욕심 때문에 한계단 한계단 꾸준히 역량을 축적해 나가는 과정을 간과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실력이 계단의 형태로 향상된다는 점을 모르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조직에 대해 쉽게 실망하고 슬럼프를 경험하기도 하며 심지어는 쉽사리 이직을 결심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신입사원 이직률이 높은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나의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한다. 내 정도의 실력이라면 다른 회사에서 지금 연봉의 2배 정도는 받아야 하는데!’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선배 사원들이 운이나 쉬운 방법으로 승진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지위에 맞는 역량을 높이 평가 받았기 때문에 그 위치에 올라갔다는 점을 상기해 보자. 그렇기 때문에 입사 초기에는 조급증을 버리고 기본기부터 닦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부서에서 수행하는 업무의 종류를 파악하여 도식화해 보고, 각 업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지 이해하자. 조직의 전반적인 분위기, 동료들의 특징들을 파악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이다. 조직에 쉽게 적응하고 동료들과의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이 모든 일에 열정이라는 요소를 빠뜨려서는 안 된다. 이 시기에 쌓인 열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직급이 올라갈수록 조직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귀한 재산이 되기 때문이다. 
  
현실 감각을 키워라 
 
인사 담당자나 부서장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한 이후에 갖는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신입사원들이 이론적인 측면은 많이 알고 있지만 현실 감각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학 교육이 기업 현장의 요구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학생들 스스로 현장을 경험하지 못하고 책상에만 앉아 생각하는 것에 익숙한 탓이 더 크다. 따라서 입사 초기에는 이상과 이론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현장과 조직의 생리를 빨리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예를 들어, 아무리 이론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제도나 시스템을 기획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들이 더러 있다. 조직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서 기획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려면 신입사원 때부터 어떤 제도를 기획할 때 현실의 적용 가능성을 항상 따져보고 실제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미리 점검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구성원들을 만나 의견 수렴도 해 보고 개선 방안들을 고민해 볼 때, 이론적으로 완벽한 제도가 아니라 실행상 완벽한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2. 경력 중기(성장기) : 생존 지수의 향상
 
  
대리, 과장들을 회사의 꽃이라 부른다. 이들은 어느 정도 직장 생활에 대한 감을 익히고 실무를 주도하는 실질적인 회사의 중심 세력들이기 때문이다. 사회 초년생의 티를 벗는 동시에 한 단계 자신의 지위를 업그레이드시켜 장수하는 직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이 때 생존 지수를 높여야 한다. 
 
나를 대표할 만한 키워드를 만들어라 
 
보편적으로 입사 4~5년 후 경력 중기(성장기)에 접어들면 상당수 직장인들이 향후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우직하게 한 직장에서 인생의 승부를 걸어볼지, 아니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대우를 받고 다른 직장으로 옮길 것인지. 이들은 시장에서의 몸값도 높아져 경쟁사와 헤드헌터들의 스카우트 표적이 되기도 한다.  
 
이직을 선택하던 현 직장에 남아있던 경력 중기에 접어든 직장인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자신을 대표할 만한 키워드, 즉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다.  
 
이 단계가 되면 직장인들은 조직에서 실무 담당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기 완결적인 업무 수행 능력을 보여야 한다. 조직도 더 이상 이들을 사회 초년생으로 바라보지 않고, 본격적인 실력 발휘를 통해 성과를 창출해야 할 핵심 인력으로 바라본다. 따라서 ‘기획 업무=김 대리’라는 식의 공식이 상사의 머리 속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자기만의 전문 영역을 구축하고 꾸준히 경험과 실력을 쌓아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일을 통한 학습이 전문성 강화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담당 분야의 프로젝트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창의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하라 
 
창의성이 경력 단계에 따라 중요도가 다를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경력 성장기에 있는 직장인들에게 더 중요해 보인다. 이 때가 도전과 실패를 용인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자, 남들과 차별화된 인재로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의 경력 기간 동안 상당한 업무 지식과 실력을 축적했기 때문에 창의성 발현을 위한 기본적인 토대도 갖춰져 있는 시기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들이 경력 성장기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향후 핵심 인재로 키워나갈지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기존의 방식, 아이디어로는 조직에서 인정받기 힘들 터. “창의적인 인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는 발명왕 에디슨의 말처럼, 자신의 틀을 과감히 깨고 새로운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시도해 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안 되는 이유를 찾기보다는 역발상을 통해 숨겨진 해답을 찾아가는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자기 업무 영역에 대한 새로운 지식들을 학습하고, 변화나 트렌드를 눈여겨 보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일수록 수 많은 정보의 ‘서랍’을 갖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 보자. 예를 들어,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다면 경쟁사의 마케팅 포인트는 무엇이며, 소비자의 니즈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현재의 유통 채널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해야 한다. 이런 정보들의 조합이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초석이 될 것이다. 
  
3. 경력 후기(성숙기) : 리더십의 극대화
 
  
‘직장에서 별을 단다’라는 것은 임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임원은 직장인들이 꿈 꾸는 자리이다.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리더십’이라 하겠다.  
  
가치 있는 일을 만들어 주어라 
 
경력 후기는 임원이 되기 바로 전 단계로 조직에서 리더십을 시험 받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리더십은 우수한 팀을 만들고 유지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팀의 수행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리더십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성과와 직결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행동과학자 프레드릭 허츠버그(Frederick Herzberg)도 “리더가 훌륭하게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면, 이들에게 가치 있는 일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치 있는 일이란 자료 정리 등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역할과 지위에 적합한 일, 그리고 자신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일들을 의미한다.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구성원들의 능력 수준을 파악하고 이들이 원하는 일들이 무엇인지 이해하자. 리더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업무를 배분해야 할 것이다. 
  
헬리콥터 뷰를 가져라 
 
눈 높이가 달라지면 시야의 폭도 달라지는 법. 경력 후반기에 다다를수록 리더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단기와 중장기, 개인과 조직의 입장에 대해 적절히 균형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한 마디로, 헬리콥터 뷰(헬리콥터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지나치게 높지도 낮지도 않은 곳에서 전체적인 시야를 확보하는 것)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그림 2> 참조).  
 
경력 중기까지는 지나치게 현업에 파묻혀 ‘숲’을 보기 보다는 ‘나무’만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실무자의 시각보다는 조직 전체의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시너지를 고민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실무자의 눈으로 볼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리더의 입장에서 조금 더 시야를 높이면 예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다른 것들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도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실무에서 눈을 떼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하는 일이 다른 일과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으며 조직에는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그리고 향후에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4. 경력 말기(완성기) : 경영자 마인드 함양
 
  
꾸준한 성장을 통해 경력 말기에 도달하면 사업부 또는 하나의 기능(Function)을 책임지는 경영진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 때는 회사의 CEO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이다. 
  
의사결정 능력을 키워라  
 
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미국의 전력 증강에 크게 기여했던 조지 마샬(George Catlett Marshall) 장군은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는지 여부는 의사결정 능력에 달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조직의 어느 위치에 있건 항상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마주치게 된다. 그러나, 의사결정이 누군가에게는 보편적이고 큰 위험이 동반되지 않는 일일 수 있지만, 경영진에게는 조직의 미래나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상당히 중요한 사안들이 많다. 경영자들이 해야 할 의사결정은 기본적으로 “할 것인가, 하지 말 것인가?”와 같이 양자택일인 경우가 많은데,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패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시장이 아닌 신시장 진출, 신제품 출시, 대규모 투자 등과 같이 예측이 어려운 경우는 위험이 배가 된다. 이럴 때일수록 경영진의 의사결정 능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영진으로써 의사결정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눈 앞의 현상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 또는 현상 그 이면에 감춰진 의미도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단 하나의 현상만이 아니라 그 주변의 종합적인 상황까지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종합적인 사고가 뒷받침되어야 올바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혁신의 전도사가 되어라  
 
경력 말기, 경영진의 위치에 서게 되면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을 계획하고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가능한데, 잘 알려져 있듯이 이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스스로에게 익숙한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야 하며, 기존에는 하지 않았던 것을 새롭게 시도해야 하는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혁신을 강조하는 기업의 구성원들이 ‘혁신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영진의 솔선수범이 중요하다. 경영진의 행동이 구성원들에게는 역할 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진이 혁신의 전도사가 되어 구성원들에게 혁신의 필요성을 전파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조직 내에 학습시켜야 한다. 경영진의 이러한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혁신은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만 될 뿐 실천되지 않을 것이다.  
  
도움닫기 과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장대높이뛰기에서 선수가 넘을 수 있는 높이는 30~40m의 도움닫기 거리를 얼마나 많은 힘을 비축하고 빠른 속도로 주파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계단형 인재가 되는 과정도 마찬가지이다. 노력 없이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능력이 향상될 수 없는 것처럼 꾸준한 역량 배양만이 계단형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또한, 현 경력 단계에 필요한 역량만 닦는다고 하면 다음 단계로의 도약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력 단계별로 필요한 역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필요 역량과 더불어 다음 단계의 역량 또한 미리 파악해서 개발하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지속적이고 연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끝> (2008. 11. 10. LGERI, 조범상 선임연구원)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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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종 IT(인터넷,S/W)
직      무 기획,(경영,전략,사업)
경      력 7년이상~10년미만
질문제목 재직중에 대학원 또는 이직검토
질문내용 안녕하세요.

저는 대기업 SI업체에서 개발자와 Business Analyst로서 7년간 근무를 하고 중견그룹 사업기획/전략 담당으로 2년째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전략 사업을 거의 마무리한 단계로 전직을 고려중에 있던 차, 가깝게 지내는 외국 친구가 글로벌 솔루션업체 아시아 태평양 사업개발 담당으로 있으며, 저에게 한국지사에 근무할 것을 권고하는 상황입니다.

-. SI업체에서 개발/제안/컨설팅(ISP)/사업관리를 수행해 왔지만, 특정 S/W에 사업을 국한해야 한다는 점
-. 패키지 전문가가 아닌 약간 생소한 영업(사업개발)계통인 점,
-. 한국에 주재한 해외 업체에 근무 경험이 없어 기업 문화가 생소한 점,
-. 기존 직장을 옮기는 방식과는 달리 까다로운 채용절차
으로 인해 전직에 다소 회의적인 상황입니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셨을 때 저의 Career Path가 제대로 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고, 학사 출신으로 항상 대학원 진학에 대한 마음은 가지고 있으나 직장과 병행하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지금 나이는 36며, 연봉이 상위 2%내에 들지만 더 이상의 투자 없이 성장하기 힘들겠다는 위기의식은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업체는 저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될 지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답변제목 재직중이더라도 좋은 기회가 오면 적극 검토할 만합니다.
답변내용 안녕하세요.

대기업 SI업체와 중견그룹에서 각기 Business Analyst로서 7년, 사업기획, 전략담당으로 2년째 근무중이시군요. 외국 친구가 재직중인 글로벌 솔루션회사의 한국지사에서 근무할 것을 권고받은 상태입니다.

몇 가지 고려할 점으로 인해 쉽게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귀하의 장래 커리어비전이나 목표가 무엇인지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경력상의 목표가 외국계 기업의 경우 지사장 혹은 AP 부사장이거나 한국 기업의 경우 CEO라면 업무상으로 보면 마케팅과 Sales분야에서 성과를 올리는 경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견지에서 본다면 지금 제의 받은 외국계 기업의 사업개발 담당은 상당히 적극적인 포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됩니다.

채용 절차가 까다로운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아닙니다. 까다로운 것은 한편으로 귀하가 그 기업을 까다롭고 자세하게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며, 좋은 기업 일수록 까다로운-상세한 절차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그런 기업의 경우 그 기업의 일원이 되었을 경우 그만한 좋은 혜택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학원은 반드시 학사 학력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라기 보다, 좀더 고위직 경력을 향한 엔진의 시동이라는 의미에서 꼭 필요한 학교의 전공을 택하셔서 기회를 만들어 나가시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위 기업을 택하느냐 포기하느냐는 전적으로 귀하가 결정할 사항입니다. 다만 이 기업을 포함하여 어느 정도 기회가 왔을 때는 일단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발전적이라고 사료됩니다.

조언 되셨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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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종 IT(인터넷,S/W)
직      무 기획,(경영,전략,사업)
경      력 5년이상~7년미만
질문제목 CFO가 되기 위한 커리어 관리
질문내용 안녕하세요.
저는 외국계 유명 IT회사에서 재무기획을 5년 하였고, 유명 소프트웨어 회사의 동종 업무로 이직하였습니다. 목표는 외국계 회사의 CFO, 나아가서 CEO까지 성장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accounting career가 없다는 것입니다. CFO까지 가는데 있어 언젠가는 accounting 실무를 반드시 거쳐야 인정을 받는지요?

1. AICPA를 따 놓는 것이 유익하겠는지요?
2. 국내 유명대학 MBA를 따는 것이 유익하겠는지요?
3. 둘 다 하게 될 때, 우선 순위는 어떤 것인가요?
4. 둘 중 하나만 할 수있다면,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요?

답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변제목 MBA나 AICPA와 같이 특정 자격이나 조건 보다
답변내용 안녕하세요.
귀하는 경력목표를 외국계회사의 CFO, CEO를 설정하고 계십니다.

일반적으로 CFO를 하시는데 있어서 반드시 accounting 경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필수적인 과정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또한, CFO는 어떤 조건들을 충분히 갖추면 당연히 되는 것도 아닙니다. 즉, 어떤 유리한 조건들(AICPA 또는 MBA)을 확보하면 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몇 년전에 벤처기업이 활성화되어 신생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주식공개를 하면서 CFO의 수요는 많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벤처기업 상황이 많이 악화되었고 CFO에 대한 수요 또한 많이 줄었다고 이해됩니다.
그래서 CFO로의 선임여부는 해당 회사(조직)내에서 일반적인 임원이 되는 요건, 성과, 비전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CPA나 국내 유명대학의 MBA를 한다고 해서 결정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조건을 필요조건으로 하는 회사도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두 조건 가운데 우선순위를 둔다면 MBA를 들 수 있습니다만 귀하가 원하시는 외국계기업의 경우 국내 MBA에 대한 인정과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사정은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더 문제가 되는 것은 CFO는 재무 문제에 관한 기업의 핵심임원의 하나이기 때분에 외국본사의 임원이 한국에 파견되어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만일 이럴 경우 한국인이 CFO로 선임될 가능성이 무척 줄어든다는 것이며,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MBA나 AICPA와 같이 특정 자격이나 조건 보다는 일반적인 그 회사에 대한 충실도, 업무성과, 본사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등이 오히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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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회의를 효과적으로 잘 이끌어가는 것은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다. CEO가 염두에 두어야 할 회의 비결을 탁월한 성과를 입증한 CEO들의 회의법을 통해 살펴보자.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는 CEO. 이들은 어떤 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쓸까? 통상적으로 하루 일과 시간의 절반 이상을 회의에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예컨대 유명한 경영학자 헨리 민쯔버그(Henry Mintzberg)가 5주간 IT 기업의 CEO 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하루 일과의 약 70%, 하루 평균 약 8건의 회의 참석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렇게 회의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일까? 전략 수립, 미래를 이끌어 갈 핵심 인재 육성, 일선 현장의 경영 환경 파악 등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 사안의 대부분이 회의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글로벌 경쟁 가속화, 고객/시장의 다양화 등 CEO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 요소가 증가하면서, CEO의 회의에 대한 시간 투자 비중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경영학자 월터 그린(Walter A. Green)과 해롤드 라자루스(Harold Lazarus)가 1000여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약 72%는 5년 전에 비해 회의 시간이 훨씬 증가했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50%는 5년 후에는 더 많은 시간을 회의에 투자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회의 잘하는 CEO가 성공한다 
 
회의에 대한 CEO의 시간 투자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CEO가 회의를 잘 하는 것도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건이 될 수 있다. 유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유능한 경영자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회의를 생산적으로 하는 것이다. 경영자는 회의 목적을 명확히 알아야 하며 회의가 쓸모 없는 시간 낭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즉, 회의를 효과적으로 잘 이끌어가야 성공하는 CEO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회의를 잘 함으로써 성공한 대표적인 경영자로 IBM의 전임 회장인 루 거스너(Louis V. Gerstner)를 들 수 있다. IBM의 성공적인 회생에 대한 연구나 책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바로 회의 문화 개혁이었다. 루 거스너가 몰락해가던 IBM에 부임한 이후 가장 먼저 개혁의 칼을 댄 것이 바로 비효율적 회의 문화였고, 이는 IBM 부활의 밑거름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CEO들은 회의에 대해 그리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경영학자 폴 라이스(Paul L. Rice)가 600명의 CEO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약 33%의 CEO는 투자한 시간 대비 회의가 비효율적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73%의 CEO는 사전 계획 부족, 안건의 부적절성 등으로 생산적 회의가 이루어지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탁월한 CEO들의 회의 비결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주요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올바른 회의 문화 형성에 CEO가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회의의 성공 여부는 CEO가 어떤 스타일로 회의를 운영하고 회의 석상에서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CEO가 염두에 두어야 할 몇 가지 회의 비결을 탁월한 CEO들의 회의법을 통해 살펴보도록 한다.
 
1. 들어야 할 때는 입을 닫는다 
 
회의(會議)는 말 그대로 ‘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서 논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CEO의 생각이나 회사 정책의 일방적 지시/전달이 아닌, 회의 참석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며 더 나은 해법을 찾기 위해 논의하는 것이 회의의 진정한 목적이다. 그러나 현실은 회의 본연의 의미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CEO가 참석하는 회의를 보면, 회의 참석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고 CEO의 말을 묵묵히 듣기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CEO라는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회의 석상에서 위축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CEO가 권위를 내세우거나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하여 말할 경우, 참석자들은 솔직한 자기 생각을 말하기 어렵다. 실제로 경영학자 캐슬린 란(Kathleen D. Ryan)과 다니엘 오스트리치(Daniel K. Oestreich)가 미국의 관리자 26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약 70%의 관리자들은 회사의 문제나 이슈를 상급자에게 솔직히 이야기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CEO가 회의 석상에서 귀를 닫고 말을 많이 하게 되면, CEO 외에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조용한 회의 (Silent Meeting)’가 될 가능성이 높다(<박스 기사> 참조).  
 
활발한 토론과 논의를 위해서는 회의 시에 CEO가 때로는 입을 닫을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 것까지도 들으려 노력하는 것이다”라는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구성원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회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CEO가 말하기 보다는 듣는 것을 더 많이 해야 한다. GE의 회장 제프리 이멜트(Jeffrey R. Immelt)는 “회의를 하다 보면 이미 내 머리 속에는 의사결정의 답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생각하는 답을 말하지 않고 조용히 듣는다. 회의 참석자들이 스스로 정답을 찾도록 그냥 놔두는 것이다. 때로는 내가 말하지 않고 그냥 듣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GM의 전(前) 회장이었던 알프레드 슬로안(Alfred Sloan)은 회의에서 말하기보다는 듣는 것을 중시했던 경영자였다. 슬로안은 일주일 중 6일 정도를 경영위원회 멤버들과 중요한 전략 사안 등을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했다. 이때 그는 회의 안건을 소개하는 역할만 할 뿐,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고 한다. 간혹 잘 모르는 내용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을 하곤 했지만, 그 이외에는 회의에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슬로안은 자신이 토론 과정에 개입하면 참석자들이 말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참석자들의 의견을 더 많이 듣기 위해서는 자신이 입을 다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3M의 CEO였던 디시몬(DeSimone L. D) 역시 구성원들의 솔직한 생각을 듣기 위해 특별한 회의 방식을 사용했다. 보통 회의에는 약 30~100여 명 정도가 참석했으며 사전에 안건을 정하지 않았다. 참석자들도 고직급자 중심이 아니라 참석하고 싶은 사람들은 누구라도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회의 방식도 사전에 특별히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토의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가장 중요한 점은 회의를 할 때에 CEO인 디시몬은 발언을 가급적 자제하고 오직 듣기만 했다는 점이다.  
 
2.토론의 불을 지핀다 
 
CEO가 회의 시에 ‘토론’의 불을 지피는 것도 회의 참석자들간에 활발한 논쟁이 오가도록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철학자 데이비드 흄(David Hume)은 “진실은 사람들간의 논쟁을 통해 나온다”라고 말하면서 격의 없는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피터 드러커 역시 “한 사람만의 지식과 경험은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경험과 지식이 모아져야 한다”며 회의 성공 여부는 토론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 때 CEO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그저 ‘활발하게 토론합시다’라는 식으로 말한다고 해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CEO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토론을 이끌어 내야 한다.  
 
미국의 첨단 기술 제품 생산 업체인 이머슨 일렉트릭(Emerson Electric)의 전임 CEO, 찰스 나이트(Charles F. Knight)는 전략 회의 시에 논쟁을 이끌어 내기 위해 황당하거나 비논리적인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예컨대 상대방의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다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을 내거나 거칠고 전투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자신과 격론을 펼치도록 유도하였다. 나이트는 이러한 자신의 회의 스타일을 ‘비논리의 논리(Logic of illogic)’라고 말하면서 사람들의 인지 능력을 키우고 생각의 깊이를 심화시키는 차원에서 때로는 이러한 유형의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통신장비업체 코닝(Corning Incorporated)의 전임 CEO인 제이미 휴턴(Jamie Houghton)도 ‘리더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질문을 던지고 이를 통해 활발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독특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토론을 이끌어 내고 있다. 예컨대 그는 경영진과의 회의 시, 대등한 입장에서 허심탄회한 토론을 하고자 할 때에는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회의에 참석했다고 한다. 휴턴이 카우보이 모자를 쓴 회의에서는 참석자들이 CEO와 다른 의견을 마음껏 개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카우보이 모자는 휴턴이 CEO의 신분이 아니라 다른 참석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토론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행동이었다고 한다.
 
인텔(Intel)의 전(前) CEO인 앤디 그로브(Andy Grove) 역시 독특한 방식으로 토론 중심의 회의를 유도했다. 예컨대 활발한 토론이 없이 회의가 일찍 끝날 기미가 보이면, 그는 의도적으로 ‘토론광’을 회의에 불러들였다. 소위 ‘싸움닭’을 투입한 것이다. 즉 회의 안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이나 거친 질문을 잘 하는 사람을 회의에 참석시켜 논쟁 없이 합의되어 가던 회의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 토론을 이끌어 냈다고 한다.   
 
이러한 토론식의 회의가 되기 위해 CEO가 한 가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 CEO가 참석하는 회의에서 CEO에게 잘 보이고자 하는 공명심에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깎아 내리고 자신만이 돋보이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CEO가 참석자들에게 상호 존중과 진실한 대화를 통해 최상의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바로 회의의 목적임을 주지시켜야 할 것이다 (<표> 참조).  
 
3.앵무새식 발표는 금지한다 
 
보통 CEO가 참석하는 회의를 보면 회의 탁자 중앙에 CEO가 앉아 있고 발표자는 앞에서 빔 프로젝터를 켜고 슬라이드 내용을 읽는 경우가 많다. 소위 ‘자, 준비해 온 것을 읽어봐라. 한번 들어보자’는 식이다. 이러한 방식의 회의에서는 CEO와 발표자간에 격의 없는 토론이 이루어지기 힘들다. 따라서 생생한 토론 중심의 회의를 위해서는 회의 시에 발표자가 자신의 ‘생각’을 직접 말하도록 해야 한다. 사전에 만들어 온 수십 페이지의 보고서를 회의 석상에서 그대로 소리 내어 읽는 소위 ‘앵무새’식 발표는 지양하게 해야 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선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의 전(前) CEO 스콧 맥닐리(Scott McNealy)는 “우리 회사에는 12.9 기가바이트에 달하는 파워포인트 보고서가 있다. 내 생각에 이것이 우리 회사의 생산성을 떨어트리는 쓰레기다”라고 말하면서, 1997년 파워포인트에 의존해 발표하는 회의 방식을 금지하였다.
 
앵무새식 발표에 따끔한 일침을 놓은 또 다른 CEO로서 모토로라(Motorola)의 에드워드 잔더(Edward Zander)를 들 수 있다. 잔더가 모토로라의 신임 CEO로 부임한 직후, 경영 회의의 일화이다. 한 임원으로부터 전략에 대한 보고를 받던 중, 잔더는 궁금한 점이 생겼다. 이에 “당신이 말하는 전략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하였다. 발표하던 임원은 슬라이드를 3 페이지 정도 뒤로 돌려, “네. 이 페이지를 보시면 됩니다”라고 답변하였다. 그러자 잔더는 “그 페이지는 좀 전에 보았네. 나는 당신이 말하는 그 전략의 본질이 무엇이고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이유를 묻고 있는 것일세”라고 다시 질문하였다. 그러자 그 임원은 다시 1 페이지 가량을 뒤로 돌리면서, “네. 그건 이 페이지를 보시면 됩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자 잔더는 화가 나서 “당장 빔 프로젝터를 꺼라. 언제까지 슬라이드에 적혀있는 내용을 그대로 읽기만 할 것인가? 나는 현재 우리 회사 전략의 문제와 해결 방안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직접 듣고 싶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P&G의 CEO 알랜 래플리(Alan G. Lafley)가 CEO로 처음 부임했을 당시의 상황도 모토로라의 경우와 비슷했다. 당시 P&G의 전략 회의는 ‘극장(Theater)’과도 같았다고 한다. 사업부장들은 자기 순서가 되면 단상으로 나가 이미 CEO 및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넘기면서 앵무새처럼 읽기만 했다. 이러한 극장식 회의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하였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건설적인 토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한 모든 사업부장들은 “여기 슬라이드를 자세히 보시면, 왜 우리 사업부의 성과가 올해 좋지 않았는지 아시게 될 것입니다”와 같이 변명만을 일삼았다고 한다.  
 
이에 래플리는 이러한 비효율적 회의 방식을 개혁하기로 하였다. 우선 각 사업부장들에게 발표할 자료는 보고 전에 자신에게 먼저 제출하도록 하였다. 그래서 궁금한 사항이나 잘못된 점은 직접 적어서 피드백 해 주었다. 둘째, 실제 회의에서는 3장짜리 보고서로만 발표하게 하였다. 래플리는 “전략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이해했다면 1페이지까지 보고서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하면서 두꺼운 보고서보다는 생각이 담긴 간결한 보고서를 요구했다. 셋째, 전략 안건에 대해 사업부장들은 단순한 의견 교환이 아닌, ‘어느 사업/시장에서 경쟁할 것인가’, ‘어떻게 경쟁에서 이길 것인가’라는 간단하지만 중요한 2가지 이슈에 대해 상호 토론과 논쟁을 하도록 유도하였다.  
 
4.회의 장소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린다 
 
회의 장소는 사무실이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버리는 것도 생산적 회의를 위한 포인트이다. 현장과 단절된 사무실에 파묻혀 머리를 감싸고 고민하기 보다는 직원과 고객이 있는 현장에 직접 나가서 거기에서 현장을 느끼고 즉각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사무실 중심의 회의를 하다 보면, 현장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데에 투자하는 시간보다, CEO에게 보고하기 위한 자료를 만드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비효율적 보고 문화가 싹 틀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잘 알고 있는 CEO들은 현장 중심의 의사결정을 강조하고 있다. 예컨대 도요타(Toyota)의 조 후지오(張富士夫) 회장은 “문제가 생기면 어디까지나 현장에서 부딪히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현장에서의 회의를 강조하고 있다. 월마트(Wal-Mart)의 창립자였던 샘 월튼(Sam Walton) 역시 “회사에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고 싶다면, 직원에게 물어봐라. 그러면 답을 알 것이다”라는 말하며, 보고서에 적힌 글보다는 현장의 말에 더욱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화이자(Pfizer)의 전(前) CEO인 존 맥킨(John McKeen)은 사무실 밖에서 구성원과 직접 만나서 대화하며 회사의 경영 현황이나 문제를 파악하는 활동을 즐겼다고 한다. 그는 사내의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옆에 있는 구성원에게 “어떤 일을 하고 있지요? 잘 되갑니까? 문제는 없습니까?”라고 질문하곤 했다. 한번은 엘리베이터에서 한 지역에서 페니실린의 이월 주문을 담당하는 관리자를 만났다. 맥킨은 “페니실린 이월 주문에 문제가 있다고 들었는데, 잘 처리되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 관리자는 “네?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요”라며, 그러한 문제가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맥킨은 현장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회사의 문제나 경영 현황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스타벅스(Starbucks)의 CEO 짐 도날드(Jim Donald) 역시 사무실 위주의 회의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CEO 중 하나이다. 그는  업무 시간의 약 45% 이상을 스타벅스 매장 방문이나 직원들과의 만남에 사용하고 있다. 보통 일주일에 20개의 매장을 방문하여 직원들을 만나 이야기하는가 하면, 매장의 카운터에서 앞치마를 입고 고객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고객 니즈를 경청하고 있다.   
 
5.회의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그 이후는 다 틀어지기 마련이다. 회의를 시작할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가장 중요한 참석자인 CEO가 자리에 없다면 회의는 어떻게 될까? 다른 회의 참석자들은 이 회의가 정말 중요한 회의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거나, 기다리다가 지쳐버릴 것이다. 생산적인 회의를 위해서는 CEO 자신부터 회의를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CEO들이 회의를 진정으로 소중히 여기는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회의 시간 지각’은 CEO들에게 나타나는 만성적 문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컨설팅 회사인 프라우드풋(Proudfoot)이 2,700여명의 CEO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CEO들은 10번 중 6번 꼴로 회의에 지각한다고 한다. 물론 바쁜 CEO이기 때문에 회의에 늦을 수는 있다. 그러나 CEO의 만성적인 지각으로 인해 버려진 시간들은 그 원인이 어떻다 하더라도 회사 차원에서 상당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씨티그룹(Citigroup)의 전임 CEO 샌포드 웨일(Sanford Weill)은 4명의 경영진과 회의 시, 자신이 15분 늦으면 4천2백여 달러가 손실이라며 회의 정시 도착을 매우 중시 여기고 있다.
 
인텔의 전(前) CEO인 앤디 그로브는 회의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었다. 그는 회의는 인텔의 생산성 향상의 기본이라는 신념 하에 이미 1970년대에 생산적 회의를 위한 지침을 마련하였다. 예컨대 모든 회의는 반드시 시작 시간을 사전에 정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회의에 늦게 도착한 사람은 절대로 참석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스타벅스의 CEO 짐 도날드 역시 회의 시간을 중시하여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CEO 중의 하나이다. 그는 통상적으로 회의 시간을 1시간으로 계획하되 실제 회의 시간은 45분을 넘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15분을 절약함으로써 그 시간 동안 회의 결과를 머리 속에 정리하거나 다음에 할 일을 미리 생각해 두는 등 다른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도날드는 1주일에 8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루 시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회의는 이제 CEO의 일상과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버렸다. 특히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이 바로 이 회의에서 결정된다는 점에서 회의 문화는 기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생산적인 회의, 고품질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CEO가 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끝>
(2007. 8. 31. LGERI 최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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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반짝하는 성과를 내다가 사라지는 기업이 아니라, 오랜 기간 꾸준히 높은 성과를 거두면서 장수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은 모든 경영자들의 바램이다. 장수 기업의 공통적인 특징을 꼽으라고 한다면 끊임없는 변신을 통한 적응 능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적응 능력의 핵심 원천은 사람 특히, 경영자라고 할 수 있다. 경영자 선정의 대표적인 방식과 육성의 주요 포인트를 살펴보고자 한다.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이 40년에 불과하며, 일본과 유럽 기업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욱 짧은 13년에 불과하다고 한다. 더욱이 단순히 생존하는 수준에서 한발 더 나아가 꾸준히 높은 성과를 내는 기업이 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연계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경우에도 환경 변화에 따른 끊임없는 변신과 적응 능력은 장수기업의 필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신과 적응을 주도하는 것은 바로 최고 경영자의 역할이다. 이런 관점에서 경영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단일 변수는 역시 최고 경영자가 아닌가 싶다. 최고경영자 선임에 따라 그 기업의 주가가 변동하는 현상이나, 월 스트리트 저널에 외부 영입 CEO에 대한 기사가 빈번하게 실리는 것도 이를 방증하는 하나의 예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근래 수요에 비해 리더급 인력의 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는 듯 보인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당연히 그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가히 천문학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기도 하다.
 
경영자 자원 왜 부족한가? 
 
그렇다면 최고 경영자의 확보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이런 결과는 지식경제로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일지 모른다. 과거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하던 시기에 비해 지금은 사업의 규모와 범위, 성격 등이 보다 광범위해지고 복잡해졌다. 이는 최고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경험과 스킬 등 성공을 위해 갖추어야 할 요건도 까다로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규모가 작고 사업 성격이 단순한 조직의 경영은 별다른 훈련과 경험의 축적이 없이도 성공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다양한 사업으로 구성된 대규모 조직의 경우에는 자연발생적인 리더의 성장을 기다리기만 해서는 곤란해지게 된다.
 
또한 과거에 비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 내지 기회를 찾아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어려워진 것도 유능한 최고 경영자 확보가 어려운 한가지 이유일 수 있겠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운영하는 일은 실패의 확률(Risk)이 높은 반면, 그 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학습의 기회(Opportunity)를 얻을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자연히 훌륭한 사업 리더가 키워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것이다.
 
경영자 자원, 어떻게 지속적으로 확보할 것인가? 
 
그렇다면 유능한 경영자 부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해외 기업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유능한 경영자를 확보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외부 영입을 통해 유능한 경영자를 확보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내부에서 육성하는 방법이다.  
 
전자의 대표적인 경우로 시스코(Cisco)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시스코는 최고 경영자(CEO)인 챔버스(John Chambers)를 비롯하여 최고 개발책임자(CDO) 쟌카를로(Charles Giancarlo), 최고 마케팅책임자(CMO) 보스트롬(Susan Bostrom) 등 주요 직책의 임원들 역시 외부에서 영입하거나 인수한 기업에서 성장한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후자의 대표적인 기업은 경영자 사관학교로 널리 알려진 GE이다. 혹자는 GE를 ‘최고경영자를 만들어 내는 공장(CEO factory)’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내부 육성과 외부 영입 중에서 보다 바람직한 접근 방법은 무엇일까? 이 문제에 대한 일률적인 답을 구하기보다 좀 더 다른 포괄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먼저 조직의 최고 경영자를 선정하는 방법은 2가지 관점에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후임 CEO 선정 과정에 누가 주도권을 갖고 관여하는가의 측면이다. 즉, 현재의 최고 경영자가 상당부분 권한을 갖고 주도하는 경우와, 반대로 현 최고 경영자는 배제하고 이사회 등 제 3자에 의해 선정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하나 CEO 선정 방식을 구분하는 관점은, 후보에 대한 선호(Preference)가 이미 정해져 있는가 여부이다. 예를 들어, 이미 차기 CEO로 고려중인 단일 후보자가 정해져 있는 상황이냐, 아니면 제로 베이스에서 후보자 풀(pool)을 구성하고 선정하느냐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관점을 기준으로 구분하면, 최고 경영자 선정 방식은 왕위 계승 방식(Crown heir), 경마 방식(Horse race), 이사회 추천 방식, 헤드헌팅을 통한 광범위한 탐색 방식 등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표> 참조).  
 
1.왕위 계승 방식(Crown heir) 
 
왕위 계승 방식이란, 현재의 최고 경영자가 자신의 후임자를 일찌감치 지정해서 육성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차기 최고 경영자 후보는 1인이며, 자신이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자기 개발을 위한 다양한 기회가 제공된다.  
 
1993년 애플 컴퓨터(Apple Computer)의 마이클 스핀들러(Michael Spindler)가 존 스컬리(John Sculley)에 이어 최고 경영자로 취임한 것이 왕위계승 방식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스컬리는 퇴임 3년 전부터 후계자를 공식화하고 매일의 경영 의사결정에 자연스럽게 후계자를 참여시킴으로써, 후계자가 CEO 업무를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방식은 가장 전통적인 승계 방식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방식이 성공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최고 경영자가 비록 자신이 선호하는 인물을 후보로 선정하더라도, 단계적으로 내외부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가 춘추전국시대 제 1대 패자인 제환공이다. 관포지교로도 잘 알려진 명재상 관중의 보필을 받아 당대에 천하의 패자가 된 제환공이지만, 말년에는 후계자 선정에 실패하여 비참한 최후를 맞고 말았다. 장자인 공자 무휴를 세자로 옹립한 결정을 뒤엎고 공자 소로 세자를 변경하려는 과정에서 합리적 사유나 투명성이 결여됨으로써 골육상쟁의 내부 분란이 발생하였고, 그로 말미암아 자신의 사후(死後) 2개월이 지나도록 장례가 치러지지 못하는 사태를 초래했던 것이다. 제 2대 패자인 진문공은 이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제환공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일찌감치 세자를 지명하고 대신들에게도 이를 명확히 주지시켰다. 그런 다음, 세자 이외의 아들들은 다른 나라로 보내 벼슬에 살게 하는 등 승계 과정을 자신의 생전에 완전하게 마무리 지음으로써 나라가 혼란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조치를 해 두었다. 이를 통해 진문공은 치세와 승계 모두에 성공한 현명한 군주로 후대에 기억되고 있다.
 
이 방식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의 하나가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에서 후계자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고 운영책임자(COO)의 역할을 부여하거나, 이사회 멤버로 선임하는 등 성과 창출이나 외부 노출의 기회를 통해 사전에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인정받게끔 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2.경마 방식(Horse race) 
 
경마 방식이란, 복수의 후계자 후보를 사전에 선정하고 이들로 하여금 일정기간의 경쟁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을 새로운 CEO로 선정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경마 방식은 최종 선정된 후계자의 정당성(legitimacy) 측면이나 이해관계자들의 수용도 측면에서는 가장 우수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실패로 판명된 애플사의 두 전임 CEO 사례에서 나타난 것처럼, 무능한 CEO가 대물림되는 문제도 예방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경마 방식도 왕위 승계 방식과 마찬가지로 후계자 육성과 검증을 위한 오랜 승계 기간이 요구된다. 그리고 때로는 오랜 경쟁을 통한 검증 과정을 끝내고도 적임자가 선정되지 않을 수도 있고, 결국 외부에서 후임자가 영입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전임자인 스메일(John Smale)의 뒤를 이어 새로운 CEO에 선임된 프록터 앤 갬블(P & G)사의 알츠(Ed Artzt)의 경우도 이러한 경마 방식에 따른 후계자 선정 사례의 하나이다. 그는 자신(당시 56세)보다 11살이나 젊고 유능한 경쟁자가 있었음에도, 국제 부문 책임자로 취임 후 두 자리 수 성장을 이끌어 내는 등 뛰어난 성과를 냄으로써 차기 CEO로 선정된  케이스이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GE의 후계자 선정 방식도 경마 방식을 성공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사례의 하나다. 후보들은 각자 도전적인 직무를 부여 받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후계자로서의 검증과 더불어 더 큰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축적하게 된다. 제프리 이멜트와 제임스 맥너니, 밥 나델리 등 GE 후계자 선정 경쟁의 마지막 주자들은 모두 이러한 과정을 통해 훌륭한 리더십 역량을 육성하고 개발함으로써, GE 또는 3M과 보잉, 홈 데포 등의 CEO를 역임했거나 현재 CEO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3.이사회 추천 방식 
 
이사회 추천 방식이란, 현직 CEO의 관여는 최소화되고 사외 이사가 중심이 되는 이사회에서 추천하는 1인의 후계자를 중심으로 후계자 선임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단기간 내에 후보자를 선정하여 진행하는 방식이므로, 충분한 내외부 이해관계자의 동의를 얻기는 비교적 어렵다. 그리고 후임 선정과정에서 이사회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루머로 떠돌게 되기도 한다.
 
최근 국내 모 기업의 사례에서 보듯이, 좋은 경영 성과를 거두고 있던 최고 경영자가 이사회의 의도에 따라 연임에 실패하고 교체가 되면서 이런 저런 뒷이야기가 언론매체에 소개되고 있는 것을 보아도, 후임자 선정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차기 CEO를 선정하는 노력이 중요함을 잘 알 수 있다.
 
이 방식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제너럴 모터(General Motors)의 잭 스미스(Jack Smith)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겠다. 부진한 매출로 인해 재정 위기가 발생함에 따라, 이사회가 주도하여 전임 CEO인 스템플(Robert Stempel)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여 사임시키고 후임자로 스미스를 선정한 바 있다.
 
4.헤드헌팅 방식 
 
외부 헤드헌팅 방식은, 이사회 추천 방식과 마찬가지로 현직 CEO가 아니라 이사회가 주로 관여하여 외부에서 복수의 후보자를 물색하고 그 중에서 적임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후보 선정은 조직의 변화 방향 등을 고려하여 적합한 요건을 갖춘 사람을 우선적으로 발탁하게 된다. 그러나 당초 의도한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완벽한 후보자를 찾기가 거의 불가능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선발 기준(Criteria)은 때로 변경될 수도 있다.  
 
코닥(Kodak)사의 휘트모어(Kay Whitmore)의 후임으로 선임된 피셔(George Fisher)의 경우가 헤드헌팅 방식으로 선발된 경우이다. 전임 CEO인 휘트모어는 새로운 기회의 모색보다는 비용 절감에 치중하면서 이사회의 바램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인물이었다. 따라서 당시 사외 이사였던 코카콜라사의 고이주에타가 주도하여 외부의 임원 리크루팅 회사를 통해, 외부인이면서 마케팅 배경을 갖춘 여러 명의 후보를 비밀리에 조사하게 되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완벽한 조건을 갖춘 후보자를 찾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이에 기술 환경의 변화에 대한 강한 비전을 가지고 있던 당시 모토로라의 CEO였던 피셔를 새로운 CEO로 선정하게 되었다. 이후 피셔는 재직기간 동안 수렁에 빠졌던 코닥을 디지털이미지 사업분야의 선두 주자로 화려하게 재기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기업별 상황에 따른 접근 필요 
 
적절한 CEO 후계자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이상의 4가지 방법 중에서 해당 기업의 상황과 인력 풀 등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여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기존의 전략 방향과 정책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조직의 경우에는 왕위 계승 방식에 의한 후임자 선정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반면, 경영의 연속성보다는 변화된 환경에 신속하게 적응하기 위해 변화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고, 주어진 시간도 많지 않은 경우라면 오히려 외부인재를 헤드헌팅 방식으로 영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충분한 후계자 양성 시간이 주어진 상황이라면, 다양한 유형의 경영자 후보를 조기에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가는 경마 방식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결국, 해당 기업의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방식을 우선 실행하되, 장기적으로는 조직내 각 계층의 경영자 풀을 충분히 육성하여 리더십 파이프라인에서의 흐름이 원활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영자 후보의 내부 육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과거보다 체계적이고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한 경영자 양성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내부 육성의 추진 절차는 주간경제 945호 「차기 CEO 양성의 비결」 참조). 여기에서는 특히 후계자 육성의 방법론 측면에서 보다 유의해야 할 이슈를 몇 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후계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잠재력이 높은 후보를 발굴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미래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으면서, 잠재력을 가진 인재를 식별하는 ‘천리마를 알아보는 백락의 안목’을 가지고 있다면 성공적인 인재의 발굴과 육성 차원에서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의 하나가 높은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는 단계에 지나치게 관심을 기울이는 반면, 실제 육성에는 소홀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잠재적 리더를 찾아내는 데 천재로 알려진 앤드루 카네기의 말처럼, “사람을 계발하는 것은 금을 캐는 것과 같다. 1온스의 금을 얻기 위해서는 1톤의 돌을 치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심정으로 효율성 보다는 효과성을 제고한다는 관점에서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한다면 이와 같은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까? 또한, ‘좋은 리더는 태어날지도 모르지만, 위대한 리더는 길러진다(Good leader may be born, but great leader is made)’라는 말처럼, 선발 자체보다는 육성에 보다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사람의 육성과 관련해서 나타나는 가장 기본적인 오해의 하나는 교육에 대한 투자를 사람을 키우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재의 육성에 있어서 보다 중요한 것은 ‘일을 통한 육성’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학습 유형은 크게 실행을 통한 학습(learning by doing)과 관찰을 통한 대리학습(learning by example, 또는 vicarious learning)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성인 교육 분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사람은 들은 것의 10%, 본 것의 50%, 말한 것의 70%를 기억하고, 듣고 보고 말하고 실제로 해본 것은 90%를 기억한다고 한다. 따라서, 스스로 실행을 통해 배우는 것, 그 중에서도 특히 도전적 과제의 수행과 그 과정에서 때로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하는 실패의 경험은 개인의 성장에는 매우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실제 GE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교육 프로그램도 액션 러닝을 중심으로 편성하는 등 ‘실행’을 가장 중요한 육성 방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직 내 책임의 범위상 초급관리자에서부터 전체 기업차원의 관리자에 이르는 각각의 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치도록 하는 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의 하나이다. 예를 들어, 본사 기능 분야 스탭에서 성장한 인재를 단일 사업을 총괄하는 관리자 직책의 경험도 생략한 채 복수 사업의 총괄직책을 부여하는 식의 오류를 흔히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초급자 슬로프를 거치지 않고 상급자 슬로프에서 스키를 타는 것과 같이 자칫 본인과 조직에게 부정적이고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SIGNA, 체이스 맨해튼, GE 등 여러 선진 기업의 경우에는 초급관리자에서부터 초급관리자의 관리자, 영역전담 관리자, 사업총괄 관리자, 복수 사업 총괄 관리자, 최고 경영자의 각 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치게 하는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람 중심의 가치관이 가장 중요 
 
유능한 경영자를 내부에서 효과적으로 육성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다. 그건 다름 아니라 제도나 프로그램 자체보다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People first)’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다.  
 
상위 1퍼센트 내에 드는 정말로 성공적인 리더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신의 팀원들을 발전시키고 성공시키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8년간의 영의정 재직 기간을 포함하여 23년간 재상으로 일한 황희 정승도 일찍부터 김종서를 재상감으로 지목하여 혹독하게 단련시켰다고 한다. 이타적인 이유에서건 이기적 이유에서건 조직의 상위 계층에서부터 솔선수범하여 사람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이고, 나아가 이런 사람을 키우는 분위기가 조직 내에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다면 매우 고무적인 일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  <끝>
(2007.7.25. LGERI, 노용진)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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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차기 CEO감을 잘 키워 놓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 선택한 CEO는 100년 동안 쌓은 공든 탑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차기 CEO를 성공적으로 키울 수 있을까?   
 
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은 무엇일까? 이는 많은 기업인들과 학자들의 오랜 질문 중의 하나이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바로 최고 경영자(CEO)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기업의 전략적인 방향을 결정하고 자원을 투입하는 등 중요한 의사결정 사항들의 대부분이 CEO에게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현재의 CEO도 중요하지만, ‘다음 CEO를 누구로 할 것인가’는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생존에 있어 중요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잘 성장하던 회사가 잘못 선택한 CEO 한 사람으로 인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경우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예로 코카콜라를 보자. 코카콜라는 CEO를 잘못 선택하여 어려움을 겪게 된 대표적인 회사로 손꼽힌다. R. 고이주에타 전임 회장 당시 90달러를 호가하던 코카콜라의 주식은 후임자인 D. 아이베스터가 CEO가 된지 2년 만에 60달러 대로 주저 앉았다. 이는 동일 기간 경쟁사인 펩시가 성장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아이베스터는 전략상의 실패, 성과 부진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CEO 자리에서 물러 났지만, 그 이후에도 코카콜라는 상당 기간 마땅한 CEO를 찾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었다.  
 
‘잘못된 CEO 선택’이라는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음 CEO감을 일찌감치 잘 키워 놓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 날 GE, P&G, 존슨 앤 존슨 등 많은 선진 기업들이 후계자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특히 P&G의 CEO인 A.G. 래플리는 “P&G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다른 리더들을 키우는 일이다”라고 말하며, 업무 시간의 절반 정도를 미래의 리더를 발굴, 양성하는 데 쏟고 있다고 한다.  
 
물론 CEO감을 내부에서 육성하기보다 외부로부터 영입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미리 키워 놓은 인재가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쓰는 방법이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외부에서 영입하는 CEO들의 경우 문화에의 부적응, 기존 구성원들의 거부감, 사기 저하 등으로 인해 내부 출신의 CEO들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결과를 볼 때 결국 유능한 후계자를 확보하는 보다 바람직한 길은 내부에서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것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내부에서 차기 CEO감을 효과적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차기 CEO 양성의 바람직한 프로세스를 찾아 보자.
 
될 성 싶은 나무, 빨리 찾기 
 
차기 CEO감을 효과적으로 키우기 위한 첫걸음은 우수한 재목들을 빨리 찾아내 후계자 Pool을 구성하고, CEO로서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시키는 것이다. 슈퍼 스타 CEO는 어느 날 갑자기 탄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의 교수인 R. 차란은 “CEO감을 제대로 키우려면 최소한 10년 정도 훈련시켜야 한다”며, 후계자 발굴과 교육은 가능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 예로 미국의 생활용품 업체인 콜게이트의 경우를 보자. 콜게이트는 입사 1년 차인 사원들에 대해서도 향후 CEO감으로 키울 만한 재목인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록 연차는 낮지만 콜게이트 내 최고의 인재(Global Talent)로 분류된 사원에 대해서는 고속 승진의 절차를 밟게 하는 등 본격적인 육성 활동에 들어간다고 한다. 콜게이트의 HR 담당 임원은 “입사 1년 신입 사원을 대상으로 한 CEO 후보자 논의는 너무 빠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CEO감을 제대로 키우려면 가능한 빨리 우수 인재를 가려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CEO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경험을 보다 체계적으로 쌓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CEO감 발굴을 빨리 시작하라고 말하고 있다.  
 
손익 책임을 맡겨 진정한 사업가로 키워라 
 
우수한 CEO 후보감들을 선발해 놓았다 하더라도, 이들을 제대로 육성하지 못한다면 그 노력들이 용두사미 격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CEO 후계자 육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손익을 책임질 수 있는 사업 단위를 맡기는 것이다. 즉, 마케팅에서부터 연구개발, 생산, 영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활동을 관장할 수 있도록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의 경우, 후계자 육성을 위한 방법으로 손익 책임을 맡기기 보다는 주로 기능 중심의 직무 이동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후계자들에게 있어 각 기능들이 수행하는 업무를 세세히 잘 아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치면 자칫 전체적인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경영자를 만들 수 있다. 각 기능들을 관리하는 데는 탁월하지만, 전략적 관점을 가지고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사업가를 만들어 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  
 
앞에서 말한 코카콜라의 전 CEO인 D. 아이베스터가 이러한 예에 가깝다. 그는 20년간 코카콜라의 다양한 부서에서 업무 경험을 쌓았지만, ‘사업 경험’을 풍부하게 가진 경영자는 아니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아이베스터의 이러한 기능 중심의 경력을 그의 실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즉, 그는 기능 중심의 경력으로 인해 조직 내부 관리에는 탁월했지만, 사업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갑작스런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데는 상당히 미숙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예에서 보듯 향후 회사의 전체 사업을 이끌 CEO감을 키울 때에는 가능한 충분한 사업 경험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하나의 제품을 맡기든, 대규모의 사업을 맡기든 일단 모든 기능을 총괄하여 자신의 사업을 운영해 보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후계자들이 기능 중심의 단견적 시각에서 벗어나, 전체 사업과 시장을 조망할 수 있는 전략적 마인드를 갖추도록 해 줘야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IT 기업인 톰슨사의 경우를 보자. 톰슨사에서는 후계자들에게 손익 책임이 명확한 사업을 맡김으로써 이들이 사업가의 시각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톰슨사의 HR 담당 임원인 J. 스미스는 “손익 책임을 맡기는 것이야말로 리더를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이를 통해 훌륭한 차기 리더들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후계자 정보, 체계적으로 관리하라 
 
후계자 Pool을 만들어 놓고 육성하기 시작하면, 이들의 다양한 활동과 그 결과들을 체계적으로 확보/관리해야 한다. 차후에 누가 더 바람직한 후계자인지 선별하고 가려내기 위해서는 별도의 데이터 베이스를 갖추어 각 후계자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축적해 놓는 것이 필수적이다. 아무리 후계자 Pool을 잘 만들어 놓고 열심히 육성을 한다 하더라도 누가 더 CEO에 적합한 인재인지 가려낼 만한 정보가 없다면, 그 모든 활동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P&G의 경우를 보자. P&G에서는 ‘인재 개발 시스템(Talent Development System)’을 구축해 놓고, 후계자를 포함하여 핵심 인재들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축적/관리하고 있다. 이 정보 시스템 안에는 개인별로 입사 직후부터 받은 모든 평가, 육성 정보들이 망라되어 있는데, P&G는 이러한 정보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필요 시 후계자 검증 및 관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한다.  
 
● 획득해야 할 정보의 내용 
 
후계자들에 대해 확보해야 할 정보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경영 관리 능력에 대한 정보를 축적해야 한다. 여기에는 실적과 리더십이 포함된다. 즉, 재무적인 사업 성과를 기대 수준 대비 어느 정도 창출해 내었는지에 대한 부분과,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면서도 구성원들의 사기(Morale)를 잘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으로, 경영자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덕목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전문성에 대한 정보도 수집되어야 한다. 이는 각 후계자들이 무엇을 잘하는지에 대한 정보다. 예를 들자면, 어떤 제품이나 사업 영역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기능(재무, 영업, 마케팅, 유통, 물류 등)에서 강점을 보이는지, 어떤 전략적 상황(위기 극복, 비용 절감/혁신, 신규 사업 육성 등)에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축적해 놓는 것이다. 이는 회사의 상황이나 환경 변화에 따라 어떤 인재가 보다 CEO로 적합할지 판단할 수 있는 핵심 근거 자료로서 작용할 수 있다.  
 
● 정보 획득 방법 
 
이러한 관련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정도다.  
 
첫째, 서베이 등 다양한 평가 툴(Tool)을 활용하여 공식적이고 정기적인 평가를 통해 정보를 획득하는 방법이다. 둘째, 직접적인 대면 접촉을 통해 정보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틀에 박힌 평가 방식으로 사람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쉽지 않은 리더십이나 전문성과 관련된 부분은 당사자나 주위 사람의 평판을 직접 모니터링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물론 대면 접촉은 시간이나 장소의 문제 등으로 인해 CEO가 모든 후계자를 자주 만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때는 HR 담당 임원 등의 도움을 받아 간접적으로 정보를 얻는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다. 한 예로 GE의 전 CEO인 잭 웰치의 경우, 조직 내 주요 핵심 리더들의 개별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전담 부서를 마련하였다. 이 부서는 리더들을 개별적으로 만난 후 그 결과를 정리하여 J. 웰치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J. 웰치는 조직 내 핵심 리더들에 대한 정보를 보다 풍부하게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한다.  
 
구성원과 함께 선별하라 
 
후계자들에 대한 정보들이 축적되면, 이를 바탕으로 누가 더 CEO감으로 적합한지 주기적으로 스크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보다 검증된 인재들을 중심으로 인재 Pool을 재구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층 더 심도 있는 관리와 육성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후보들을 효과적으로 스크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즉, 누가 더 CEO에 적합한지 판별할 수 있는 ‘CEO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 요건’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회사의 향후 전략 방향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전략을 추진하느냐에 따라 CEO가 갖추어야 할 전문성, 리더십 등의 구체적인 세부 자질 요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를 보자. BOA의 전임 CEO인 H. 맥콜은 당시 은행들의 주요 성장 방식이었던 합병에 탁월한 사람이었다. 그의 후임을 선택하기 위한 논의 자리에서 이사회 등 주요 참석자들은 우선 향후 회사의 전략 방향에 대해 논의하면서, 앞으로 합병보다 내부 통합에 주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이에 따라 여러 후계자 중 내부 통합에 재능과 전문성을 보인 K. 루이스를 차기 CEO로 선정하였다. 이렇듯 전략 방향과 후계자의 적합성을 검토함으로써 BOA는 조직 변화를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 낼 수 있었다고 한다.  
 
● 반드시 구성원과의 논의 과정을 거쳐야 
 
이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사항 중 하나는 CEO가 주도적으로 검증 절차를 리드하기보다는, HR 임원이나 일부 이사회 구성원 등 후계자들을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충분히 논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CEO가 주도하여 후계자들을 평가할 때 많이 나타나는 문제점 중의 하나는 자신과 비슷한 유형의 사람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기존 CEO와 유사한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후계자로서 확고부동한 자리를 차지하고, CEO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인재들은 후계자 Pool에서 소리 없이 밀려날 수 있다. 이는 회사의 전략적 방향이 크게 변하지 않거나 안정적인 상황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는 후계자를 잘못 선택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리더십 분야의 전문가인 L. 블랙맨은 “후계자들을 검증할 때는 다양한 사람들의 시각이 반영되도록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하였다. 이는 보다 적합한 자질을 갖춘 사람을 선별하는 데 있어서, CEO 혼자만의 의사결정으로는 오판이 생길 수 있음을 시사하는 말이라 하겠다.  
 
CEO가 앞장 서야 한다! 
 
후계자에 대한 양성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CEO가 먼저 발벗고 나서야 한다. 어떤 제도이든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CEO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법이지만, 특히 CEO 후계자 양성과 관련된 제도의 경우는 CEO가 앞장 서 나서지 않으면 조직 내에 정착되기가 쉽지 않다. 아무래도 현직 CEO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CEO감을 육성하자는 이야기를 꺼낼 만한 사람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대내외 업무로 바쁜 CEO에게 있어 사람을 키운다는 것이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는, 힘겨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자신의 은퇴 후에도 끊임없이 성장해 나가는 회사를 보며, ‘내가 회사의 성공 기반을 닦았다’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미래를 그려 본다면, 얼마든지 즐겁게 수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끝>
(LGERI, 2007.7.18. 황인경)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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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종 제조업 기타
직      무 경리,회계
경      력 3년이상~5년미만
질문제목 경리인으로서 어떤 경로를 밟아가야 할지요.
질문내용 안녕하세요.

저는 경리부서 4년차(대리1년차)에 접어든 경력자입니다.
자금.부가세 부분 업무를 회사에서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제가하고 있는 경리업무에 뼈를 묻어, 10여년후에 CFO,CEO까지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제가 위의 성공코스를 진행하는데 아래 5가지중 어느것을 택하는것이 가장 효과적일지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 입니다.

1.경영대학원(경제대학원,MBA)-국내대학원
2.CTP(AICPA,CMA)-미국회계자격
3.세무사(국내CPA)-세무사(한국회계사)
4.미국MBA-외국유학
5.직장에서 실무만 한다.

위의 문제에 대해서 이글 올리는 저는 1번,2번을 유력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 효력이 한국내에서는 좀 약하다 싶은 불안감이 약간 있어서 4번을 유력히 고민해보다가, 차라리 3번을 선택함이 어떤가 생각이 들어 여기 들어왔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답변제목 경리직에서 향후 CFO,CEO로의 진로모색
답변내용 안녕하세요?

경리업무로 재직중인데 향후 경력경로에 관한 상담이네요.
귀하는 경리업무 경력 4년차로 재직중이며, 향후 10여년 후에는 CFO, CEO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귀하가 직접 검토하신 5가지의 길 가운데 택할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 목표를 CEO로 했을 경우와 CFO로 했을 경우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만 귀하의 목표가 CEO라고 할 경우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가장 중요하게는 귀하 스스로 경리.재무업무에 관해서는 적성과 능력을 인정하는 것이고, 구체적인 길의 선택에 있어서는 실현 가능하며 효과적인 길을 선택하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CEO를 목표로 할 때, 90년대 중반 이전에는 재무.기획분야의 전문가가 CEO로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만 점차 마케팅. 영업부문의 전문가가 CEO로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즉 기업의 최전선의 야전경험이 풍부한 인재가 기업전체의 운명을 잘 밀고 나간다는 고객본위, 소비자 위주의 환경과 일치하는 방향입니다.

즉, 귀하가 경리.재무분야의 전문가로 되더라도 직장생활의 최고봉인 CEO를 목표로 할 경우 순수 관리업무만이 아닌 마케팅.세일즈 등 직접적인 수익창출업무경력을 쌓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각도에서 본다면 2.3번 특히 3번은 국내에서 공인회계사로 아예 다른 길을 갈 확률이 높다고 보이는 것이고, 미국 회계사자격증도 실제로 기업에서는 큰 효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MBA의 선택은 국내이든 해외이든 글로벌 Top 10 이내의 학교에서 MBA를 할 경우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 점입니다. 직장에서의 경력을 공백으로 두는 기간 MBA를 확실한 명문에서 한다는 의미이고, 기업에서 실제로 좋은 성과로 입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학은 국내 직장경력의 공백과 재정부담 등이 있으나 그런 조건이 잘 구비되어서 유학하게 된다면 성공적인 경력전환을 할 수 있는데는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가능성 가운데 정보에 의해 재점검하고, 현실적 가능성과 장래성있는 계획을 실행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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