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방송은 취업.창업에 관한 전문 케이블채널입니다. 일자리방송의 <일자리와이드>2부에서는 <실전! 모의면접>을 통해 3명의 지원자를 사전에 선발하여, 실전과 거의 같은 상황 아래서 면접을 진행합니다. 3명의 지원자와 3명의 면접관이 연출없이 실전과 같이 면접을 치릅니다. 면접지원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은 자료입니다. 저는 면접관으로서 참여하고, 전문가로서 실전! 모의면접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해설합니다. <서형준 코치>

일자리방송(www.jcbn.co.kr) 일자리와이드 2부 <면접> (2009. 3. 30. 방송분)
일자리 와이드 2부 <면접>

서형준 / 서형준 커리어 경영연구소 대표



- 면접에서 잘 모르는 질문을 받았을 경우
: 잘 모르거나, 정확히 모르겠다는 점을 솔직하게 시인
: 어느 정도 아는 데 정확히 생각나지 않은 부분이라면, 아는데 까지 최선을 다해 답변

- 면접 TIP <잘 모르겠다고 시인하는 경우>
: ‘최대한 빨리 오늘 중으로 알아놓겠다’ 라든지,
‘꼭 찾아서 알도록 하겠고, 입사 후 면접관님께 말씀드리겠다.’고 하는 등의
적극적인 개선의지를 보여라!

- 너무 긴장해서 대답을 잇지 못한다면?
: 최대한 빨리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당당하게 답변하는 자기 모습을 그리면서 답변하는 것이 좋다!
: 평소 상당한 연습과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당황했을 때 슬기롭게 빠져나오는 연습이 중요!

- 내성적인 사람이 강점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려면?
: 내성적인 사람들이 외향적인 사람들에 비해 통찰력이 놓고 내적으로는 자존감이 강함.
: 자신의 강점을 굳게 믿고 자신 있는 결단력이 필요
: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면접관 앞에서 거침없이 드러내는 노력과 연습 필요.

- 실무역량과 전문지식에 관련한 질문들에 대한 대처
: 최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피력
: 잘 모르는 부분은 빨리 인정하되, 적극적 개선의지 피력이 중요.--> 위의 <잘 모르겠다고 시인하는 경우> 참조.
일자리방송은 취업.창업에 관한 전문 케이블채널입니다. 일자리방송의 <일자리와이드>2부에서는 <실전! 모의면접>을 통해 3명의 지원자를 사전에 선발하여, 실전과 거의 같은 상황 아래서 면접을 진행합니다. 3명의 지원자와 3명의 면접관이 연출없이 실전과 같이 면접을 치릅니다. 면접지원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은 자료입니다. 저는 면접관으로서 참여하고, 전문가로서 실전! 모의면접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해설합니다. <서형준 코치>

일자리방송(www.jcbn.co.kr) 일자리와이드 2부 <면접> (2009. 3. 23. 방송분)
일자리와이드 2부 <면접>

서형준 / 서형준 커리어 경영연구소 대표

- 토론면접이란?
: 지원자들에게 주어진 주제를 토론하도록 하고, 면접관들이 토론의 내용과 진행, 지원자들의 자세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면접
: 보통 5~8명 단위를 한 그룹으로 30~90분간 토론

- 토론면접을 하는 이유는?
: 평가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
→ 예견치 못한 주제에 대해 평소상식을 동원하여 주제에 집중하고 문제해결과 결론도출에 이르는 과정을 확인
: 지원자의 지적 능력, 토론기술, 자세와 태도를 종합적으로 평가

- 최근 이루어지는 토론면접의 주제는?
: 시사문제, 업종별 전문 지식과 관련된 문제 등 다양하고 폭넓게 출제
: 한미FTA에 대한 찬반문제, 고령화 사회에 대한 문제, 양극화문제, 조기퇴직문제, 북핵문제, 인터넷실명제, 성범죄자의 신상공 개 문제 등 다양하게 출제

- 토론면접의 발언 노하우
: 주제와 일치한 의견을 간단하고 쉽게 발언할 수 있도록 하는 연습 필요
→ 주된 요지를 먼저 말하고, 부연설명은 나중에 말하는 것이 좋다.
→ 구체적인 수치나 전문용어 사용
→ 자신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경우, 과감하게 표현
: 토론시작 후 바로 사회자를 정해 논의를 시작
→ 주제와 논점을 이끌고, 중간 중간 정리하는 과정을 미리 연습해 보는 것이 좋다.

- 면접의 비법(4가지 성공비결)
(1)마음가짐과 태도
(2)면접전략과 기술
(3)회사, 산업, 업무지식
(4)부단한 연습

- 토론면접의 비법
: 토론면접의 구성과 특징 이해
: 자신감과 적극성을 가지고 임하라!
: 토론주제에 충실
: 발언시 크고 분명한 목소리로 시선을 이동하고 바른 자세로 임하라!
: 발언요지를 먼저 말하고, 부연설명은 나중에 덧붙여라!
: 다른 사람이 발언할 때에는 적극 경청
→ 주목, 메모, 끄덕임 등
: 토론면접은 종합평가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 평소 시사상식과 이슈에 대한 이해와 공부
& 스터디그룹을 구성해 토론연습을 하고 평가



 
일자리방송은 취업.창업에 관한 전문 케이블채널입니다. 일자리방송의 <일자리와이드>2부에서는 <실전! 모의면접>을 통해 3명의 지원자를 사전에 선발하여, 실전과 거의 같은 상황 아래서 면접을 진행합니다. 3명의 지원자와 3명의 면접관이 연출없이 실전과 같이 면접을 치릅니다. 면접지원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은 자료입니다. 저는 면접관으로서 참여하고, 전문가로서 실전! 모의면접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해설합니다. <서형준 코치>

일자리방송(www.jcbn.co.kr) 일자리와이드 2부 <면접> (2009. 3. 16. 방송분)

일자리와이드 2부 <면접>

서형준 커리어 경영연구소 대표

- 인성면접 평가 내용
: 지원자의 품성과 가치관, 조직적합성,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 등

- 자주 나오는 면접 질문 유형 <책>
: 지원자가 집중하고 있는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우회적으로 물어보는 질문
: 구체적으로 읽은 책과 그 책을 통해 무엇을 깨닫고 배우는 지를 통해 지원자의 가치관 판단

- 책을 어떤 태도로 읽었는지, 책을 통해 무엇을 배웠으며, 자기 삶에 어떻게 적용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표현

- 면접 답변 평가 : 지원자 <박재범>
: 책 제목 부정확 (“삼성의 디지털노마드 전략, 칭기즈칸과 만나다”)
: ‘디지털 노마드’라는 키워드와 IT서비스 분야와의 연결성 좋음
: 한 단계 깊이 들어간 부분에서 적절한 대답을 하지 못해 깊이 있는 책읽기는 미흡해 보임

- 면접 답변 평가 : 지원자 <조혜영>
: 효과적인 대화법을 익히기 위한 목적 정확
: 금융서비스 분야의 자산관리 컨설턴트가 되고 싶다는 경력목표와 부합

- 면접 답변 평가 : 지원자 <이동헌>
: 베스트셀러에 대해 비판적 시각 + 교훈 적절히 표현
: 비판적 책읽기와 책을 통한 배움의 자세 좋았음
: 오늘에 최선을 다하자는 태도는 영업 분야에서 매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

- 너무 긴장해서 대답을 잇지 못한다면?
: 최대한 빨리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당당하게 답변하는 자기 모습을 그리면서 답변하는 것이 좋다!
: 평소 상당한 연습과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당황했을 때 슬기롭게 빠져나오는 연습이 중요!

- 내성적인 사람이 강점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려면?
: 내성적인 사람들이 외향적인 사람들에 비해 통찰력이 놓고 내적으로는 자존감이 강함.
: 자신의 강점을 굳게 믿고 자신 있는 결단력이 필요
: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면접관 앞에서 거침없이 드러내는 노력과 연습 필요




일자리방송은 취업.창업에 관한 전문 케이블채널입니다. 일자리방송의 <일자리와이드>2부에서는 <실전! 모의면접>을 통해 3명의 지원자를 사전에 선발하여, 실전과 거의 같은 상황 아래서 면접을 진행합니다. 3명의 지원자와 3명의 면접관이 연출없이 실전과 같이 면접을 치릅니다. 면접지원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은 자료입니다. 저는 면접관으로서 참여하고, 전문가로서 실전! 모의면접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해설합니다. <서형준 코치>

일자리방송(www.jcbn.co.kr) 일자리와이드 2부 <면접> (2009. 3. 9. 방송분)

서형준 / 서형준 커리어 경영연구소 대표

- 자기소개 노하우
: 강점과 특기를 중심으로 언급.
: 강점을 발휘한 경험과 실례를 제시해 업무 관련성을 연결하는 것이 좋다!

- 자기소개 평가 내용
: 지원자의 용모와 품성, 가치관 평가

- 짧은 시간 효과적으로 자신의 장점을 표현하려면?
자신의 장점을 업무와 연결시키려는 노력과 진실성을 보여라!

- 1분 자기 소개 원칙
: 강점과 특기를 말하되, 구체적 경험과 실례를 통해 표현하라!
: 정직한 자기 자신의 모습과 역량을 보여라!

- 면접시 당황스러운 질문이 많은 이유는?
: 면접자의 준비되지 않은 대답을 통해 순간 대처 능력 판단
: 당황하더라도 빨리 냉정을 되찾고, 최선의 대답을 해아한다.
: 정답이 없으므로 소신껏 끝까지 최선을 다해 답하는 태도가 좋다.

- 좋아하는 단어 VS 싫어하는 단어?
: 돌발적인 질문을 통해 지원자의 내면적 가치관 포착
: (예) 성공과 반복
→ 면접자의 강한 목적의식과 지루한 반복을 싫어하는 창의성과 혁신을 미루어 짐작

- 면접시 답변 노하우
: 간단명료하게 두괄식으로 말하라!
→ 중심 내용을 먼저 말하고 부연설명을 간단히 덧붙여라!
: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부정적이거나 패배적인 언어사용은 자제하라!

- 서류전형 통과 비법
: 간단명료한 문장으로 자신의 강점과 특기를 구체적 경험과 실례를 통해 언급
: 지원회사나 지원 분야의 업무와 연관되는 아르바이트, 인턴, 공모전, 봉사활동 등의 경험 피력
: 간결체와 두괄식으로 작성




Q.

이력서를 쓰다보면 인적사항에 부모의 직업과 학력을 써넣는 곳이 있습니다. 처부모님이 대학을 못 나온 것이 취업에 불이익을 줄 까봐 불안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합니다.

또 이력서에 보면 키와 몸무게 같은 신체지수를 쓰라는 내용이 있는데, 저는 남자여서 별로 신경 쓰이지 않지만 여자분 들은 무척 불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업이 부모의 학력이나, 직업, 또는 자신의 키나 몸무게 같이 업무에 직접 상관없는 정보를 요구하는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정말로 그것들이 취업의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인가요? 


A.

불필요하고, 차별의 소지 있는 이력서 기재사항

대학내일 462호 표지

이력서 또는 입사지원서의 기재사항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흔히 ‘문방구 이력서’라고 불리는 인사 1호 서식부터 자세한 것까지 다양합니다. 이력서는 지원자의 기본적인 정보와 업무에 적합한 자격과 능력, 경험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가장 기본적인 서류입니다. 그런데 양식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상세한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것들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특히, 키와 몸무게 등 신체 관련한 정보는 꼭 필요한 해당 분야가 아니면 상당히 인권침해적 요소가 많은 부분입니다. 부모의 학력이나 직업, 신체지수와 같은 지원분야와 상관없는 정보를 요구하는 이유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습니다. 또한, 그것이 꼭 필요한 일부 모집분야 외에는 서류전형의 사정기준으로 작용하지도 않습니다. 제 소견으로는, 과거부터 내려오는 관행이 과감히 시정되지 않는 타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국내 주요 취업포털사이트가 등록하도록 요구한 이력서에도 선택사항이긴 합니다만, 키와 몸무게, 혈액형까지 기재하도록 한 것은 매우 불합리한 내용입니다. 이런 내용은 건강기록에나 있을 법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근로기준법에 성차별은 물론, 국적과 신앙, 사회적 신분상의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노동부의 표준이력서 가이드라인

채용에서 남녀차별과 불합리한 채용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서 노동부에서는 지난 2007년 12월부터 ‘표준이력서(입사지원서)’와 ‘면접 가이드라인’을 개발, 기업들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표준이력서의 주요 적용원칙은, ①사진은 삭제원칙, ②주민등록번호는 나이나 성별을 파악할 수 있는 앞자리 번호 2개는 삭제원칙, ③학교명․재학기관 삭제, 학력 및 전공표기는 가능, ④병역필 여부나 병력기간은 기재 가능 등입니다. 이 정도가 일반적인 글로벌 표준에 가깝습니다만, 아직 우리 기업들의 현실에는 요원해 보입니다.

실제 이력서 작성 시 고려사항

노동부의 표준이력서 가이드라인에 기초해서 이력서를 실제로 작성하려면 많은 갈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입사지원자는 기업보다 확실히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권리일지라도 쉽게 주장만 하면 입사기회를 초기부터 잃어버릴 위험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력서 작성할 때는 적절한 타협도 필요합니다. 채용에 불필요한 내용이 기재사항에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입사전형 당락에 영향은 거의 없으므로 특별히 밝히고 싶지 않은 부분을 제외하곤 기재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불필요한 기재사항 대부분은 사실확인조차 쉽지 않은 항목들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고 스스로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끝) (대학내일 462호. 2009. 4. 6 ~ 4. 12)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글로벌 경제 위기의 한파 탓인지 이번 불황은 그 어느 때 보다 차갑기만 하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도 불안감을 더한다. 이때 멀쩡해 보이던 기업이 위기에 빠졌다는 소식을 접한 기업들의 두려움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그런데 위기에 빠진 기업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경영 여건이 좋을 때는 무난히 성과를 냈기 때문에 몰랐을 뿐이지, 이미 조직 내의 숨겨진 문제점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직행동 분야의 대가인 알바라도 교수도 “조직은 사람의 신체와 마찬가지로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평소 잘 관리하지 않거나, 사소한 문제라도 그냥 방치할 경우 심각한 병(病)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조직 병리 현상(Organizational Pathology)’이라고 한다. 금번 글로벌 경제 위기의 여파가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지만, 기업이 더 이상 걱정만 하고 있을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회사의 건강을 챙겨야만 불황 극복은 물론 그 이후 새로운 도약도 기할 수 있다. 이에 위기 상황 속에서 조직을 더욱 병들게 하는 조직 병리 현상들과 건강한 조직을 만들 수 있는 방안들을 알아본다. ■
  
< 목 차 > 
  
Ⅰ. 건강한 조직이 위기를 넘는다  
Ⅱ. 극복해야 할 조직 병리 현상과 대응 방안 
Ⅲ. 적절한 긴장감이 면역력을 키운다
 
  
  
Ⅰ. 건강한 조직이 위기를 넘는다  
  
 
글로벌 경제 위기의 한파가 매섭다. 불황의 그늘도 차갑지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기업의 근심이 그 어느 때 보다 크다. 게다가 멀쩡해 보였던 기업이 위기에 빠져 도산하거나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기업들은 불황을 더욱 두려워할 수 밖에 없다. 
 
불황 자체가 위기는 아냐!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한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불황 그 자체가 직접적으로 기업을 좌초시켰다’는 것은 그릇된 생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위기에 빠진 기업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경영 여건이 좋을 때는 어느 기업이나 무난히 성과를 낸다. 그래서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불황과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좌초되는 기업을 보면 겉으로는 건강해 보였을지 몰라도, 이미 속으로는 병(病)들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쉽사리 알아채지 못했던 것뿐이다. 따라서, 기초 체력이 튼튼한 건강한 조직(Healthy Organization)에게 있어, 불황은 그저 평소보다 힘들고 고된 상황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지 모른다. 오히려 이들에게 불황은 경쟁자를 앞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병을 키워온 조직이 문제 
 
하버드 대학의 켄터(Kanter) 교수는 “비난(Blame), 회피(Avoidance), 은닉(Secrecy),  무기력증(Feeling of Helplessness) 등과 같은 조직 병리 현상(Organizational Pathology)들이 회사의 조직 문화를 망친다. 특히, 이런 병리 현상들이 위기에 놓인 기업들을 다시는 회생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경고한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기업이 꼭 명심해야 할 점도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평소 기업이 얼마나 건강한 조직을 만들어 왔는가?’가 불황을 넘어 향후 일류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서는 금번 글로벌 경제 위기의 여파가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기업이 걱정만 하고 있을 수 없다. 조직행동 분야의 대가인 앨버라도(Alvarado) 교수 또한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평소 잘 관리하지 않거나, 사소한 문제라도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 심각한 병(病)을 키울 수 있다. 조직도 사람의 신체처럼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조직 병리 현상도 세심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불황기일수록 숨겨져 있던 조직 병리 현상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감기를 잘못 방치했다 심각한 폐렴을 앓을 수 있듯이,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더 늦기 전에 바로 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기업은 회사의 건강을 세밀히 점검해 심신이 모두 건강한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 글에서는 위기 상황 속에서 조직을 더욱 병들게 하는 조직 병리 현상과 건강한 조직을 만들 수 있는 극복 방안을 알아본다(<그림 1> 참조). 
그림 1 대표적인 조직 병리 현상들

  
 
Ⅱ. 극복해야 할 조직 병리 현상과 대응 방안 
  
 
1. 귀차니즘의 발동 : ‘지금까지 잘해 왔는데, 뭐!’ 
 
기업을 위기에 빠지게 만드는 조직 병리 현상 가운데 하나는 귀차니즘이다. 귀차니즘이란 최근 신세대들 사이에서 많이 사용되는 인터넷 용어로 만사가 귀찮아서 게으름을 피우는 현상이 고착된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위기에 빠지는 기업도 이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우리는 종종 성공가도를 달리며 승승장구했던 거대 기업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그런데 이들 기업을 보면 ‘지금까지 충분히 잘해 왔는데, 뭐!’, ‘그냥 지금처럼만 하면 별 문제없겠지’, ‘괜히 새로운걸 하면 귀찮고 힘들 뿐…’이라는 생각을 갖곤 한다.  
 
그러나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살며, 설상가상 대공황에 버금가는 불황기를 겪고 있는 기업들에게 이는 정말로 위험천만한 생각이다. 미래 변화에 둔감한 귀차니즘의 발동은 기업이 경쟁 구도에 유연하게 적응하지 못하게 만들어 쇠락의 길로 이끄는 지름길이 되기 때문이다. 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업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더듬이를 쫑긋 세울 필요가 있다. 그리고 부지런히 혁신 노력을 기울여야만 생존은 물론 불황 이후의 성장을 기할 수 있다.  
 
최근 경제 위기 속에서 시름하는 GM사는 이를 잘 실천하지 못한 기업 중 하나일 것이다. 특히 시장의 수요와 소비자의 욕구 변화 등 시장 파악에 둔감하고 게을렀던 귀차니즘이 쇠락의 길을 걷는 계기로 작용했다. 예컨대 경쟁사가 첨단 친환경 기술로 하이브리드카와 같은 미래형 자동차를 내놓는 시점에 회사는 과거에 성공했던 사업에만 매달렸다. 혁신과 변화에 힘써도 회사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판국에, 연비가 떨어지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에만 집중한 것이다. 이는 고유가 시대에 직격탄을 맞는 계기가 되었고, 회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만다.  
 
혁신과 변화도 부지런해야 성공한다 
 
이와 달리 도요타사는 세계 최초로 친환경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프리우스를 시장에 선보였다. 회사는 이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2007년도에만 8만 9천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70%라는 매출 증가라는 성과를 올렸다. 시장변화에 둔감했던 GM이 뒤늦게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 진입했을 때, 이미 이 시장은 도요타의 독무대였다. GM이 미래 준비에 소홀할 때 도요타는 시장 판도를 뒤집을 해법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혁신과 변화를 멈추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실패한 전략이 최소한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전략보다 낫다’는 말도 기억해 두자. 부지런한 혁신 노력은 실천의 결과이지, 입으로만 떠드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훌륭한 전략이라도 실행력의 뒷받침 없이는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 1위 필름 제조회사였지만 최근 회사채 신용 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급격한 쇠락 위기에 처한 코닥사를 보라. 코닥은 1975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한 기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닥은 초기 디지털 시장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때문에 2000년 1월 신임 CEO가 취임했고, 카프 사장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맞춰서 전통적 주력 사업인 필름 분야에서 디지털 분야로 사업 체제를 전격적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전환을 위한 방안으로 내세운 조직 효율화, 세계 각지 생산 시설 폐쇄 등의 조치가 신속히 진행되지 못해 지금은 시장에서 아예 도태되고 말았다. 
 
2. 설익은 자신감과 느슨한 경계심 : ‘나도 다 컸어! 이 정도면 충분해…’ 
 
설익은 자신감이 가져오는 느슨한 경계심도 치명적인 조직 병리 현상이다. 동물 세계를 보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소라게의 얘기를 음미해 보자. 소라게는 단단한 소라껍데기 속에 숨어 살면서 자신을 보호하기 때문에 운둔자(Hermit)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대신 몸집이 커질 때마다 기존의 좁은 단칸방을 떠나 새집을 찾는다고 한다. 소라게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다는 것은 성장했다는 기쁨을 맛보는 유일한 순간일 것이다. 그런데 그 때가 일생 일대에 가장 치명적인 위기의 순간이다. 포식자들에게는 소라게가 보금자리에서 나오는 그 순간이 이들을 집어삼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세렝게티 초원의 표범 얘기도 귀담아 볼만 하다. 표범은 어른이 다 되었다고 판단되면 어미 곁을 떠나 독립하는 습성을 가진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튼튼한 젊은 표범이 어미 곁을 떠난 직후에 가장 많이 죽는다는 것이다. 전체 표범 사망 원인의 절반이 여기에 해당된다. 어른이 되었다는 우쭐함과 설익은 자신감으로 가득한 젊은 표범들에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사냥감을 쫓아다니지만 경험 부족은 먹이를 놓치기 일쑤이고, 결국 힘이 빠져 굶어 죽는 경우가 더 많은 탓이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이렇듯 위기는 경계심이 느슨해진 틈을 타고 찾아온다. 기업 경영의 세계도 다르지 않다. 실리콘밸리에서 휴대용 컴퓨터를 개발했던 아담 오스본(Adam Osborne)이란 사람의 얘기를 살펴보자. 그는 1980년 휴대용 컴퓨터인 ‘오스본I’을 만들어 성공했다. 경쟁 제품이 속속 등장하자, 남들보다 더 빨리 신제품 개발에 나섰고, 1983년경에는 ‘오스본II’라는 신제품을 개발한다. 문제는 경계심을 풀었던 것이 화근이다. 그는 성공을 확신한 나머지 양산화도 시작하기 전에 이를 시장에 발표해 버렸다. 시장은 그의 생각과 달리, ‘어차피 조금만 기다리면 업그레이드된 신형모델이 출시될 텐데 구식을 살 필요가 없지’라고 반응한다. 결국 신제품이 나올 때까지 기존 오스본I 제품의 매출은 급감했고, 그의 회사는 순식간에 도산해 버린다. 이 같은 오스본의 실패를 거울삼아, 그 이후 실리콘밸리에서는 신제품을 선보일 때는 반드시 출시 직전이 아니면 신제품 발표를 하지 않게 되었다. 지금도 실리콘벨리에서는 이 같은 어설픈 자신감과 방심이 낳은 결과를 ‘오스본 이펙트(Osborne Effect)’라고 부른다. 
 
비행기 조종사들에게 ‘마(魔)의 11분’이라는 징크스가 있다고 한다. 조종사들이 이륙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생각되는 ‘이륙 후 3분’과 이제 안전하게 착륙했다고 생각하는 ‘착륙 전 8분’이 가장 많은 비행 사고가 일어나는 데서 유례한 말이다. 그렇다! 위기는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 한 순간의 방심이 위기를 부를 수 있다. 한때 성공한 기업이나 그렇지 않은 기업 어느 누구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일이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3. 성공이 부른 편협의 함정 : ‘살 길은 이길 뿐이야!’ 
 
어설픈 자신감과 느슨한 경계심도 문제지만, 성공 경험에 기초한 지나친 과신도 두 눈을 멀게하고 귀를 닫게 한다. 이것이 편협이란 함정에 빠뜨릴 수 있다. 이 또한 조심해야 할 조직 병리 현상이다. 흔히 기업이 범하기 쉬운 실수 중 하나는 자신이 선택했던 전략이나 조직 운영 방식이 크게 성공하면, 그 이후에도 ‘오로지 그 길만이 살 길’이라고 단정해 버리는 것이다. 이를 놓고 전문가들은 ‘성공 함정(Success Trap)’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과거의 성공 경험은 자신감을 주기도 하지만, 새로운 기회를 보지 못하게 하는 편협함을 갖게 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편협한 사고 방식은 그 동안 기업이 성공해 오는 과정에서 축적된 자산과 역량에 애착을 느끼게 만든다. 사실 기업이 성공에 이르는 길은 ‘단 하나의 유일한 방법(One Best Way)’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방식에만 너무 집착하다 보면 다양한 상황에 더 적합한 방식을 간과하게 할 수 있다.  
 
월트 디즈니사가 프랑스 유로디즈니에 대대적으로 투자한 적이 있다. 그런데, 개장 2년 만에 3억 2천만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 그 이유를 들여다 보니, 기존 디즈니의 이미지와 경영 방식만을 고집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러버메이드사도 비슷하다. 회사는 증권가에서 ‘신제품 제조기’라 불렸으며, 경영학자들로부터 혁신 기법의 연구 대상이 되곤 했다. CEO 스탠리 골트(Stanley Gault)에게는 이것이 문제로 작동하였다. 더 많은, 더 빠른 신제품 출시를 위해 신제품 출시율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다 보니, 시장 조사에 투자하는 시간조차도 아까워 그마저도 하지 않았다. 이는 고객 니즈에 맞지 않는 제품의 출시로 이어졌다. 결국 고객의 외면으로 팔리지 않는 상품을 팔기 위해 가격을 할인하게 되고, 그로 인해 수익 하락은 물론 기업 이미지도 나빠지게 되었다. 
 
4. 습관성 책임 회피 증상 : ‘어차피 내가 책임질 것도 아닌데…’ 
 
조지아대 경영학과 하비(Harvey) 교수는 “누구도 원치 않지만 누구도 거부하거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서, 모두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르는 현상을 에빌린 패러독스(Abilene Paradox)다”라고 했다(<박스 기사> 참조). 물론 이런 현상은 조직 내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이것이 습관적으로 반복되는 것이다. 만일 기술 조달의 어려움이나 터무니없는 투자 비용 등 99% 실패가 예상되는 프로젝트를 보고도 어느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조직에 당면한 문제를 보고도 ‘괜히 지적했다가 나만 이상해지는 거 아니야?’, ‘어차피 내가 책임질 것도 아닌데…’라는 식으로 구성원들이 행동한다면... 기업은 습관성 책임 회피 증상을 의심해 보아야 할 것이다. 

에빌린 패러독스(Abilene Paradox)


조지아대 경영학과 하비(Harvey) 교수는 그의 저서 『왜 아무도 ‘No’라고 말하지 
않는가? 』에서 ‘에빌린 패러독스(Abilene Paradox)’를 설명하고 있다. 미국텍사스주 수은주가 섭씨 40도를 웃도는 아주 무더운 여름날. 어느 집 가장이 가족에게 제안하길, “우리 에빌린에 가서 저녁이나 먹을까? 그곳의 스테이크가 부드럽다는데…” 가족들은 이런 제안을 받고 폭염 속에 85km를 달려갔다. 힘들게 에빌린에 도착했으나 음식점에서 나온 저녁은 정말 형편없었다. 사실 가장도 꼭 에빌린에 가고 싶어 한 이야기가 아니라, 저녁 때 특별한 대안이 없어서 ‘그냥 한 번 해 본 이야기’였다. 가족들도 아버지가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동의’한 것이다. 가족 중 누군가가 ‘저녁 한끼 먹으러 이 무더위에 그 먼 곳까지 갈 필요가 있겠느냐?’라고 반대했었다면… 이처럼 누구도 원치 않지만 누구도 거부하지 않아서 모두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라 하는 현상을 에빌린 패러독스라고 말한다.
 
조직에서 습관성 책임 회피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우선 직원들이 다수를 따르는 것이 모두를 위한 것이란 착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이 갈등을 만드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또한 ‘내 생각대로 했다가 실패하면 어쩌지?’, ‘나 혼자 튀면 소외되지 않을까?’라는 자신감 부족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영향을 준다.  
 
실패를 용인하고 존중과 상생으로 
 
혁신 기업들이 실패를 포용하는 조직 분위기(Blame-free Culture)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습관성 책임 회피 증세를 막아줄 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조직을 구축하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의 능력을 불신하거나 실수를 비난하기보다는, 일을 믿고 맡기며 이들의 적극성을 이끌어 내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 혼다사가 바로 그런 회사다. 혼다의 전 CEO인 혼다 소이치로는 ‘실패상’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혼다는 실패한 프로젝트에 대해 그 원인을 찾아내면 책임을 묻는 대신 상을 주어 격려함으로써, 연구원들이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기업은 때로 과거의 잘못을 단죄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만일 신임 CEO가 위기의 원인이 기존 CEO의 조직 운영 방식탓이라고 비난하며 기존 경영진들을 모조리 물갈이해 버린다고 상상해 보라. 이런 경험을 하게 된 임직원들은 하나같이 몸을 사리고 작은 문제도 그 책임을 회피하거나 남에게 전가하려 들것이다. 하지만 건강한 조직의 리더는 비난과 책임 추궁보다는 존중과 상생을 외친다. 넬슨 만델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오랜 인종 차별과 박해에 맞서 싸웠다. 그가 처음으로 민주적인 선거로 대통령이 되었을 때, 복수를 택하기 보다 ‘진실과 화해 위원회(Truth and Reconciliation Commission)’를 설립했다. 화해는 사람들로 하여금 문제에 대한 비난을 넘어서게 했고, 사람들은 서로를 더 신뢰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5. 집단 사고 : ‘오늘도 만장일치군!’  
 
집단 사고(Group Think)의 함정도 경계해야 할 조직 병리 현상 중 하나다. 이 개념을 처음 고안한 예일대 심리학과 제니스(Janis) 교수는 “응집력이 강한 집단의 구성원들이 어떤 현실적인 판단을 내릴 때 만장일치를 이루려는 사고의 경향이 바로 집단 사고이다”라며, “집단의 지나친 자부심(Overconfidence of Group), 다양한 의견을 무시하는 좁은 시야(Tunnel Vision), 의견 일치에 대한 압력(Conformity Pressure)이 영향을 주어 집단이 그릇된 결정을 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재앙을 불러온 여러 가지 끔찍한 결정을 보면, 어디서나 집단 사고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1986년 NASA가 챌린저호를 발사하기로 결정한 것도 집단 사고 탓이다. 24회의 성공적인 발사로 NASA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고, 정치인들과 대중의 발사 압력도 컸다. 이 때문에 NASA의 관료들은 저온에서는 오링(O-ring)이 망가질 수도 있다는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 챌린저호를 발사해 참변을 낳았다.  
 
조직행동분야의 대가 로빈슨(Robinson) 교수는 “집단 사고는 기업 조직에도 크게 영향을 주는데, 회사의 성과를 극적으로 저해하는 일종의 병이다”라고 지적한다. 만일 기업에서 어떤 대안을 고민할 때 반대 의견도 없이 만장일치로 일 처리가 이루어진다면, 그 조직은 집단 사고를 의심해 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딴지 맨’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그렇다면 조직에서 발생하는 집단 사고의 문제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몇 가지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는데(<그림 2> 참조), 이 중에서도 최선의 방법은 리더가 처음부터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반대 의견을 확실히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아예 구성원 가운데 한 명을 ‘딴지 맨’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의 역할은 제기된 주장에 대해 흠을
그림 2 집단 사고를 피하는 8가지 조언
잡아내는 일종의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이다. 집단의 응집력이 높고 상하간의 위계질서가 강해 집단 사고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고 판단한 일본 기업들은 회의를 할 때 이 방법을 잘 활용한다고 한다. 항상 회의를 하면 직급이 가장 낮은 직원에게 먼저 의견을 구한다. 그리고 부하 직원들이 자신의 견해가 상사와 다르면 어쩌나 걱정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상사는 최대한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지 않는다고 한다. 더불어 상사는 다른 집단에게 같은 사안을 논의하게 한 다음, 두 집단의 결론을 비교해 보거나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서 집단의 일치된 견해에 문제를 제기해 달라고 부탁한다고 한다.  
 
6. 사이코패스 상사 : ‘혹시 우리 상사가 양복 입은 사이코패스?’ 
 
얼마 전 비즈니스 위크가 흥미로운 기사를 내놓았다. 내용의 골자는 “조직 내에는 은근히 많은 수의 나쁜 상사들이 활개치고 다니는데, 이들이 장기적으로 조직문화를 망치는 주범이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쁜 상사의 10가지 특징도 함께 묘사한다(<그림 3 참조>). 이들은 구성원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과 관심 그리고 배려가 전혀 없다는 것이 공통된 특징이다. 엉뚱한 생각일지 몰라도 필자는 이 기사를 보며 사이코패스(Psychopath)가 떠올랐다. 사이코패스란 의학적으로 감성을 관할하는 전두엽이 뇌 중심부와의 연결에 결함이 생겨, 공포에 반응하지 않고 자기 억제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증상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이들은 겉으로는 선량해 보일 수 있지만, 잔인한 행동을 해도 양심의 가책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림 3 나쁜 상사의 10가지 특징
 
 
그런데 직장 내에도 사이코패스에 버금가는 성향을 지닌 나쁜 상사 때문에, 말 못할 고민에 빠진 직장인이 많다. 리더는 어떤 상황에서건 회사의 주춧돌과도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런 상사들은 악성 바이러스처럼 구성원의 마음을 멍들게 하고 조직을 병들게 만든다. 리더는 조직의 성과를 책임지기도 하지만, 먼 장래를 위해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다. 그런데 ‘회사가 얼마나 어려운데, 그런데 신경 쓸 여유가 어디 있어?’라며 부하직원을 다그치기만 하는 상사. 더욱이 당장 자신의 실적 챙기기에 급급해 부하의 공을 가로채는 상사. 이들이 바로 조직 내에 숨겨진 사이코패스 상사들이다. 부하 직원을 쥐어짜면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내겠지만, 이들의 괴롭힘으로 부하 직원들은 지쳐 쓰러지거나(Burn-out) 좌절할지 모른다. 특히 이들이 전염시킨 강압적이고 경진된 업무 분위기는 직원들 사이에 불필요한 오해와 불안 심리를 부추긴다. 
 
7. 이기심의 만연 : ‘일단 나부터 살고 보자’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면, 누구나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이때 조심해야 할 조직 병리 현상 중 하나가 바로 ‘내 것부터 챙기자’는 식의 이기심이다. 이는 조직 내 협업을 방해하고 심지어는 ‘나만 살고 보자’는 식의 비윤리적인 행동까지도 초래한다. 과거 비윤리 경영의 대명사로 알려진 엔론사를 떠올려 보라. 한 사람의 내부 고발자의 제보가 회사의 분식 회계 사실을 세상에 알려져 파산하기 전까지, 회사 내부의 어느 누구도 잘못을 바로 잡으려 하지 않았다. 경영진은 물론 구성원들 조차도 잘못을 짐작하고 있으면서도 그저 자기 살 길 챙기기에 바빴다.  
 
개인보다 집단의 가치에 무게 중심을 
 
사실상 선천적으로 이기심을 타고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다양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그런 성향을 익히게 된다. 조직이 지나치게 개인 성과를 중시하고 개인간 경쟁과 차별을 부추기게 된다면 이런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 건강한 조직일수록 개별 구성원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그들의 열정이 팀웍으로 이어지게 한다. 그런데 팀웍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희생 정신과 이타심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 미국의 철강회사 뉴커사는 개인보다는 집단 성과 중심의 인센티브 제도를 활성화해 구성원들이 팀웍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협력적으로 일하도록 만들고 있다. 아무리 개인의 성과가 좋더라도 같은 그룹 내의 다른 동료들의 성과가 저조하다면 그만큼 개인도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이다. 개인보다는 집단의 협업의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개별 구성원의 색다른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회사에서도 집단의 가치가 중시된다. 대표적인 예가 애플사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협력업체로 유명한 픽사사이다. 회사는 구성원들 사이에서 창의적 아이디어가 샘솟고 서로를 도우며 일할 수 있는 사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신경 써 왔다. 그 첫 번째 조치는 다양한 지역에 분산되어 있던 구성원들을 샌프란시스코의 한 빌딩에 모여 일하도록 한 것이다. 창의성과 협력은 사람들이 함께 일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멀어 접촉할 기회가 거의 없었던 구성원들은 함께 모여서 일하면서부터 식당, 자판기, 주차장 등에서 자유롭게 만나 신변잡기에서부터 담당 업무에 대한 이야기 등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해졌다. 특히, 부서간에 정보 교류가 거의 없었던 엔지니어링과 생산 부문간 상호 협력적 분위기 조성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8. 소통의 마비 : ‘뭔 말인지 알지? 글쎄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이란 말이 있다. 무엇이든 서로의 마음이 잘 통할 때 함께 하는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의미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임직원들 간 소통의 문이 활짝 열릴 때 성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야 한다. 반대로 소통의 마비 현상이 온다면 조직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전쟁터에서도 필승 전략은 소통이라고 한다. 장군의 명령이 병사들에게까지 잘 공유되면 필승(必勝)하고,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단절되거나 왜곡되면 조직은 반목과 갈등이 지속되어 반드시 필패(必敗)한다. 위기에 약한 조직의 병리 현상도 바로 소통의 양이나 질 모두가 부족한 경우라 하겠다. 
 
커뮤니케이션의 양과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이와 관련된 중국 고사를 한번 유심히 살펴보자. 전쟁터에서 필패할 수 밖에 없는 조직은 다음의 4가지 유형에 해당한다. 첫째, 전후불상급(前後不上及)이다. 전방과 후방 부대가 잘 연결되어 있지 않는 조직으로, 기업의 경우 현장과 본사의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는 경우다. 둘째, 중과불상시(衆寡不相恃)는 대규모 본진과 소규모 특수 부대가 서로를 믿지 못해 소통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기업에서는 정규 조직과 이를 돕는 스텝조직이 갈등하는 모습이다. 셋째, 귀천불상구(貴賤不相救)는 귀족 지휘관과 평민의 병사가 서로를 구하지 않는 현상이다. 이는 상사와 부하, 핵심 인재와 보통 인재(B-player) 그리고 학벌 좋은 직원과 현장의 근로자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지 않아 대립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하불상부(上下不相扶)는 장교와 병사가 서로를 돕지 않는 것인데, 이는 노사가 서로의 비전을 공유하고 있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례> 인벤시스(Invensys)사의 조직 병리 현상 극복기


인벤시스는 1999년 BTR PLC와 시베 PLC의 합병으로 탄생한 회사다.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으로 공장 자동화, 산업 동력 시스템 및 에너지 관리 분야로 유명하다. 2001년 5만 명이 넘는 직원을 보유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2000년대 중반 파산 직전까지 가는 위기를 겪었다. 위기에 놓이면서 회사는 각종 조직 병리 현상을 경험했고, 신임 CEO 릭 헤이턴스웨이트(Rick Haythornthwaite)의 혁신 노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 What Happened : 인벤시스에 도대체 무슨 일이?
당시 회사의 고위층 임원은 “자금 경색으로 파산 직전에 몰리니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 일단 위기는 모면했지만 조직 전반에 드러나고 있는 조직 병리 현상은 심각했다”고 증언한다. 최고경영진만 간헐적으로 회합을 가질 뿐 회사 전반에 걸쳐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경영진의 내부지향적이고 협소한 시각과 사업부문 간의 지나친 경쟁심은 조직 간의 벽을 만들었다. 몇몇 중간 관리자들은 회사가 또 다시 파산 할 것이라고 느꼈고, 물론 대부분 종업원들은 실직에 대한 두려움에 가득찬 표정이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힘을 모을 법도 한데, 회사에는 서로에 대한 비난과 책임 전가 그리고 무기력감만이 감돌았다. 신임 CEO가 임원들에게 ‘당신을 위해서 열정을 다해 일해줄 수 있는 사람 3명을 지목해 보라!’라고 했을 때, 단 한 명의 임원도 3명을 지목하지 못할 정도였다.

● How to Overcome : 어떻게 극복했을까?

(1) 진솔하게 소통하라(Promoting Dialogue)

CEO가 가장 먼저 시도한 노력은 커뮤니케이션의 양과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진솔한 커뮤니케이션에 나섰다. 일례로, CEO는 ‘릭에게 물어보세요(Ask Rick)’라는 전화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불만과 고충을 경청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의견을 내는 사람을 찾아 나섰다. 지금도 그는 구성원들의 질문에 대해 일일이 응답한다. 의사소통이란 상대방의 말에 충분히 응답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CEO는 “만일 당신이 공을 떨어뜨렸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매우 빨리 눈치챈다”며, “엄청난 압력과 짐을 지우더라도, 매일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내가 미쳐 조치하지 못한 것이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다른 많은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고 지적한다.
특히, 그는 소통시에 진솔한 대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번은 미국 지역에서 이루어졌던 한 타운홀미팅에서 한 직원이 “왜 당신은 직원들의 건강 검진 지원 계획을 삭감했느냐?”라고 물었다. 그는 그 의사결정은 이미 자신이 오기 전에 이루어졌지만, 건강 검진 지원 비용이 삭감된 배경을 아주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US 건강보험시스템을 바꾸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대화가 지속되면서 경영층에 대한 직원들의 일방적인 불만의 눈초리가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2) 서로에 대한 존중감 키우기(Engendering Respect)
또한 CEO는 “조직이 지금 어떤 처지인지 정확히 말해야 한다. 우리가 위기에 빠진 책임을 직원의 탓으로 돌려서도 안되지만, 잘못을 무조건 부인하고 발뺌하게 두어서도 안됩니다”라며, “과거의 실수에 대해서 단순히 처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가 원하는 것은 동료들 간의 상호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었다. 그가 처음 취임했을 때 모든 임원이 모인 자리에서 “누구나 한두 번쯤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도 인간이니까요”라며, “인벤시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고 서로를 진심으로 존중하는 것입니다”는 말을 가장 먼저 꺼냈다. 그리고 단 한 부서만을 제외하고 경영층의 자리를 하나도 변경하지 않았다. 그리고 새로운 인벤시스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3일간 이루어졌던 회사 개혁을 위한 워크샵이 열렸고, 한 임원이 이에 대해 “분위기는 정말 그 이전과는 달랐습니다. 워크샵에 참석한 임원들은 그 이전과 달랐고, 보고서의 질도 매우 전략적이었습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수 밖에 없었죠”라고 말한다.

(3) 서로 돕는 분위기 조성(Sparking Collaboration)

일반적으로 협력적인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조직 구조를 획기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CEO는 그 보다 근본적으로 중요한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기존의 조직 구조를 물리적으로 바꾼다고 해서 서로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조직이 협력적으로 일하게 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보다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내가 취한 유일한 방법은 생산적인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팀을 만들고 변화를 시도하려 한다”라고 말한다. 그가 취임한 첫 달에 9개의 고객 영역별로 대응하는 전략그룹을 신설했다. 그리고 각 그룹의 인원은 대부분 사내의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일하던 베테랑 직원들로 채웠다. 그 수는 무려 400명으로 회사는 이들을 ‘변화의 사절단(Ambassadors for Change)’이라고 칭했다. 또한 SCM이나 구매, 고객 개발, 서비스, 프로젝트 관리 등의 분야에는 외부의 전문가를 엄선해 배치해 주었다. 이들의 주된 역할은 각 고객 영역별로 관련된 조직의 일하는 방식의 개선을 돕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일단 각 사업 부문의 효율성을 높였으며, CEO의 생각을 전달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베테랑들이 일하는 방식과 협업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4) 구성원들의 자발적 주도성 이끌어내기(Inspiring Initiative)
마지막으로 중요한 조치 가운데 하나는 조직 구성원들이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CEO는 “독재와 독선의 시간은 끝났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이 회사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9개의 전략그룹의 사람들을 활용해 조직 전반에 그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INVEST (identify, nominate, validate, evaluate, start, track)’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구성원들의 아이디어가 넘쳐날 수 있도록 했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개선 프로젝트나 신규 프로젝트 모두가 새롭게 설정한 회사의 프로젝트 관리 프로세스 기준에 부합할 경우 기존보다 더 많은 지원과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를 놓고 CEO는 “나는 우리 회사의 5만 3천명 직원 모두가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이를 좋은 결실로 만들 수 있길 원한다”라고 말한다. INVEST 프로그램에 등록된 프로젝트의 모든 리더들은 33명의 최고 전문가들에게 6개월 가량 교육을 받는 기회가 제공된다. 그리고 모든 변화 관리와 시스템 운영에 도움이 되는 웹 기반의 지원 서비스도 받고 있다.

자료 : Leadership and the Psychology of Turnarounds, Rosabeth Moss Kanter, Harvard Business Review, 2003. June.

 
Ⅲ. 적절한 긴장감이 면역력을 키운다 
  
 
지금까지 조직을 망치는 조직 병리 현상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위기에 굴하지 않는 건강한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조직도 면역력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매일 운동을 하는 등 규칙적인 건강 증진 활동이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우리의 몸은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마음마저 느슨해지면 금세 포기하고 만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망하는 기업과 흥하는 기업의 결정적 차이도 ‘긴장감을 얼마나 적절히 유지하고 있는가?’에 있는 듯하다. 일례로, 망하는 기업들을 보면 성장 곡선이 끊어져 있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그림 4> 참조). 이렇다 보니 ‘우리는 절대 죽지 않아,
그림 4 망하는 기업과 흥하는 기업의 성장곡선

오늘도 내일도 살 수 있어’라는 생각으로 변화보다는 기존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이다. 긴장감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 반면에 흥하는 기업의 성장 곡선을 보면 단절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우리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항상 갖는다. 이것이 새로운 방식을 탐색하고 변화를 추구하게 만드는 것이다. 여러 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나든 닌텐도사 또한 “우리 회사는 죽음을 아는 회사다. 우리 회사는 영원하지 않다”라며, 어느 정도의 두려움과 긴장감을 피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기업들이 다시 한번 되새겨 보길 바란다. (LGERI. 2009. 3. 24. 김현기 책임연구원)
 
< 참고문헌 > 
 
Leadership and the Psychology of Turnarounds, Rosabeth Moss Kanter, Harvard Business Review, 2003. June. 
Groupthink : How Not to Run A Company, Executive & Organizational Development, 2007.  
If an Organization Has a Memory Will it Need a Therapist?, John R. Landry, Proceedings of the Thirtieth Annual Hawaii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ystem Sciences, 1997.  
Organizational Behavior, 11th Edition, Stephen P. Robbins, Prentice Hall, 2005. 
Orgnaizational Crisis : The Logic of Failure, Gilbert Probst and Sebastian Raisch, Academy of Management Executive, 2005, Vol. 19. No. 1.  
Organizational Pathology, Sergio Monroy Alvardo, Proceedings of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nagement Science, 1988. 
CEO가 걸리기 쉬운 5가지 병, 최병권, 주간경제, 2006. 8. 18.

Q.

저는 독일어를 전공한 학생입니다. 취업하는데 독일어가 그다지 필요할 것 같지 않아 독일어보다는 복수전공을 하는 영어 공부에 치중했고 현재는 취업을 위해 여러 기업에 이력서를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공 때문에 면접에서 독일어를 잘 하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제가 면접을 본 회사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고, 사실 독일어를 하는 면접관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끝까지 솔직해 지는 게 좋을지, 아니면 독일어를 어느 정도 한다고 과장을 해도 좋을지 궁금합니다. 또 전반적으로 면접에서는 어느 정도로 솔직함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A.

학점보다 더 중요한 나를 아는 것

대학내일 460호 표지
독일어를 전공하였지만, 취업상의 필요에 따라 영어를 복수전공한 학생이시군요. 오히려 복수전공한 영어공부에 치중한 것은 현실적 필요에 의한 것이어서 그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개인의 선택 문제입니다. 다만, 독일어 전공자로서 기업의 면접에 임하였을 때, 독일어 실력에 관한 질문에 솔직한 답변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면접질문 : 독일어를 잘 하시나요?

실제 면접장에서 면접관이 독일어를 잘 하느냐고 물어볼 경우, 어떻게 대답하는 것이 좋을까요? 그 기업이 실제로 독일관련 기업이거나 해외마케팅이나 해외영업에서 독일권 국가를 상대로 한 곳이면 독일어 실력은 필수이겠지요. 독일어와 무관한 외국계기업이거나 국내 기업일 경우에도 이 질문은 충분히 물을 수 있는 질문입니다. 독일어 전공자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경우, 솔직함을 바탕으로 답변하시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 질문의 의도는 독일어를 필요로 하는 기업인 경우에는 필수적 역량평가 질문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의례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물론, 솔직한 답변은 기본이지만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하거나 한 두 마디 독일어로 해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독일어실력이 비록 약하더라도 미리 약간 준비해 두어 전공자로서 최소한의 면모를 보일 필요는 있습니다. 솔직함에 융통성을 더하여 독일어의 기본은 탄탄히 닦아 두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집중하면 금방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식의 답변도 괜찮을 것입니다.

 
면접에서 솔직함의 정도는 어디까지

면접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과 태도, 면접전략과 테크닉, 회사와 산업 및 업무에 대한 지식, 꾸준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 가운데 면접전략과 테크닉에 치중하다보면 면접의 중요한 원칙인 솔직함을 버리고 다른 것으로 치장하거나 모범답안을 외우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면접에서 탈락하는 유형가운데 부정직한 답변과 외운 답변은 언제나 상위에 꼽힙니다. 면접에서 답변은 기본적으로 솔직해야 합니다. 다만, 거짓이 아닌 범위에서 어느 정도 융통성 있는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평소 연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야 할 점입니다. 또한, 솔직하다고 하여 사실대로 ‘못 한다’, ‘할 줄 모른다’ 라고 단답형으로 답변하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단순한 부정적인 답변보다는 부족한 점은 빨리 인정하면서도 정직한 열의를 내세워 빠른 시간내에 보완하거나, 오늘 당장에라도 보완할 점은 시행하겠다는 적극성을 보이는 게 좋습니다. 객관적인 사실 자체는 변함이 없으나, 지원자로서 그 회사에 반드시 입사하여 일하려는 열정과 의지가 드러나 보이기 때문입니다. 면접은 구술시험이 아니라 지원자의 모든 것을 회사와 업무에로 일치시켜 가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끝) (대학내일 460호. 2009. 3. 23 ~ 3. 29)

Q.

저는 OO대학교 신소재 공학과에 다니는 학생입니다.
2학년을 마치고 지금 방학을 맞이했는데 매일 생각없이 지내다 이젠 정말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온것 같습니다.
겁이 덜컥나는데 그 이유는 학점도 좋지 않고 자격증이나 내세울 스펙이 없습니다. 취업하는데 영향을 주지 않는 국가고시 같은것을 준비하고 싶었는데 공사 같은것은 학점도 큰 영향을 미치는것 같고 사실은 무엇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학점에 큰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국가기관같은 안정된 곳에서 일하고싶은데 그에는 어떤 직업들이 있는지 알고싶습니다~~~~~~~도와주세요!!!

A.

학점보다 더 중요한 나를 아는 것

대학내일 458호 표지(김나영)
학점에 영향을 받지 않고 국가기관 같은 안정된 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그런 곳은 공무원시험이나 전문자격시험 이외에는 없습니다. 대학 2학년을 마친 상태에서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 온 것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현재 상태에서 더 노력할 방향을 찾지 않고 편하게 입사하거나 일할 곳만을 찾는다면 어디에도 답은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만일 그런 곳이 존재한다면 많은 사람이 지원할 것이기 때문에 역시 경쟁을 치르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드릴 조언은, 현재 상태를 냉철히 인식한 가운데 힘차게 열어젖힐 길을 찾는 방법에 대해 안내 드리고자 합니다.

대학생활과 학점

요즘 취업이 어렵다 보니, 대학생들의 생활이 취업중심으로만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도 같은 기준으로 말입니다. 그것은 대개 높은 학점과 몇몇 자격증, 외국어 성적, 인턴 및 아르바이트 경험들이 되겠지요. 사실 현명한 사람들은 학점이 우수 인재의 절대조건이 아님을 잘 압니다. 하지만, 경쟁환경에서 서류전형에서 누군가를 가려내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학점관리가 필요합니다. 이제 2학년을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도 학점은 3,4학년에 얼마든지 잘 관리할 여지가 충분합니다.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집중해서 학점을 높이는 게 방법입니다.

진정 원하는 일을 아는 것이 우선

많은 사람이 성공하길 원합니다. 그렇지만, 자신만의 기준이 없으면 성공도 없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아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자기 자신과 성공 사이의 틈을 좁히는 것은 우선 자기 자신을 명확히 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 지, 무슨 일을 하고 싶어하는지 모른다면 당연히 목표도 없고, 성공은 있을 수 없습니다. 갑작스레 닥친 불안감은 오히려 자신을 일으켜세우고 걸어나가게 하는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시각을 잘 활용하여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고, 열정을 바쳐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십시오. 선원들이 자주 인용하는 격언이 있습니다. “목적지 없는 배에는 순풍이 불지 않는다.”


목표를 정한 다음, 감정적 몰입으로

자기 내부의 열정의 외침을 통해 목표를 정했다면 시작은 확실히 한 셈입니다. 그다음에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단계와 방법을 알고, 그것을 실행하는데 몰입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진정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한 감정적 몰입이며, 자신이 하려는 일이 이 세상에서 무척 중요하다는 믿음입니다. 그 중요한 일을 이제 자신이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당장이요! (끝) (대학내일 458호. 2009. 3. 9 ~ 3. 15)

지난 3월의 셋째 토요일인 21일 청계천 잡페어에 다녀왔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마다 청계천에 있는 서울종합고용지원센터 앞마당과 건물 로비, 2층과 3층에서도 열린다.
그동안 한 번 가보리라 생각했는데 토요일마다 일이 생겨 가보지 못했는데 드디어 가보게 되었다. 이른바 직업세계의 전문가이면서 취업과 직업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보고 싶었다.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구직자이건, 단순 참가자이건 다른 거리보다 확실히 활기 넘치는 건 분명했다. 가끔 공짜로 나누어주는 작은 선물도 있어서일까. 젊은 연인들, 두 세 명씩 함께 다니는 친구들이 열심히 상의해 가며 이 코너, 저 코너를 기웃거리며 정보를 얻기에 한창이다.

봄이 오는 서울의 한복판에서 열리는 행사이지만, 코엑스에서 열리는 대형 취업박람회보다 차라리 조금 여유 있고, 알찬 면이 있다. 앞 마당에서는 귀금속 장신구 공예, 애완견미용사를 비롯해 몇몇 직업에 대해 자세히 물어볼 수 있고, 체험해 볼 기회를 맛볼 수 있어 좋다. 케이크데코 코너에서는 달콤한 케이크도 조금 먹을 수 있다.

잡페어가 열리는 서울고용지원센터 앞 마당에는 다양한 재미있는 볼거리들이 있다.


위 야외 마당 천막들의 오른쪽 끝 야외무대에선 청계천 Job Fair <재즈 경연대회가>열리고 있었다. 참가한 여러 팀이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자리인가보다. 제법 많은 사람이 관심 있게 손뼉을 치며 지켜보았다.

서울종합고용지원센터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것이 바로 "취업희망메시지"이다. 취업희망자들이나 구직자들의 염원이 담겨 있는 줄 알았는데, 잘 보이는 큰 종이에는 이곳을 찾았던 유명인사들의 막연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서울종합고용지원센터 로비에 들어서자 바로 보이는 "취업희망메시지"판


내가 정작 관심 있던 것은 취업희망자, 구직자들의 생생한 목소리였다. 오른쪽 옆에 포스트잇(붙임쪽지)으로 20여 개가 붙어 있다. 한 개 한 개 읽어보았다. 이곳을 찾고나서 용기와 희망을 담은 목소리도 있고, 취업이 얼마나 힘든지 느낄 수 있는 문구들이 눈에 띈다. "조금만 기다려라, 세상에 내가 간다!"라며 호연지기를 보여주는 멋진 글귀도 보인다.


1층에는 행사홍보관과 취업동아리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작은 공간, 취업정보독서실, 유리벽으로 보이는 계단식 강의실이 있다. 잡카페 열린마당이란 곳이다. 이날은 KBS 김은성 아나운서의 <마음을 움직이는 취업스피치> 강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70~80여 명쯤으로 보이는 참가자들이 열심히 경청하는 모습을 유리벽 밖에서 볼 수 있었다.

매월 셋째주 토요일 잡페어를 알리는 홍보마당

청계천 잡 페어의 행사개요

청계천 잡페어의 행사구성


1층 반대편 Job Cafe(잡 카페)에선 취업컨설팅이 몇 코너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해외취업 컨설팅>은 해외취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한국산업인력공단 전문 컨설턴트들의 상담을 받고 있다. 요즘 채용박람회마다 종종 등장하는 <지문인적성컨설팅>은 무슨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참가자들은 호기심으로 받아본다. 직접 컨설팅을 받고 나온 두 명의 여성내담자들은 "무슨 점 보고 나온 것 같다"라는 반응이다. 재미로 보는 것 같다. 적성을 알아보려고 사주, 지문 등 객관적 지표를 보는 것은 재미나 호기심으로 볼 수 있지만, 결정적 참고로 하는 것은 신중한 모습들이다.
가장 인기를 끄는 곳 중의 하나가 "무료 이력서용 사진촬영"이었다. 신청과 접수가 밀려 미리 마감된 모습만 볼 수 있었다. 자신의 이력서용 사진을 곱게 들고 미소 짓는 노신사의 모습이 정겹게 기억된다. (그분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사진촬영은 하지 않았다.)

2층으로 올라서면 채용관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당일 직접 채용할 수 있는 채용참가기업들의 담당자들이 나와 있다. 지원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은행창구처럼 번호표를 부여받아 순서를 기다렸다가 해당 기업 담당자와 직접 대면해서 상담하거나 면접을 볼 수 있다. 물론 입사지원서도 제출할 수 있다.

2층에 올라서면, 직접 채용에 나선 기업들의 리스트가 걸려있다.

채용참가기업들의 창구에서 직접 대면 상담 및 면접을 본다.

어떤 구직자가 한 채용기업의 창구에서 담당자와 상담하고 있다.

일자리창출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는 사회적기업들의 채용공간


이 날 내가 찾은 시각이 5시가 거의 된 시각이어서 구직자들이 많진 않았지만(채용관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운영한다), <사회적일자리 채용박람회>창구에는 늦은 시각까지 꽤 여러 명이 상담을 받고 있거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3층 으로 올라가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개인별로 컨설팅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내가 방문한 시간이 너무 늦어서 그런지 직접 컨설팅을 받는 순간을 포착하지는 못했다. 일일이 카메라에 담지 못했지만 몇 개의 테이블에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컨설팅 공간이 있었다. 모의면접 공간에서는 기업의 인사.채용담당자들이 나와서 모의면접을 통해 구직자들을 도와주는 곳도 있다.

이번에 처음 가본 청계천 잡페어는 구직자들이나 정보를 얻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사전에 약간의 정보를 알고 간다면 상당히 유익하게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보, 어떤 방법이든지 취업, 이직 등의 문제를 한방에 해결해 준다고 생각하면 성급한 것이다. 자신의 발품을 팔아 보고 듣고 체험하며 얻는 정보와 지식이 제값을 하는 법이다.
이런 각도에서 본다면 청계천 잡페어는 충분한 가능성을 열어둔 곳이다.
다만, 몇몇 행사나 부스는 형식적인 면도 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전문가들의 강의, 컨설팅, 모의 면접의 부스는 더욱 늘리고, 호기심 유발용 코너는 조금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직업의 문제는 개인의 운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인 만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와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좋다. 결정론적인 지표로 구직자를 혼돈 시켜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요즘 경제위기, 최악의 실업, 취업난이 무겁게 짓누른다. 결정적 도움이 될지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무언가 새로운 활력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발길을 청계천 잡 페어로 돌릴 것을 권한다.
(2009. 3. 21. 토요일 청계천 잡페어 행사를 다녀와서)

<참고> 자세한 청계천 잡페어 행사는 웹사이트(http://www.jobfair.or.kr)를 가보시면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인재 육성에 있어 일을 통한 육성이 가장 좋은 방법임을 모르는 기업은 없다. 그러기에 많은 기업들이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을 잘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일을 통해 육성한다고는 하지만 그 실상은 그저 일을 맡겨두고 방임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근본 원인은 인재 육성에 대해 잘못된 통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재 육성의 책임자는 HR이다', '전문가가 되려면 한 우물을 파야 한다' 등이 그 대표적인 고정 관념이다. 인재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이런 잘못된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재 육성을 가로막는 조직 내의 고정 관념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 목 차 > 
  
Ⅰ. 인재 육성은 일을 통해서 
Ⅱ. 잘못된 고정 관념들과 극복 방안 
Ⅲ. 실행 의지를 보여야 할 때
 
  
  
Ⅰ. 인재 육성은 일을 통해서  
  
 
영어로 전문가를 뜻하는 ‘Expert’란 단어는 라틴어의 ‘시도하다, 실험하다’를 의미하는 ‘Experiri’가 변해서 만들어진 단어이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수 많은 시도와 실험을 통해 얻어지는 지식과 지혜가 필수적이란 얘기다. 이것이 인재 육성에 대해 연구하는 수많은 연구자들이 현장의 업무 수행 과정 속에서의 학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일례로 ‘Deep Smart(역서 명: 비즈니스 내공 9단)’의 저자인 도로시 레오나르드는 “리더의 성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통찰력 있는 지혜로움(Deep Smart)’은 독서나 교육을 통해서는 얻을 수 없다. 오로지 경험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통찰력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는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인데, 이는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 현장에서의 인재 육성이나 리더십 개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일과 경험을 통한 육성을 자사의 리더십 개발과 핵심 인재 육성 방안으로 내세우는 것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시스코사의 경우 자사의 인재 육성의 기본 원칙으로 ‘3E Development Framework’를 내세우고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두 번째 E에 해당하는 경험(Experience)을 통한 육성으로 70%를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세 번째 E에 해당하는 노출(Exposure) 역시 업무 수행 과정 속에서 주어지는 리더의 코칭/멘토링 등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를 놓고 볼 때, 사실상 시스코사의 인재 육성 활동의 90%는 일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그림 1> 참조).   

 
그런데,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듯하다. 일을 통한 육성을 표방하지만, 실제의 모습은 그저 ‘알아서 해라’는 식으로 방임해둔 것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근본 원인은 일을 통한 육성이란 것에 대해 우리가 잘못된 고정 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Ⅱ. 잘못된 고정 관념들과 극복 방안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는 말처럼 일을 통한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인재 육성에 대한 기본 생각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회사 안의 어떤 규정집에도 ‘이렇게 해야만 한다’라고 적혀 있지는 않지만 은연중에 ‘당연히 그래야 한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고정 관념을 깨지 않고서는 일을 통한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이하에서는 우리 기업의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6가지 고정 관념을 하나씩 살펴 본다. 
 
고정 관념 1 : 인재 육성의 책임자는 HR이다  
 
가장 대표적인 고정 관념 중 하나는 인재 육성에 대한 모든 책임을 HR 부서가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연말마다 이루어지는 회사의 성과 리뷰 미팅을 한번 상상해 보라. 의례 나오는 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실패하거나 성과가 저조한 사업에 대한 원인의 하나로 ‘인재가 제대로 육성되지 못해서’라는 것이다. 물론 틀린 분석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이다. 인재를 육성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질책은 자연스럽게 HR 부서로 향한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인재 육성은 더 어려워지고 또 다시 사람이 없어서 사업이 실패했다는 반성이 되풀이될 뿐이다.  
 
예를 들어, 경쟁사보다 앞서서 신기술을 개발해야 하는데 R&D 부문 구성원들의 역량 수준이 부족해서, 즉, 인재가 육성되지 못해서 실패했다고 가정해보자. HR 부서에서 R&D 인재 육성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HR 부서원들이 연구 인력을 대상으로 첨단 기술 동향을 가르칠 수 있을까? 아니면, 눈 앞의 연구 과제를 풀어갈 작은 힌트라도 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사실, HR이 연구 인력 육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나 일을 통한 인재 육성에는 더욱 그러하다. R&D 인재 육성은 R&D 부문의 리더나 선배들의 역할과 책임이 더 크다 하겠다. 비단 R&D 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 있어서 마찬가지다.    
 
인재 육성에 있어서 HR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인재 육성을 위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이에 필요한 제도나 시스템과 같은 외형적인 틀을 짜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인재 육성이 활성화되도록 돕는 것이다. 다시 말해 HR이 인재 육성을 위한 기본 토양을 만든다면, 그 틀 안에서 실질적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책임자는 일선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일선 현장의 리더들이 사람을 키우는데 무관심하면 인재 육성은 이루어질 수 없다. 맥킨지 컨설팅의 2006년 조사 결과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29개 기업의 경영진과 HR 담당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여 도출한 인재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원인의 상위 8개 요인 중 7개 요인이 리더들과 관련된 것이었다(<그림 2> 참조). 비단 일을 통한 육성뿐 아니라, 인재
육성에 있어서 리더들의 역할과 책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기업이 일을 통한 인재 육성에 성공하고자 한다면 일선 리더들이 인재 육성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재를 키우고자 노력하는 리더들이 인정받고 우대되는 조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대개의 경우는 이와는 반대의 모습이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의해 뛰어난 경영 사상가 중 하나로 꼽혔던 데이비드 마이스터는 “많은 경우 사람에게 관심을 쏟는 인재 육성형(People Oriented) 리더들은 성과 지향적(Businesslike)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조직에서 높은 자리로 올라가지 못한다”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이 말처럼 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하는 리더들이 조직에서 살아 남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람을 못 키웠다고 경영진으로부터 야단을 맞는 경우는 없지만, 사업 성과를 못 내면 100% 야단을 맞게 되는 문화에서 누가 사람을 키우는데 신경을 쓰겠는가? 
 
그래서 일부 기업들은 일선 리더들의 인재 육성에 대한 책임감을 제고하기 위한 방법으로 리더들의 성과 평가에 인재 육성 성과를 반영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몬산토사는 리더들의 인센티브 중 50%는 리더 본인의 자기 개발과 팀원의 육성 성과에 의해 지급되도록 하고 있다. 펩시콜라사의 경우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사업 성과와 별개로 육성 성과를 평가하는 ‘이중 평가(Dual Performance Rating)’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평가 결과는 보너스는 물론 기본급 인상에도 반영된다고 한다(<그림 3> 참조).  

 
고정 관념 2 : 인재를 육성할 시스템이 없는 것이 문제다 
 
인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 가운데 하나는 인재 육성 시스템과 제도를 갖추는 것이었다. 이런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중에는 많은 비용을 들여서 도입했지만 유명무실해져 버린 것들도 적지 않은 듯 하다. 다양한 강의실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도 인재 육성을 위해 많이 활용되는 방법이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GE의 육성 담담 임원이었던 노엘 티치 역시 강의실 교육은 대개의 경우 지적 유희(Intellectual Entertainment)에 그칠 뿐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기업들은 하나같이 인재 육성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일을 통한 육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말과 행동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 것처럼 여전히 인재 육성을 논할 때에는 제도와 시스템의 도입이 먼저 언급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제도나 시스템의 도입은 매우 구체적인 것들이기에 눈에 잘 보인다. 예를 들어, ‘올해 CDP(Career Development Plan) 프로젝트를 위해 얼마의 예산이 필요하다’라는 식의 예산 계획을 수립하기도 용이하고, ‘강의실 교육에 몇 명이 참여했다’ 혹은 ‘전 구성원 중 00%가 CDP를 수립했다’ 등으로 성과를 측정하기도 쉽다. 반면, 일을 통한 육성은 계획을 수립하기도 성과를 보여주기도 애매하다. 그렇다 보니, 일을 통한 육성을 위해 노력한다고 해도 경영진으로부터 인정을 받기도 쉽지 않다. 인재 육성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에 시달리는 HR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손쉽게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후계자 육성 계획을 세우는 등의 활동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인재 육성의 핵심은 구성원들의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지식과 노하우를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재 육성 시스템과 제도 또한 이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 되어야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또한 시스템이나 제도만 만들어 놓으면 자연스럽게 인재들이 육성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맥콜 교수도 “멋진 공식적인 시스템이 인재 육성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다.  
 
효과적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선진 기업들이 잘 하는 점도 여기에 있다. 이들 기업은 제도나 시스템에 의존하기보다는 구성원들이 일하는 현장에서 육성 활동을 더욱 강화한다. 일례로 세계적인 컴퓨터 회사인 델의 경우, ‘일하는 중간에 모르는 것이 생기면 10분 이내에, 5~10분 정도의 짧은 교육’을 가장 이상적인 육성 방법론으로 추구하고 있다. ‘10분 이내’를 강조하는 것은 업무를 수행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겨서 답답함을 느끼는 바로 그 순간이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고자 하는 욕구가 가장 높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동사의 글로벌 인재 육성 담당 임원인 존 콘은 이를 ‘On-demand Learning’이라고 부르면서 인재 육성의 핵심은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과정에서의 학습임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동사에는 약 100여 개에 달하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나, 이는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을 보완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고정관념 3 : 전문가가 되려면 한 우물을 파야 한다  
 
흔히 전문가가 되려면 하나의 일을 오래 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한 우물 파기’식의 업무 부여는 숙련도를 높이고 충분한 경험이 쌓인다는 점에서 나름 장점도 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첫째, 업무가 반복될수록 이를 통한 육성 효과는 적어진다는 점이다. 맥콜 교수는 “같은 경험이 반복되면 깊이는 조금 더 생길 지 모르지만, 학습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말한다. 즉, 두 번째 이후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처음 경험보다 적으며, 대개의 학습은 유사한 내용의 복습이라고 한다.   
 
둘째, 한 직무에서만 오랜 경험을 쌓은 경우, 나중에는 다양한 경험이 부족해 폭넓은 사고를 하지 못하게 만들 가능성을 키운다. 따라서 문제가 조금만 복잡하고 변형된 형태로 발생할 경우 실패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특히, 다양한 부서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여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거나, 복잡성이 높은 이슈를 다뤄야 하는 경영진의 자리에 올라가는 경우 이런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셋째, 같은 일만 반복적으로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일에 대한 흥미를 잃기 쉽다. 당연히 일에 대한 몰입도 떨어지고, 업무 수행도  ‘이미 여러 번 해봐서 뻔히 아는 일이다’라는 식으로 대충하게 되기 십상이다. 또한 한 직무에만 너무 오래 근무하다 보면 타성에 젖어 새로운 직무를 기피하는 성향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성향은 직급이 높아갈수록 더 커진다. 사원 대리 시절에야 새로운 업무를 맡아 수행하던 중 문제가 생겨도 책임을 져줄 리더들이 있다. 그러나, 리더급이 된 이후에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새로운 직무로 옮겨가 또 다른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인재들이 조직간 경계를 넘어 새로운 직무를 맡아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게끔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 리더십 개발 전문 기관인 CCL의 앤 모리슨 이사도 "새로운 직무 이동이 제공하는 변화의 폭이 클 수록 인재가 받게 되는 도전의 강도도 증가하고, 도전의 강도가 높을수록 이를 제대로 극복한다면 배우는 것도 많다"고 조언한다.  
 
이런 맥락에서 구성원들이 한 직무에 지나치게 오래 머물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도 일을 통한 육성을 잘하는 기업의 특징 중 하나다. 좋은 예가 바로 제약 회사인 엘리 릴리사다. 이 회사는 일을 통한 육성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적절한 시점에 직무 전환 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직무에 배치된 시점에 상사와 당사자간에 ‘육성 합의서(Developmental Agreement)’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그림 4> 참조). 육성 합의서에 담긴 육성 목표가 달성되면 또 다른 직무로 이동하여 새로운 경험을 통해 육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재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일선 리더들의 저항이다. 우수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 부서의 리더는 인재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리고 타 부문으로부터 인재를 받게 될 리더는 아무리 다른 분야에서 우수한 역량을 발휘했던 인재라 하더라도 이곳에 와서도 우수한 성과를 보여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다. 이런 이유로 인해 인재의 육성을 위한 인재 이동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일부 기업에서는 최고 경영진이나 본사의 HR 부서에서 인재의 이동 배치에 깊이 관여하기도 한다.  
 
미국의 통신 회사인 프로스트사의 사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단초로 음미해 볼 가치가 있다. 프로스트사에는 ‘핵심 인재 중개인(HIPO Broker)’이라는 독특한 직책이 있다. 중개인의 역할은 크게 3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회사 내의 핵심 인재들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향후 육성 포인트를 파악하는 것이다.  
  
둘째, 회사 내에서 인재 육성을 위해 도전적인 업무를 부여할 수 있는 주요 포지션에 공백이 발생하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셋째, 공백이 발생할 주요 포지션에 육성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인재가 배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재들의 잠재성을 파악하는 것이나, 인재별로 적절한 육성 경험을 부여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인재 중개인은 주로 사업 조직과 스탭 조직을 두루 거치면서 20년 이상 동사와 일해온 경력이 있는 상위 HR 임원이 담당한다. 오랜 경험을 통해 주요 포지션의 업무 특성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을뿐더러, 인재의 이동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해 일선 리더들과 원만한 교류 관계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고정 관념 4  : 직무에 맞는 인재 배치가 최고다  
 
일을 통한 육성이 이루어지려면 사람을 배치할 때도 사고의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맥킨지가 6천 여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10%만이 ‘우리 회사는 직무 배치를 사람 육성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경영진이 중요한 자리에는 그 일에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사람을 앉히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설문 결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기업에서 업무를 부여함에 있어서 첫 번째로 고려하는 요인은 ‘누가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즉, 성과를 창출함에 있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단기 성과만을 생각한다면 바람직한 방법일 수도 있지만 인재 육성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성과를 하락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버드 대학의 에드몬슨 교수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지나치게 단기 효율만을 극대화하려는 방식은 잠시 동안은 높은 성과를 가져오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또한 에드몬슨 교수는 일시적인 성과 하락은 장기적인 관점의 성과 향상을 위해서 지불해야 하는 일종의 투자 비용이라고 말한다. 이 말처럼 일을 통한 육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육성 관점의 인재 배치와 더불어 효율 중심의 업무 수행에서 벗어나 학습과 육성 관점에서 일상 업무 수행이 가능한 조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표> 참조). 

 
그렇다고 해서 효율 중심의 접근 방법이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조직 전체 차원에서 본다면 단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인재 배치는 반드시 필요하며, 인재 배치의 80~90%는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인력 이동이 육성 관점에서만 이루어진다면 조직의 장기적인 성공은 커녕 지금 당장의 생존이 위협받을 정도의 성과 하락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단기 효율과 장기적 인재 육성은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전체 중 일정 부분은 육성 관점에서 단기 성과의 하락을 감내하는 인재 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정유회사인 슐룸버그사가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슐룸버그사에는 핵심 인재들의 배치를 2종류로 구분한다. 하나는 대부분의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해당 직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 보유 여부를 중심으로 사람을 배치하는 ‘통상적인 이동(Obvious Move)’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사업부장이 공석이 되면 그 사업부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사람이 사업부장으로 승진하는 경우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인재를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업무에 배치하는 ‘비통상적 이동(Non-Obvious Move)’이다. 공석이 된 A사업부의 리더로 B라는 전혀 생소한 사업부에서만 일해온 사람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동사의 경영진은 비통상적 이동이 장기적으로 보면 회사에 더 적은 비용 부담과 높은 사업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다. 통상적인 이동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육성 비용이나 사업 실패 비용 등이 적게 들어가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얻을 수 있는 육성 효과가 적어 인재들이 충분히 육성되지 않아 추가 육성이나 사업 실패 등으로 인해 더 많은 비용을 써야 된다는 것이다(<그림 5> 참조). 슐룸버그사의 방식은 어찌 보면 너무 위험한 사고 방식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 법도 하다. 그러나, 동사의 HR 임원인 피에르 버무스는 “비통상적 이동은 위험한 것이 아니다. 육성된 인재가 없어서 준비도 되지 않은 사람을 중요한 자리에 아무런 지원 없이 배치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위험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고정 관념 5 : 일을 부여하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육성된다 
 
OECD 국가 중에서 한국 기업들이 가장 오랜 시간 근무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매주 40~50시간 이상씩 죽도록 일하지만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은 잘 되지 못한다고 하니 아이러니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아마도 막연히 일만 오래한다고 해서 능력이 개발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일을 통한 육성에서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얼마나 오래하는가 보다는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가 아닐까? 
 
“연습이 천재를 만든다(Practice makes perfect)라고 하지만, 모든 연습이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플로리다 대학의 에릭슨 교수는 말한다. 단순 반복적인 연습이 아니라 ‘신중한 연습(Deliberate Practice)’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연습을 할 때 이미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신중한 연습은 이와는 달리 자신이 잘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더 나은 방식을 고민하면서 지속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생각하면서 연습하는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혔던 나탄 밀슈타인이 소개한 일화를 보자. 어릴 적에 자신의 스승인 아우어 교수에게 하루에 몇 시간이나 연습해야 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때 스승의 답은 ‘손가락만으로 연습을 한다면 하루 종일 연습해도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머리를 쓰며 고민과 집중이 곁들여진 연습을 하면 하루 2시간이면 족하다’라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이 조언으로 인해 밀슈타인은 평소의 연습 방식을 바꾸게 되었고, 뛰어난 연주자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구성원들이 어떻게 생각하면서 일하게 할 수 있을까? 조직 심리학자인 조지 홀렌백이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도했던 방법이 부족하나마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승진한 경영진을 1년간 관찰하면서 연구진은 매주 다음과 같은 2개의 질문을 던졌다. “지난 주에 어떤 일들을 하셨습니까? 그리고 그 일들로부터 배운 것은 무엇입니까?” 한 동안은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경영진이 없었다고 한다. 바쁜 일상에 치여 지내다 보니,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조차 잘 기억해내지 못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영진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보다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연구 프로젝트가 종료될 시점에 한 경영진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도전적인 성과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하루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이 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라는 생각을 갖게 된 후로부터는 나의 업무로부터 배울 만한 것이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는 나의 부하 직원들에게도 똑같이 2개의 질문을 던짐으로써 그들의 학습을 자극하고 있다. 구성원들 역시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일을 통해 무엇을 배우는지에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학습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바둑의 복기(復碁)와 같은 반성회의 시간을 갖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복기란 한 판의 바둑을 끝낸 후에 처음부터 다시 바둑돌을 놓아보면서 ‘이렇게 두었으면 어땠을까?’를 고민해보는 것이다. 복기는 바둑 서적을 통해 정석이나 묘수를 배우는 것 이상으로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킹스턴 대학의 진 우드웰 교수도 ‘체제적이고 교육적인 목적의 반성회(Institutionalize Disciplined Reflection)’가 이루어질 때 학습의 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반성회의 일환으로 담당했던 업무의 실전 매뉴얼을 만들어보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업무 전반을 되짚어 보고 정리하면서 나름의 체계를 잡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적절한 시점에 그 간의 경험을 통해서 배웠던 것들을 돌아보면서 정리하는 기회를 주는 것은 일을 통한 육성 과정에서 자칫 지쳐버리기 쉬운 인재들에게 일종의 휴식과 재충전의 과정이 될 수가 있다. 우드웰 교수는 "안타깝게도 반성회와 같은 시간을 갖는 것을 장려하는 회사가 별로 없다"고 지적한다. 반성회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구성원들이 업무 수행에서 잠시 벗어나야만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반성회를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보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반성회를 통해서 인재들이 학습할 때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부터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꾸준히 추진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고정 관념 6 : 강한 Challenge만이 인재를 키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일을 통한 육성은 개인이 기존에 접해 보지 못한 새로운 업무를 부여 받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된 초기에는 누구나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혹독한 챌린지만이 인재를 키운다’는 믿음으로 리더들이 강하게 챌린지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육성의 효과를 거두기는 커녕 잠재력 높은 인재들이 좌절감을 느끼거나, 자신을 지원해주지 않는 리더나 조직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된다. 결과적으로 인재는 상처만 받고 조직 성과의 급락이라는 부정적인 결과만 얻을 가능성이 크다. 챌린지도 적절한 상황에 적합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효과적이란 얘기다.  
 
일을 통한 육성이 이루어지게 하려면 새로운 직무를 부여 받은 초기에 부드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실수나 실패를 어느 정도 감싸 안아 주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래야만 일을 하다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일을 통한 육성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에게 어느 정도의 심리적인 안정감이 전제되어야 한다. 심리적인 안정감이 없이 높은 도전적인 업무가 주어지고, 리더의 강한 질책만이 있다고 생각해 보라. 사람들은 일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큰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이 경우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거나 시도를 함으로써 배우기보다는 남들이 해오던 방식을 답습하는 정도에서 그치게 된다. 이에 더하여 남들과의 상대적 비교에도 더 신경을 쓰게 된다. 남들이 못하면 상대적으로 자신이 나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호 학습을 위한 정보 공유나 협동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기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한다는 것이 ‘좋은 게 좋은 것이다’라는 식의 온정주의나 낮은 성과를 용인하는 것은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구성원들은 즐겁게 일을 하기는 하지만, 일에 대한 몰입이 낮아지고 학습 효과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플로리다 대학의 에릭슨 교수도 사람의 속성 상, 자신이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그대로 반복하는 편안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자극은 육성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하고 있다.  

 
Ⅲ. 실행 의지를 보여야 할 때 
  
 
피터 드러커는 “어떤 결정이 실제로 현장에서 실행되지 않는 한, 그것은 의사결정이 아니다. 그것은 기껏해야 좋은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조언했다. 인재 육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이라는 것을 표방하는 것은 기업의 의지이다. 그러나, 이런 의지는 실제 실행으로 옮겨지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모든 기업이 어려운 시기이다. 이런 시기에 일을 통한 인재 육성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일을 통해 육성하자면 다소의 실패는 불가피한 것이란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시기가 일을 통한 인재 육성에 있어서 오히려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어수선할 수 밖에 없는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는 역할, 소비 침체로 적자에 빠진 사업을 되살리는 역할 등 사업이 잘 되고 있는 시기라면 제공할 수 없는 다양한 업무 기회가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도전적인 업무를 통해 단련되는 인재는 미래에 기업의 성공을 이끌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끝> (LGERI, 2009. 3. 2. 한상엽)
  
 
< 참고문헌 > 
  
Acceleration Executive Development, Corporate Leadership Council, 2000 
Developing Executives Through Work Experience, Morgan W. McCall Jr. Human Resource Planning 1988  
Establishing Performance Management as an Organizational Priority, Corporate Leadership Council, 2002 
The Competitive Imperative of Learning, Amy Edmondson, Harvard Business Review 2008. July-August  
The Making of an Expert, Ericsson et al. Harvard Business Review 2007. July-August   
Toward Effective Management of High-potential Employees, Corporate Leadership Council, 2000 
The People Problem in Talent Management, The McKinsey Quarterly, 2006. No.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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